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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회 베니스 영화제 본선 진출작이었던 임상수 감독의 <바람난 가족>이 지난 3월 30일 프랑스에서 개봉해 언론의 호평과 더불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고 제작사인 MK픽처스가 밝혔다. 프랑스 전역 16개 상영관에서 개봉된 <바람난 가족>에 대한 현지 언론의 반응은 임상수 감독과 배우 문소리에 집중된 편.
르 몽드지(Le Monde)는 “임상수는 현실을 날카롭게 포착해내는 감독” 이라고 평가하였으며, 리버레이션지(Liberation)는 “임상수는 현실을 시(詩)로 표현한다”고 지적했고, 프랑스 프리미어(Premiere)는 “매우 재미있는! 풍부한 시나리오!”라고 극찬하였다. 또 여성지인 엘르(Elle)는 “한국에서 온 또다른 획기적인 작품! <오아시스>의 문소리는 놀라운 연기를 보여주었다”고 평가했고, 카날의 시네마 TV 쇼는 “이번 주의 강력 추천영화”로 <바람난 가족>을 소개했다.
“현지 언론들의 호의적인 보도 때문인지 <바람
<바람난 가족> 프랑스 개봉 후 언론 호평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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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작 <아나콘다>는 세월을 탈수록 재미도 늘어가는 드문 오락거리다. 제니퍼 로페즈, 오언 윌슨, 아이스 큐브 등 지금은 A급 스타가 된 배우들이 B급 괴물영화 속에서 허둥대는 모습을 보는 즐거움도 그렇거니와 CG 아나콘다보다도 더 강렬한 존재감을 발휘하는 존 보이트는 명불허전이다. 8년 만의 속편도 슬리퍼 히트 이후 DVD로 짭짤한 판매량을 기록한 전편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전편만한 속편 없다는 속설은 어떨까.
전편이 미지의 아마존 부족을 찾아나선 다큐멘터리팀을 아나콘다의 제물로 바쳤다면, <아나콘다2: 사라지지 않는 저주>는 희귀식물을 찾아나선 제약회사 직원들을 보르네오의 정글로 밀어넣는다. 불로장생 약재인 전설의 ‘혈난초’를 찾아나선 직원들은 우기에 강을 거스르는 위험한 항해를 위해 낡아빠진 배에 승선한다. 7년에 단 한번만 꽃을 피우는 혈난초는 까다로운 식물이라 2주가 지나면 져서 자취를 감출 셈이다. 급박한 일행이 위험
세월을 탈수록 재미도 늘어가는 드문 오락거리, <아나콘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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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백화점에서 태어나고 백화점에서 낙원을 꿈꾸는 한 남자가 있다. 번쩍번쩍 빛나는 의상과 아름다운 여인들이 가득한 이 쾌락의 왕국. 화려한 꽃들 대신 색색의 옷과 보석들이, 아담과 이브의 거친 본능 대신 세련된 성욕이 들어선 이 시대의 유토피아. 그곳에서 아름다움은 끊임없이 구매되고 판매된다. 남자의 야망은 성과 돈이 흐르는 이 낙원의 교주가 되어 죽음 또한 이곳에서 맞는 것이다.
숙녀복 섹션을 담당하는 라파엘(길레르모 톨레토)의 목표는 백화점의 새 지배인이 되는 것이다. 그의 경쟁자는 맞은편 남성 잡화의 담당자인 안토니오(루이스 바렐라)이다. 점잖음으로 무장된 남성 잡화 섹션과 달리 라파엘의 숙녀복 섹션은 감언이설의 천국이다. 자신의 영토에 대한 끈적거리는 애정에도 불구하고 라파엘은 안토니오에게 지배인 자리를 내주게 된다. 하루아침에 해고의 위기에 처한 라파엘은 실수로 안토니오를 죽이고 우연히 이를 목격한 여인이 있었으니, 숙녀복 섹션의 대표적인 ‘추녀’, 루르데스(모니
인간의 허영심과 권력에 대한 풍자, <퍼펙트 크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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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타임 마스터>(1982)는 르네 랄루의 두 번째 장편이다. 르네 랄루의 첫 번째 작품 <판타스틱 플래닛>(1973)은 애니메이션으로는 처음으로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받아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타임 마스터>는 <제5원소> <블레이드 러너> 등 쟁쟁한 SF영화들의 의상디자이너로 활약했던 뫼비우스가 그 훨씬 전에 오리지널 스케치와 각색 등으로 참여한 작품이기도 하다. 영화는 슈테판 울의 소설 <뻬르디드의 고아>가 원작이다.
우주 말벌의 습격을 받고 아버지와 함께 피신하던 소년 삐엘의 비행기가 갑자기 불시착한다. 생명이 다한 것을 느낀 아버지는 아들 삐엘에게 무선 ‘마이크’를 넘겨주며 그것이 시키는 대로 하라고 알려주고는 비행기에 홀로 남는다.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소년 삐엘은 이때부터 마이크를 살아 있는 친구로 여기며 낯선 식물과 동물로 가득 찬 행성에서의 모험을 시작한다.
고풍스러운 미적 터치와 기괴한 우울증의 기운, <타임 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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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트 페어런츠2>의 그렉(벤 스틸러)은 남자 간호사다. 결혼을 앞둔 그는 몹시 심란하다. 전직 CIA 출신이자 보수적인 장인어른 때문이다. 이미 4년 전 장인의 거짓말 탐지기에 당한 경험이 있는 그는 부모들의 상견례가 두렵다. 일단 전업주부 아버지와 섹스 테라피스트 어머니를 각각 변호사와 의사로 위장은 해놨지만, 계획은 늘 엎어치라고 있는 게 아니던가. 우선 그렉의 부모님인 포커 부부는 너무 개방적이다. 가슴까지 훤히 드러낸 어머니의 패션이나 포옹과 키스가 기본 인사법인 아버지는 첫 만남에서 온건하고 보수적인 사돈 번즈 부부에게 충격을 선사한다. 번즈 부부는 ‘모범 부부상’감이지만 섹스에 관한 한 입을 꾹 다문 갱년기 커플이다. 이들 가문의 충돌은 불보듯 뻔하다.
문제는 이 충돌에는 현실 감각이 결여돼 있다는 점이다. 포커씨는 상견례하는 저녁식사 자리에서 아들의 첫경험을 떠들어대고 번즈씨는 남의 집안 곳곳에 감시 카메라를 숨기거나 사위의 사사로운 과거를 캐낸다. 장
가족간의 화해와 갈등을 표면적으로만 그린 코미디, <미트 페어런츠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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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녀들의 저녁식사>, <눈물>, <바람난 가족>, <그때 그 사람들>까지 문제작들을 만들었던 임상수 감독이 황석영 원작의 동명소설 <오래된 정원>(가제)을 연출한다. 이 영화의 제작사인 MBC 프로덕션은 최근 임상수 감독과 <오래된 정원>의 연출 계약을 체결했으며 임상수 감독이 직접 각색까지 맡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래된 정원>은 1980년대 한국사회의 변혁을 꿈꾸고 투쟁해 왔던 이들의 삶과 함께 두남녀의 애절한 사랑을 그리고 있는 작품. 현재 임상수 감독이 시나리오 작업 중인 <오래된 정원>은 올 연말께 크랭크 인 할 예정이다.
임상수 감독 차기작은 황석영 원작의 <오래된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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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의 명수>는 기획 단계부터 제목으로 유명해진 영화다. 한때 제목을 사수하기 위해 타 영화와 공방을 벌이기도 했던 만큼 이 제목이 갖는 의미는 크다. ‘역전’ 국밥집 아들 ‘명수’가 인생 ‘역전’에 도전한다는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함축해 보여주면서, 스스로 사회적 약자라고 생각하는 많은 이들에게 ‘통쾌한 한방’의 카타르시스를 기대하게 하니까. 공감과 대리만족의 기대를 얼마나 충족시켜줄 것이냐가 자칭 ‘휴먼코미디’ <역전의 명수>의 관건이었다.
영화의 인물과 공간은 상징적이다. 의리에 살고 죽는 실속없는 인생 명수(정준호)는 머리 좋고 공부 잘하는 쌍둥이 동생 현수(정준호)를 위해 무조건 양보하고 희생한다. 복잡한 여자관계도 대신 정리해주고, 사법고시에 매진할 수 있도록 군대도 대신 가고, 출세에 지장없도록 감옥도 대신 간다. “가문의 영광”을 위해서다. 그런 명수에게 베일에 싸인 여인 순희(윤소이)가 접근해, 은행을 털자고 제안한다. 명수는 얼떨결에
예측 가능한 소동을 통한 예측 가능한 성찰, <역전의 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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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야 홍콩영화가 많이 꺾어졌지만, 내가 고등학생이던 시절 정말 홍콩영화 붐은 장난이 아니었다. 그때 친구들 중에 <영웅본색> 안 본 놈들 없는 거야 기본이고, 어디서 싸구려 선글래스 쓰고 성냥개비 씹던 놈도 있었고, 문방구에서 파는 어린이은행 지폐에 불붙여서 담배 피우던 녀석까지 있었다. 아무튼 온갖 ‘개폼’의 원조가 된 <영웅본색>을 필두로 홍콩영화들이 우루루 몰려들었고, ‘윤발이’ 형님은 “싸랑해요 밀키쓰~”를, ‘(왕)조현이’ 누님은 “니하오마, 안녕하세요, 왕조현이예요~”를 외치면서 우유 들은 탄산음료 광고에서 한판 붙던 때가…, 벌써 이렇게 오래됐나?
하여튼 정말 그때는 홍콩 여배우 누님들 인기 짱이었다. 왕쭈시엔(왕조현), 메이옌팡(매염방), 치우수전(구숙정), 종추홍(종초홍)…. 생각 잘 안나네 이거. 아무튼, 나타났다 사라졌다, 피었다 졌다 한 수많은 누님들 사이에서도 여전히 잘나가는 누님 하면 역시 장만위(장만옥)다. 사실 장만위라는 캐릭터
[스크린 속 나의 연인] <동사서독> 장만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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왁자지껄한 뉴욕의 레스토랑. 함께 저녁을 먹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희극과 비극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이들은 이내 같은 듯 다른 두 개의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일단 첫 설정은 동일하다. 저녁파티가 한창인 어느 집. 불쑥 한 명의 불청객이 그들 앞에 나타난다. 그 여자의 이름은 멜린다. 그리고 멜린다는 문을 열자마자 테이블 앞에서 쓰러진다. 여기서 잠깐! 이야기는 두 갈래로 나뉜다. 단발머리의 멜린다는 즉흥적이고 실수투성이 여자지만 사랑스러운 연애를 하게 되고, 곱슬머리 멜린다는 충동적이고 사고를 몰고 다니는 여자로 결국 우울한 연애의 끝을 보게 된다. 로맨틱 코미디와 비극적 러브 스토리. 이것은 바로 최근 개봉한 우디 앨렌의 신작 <멜린다 & 멜린다> (Melinda and Melinda) 속 두 가지 이야기다. 액자구성으로 되어 있는 영화는 이렇듯 두 명의 서로 다른 멜린다 이야기와 레스토랑에 모인 시나리오 작가들의 입담 사이를 지그재그로 오고 간다.
뉴욕, 하면
[백은하의 애버뉴C] 21st street / 동성동본 동명이인 초비극 러브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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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비아 플라스는 그녀의 책상에서 천사를 찾으려고 했다. 시로 세속의 성공을 누리길 원했고, 그 책상 곁에는 연인으로서 그녀를 영원히 사랑하는 동반자가 서 있기를 꿈꾸었다. 재능있는 소녀는 숱한 시험을 통과하고 장학금을 따낸다. 그러나 결벽증적 투지는 자주 그녀를 죽음과 한뼘 거리까지 몰아세웠다. 스물한살에 자살을 기도했다 실패한 실비아(기네스 팰트로)는 영국의 케임브리지로 유학을 떠난다. 그리고 훗날 계관시인이 된 남편 테드 휴스(대니얼 크레이그)를 만난다.
영화는 여기부터다. 애초 <톰 앤 비브> <헨리와 준> 같은 문인 전기영화와 운을 맞추어 <테드와 실비아>라는 가제로 출발했던 <실비아>는 남편에 대한 동업자적 시기와 성적인 질투심으로 출렁거린 시인의 결혼생활에 집중한다. 테드 휴스는 정말 부정을 저질렀을까? 아니면 그녀의 병적인 의심이 테드로 하여금 배신을 선택하도록 내몰았을까? 실비아 플라스의 충실한 팬이라는 크리스틴 제프스
여성 문인의 파괴와 쇠락, <실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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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이 흘렀다. 하지만 시간은 성추행의 상처를 치유해주지 않았다. 성추행 피해자는 자신을 성추행했던, 어머니 친구의 남편이자 아버지의 친구였던 ‘그’를 만나기로 결심했고, 그 길에 카메라를 들고 나섰다. 셀리스타 데이비스(32·미국)는 그렇게 영화감독이 됐고, 자전적 다큐멘터리 <끔찍하게 정상적인>을 들고 8일 제7회 서울여성영화제를 찾았다.
영화 속에서 셀리스타 감독과 또 다른 피해자인 언니, 그리고 가해자의 입을 통해 드러나는 성추행 사건의 진실은 이렇다. 셀리스타 감독은 대여섯살 무렵 가족 피크닉에서 ‘그’에게 성추행을 당했다. 그는 “보여줄 게 있다”며 셀리스타를 방으로 데려갔고, 바지 지퍼를 내린 뒤 ‘보여주겠다던 그것’을 셀리스타의 입 속으로 밀어 넣었다. 셀리스타의 언니도 그에게 성추행을 당했다.
“‘그’를 마주 대하는 것 이외의 모든 방법을 다 써봤지만 상처를 치유할 수 없었어요. 그를 만나 그가 나에게 저질렀던 일들을 자백받은 뒤 상처를 털어내고 싶
자전 다큐 <끔찍하게 정상적인> 셀리스타 데이비스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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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왕>이 예상 밖의 흥행 가도를 달려 주목을 끈다. 지난 4월1일 전국 CGV 14개관(서울 4개관)으로 개봉한 <유희왕>은 지난 3일까지 서울 주말 9780명, 서울 누계 1만1568명을 동원하며 예상치 않은 흥행세를 보였다. 서울 주말 관객 수로 따지면, <Mr. 히치: 당신을 위한 데이트 코치>의 9334명, <지금, 만나러 갑니다>의 5700명, <호스티지>의 4157명보다 높은 수치다. 관계자에 따르면 150에서 250석 내외 규모 스크린에서 상영하여 총 좌석점유율 85% 정도를 상위하는 높은 수치를 보이기도 했다. 극장쪽은 최소 2주 동안 14개관을 유지하되, 상황에 따라 4월14일 이후 애니메이션센터로 자리를 옮겨 상영할 계획이었지만, 관객의 열기를 확인하면서 4월5일부터 CGV 목동·공항·주안·부평·익산 등 5개관을 보태 전국 총 19개관(서울 6개관)으로 상영관을 늘렸다. 이 영화는 4월6일까지 기준으로
[충무로는 통화중] <유희왕> 예상 밖 흥행 가도, CGV 5개관 더 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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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쿼터를 비롯한 문화다양성 보호를 위한 대책 마련에 지나치게 소극적이라는 비난에 문화관광부가 궁지에 몰렸다. 4월7일,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문화다양성 협약, 각국의 문화정책을 국제법으로 보장할 수 있는가’라는 주제의 세미나에 참석한 발제자와 토론자들은 미국의 패권적인 문화독점을 견제하기 위한 문화다양성 협약 논의에 있어 주무부처인 문화관광부가 눈치보는 데 급급하다고 지적했다. 이해영 한신대 교수는 “문화다양성 협약에 관한 논의에 있어 현재 문화관광부의 입장은 대세가 결정되고 난 다음에 손들겠다는 식이다”라며 “공세적인 문화정책을 펴야 한다”고 주문했다.
유네스코가 지난해 7월 초안을 마련한 문화다양성 협약은 세계무역기구(WTO) 체제 아래서 전 분야에 걸쳐 예외없이 개방을 요구하는 미국을 견제하기 위한 조치로, 10월 유네스코 33차 총회에서 채택 여부가 결정된다. 현재는 협약이 당사국의 권리와 의무보다 먼저일 수 없다는 미국, 일본 등의 주장과 문화적 다양
문화다양성 협약 논의에서 문화관광부의 눈치보기 태도 도마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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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래드 피트(41)가 안젤리나 졸리(29)와의 열애설을 공개적으로 부인하고 나섰다. 문제의 염문설은 브래드 피트가 한 호텔에서 안젤리나 졸리와 함께 부활절 주말을 보냈다는 내용이다. 이 소문을 보도한 4월18일자 <US 위클리>는 표지에 “이것은 사실이다!”라면서 피트와 졸리의 사진을 나란히 싣고 본기사에서 이들의 다정한 모습을 목격한 호텔 직원의 말을 인용했다.
그러나 브래드 피트의 홍보담당자는 “그 기사는 사실무근”이라고 4월7일 방영된 TV연예프로그램 <액세스 할리우드>에서 밝히고 “<US 위클리>같이 선정적인 신문들은 돈을 벌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거짓을 사실인양 유포한다”고 비난했다.
안젤리나 졸리와의 염문설은 지난 1월 브래드 피트와 제니퍼 애니스톤이 결별을 발표한 전후로 불거져 나왔다. 특히 졸리와 피트가 부부로 출연하는 영화<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가 개봉을 두달쯤 앞둔 최근 들어 타블로이드 신문의 주요
브래드 피트, 졸리와의 열애설 강력 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