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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올빼미 여행이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성황을 이룬 것을 보면 상하이 올빼미 여행 상품이 잉태된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도쿄를 갈 때와 비슷한 1시간30분가량의 비행시간, 1시간의 시차. 도쿄나 상하이나 여행 상품 가격은 비슷하지만, 상하이 올빼미 여행의 장점은 2박을 할 수 있다는 것과 물가가 (도쿄나 서울에 비해) 월등히 싸다는 사실이다. 하다못해 기내식의 수준도 다르다. 도쿄에 갈 때는 삼각김밥을 서비스하고, 돌아올 때는 아예 식사가 생략되어 있지만, 상하이 왕복시에는 일반 기내식으로 배를 채울 수 있다. 왕복하는 비행기 일정이나 호텔 체크인, 체크아웃 시간도 좀더 ‘인간적’이다. 금요일 밤 10시 비행기로 상하이에 도착하면 11시가량, 호텔에 체크인을 하면 12시가량이다. 첫날 푹 잠을 잘 수 있다는 뜻이다. 상하이의 호텔 수준은, 방과 욕실을 합하면 도쿄 비즈니스 호텔의 2배 가까이 넓다.
DAY1 “섹시한 옥불을 보러 가자”
호텔에서 제공하는 아침 뷔
올빼미 여행 체험기 [3] - 상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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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빼미 여행이라는 말이 생기게 된 원조 여행상품이다. 1박3일짜리 이 프로그램은, 한창 나이의 학생에게는 체련 단련의 기회를, 직장인에게는 잊고 있던 극기 훈련에의 추억을 되살려준다. 왜 이렇게 겁부터 주냐고? 도쿄 올빼미 여행의 특징은 토요일 새벽에 출발한다는 것이다. 그렇다, 금요일이 아니라 토요일 새벽 2∼3시에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고 도쿄로 간다. 금요일 밤에 공항 버스가 끊기기 전에 미리 가 있거나 추가요금을 지불하고 여행사에서 제공하는 전세 버스를 이용해서 공항으로 가는데, 전자의 경우, 밤 10시까지는 공항에 도착한다 치면 비행기가 출발하기 전까지 4시간여를 기다려야만 한다. 돌아오는 것은 일요일 밤 11∼12시에 출발하는 비행기를 이용한다. 인천에 도착하면 월요일 새벽 1시를 넘긴 시각인 셈. 월차가 필요없는 여행상품이긴 하지만 나이 30을 넘긴 직장인이라면, 월요일에 월차를 미리 내두는 것을 추천할 정도로 체력적으로 힘든 일정이다.
DAY1 “낮과 밤의 일정
올빼미 여행 체험기 [2] - 도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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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간의 주말여행 - 도쿄 올빼미 여행 vs 상하이 올빼미 여행
여행 불변의 법칙이라는 게 있다. 돈이 있을 땐 시간이 없어서 못 떠나고, 시간이 남아돌 때는 돈이 없다. 직장을 관두고 1년씩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부럽긴 하지만, 매일매일의 밥벌이에 자존심과 꿈을 꼬깃꼬깃 접어 보이지 않는 곳에 처박고 살아야 하는 게 우리 대부분의 삶이 그렇다. 올빼미 여행의 아이디어도 거기서 출발했다. 금요일 밤에 출발해서 일요일 밤(혹은 새벽)에 돌아오는 올빼미 여행은, 여행 상품가만 따지면 35만원도 채 되지 않지만, 비행기와 숙박(조식제공)을 해결해준다. 주5일 근무 시대에 제대로 틈새를 뚫은 올빼미 여행 이야기. 일본 비자 때문에 고민이던 분들은 3월부터 9월까지 6개월간 무비자 입국 가능 기간을 적극 활용하시라! 덧붙여 교통비, 식비 등에 드는 기본적 여행 경비는 도쿄의 경우 한화 15만원, 상하이의 경우 10만원을 가지고 갔다.
올빼미 여행 체험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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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여덟 호노카는 휴일을 싫어한다. 연애를 쉰 지 벌써 1625일째, 프리랜서로 순정소설 기획에 한창이던 호노카는 기획이 중단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이중 휴일고(苦)에 시달린다. 엄마의 강권으로 맞선을 본 호노카는 너무 시원하게 벗겨진 머리에 멍멍이 티셔츠를 입고 나온 맞선남에게서 “없던 일로 하자”는 충격적인 말까지 듣는다. 모처럼 재회한 옛사랑은 다른 여자에게 가버린다. 호노카는 이불을 뒤집어쓰고 중얼거린다. “진심으로 좋아했던 상대와 헤어지고, 새로운 사랑은 찾아오지 않고, 인간관계는 가혹하고, 좋아하는 일을 해도 보답은 없고, 인간관계는 가혹하고, 상처입고, 상처주고, 잃어버리고, 그런 일들이 없는 세상으로 가고 싶어.” 호노카에게는 모든 것이 회색빛으로만 보인다.
순정만화이긴 해도, <소소한 휴일>은 사랑보다는 누군가와 깊은 유대감을 느끼는 특별한 관계가 된다는 것에 대해, 그리고 진정으로 원하는 일을 성공적으로 해낼 수 있을까에 대해 끊임없이 묻는다는 점에
28살 아가씨의 아주 특별한 휴일, <소소한 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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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악(打樂)의 명인 김대환(1933∼2004)은 여섯개의 북채를 한꺼번에 쥐고 연주할 수 있는 세계 유일의 인물이었다. 김대환이 무언가를 두드리면 이내 후드득 비가 떨어진다는 전설이 있으니, 그의 호도 흑우(黑雨)다. 쌀 한톨에 반야심경 283자를 새겨넣은 세각(細刻)의 달인이기도 했던 흑우에 관해 도올 김용옥은 말했다. “왕희지의 서법보다 더 자유분방한 그의 작품 앞에선 타이베이 고궁 속의 세각도 빛을 잃는다.” 1990년 세계 기네스북에 실린 이 비범한 사건은 타악 연주와 무관하지 않다.
“전혀 상관없는 분야인 듯 보이지만 소리 찾기와 세각은 내게 있어 하나다. 목판을 파고드는 칼끝의 사각사각하는 소리는 내 귀의 미세한 감각을 살려냈고 소리의 세계를 더 깊고 풍요롭게 했다. 뇌성벽력에서 이슬방울 굴러가는 미음에 이르기까지 자연의 소리, 무질서한 감성의 소리에 귀를 기울였으며 그것을 북소리로 구현하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했다.”
끊임없는 노력으로 하늘만이 허락하는 경
타악의 명인 김대환의 가르침, <연습은 장엄한 구도의 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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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공영방송 NHK의 자회사로 비디오 및 DVD 판매를 전담하고 있는 NHK 엔터프라이즈는, 드라마 <겨울연가>의 DVD와 비디오 등 한국 드라마 관련 상품의 지난해 매출이 77억엔(726억원)을 웃돌 것이라고 밝혔다.
교도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그 중 <겨울연가> 판매수익만 45억엔(424억원)에 달하고 있으며, NHK 엔터프라이즈의 2004년 총매출인 188억엔 가운데 <아름다운 날들> <올인> 등 한국 드라마 관련 제품 매출액이 약 4할을 점하고 있다.
일본 NHK, 한류상품으로 700억 이상 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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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중국, 대만, 베트남, 몽골의 공통점은 인종적으로 아시아에서 가장 외관이 흡사하다는 것이다. 이 나라들을 풍미했던 한류에 내재된 소구력의 근본이기도 하다. 반면에 일류(日流)는 이런 소구력에 의존하지 않고도 동남아 전 지역에 오랫동안 폭넓은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예외가 있었다면 시장을 개방하지 않았던 인도차이나 지역 정도였지만 이 나라들조차도 90년대 이후 일본의 경제원조와 직접투자의 확대를 거치면서 결국 동남아의 다른 나라들과 동일한 길을 걷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점에서 일본과 동일한 조건에서 경쟁이 시작된 인도차이나 3국에 대해서도 돈이 없어 밀리고 있는 현실에서 한류는 일종의 신기루와 같다. 한류를 침소봉대하는 사람들은 한류가 마치 시장을 개척하는 전도사인 양 포장하기도 하지만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 1960년대 이후 일본이 증명한 것처럼 시장은 자본이 장악하는 것이고 문화는 단지 그것을 후일담으로 포장하면서 후식을 제공할 뿐이다.
이런 한류가 뜬금없이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일류(日流) 따라가는 한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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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겨울이었다. 두 번째 학력고사를 앞두고 대학 입학원서 쓰기 위해 모교에 갔다. 지각했다며 개학 첫날부터 죽장을 휘둘렀던 담임은 없었다. 그는 서울의 한 대형 학원에 스카우트되어 떠났다고 했다. 대신 머리숱 별로 없는 영어 선생이 기다리고 있었다. 테니스로 울룩불룩 키운 기형적인 오른팔을 휘두르며 그가 말했다. “야! 과 바꿔라. 니가 세상을 몰라도 한참을 모르는구나.” 영어 선생은 경제학과나 경영학과를 가야 평생 돈 만지며 산다고 했다. “졸업한 뒤에 은행원 하면서 살면 얼마나 좋은데.” 쉰이 넘은 삶을 설득하는 것만큼 멍청한 짓은 없었다. 지망학과 난에 경제학과라고 적었다. 북적이는 지원학교 입학접수 창구 앞에서 내 도장 찍고 과를 바꿨다.
입사 직후 본의 아니게 빚쟁이가 되면서 은행원이 될걸 싶었다. 대출 인생이 어디 나 혼자일까마는, 사회초년병에겐 기천만원이 버거웠다. 뭣보다 은행에 불려다니는 게 싫었다. 기한을 연장하기 위해 대출 창구 앞에서 서성일 때는
[오픈칼럼] 대출 인생 노하우 들어보실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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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콤한 인생>의 개봉에 부쳐 아래의 단체들이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감사의 뜻을 전달해 와, 이 자리를 빌려 이를 소개하고자 한다.
(사)대한 협객 문화 연구소
귀 영화는 지금까지 호남·영남 등 특정 지역의 조직만을 중점적으로 기용해오던 국내 영화계의 풍토를 과감하게 일신, 오야부터 꼬붕까지 점잖은 표준말을 번듯하게 구사하는 조직을 기용함으로써 협객 문화의 전국화에 기여하였기에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또한 백색 구두, 꽃무늬 와이셔츠, 광택 정장 등의 식상한 협객 패션에서 벗어나 흑과 백의 절제된 미니멀 협객 모-드를 제안함과 동시에 방송불가 전문용어(일명 ‘욕설’)와 일본어 기원 특수용어를 남발함으로써 TV 방영시 대사의 절반가량이 묵음처리되는 등의 부작용을 미연에 방지한 바, 재삼 감사 말씀 올립니다.
근래 들어 우리 협객 문화가 한국영화 발전에 끼친 지대한 영향을 간과한 일각에 의해 ‘한국영화 소재는 조폭 빼고는 없는 건가’ 등의 배은망
[투덜군 투덜양] 고맙소, 김 감독, <달콤한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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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여성영화제 프로그램 소개 기사를 보다 깜짝 놀랐다. 다큐멘터리 상영작 내용 대부분이 글로 읽어도 몸서리가 쳐지는 이야기다. 이런 건 인권영화제에서 틀어야 적당한 것 아닌가 싶은 영화가 한두편이 아니다. 예를 들어 <명예살인>. 파키스탄의 경우, 가문의 명예를 훼손한 여성은 가족이 공모해서 죽여도 문제삼지 않는 처벌관습이 존재한단다. 한편 <결혼선고>에선 이혼문제를 라비의 법정에서 판결하는 이스라엘 상황이 등장한다. 자기는 다른 여자를 만나 함께 살면서 다른 남자를 만난 전처의 자유는 완전히 박탈한다는 라비 법정의 재판도 파키스탄의 <명예살인> 못지않게 끔찍하다. 세상에, 이런 나라에 태어나지 않은 걸 감사해야지 싶다. 제목은 기억나지 않지만 전에 봤던 다큐멘터리 한편이 떠오른다. 이란의 어느 연쇄살인범에 관한 이야기인데, 그는 매춘하는 여인을 살해하며 그것이 신의 명령에 따른 것이라고 말한다. 더 놀라운 것은 살인범 가족의 반응이다. 아내와 자식
[편집장이 독자에게] 여인잔혹사, 제7회 여성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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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되던 못 되던 내 탓인 영화”란다. <역전의 명수> 개봉(15일)을 앞둔 정준호(35)는 1인2역의 여운이 아직 남아있는 것처럼, 초조한 듯 초연한 듯 상반된 표정을 번갈아 내비치며 새 영화 얘기를 풀어갔다.
정준호는 이 영화에서 2분17초 차이로 태어난 쌍둥이 형제 명수·현수 역할을 맡았다. 현수는 출세에 눈이 멀어 애인도 양심도 내던진 서울대 법대 출신 변호사고, 명수는 국밥 마는 어머니한테 빌붙어 사는 역전 ‘죽돌이’. 현수는 ‘잘될 놈에게 몰아주라’는 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집안의 기대와 지원을 한몸에 받는다. 반면 명수는 ‘여자 말을 잘 듣자’는 가훈에 따라 어머니가 시키는 대로 현수 대신 군대와 감옥 가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한편, 명수 앞에 나타난 ‘현수가 버린 여자’ 순희(윤소이)는 현수와 똑같이 생긴 명수를 이용해 부모의 원수를 갚으려 한다. 명수는 ‘거사가 끝나면 한 번 자주겠다’는 순희의 말을 곧이 곧대로 믿고 영문도 모른 채 은행털기와 폭행치
[인터뷰] <역전의 명수> 정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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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연예인 ‘엑스 파일’에서 인상 깊었던 대목이 있다. 요즘 10대들 사이에서 인기 1~2위를 다투는 남자 댄스 가수 2명 가운데 1명은 ‘강남 필(feel)’이고 다른 1명은 ‘강북 필’이라고 언급한 부분이다. 물론 음악성보다는 외모나 이미지를 가지고 한 얘기일 터다. 서울 강남과 강북 두 지역에서 유행하는 패션이나 스타일이 실제 차이가 있음을 감안할 때 선호하는 연예인 이미지 또한 서로 다를 법 하다.
이미지뿐 아니라 음악적 내용에 있어서도 지역별 선호도가 갈린다. 클래지콰이는 주로 강남에서 인기가 있는 반면, 코요태는 강북에서 인기가 높은 편이다. 클래지콰이의 세련된 도회풍 라운지 음악은 강남 청담동을 중심으로 한 클럽가에서 많이 흘러나오고, 코요태의 비교적 단순하면서도 귀에 꽂히는 팝댄스 음악은 뒷골목 선술집에서도 쉽게 들을 수 있다. 이런 구도는 서울과 지방의 차이로도 이어진다. “클래지콰이 음반의 판매 비율은 서울과 지방이 7:3인 반면,
[팝콘&콜라] 한강은 스크린도 남북으로 나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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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제 몸을 때린다. 보이지 않는 상대를 가상하여 공격과 방어의 기술을 연습하는 것이 섀도복싱이다. 유리창을 노려보며 섀도복싱을 하는 남자. 이쪽에서 훅을 날리면 상대는 피하면서 어퍼컷을 친다. 잽 잽 원투 스트레이트. 창문에 그의 몸짓이 어룽진다. 남자는 자기 자신을 향해 슉슉, 주먹을 휘두르고 있다. 그의 주먹들은 오직 스스로의 몸을 향해 쏟아져 내린다.
명령, 복종, 의리, 복수, 피. ‘조직 사회’야 말로 엄격한 매뉴얼에 의해 지배 되는 곳이다. 선우는 -본인의 표현을 빌리자면-보스를 위해 ‘칠년 동안 개처럼’ 일해 왔다. 개는 충직하고 신실하며 짖기와 핥기, 물어뜯기를 잘 하는 동물이다. 기업형 폭력조직의 이인자이자 호텔 스카이라운지의 매니저인 그는 충직하고 신실하게 짖고 핥고 물어뜯으며 지금의 자리에 이르렀을 것이다. 그 세계의 규칙 안에서 자신의 삶을 차근차근 다져왔을 것이다. 깽판부리는 양아치들을 다스리고, 보스의 젊은 애인을 미행하며, 침대 대신 소파에서 잠드
[정이현의 해석남녀] <달콤한 인생>의 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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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준 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PIFAN) 집행위원장과 전임 프로그래머들이 “부천영화제가 포기한 진정한 판타스틱영화제 정신을 계승한다”는 구호 아래 추진해온 ‘리얼판타스틱영화제 2005’(가칭 리얼피판)가 오는 7월14일부터 열흘동안 서울아트시네마(구 허리우드 극장)에서 열린다. ‘리얼피판’은 부천시장이 지난해 말 김 전 위원장을 해촉하고, 그 뒤 프로그래머들도 퇴출당하면서 불거진 파행운영 문제를 전면비판하기 위해 준비돼온 사실상의 ‘반 부천’영화제다. 부천영화제와 같은 날 개막하는 이유도 부천영화제에 대항하는 이 영화제의 성격을 명확히 세우기 위해서다. (한겨레 3월15일치 17면)
동유럽 60∼70년대 작품들 첫선 영화인 중재 ‘부천’ 과 통합될 수도
13일 발표된 상영작은 장·단편 50여 편이며 ‘판타스틱영화세상’ ‘코리안 판타지’ ‘짧지만 판타스틱(단편)’, 2개의 ‘특별전’ 등 5개 섹션으로 나뉘어 상영될 예정이다. 이 가운데 동유럽 에스에프영화 8~10편을 상영하
파행 맞선 ‘반 부천’ 영화제 상영작 가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