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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작가로 불리는 타무라 시게루(たむら しげる)는 본업인 일러스트레이션을 비롯해 화가이자 애니메이션 감독으로서 국제적으로 이름난 인물이다. 그는 1949년 11월 26일 도쿄에서 태어났으며, 산업 디자인에 종사하던 중 1976년 화가로 데뷔했다. 그 후 석판 인쇄, 컴퓨터 그래픽, 수채화 등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면서 그림책, 만화, CD-ROM 등 다양한 매체에서 활약하는 멀티미디어 아티스트로 각광받게 된다.
단순하지만 정감이 가는 그림체로 밤하늘의 별이나 보석 같이 빛나는 것을 모티브로 한 환상적인 세계를 그리는 것이 그의 주된 작품 테마이다. 일본에서는 광고 영상에서부터 책표지, 교과서 삽화 등 광범위한 분야에 그의 작품이 쓰일 정도로 유명하다.
특히 일러스트 제작에 매킨토시 컴퓨터를 본격적으로 도입한 인물로 유명한데, 손으로 그린 스케치를 컴퓨터로 불러들여 색채를 부여하는 그의 기법은 독특하고 서정적인 분위기로 보는 이들을 사로잡고 있다. 선명한 원색과 풍부한 음영, 그리고
영상시인 타무라 시게루의 작품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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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13일 프랑스 정부가 예술문학 훈장을 브루스 윌리스에게 수여했다. “미국 영화를 널리 알리고 전세계 스크린을 통해 감동을 전파한 공로에 경의를 표하는 의미”로 이 상을 수여한다고 르노 돈디외 드 바브르 문화장관은 문화부 청사에서 열린 수여식에서 밝혔다. 예술문학훈장은 프랑스의 4대 장관급 훈장 중 하나다. 예술이나 문학분야에서 창작품으로 두각을 보인 예술인이나, 세계적으로 문화를 빛낸 사람들을 선정해 수여한다. 마틴 스코시즈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부산영화제 김동호 집행위원장 등이 이 상을 수상한 바 있다.
브루스 윌리스는 프랑스어를 하지 못하는 관계로, 수상 소감이 적힌 종이를 낭독했는데 간혹 실수를 하기도 했다. “매우 떨린다. 봉주르 파리. 이 훈장에 매우 감동받았다. 우리는 모두 같은 예술 공동체에 속해있다”며 “프랑스 만세(Vive la France)"로 끝맺었다.
최근 <씬 시티>에 출연한 브루스 윌리스는 마침 프랑스에서 개봉하는 <호스티지&g
브루스 윌리스, 프랑스 예술문학 훈장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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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으로 떠올라 다시 입수하기까지의 고래의 도약시간이 6초가 아니라 12시간으로 경험되는 세계가 바다위에 존재한다면 그곳 주민들은 평균수명인 70세를 단 4일 동안 살아가는 사람들일게다. 그렇다면 그곳에선 고래의 도약이란 일생에 단 한번밖에 보지 못하는 볼거리이거나 수백 년에 걸쳐 내려오는 전설상의 이야기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한 사람들이 바다 위에 실제로 존재한다 할지라도 7600:1의 상대적 빠르기로 움직이는 그들이 우리 같은 인간들에게 보이기 만무한 반면 그들에게도 우리의 움직임은 거의 정지된 상태로 보일 것이다. <고래의 도약>은 물리법칙의 적용을 거의 받지 않고 살아가는 바다 위 사람들의 모습과 그들의 기억을 다룬 이야기다.
<고래의 도약>은 그 자체만으로도 완벽한 단편이지만 감독의 작품 세계를 이해하기위해선 <은하의 물고기>와 함께 보는 것이 좋다. 작은곰자리 별자리 부근에 나타난 사악한 큰 물고기를 작살로 퇴치한 ‘유리’와 할아버지
<고래의 도약> 유리질 영상으로 담은 고래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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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를 컬렉션 하다보면 자신만의 손님 접대용 타이틀이 생기는 법이다. 아직 홈시어터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손님들이 방문할 경우 이들의 오감을 만족시켜야 하는 것이 접대용 타이틀들의 최우선 임무가 된다. 하지만 계속 업데이트되는 화질과 사운드를 담은 DVD 출시로 이들 접대용 타이틀의 수명은 짧기만 하다.
타무라 시게루의 1993년 작 <은하의 물고기>는 DVD의 초창기라 할 수 있는 99년 일본에서 초판이 출시됐지만 아직까지도 접대용 타이틀로서 손색이 없다. 이후 국내서도 <고래의 도약>과 함께 DVD 스틸 사진이 인터넷을 통해 유포되고 DVD 퀄리티에 대한 긍정적인 입소문이 퍼지면서 단박에 레퍼런스로 자리잡게 된 타이틀이기도 하다. 작품의 완성도에선 <고래의 도약>이 조금 앞서기는 하나 <은하의 물고기>는 아나모픽 화면을 지원하고 부록 또한 만족스러워 DVD적 측면에선 오히려 더 선호되기도 했다.
밤하늘 작은곰자리 주변에서 감지되
<은하의 물고기> 25분간 당신의 오감을 접대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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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들은 안 변해. 스스로 변했다고 생각하지. 몸무게가 변하고, 얼굴이 변하고, 뭐 남자가 여자가 될 수도 있겠지. 그런데 진짜로는 안 변해. 전혀.” 이번 주 맨하탄에서 개봉하는 토드 솔론즈의 신작 <펠린드롬스>(Palindromes)의 마지막 부분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이건 내가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기도 하다.
언제나 같은 고민이 담긴 일기장
어쩌다 보니 글 쓰는 직업을 갖게 되었지만 나는 도통 글쓰기에는 관심도 재능도 없었던 여자아이였다. 하지만 유일하게 꾸준히 썼던 글이 있다면 바로 일기다. ‘충효 일기장’ 이라고 겉장에 쓰여진 초등학교 일기장부터, 연초 세일할 때 구입한 ‘MoMA’의 다이어리까지. 일년에 한 권씩 사서 쓰고 있는 일기장을 모아놓으면 이제 20권쯤 된다. 물론 누가 나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 디테일한 대사까지 쓰던 시기도 있었고, 간단히 어떤 일이 일어났다는 사실만을 쓸 때도 있었다. 고민이 많거나, 누굴 짝사랑 할 때는
[백은하의 애버뉴C] 22nd street / 사람은 절대로 안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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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중반의 그, 과부들을 등치며 살았다. 20대 후반의 그녀, 이혼당한 뒤 아이 둘과 떨어져 어머니와 사는 간호사였다. 두 사람은 ‘외로운 사람 클럽’을 통해 편지를 주고받는다. 머리가 벗겨진 우스꽝스런 외모의 남자와 육중한 체구의 고집 센 여자는 서로의 무엇에 반했던 것일까? 오누이 행세를 하는 둘은 과부를 찾아 돈을 뺏고, 살인을 저지른다. 그리고 어린아이까지 살해한 어느 오후, 그녀는 경찰에 전화를 걸어 범행을 자백한다. 감옥에서도 ‘여전히 사랑을 외치고 싶다’던 남자와 ‘상처받은 자만이 이해할 수 있는 러브스토리’를 말하던 여자는 1951년, 전기의자에 앉아 죽음을 맞는다. 이건 실화다.
블랙리스트의 공포, 메이저 스튜디오의 영광, 장인들의 시대가 사라지면서 변화의 시기를 통과하던 1960년대 아메리칸 시네마. <허니문 킬러>는 그 모퉁이에서 발견되는 이상한 영화다. 연출을 맡은 마틴 스코시즈가 1주일을 넘기지 못하고 해고되자 그 자리에 들어간 사람은 각본
[DVD vs DVD] 외로운 두 악마의 지옥 같이 영원한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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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 자이언트>에서 가장 재미있는 장면은 단연 학교 시퀀스다. 불꺼진 교실에 아이들이 모여 있고, 그들이 영사기를 통해 보는 것은 핵전쟁이 일어났을 때 ‘머리 위에 손을 얹고 책상 밑에 들어가기만 하면 살아남을 수 있어요’라는 어처구니없는 행동요령을, 말도 안 되는 노래와 함께 들려주는 민방위 홍보영화다. 레드 콤플렉스가 극성을 부렸던 50년대 말의 미국을 비꼰 독특한 센스가 빛나는 이 장면은, <아이언 자이언트>의 스토리보드를 그렸던 테디 뉴튼의 작품이다.
서플먼트에는 아예 그를 위한 코너가 따로 마련되어 있을 정도인데, 워낙 기발한 아이디어를 많이 내놓았던 탓인지 코너의 이름도 ‘미지의 인물’(The X Factor)이라고 붙여놓았다. 여기서는 뉴튼이 그린 스토리보드의 한 시퀀스를 통째로 볼 수 있는데, 주인공 호가드의 엄마 애니(제니퍼 애니스톤이 목소리를 빌려주었다)가 고철상 주인 딘과 데이트하는 장면으로, 극중에는 나오지 않지만 본디 괴짜 같은
[서플먼트] 테디 뉴튼의 재치를 볼까, <아이언 자이언트 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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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칸반도는 인종청소가 두번씩이나 발생한 저주받은 지역이다. 20세기 초 터키에 의한 아르메니안 100만 학살에 이어 90년대 세르비아에 의해 20여만명의 보스니아인이 학살당했던 것이다. <노맨스랜드>는 수년간에 걸쳐 발생한 보스니아 내전을 2시간도 채 못되는 시간과 한뼘의 땅에 갇힌 3명의 병사를 통한 작은 전쟁으로 사태의 본질을 녹여 보여준다.
총든 자의 말이 진실이고 대화채널을 가진 자가 세계 경찰과의 대화에 유리하며 유엔의 관료주의는 상황개선에 전혀 도움이 되질 않는다는 말을 하면서 말이다. 이 영화를 보며 죄책감이 드는 이유는 엔딩 크레딧이 오르며 체라의 등 밑에 파묻힌 지뢰의 폭발음을 우리로 하여금 기다리게 만든다는 점에 있다. 그 소리를 기대하며 우리는 보스니아 내전이란 해결할 수 없는 현실이라는 유엔의 체념적 시각을 공유하게 된다. 하지만 영화는 엔딩 크레딧이 모두 올라갈 때까지 지뢰의 폭발음을 결코 들려주지 않는다. 타노비치 감독은 해결의 여지를 끝까
유머의 한복판, 가슴이 운다, <노맨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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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니콜스의 영화에서 4는 불안한 숫자다. 데뷔작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하랴>(1966)가 그랬고, <클로저>의 전신이라 할 <애정과 욕망>(1971)이 그랬다. 세 영화엔 네명의 배우만 등장한다 해도 과언이 아닌데, 넷을 다루는 감독의 손길이 칼자루를 쥔 듯 매섭다. 네 캐릭터는 탈색된 사회풍경을 뒤로한 채 몸짓이 아닌 대화를 통해 서로의 위치를 설정한다(그것은 물론 <누가 버지니아…>와 <클로저>가 연극에서 출발했다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들의 대화는 실패하고, 심리상담에 응한 우리의 마음도 쓰라려온다. 그러니 관계에 실패했던 자는 마이크 니콜스의 영화를 조심해야 한다. 마음의 위로는커녕 상처에 생채기를 더할지도 모르니 말이다.
‘넌 누군가를 사랑하고 싶어? 아니면 누군가로부터 사랑받기를 원해?’ <애정과 욕망>의 두 남자는 대학 기숙사의 침대에 누워 그런 대화를 나누곤 했다
사랑에 관한 마이크 니콜스의 질문, <클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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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알드리치가 1965년에 연출한 동명의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하듯 재난영화 역시 최악의 상황에서 그것을 극복하는 인간의 의지가 주요 테마다. 강인한 남자들만의 이야기였던 오리지널과 달리 리메이크는 성별의 변화를 꾀하고, 특수효과로 재난의 순간을 사실적으로 그려내지만 원작만한 흥미는 없다. DVD 타이틀로 보는 <피닉스>는 음향 부분에서 상당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폭풍과 추락장면에서의 정교한 효과음이 일품이며, 부록으로 감독과 제작자 음성해설, 메이킹 필름, 삭제장면 등을 제공한다.
더욱 실감나는 재난의 순간, <피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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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영화 <스타트랙> 극장판 8번째 작품 <스타트랙8: 퍼스트 콘택트>. 특히 8편은 극장판 시리즈 가운데 가장 완성도가 높고 흥미롭다는 평가를 받은 작품으로, 팬이 아닌 이들이 보기에도 훌륭한 오락영화다. 새롭게 SE 버전으로 재발매된 이 타이틀은, 무려 3개의 음성해설을 포함하며, 메이킹 필름을 통해 영화 제작과정의 세부적인 상황들을 엿볼 수 있다. 특히 <스타트랙>의 팬이라면 이 부록들은 본편 못잖은 볼거리로 가득하다. 화질과 음향은 우수하며, 전투 중의 박진감 넘치는 효과음이 돋보인다.
<스타트랙> 중 최고의 극장판, <스타트랙8: 퍼스트 콘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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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팬이라면 한번쯤 볼 만한 <미스터 3000>.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어스의 강타자 스탠 로스의 3천 안타라는 대기록 작성에 관한 영화다. 코미디가 강한 작품답게 일찌감치 3천 안타를 기록하고 은퇴한 그에게, 오랜 시간이 지나 기록 착오라는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 전달된다. 나머지 안타를 채우기 위한 로스의 마운드 복귀는 과연? 야구영화답게 부록들도 그와 관련이 있다. 특히 실제 야구선수들의 인터뷰 영상이 압권이다. 그 이유는 스탠 로스는 가공의 인물인데, 그들의 이야기는 실존했던 것처럼 얘기하기 때문이다.
실제 야구선수들의 능청스런 인터뷰, <미스터 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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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서비스에서 오는 5월 중순경에 두 편의 대작 타이틀을 출시할 전망이다. 강우석 감독, 설경구 주연의 <공공의 적 2>와 올리버 스톤 감독의 서사 대작 <알렉산더>이 그것으로, 극장에서의 흥행에 이어 DVD로도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애슐리 쥬드, 새뮤얼 L. 잭슨 등 호화 캐스팅으로 주목받은 스릴러 <블랙아웃>도 함께 출시될 예정.
출시를 기념한 각종 행사도 마련되었는데, 우리사회의 공공의 적에 대한 소비자들의 생각을 <공공의 적 2> DVD 부가영상에 삽입하는 이벤트가 현재 진행 중이다. 또한 올리버 스톤 감독의 친필 사인이 포함된 <알렉산더> 패키지를 DVD 커뮤니티를 통해 경매에 붙여 그 수익금을 독도수호를 위한 기금으로 활용할 방침이라고.
그 외에도 여러 이벤트가 준비된다고 하니 DVD 마니아들에게 있어 5월은 주목할만한 달이 될 듯 싶다.
<공공의 적 2> <알렉산더> 5월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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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질 때가 있다. “너, 잘하고 있는 거니?” 누구나 그렇겠지만 이런 질문에 대답하기란, 대략 난감하다. 옆에서 아무리 “그래, 너 잘하고 있어”라고 말해도 불안하고, 거꾸로 “너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말하면 겉으론 태연한 척해도 속으론 섭섭해진다. 같은 질문을 <씨네21>을 향해 돌려보자. ‘우린 정말 좋은 잡지를 만들고 있는 건가?’ <씨네21>을 만들면서 끊임없이 부딪히는 이 질문은 꼭 누군가 “너, 떨고 있니?”라고 묻는 것 같다. 망망대해에 떠 있는 느낌을 받아 자꾸 주위를 둘러보지만 목적지를 알려주는 등대는 잘 보이지 않는다. 어쩌면 당장 당도할 목적지가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항해 자체가 목적일지도. 빙하를 피하고 폭풍우와 맞서면서 고난의 사투를 벌이고 있다고 과장할 생각은 없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적당한 불안과 긴장과 위험도 때론 힘이 된다. 그래서 어딘가 흔들리는 느낌이 들 때도 대범한 척 말한다. “아싸~.”
[편집장이 독자에게] 창간 10주년 기념 영화제를 준비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