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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수 감독이 황석영의 소설 <오래된 정원>을 영화화한다. “1980년대에 바치는 진혼곡”이라 작가 스스로 불렀던 원작소설은 18년 동안 수감됐던 한 정치범이 오랜 영어에서 풀려나 과거 수배 시절 만나 짧은 사랑을 나눴던 연인을 회상하는 줄거리. 후일담 소설의 모양새를 지녔지만 시대와 이념에 관한 진지한 시선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다. MBC 프로덕션에 따르면, 최근 연출계약을 마친 임 감독은 <그때 그 사람들> 이후 차기작으로 <오래된 정원>을 선택했고, 현재 시나리오 초고 작업에 들어갔다. “인물이 많으면서 감동적인 이야길 해보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진 임 감독의 5번째 영화는 전작들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 될 것이 분명하다. 올 연말 크랭크인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충무로에는 신작 소식들이 연이어 쏟아지고 있다. <가위> <폰> <분신사바> 등을 내놓은 안병기 감독은 이번엔 “아파트라는 폐쇄된 공간을 무
2005 충무로 신작 프로젝트- 임상수, 안병기, 김대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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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영화계가 차기 제임스 본드에 대해 수군거리고 있다. 유일하게 입을 다물고 있는 곳은 MGM스튜디오다. 다음 007영화가 <카지노 로얄>이며 마틴 캠벨이 메가폰을 잡는다는 사실만이 지금까지 확정됐다. 가장 중요한 배우 문제에 대해 MGM이 밝히지 않는 가운데, 언론과 경매회사가 멋대로 추측하고 베팅하는 형국이다.
발단은 2004년 8월 피어스 브로스넌이 더 이상 출연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부터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2005년 4월6일 <버라이어티>는 브로스넌이 한 두 편 더 출연할지도 모른다고 보도했다. 이미 4편의 007영화에 출연한 브로스넌이 현재 MGM과 4000만달러 짜리 협상중이라는 사실(?)을 토대로 한 보도다. 그리고 비슷한 시기에 영국 언론은 대니얼 크레이그(<실비아><로드 투 퍼디션>)가 차기 제임스 본드로 발탁됐다는 뉴스를 내보냈다. 그러나 MGM과 캐스팅 당사자인 대니얼 크레이그 모두 함구함으로써 신빙성을 잃고 말았다.
차기 제임스 본드에 대해 추측 난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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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나는 현실이 왜 이렇게 웃기지?
요즘 텔레비전 채널마다 코믹물 일색이다. 이런 가운데 단순한 웃음이 아니라, 사회 현실을 풍자해 뭉클한 웃음을 주는 드라마들이 시청자들의 인기를 얻고 있다. 화제의 드라마는 문화방송의 <신입사원>(극본 김기호 이선미·연출 한희)과 에스비에스의 <불량주부>(극본 강은정 설준석·연출 유인식 장태유).
청년실업 문제를 주요 소재로 한 <신입사원>은 내세울 것 없는 학벌과 배경을 가진 ‘강호’(문정혁)가 LK라는 대기업에 우연찮게 입사해 직장생활을 하면서 겪는 에피소드를 그리고 있다.
강호는 LK그룹 입사시험에서 전산착오로 필기시험 만점을 받아 면접을 보게 된다. 면접관이 영어로 질문을 하자 강호는 옆사람에게 무슨 뜻인지 물어본 뒤 당당하게 한국어로 답을 한다. 즐겨 읽는 책을 물어보자 ‘무협지와 만화책’이라고 답하고, 경제와 관련한 질문에는 ‘생각해본 적 없다’고 대답해 면접장을 경악으로 몰아넣
코믹드라마 <신입사원> <불량주부> 속 사회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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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인간극장’ 서 ‘말아톤’ 배형진 조명
MBC 장애인 다룬 여균동 단편 ‘대륙횡단’
SBS ‘체험! 지구촌 홈스테이’ 장애인 천국 독일 소개
EBS ‘부모’ 네손가락 피아니스트 이희아
오는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각 방송사들의 특집 프로그램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한국방송 2텔레비전 <인간극장>(18~22일 밤 8시50분)은 영화 <말아톤>의 주인공 배형진(23)씨를 3년만에 다시 찾아갔다. 배씨는 영화 덕에 이제 스타가 됐다. 거리를 지나면 싸인을 부탁하는 이들로 둘러싸인다. 직장을 얻은 배씨는 이제 자기 제어도 할 줄 알고 감정 표현도 시작했다. 그러나 아직 넘어야 할 산도 적잖다.
한국방송 제3라디오는 20일 오전 다큐멘터리 <우리는 친구, 우리는 희망입니다>를 방송한다. 전국 5540개 초등학교 411만여명의 학생들이 오전 9시에 함께 듣게 된다. 이 다큐는 초등학교의 장애아동 ‘왕따’ 현상을 다루며, 한국방
‘장애인의 날’ 특집 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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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는 나의 것> - 동진의 복수가 시작되는 2부 도입부
김병일 촬영감독: 극단적인 와이드숏에서 주인공의 내면으로 전진
물안개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순천의 제1급수 저수지. 강둑에서 동진(송강호)은 세상에 하나뿐인 딸의 죽음을 통고받는다. 그의 눈가에 분노와 회한, 그리고 눈물이 얼룩진다. <복수는 나의 것>은 애초 1, 2부로 구분되는 화면 컨셉으로 출발했던 영화다. 류(신하균)의 유괴, 류 누나의 죽음, 딸의 죽음을 다루는 1부와 동진의 복수로 대응되는 2부 중 한 부분은 흑백으로 촬영한다는 것이 박찬욱 감독과 김병일 촬영감독의 원래 구상. 그것도 단순한 흑백이 아닌 당시 세계의 CF와 영화 전반에서 전염처럼 번지던 더러운 그린을 가미한다는 포석이 있었다. 미국 현상소의 테스트까지 마친 상황에서 제작비 때문에 그 꿈은 수포로 돌아갔지만 촬영 컨셉에서 그 자취는 찾을 수 있다.
순천 저수지 시퀀스, 국과수 시퀀스는 동진의 복수가 시작되
한국영화 명장면의 비밀 [4] - <복수는 나의 것>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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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의 재구성> - 구로동 샤론 스톤이 최창혁과의 관계를 털어놓는 장면
최영환 촬영감독: 필터 컬러 반대로, 현재를 초콜릿 과거를 그린·블루로
“이 영화는 머리와 싸우는 영화가 아니라 눈을 홀리는 영화다. 눈은 항상 부주의하고 비논리적이며 우매한 감각이다”(정성일), “끊임없이 넘나드는 과거와 현재의 아귀를 빠뜨림 없이 촘촘하게 맞춰내는 것만으로도 기특하게 여겨진다”(김은형),
<범죄의 재구성>에 대한 비판이든 찬사든, 수시로 등장하는 플래시백을 빼놓지 않고 언급한다. 어떤 맥락에서 쓰였든 영화 속 플래시백이 관객을 속이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것만은 분명하다. 여기엔 최동훈 감독뿐 아니라 최영환 촬영감독의 공(?)도 적지 않게 들어 있다. 리얼사기극 <범죄의 재구성>을 가만 보자. 과거와 현재가 다른 색감으로 나눠져 있다. 대부분의 영화들이 다 그런 것 아니냐고 할지 모른다. 그러나 똑같지 않다. 대개 영화가 따뜻한 색감으로
한국영화 명장면의 비밀 [3] - <범죄의 재구성> <살인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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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숲> - 최 형사가 산장에 들어가는 장면
김철주 촬영감독: 조명기를 밖에 한대만 설치, 빛의 강약으로 긴장 고조
<거미숲>은 망각과 왜곡의 숲이다. 강민(감우성)이 살인을 저지른 숲속 산장은, 그의 왜곡된 기억이 똬리를 틀고 있는 거처라 할 만한 곳이다. 이 산장으로 강민의 친구인 최 형사(장현성)가 들어가는 장면. 실내는 강민의 기억만큼이나 어두컴컴하지만, 훤히 드러나는 창으로는 늦가을의 울창한 삼나무 숲이 보인다. 명료한 바깥의 풍경과 대조되어 나타나는 검은 실내가 인상적이다. 강민의 뒤틀린 기억을 따라가던 관객은 처음으로 객관적인 시선으로 거미숲을 바라보게 된다. 숲으로 난 통유리창이 주는 아늑함과 부패한 시체에 걸린 거미줄을 보여주며 거미숲의 고통스런 과거를 대조적으로 드러내는 장면이다.
김철주 촬영감독은 이 장면에 거미숲의 촬영과 조명의 컨셉이 잘 드러나 있다고 설명한다. 스릴러엔 주관적인 트랙인이나 트랙아웃 등 카메라워크가 많
한국영화 명장면의 비밀 [2] - <거미숲> <달콤한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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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잊을 수 없는 그때 그 장면!
김기덕, 박찬욱, 홍상수, 이창동, 봉준호, 장준환, 임상수, 김지운 등 많은 젊은 작가들이 1990년대 말부터 한국영화의 지평을 비약적으로 확장했다는 데 동의하기는 쉬울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 작가와 함께한 김형구, 홍경표, 김우형 등 새로운 세대의 촬영감독이 화면의 때깔을 더 빛나게 했다는 데도 흔쾌히 동의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높은 기술적인 완성도와 더불어 촬영이 그저 폼이 아니라 이야기의 흐름에도 성실하게 복무하면서 한국영화는 많은 질적인 성취를 거두었다.
도제수업을 거쳐서 입봉하는 전통적 수련을 거치기도 하지만, 김형구를 위시한 이들 새로운 세대들은 미국과 영국 등에서 공부하고 돌아와 바로 촬영감독이 되면서 충무로의 인력구조를 다변화했다. 전통적 수련과정을 거친 이들도 해외의 흐름을 호흡하면서 자신의 역량을 키웠다. 4월의 양대 기대작이었던 <주먹이 운다>와 <달콤한 인생>이 감독의 역량 못지않게 촬영감독
한국영화 명장면의 비밀 [1] - <올드보이> <그때 그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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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화는 총이 할 수 없는 일을 해냈다”
감독 바흐만 고바디가 말하는 나의 영화, 나의 민족
-당신이 태어난 쿠르드 거주지역에는 영화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다. 당신은 어떻게 영화감독이 되었는가.
=나는 영화와 관련된 교육을 전혀 받지 못했다. 다만 8mm 카메라로 30편 넘는 단편영화를 찍었을 뿐이다. 테헤란에서 대학을 다니면서 배운 건 거의 없지만 단편을 만들면서 조금씩 영화 만드는 법을 익힐 수 있었다. 하지만 나는 돈이 많지 않았다. 내가 살던 집의 주인들은 언제나 집세를 내라고 독촉하곤 했는데, 그들을 막기 위해서, 내 영화에 캐스팅하곤 했다. 내 어머니와 형제, 자매들도 내 영화에 조수로 참여해왔다. 쿠르드족 거주지역은 전쟁과 쓰디쓴 생존이 만연한 곳이다. 그곳에서 목격한 모든 일들이 나를 감독으로 만들었다.
-당신은 언제나 비전문 배우들을 기용해왔다. 그들로부터 극적인 감정을 이끌어내는 일은 쉽지 않았을 텐데.
=<취한 말
바흐만 고바디 [2] -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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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한 카메라, 뜨거운 눈물을 흘리다
국경을 넘나들며 돈을 버는 어린 쿠르드 소년 둘이 트럭 짐칸에 앉아 노래를 부른다. “인생이란 놈은 나를 산과 계곡으로 떠돌게 하면서 나를 나이먹게 하고 저승으로 이끄네.” 목청껏 소리지르는 소년 중 한명은 그 장면을 찍기 2주 전에 지뢰를 밟아 다리를 잃었다고 한다. 한쪽 다리만 가진, 그런 몸으로도 살아남아야만 하는 아이의 노래를, 어떻게 견딜 수 있었을까. 첫 번째 장편영화 <취한 말들을 위한 시간>으로 칸영화제 황금카메라상을 수상한 바흐만 고바디는 그처럼 전쟁이 일상이 되어버린 동족들의 사연을 눈물이 아닌 의지로 덮고선 이방인들에게 전해왔다. <취한 말들을 위한 시간> <고향의 노래> <거북이도 난다>. 바흐만 고바디가 만든 세편의 영화들 속에서, 쿠르드족은 <CNN> 카메라로 여과되지 않은, 무방비 상태의 삶을 드러낸다. 그들은 머지않아 죽음이라는 종착역에 도달하겠지만 그전까지
바흐만 고바디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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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특수효과 관련 장비
조물주처럼 바람과 비를 조절한다
액션영화가 많아진 충무로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장비, 폭파용 컨트롤 박스①. 개별 단자에서 연결된 선이 촬영장소에 설치된 폭발물에 연결되는데, 최대 50, 60번의 폭발까지 한 박스에서 제어가 가능하다. 자동모드에 놓으면 일정한 속도로 연쇄폭파도 가능하다. 배우의 동선과 액션이 폭파의 템포와 세기와 정확하기 맞아야 하기에 철저한 리허설이 관건이다. 심지어 리허설도 노하우에 속한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 주인공이 멋있게 나와야 한다는 것은 상업영화의 불변의 속성인지라 되도록 배우가 폭발물에 근접하길 바라는 것이 감독들의 일관된 심정일 것이다. 그러나 폭파신에 한해서는 특수효과팀의 지시가 최우선이며, 컨트롤 박스를 쥔 사람이 NG를 부를 수도 있다. 각 특수효과팀들이 업그레이드를 거듭한 끝에 예전에 비해 크기도 많이 작아졌고, 무선 컨트롤 박스도 등장했다. 그러나 사람의 안전에 직결된 장비이니만큼 언제라도 제어
촬영장비 잡학백과 [3] - 특수효관 관련 장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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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조명 관련 장비
조선시대의 달빛, 헬륨풍선으로 만들었다
a. HMI 렌즈: HMI 램프 중에는 다양한 렌즈를 교체할 수 있는 것이 있다. 각각의 렌즈는 모두 다른 문양을 가지고 있어서 광선의 성격을 조절한다. 어떤 렌즈를 끼우느냐에 따라, 일직선으로 집중되는 스폿에서 넓게 퍼져나가는 플러드까지 빛의 성격이 다양하게 변한다.
b. 밸러스트: HMI는 많은 전력을 일정하게 공급되도록 조정해주는 밸러스트를 통해 전원에 연결해야 한다. 과거에 비해 안정성이 많이 좋아졌다.
모든 조명기는 태양광과 비슷한 색깔의 빛을 낼 수 있는 HMI①와 백열등에 가까운 텅스텐② 계열로 나뉜다. 벌건 대낮에 조명기를 세운다는 것을 사치로 여겼던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대낮에 로케이션 현장에서 HMI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HMI가 처음 들어온 것은 1985년쯤. 지금과는 비교도 안 되게 무거운 조명기였기에 고작 4명 정도인 조명부가 들고 다니느라 고
촬영장비 잡학백과 [2] - 조명 관련 장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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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총없이 전쟁에 나서는 군인없고, 필기도구 없이 취재에 나서는 기자는 본 적이 없다. 카메라 없이 촬영에 나서는 영화제작팀 역시 상상불가다. 아무리 유능한 감독이고 잘난 배우라도 카메라와 조명기 없이 영화를 찍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러므로 촬영장비들은 현장의 진정한 주인공 대우를 받아 마땅하다. 영화의 탄생이나 새로운 영화미학의 발전 역시, 장비를 업그레이드시키는 기술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던가. 이는 90년대 후반 이루어진 한국영화의 눈부신 발전으로도 설명할 수 있다. 지금은 예사로 사용하는 대부분의 촬영장비들은 90년대에 걸쳐 일반화됐다. 웬만큼 새로운 장비들은 영화진흥위원회(당시 영화진흥공사)에서만 구경할 수 있던 10여년 전, 좀더 좋은 장비를 챙겨가기 위해 아침부터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싸울 정도로 열을 올렸던 스탭들. 그들이 부족한 형편에도 필요한 장비를 하나씩 사모으고, 비싼 외국장비를 국내 상황에 맞게 재개발한 덕분이다. 이를 통해 우리
촬영장비 잡학백과 [1] - 카메라 관련 장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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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깝고도 먼 이웃나라 일본의 DVD 시장은 우리나라에 비하면 상당한 규모로 형성되어 있다. 때문에 마니아를 겨냥해 수집욕을 자극하는 고가의 화려한 패키지를 종종 선을 보이고 있는데, <에이리언>의 머리 모양을 본 따 만든 ‘에이리언 헤드 박스’ 같은 경우는 해외에서도 높은 반향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그런 가운데 국내보다 2개월 가량 늦은 6월 15일에 선보일 일본판 <인크레더블> DVD의 콜렉터스 박스가 공개되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5,000개 한정판으로 생산될 이 제품은 국내판과 거의 흡사한 구성의 본편 및 부록 디스크를 기본으로 하고 있지만, 그와 곁들여진 아이템들이 눈길을 모으고 있다.
우선 <인크레더블>의 스케치와 파스텔화를 담은 ‘the art of Mr. 인크레더블’은 메이킹 북 전문 작가 바즈 마크 코타가 집필한 화보집으로, 일본에서는 호평 속에서 단품 판매가 이루어지는 책이다. 픽사와 긴밀한 교류 관계가 있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일본, <인크레더블> 호화 패키지 발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