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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대다수의 비흡연자들이 같은 생각이겠지만 개인적으로 담배 피우는 것도 담배 냄새도 싫어하는 편이다. 그럼에도 영화 속 주인공들이 폼나게 담배 피는 모습을 보면 ‘가끔은 저런 것도 좋지 않을까’하는 위험한 생각이 들 때가 있다(때문에 영화나 TV 속 흡연 장면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긴 하다).
영상 미학의 거장 리들리 스콧 감독의 <블레이드 러너>는 수많은 명장면들이 등장하는 영화다. 지금 봐도 신선하다는 느낌을 주는 미래의 풍경을 비롯해 비운의 레플리컨트(복제인간) 로이의 마지막 읇조림 등이 기억에 남는데, 그 가운데서도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레이첼(숀 영 분)의 흡연 장면이다.
레플리컨트 제조사인 타이렐사에 근무하는 그녀는 자신을 테스트하는 데커드(해리슨 포드 분) 앞에서 긴장을 풀기 위해 담배에 손을 뻗는다.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데커드의 질문에 당당히 대답하는 그녀의 모습은 역광 속에서 매혹적으로 다가온다. 우아하면서도 너무나 완벽한 매력을
<블레이드 러너> 영화 속 최고의 흡연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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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방송은 왜 ‘위기’에 빠졌을까? 흔하게는 드라마의 실패를 든다. 전반적 광고 수주를 좌우하는 드라마에서 <대장금> 이후 이렇다할 흥행작을 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오락프로와 뉴스의 침체도 단단히 거들었을 것으로 본다. 가장 설득력 있는 분석은 이 모두를 아우른다. 문화방송이 본래 채널 이미지를 잃고 우왕좌왕하면서 시청자의 눈길잡기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문화방송은 젊고 진보적인 시각, 나이로는 이른바 ‘386세대’에 가장 가까운 채널 이미지를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뉴스와 시사물에선 진보적인 시각이 특히 강점으로 지적됐고, 드라마 또한 단순히 ‘재미’의 차원을 넘어 사회성을 담거나 적어도 드라마 문법의 변화를 선도하는 새로운 시도들로 호응을 받아왔다. <네멋대로 해라>와 <다모> <대장금> 등 문화방송의 전성시대를 이끌었던 드라마들이 모두 시청률 이상의 채널 이미지 구축에 성공했던 사례다. 그런데 이게 대대적으로 흔들렸다는 거다
문화방송 봄 개편 단행 ‘보수’ 씻고 색깔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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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타 “강욱과 같다는 평 듣고 싶어”
김민선 “강타 팬들에 쫓기는 꿈 꿔”
가수 강타가 연기자로 변신해 안방극장에서 시청자들과 만난다. 그는 다음달 2일 첫선을 보이는 한국방송 2텔레비전 월화 미니시리즈 <러브홀릭>(작가 이향희·연출 이건준)에서 주인공 ‘서강욱’역을 맡았다. <러브홀릭>은 가요계의 톱스타 강타의 드라마 데뷔작이어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여교사와 남자 제자간의 운명적인 사랑을 그린 이 드라마에서 서강욱은 ‘기면증’이란 ‘수면 장애’를 앓고 있는 고등학교 선생님 이율주(김민선)에게 순애보의 사랑을 바치는 인물이다. 지난 21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러브홀릭> 기자간담회에서 강타와 김민선을 만났다.
“연기자로선 신인이라 어려움이 많다”고 입을 뗀 강타는 “제 연기를 본 시청자들이 강타가 연기를 잘 하지는 않지만 극중의 강욱과는 똑같다고 느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그는 “연기자와 가수 활동을 함께
KBS2 새 월화드라마 ‘러브홀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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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고찍기·롱테이크 긴박한 심리묘사
브라스·메탈 어울린 강한 합창 압도
팽팽한 긴장감 속에 숨 죽인 50여분이 후딱 지났다. 박종철 열사의 장례식 장면이 빠르게 스치고, 전두환 대통령의 취임 선서가 서서히 겹친다. ‘5공 청문회’에서 노무현 의원은 전 대통령을 고함으로 꾸짖는다. 최근부터 80년 안팎까지 숨가쁘게 훑어내려간 뒤, 궁정동 안가의 팽팽한 긴장감 속에 이야기가 시작된다.
문화방송 특별기획드라마 <제5공화국>의 시사회가 20일 열렸다. 24일 방송될 2부 ‘운명의 총소리 10·26(2)’의 앞부분에 몽타주 형식으로 만들어진 프롤로그를 더했다. “베우스 논 불트”가 육중한 합창으로 울려퍼지고, 1979년 10월26일 저녁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벌어진 일들이 펼쳐졌다.
심수봉(신동미)의 기타 반주에 맞춰 신재순(조미나)이 노래를 부른다. 박정희(이창환)의 입가에 미소가 흐르는 순간, 안절부절하던 김재규(김형일)는 총을 꺼내 차지철(정호근)에게 발
미리 본 <제5공화국> “빠른 속도감 극적긴장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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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전상서>가 무려 7주 연속 시청률 1위를 차지한 가운데, MBC 일일드라마 <굳세어라 금순아>와 SBS 주말 드라마 <그린로즈>의 강세가 2주 연속 지속되었다. 한편, 10위 안에는 들지 못했지만 시청률 20%를 돌파하며 20위권에 진입하여 13위를 기록했던 <불량주부>는 지난 주간, 2계단 상승하여 11위를 기록했다. 이 기세를 이어가면 <불량주부>는 10위권에 진입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1981년 <제1공화국>부터 시작하여 <제4공화국> 이후 10년만에 선보이는 MBC의 야심작 <제5공화국>(임태우 연출, 유정수 극본 )이 박 대통령 시해 사건을 다루면서 23일 밤에 첫 전파를 탔다. 방영 전부터 ‘5공 주역’들이 대본 수정을 요구해서 논란이 되었는데, 23일 1회 시청률은 11%, 2회 시청률은 13.5%를 기록했다. 같은 시간대에 경쟁하는 KBS1 대하드라마 &l
<부모님 전상서> 부동의 1위, MBC 드라마 <제5공화국>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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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트맨 비긴즈>는 앞서 만들어진 배트맨 영화들과 어떻게 다른가?”라는 마땅한 궁금증에 대해 외신이 전하는 첫 대답은 “어둡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당연히 짜증스레 반문할 수 있다. 요즘 프랜차이즈 블록버스터치고 전작보다 어둡다는 말 빼놓는 영화도 있던가? 그러니까 문제는 어둠의 색깔이다. 메가폰을 잡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메멘토> <인썸니아>)이 떠안은 궁극적인 과제도, 시리즈를 곤경에 빠뜨린 조엘 슈마허 감독의 3, 4편과 어떻게 절연하느냐- 그것은 기본이다- 가 아니라, 팀 버튼의 1, 2편과 어떻게 차별화하느냐였을 것이다. 그리하여 작가 데이비드 S. 고이어와 크리스토퍼 놀란이 선택한 전략은 단순하고 과감하다. <배트맨 비긴즈>는 현실적인 심리적 동기를 가진 스릴러를 표방한다.
백만장자의 어린 아들 브루스 웨인(크리스천 베일)은 부모가 피살되는 광경을 목격한 뒤 분노에 찬 젊은이로 성장한다. 강하고 초월적인 존재가 되
배트맨의 기원을 찾아서, 해외신작 <배트맨 비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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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르크로 갈 몬테 사미엔토, 몬로비아로 갈 알내슬 스타. 화물선들이다. 반대편에는 대형 LNG선 두척이 위용을 자랑한다. 그들 사이에는 이순신 장군이 첫 승전고를 울렸던 옥포 앞바다가 수평선을 내보이며 드넓게 펼쳐진다. “달리세요”라는 유상욱 감독의 신호가 떨어지면, 해안도로 위에서 옅은 갈색 작업복을 입은 화연(김유미)이 힘차게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바닷바람을 가른다. 화연이 자전거에 몸을 맡기고 달리는 동안 부슬부슬 내리는 빗방울 사이로 크레인을 타고 소니F900 카메라를 쥔 구재모 촬영감독이 허공에 떠오른다.
이곳은 영화 <종려나무숲>의 촬영현장인 경남 거제시 아주동 1번지 대우조선소. 여주인공 화연은 조선소가 자체 개발했고, 바퀴가 64개나 달린 500t급 화물운송차량을 운전하는 트랜스포터로 일한다. 3월부터 촬영은 시작되었지만 아직도 현장을 지나는 노동자들은 구경을 위해 발걸음을 멈추기 일쑤. HD영화 <종려나무숲>은 <욕망>의 HD
유상욱 감독의 6년만의 외출, <종려나무숲> 거제도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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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칸영화제(5월11~22일)의 심사위원단 명단이 4월24일 공개됐다. 그 어느 때보다도 다양한 국적과 분야의 인물들로 진용이 짜여져서 눈길을 끈다. 보스니아 출신 감독 에밀 쿠스투리차를 심사위원장으로 내세운 이번 경쟁부문 심사위원단은 멕시코 출신 여배우 셀마 헤이엑과 스페인 출신 하비에르 바르뎀, 오우삼 감독, ‘누벨바그의 어머니’ 아녜스 바르다, <육체의 학교>의 감독 브누아 자코, <미치고 싶을 때>의 감독 파티 아킨, 미국 소설가 토니 모리슨 등으로 구성됐다. 파티 아킨 감독의 신작<Crossing The Bridge>는 비경쟁부문에서 특별 상영될 예정이다.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의 심사위원장에는 재기넘치는 인디영화 감독 알렉산더 페인이 선임됐다. 김기덕 감독의 <활>이 이 부문에 초청됐다. 황금카메라상 부문은 예전에 발표된 대로 이란감독 압바스 키아로스타미가 심사를 맡는다. 황금카메라상은 신인 감독에게만 주어지는 상이다.
[칸 2005] 올해 심사위원들 각양각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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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독의 TV감상실] <앨리 맥빌> 중 가장 맘에 드는 에피소드
[올드독의 TV감상실] <앨리 맥빌> 중 가장 맘에 드는 에피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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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영화 <주온>의 리메이크작으로 북미지역에서 2주간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면서 일본 호러의 위세를 떨쳤던 <그루지>. 오는 7월 22일 감독판으로 선보일 일본판 DVD에는 <그루지>의 원안이 된 2개의 오리지널 단편이 수록된다.
부록으로 포함되는 이 단편들의 제목은 <4444444444>와 <방구석>으로, <그루지>의 감독인 시미즈 다카시가 비디오판 <주온>에 앞서 제작한 호러물이다. 1998년 일본의 옴니버스 호러 드라마 <학교의 괴담 G>를 통해 방영되었으며, 시미즈 다카시의 프로필에서 <주온> 시리즈의 원안으로 소개됐던 작품들이다. 그 외, 일본판 <그루지> DVD에는 샘 레이미, 사라 미셸 갤러, 시미즈 다카시 등이 참여한 음성해설과 제작과정을 담은 다큐영상, 삭제 장면 등이 포함된다.
<그루지>는 <스파이더맨>의 감독 샘 레이미가 일본 호러
<그루지> 일본판에 오리지널 단편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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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DVD로 보는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시대극 <스팔타커스>는 고맙게도 1991년에 복원된 완전판이다(2004년 발매된 SE DVD 기준). 이 완전판의 상영시간은 3시간 18분으로, 1960년 시사회를 통해 공개되었던 최초의 상영판인 3시간 22분판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원래의 작품 의도를 최대한 살려낸 버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후 검열을 받지 않은 상태로 일반 공개된 것이 3시간 9분판, 그리고 마르쿠스(로렌스 올리비에)가 안토니누스(토니 커티스)를 성적으로 유혹하는 유명한 장면 등이 검열로 인해 삭제되어 다시 공개된 것이 3시간 2분판, 그리고 1967년에 재상영된 버전이 대폭 단축된 2시간 41분판이다.
흔히 <스팔타커스>에서 삭제된 장면 하면 앞서 말한 로렌스 올리비에의 유혹 장면을 대표로 꼽지만,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 역시 완전판과 1967년판이 크게 다르다.
<스팔타커스>의 마지막 장면은 반란에 실패하여 사형을 선고받은 스팔
<스팔타커스 SE> 두 가지 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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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볼 때면 종종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것을 절감한다. 누군가는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그 말도 맞다. 특히 <숀 오브 데드>처럼 제작진 자신들이 좋아하는 영화를 바탕으로 하여 만들고 싶은 영화를 즐기듯 내놓은 작품을 볼라치면 더욱 그러하다. 감독 에드가 라이트와 주연 사이먼 펙이 참여한 오디오 코멘터리에는 <숀 오브 데드>에 인용, 패러디, 심지어는 아예 그대로 베껴진 영화들의 목록이 쉴 새 없이 늘어서 있다. 좀비 영화의 거장 조지 로메로(DVD 자막은 ‘로메오’로 오기)와 감독이 앵글을 참고한 존 카펜터는 기본이다.
제일 난감한 건 영국(이 영화는 로맨틱 코미디의 명가 워킹 타이틀 제작이다)의 TV 시리즈에 대한 언급이다. 더욱이 감독과 주연을 비롯, <숀 오브 데드>는 영국 채널 4의 인기 시트콤 <스페이스드>의 제작진이 그대로 합류했기 때문에 코멘터리의 4분의 1은 이에 관한 이야기다. 솔직히 고백하면 필자는
<숀 오브 데드> 아는 것이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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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아누 리브스, 레이첼 와이즈 주연의 스릴러 <콘스탄틴>이 6월이나 7월경 미국에서 출시될 예정이다. 정확한 출시일은 아직 미정이지만, 와이드스크린과 풀스크린의 두 가지 버전으로 나오며 돌비 디지털 5.1 사운드가 포함된다는 것은 확인된 상태.
부록으로는 미공개 결말을 비롯한 18분 분량의 삭제 장면과 예고편, DVD롬 전용 컨텐츠가 들어갈 예정이다. 국내 극장 공개시 미국보다 1주일 먼저 개봉한 전례를 따라 국내판 DVD도 비슷한 시기에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콘스탄틴> 사양과 이미지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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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라는 매체가 흥미진진한 진짜 이유는 번지르르한 최신작들보다 오히려 영화 개발 초기에 나온 구닥다리 무성영화들에서 더 쉽게 찾을 수 있다. 영화야 때를 잘 맞추면 그냥 극장에서 봐도 된다. 하지만 운 좋게 무성영화들을 상영하는 극장 근처에 살지 않는 사람들에게 DVD는 루이즈 브룩스나 메리 픽포드와 같은 무성영화 스타들의 고전을 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기회이다.
지금까지 마일스톤사는 꾸준히 흥미진진한 무성영화의 고전들을 발매해왔다. 어떤 것들은 영화 교과서에서나 간신히 접할 수 있었던 책 속의 고전들이고, 어떤 것들은 오래 전에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졌다가 재발견된 영화들이다.
E. A. 뒤퐁의 <피카딜리>는 그 중간 지점에 위치한다. 몇몇 연구가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현대 관객들에게 <피카딜리>는 낯선 제목이다. 하지만 할리우드 고전 영화들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이 영화의 주연 배우 이름은 한 번 들어봤을 것이고 누군지도 알 것이다. 안나
듀나의 DVD 낙서판 <피카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