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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쉬튼 커처(27)가 신작<우리, 사랑일까요?>(A Lot Like Love)의 개봉을 앞두고 장난스러운 내기를 해서 눈길을 끌고 있다. 4월19일 방영된 미국 TV연예프로그램<액세스 할리우드>에서 “내 영화가 미국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다면 속옷 모델로 나서겠다”고 공언했다. 커처는 “나는 실제로 제작 파트너와 내기를 했다. 어떻게 될지 두고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미 유명 의류브랜드의 모델로 활동하고 있지만 속옷 모델을 한 적은 없다.
4월22일 미국에서 개봉하는 <우리, 사랑일까요?>는 애쉬튼 커처와 아만다 피트가 출연한 로맨틱 코미디다. 같은 날 개봉하는 <King's Ransom>과 <인터프리터>등 역시 와이드 릴리즈로, 만만찮은 공세를 펼칠 예정이다.
사실 이번 영화에서 애쉬튼 커처가 첫 누드신을 찍었기 때문에 속옷 모델은 대단한 일이 아닌 것처럼 보인다. 게다가 “누드로 있기를 좋아한다”면서 “누드신 촬
애쉬튼 커처, 신작이 1위하면 속옷모델로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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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의 추억> DVD에는 총 7가지 삭제 장면이 부록으로 수록돼 있다. 봉준호 감독은 음성해설을 통해 왜 본 영화에서는 빠져야 하는지 상세히 설명해주고 있다. 그 중에서 ‘조용구의 수사장면’은 편집의 리듬 때문에 삭제되어야 했던 장면. 영화 속에서 박형사는 무모증의 남자를 찾기 위해 대중 목욕탕을 찾고 서형사는 범인이 보낸 것으로 여겨지는 엽서를 찾기 위해 방송국을 찾는다.
그런데 조형사는 놀고만 있었냐고? 그럴리가. 그는 탐문수사를 명목으로 집창촌을 찾아, 평소 잘 알고 지내는 윤락녀에게 ‘옷 한벌 빼줄테니 털없는 남자를 보면 신고하라’고 이야기한다. 마초적인 조형사의 성격에 딱 어울리는 수사(?)라서, 목욕탕에서 여러남자들을 힐끔거리는 박형사의 모습 만큼이나 실소가 나오는 장면이다. 물론 난지도 쓰레기장까지 가서 고생하는 서형사는 더더욱 불쌍해보인다.
<살인의 추억> 특명! 무모증을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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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노아 대지를 피폐화시키고 백성들을 절망에 빠트린 ‘뱅쿠 전쟁’. 산고트 왕과 그가 이끄는 괴물들을 물리치고 전란을 종식시킨 전사 오르트루드는 이후 성왕이라 불리며 두한 왕국을 치세로 이끌게 된다. 허나 평화란 그리 오래가지 못하는 법. 20년의 세월이 흐른 뒤, 수수께끼의 마녀 아우로라는 두한 왕실에 저주를 내리고, 불현듯 생겨난 미궁은 왕국 전체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운다. 무시무시한 괴물들과 죽음의 함정, 끝을 알 수 없는 미로로 이루어진 칼만의 미궁. 왕국의 정예 기사단도 속수무책인 그곳에 일군의 모험자들이 나타난다. 마녀의 저주로 죽음을 기다리고 있는 왕이 미궁의 수수께끼를 풀고 왕국을 구하는 자에게 큰 포상을 약속한 것이다. 자, 그대 역시 부와 명예를 위해 목숨을 건 모험을 떠나지 않겠는가.
<부신 제로>는 한글화된 정통파 스타일의 던전 탐험 RPG로 최근 주목 받고 있는 플레이스테이션 2용 게임이다. 던전 탐험 RPG가 어떤 것인지 우선 간단히 짚고 넘어간
이달의 게임 <부신 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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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주인공인 최초의 작품을 만들면서 픽사가 감독직을 내부에서 찾지 않고 브레드 버드에게 맡긴 것은 그가 단지 존 레세터의 동문이었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살인병기 보다는 수퍼맨이 되길 원하며 장렬히 산화했던 ‘아이언 자이언트’에서 레세터는 수퍼 영웅의 진면모를 보았던 것이다.
<엑스맨>에 <사이보그 009>의 캐릭터들을 합친 듯한 인크레더블 가족들은 <아이언 자이언트>와 같은 시대적 배경에서 거침없는 초능력을 발휘하다가도 가족간의 갈등을 베르히만의 영화속 주인공들처럼 보여주기도 한다. 결국 픽사의 작품중 가장 긴 상영시간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인크레더블>은 감동과 재미의 픽사식 혼합비율과 함께 또 한편의 성공담을 일구어 내었다.
<몬스터 주식회사>의 셀리가 가진 긴 털의 섬세함 보다는 3D에 2D를 합친 듯한 단순한 캐리커쳐 작화를 추구한 <인크레더블>의 영상은 <토이스토리>를 연상케 하는 ‘인
<인크레더블> 픽사 제작과정을 한 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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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시장에 있어서 감독판, 무삭제판, 확장판과 같은 제목들은 그 타이틀의 흥행과 직결되는 보증수표이다. 때문에 미국이나 일본에 비해 DVD가 아직 대중화를 이루지 못한 국내에서도 극장과는 ‘조금이라도’ 다른 버전의 영화를 DVD로 선보이는 것이 소비자들의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
<위대한 유산>에 이어 임창정과 두 번째로 호흡을 맞춘 오상훈 감독의 신작 <파송송 계란탁>은 DVD를 통해 극장 개봉 이전의 첫 번째 편집본을 뜻하는 ‘A-Cut 버전’을 수록하는 색다른 시도를 보여주고 있다. 이로써 우리는 극장판에 비해 15분 가량이 추가되어 122분의 상영시간을 갖는 새로운 버전의 영화를 볼 수 있게 되었지만, 아쉽게도 전체적인 극의 흐름을 바꿀만한 중요한 장면은 추가되지 않았다.
물론 그러한 장면은 시나리오 상에서도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는 설명이 더욱 정확하다. 하지만 이 A-Cut은 임창정과 아역배우 이인성이 티격태격하며 부자간
<파송송 계란탁> 극장과는 다른 A-Cut 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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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따뜻하고, 이미 완전한 오즈의 세계
오즈 야스지로의 <태어나기는 했지만>
오즈 야스지로는 1903년 12월12일 태어났다. 그리고는 1963년 12월12일 60살 되던 생일날 세상을 등졌다. 습관처럼 오즈에 대한 이야기를 이렇게 시작하고 나면, 우연이든 운명이든 시작과 끝을 일치시켜 삶을 살다간 그의 윤회 과정에 언제나 소름이 돋는다. 2003년 겨울, 도쿄 외곽 사원에 있는 그의 묘지를 찾았을 때 그는 다른 이웃들과 거기 그렇게 조용히 묻혀 있었다. <태어나기는 했지만>이라는 제목을 중얼거리는 순간 그 묘지의 차갑고도 평온한 풍경이 떠오른다. 태어남과 죽음이 같은 의미로 공존하는 오즈의 영화이어야만 가능한 연상일 것이라고 믿는다.
오즈가 일본영화를 대표하는 작가가 된 것은 친구 야마나카 사다오를 경쟁자로 삼아 형식을 고민하고, 미국영화를 무척이나 즐기면서 보냈던 그 전전 초창기 시절 이후의 일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알고 있는 오즈적인
<씨네21> 10주년 기념 영화제 [8] - 아시아영화 베스트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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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을 압도하는 서정
샤트야지트 레이의 <길의 노래>
샤트야지트 레이는 첫 영화가 될 <길의 노래>의 촬영을 1952년에 시작했지만 제작비 마련이 여의치 않았던 탓에 3년 뒤에나 완성을 볼 수 있었다. 결코 바짝 죈 상태가 아니었던 그 오랜 기간 사이에는 자연히 많은 공백들이 있었는데, 때론 그런 공백이 레이에게 실망이 아닌 격려를 주기도 했다. 인도에서 최초의 국제영화제가 열렸을 때가 그 예가 되는 경우였다. 당시 촬영에서 손을 놓고 있던 레이는 극장으로 달려가 2주일간 하루에 네편씩의 영화를 보았다. 그렇게 해서 그가 접했던 영화들 가운데 특히 레이에게 깊은 인상을 준 것은 구로사와 아키라의 <라쇼몽>(1950)이었다. 3일 연속으로 이 영화를 보았다는 레이는 그것에서 영화감독의 손길이 얼마만큼 황홀한 통제력을 발휘할 수 있는가에 대한 산 증거를 보았다. 그렇지만 레이는 구로사와의 비범한 연출력 앞에서 주눅이 들기보다는 자기도 그에 필
<씨네21> 10주년 기념 영화제 [7] - 아시아영화 베스트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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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을 메운 진짜 피와 뼈
구로사와 아키라의 <7인의 사무라이>
2005년의 사람들은 영화를 게임처럼 만든다. 1954년의 구로사와 아키라는 영화를 전쟁하듯 만들었다. 구로사와는 스탭과 배우들을 이끌고 이즈의 산속에 지은 오픈 세트장에서 1년 이상 그야말로 악전고투를 치른 끝에 <7인의 사무라이>를 완성해냈다. 제작과정에서 수많은 사고들이 잇따라 일어나는 가운데 심지어 마지막 빗속 전투장면을 촬영하다 스탭 한명이 사고로 죽기까지 했다. 그러니까 지금 이 영화를 다시 보는 것은 게임을 그만두고 전쟁의 한복판에 뛰어드는 것이다. 이제 더이상 화면 안의 인물들은 아바타가 아니다. 비가 쏟아지는 장면에서 배우들은 비를 맞아야 한다. 말이 쓰러질 때 그 위에 탄 인물은 정말 쓰러져야 한다. 아무리 연기라 할지라도 거기에는 육체의 사실주의, 피와 뼈의 리얼리즘, 상처와 먼지의 리얼리티가 있다. 화면에는 늘 눈속임이 있다고 해도 우리는 화살이 날아갈 때 정말
<씨네21> 10주년 기념 영화제 [6] - 아시아영화 베스트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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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향한 조용하고 격렬한 관찰
<송환>
망각이 꼭 역사의 적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적어도 영화의 적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특히 요즈음에는 많은 영화들이 너무 빨리 나타났다 사라지고 또 그만큼 빠르게 잊혀진다. 그리고 슬픈 일이지만 심지어 어떤 이들은 빠르게 잊혀지기 위한 영화들을 만들기까지 하는 게 사실이다. 그런 가운데, 서두르거나 초조해하지 않고, 뒤에 남겨진 흔적들을 꼼꼼히 다시 더듬으면서, 현실의 변화의 추이를 세심하게 뒤쫓으면서, 시종일관 미래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으며 작업하는 김동원 감독 같은 이가 우리 곁에 있다는 건 참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의 오랜 (노력이라기보다는) 기다림의 결실인 <송환>은 오래도록 기억되고 논의되어야 할 우리 시대의 걸작 가운데 하나이다.
인물 다큐멘터리에 사람들의 얼굴이 담기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그 얼굴들이 모여 스스로 하나의 역사를 이루고 세상의 형상을 만들어내게끔 하는 것이 그리
<씨네21> 10주년 기념 영화제 [5] - 한국영화 베스트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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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를 다룬 최고의 영화
<박하사탕>
이 글을 쓰고 있을 때, 김형욱 전 중앙정보부장이 어떻게 죽었는지 알게 되었다. 그는 파리 외곽의 양계장 분쇄기에 머리부터 넣어져서 닭모이가 되었다고 한다. 진실의 한 자락을 들추었을 뿐인데 엽기적인 공포영화의 한 장면이 실제 상황으로 다가온다. 2005년에도 우리의 현대사는 여전히 직면하기 어려운 무시무시한 공포의 대상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 무서운 시대를 다룬 <박하사탕>을 5년 만에 다시 보았다. 한국 현대사를 다룬 일련의 영화들(시대순으로 나열하면, <역도산> <효자동 이발사> <실미도> <그때 그 사람들> <살인의 추억>)을 보고 나서 다시 본 영화는 어떤 울림을 자아냈다. 1999년에서 1979년까지 거슬러올라가는 <박하사탕>은 <살인의 추억>을 지나 <그때 그 사람들>의 시간에서 멈춘다. <박하사탕&
<씨네21> 10주년 기념 영화제 [4] - 한국영화 베스트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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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11일부터 22일까지 열리는 칸영화제 라인업이 4월19일 발표됐다. 28개국에서 온 초청작 53편은 한층 다양한 지역색을 반영하고 있다. 총 20편의 경쟁부문 초청작에서는 거장감독들이 대거 복귀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빔 벤더스, 구스 반 산트, 짐 자무시, 라스 폰 트리에, 허우샤오시엔, 다르덴 형제, 아톰 에고이앙 등이 황금종려상을 두고 겨루게 된다.
집행위원장 티에리 프레모는 기자회견에서 올해 라인업의 특징에 대해 “작년이 절충주의였다면, 올해는 ‘작가영화’를 화두로 삼았다”면서 “로버트 로드리게즈의 <씬 시티>부터 아모스 지타이의 <프리 존>까지 각양각색의 영화들을 초청한 것이 그 증거”라고 밝혔다.
아시아와 라틴 아메리카 영화의 강세도 또 다른 특징이다. 경쟁부문에 초청된 아시아 감독들은 허우샤오시엔, 왕 샤오슈아이, 두기봉, 마사히로 고바야시 등. 한국영화는 경쟁부문에 한 편도 포함되지 않았으나 비경쟁부문에는 <달콤
[칸 2005] 제58회 칸영화제 초청작 목록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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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의 희귀한 한순간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1996년 데뷔 이래 지금까지 홍상수의 영화에 관한 논의는 넘쳐흐를 만큼 많지만, 그의 영화를 말하는 건 여전히 난감한 일이다. 언어로 그의 영화를 붙잡으려는 순간 그의 영화는 그곳에 없다. 본질적으로는 모든 영화가 그렇긴 하다. 하지만 홍상수의 영화는 의미의 생성을 방해함으로써 문자 언어의 구애를 애초에 외면한다. 그의 영화를 말할 때, 자크 데리다 같은 해체주의자의 개념을 동원하려는 빈번한 시도는 그래서 자연스럽다. 심지어 “이 시나리오는 라캉과 들뢰즈를 독해하고 만들어졌음에 틀림없다” 같은 놀라운 추론까지 나온다. 물론 그런 논의도 끝에 가면 대개 후기구조주의의 언어만 남고, 영화는 사라진다.
1996년 5월의 어느 날, 지금은 사라진 코아아트홀에서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을 만났다. 감독은 생소했고 그런 영화의 시사회가 있다는 사실도 전날 알았으므로, 의무감으로 가긴 했지만 전날
<씨네21> 10주년 기념 영화제 [3] - 한국영화 베스트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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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2004 한국영화 베스트 10
최종 결과(괄호 안 숫자는 설문 답변에서 언급한 횟수)
역사를 향한 조용하고 격렬한 관찰, <송환>(32)
현대사를 다룬 최고의 영화, <박하사탕>(26)
살벌한 리얼리즘의 잔혹동화, <살인의 추억>(24)
한국영화의 희귀한 한순간,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22)
이명세표 스타일의 경이로운 성과, <인정사정 볼 것 없다>(22)
유례없이 괴상한 데뷔작, <지구를 지켜라!>(19)
한국영화의 진정한 원류! <춘향뎐>(18)
박찬욱 최고의 걸작, <복수는 나의 것>(18)
우리 안의 괴물을 끄집어내는 판타지, <빈 집>(16)
누구도 성취 못한 불온함의 미학, <넘버.3>(16)
공수창 초록물고기 | 공공의 적 | 넘버.3 | 간첩 리철진 | 접속 | 8월의 크리스마스 | 인정사정 볼 것 없다 | 공동경비구
<씨네21> 10주년 기념 영화제 [2] - 한국영화 베스트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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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의 10년, 아시아영화의 110년
10주년을 맞이한 <씨네21>이 4월22일부터 14일 낮과 밤에 걸친 잔치를 벌인다. 다른 주제의 파티는 생각할 수 없었다. <씨네21> 독자와 영화의 연인들을 초대한 이 간소한 연회가 내놓는 차림표는 한국과 아시아의 걸작영화 스무편이다. 한국영화는 <씨네21>이 태어난 1995년부터 10년간 제작된 영화 중 베스트를 선정했고, 아시아영화는 110년 역사를 대표하는 거장들의 작품을 모았다.
창간 기념 영화제를 위해 <씨네21>은 100여명의 영화담당 기자, 평론가, 감독들에게 지난 10년간 최고의 한국영화 10편을 뽑아달라고 부탁했고 그중 51명이 회신을 보냈다. 감독 13명, 촬영감독 1명이 포함된 응답자 리스트에서 다수를 차지하는 답변자는 기자, 평론가이며 <씨네21> 필진의 비중이 크다. 각자 순서없이 뽑은 10편을 모아 가장 많이 언급된 영화 10편을 베스트 10에 선정했
<씨네21> 10주년 기념 영화제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