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은영화 김미희 대표는 올해 <씨네21>의 파워50 설문조사 결과 41위에 랭크됐다. 2002년 <신라의 달밤>으로 10위에 올랐던 그는 이후 3년 동안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해 <아라한 장풍대작전> <여선생 vs 여제자> <발레교습소> 등 한해에 3편이나 되는 영화를 내놓았지만 기대에 걸맞은 성과를 내진 못했고, 급기야 2005년 조사에서 무려 20계단이나 떨어지며 충무로의 관심의 초점에서 멀어진 듯했다. “이번에 안 되면 목매달아 죽을지도 몰라”라고, <혈의 누> 개봉을 앞두고 농담으로 흘려듣기에 과한 발언을 수차례 내놓았던 그가 드디어 원기를 회복했다. 5월4일 개봉한 <혈의 누>는 어두운 시대극이라는 점에서 흥행을 예상하는 이가 많지 않았던 영화. 그러나 <혈의 누>는 본격적인 성수기라고 볼 수 없는 시기인데도 불구하고 평일에도 8만명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개봉 6일 만에 전국 100만명
관객 100만명 넘은 <혈의 누> 제작한 좋은영화사 김미희 대표
-
월화드라마 중 최강자인 <불량주부> 후속으로 또 하나의 화제작이 이어진다. 오는 5월23일부터 방송을 시작하는 <패션 70s>는 1970년대 패션계를 다루는 독특한 소재와 2003년 돌풍을 일으켰던 <다모> 이재규 PD의 작품이라는 점, 결혼과 출산으로 연예계를 떠났던 이요원의 복귀작 등의 이유로 일찍부터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다. SBS가 ‘광복 60년 대기획’이라는 거창한 타이틀을 붙여 내놓은 야심작이다.
24부작으로 이루어진 이 드라마는 20∼30대 젊은 시청자를 대상으로 한 ‘화려한 시대극’을 표방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1970년대를 다룬 시대극은 암울한 현대사와 가난했던 생활상에 초점을 두는 경우가 많다. 그 시절에 대한 추억을 떠올리게 하고 향수를 자극함으로써 시청자의 호응을 얻었던 것. 그러나 <패션 70s>는 좀 다르다. 70년대가 배경이지만 결코 어둡고 칙칙하지 않다. 해방 이후부터 70년대까지 역사적 사실에 기반을 두고
70년대의 ‘사랑과 야망’ 속으로, <패션 70s>
-
마틴 스코시즈 감독작으로 청춘스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전설적인 갑부 하워드 휴즈의 생애를 연기한 영화 <에비에이터>가 오는 6월 비트윈에서 출시된다.
먼저 6월 3일에는 저렴한 가격의 1장짜리 DVD가 선을 보이고, 부록 디스크를 포함한 2장짜리 DVD는 6월 29일에 발매될 예정이다.
2.35:1 아나모픽 와이드스크린 화면비와 돌비 디지털 5.1 음향을 지원하는 본편과 함께, 마틴 스코시즈 감독의 음성해설 및 삭제 장면 메이킹 필름 등이 부록으로 수록될 전망. 하워드 휴즈의 삶을 조명한 히스토리 채널의 다큐멘터리도 포함되기 때문에 그의 실제 인생과 영화를 비교해보는 재미도 기대된다.
명감독, 명배우들이 엮어낸 수준 높은 드라마와 특수효과로 빚어낸 화려한 영상이 돋보이는 작품이므로 DVD로서 더더욱 기대되는 타이틀이다.
<에비에이터> DVD 하워드 휴즈 다큐멘터리 수록
-
미드나잇 채널 5월23일(월)∼26일(목) 밤 12시
원하는 모든 쾌락이 통하는 곳, 온갖 변태스런 행위도 가능케 하는 파라다이스! 에로영화 마니아들에게 ‘일본’은 그야말로 꿈과 환상으로 가득한 별천지다. ‘어둠의 통로’로 일본 AV를 접하며 나름의 상상을 키웠을 이들에게 미드나잇 채널의 <일본 섹스 원정대>는 좀더 구체적인 그림을 그려볼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 같다.
<일본 섹스 원정대>는 일본 성인산업의 진수를 보여주는 일종의 르포 다큐로, 한국인 남자 배우와 재일 동포 배우 둘이 일본의 유명 성인업소를 체험(탐방이 아닌)하는 과정을 상세히 보여준다. 이들이 가는 곳은 한국의 증기탕과 비슷한 ‘소프란도’, 가학적인 성행위를 즐기는 ‘SM 카페’, 여성의 자위를 구경하는 ‘오나크라’와 ‘노조키’ 등. 이중 소프란도는 남성이 자신의 취향에 맞는 여성을 고르면, 그들로부터 여러 서비스(샤워 뒤 남성의 몸 구석구석에 젤을 발라 애무하거나
[TV 성인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쾌락을 맛본다! <일본 섹스 원정대>
-
-
MBC <안녕, 프란체스카>에서 왜 프란체스카는 두일이를 사랑하게 됐을까. 두일이는 프란체스카 가족이 늘 말하듯 그리 인기있을 남자도 아니고, 이켠과 일합을 겨룰 정도로 멍청하단 소리도 듣는데 말이다. 하지만 사실 프란체스카는 당연한 선택을 했다. <안녕, 프란체스카>의 세계에서 정상적인 남자를 찾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앙드레는 무능력한데다 말만 많은 도박 중독자고, 이켠은 바보이며, 그의 친구는 아직도 어머니에게 손벌리는 백수에 드라마와 영화 속의 세계에 빠져 있다. 그나마 괜찮은 남자가 한번 나오나 했더니 알고보니 게이다.
<안녕, 프란체스카>에서 생활력 있고 사고방식도 정상적인 남자는 딱 두 사람, 남자라기보다는 엘리자베스의 ‘선생님’인 ‘장쌤’과 두일뿐이다. 반대로 여자들인 소피아나 프란체스카는 집안‘일’을 하고, 엘리자베스는 직장이 있으며, 안성댁은 단숨에 전 재산을 찾을 정도의 능력이 있다. 그러니 안성댁이 “그래서 난 퐈~보 남자만
유쾌한 요지경 세상, <안녕, 프란체스카>
-
<EBS> 5월21일(토) 밤 11시40분
‘누군가 그가 겪고 있는 삶의 미궁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한다.’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의 <8과 1/2>은 이같은 감독의 초고로부터 출발했다고 전해진다. 이미 <길>이나 <달콤한 인생> 등의 영화로 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의 새로운 적자임을 자임하고 있었던 펠리니 감독은 당시 슬럼프를 겪고 있었으며 이를 영화에 그대로 반영하고자 했다. 혼란과 백일몽의 연속, 과거에 관한 추억과 초현실적 모티브가 어지럽게 얽혀 있는 영화 속 분위기는 그러므로 나름의 이유가 있다. 기호학자 크리스티앙 메츠는 “무능력에 관한 위대한 창조적 명상법을 창안한 작품”이라며 <8과 1/2>을 설명하기도 했다. 영화감독 귀도는 어느 날 자신이 공중으로 솟아올랐다가 추락하는 꿈을 꾼다. 지금까지 8편의 영화를 만든 감독 귀도는 다음 영화로 자전적 영화를 만들고 싶어하지만 몹시 지쳐 있는 상태다. 온천에 가지만 그곳에서도
펠리니의 모더니즘, 그 시작, <8과 1/2>
-
<KBS 1> 5월19일(목) 밤 12시55분
제1회 서울환경영화제에서 기획한 옴니버스 프로젝트 <1, 3, 6> 중 한편인 장진 감독의 <소나기는 그쳤나요?>가 방영된다. 황순원의 <소나기>에서 소녀가 죽은 이후 소년은 어떻게 풋사랑의 상처를 극복했을까? 소녀의 죽음을 아파하는 소년은 그녀의 유품을 받아들고 슬퍼한다. 그리고 서울로 올라가 소녀 친구의 생일을 축하해준다. 애처롭고 가슴 찡한 어린아이들의 순박한 사랑 이야기가 잔잔하게 펼쳐지면서, 그 속에 장진 감독 특유의 독특한 상황묘사와 맛깔스런 대사들이 재미를 전해준다. 어김없이 소나기는 내리고, 또다시 어여쁜 전학생은 찾아온다. 자연의 아름다움과 그 속에 남아 있는 순수의 소중함을 일깨운다. 어린아이들의 사랑이 간지럽지만 무지 찡하다.
홍덕표 감독의 <남자다운 수다>는 최근 단편애니메이션이 우리 주변환경과 인물들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했음을 알려주는 청신호이다. 판타
[독립영화관] 환경영화제 옴니버스 프로젝트 <소나기는 그쳤나요?> 外
-
<EBS> 5월22일(일) 밤 11시40분
‘1960년대 한국 누벨바그의 기수.’ 김수남 교수가 이성구 감독을 평가하는 말이다. 그의 대표작인 <장군의 수염>은 이어령의 원작소설을 당대 청년문화의 기수 김승옥이 각색하여 시나리오를 쓰고 역시 당대 영화기술의 샛별 장석준이 촬영한 작품이다.
산동네 하꼬방에서 사진기자 김철훈이 의문의 죽임을 당한다. 이에 노련한 노형사가 그의 사인을 조사하면서 주변인물들을 집요하게 추궁하다가 한때 김과 동거생활까지 한 댄서 출신의 신혜를 만나 그가 신문사 사진기자이면서 소설가 지망생이자 지주의 아들이라는 사실 등 그에 대한 자세한 얘기를 듣게 된다. 월남가족인 김철훈은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고 방황하다가 자살하고 말았다는, 즉 김철훈이 지독한 고독으로 인해 환상에 사로잡혀 자살하고 말았다는 결론을 노형사가 얻게 된다는 것이 영화의 대강의 줄거리다.
원로 평론가 김종원은 이 작품에 대해 “한국영화의 수준을 한 차원 높여
[한국영화걸작선] 한국영화의 누벨바그, <장군의 수염>
-
몇주째 타블로이드 지면을 뒤덮고 있는 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의 스캔들이 사생활을 넘어 직업에까지 영향을 끼칠 듯하다. 그 대상은 두 사람이 함께 출연한 영화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 6월10일 미국 개봉을 앞두고 있는 이 영화는 서로의 정체를 모른 채 평범한 부부인 척하고 살게 된 두 킬러가 등장하는 액션영화다. 얼마 전 <월스트리트 저널>은 영화에 파트너로 출연한 배우들이 실제로 관계를 맺고 있을 경우 흥행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분석하면서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의 흥행을 점쳤다.
선례는 암울한 편이다. 대작 <클레오파트라>는 엘리자베스 테일러와 리처드 버튼의 불륜으로 타격을 입었고, 러셀 크로와 멕 라이언이 스캔들을 일으켰던 <프루프 오브 라이프>도 흥행에 실패했다. 영화 자체의 품질이 문제였지만, 제니퍼 로페즈와 벤 애플렉의 <질리>는 관객과 평단 모두로부터 조롱을 받아야 했다. T
[What's Up] 스캔들과 흥행, 비례? 반비례?
-
4년 전인 2001년, <씨네21> 통신원이 되어 처음 쓴 기사는 런던 한국영화제 기사였다. 내 기억이 맞다면, 그 기사는 이런 문장으로 시작된다. “런던은 한국영화의 불모지다.” 그리고 4년이 지난 뒤인 2005년 5월, 런던에서 열린 한국영화제는 그 규모에서나 인지도 면에서 지난 4년간 한국영화가 세계 영화지도에 어떤 식으로 자리잡게 되었는가를 확연히 보여준다. 이번 영화제에서 상영된 장편영화는 17편, 다큐멘터리영화 2편, 단편영화 3편. 영화의 편수도 편수지만 상영되는 영화들의 완성도와 다양성은 한국영화가 얼마나 많은 매력적인 다른 얼굴들을 갖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었다. 개막작 <역도산>을 시작으로, 한국의 고전영화에 속하는 <오발탄> <하녀> <마부>를 포함해서,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귀여워> <거미숲> <마이 제너레이션> <여자, 정혜> <시실리
[런던] 열띤 호응 속에 막내린 런던의 한국영화제
-
<터미네이터 2> DVD는 발매 당시 뛰어난 화질과 음질은 물론 멋진 메뉴화면과 방대한 부록들로 극찬을 받았던 타이틀이다. 지금은 그에 못지않은 대작 타이틀이 잔뜩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심리스 브랜칭’ 기술을 사용해 한 장의 디스크에 극장판과 확장판을 동시에 수록한 점 등 DVD의 장점을 모두 활용한 레퍼런스 타이틀로 지금까지 인식되고 있다(국내판의 경우에는 그 기능을 살리지 못하고 두 장의 디스크에 각각 따로 수록됐다).
한편으로 이스터에그로 감춰진 또 다른 엔딩을 찾는 재미도 부여하고 있는데, 바로 영화 속심판의 날인 ‘82997’(1997년 8월 29일)을 확장판 메뉴화면에서 입력하면 볼 수 있게끔 하고 있다. 이스터에그 찾기가 성공하면 영화의 명대사인 “미래는 결정되지 않았다(Future is not set)”가 글자로 표시되면서 엔딩이 다른 <터미네이터 2>를 감상하게 된다.
원래는 T-1000을 물리치고 T-800과 작별을 고한 사라 코너가
<터미네이터 2> 심판의 날은 오지 않았다?
-
제62회 베니스영화제(8월31일~9월10일) 개막작으로 홍콩감독 서극의 <칠검하천산>(Seven Sword)이 선정됐다. 비경쟁부문에 포함된 <칠검하천산>은 17세기 일곱 무사의 이야기를 담은 서사무협 판타지영화로, 1800만달러 규모의 한중일 합작영화다. 2004년 9월 이 영화에 캐스팅되어 화제가 됐던 김소연은 조선 출신의 혼혈 미인인 주인공 '녹주'로 등장해 무사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지만 결국 죽게 되는 비련의 여인을 연기했다. 이외에도 여명, 견자단, 양채니 등 여러 아시아 스타들이 출연한다.
이번 베니스영화제에서는 개막작과 함께 중국영화 100주년을 축하하는 의미로 리도섬 엑셀시어 호텔에서 무술을 테마로 한 파티가 열린다고 <버라이어티>가 전했다. 또한 영화제 집행위원장 마르코 뮐러가 <아시아 영화의 숨겨진 역사>(Secret History of Asia Cinema)라는 주제로 중국과 홍콩, 일본, 인도 등지의 영화들을 상영하는
베니스영화제 개막작, 김소연의 <칠검하천산>
-
“약간의 자폐 기질이 필요하다.” 외화번역을 하는 김은주(40)씨는 “자기와의 싸움”을 위해 작업할 땐 철저하게 외벽을 두른다. 오직 일에만 집중하기 위해서다. 그래야만 정확하게 내용을 전달하고 최대한 압축해서 뽑아내고 재미있게 대사를 튀겨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빠른 대사나 화자가 겹치거나 하는 부분들은 관객이 즉각적으로 화면과 자막을 연결할 수 있도록 ‘교통정리’를 해주어야 한다. 내용이 복잡하거나 상영시간이 긴 작품을 번역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넉넉잡아 1주일 정도. 얼마 전 자막시사까지 마친 올리버 스톤 감독의 영화 <애니 기븐 선데이>처럼 미식축구의 세계를 파고든 영화는 철저한 사전 준비가 필수다. 이 방면에 문외한인 그는 전문적인 용어와 게임 룰을 파악하려고 풋볼협회를 찾아야 했다.
여러 장르의 작품들을 번갈아 작업하다 보면 자칫 타깃을 놓칠 수도 있다. 멕 라이언이 나오는 <지금은 통화중>은 최대한 가볍고, 경쾌하고, 위트있게 말을 비틀어야
글자 수 헤는 밤과 낮, 외화번역 김은주
-
미라 소비노(33)는 금발의 백치미인이 유난히 잘 어울리는 배우다. <마이티 아프로디테>에서도 그랬지만 <노마진 앤 마릴린>에서도 ‘백치미인’ 마릴린 먼로가 그에게 딱이었다. 국내에 지각 개봉한 이 영화에서 그는 마릴린 먼로 특유의 걸음걸이와 어투, 헤픈 미소를 고스란히 재현했으며 텅 빈 얼굴로 자신에게 주어진 가혹한 운명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스파이크 리의 <썸머 오브 샘>의 다이아나 또한, 백치는 아니지만 남편의 외도를 쉽게 눈치채지 못할 만큼 어리숙하고 미련한 여자다. <마이티 아프로디테>의 백치미도 일품이었다. 삐딱거리는 걸음새하며 높은 톤의 목소리와 억양, 번잡스런 옷차림은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창녀의 이미지 그대로였다. 하지만 이건 미라 소비노가 만들어낸 이미지들일 뿐이다. 미라 소비노는 대단한 노력과 정교한 연기로 백치의 이미지를 뽑어냈다. <마이티 아프로디테>에서 날아가는 듯한 어투를 얻기
창녀에서 성녀까지, <마이티 아프로디테>의 미라 소비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