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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 반 산트부터 짐 자무쉬까지 - 거장들의 복귀작들
<라스트 데이즈> <히든> <아이> <만달레이> <어떤 폭력의 역사> <망가진 꽃들>
우선 이름값에 걸맞지 않게 답보상태를 보인 감독은 <진실이 있는 곳>의 아톰 에고이얀이다. 그는 자신의 캐나다-아르메니아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따라 역사의 퀼트를 짰던 전작 <아라라트>에서 한 발짝 후퇴한 결과를 내놨다. 한편, 해상 밀입국자들의 인권을 이탈리아 소년의 눈으로 본 <한번 태어난 이상 숨을 곳은 없다>의 마르코 툴리오 조르다나는 안이한 휴머니즘으로 일관할 뿐 아니라, 형식적으로도 갈팡질팡한다. 말할 것도 없이 범작이거나 실패작이다. 조용하게 자신만의 영화를 건설해온 두기봉과 고바야시 마사히로가 있지만, 작품의 힘으로 나머지 거장들을 넘어서지는 못했다.
반면, 구스 반 산트, 미카엘 하네케, 다르덴 형제, 라스 폰 트리에, 데이비드 크
제58회 칸영화제 중간 결산 [2] - 거장들의 신작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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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자무시·미카엘 하네케·구스 반 산트 등 칸 출신 거장들의 신작 호평
발가벗고 열광할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극장 안의 어둠을 칸 비치의 햇빛과 맞바꾸는 것이 올해 칸에서는 아깝지 않다. 기대를 품고 만난 거장들의 현재가 여전히 놀라움을 안겨준다는 것은 가슴 벅찬 경험이다. 지난 5월15일 일요일 <스타워즈 에피소드3: 시스의 복수>가 오전에는 월드 프리미어 상영으로, 오후에는 오케스트라와 다스 베이더까지 동원한 레드카펫 행사로 팔레 데 페스티벌을 하루종일 장악했던 것을 제외하고 올해의 칸은 매 과목 상위권 성적을 내는 단정한 우등생 같다. 거장들이 보내온 편지를 뜯을 때마다 지독한 실망의 한숨을 쉬어야 했던 2003년에 비한다면, 그리고 ‘새로운 발견’에 치중한 선택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다소 난감했던 지난해에 비한다면 더욱 신뢰할 만하다.
현지 언론과 평론가들도 올해 칸의 선택이 크게 실패하지 않았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 <스크린 인터내셔널>
제58회 칸영화제 중간 결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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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워즈> 시리즈에 등장하는 제다이 가운데 가장 강한 자는 누구일까. 많은 팬들은 아나킨 스카이워커라고 답할 지도 모르겠다. <에피소드 1: 보이지 않는 위험>에 나오는 포드 레이싱 장면에서 볼 수 있듯이 어린 시절부터 기계와 조종에 비범한 재능을 보였고, 요다에 필적하는, 아니 거의 능가하는 포스의 잠재력을 갖고 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는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상태에서 너무나 강한 힘을 가져버려 포스의 암흑면으로부터의 유혹에 사로잡히게 되고, 전 우주를 폭정으로 지배한 은하 제국의 일원이 되고 말았다.
반면, 오리지널 3부작의 주인공이자 아나킨의 아들인 루크 스카이워커는 어떨까. 그는 평범한 농부로 자라나 거의 성인이 되어서야 제다이 수업을 시작했고, 아버지와의 광선검 대결에서도 밀리는 기색이 역력했다. 포스의 잠재력과 실력만으로만 본다면 루크보다는 아나킨이 확실히 우위일 것이다.
하지만, 루크가 아버지보다 우위인 점이 있다면, 그것은 순수한
<스타워즈 Ep6> 루크, 아나킨을 구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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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버 스톤 감독, 콜린 파렐, 안젤리나 졸리 주연의 대하 서사극 의 메뉴화면과 주요 부록을 소개한다. 오는 5월 27일, 시네마서비스에서 출시 예정이며, 본편과 부록 디스크로 이루어진 2장의 디스크로 구성되어 있다.
반젤리스의 테마곡이 흐르는 메뉴화면은 영화의 분위기에 맞춰 고대문자로 디자인되었는데, 해당 문자에 커서를 이동하면 알아보기 쉽도록 영어로 바뀌게 해놓았다. 부록으로는 올리버 스톤 감독과 영화의 자문을 맡은 역사학자 로빈 레인 폭스 교수가 참여한 음성해설, 메이킹 다큐와 인터뷰 등이 수록됐다. 또한 알렉산더 대왕의 생애를 정리한 텍스트 자료도 준비되어 있다.
<알렉산더> DVD 미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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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극장가가 침체기에 빠져있다. 바다건너에서는 <스타워즈 에피소드 3>의 승승장구 소식이 들려오지만 신작들이 대거 개봉해도 움츠린 일본 극장가는 펴질줄 모른다. 이런 와중에서도 <교섭인 마시타 마사요시>는 3주연속 일본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지켰다. 2위도 2주연속 <킹덤 오브 헤븐>이 차지했다.
지난주에는 할리우드의 신작 네편이 동시에 개봉했는데 그중 가장 좋은 성적은 3위로 첫진입한 <래더 49>다. 미국에서는 버티기 전략으로 7천만불 정도의 수익을 올린 작품이지만, 일본에서는 그다지 큰 힘이 없다. 그 뒤를 이은 4위의 <인터프리터>, 5위의 <클로저>도 별반 호응을 얻지 못하고 실망스런 출발을 했다. 일본내 총 수입 10억엔도 바라보기 힘든 상황이다.
6위부터는 골든위크에 첫선을 보인 작품들이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쉘 위 댄스?>와 <콘스탄틴>은 벌써 상
일본 박스오피스, 할리우드가 점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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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에 가면 ‘안용복 장군 충혼비’가 있다. 조선 숙종 때(1696년) 일본으로 건너가 울릉도와 독도가 조선 땅임을 다짐받은 안용복을 기린 것이다. 일본 쪽은 그동안 안용복이 조선 땅이라고 밝힌 섬 가운데 독도가 있는지 명확치 않다는 주장을 펴왔다. 그러나 최근 일본 시마네현의 한 지역신문 보도를 통해 “당시 안용복이 독도가 조선 땅임을 분명하게 밝혔음을 보여주는 고문서가 발견”된 사실이 알려졌다.
시간 여행 등으로 쉽고 재밌게
독도 문제를 두고 한·일간 외교전이 치열하게 펼쳐지는 요즘, 300여년 전 안용복의 활약상을 그린 드라마가 교육방송에서 만들어진다. 평민 안용복이 독도를 지켜내며 ‘독도 장군’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담은, 창사특집 4부작 <독도 장군 안용복>(정서원·이수현 극본, 이주희 연출)이 오는 6월20~23일 저녁 7시25분 방영된다.
드라마는 오늘날의 초등학생 남매 현정(김희정)·현빈(이인성)의 울릉도 여행으로 시작한다. 이들 남매는 역사
교육방송 ‘독도 장군’ 안용복 4부작 드라마 6월20일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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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혈의 누>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영화 <혈의 누>는 소설 <혈의 누>로부터 이름과 더불어 ‘혈의 누’로 대표되는 ‘신소설이라는 장르’의 특성을 따왔다. 영화 <혈의 누>는 신소설 장르의 주제/소재/특징을 갖는다. 신분제 비판, 미신 타파, 자유연애 등의 신소설의 주제의식들이 영화 <혈의 누>의 신분제에 대립하는 강 객주, 무속에 대립하는 수사관, 연애감정에 휩싸인 범인 등을 통해 드러나고, 신소설의 주요 소재인 원한/복수/살인(<귀의성> <봉선화> <구의산> <춘몽> <소양정> <화상설> <현미경> 등에서 범죄 은폐, 복수, 탐욕, 질투에 의한 살인이 중심사건이다)이 영화 <혈의 누>에도 이어진다.
또한 ‘주제는 근대성을 주창하면서 내러티브는 전근대성에 묶여 있는’ 불철저함이 신소설의 한계로 지적되는데, 영
누가 근대의 싹을 밟았는가, <혈의 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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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래디에이터> <트로이> <킹 아더> <알렉산더> 그리고 <킹덤 오브 헤븐>. 역사영화의 르네상스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듯하다. 전문가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이들 역사물이 SF물이나 판타지영화의 뒤를 이어 할리우드의 주류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전망을 조심스럽게 하고 있었다. 50년대와 60년대 초반에 막대한 제작비와 인력, 물량이 투입되어 만들어진 <십계> <벤허> <스팔타커스> <엘시드> <클레오파트라> 같은 대형 블록버스터영화의 뒤를 이어 40년이 지난 요즈음 또 한번 서사적 역사영화의 화려한 부활이 예고되고 있다.
교황, 십자군 원정은 잘못된 전쟁이라고 시인
영화 <킹덤 오브 헤븐>은 중세의 십자군 원정을 웅대한 스케일로 그려낸 스펙터클 서사 액션물로, <글래디에이터>에서 대형 사극의 부활을 알린 리들리 스콧 감독은 한 청년 기사의 눈에 비친 십
1187년의 진정한 승자는? <킹덤 오브 헤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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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혈의 누>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혈의 누>에 관한 모든 궁금증을 풀어주마라는 <씨네21>의 기사가 있은 뒤 다시 그 영화에 관한 리뷰가 등장하는 것에 대해 의아해하는 독자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좀 새롭게 보태야 할 것이 몇 가지 있는 것 같다. 특히 <혈의 누>가 “염치”에 관한 것이라는 감독의 말은 영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긴 하지만, 결정적이지는 않다. 염치는 임권택 감독의 윤리 언어이기도 한데, <혈의 누>가 가리키는 방향이 이러한 유교적 덕목을 불러내는 방향으로 순항하는 듯 보이지는 않는다. 그래서 먼저 서둘러 말하자면 좋다는 이야기다.
신흥 상공계급의 몸이 조각난 이유
이 영화에서 가장 흥미롭게 생각하는 점은 두 가지다. 그 한 가지는 사지절단에 대한 시각적 강박이다. 거열이라고 이름 붙여진 처형 말이다. 다른 하나는 낭만적 사랑이다. <혈의 누>에서 제지공장
그의 몸은 왜 찢겨야 했는가? <혈의 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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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흐만 고바디는 언제나 국경지역에 머무는 감독이다. 쿠르디스탄 출신인 고바디는 어린 시절 전쟁을 피해 안전한 이란으로 이주했지만, 전쟁터나 마찬가지인 그곳으로 돌아가, 동족의 고단한 삶을 영화로 만들어왔다. 얼마 전 한국에서 개봉한 그의 세 번째 장편 <거북이도 난다>는 미군의 침공을 눈앞에 둔 이라크 쿠르드족 거주지역을 배경으로 삼은 영화다. 영리한 소년 ‘위성’은 사담 후세인이 화학 무기로 공격했던 마을에서 피난온 소녀 아그린을 보고 사랑에 빠진다. 그는 먹고살기 위해 분투하는 와중에도 아그린의 마음을 얻고자 노력하지만, 군인들에 강간당해 아이를 낳은 아그린은 언제나 죽음을 꿈꾼다. 어린아이가 목숨을 끊고 살인을 하는, 믿고 싶지 않은 현실. 그러나 고바디는 그 마음을 짐작이라도 하는 것처럼 “내 영화는 모두 사실에서 나왔으므로 믿어야만 한다”고 말했다.
몇번의 방한계획이 무산된 끝에 전주영화제 심사위원으로 한국을 찾아온 고바디는 영화제가 끝난 다음 서울에서 <
<거북이도 난다>의 바흐만 고바디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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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 사냥꾼들의 활약을 코믹하게 그린 80년대의 대표적 블록버스터 시리즈 <고스트버스터즈>가 DVD로 새롭게 출시된다. 8월 2일 소니 픽처스에서 선보일 <고스트버스터즈 1&2 기프트 세트>은 각각 1984년과 1989년에 공개된 2편의 영화를 하나의 패키지에 담은 합본이다.
각 본편 디스크는 새롭게 리마스터한 영상, 감독과 배우, 제작진의 오디오 코멘터리, 3편의 단편 다큐멘터리, 삭제 장면, 멀티 앵글 컨텐츠를 수록하게 되며, 1988년작 애니메이션판의 에피소드가 2편 포함된다. 또한 이 세트를 위해 특별히 제작된 스크랩북도 특전으로 제공된다고. 사운드는 돌비 디지털 5.1 트랙이다. 정가는 미정이나 19.99달러 선일 것으로 예상된다.
<고스트버스터즈> 새 버전 8월 발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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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프랑스영화제가 5월26일부터 30일까지 CGV용산에서 열린다. 2004년작 <베뉘스와 플뢰르>(Venus et fleur)를 개막작으로 선택한 프랑스영화제는 필름누아르와 로드무비, 코미디 등 프랑스영화의 현재 경향을 폭넓게 포괄하는 15편의 작품을 상영할 예정이다. 대부분 국내 미개봉작. 코스타 가브라스와 클로드 샤브롤, 아르노 데스플레생, 로랑 페레이라 바르보사 등의 신작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보기 드문 기회가 될 것이다. 프랑스영화제는 서울 상영이 끝난 뒤에 부산과 광주를 찾아간다. 자세한 일정은 홈페이지 참고(www.ambafrance-kr.org/festival).
<신부 들러리>(La demoiselle d’ honneur)는 누벨바그 세대에 속하는 클로드 샤브롤의 신작이다. 히치콕을 추종했던 샤브롤은 히치콕의 서스펜스를 새롭게 해석한 영화들을 만들어왔다. 평탄한 삶 속에 잠복한 긴장이 파국을 부르는 과정은 이번에도 여전하다. 욕실설비 세일
프랑스영화의 현재를 한눈에! 프랑스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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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내가 만들었던 영화들과 다르지 않은 영화다.” 24일 낮, 장진(34) 감독은 경기도 파주 헤이리 아트서비스 스튜디오에서 <기막힌 사내들>, <간첩 리철진>, <킬러들의 수다>, <아는 여자>와 “근본적으로 같은 영화”를 찍고 있었다. 차승원, 신하균 주연의 ‘버라이어티 수사극’ <박수칠 때 떠나라>다. 하지만 8월 초 개봉을 목표로 촬영이 중반을 넘어선 이 영화는, 장 감독의 말처럼 “그렇기 때문에 기존의 상업 영화들과는 다른 영화”다.
기본 얼개는 이렇다. 강남 최고급 호텔에서 카피라이터가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되고, 공중파 텔레비전은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 이 수사과정을 48시간 동안 실황 생중계한다. 소재나 줄거리도 그렇지만 ‘버라이어티 수사극’이라는 장르가 장 감독의 앞선 네 작품들 처럼 새롭고 재기발랄하다.
“범인을 잡는 방식에 버라이어티한, 그러니까 다양한 수사방법과 스타일과 구조를 도입했다. 말
영화 <박수칠 때 떠나라> 촬영장서 만난 장진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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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영화제가 반쯤 끝나가는 일요일(5월15일) 밤 12시, 대부분의 사람들간에 의견이 일치되는 유일한 것은 올해 경쟁부문이 뛰어난 작품을 아직 못 내놨다는 것이다.
캐나다의 아톰 에고이얀과 데이비드 크로넨버그 감독, 오스트리아의 미카엘 하네케 감독 등과 같이 이름난 크루아제트 거리의 총아 여러 명은 뒤섞인 반응을 얻었고, 지금까지 가장 유력한 작품도- 미국 록스타 커트 코베인의 죽음에서 영감을 얻은 구스 반 산트의 <라스트 데이즈>- 누군가를 신나게 할 정도는 아니었다. 공식부문 작품 중에 가장 많은 사람들을 견해를 일치시킨 것은 우디 앨런의 첫 영국영화로, 런던을 배경으로 한 <매치 포인트>였다. 하지만 이 영화는 경쟁부문도 아니고 영국 평론가들은 질색하고 있다.
이 글을 읽을 때면 올해 영화제는 역사가 돼 있을 것이다. 앞으로의 5일 동안 여러 명의 유명 감독이 영화를 소개할 예정이지만- 예를 들어 라스 폰 트리에나 짐 자무시, 빔 벤더스, 허우샤오시엔 등
[외신기자클럽] 한국영화, 스스로의 힘으로 전진하라 (+영어원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