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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정신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고향으로 돌아온 데니스 스파이더 클렉이 떠올리는 어린 시절과의 조우. 그것은 결코 기억해서는 안 될 비밀을 안고 있다. 영화는 느리고 또 느리다. 매 순간 이해를 하며 보기도 쉽지 않다. 하나 데이비드 크로넨버그의 영화들은 적어도 관객이 영화에 투자한 시간에 대한 보상은 틀림없이 해낸다. 그 어느 때보다 빛나는 레이프 파인즈의 연기가 인상적이다. 데이비드 크로넨버그의 음성 해설을 필두로 영화제작 다큐멘터리, 살인장면의 분석, 캐스팅에 관한 부록을 제공한다.
살인장면의 분석, <스파이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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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양일 영화의 제작현장을 보고 싶었다. 숨차 지칠 때까지 끌고다니다 덩그렇게 남겨두고 떠나버리는 그의 하드보일드 액션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궁금했다. <피와 뼈> DVD에 수록된 메이킹 필름에서 드디어 그 현장을 보았다. 역시 예상했던 대로 영화만큼 열정적이고 팽팽한 긴장감이 느껴지는 곳이었다. 성격이 불같다는 평을 듣는 그가 확성기를 던지고 급기야 스탭을 때리는 장면까지 담겨 있으며, 주연을 맡은 기타노 다케시는 그런 분위기에선 연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다. 최양일 영화의 아우라는 그냥 얻어지는 게 아니었다. 1923년부터 1984년에 이르는 연대기 <피와 뼈>는 욕망에 충실했던 남자의 황량한 마음으로 향한다. <피와 뼈>를 쓰고 연출하고 연기한 자들은 야만의 본질을 꿰뚫어보면서 그것이 진정 야수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도록 했다. 그 결과물은 노는 양이 참 같잖은 영화들과 달리 진짜 폭력의 공포가 어떤 것인지 보여준다.
악당은 반드시 죽어야 하기
하드보일드 액션, 이렇게 만들어졌다, <피와 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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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 메이저 영화제작사인 엠케이(MK) 픽처스가 애니메이션 제작에 뛰어들어 화제가 되고 있다. 애니메이션 전문제작사인 오돌또기와 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을 공동제작하기로 한 것이다. 이를 위해 40만부나 팔린 베스트셀러 장편 동화 <마당을 나온 암탉>(황선미 지음)의 판권 계약을 사계절출판사쪽과 마쳤다. 감독을 맡은 오돌또기의 오성윤(42)씨는 “이번 작업으로 침체된 국내 창작 애니메이션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사실 오 감독은 애니메이션계에서 프로듀서로 이름을 날려온 인물이다. 1989년 애니메이션 일을 처음 시작한 이래 <둘리의 얼음별 대모험> <영혼기병 라젠카> <고인돌> <누들누드> 등 수많은 작업의 제작·기획·프로듀서 등을 맡아왔다. 국가인권위원회가 기획·제작해 올여름 극장에서 관객과 만날 인권 애니메이션 <별별 이야기>의 프로듀서도 맡았다. 그런 그가 이제
‘MK픽처스’ 와 손잡고 애니메이션 만드는 오성윤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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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워즈>는 대체 언젯적 이야기일까. 영화 도입부의 자막을 통해 “아주 오랜 옛날 머나먼 은하계에서(A Long Time Ago in a Galaxy Far, Far Away...)”라고 알려졌을 뿐, 지구의 역사와 비교해볼만한 단서는 전무하다. 그런데 조지 루카스가 제작한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 <레이더스>에 그러한 의문점을 풀어줄 실마리가 눈에 띈다. 바로 모세의 십계명이 감춰진 ‘영혼의 우물’에서.
나치들을 따돌리고 이집트 타니스의 유적지에서 영혼의 우물을 찾은 인디아나 존스. 뱀들이 가득한 지하 밀실에서 십계명이 담긴 언약의 궤를 찾은 그는 동료 살라와 함께 그것을 옮기기 시작한다. 그런데 잠깐, 인디아나 존스 뒤편 기둥에 새겨진 문양이 어딘지 낯이 익다. 주변에 가득한 이집트 상형문자들과는 확연히 차이가 나는 그것은 분명 <스타워즈>의 간판스타 R2D2와 C-3PO의 모습이다(제작 스탭의 장난이라고 하지만 조지 루카스의
<레이더스> 스타워즈 캐릭터들의 우정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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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 홈 비디오(대표 이현렬)는 오는 6월 3일부터 롯데월드에서 6월에 출시 예정인 화제작 <콘스탄틴>과 <펑키 몽키>의 시사회를 개최한다.
롯데월드 야외 호반 무대에서 상영될 <콘스탄틴>과 <펑키 몽키>는 6월 14일과 10일에 출시를 앞둔 작품으로 <콘스탄틴>은 6월 3일과 4일, <펑키 몽키>는 6월 10일과 11일에 시사회를 갖게 된다.
두 작품은 각각 선과 악의 대결을 그린 판타지 액션과 사람보다 똑똑한 원숭이와 어린이들의 활약을 다룬 가족용 코미디로서, 놀이공원에서 즐기기에 이상적인 타이틀이 될 것으로기대된다.
롯데월드에서 워너 출시작을 미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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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년의 액션스타 실베스타 스탤론(58)이 에드거 앨런 포에 관한 전기영화<포>(Poe)를 연출한다. 19세기 작가 에드거 앨런 포는 <검은 고양이><모르그 가의 살인>등의 작품으로 유명하며 현대 공포소설과 추리소설에 큰 영향을 끼친 천재적인 인물이다. 실제로도 정신병과 우울증, 약물 등으로 고생하다가 의문사한 극적인 삶을 살았다.
일견 감독과 작품이 잘 매치가 되지 않는 것 같지만 스탤론은 2002년에 이미 시나리오를 완성했고 제작, 투자, 배급까지 도맡을 정도로 열의에 가득 차 있다. 에드거 앨런 포 역으로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캐스팅됐다.
사실 스탤론은 좀 오랜 시간 공백기가 있긴 하지만 연출과 각본에 있어서 꽤 많은 경험을 갖고 있다. <록키>2,3,4편은 연출과 각본을 맡았고, <람보>2,3편과 <클리프행어> 등 십수편의 시나리오 작업에 참여했다.
실베스타 스탤론, 에드거 앨런 포 영화 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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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내일은 없다>의 보니와 클라이드이나 <소년은 울지 않는다> 브랜든 티나는 이미 잘 알려진 영화 속 실제 인물이다. 최근 개봉한 <감각의 제국> 또한 실화로 1936년 당시 일본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성기 절단살인의 범인인 ‘아베 사다’의 실제 얼굴이 최근 일반에게 공개되었다. 공판장에서의 모습인 사진 속 아베 사다는 영화의 히로인이었던 마쓰다 에이코의 모습과 흡사하다는 평이다. 당시 28살이었던 그녀는 이 사건으로 비교적 경미한 6년형을 받았다.
<감각의 제국>의 실제 범인, ‘아베 사다’ 얼굴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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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연기력만큼이나 헐리우드의 사고뭉치로 유명한 찰리 쉰(34). 알코올과 마약혐의로 구속된 그가 집행유예 기간보다 71일 빨리 풀려났다. 판사는 그의 ‘놀라운 전환’에 집행유예를 해지하고 폭행죄 판결을 말소한다고 판결했다. 마약남용 외에도 전 여자친구를 구타한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았던 쉰. 집행유예 동안 금주와 사회봉사활동을 하며 얌전히 지내면서 그간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 보고 ‘바르게’ 살기 위한 긴여행의 발자국들을 서서히 디뎌갔다고. 그는 최근 <말코비치 되기> 카메오로 잠시 얼굴을 비추었다.
마약혐의 등으로 구속된 찰리 쉰, 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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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사상 가장 기억될 만한 유혹신은 무엇이었을까? 영화 <졸업>(1967) 중 순진한 청년 더스틴 호프먼 앞에서 감질나게 스타킹을 벗어내리던 로빈슨 부인(앤 밴크로프트)의 모습을 기억하는지. 관객은 그녀가 완전 알몸으로 욕실에서 나오던 빠른 컷이 스쳐 지나간 뒤에야 그간 참아왔던 숨을 내쉬었다. 최근 캐서린 터너가 런던의 한 무대에서 45살의 중후한(?) 나이에도 불구하고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완전 누드로 <졸업>의 그 숨막히던 장면을 연기해서 화제다. 영화와 다른 점이라면 욕실에서 나온 뒤에도 편집이 가해지지 않는 라이브 쇼라는 데 있다. 터너는 1980년 <보디 히트>의 유혹녀로 명성을 얻은 바 있다.
캐서린 터너, 완전 누드 연기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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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도 일단 성공적인 신고식을 마친 <쉬리>의 강제규 감독이 최근 모 전자회사 광고 출연으로 받은 2억원 가운데 1억원을 가정 형편이 어려운 시각장애자를 위한 개안수술비로 써달라고 의료법인 실로암에 기증했다. 시력을 잃고 고생하던 큰아버지에 대한 안쓰러운 마음이 시각장애자들을 향한 자연스러운 관심으로 이어졌다는 후문이다. 그렇다면 남은 1억원은? 이 돈 역시 낙도 어린이들의 컴퓨터 교육을 위해 쓰여질 예정이다. 맑은 물에서만 산다는 쉬리가 진가를 발휘하는 순간이다.
강제규 감독, 광고 출연료 시작장애자 위해 기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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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론가 허창(본명 허창도) 선생이 3월27일 새벽 지병으로 유명을 달리했다. 향년 73살. 1927년 경남 충무에서 태어난 그는 56년 <국제신보> 문화부 영화담당 기자를 시작으로 그동안 <부산일보> 문화부장, 논설위원 등을 지냈다. 58년 <부산일보>가 주관하는 부일영화상 제정에 힘썼고 65년 이영일, 변인식, 김종원씨 등과 함께 한국영화평론가협회를 만드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1995년에는 유현목, 임권택 감독과 함께 ‘영화정의실천을 위한 모임’의 대표를 맡기도 했다.
빈소를 찾은 영화인들은 선생이 별세한 “3월27일은 자신이 산파 노릇을 ‘부일영화상’이 탄생한 날과 같은 날”이라며 애석해했다. 동료·후배 평론가들은 그를 두고 “강직하고 평생을 비타협적인 자세로 평론에 임했다”고 회고했다. 선생과 함께 기자활동을 했던 이목우 전 <부산일보> 기자는 <부산일보>에 쓴 그를 기리는 조문에서 “굽힐 줄 모르시던 당
영화평론가 허창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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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평범했다. 하루에 여러 번 길에서 마주치고 스쳐 지나갈 법한,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은 외모. 첫인상이 그렇다는 얘기를 조심스레 건넸다. 튀지 않는 것은 뭐든 평가절하당하는 개성시대니 만큼, 불쾌하게 해석될 여지는 충분했다. “그렇죠.” 김유석의 얼굴에 여린 미소가 떴다. “그 평범함 속에 에너지가 있어요. 조금씩 조금씩 보여주려고요. 한석규 선배나 설경구씨, 다 그런 배우들 아닌가요.” 그는 이제껏 그 평범함 속에 묻어둔 비범한 에너지를 발휘할 기회를 꼭 두번 만났다. 나른하고 권태로운 일상에 날아든 여대생에게서 욕망의 출구를 찾으려던 <강원도의 힘>의 앳된 경찰이었다가, <섬>에선 사랑하는 여자를 죽이고 도망쳐 들어온 저수지에서 또다른 여자를 만나 치명적인 사랑에 빠졌다. 그리고보니, 극단적인 양면성을 지닌 가련한 인간상, 외면할 수 없는 우리의 본질을 담아낸 연기에, 그가 말하는 평범함의 미덕이 있었다.
사람들은 그를 ‘유학파 배우’라고도 부른다. “
평범함의 힘, <강원도의 힘> <섬>의 김유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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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 호스의 물줄기를 맞으면서도 무지개 속에 선 듯 빛나는 로리타, 감당할 수 없는 사랑의 그늘로 서른두살의 남자를 끌어들이는 <연인>의 소녀, 혹은 차갑게 푸른 눈동자로 채 자라지 못한 육체를 덮어 버리는 <택시 드라이버>의 어린 창녀 아이리스. 이들은 조금만 무게를 가해도 짓눌려 버릴 것처럼 어려 보이지만, 이 아이들 앞에서 부서지는 쪽은 오히려 어른들이다. 스무살도 되지 않은 이 소녀들에게서 어른들이 얻고 싶어했던 것은 무엇일까. 이들의 무엇이 잊고 있던 욕망을 일으켜세우고 다시 한번 갈증 속에 버려지게 했을까. 놓쳐 버린 시간에 대한 향수라고 쉽게 대답할 수도 있다. 어른이 되고 싶지 않았던 은밀한 저항의 반영일 수도 있다. 그러나 <아메리칸 뷰티>는 다소 다른 의미를 담는다.
<아메리칸 뷰티>의 주인공 레스터 버냄을 연기한 케빈 스페이시는 그 답을 짐작하는 듯하다. 장미꽃잎으로 몸을 감싼 미나 수바리(21). 그 꽃잎들이 하나씩
아, 아메리칸, 아메리칸, <아메리칸 뷰티>의 미나 수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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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심야상영 붐을 일으켰던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킹덤>을 공포 소설의 대가 스티븐 킹이 리메이크한 13부작 TV 시리즈.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이었던 원작의 무대를 미국 동부의 메인주로 옮겨와 스티븐 킹 특유의 스릴 넘치는 이야기로 각색했다.
저주받은 땅위에 세워진 ‘킹덤 호스피탈’. 현실과 환상, 이승과 저승, 산자와 죽은 자가 부딪치는 종합병원에서 벌어지는 초현실적인 미스터리와 공포, 그리고 블랙 유머를 담았다.
총 6장의 DVD에 1.85:1 아나모픽 와이드스크린 화면비와 돌비 디지털 5.1 음향을 지원하는 본편을 비롯해 메이킹 필름, 배우 인터뷰, 스티븐 킹이 참여한 음성해설 등의 부록이 수록되어 있다. 영화의 분위기와 딱 맞는 음산한 메뉴화면이 인상적이다.
<스티븐 킹의 킹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