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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주홍글씨> 등에 출연했던 성현아가 처음으로 단독 주연 작품을 맡았다. 얼마전 촬영을 시작한 미스터리 호러물 <첼로>에서 성현아는 첼리스트 홍미주역을 맡아 첫 공포영화에 도전한다. <첼로>는 일가족 연쇄 살인 사건의 미스테리와 그 죽음의 한가운데 위치한 첼로 선율에 얽힌 이야기로 ‘다른 시간, 다른 장소에서, 같은 음악을 들은 한 가족이 모두 처참하게 죽는다’는 내용이다.
일가족이 차례로 죽음을 당하지만 외부의 침입흔적은 없고 유일하게 생존한 첼리스트 홍미주(성현아)는 ‘음악이 가족을 죽였다’는 말만 되풀이한다. 여기서 영화는 미스터리의 형식을 취해 범인이 누구인지 묻는다. 범인은 그녀인가, 제3의 인물인가, 아니면 정말 첼로선율인가? 미스터리와 호러의 앙상블인 <첼로>는 영화사 태감의 창립작품으로 신예 이우철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튜브엔터테인먼트의 배급라인으로 오는 8월 개봉할 예정이다.
성현아 주연 미스터리 호러물 <첼로> 크랭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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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당수 사랑가>는 <춘향전>과 <심청전>을 묶어서 각색한 뮤지컬이다. 눈먼 아버지와 딸의 애틋한 정, 신분의 벽에 가로막힌 사랑, 권력을 가진 자가 개입한 삼각관계. 겹겹의 감정과 비극을 쌓아가는 <인당수 사랑가>는 두 고전의 정수만을 추출해서 새로운 러브스토리를 창조한 것이다. 벅찬 시도일 수도 있었겠지만, 드라마의 도약을 감싸안는 노래 덕분에 <인당수 사랑가>는 비가(悲歌)를 듣는 것처럼 마음을 쏟게 만든다.
눈먼 아버지 심봉사를 모시고 사는 춘향은 아버지의 배려로 모처럼 단옷날 그네를 타러 나온다. 사또의 아들 몽룡은 그네 타는 춘향을 보고선 첫눈에 사랑에 빠지고, 사또의 노여움을 피해 춘향과 달아나려 하지만, 끝내 생이별을 하고 만다. 홀로 남아 몽룡을 기다리는 춘향. 새로 부임한 사또 변학도는 아름답고 성정 곧은 춘향에게 반해 그녀의 마음을 얻고자 옥에 갇힌 심봉사의 안위까지 볼모로 잡는다. 끝내 혼인을 거부하던 춘향
춘향이와 심청이가 만나면 <인당수 사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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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파트라는 공간에서 두려움을 느낄 때가 많다. 아무도 없는 층에 엘리베이터가 서면 귀신의 장난이라고 믿어버리는 이 나약한 성격도 문제지만, 사실 아파트 단지에서 내 뒤를 따라오는 사람이나 엘리베이터를 같이 타는 사람의 정체를 전혀 모른다는 데서 근본적인 두려움은 발생한다. 아파트는 도시 문화가 낳은 익명의 공간이다. ‘미스터리 심리썰렁물’이라는 부제가 달린 강풀의 <아파트>는 모두가 소외된 아파트라는 공간이 주는 공포를 으스스하게 그려낸다.
<가위> <분신사바>를 만든 안병기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는 <아파트>는 지난해 5월19일부터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연재되었다. 서울 변두리의 오래된 아파트에서 혼자 살고 있는 고혁이 주인공으로, 그는 어느 날 밤, 아파트 맞은편 동에서 특정 시각에 여러 집의 불이 동시에 꺼지는 것을 목격한다. 처음에는 우연이라고 생각해 넘겼지만, 며칠 뒤, 같은 시각에 또 여러 집의 불이 동시에 꺼지는 것
505호는 506호를 모른다, 강풀의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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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간 단식 경험이 있는 모 전직 대통령이 먹는 일의 결정적 중요성을 강조한 명언 아닌 명언을 한 적이 있다. ‘굶으면 죽는다’그토록 중요한 일이기 때문인지 음식을 둘러싼 금기도 참 많다. 음식 전문 저널리스트가 쓴 이 책에 나오는 금기들 가운데 몇 가지를 살펴보면 이렇다. 먼저, 17세기 중반 파리에 등장하여 인기를 모으기 시작한 ‘몰레’라는 빵은, 벨기에 맥주에서 추출한 효모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외국 효모를 쓴 비애국적인 빵’으로 지목되어 탄압받았다. 그러나 몰레 지지자들의 큰 반발에 시 당국이 손을 들었다.
콜럼버스가 유럽에 처음 들여온 토마토는 특유의 붉은색에 즙이 뚝뚝 떨어지는 모습이 음흉스럽다는 이유로 성욕을 자극하는 음식으로 지목됐다. 초콜릿 역시 유럽에 처음 들어왔을 때 성적 능력을 증진시켜주는 음식으로 여겨졌고, 특히 18세기 유럽인들은 여성이 초콜릿을 먹으면 성적으로 방탕하게 된다고 믿었다. 여기에서 엉뚱한 생각 하나. 천하의 바람둥이 카사노바가
음식으로 읽는 인류의 오만과 편견, <악마의 정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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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의 포토 갤러리마다 ‘야경’(夜景) 코너가 있다. 밤 늦도록 총총히 불 밝힌 빌딩 숲, 자동차 불빛의 긴 자취가 담긴 도로나 다리, 성긴 불빛들이 무덤처럼 펼쳐진 주택가 등 야경 사진이 다수를 이루는 도시의 밤 풍광을 일별하다보면, 도시는 ‘이 시대의 자연’이란 생각이 든다. 도시 아이들의 감성을 예민하게 자극하는,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자연.
프랑스 일렉트로니카 프로젝트 M83의 3집 <Before the Dawn Heals Us>(EMI 발매)는 전형적인 마천루(摩天樓) 야경 사진을 커버로 싣고 있다. 특이한 건 이들의 2집 <Dead Cities, Red Seas & Lost Ghosts>(2003)의 경우 시쳇말로 ‘들판에서의 시체놀이’ 이미지가 커버였다는 점. 혹시 음반 커버의 컨셉 변화(낮에서 밤으로, 들판에서 도심으로)가 음악의 변화를 반영한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어느 정도 그렇다. M83의 음악을 영미권에 성공적으로 알린
아름다운, 도시의 노이즈, M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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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짜임새, 튼튼한 재미
<강철의 연금술사>
‘등가 교환의 법칙’, ‘연성’, ‘현자의 돌’, ‘오토메일’, ‘호문쿨루스’….
병으로 돌아가신 어머니를 되살리겠다는 어린 마음에 인체연성이라는 신의 영역에 도전한 엘릭 형제. 하지만 그 대가는 부분 또는 전체의 육체를 잃게 되는, 어린 그들이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가혹한 결과였다. 결국 엘릭 형제는 자신들의 몸을 되찾기 위한 여행을 떠나게 된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연금술사>의 바람이 불 때, 바다 건너 일본에서는 <강철의 연금술사>가 어마어마한 폭풍을 일으켰다. 그 폭풍은 국내 애니메이션 팬들에게까지 전해졌고, 이전에 보지 못했던 그야말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이 작품으로 인해 ‘박로미’라는 재일한국인 성우가 일약 스타덤에 오른 것은 물론, 출판계에서는 발빠르게 작품의 원작 만화를 발간했고(현재 일본과 마찬가지로 1∼10권까지 발매, 현재 50만권 이상 판매), 지난 5월2일 개국
TV 애니메이션 오딧세이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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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무적 아줌마
<아따맘마>
백화점 세일 상품에 눈에 불을 켜고 무섭게 달려드는 아줌마, 지하철에서 철판 까는 아줌마, 뒤늦게 몸매 관리한다고 주책 떠는 아줌마, 수다를 떨기 시작하면 사춘기 아들의 숨기고 싶은 사정까지 시시콜콜 이야기해버리는 아줌마. 아줌마, 아줌마…. 흔히 아줌마만큼 무서운 존재가 없다고들 하지만, 세상에는 ‘귀여운 아줌마’도 있다. 귀여운 아줌마라니 믿을 수 없다고? 그야말로 판타지가 아니냐고?! 무슨 말씀을. 이만큼 리얼한 ‘아줌마’가 등장하는 이야기도 없다.
깔끔한 화면과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생활 속의 이야기를 10분 단위의 짤막짤막한 에피소드로 묶어놓은 <아따맘마>는 온 가족이 오순도순 둘러앉아 즐겁게 볼 수 있는 그야말로 건강한 엽기 가족 애니메이션이다. 엄마와 아빠, 아리(누나), 동동(남동생)이라는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4인 가족의 일상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저도 몰래 “맞아! 맞아!”라고 박수치며 웃고
TV 애니메이션 오딧세이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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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귀여워! 컬트 애니메이션 7
<아따맘마> <뽀롱뽀롱 뽀로롱> <마루코는 아홉살> <보글보글 스폰지 밥>
<행복한 세상의 족제비> <이누야샤> <강철의 연금술사>
“너 커서 뭐가 되려고 그러니?” 일요일 아침부터 <들장미 소녀 캔디>에 넋이 빠져 밥도 안 먹을 때, 혹은 오빠와 함께 <메칸더V> 주제가를 따라부를 때 엄마는 한심하다는 듯 이렇게 말했다. 그땐 그랬다. 양지에서 자란 애니메이션도 어른들에겐 음지의 자식 취급받기가 일쑤였다. 그리고 주입식 교육의 효과를 방증하듯, 그렇게 혼나며 자란 아이들은 어른이 되자 애니메이션은 아이들의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안소니의 최후에 눈물 흘리고, 쇠돌이의 로켓 주먹에 환호하던 아이들은 커서도 제 버릇 남 못 주고 ‘숨어서’ 애니메이션을 즐긴다. 그들이 남몰래 열광하는 애니메이션은 심각한 광팬들을 낳은 <에반게리온>
TV 애니메이션 오딧세이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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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은 했지만, 생각보다 반응이 뜨겁다. <남극일기>가 극장가에 큰 활력을 주지 못한 시점에서 어제(26일) 개봉한 스타워즈의 최종판 <스타워즈 에피소드3:시스의 복수>(이하 <스타워즈3>) 한편에 무섭게 관객들이 몰리고 있다. 예매율도 대부분의 사이트에서 압도적인 수치다. (씨네21 56.6%, 맥스무비 70.48%, 다음 60.3%, 네이버70.46%, 무비오케이 56.57%, 티켓링크 48.3% 5월 27일 오전 10시 기준) <남극일기>, <안녕, 형아>, <연애술사>, <혈의 누> 등이 그 뒤를 잇고 있지만, <스타워즈3>에 비하면 미미한 예매율이다. 이정도면 압도적을 떠나서 거의 맹목적인 수준이다.
지난주에는 미국 개봉 나흘만에 1억5850만달러의 수익을 올려 흥행역사를 다시 썼고 이번주 국내 박스오피스도 1위 데뷔는 분명하다. 어느 정도의 관객을 불러 모을지가 더 관심거리. 계속
[주말극장가] <스타워즈3> 개봉으로 게임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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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에 나올 DVD 타이틀 중에 꼭 보고픈 영화가 하나 있었다. 바로 애니메이션 사상 최고의 욕쟁이 악동들이 나오는 <사우스 파크>로 유명한 트레이 파커와 매트 스톤 감독의 최신작 <팀 아메리카 : 세계 경찰>이었다. 종이를 오려 만든 캐릭터의 <사우스 파크>와 달리 이 영화는 무려 3,000만 달러라는 엄청난 자본을 들여 얼굴과 팔, 다리까지 움직이는 로봇 인형들을 만들어 애니메이션을 완성했다고 한다.
이 DVD가 눈에 띌 수밖에 없는 것은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악당으로 본격 등장한다는 점이다. "미국의 발바닥을 핥아라"라는 주제가를 부르며 전 세계 테러리스트 소탕에 나선 팀 아메리카 대원들과 김정일 위원장의 맞짱 승부를 다룬 탓에 미국 개봉 당시에도 엄청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김정일뿐만 아니라 숀 펜, 팀 로빈스, 수잔 서랜든, 알렉 볼드윈 등 할리우드 스타까지 본 딴 인형들도 대거 등장한다. 할리우드까지 마구 비판해 도대체 뭘 비판
김종래의 DVD 뒷담화 - 때론 '심의'가 '영화'보다 더 웃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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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피스의 무대와 무르나우의 시와 로셀리니의 그림과 에이젠슈테인의 율동과 르누아르의 음악이 있었다. 그렇게 해서 영화는 존재하게 됐다. 그리고 영화는 바로 니콜라스 레이다.’ 장 뤽 고다르가 1959년에 쓴 글은 감독에 대한 최상의 경의라 하겠다. 프랑수아 트뤼포부터 빈 벤더스까지 뉴웨이브 감독들에게 니콜라스 레이의 영화는 그런 존재였다. 무대와 시와 그림과 율동과 음악이 모두 녹아 있는 그 어떤 것. 그들에게 레이의 <그들은 밤에 산다>는 오슨 웰스의 <시민 케인>에 버금가는 데뷔작이었을지도 모른다. 누아르의 외양을 띈 <그들은 밤에 산다>는 사실 아름다운 서정시며, 영화의 영적인 느낌은 버려진 자들에 대한 애정으로부터 흘러나온다. <그들은…>은 ‘이 소년과 소녀는 우리가 사는 세상에 제대로 소개되지 못했다. 그 이야기를 하련다’란 자막으로 시작한다. 그러니까 레이는 한번도 주목받지 못했던 자들을 최초로 주체적인 인물로 선언했던 게다.
[해외타이틀] 니콜라스 레이 감독의 위대한 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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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만큼이나 꼼꼼한 음성 해설로 유명한 정성일 평론가와 김기덕 감독의 ‘대담’인 <빈 집> 의 코멘터리는 장면의 상황과 구도 등에 대한 분석뿐만 아니라 등장인물의 사소한 동작까지도 놓치지 않는다. 간혹 평론가의 어렵고 심각한 질문에 대해, ‘별 생각없이 찍었죠’라는 식의 간단한 대답을 들으면 역시 보는 쪽과 만드는 쪽 입장의 차이를 재확인하는 것 같아 재미있다. 물론 두 사람이 정확한 의견일치를 보는 부분이 딱 한 군데 있기는 하다. 극중의 인물에게라기보다 관객에게 영화의 의미를 설명해주는 의도가 선명했던 교도관의 대사다. 너무나 작위적으로 보이는 이 대사의 해설을 들으면, 결국 감독은 영화가 관객에게 받아들여지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전보다 더 민감하게 의식하고 있었음을 알게 된다. 선혈과 폭력이 낭자하여 ‘불편하다’는 소리를 듣곤 했던 전작들보다 훨씬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았던 <빈 집>을 말하면서조차 말이다. 영화를 닫으면서 남긴 그의 마지막 말이 인상 깊
[코멘터리] 영화 만드는 감독 vs 영화 읽는 평론가, <빈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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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팬들에게 친숙한 캐릭터 곰돌이 푸와 그의 친구들이 벌이는 한바탕 소동의 최신작. 극장판답게 화면이 매우 아름다우며, 오락성 또한 뛰어나 여느 디즈니 작품들처럼 놀라울 정도의 중독성을 지녔다. 특히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특징인 모범적인 DVD 타이틀의 전통을 어김없이 이어간다. 본편을 포함 부가 영상까지 한국어 더빙을 지원하므로, 저연령층이 보기에도 무리가 없다. 물론 수록된 2개의 부록은 아이들을 위한 것들이다. 영화도 좋고 화질과 음향, 부록까지 무엇 하나 부족함이 없다.
곰돌이 푸, 같이 놀자! <푸의 헤팔럼 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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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해결을 위해 여고생으로 위장, 학교로 잠입한 열혈 형사 천재인. 그녀는 영락없는 푼수지만 학창 시절부터 알아주는 관록있는 싸움꾼으로 조직폭력배와 동시에 학교의 문제아들을 상대하느라 정신없다. 영화는 온갖 익숙한 상황들이 즐비해 새로울 것도 없지만, 천재인을 연기한 김선아의 존재감이 대단하다. 2장으로 구성된 DVD 타이틀은 극장과 달리 몇몇 추가장면이 들어간 감독판으로 발매되는 것이 특징. 부록으로 감독, 배우들의 음성 해설과 영화제작 다큐멘터리 등을 수록했다.
추가 컷 있는 감독판, <잠복근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