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는 내 종교이자 남자친구, 무서운 선생님”
“오늘 강연 제목이 ‘다양한 장르와 다양한 캐릭터’인 걸 보면, 저를 다양한 장르 안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한 배우로 평가하신 것 같아요. 소재나 형식에 반복적인 요소가 있고, 그런 것들로 분류될 수 있는 게 장르일 텐데, 제가 출연한 영화 대부분이 장르에 맞추기 어려운 영화들이었어요. 왜 장르와 손 잡고 일하지 못했을까 생각해보면, 제가 인형 같은 외모가 아니라 사람 같은 외모를 가진 관계로 장르영화와 친해질 수 없었던 것 같아요. 장르영화 배우들은 데뷔부터 정해진 타입이 있잖아요. 김지미씨는 모던 여성, 최은희씨는 고전 여성, 장미희씨는 지적인 여성, 그리고 문근영양은 국민 동생, 이런 식으로요. 저는 <오아시스>를 통해서 모든 이미지를 깨버렸다고 생각해요. 6월에 들어가는 것도 비장르영화인데, 그런 인연은 제 관심이 거기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도쿄 필름엑스에 심사위원으로 갔을 때 아시아 젊은 감독들의 영화를
영화인 7인 특강 [3] - 문소리·박찬욱 ②
-
성실한 문소리의 연기론, 친절한 박찬욱의 연출론
5월16일 저녁, 문소리가 연세대 위당관 지하 1층 강의실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 객석 곳곳에서 탄성이 터져나왔다. 흰 블라우스에 검은 바지 차림, 정갈하게 쪽진 머리의 ‘매력적인 여교수’ 스타일로 등장한 문소리의 미모를 재발견한 기쁨과 반가움이었으리라.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 “강의는 무슨. 우리 담소나 나누죠”라며 친근하게 운을 띄운 문소리는 ‘다양한 장르와 다양한 캐릭터’라는 특강 테마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을 시작으로, 자신이 생각하는 영화와 연기에 대해 솔직하고 속 깊은 이야기들을 술술 풀어놓았다. 대담자인 마술피리 오기민 대표, 진행자인 <씨네21> 이성욱 기자, 그리고 관객의 질문에 진심과 성의와 재치로 답변하는 모습에, 현장에 있던 모두가 ‘압도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특강이 끝나자마자 절반 가까운 수강자들이, 그것도 적지 않은 연배의 그들이 사인을 받고 기념 촬영을 하고 악수를 하기 위해
영화인 7인 특강 [2] - 문소리·박찬욱 ①
-
특수부대 네이비실(SEAL) 소속의 최고 정예 멤버 쉐인 울프(빈 디젤)는 정부의 비밀 병기를 개발한 과학자 플러머를 구출하는 데 실패한다. 상부에서는 플러머가 남긴 ‘고스트’ 프로그램을 사수하기 위해 울프에게 당분간 플러머의 가족들을 보호하라는 명령을 내린다. 사랑하는 아버지를 잃고 침묵에 잠긴 가족은 난데없는 군인의 등장으로 혼란에 빠진다. 혼란스러운 것은 다리가 어깨에 달린 것 같은 근육질 사나이 울프도 마찬가지. <열두명의 웬수들> 같은 아이들 앞에서 쩔쩔매던 그는 곧 <사운드 오브 뮤직>의 트랩 대령처럼 아이들을 다룬다. 군대의 규칙을 가정에 그대로 적용시키고 아이들 ‘훈육’에 들어가는 것이다. 훈육 원칙은 간단명료하다. “질서 없이는 안전도 없다. 규칙은 하나, 나에게 ‘복종’하는 것 뿐.”
울프의 등장으로 ‘플러머가’는 ‘플러머 부대’로 변한다. 울프 대장은 ‘조, 세스, 룰루, 피터, 타일러’라는 아이들의 비군대식 이름을 ‘레드 리더, 레드 1
군대의 변형에 가까운 가족코미디, <패시파이어>
-
밤 11시14분 작은 도시 미들톤에서 동시에 두건의 교통사고가 일어난다. 술을 마시면서 차를 몰던 10대 소년의 자동차 위로 심하게 망가진 시체가 떨어지고, 예쁘고 교활한 소녀 셰리(레이첼 리 쿡)가 십대 소년 세명이 타고 있던 차에 치어 즉사한다. 두번의 사고에 얽힌 인물들은 셰리를 첫 번째 고리 삼아 사슬로 연결할 수 있는 관계다. 중절수술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편의점을 터는 셰리의 남자친구 더피,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더피를 돕는 점원 버지(힐러리 스왱크), 셰리의 잘못을 덮으려던 아버지 프랭크(패트릭 스웨이즈). <pm 11:14>은 미들톤을 바쁘게 오가면서 사건이 일어나기까지 몇 십분 동안 뿌려졌던 조각을 끼워맞춰간다.
<pm 11:14>은 과거를 쪼개어 현재의 그림을 완성하고 시간을 거슬러올라간다는 점에서 <메멘토>와 비슷하다고 평가받았던 영화다. 그러나 <pm 11:14>은 사건이 아니라 사고를 재구성하는 영화고 긴장을 놓치지
사고의 재구성,
-
-
죽음을 전이시키는 비디오테이프로 혼란을 겪었던 레이첼(나오미 왓츠)은 과거의 악몽을 떨치기 위해 아들 에이단(데이비드 도프먼)과 함께 조용한 시골 마을로 이주한다. 하지만 저주는 끝나지 않는다. 심하게 일그러진 표정의 아이들 시체가 이 지역에서도 잇따라 발견되는 것. 사마라의 저주가 담긴 비디오테이프가 이곳에서도 돌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사마라는 비디오테이프에서 벗어나 에이단의 육신을 파고든다. 레이첼은 에이단을 지키기 위해서 사마라에게 씌워진 저주의 비밀을 알아내야 하며, 사마라를 없애는 방법 또한 찾아내야 한다.
할리우드판 <링2>가 일본판 <링2>와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한다는 점은 의외다. 고어 버빈스키가 만든 할리우드판 <링>이 일본판 <링>과 거의 비슷하다는 점과 할리우드판 <링2>의 감독이 일본 <링> 시리즈를 만든 나카다 히데오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더욱 뜻밖이다. 시나리오 작가 에렌 크루거의 상상력이
조용히 침투해 들어오는 음습한 물의 영상, <링2>
-
한때 청소년의 해방구는 겨울이 되어서야 그것도 매서운 추위의 빙판 위에서 열리곤 했다. 황량한 벌판 같은 스케이트장에서 소년과 소녀들은 비로소 경계를 허물고 몸으로 부대끼곤 했다. 그건 무척 제한된 것이었다. 스피드 스케이트는 앞으로 질주하기에만 적합해서 서로 스쳐지나갈 수밖에 없다. 멋을 부려봐야 무섭게 가속도를 내거나 과격한 동작으로 멈춰서는 것뿐이다. 스피드 스케이트를 잡아먹은 건 롤러스케이트다. 무엇보다 계절의 제약이 사라졌고, 팝송이 꽝꽝 울리는 실내에서 소년 소녀들은 바퀴 달린 피겨스케이트로 달리고 멈추기를 자유롭게 하며 좀더 가까워졌다. 그 다음 세대의 인라인 스케이트, 그중에서도 어그레시브 인라인은 말하자면 스피드 스케이트와 롤러스케이트의 행복한 결혼이다. 스피드와 화려한 몸동작을 동시에 가능케 하고 공간의 제약을 허물어뜨렸다. 도로, 공원은 물론이고 계단과 난간, 빌딩도 그들을 막지 못한다.
스케이트의 공간은 그렇게 확장돼왔고 그만큼 스케이트를 착용한 몸의 관계도
남자소년 버전의 <고양이를 부탁해>, <태풍태양>
-
<스타 워즈3: 시스의 복수>가 2주 연속 미국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지난 주말은 5월27일부터 미국의 현충일인 메모리얼 데이(5월30일)까지 이어지는 4일간의 황금연휴였다. 4일동안 <스타 워즈3>는 7075만달러를 벌어들이면서 새 개봉작 <마다가스카>(Madagascar)와 <터치다운>(The Longest Yard)의 추격을 따돌렸다. 이로써 <스타 워즈3>의 개봉12일간 누적수입은 2억7119만달러가 됐고 11일간 해외수입은 5억440만달러로 집계됐다.
를 제외한다면 이번 주는 코미디 배우 크리스 록의 주간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2위와 3위 영화 두편이 모두 그의 출연작이기 때문. <마다가스카>와 <터치다운>이 각각 사이좋게 6100만달러와 6000만달러를 거뒀다.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마다가스카>는 <개미>의 에릭 다넬과 신인 톰 맥그래스의 공동연출작이다. 뉴욕
<스타 워즈3> 2주 연속 미국 흥행 1위
-
장애우들이 한국영화를 볼 수 있는 출구가 열렸다. 시청각 장애인이 극장에서 영화를 볼 수 있도록 돕는 ‘한국영화 한글자막·화면해설 상영 시범사업’의 제1호 상영작으로 MK픽처스의 <안녕, 형아>가 선정되었다. 지난 5월25일 용산CGV에서 이에 대한 특별상영회가 개최되었다. 시각, 청각, 지체부자유 장애인 150여명은 디지털자막기를 통해 흘러나오는 자막과 화면해설을 위한 FM수신기의 도움으로 편안히 영화를 즐겼다. 상영 전 무대인사를 수화로 진행하는 관계자나 화면해설기기를 체험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상영회에 참여한 <안녕, 형아>의 심보경 PD는 “처음에는 영화내용이 사업에 부합하고 전체 관람가여서 선정되었다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그분들이랑 같이 영화를 관람해보니 우리는 영화관을 가거나 영화에 대한 꿈을 키우는 게 자유스러운데, 그분들은 권리를 쟁취하듯이 힘들게 얻어낸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영화진흥위원회, 한국농아인협회, 메가박스 씨네플렉스
[충무로는 통화중] <안녕, 형아> 한글자막·화면해설 시범 상영회
-
감독을 중심으로 한국영화 인력의 요람 역할을 해온 한국영화아카데미가 2006학년도부터 학제를 큰 폭으로 개편한다. 이번 학제 개편의 주내용은 현재 2년인 정규과정을 1년으로 줄이고, 1년짜리 제작연구과정을 신설하는 것이다. 절반으로 줄게 되는 정규과정의 경우, 좀더 밀도있는 교육을 위해 현재의 학기제가 4쿼터(10주 단위)제로 바뀐다. 쿼터별로 특정 과제를 수행해야 다음 쿼터로 넘어갈 수 있게 한다는 게 아카데미의 계획이다.
이번 학제 개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작연구과정은 정규과정을 거친 학생 또는 이미 아카데미를 졸업한 학생 중 일부만을 대상으로 한다. 2007학년도부터 시작되는 제작연구과정의 대상 인원 수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나 정규과정 인원의 30% 정도로 예상된다. 선발은 프로젝트별로, 시나리오와 제작계획서 심사를 통해 이뤄지게 된다. 각각의 프로젝트는 극영화의 경우 연출, 촬영, 프로듀서 전공자가 한팀이 되고, 애니메이션은 애니메이션 연출 전공 2인이 한팀이 되는
영화아카데미, 장편영화 만든다
-
1952년 존 스타인벡('분노의 포도')이 발표한 초 베스트셀러를 영화화한 작품. <워터프론트>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의 엘리아 카잔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당시 신인이었던 제임스 딘을 일약 할리우드의 주목받는 배우로 만든 영화다.
2.35대 1 종횡비의 시네마스코프 영상을 놀라울 정도로 선명하게 복원한 화질은 DVD가 고전 영화 감상에 더할나위 없이 훌륭한 매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증명하고 있다. 제임스 딘의 회고와 제작 과정을 다룬 다큐멘터리, 삭제 장면, 인터뷰, 1955년 개봉 당시의 기록 영상, 영화평론가 리처드 쉬켈의 상세한 음성 해설 등의 풍성한 부록도 볼거리다.
기 출시된 <자이언트 SE>, 이번에 새롭게 선보일 <이유없는 반항 SE> 등의 3편을 모은 <제임스 딘 콜렉션>도 별도 출시된다.
<에덴의 동쪽 SE>
-
전 세계 관객들에게 제임스 딘을 불멸의 스타로 각인시켰던 바로 그 영화. 기존 출시판이 있기는 하지만, 2장의 디스크로 이루어진 이번 SE(특별판)는 다양한 부록이 추가됨으로써 작품을 더욱 깊이 있게 감상할 수 있다.
흥미로운 정보와 뒷 이야기들로 가득한 전기 작가 더글러스 래스젭의 음성 해설, 제임스 딘을 기억하는 동료들의 인터뷰와 자료 화면으로 구성된 특집 프로그램 <제임스 딘을 추억하다>, 귀중한 영상 자료라고 할 수 있는 스크린 테스트 장면, 삭제 장면, 메이킹 다큐멘터리 등의 풍성한 부록을 통해 작품의 감동을 되새기는 데 부족함이 없다.
기 출시된 <자이언트 SE>, 이번에 새롭게 선보일 <에덴의 동쪽 SE> 등의 3편을 모은 <제임스 딘 콜렉션>도 별도 출시된다.
<이유없는 반항 SE>
-
스프에다 오줌 싸기, 가족용 애니메이션 필름에 포르노 컷 삽입하기 등 짓궂은 장난을 일삼다가 결국엔 지하 테러 집단의 우두머리가 되는 타일러 더든. 소심한 직장인으로 생활하다가 타일러에게 감화되어 반사회적인 성격이 되어가는 잭. 공익과는 전혀 거리가 멀 것 같은 두 사람은 사실 공익광고에 출연한 모델이기도 하다.
두 사람이 나온 광고는 영화 개봉 당시 미국 극장가에 걸린 것으로 여겨지는 극장 예절에 관한 홍보물로서, 극장 안 관객에게 핸드폰 통화나 흡연 등을 삼가해줄 것을 당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제 버릇 개 못준다고 타일러와 잭은 기어이 당황스런 멘트를 날리고 만다.
분명 계획적으로 만들어진 광고지만 영화의 캐릭터를 관객들에게 알리면서 동시에 공익에도 일조하는 흥미로운 영상이다. 에티켓을 무시하는 몰상식한 이들에게 두 사람이 매서운 맛을 보여준다면 금상첨화겠지만 말이다.
<파이트 클럽> "극장 예절을 지킵시다"
-
압도적인 예매율을 보이며 일찌감치 흥행 1위 자리를 예약했던 <스타 워즈 에피소드3 : 시스의 복수>(이하 <스타워즈3>)가 예상대로 박스 오피스 1위에 올랐다. 서울 93개관에서 개봉된 <스타워즈3>는 주말 이틀 동안 16만 1천명을 동원했다. 이는 올 1월에 개봉되었던 <공공의 적2>가 17만을 넘긴 이후 약 4개월 만에 나온 서울 주말 이틀 관객 동원수 최고 기록이다. 개봉 이후 나흘 간의 전국누계 관객수는 63만으로 서울 관객수에 비해서는 기대에 못 미치는 수치다. 통상적으로 서울 주말 이틀 관객수 10만을 넘으면 전국관객 수는 100만 안팎을 기록하는데, <스타워즈3>는 여기에 모자라는 성적을 거두었다. 하지만, 이전에 국내에서 맥을 못 추었던 스타워즈 시리즈에 비하면 매우 좋은 출발을 하고 있는 셈이다. 다가오는 주말에도 별다른 화제작이 없어 는 다음 주에도 흥행 1위를 지킬 것으로 보인다.
아이들이 주인공으로 나선
다스 베이더, 한국 박스오피스 점령
-
홍콩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중국영화는 첸 카이거의 93년작 <패왕별희>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영화 100주년을 기념해 홍콩의 예술기관 헨더슨 아트리치가 설문조사를 시행했는데 총 103편의 중국영화 중에서 <패왕별희>가 1위로 선정됐다. <패왕별희>는 공리와 장국영이 공연한 작품으로, 93년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패왕별희>의 뒤를 바싹 따른 영화는 왕가위의 러브스토리<아비정전>과 오우삼의 <영웅본색>으로,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무간도>는 4위, 왕가위의 <해피 투게더>는 5위, <소림축구>는 8위에 올랐다.
그렇다면 중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감독은? 바로 오우삼이다. 그 다음으로는 왕가위. 제일 사랑받는 남자배우는 지난 2003년 4월1일 투신자살한 장국영이 1위로 꼽혔다. 그 뒤를 이어 성룡, <무간도2>의 오진우, 이소룡, 이연걸 등이 순서대로
홍콩인이 가장 좋아하는 중국영화는 <패왕별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