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속보=<건빵선생과 별사탕>의 박태인(공유)과 <러브홀릭>의 서강욱(강타)이 일진회 소속 학생들인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두 사람은 애초 ‘쌈장’으로 이름이 높았으나 학내에서 또래 학생들과의 집단행동을 피하고 개별적으로 행동하면서 신분을 철저히 위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된 여교사와의 로맨스로 화제를 불러일으킴으로써 최근 폭력서클에 쏟아지는 각계의 관심을 호도하고 사회적 거부감도 덜어보려 한 증거가 포착돼 충격을 주고 있다. 검찰 발표에 따르면 박태인과 서강욱은 절친한 친구 사이로, 자신이 다니는 학교 교사와의 로맨스를 사전 모의한 뒤 이를 꼼꼼히 기록했다. 표지에 ‘캔디-테리우스 프로젝트’라 쓰여 있는 이들의 수첩에는 △학내에서 캔디를 연상시키는 교사를 찾을 것 △돌출 행동으로 캔디의 관심을 끌되 이유있는 행동이라는 느낌을 줄 것 등 구체적인 행동수칙이 꼼꼼히 적혀 있다. 이들이 제시한 캔디의 요건은 “자기 주장이 강하고 똑
“미안하다, 이기주의다”, <건빵선생과 별사탕> <러브홀릭>
-
<EBS> 5월28일(토) 밤 11시40분
배우 클라우스 킨스키를 떠올리면 광인의 이미지가 떠오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아귀레, 신의 분노>(1972)에서 그는 아마존의 밀림으로 군대를 끌고 들어가는 아귀레의 모험담을 펼쳐보인 바 있다. 병사들은 하나씩 죽어가고 그 와중에 과대망상의 증상을 보이는 아귀레는 스스로 절대자가 아닌가 하는 착각에 빠져든다. 클라우스 킨스키의 광적 연기를 만날 수 있는 또 다른 영화가 <위대한 피츠카랄도>이다. 마찬가지로, 아마존을 무대로 하는 이 영화에서 클라우스 킨스키는 거대한 배를 끌어올려 산을 넘는 무모한 모험을 벌인다. <아귀레, 신의 분노>와 <위대한 피츠카랄도> 모두 1970년대에 생겨난 새로운 독일영화, 즉 ‘뉴저먼 시네마’의 일원이었던 베르너 헤어초크 감독작이다. 20세기에 막 접어들었을 무렵, 유럽에서는 혁신적 문화의 기운이 감돈다. 피츠카랄도는 가극왕 카루소의 오페라 공연에
클라우스 킨스키의 광적 연기, <위대한 피츠카랄도>
-
<KBS1> 5월26일(목) 밤 12시55분
한국계 미국인 그렉 박 감독의 로봇에 관한 옴니버스 <로봇 이야기>가 방영된다. 사실 우리는 미국의 저예산 독립영화들을 극장이나 방송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다(독립영화지만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싸기 때문이다). 때문에 영화제에서 상영됐던 작품이 한국의 공영방송에서 방영된다는 것은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 <로봇 이야기>는 현란한 특수효과와 액션이 없더라도 로봇이 등장하는 SF영화가 가능함을 보여준다. 이제는 너무 흔해져버린 로봇들의 과장된 액션을 배제하고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 점점 디지털화되어가는 사회에서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것처럼 보이는 인간성의 상실 등을 주제로 하고 있다. 이렇게 보편적인 주제의식은 다소 상투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에피소드들마다 서로 다른 이야기와 함께 다양한 인종을 등장시키고 주제의 진중함으로 그 한계를 극복하고 있다. 아이를 입양하기 위해 로봇을 키워 부모의 능력을 검
[독립영화관] 로봇에 관한 옴니버스, <로봇 이야기>
-
<EBS> 5월29일(일) 밤 11시40분
김수용 감독의 계몽영화 <달려라 만석아>는 당시 문공부에서 주최한 광복 30주년 기념 아동문예작품 당선작인 이준연의 <철새들의 고향>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서울의 달동네에서 가난하게 살던 만석은 할아버지를 따라 시골 갈매마을로 내려간다. 할아버지는 만석에게 옛것의 중요성, 충효정신의 의미 등에 대해 틈틈이 교육시킨다. 시골로 내려간 만석은 할아버지의 대장간 일을 거들기도 하고, 청년들이 모두 도시로 떠나 일손이 모자란 시골에서 모임을 만들어 고향을 찾는 편지쓰기 운동을 한다. 추석이 되어 만석의 부모도 고향을 찾지만 할아버지는 돌아가시고 만다. 시골로 돌아온 만석의 아버지가 할아버지의 대장간 일을 물려받고 마을은 활기를 되찾는다. 전통 마을, 농촌을 지키는 터줏대감 같은 최불암의 이미지를 <전원일기>의 김 회장 역할보다 먼저 보여준 작품이다. 최불암에겐 대종상 주연상을 안겨준 그의 대표작이기
[한국영화걸작선] 김수용 감독의 계몽 영화, <달려라 만석아>
-
-
1938년 10월30일 아침 8시30분, 뉴욕과 뉴저지 주민들은 라디오를 통해 흘러나오는 화성인의 지구 침공 소식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교통은 마비되고 전화는 불통이었다. 주부들은 젖은 행주치마 차림으로 뛰쳐나왔고 사람들은 이삿짐을 꾸렸다. H. G. 웰스의 소설을 오슨 웰스가 만든 라디오 드라마는 미지로부터 온 공포야말로 집단적인 충격과 히스테리의 진원지임을 알려줬다.
스필버그가 톰 크루즈와 손을 잡고 다시 쓰는 오슨 웰스의 신화는 한 문제 많은 노동자의 눈동자에서 시작한다. 레이 페리어(톰 크루즈)의 삶은 뒤죽박죽이다. 가족은 등을 돌리고 있으며 레이는 자신의 삶을 꾸려가는 것에도 헉헉댄다. 그리고 이제 누구나 예상하지만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그의 삶이 변화한다. 작은 동네의 삶은 일련의 파괴적인 침입자의 흔적으로 흔들린다. 화성인이 지구를 침공한 것이다. 대규모 전방위 공격이 시작되자 레이는 자신의 아이들을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에 눈을 뜬다. 궁금증을 자아내는 것은
오슨 웰스와 스필버그가 만났을 때, 톰 크루즈 주연의 <우주전쟁>
-
톰 크루즈(42)가 새 여자친구 케이티 홈즈(26)에 대한 애정을 만천하에 과시해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얼마전 이탈리아에서 케이티 홈즈와 함께 있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교제사실이 알려진 톰 크루즈는 <MTV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때 홈즈와 동행했던 것은 바로 ‘이 여자는 내 여자다. 내 삶을 이 여인과 함께 하고 싶고, 그녀는 매우 특별하며 나는 그녀를 각별히 존중한다. 그녀와의 관계를 숨기고 싶지 않고 나는 너무 행복하다’는 의미였다”고 설명하면서 “정말 나는 행복하다...그녀는 정말 굉장하다”고 사랑의 감정을 숨김없이 드러냈다.
이것뿐만이 아니다. 5월23일 TV연예프로그램<액세스 할리우드>에서는 “나는 항상 그녀가 얼마나 뛰어난 사람인지 발견한다. 그녀는 내가 좋아하는 모든 것을 좋아하며 매우 유쾌하고 똑똑하다.”고 연인에 대해 끊임없이 칭찬을 늘어놓았다. 또 <오프라 윈프리쇼>에 출연해서는 한술 더 떴다. 오프라가 새 여자친구에 대해 묻
톰 크루즈, “홈즈는 내 여자” 애정 과시
-
장미희는 두 개의 이미지를 가진 배우다. 우아하고 지적인 게 하나다. 다른 하나가 ‘코믹’이라는 건 아이러니다.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되풀이돼 온 패러디가 그 이유다. 대종상 시상식에서 그가 했던 말 “아름다운 밤이에요”나 드라마 <육남매>에서의 대사 “떡 사세요”는 개그우먼 이경실의 코믹버전으로 한층 유명해졌다. 그의 발성은 외모만큼이나 여성적인 우아함을 자랑한다. 그러나 이게 코미디의 맥락 속에 들어서면 포복절도할 웃음을 자아내는 역설이 생겨난다.
유명배우 출신 거물 영화제작자역
“‘매트릭스’ 여전사도 잘할 수 있어”
그가 다시 본연의 우아한 모습으로 안방극장을 찾는다. 그의 아름다움을 내밀하게 탐해온, 그래서 코믹 패러디에 낄낄대면서도 마음 한 켠이 아릿했던 팬들에겐 일단 반가운 소식이다. <토지> 후속으로 28일 첫 방송되는 에스비에스 새 주말극 <그 여름의 태풍>(토·일 저녁 8시45분)이 출연작이다. <폭풍의 계절> <
SBS 새 주말극 <그 여름의 태풍>의 장미희
-
일요일 아침, 비몽사몽간에 TV를 켜니 와글와글 어린 학생들의 목소리가 들린다. 이 시간에 방영되는 무슨 성장 드라마가 하나 있다던데 그건가. 그러나 떠지지 않는 눈을 어찌하지 못하여 소리로만 짐작할 뿐이었다.
내 경우 일요일 아침 프로는 대개 자다 깨기를 반복하면서 시청하는 것이 보통이다. MBC의 <신비한 TV 서프라이즈>만 해도, 어떤 에피소드가 진실인지 밝혀지기도 전에 다시 잠이 들곤 하여 혼자서 안타까워했던 일이 한 두 번이 아닐 지경.
그날도 평소와 다름없는 일요일 아침. 그런데 어쩐 일인지 어린 학생들의 대사가 신경 쓰여 더 잘 수가 없었다.
“너네 끄떡하면 나 가르치려고 드는데 그거 하지마. 지가 알아서 기는데 나보러 어쩌라구.”
(나, 몸을 뒤척이며 으응? 한다. 그러나 곧 다시 비몽사몽.)
“니네가 하고 싶은 말이 뭔데? 왜 상필이 시다바리처럼 부리냐고? 그러면 좀 어떤데? 서로 그게 편해서 그런다, 왜?”
(이거 뭐지? 감았던 눈을 뜨
[드라마 칼럼] 일요일 아침잠을 번쩍 깨우는 드라마 <반올림2>
-
연기 못한 거, 답답한 거, 좋아
이 | 왜 감독 역할에 나를, 또 거짓말하는 발레리나로 심은하씨를 캐스팅했는지 궁금하다.
변 | 스케줄이 비는 배우가 둘밖에 없어서. (웃음) 캐스팅할 때 제일 중요한 기준은 영화감독처럼 보이지 않는 배우, 영화감독 같은 느낌이 나지 않는 배우여야 한다는 것이었다. 전형성들, 규정들을 벗어나는 게 목표였으니까. 영화감독하면 떠오르는 그림이 있다. 실내에서도 선글라스를 껴야 하고 담배도 피워야 되고 하는 식의. 하지만 나를 포함해 어떤 감독이라도 존재할 수 있는 거다. 이정재씨도 배우를 하지 않고 연출부에 들어갔으면 감독이 됐을수도 있다. 그랬다면 어떤 그림이 그려질까, 하는 게 중요했다. 이정재씨의 출연작들을 구해 보고, 같이 작업했던 감독들 만나서 얘기 듣고, 또 직접 만나 이야기하면서 확실한 캐릭터가 그려졌다. 그렇다면 극중의 은석 이야기도 어디까지 가야 효과적이겠구나 하는 감도 잡혔다. 왜 이렇게 답답하게 그려놨을까 생각할지도 모르지
변혁 vs 이정재 [2]
-
다큐|픽션, 경계의 영화 <인터뷰>
<인터뷰>는 멜로드라마이되 멜로드라마가 아니고, 다큐멘터리이되 다큐멘터리가 아니고, 픽션이되 픽션이 아니고, 영화만들기에 관한 영화이되 또한 영화만들기에 관한 영화가 아니다. 변혁 감독의 <인터뷰>는 하나로 매듭지어 버리기 곤란하게 풍성한 결을 지닌 영화다. 그리고 그 결 사이사이에는 카메라란 영화란 진실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들이 깔려 있다. 변혁 감독은 또, 심은하 이정재라는 당대 최고의 스타배우를 주인공으로 캐스팅했으면서도 스크린에서 그들의 스펙터클을 지워냈다. 이것만으로도 주류영화에서는 파격적인 실험이라고 할 만하다. <인터뷰>는 따라서, 배우 이정재에게도 커다란 도전이었을 것이다. <인터뷰>를 위해 극중 감독 이정재가 실제 감독 변혁을 인터뷰했다. 극중 감독은 성실히 물었고, 실제 감독은 골똘히 대답했다. 그들은 인터뷰를 나누며 <인터뷰>에서 이런 생각거리들을 길
변혁 vs 이정재 [1]
-
작품상
댄 징크스·브루스 코헨 <아메리칸 뷰티>
댄 징크스/ 지금으로부터 2년 전, 앨런 볼의 <아메리칸 뷰티> 시나리오를 건네받았다. 섹스와 마약, 호모 포비아, 협박과 부정, 도시의 가족 붕괴를 다룬 내용이었다. 그리고 그 아수라장 한가운데 “세상에는 아름다운 게 너무 많아서 가슴이 벅차다”고 말하는 소년 리키가 있었다. 그리고 관객은 그가 무엇을 말하려 하는지 정확히 알 수 있었다. 샘 멘데스, 이 시나리오를 받아들이고, 세계 각지의 관객을 감동시킬 만한 영화로 아름답게 영상화해준 데 대해 감사드린다.
브루스 코헨/ 케빈 스페이시, 정말 고맙다. 누구와도 비교 못할 연기를 보여준 아네트 베닝, 그리고 우리 배우, 스탭 모두에게 감사하다. 당신들 모두 대단했다. 이 상을 함께 나누고 싶다. 2년 전 이 시나리오를 모두 내쳤지만, 드림웍스는 받아들였다. 글렌 윌리엄스, 스티븐 스필버그, 드림웍스 직원들에겐 아무리 감사의 말을 전해도 부족할 것이다
제72회 아카데미상 [2] - 수상멘트
-
미국적 아름다움은 오래 지속된다
“뷰티-풀(beauty-full) 나이트.” 새 천년을 맞은 오스카의 선택을 한마디로 요약한 미국 현지 언론의 평대로, 제72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아메리칸 뷰티>로 가득한’ 밤이었다. 현지시각으로 3월26일 저녁, LA 슈라인 오디토리엄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아메리칸 뷰티>는 후보에 오른 8개 부문 가운데 5개 부문을 수상했다. 트로피 숫자만 따지자면 지난해 <셰익스피어 인 러브>의 7개에 못 미치고, 재작년 <타이타닉>의 11개에는 절반도 안 되지만,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 남우주연상, 각본상까지 노른자위를 휩쓸었다는 점에서는 남부러울 게 없는 성적이다. 수상부문이 주요부문들이라 후반부에 몰리는 바람에 3시간 가까이 박수치기에 바빴던 <아메리칸 뷰티>의 배우와 제작진들은, 촬영상을 필두로 작품상에 이르기까지 아카데미의 하이라이트를 거의 독식했다.
익숙한 소재, 예측된 결과
남우
제72회 아카데미상 [1] - 수상작 리스트
-
‘꾼’의 기질에서 처연한 미학이
장 코르미에의 <체 게바라평전>
<반칙왕> 크랭크인 전날, 연출부 제작부와 간단한 저녁식사를 마치고 집으로 들어와 가방을 추렸다.
아무 생각없이 가방을 싸다가 “근데 가방을 왜 싸지?” 했다.
지방도 아니고 숙박하는 것도 아닌데. 싸다말고 가방을 골똘히 쳐다보니까 가방이 날 보고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이제 어떻게 할거야? 쌀 거야? 말 거야? 이 변덕아.”
그러다 이왕 싸기 시작한거 간편하게 시나리오랑 콘티만이라도 넣어 가기로 했다가…. 2분도 지나기 전에 이것저것 다시 집어넣기 시작했다.
C.D를 넣다 꺼냈다, 긴팔 재킷을 넣다 뺐다 갈팡질팡이었다. 매사 이렇다.
시나리오와 콘티마저도 넣다 꺼냈다 하는데 유독 가방 안쪽 한구석에서 출발을 기다리며 차 뒷자리에 자리잡은 아이들처럼 딱 버티고 있는 두권의 책이 눈에 띄었다.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의 <봉인된 시간>과 <체 게바라&g
내게 영화를 가르쳐준 책 [9] - <체 게바라평전>
-
한국에서 다큐멘터리를 만든다는 것은
<낮은 목소리2> 제작노트
‘다큐멘터리는 영화의 심장이다’ 라는 말이 있다. 영화사는 다큐멘터리로부터 시작되며, 영화가 본격적으로 산업화의 길을 걷기 시작한 뒤에도 진실을 찾는 카메라의 역할을 다큐멘터리는 훌륭히 수행해왔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그동안 다큐멘터리 문화가 뿌리를 내리지 못했고, 획일화된 이른바 문화영화나 TV다큐멘터리만을 볼 수 있었다. 일반적인 의미의 극장용 다큐멘터리는 아예 그 전통이 부재했다. 이러한 다큐멘터리 문화의 부재는 한국영화문화의 폐쇄성을 드러내는 아주 전형적인 예이다.
그런데, 90년대부터 다큐멘터리의 새로운 길을 만들어나가는(길을 찾는 것이 아닌) 제작집단들이 생겨나기 시작하였다. 푸른영상이나 보임이 바로 그러한 집단으로, 그들은 사막에 싹을 틔우는 것과도 같은 무모한 그러나 의미있는 작업들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최근에 변영주 감독은 만 7년여에 걸친 기나긴 하나의 여정을 마무리지었다.
내게 영화를 가르쳐준 책 [8] - <낮은 목소리2> 제작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