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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츠담 광장, 감회가 새롭다"
<밀리언달러 호텔>에 베를린영화제의 초청장이 도착한 것은 지난 11월이었다. 독일 전후 세대를 대표하는 감독 빔 벤더스가 미국으로 건너가 할리우드의 큰손 멜 깁슨과 손을 잡았다는데, 도대체 어떤 물건이 나올지, 베를린에서 일찍부터 눈독을 들일 만도 했다. 게다가 영화음악은 물론 스토리 원안을 U2의 보노가 내놓았다고 하니, 50주년 행사용으로 이 이상의 화제작은 있을 수 없었다. 2월9일 개막식 본 상영에 앞서 베를리날레 팔라스트에서 열린 <밀리언달러 호텔>의 첫 시사는, 과연 세계 각지에서 몰려든 취재진으로 북새통을 이뤘지만, 빔 벤더스는 그 모든 기대와 관심에 일일이 부응하진 못했다. 도시인의 황량한 내면을 투사하는 솜씨는 녹슬지 않았지만, 수다와 유머가 늘어버린 대신 그만의 개성이 빛바랜 것이나, 할리우드에 다가서는 행보를 우려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
한편 시사에 이어 진행된 기자회견은 “베를린영화제 50년 사상
제50회 베를린영화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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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은 지금 공사중이다. 걸음을 떼기 무섭게 오렌지색 철구조물들과 계속 마주치는데, 영화제의 새로운 중심이 된 포츠담이 특히 그렇다. 드릴 굉음과 용접 불꽃이 반겨주는 포츠담 광장을 지나 마를렌 디트리히 광장쪽으로 걸어들어가야, 그제야 마음에 평화가 깃든다. 여기부턴 문화의 거리구나, 하는 안도감과 함께. 영화제 개막 며칠 전까지도 이곳 포츠담 일대에선 축제의 냄새를 맡을 수 없었다. 행사장 주변에 ‘금곰’의 빨간 깃발이 내걸린 것은 개막 전야. 몇주일 전부터 포스터와 플래카드로 온 동네를 도배하거나, 노랫가락에 들썩거리는 잔치 분위기가 아니었다. 날씨 탓일까. 비바람이 몰아치던 2월9일 저녁, 베를린은 너무도 차분하고 덤덤하게 50주년을 맞이하고 있었다.
베를리날레 팔라스트 앞으로 붉은 주단이 깔리고, 취재진과 시민들은 비를 맞고 추위에 떨어가며 한참 기다린 다음, 그 보람을 잠깐 맛봤다. 심사위원장 공리를 비롯, 안제이 바이다 월터 살레스 마리아 슈라이더 마리사 파라
제50회 베를린영화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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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0년 DVD로 첫 발매된 바 있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블록버스터 <쥬라기 공원>과 <잃어버린 세계: 쥬라기 공원>(현재 절판)이 올 하반기에 새로운 박스 세트로 묶여 출시될 예정이다. 이미 독일과 영국 등 유럽의 지역코드 2번 국가들을 중심으로 출시 정보가 속속 공개되고 있는 상황인데, 독일에서는 9월 15일에 정가 35.99유로, 영국서는 이보다 빠른 8월 29일 29.99파운드의 정가에 각각 발매된다.
지금까지 알려진 정보에 따르면, 유니버설에서 출시할 새 박스 세트는 1, 2편과 함께 <쥬라기 공원 3>과 부록 디스크인 <Beyond Jurassic Park>까지 합쳐 총 4장으로 구성된다. 부록 디스크에는 다수의 메이킹 다큐멘터리와 원작자 마이클 크라이튼과의 인터뷰, 시리즈 세 편을 아우르는 시각효과 제작과정 등이 실리게 된다고.
<쥬라기 공원 박스 세트>는 국내에서도 유니버설 코리아의 하반기 출시작 라인
<쥬라기 공원> 박스 세트 9월에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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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제니퍼 가너 타이틀 소식. 브에나 비스타에서 출시하는 인기 TV 시리즈이자 가너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앨리어스>의 4번째 시즌 DVD가 10월 25일에 미국에서 발매된다.
DVD의 상세한 사양은 미정이지만, 1.78대 1 아나모픽 와이드스크린과 돌비 디지털 5.1 사운드 지원, 음성해설과 메이킹 다큐멘터리 등 지금까지 출시된 시즌 1~3과 동일한 구성일 것으로 예상된다.
<앨리어스>는 제니퍼 가너가 이중간첩으로 등장, 고난이도의 첩보 임무를 수행하는 박진감 넘치는 TV 시리즈로 국내에서도 시즌 3까지 모두 DVD로 출시되어 좋은 반응을 얻은 바 있다. 브에나 비스타 홈 엔터테인먼트 코리아의 관계자는 시즌 4의 국내판 타이틀의 출시는 2006년에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앨리어스 - 시즌 4> 10월에 선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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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퍼 가너의 매력이 돋보였던 마블 코믹스 원작의 슈퍼 헤로인 영화 <엘렉트라>가 10월 18일 미국에서 '무등급 감독판(Unrated Director's Cut)'으로 새롭게 출시된다. 기존출시판은 디스크 1장이었으나 이번 감독판은 부록이 보강되어 2장으로 늘어났다.
추가된 부록으로는 롭 바우먼 감독과 케빈 스티트 편집자의 음성해설, 2부로 구성된 메이킹 다큐멘터리, 멀티 앵글로 감상하는 러쉬 필름, 삭제 장면, 엘렉트라의 어린 시절이 묘사된 미공개 장면, 의상, 미술, 무기 등의 설정 자료를 담은 갤러리, 스토리보드 등으로 제작과정의 세부를 분석한 풍부한 구성이다.
2.35대 1 아나모픽 와이드스크린 영상과 돌비 디지털 5.1, DTS 사운드의 기본 사양은 기존 출시판과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가 26.98달러.
<엘렉트라> 2 디스크 감독판 10월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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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가 끝난 일본의 극장가도 여름성수기 분위기가 완연하다. 탑10에 신작이 4편이나 들어와 물갈이도 대폭되었고 기존 블록버스터들도 큰 낙폭없이 꾸준히 흥행수입을 늘렸다. 이번주 1위도 역시 예상대로 <스타워즈3>가 차지했다. 개봉전 열광적인 분위기가 그대로 극장가로 옮겨 가는중. 하지만 배급사 폭스는 스타워즈 시리즈의 최고 기록인 127억엔 돌파를 현재 목표로 잡아 갈길은 아직 멀다. 여름이면 찾아오는 <극장판 포켓 몬스터>는 예년 수준의 순조로운 출발을 했다. 금토일 3일간 72만5천명을 동원했고 7억6685만엔의 수입을 기록했다.(전년 대비 103%) 3위로 한계단 미끄러진 <우주전쟁>은 이번주에 40억엔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배급사 UIP는 최종수입을 개봉초기 100억엔에서 80억엔으로 하향조정했다.
4위에는 작년에 <아무도 모른다>로 칸영화제 최연소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던 야기라 유야의 최신작 <별이 된 소년(星になった少年
<스타워즈3> 일본 박스오피스 2주연속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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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신>도 어김없이 ‘여귀’가 등장하는 공포영화이다. 흔히 ‘여귀’는 여성의 ‘욕망’이나 ‘한’을 상징하며, 남성중심주의를 위반하거나 징벌한다. 그러나 때로 남성중심주의가 ‘여귀’ 안으로 삼투해 들어오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전선은 흐려지고 싸움은 부질없어진다. <분홍신>은 어떨까? ‘여성의 욕망’을 ‘질투와 물욕’으로 한정하여 끌고나가는 이 영화는 결국 ‘조강지처론’과 ‘명품론’을 설파하며, 가부장제와 자본주의를 공고히 한다.
‘조강지처론’을 통한 가부장제의 강화
<분홍신>은 혼란스러운 영화이다. 내러티브는 세 가지로 변천되는데, 첫째, 보면 뺏고 싶어지는 마법의 물신(物神) ‘분홍신’, 둘째, 일제시대 애인과 신발과 목숨을 빼앗긴 무용수의 원한, 셋째, 바람 피운 남편과 여자에 분노하는 여의사의 독점욕이다. 이를 위해 ‘동화’와 ‘신문기사’와 ‘해리성 정신장애’를 모티브로 가져오지만, 공포의 핵심이 ‘분홍신’인지 ‘선재’인지 결단치 못
조강지처 클럽의 망령, <분홍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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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전쟁>은 스티븐 스필버그의 가장 어두운 영화다. 그의 초기 SF <미지와의 조우> <E.T.>에서의 우호적 외계인의 방문이 여기서 적대적 외계인의 침공으로 바뀌었다는 점만을 말하는 건 아니다. 이 설정은 H. G. 웰스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택했을 때, 그리고 오슨 웰스가 이 소설을 토대로 만든 라디오극 대본을 스필버그가 입수했을 때 이미 주어진 것이었다.
이 영화의 이야기는 간단히 요약될 수 있다. 외계인이 지구를 침공하자 한 아버지가 아들과 딸을 데리고 필사적으로 도주한다. 결국 외계인은 소멸되고 가족은 포옹한다. 이건 재난 장르와 미국식 가족드라마의 전형적인 결합처럼 보인다. 실제로 그렇게 설명되고 광고되고 있다. 그러나 <우주전쟁>은 훨씬 더 풍부하고 복잡하며 모호하다.
<우주전쟁>의 주인공 페리어는 스필버그 영화의 주인공 가운데 가장 비루하며 인간적으로 정이 안 가는 인물이다. 또한 재난영화의 주인공으로는 완
하층민의 냉혹한 묵시록, <우주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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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우주전쟁> 외계생명체의 이름은 ‘어무이‘?
[정훈이 만화] <우주전쟁> 외계생명체의 이름은 ‘어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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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평 감독이 디즈니에서 <백설공주>의 쿵후 버전을 준비하고 있다. 그의 이름은 스타의 이름과 마찬가지로 판매를 위한 수단이 되었다. 원화평은 무술감독이다. 그는 우아한 율동, 번개처럼 빠른 속도에서조차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는 움직임 같은 유려한 형식을 창조했다. 그렇지만 그 형식이 하나의 표준이 됐다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다. 그는 최소한의 동작조차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릴 수 있는 재능을 타고난 전문인들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미국영화에 잘 융화된 것이 사실이다. 이런 영화에선 완벽한 ‘아메리칸 보이’인 톰 크루즈도 파일럿으로 나올 땐 공중 급회전 묘기를 천번씩 해야 하고, 당구를 칠 때는 큐대를 빙빙 돌리는 곡예를 해야 하고, 술잔을 따를 땐 병으로 저글링을 해야만 한다. 하지만 내가 보기엔 완벽함에 이른 이런 동작은 때로는 개성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너무 곡예 같은 러브신이 열정을 잃는 것과 마찬가지로 <매트릭스>의 격투장면은 아름답지만 생기가 없다. 원
[외신기자클럽] 무질서한 격투의 미학 (+불어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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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8일 베를린 필하모니에서 열린 제55회 독일영화상 시상식. 총상금이 300만유로에 육박하는, 독일에서 가장 비싼 문화예술상이라는 위상에 걸맞게 영화인 2200명이 참석했는데, 그중 가장 바빴던 인물이 유대계 감독인 다니 레비다. 올 초 개봉된 그의 작품 <추커씨에 올인>(Alles auf Zucker)이 16개 “롤라”(트로피 애칭) 중 6개를 싹쓸이하는 바람에 수차례 무대를 오르내려야 했기 때문이다. 스위스 태생으로 1980년 이후 베를린에서 활동하고 있는 레비 감독의 <추커씨에 올인>은 40년간 의절하고 살아온 극과 극의 유대인 형제 야콥과 사무엘이 어머니의 유언으로 (유산을 노리며) 어쩔 수 없이 다시 만나 마찰과 소동을 겪으며 화해해가는 과정을 그린 코미디. 추커(Zucker)는 설탕을 의미하는 동시에 주인공 야콥 추커만(Zuckermann)이 한때 동독에서 잘 나가는 스포츠 기자 시절 사용하던 예명이기도 하다. 이날 이 작품에 돌아간 롤라는 최
[베를린] 새로워진 독일영화상의 선택, <추커씨에 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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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한국영화 해외수출 총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가량 많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영화진흥위원회(위원장 안정숙)가 18일 발표한 ‘2005년 상반기 한국영화 수출 현황’을 보면, 52개 나라에 153편을 수출해 모두 4180만9976달러(약 434억원)를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벌어들인 것보다 28.6% 많아진 액수다. 편당 수출가는 27만3268달러(약 2억8천만원)였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아시아 나라에 수출한 액수가 3361만여달러(80.4%)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유럽(15.5%), 북미(3.3%), 남미(0.4%), 오세아니아(0.2%) 순이었다. 아시아 지역의 점유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 점유율 62%보다 18.4%포인트 늘은 반면, 북미 지역의 점유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 점유율 15%에 비해 11.7%포인트나 줄었다. 지역별 편중 현상이 더욱 심화된 셈이다.
아시아 지역의 점유율 상승은 일본에서의 강세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2005년 영화수출액 30%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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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극장가가 20년 만의 흉작을 거둔 올 상반기, 유럽의 극장가 또한 부진한 성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할리우드 리포터>와 <스크린 인터내셔널> 인터넷판은 최근 유럽 극장가의 불황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독일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20% 하락해 5800만명을 동원하는 데 그쳤고, 이탈리아와 프랑스, 스페인과 네덜란드 등도 10%대의 하락률을 보였다.
유럽의 극장 관계자들은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의 미국 중심 배급 전략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여름 휴가를 즐기느라 극장 나들이를 잘하지 않는 유럽인들의 성향을 고려하지 않고 전세계 동시 개봉을 강행하는 것은 흥행에 득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긴 여름 휴가를 즐기기로 유명한 프랑스를 비롯, 냉방을 하지 않는 극장들 때문에 전통적으로 여름이 ‘비수기’인 독일의 사정이 특히 그렇다. 또한 극장에서 개봉한 뒤에 금세 비디오와 DVD가 나오는 등 출시 주기가 짧아진 것이나 해적판이 난립하는 상
유럽 극장가도 불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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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TV만화<스머프>가 3D CGI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다. <버라이어티>는 할리우드 스튜디오 파라마운트가 <스머프>의 판권을 획득해 니켈오디온 영화사와 함께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한다고 7월19일 전했다. <스머프>는 원래 1958년 벨기에 작가 페요 클리포드의 연재만화로 태어났고 1981년 미국에서 총 256화의 TV만화로 제작됐다. 한국에서는 1983년에 <개구쟁이 스머프>라는 제목으로 방영되어 큰 인기를 모았다.
<스머프>는 총 3부작으로 만들어지며 그 중 첫 작품이 2008년 개봉할 예정이다. 2008년은 <스머프>가 탄생한지 5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현재 <샬롯의 거미줄>을 제작 중인 프로듀서 조던 커너가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스머프>를 스크린으로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