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7의 봉인> <산딸기> <페르소나> 등의 대표작을 통해 신과 인간의 실존에 대한 질문을 제기해 왔던 스웨덴 감독 잉마르 베리만(1918~)의 영화 가운데 국내에서 아직 상영되지 않았던 작품 4개가 7월30일부터 8월3일까지 서울 종로구 필름포럼(옛 허리우드 극장)에서 상영된다.
이 가운데 1963년에 만든 <침묵>은 <어두운 유리를 통해> <겨울빛>과 함께 신과 구원의 문제를 다룬 3부작의 완결편이다. 초기작 <모니카의 여름>(1953)은 십대 후반의 남녀가 가출을 해 한 여름을 함께 보내며 아이를 갖게 되고 생활을 위해 다시 고단한 일상으로 돌아오게 되는 이야기로, 발표 당시 스웨덴에서보다 프랑스 누벨바그 감독들에게서 먼저 인정받은 작품이다. (02)764-4231.
잉마르 베리만 감독전 <침묵> 등 국내 미개봉 4편 상영
-
할리우드 톱스타 카메론 디아즈가 사진작가와의 법정공방에서 승리했다. 7월25일 배심원단은 4시간에 걸친 회의를 통해 존 루터를 절도죄와 문서 위조죄, 위증죄 등을 적용해 유죄로 판결 내렸다. 그는 오는 9월15일 5년 이상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예정이다. 사진작가 존 루터는 카메론 디아즈가 무명이었던 1992년 토플리스 사진을 촬영했고 이 사진을 이용해 2003년 카메론 디아즈를 협박한 혐의로 구속됐다.
디아즈는 루터로부터 300만달러를 내고 이 사진을 사지 않으면 다른 사람에게 팔겠다고 협박당했다. 또한 존 루터는 카메론 디아즈가 사진소유권 및 저작권 양도를 허락한 사인을 했다고 주장했으나 이 사인도 위조된 것으로 판명됐다.
재판이 끝난 후 루터의 변호사는 ”돈 많은 유명인사와 불쌍한 사진작가의 기념비적인 법정공방이었다.“면서 ”카메론 디아즈는 승소하기 위해 엄청난 이권을 끌어들였고 존 루터는 완전히 파멸하고 말았다“고 비난조의 말을 남겼다. 그러나 디아즈 측의 검사는 디아즈가
사진으로 협박당한 카메론 디아즈, 승소하다
-
근대국가 내의 폭력의 권리는 국가가 독점한다. 그 권리를 탈취해 누군가에게 복수하는 일은 금지되어 있다. 그것은 신과 법의 지위를 찬탈하는 일이다. 누구에게 벌을 준다는 것은 자신의 척도로 세상을 재단하는 일인 것이다. 박찬욱 감독의 복수 삼부작은 이 일을 해낸다. 그것도 자기만의 원칙 아래 그렇게 한다. 신장엔 신장, 혀에는 혀인 동해보복의 원리로 복수가 이루어진다. 쓸데없이 사람을 죽이는 법이 없다. 그리고 징벌을 내리고 복수를 한 이들은 자기의 혀를 자르거나 손가락을 자름으로써 속죄한다. 복수의 왕국을 떠받치고 있는 이 원칙과 화려한 스타일 때문에, 복수의 인과율은 쉽게 파묻힌다. 또는 관객은 알아차리지 못한다. 정신지체아가 자동차 번호판을 정확히 외워도(<복수는 나의 것>), 열렬한 포교의지로 가득했던 전도사가 뜬금없이 범인의 하수인이 되어도(<친절한 금자씨>), 우리는 복수의 왕국을 빛내는 곰팡이톤의 극적인 구조물만 보게 되어 있으니 말이다.
복수를
복수 삼부작을 마무리하는 디저트, <친절한 금자씨>
-
8월 19일에서 24일까지 6일동안 열리는 제1회 고양국제어린이영화제(GICFF)가 7월 25일 서울 애니메이션 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고양어린이영화제는 32개국에서 온 영화 142편을 상영할 계획. 개막작은 노르웨이 영화 <우유의 빛깔>이고, 폐막작은 국제단편경쟁 수상작 4편과 어린이가 만든 영화 국내공모전 중에서 우수작 5편을 모아 상영한다.
정지영 집행위원장(<할리우드 키드의 생애> <하얀전쟁> 감독)은 미래를 만들어갈 어린이들의 영화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고양시는 초등학생 자녀를 둔 3·40대 학부모 인구가 많아 영화제 개최지로 적당했다고 설명했다. 단지 보여주는 영화제로 머물지 않기 위해 어린이들이 직접 만든 국내외 영화를 상영하고 어린이 심사위원 제도를 도입한 것이 특징. 해외 장편영화를 상영하는 ‘월드프리즘’에서는 애니메이션 <이누야샤 극장판-수수께끼의 붉은 섬> <부와 지노의
제1회 고양국제어린이영화제 프로그램 발표 기자회견
-
-
인터넷 만화 <다세포 소녀>를 기반으로 삼은 주식회사가 생겼다. 영화 <다세포 소녀>를 연출하는 이감독과 제작사인 영화세상의 안동규 대표, <혈의 누>의 김대승 감독, <늑대의 유혹>의 김태균 감독,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줘>의 모지은 감독 등 영화인 33인은 주식회사 ‘다세포 클럽’의 법인등록을 마치고 사무실을 마련했다. <다세포 소녀>를 각각 10분 분량의 디지털영화로 제작하는 콘텐츠 사업이 이 회사의 중심. 원작자 B급 달궁은 <다세포 소녀>를 100회 이상까지 연재할 예정이므로, 다세포 클럽은 최소한 100편의 영화를 제작하게 될 것이다.
현재 50회를 넘긴 <다세포 소녀>는 무쓸모고등학교를 배경으로 가난을 등에 업은 소녀와 외눈박이, 변태적인 성취미를 가진 회장과 부회장, 도라지 소녀 등이 분방하고 재기있는 에피소드를 엮어가는 인터넷 만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 &l
[충무로는 통화중] <다세포 소녀>, 세포분열 본격화
-
한여름 시네키드들이 마련한 영상축제가 열린다. 8월5일부터 9일까지 5일 동안 서울 인사동 필름포럼(옛 허리우드극장)에서 개최되는 제7회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에선 청소년들이 직접 만든 30여편의 영화들을 만날 수 있다. 13살에서 18살까지(청소년 1부) 청소년들이 만든 작품이 21편, 19살에서 24살까지(청소년 2부) 청소년들이 만든 작품이 15편으로, 9개국에서 온 36편의 단편영화가 상영될 예정이다. 올해 경쟁부문 출품작 수는 대략 500여편. 예심위원으로 참여한 최광식 프로그래머는 “한국 출품작의 경우 완성도는 높으나 여전히 학교를 소재로 하고 있는 작품이 많아서 상상력 측면에선 다소 아쉬웠다. 반면, 해외작품의 경우 다른 영화제 수상작들을 초청한 것이긴 하지만 다양한 개인의 관심들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 국내작품과 대조적이었다”고 말했다. 시상은 대상, 심사위원특별상(이상 청소년 1부와 2부 개별 시상), 예술실험상, 현실도전상, SYIFF 시선상, 감독상, 촬영상, 감독상
제7회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 8월5일부터…
-
디즈니 클래식 <미녀와 야수> DVD에는 아주 특별한 기능이 포함되어 있다. 본편을 보기에 앞서 설정 메뉴를 통해 오리지널 극장판 혹은 스페셜 에디션을 선택할 수 있는데, 그중 스페셜 에디션에는 1991년 개봉 당시에는 없었던 ‘Human Again’이라는 합창곡이 나오는 추가 장면이 포함되어 있다.
이 장면은 벨과 야수가 서로 사랑에 빠지기 시작하면서 부르는 노래 ‘Something There’와 두 사람이 무도회장에서 춤을 출 때 나오는 영화의 주제곡 ‘Beauty and the Beast’ 사이에 삽입되어 있다. 마법에서 벗어나 다시 인간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쌓인 성안의 집기들이 노래를 하는 장면으로, 제작 당시 영화 속 시간의 흐름 상 넣기에 부적합하다고 판정받아 빠져야만 했던 곡이다. 벨의 아버지 모리스가 딸을 찾아 헤매는 시간이 그리 길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성안의 시간이 너무 지체된다는 것이 그 이유. 하지만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성공을 본 애니메이션 제작진
<미녀와 야수> 다시 사람이 된다면
-
<내 이름은 김삼순>이 결국 마지막 회에 50.5%의 시청률을 기록, <대장금> <파리의 연인>에 이어 꿈의 시청률을 달성하면서 막을 내렸다. 6월 1일 첫 방송을 시작해 총 16회가 방영된 <내 이름은 김삼순>은 첫 주에 일찌감치 20%를 넘기며 시청률 5위에 오르더니, 이후 가파르게 시청률이 상승하여 30%, 40% 벽을 가볍게 돌파하여 마지막 회에 50%마저 넘어섰다.
오랜 만에 드라마 대박을 터뜨린 MBC는 <내 이름은 김삼순>이 끝난 후에도 그 실속을 톡톡히 챙겼다. 7월 22일, NG장면, 명대사 등을 모아 ‘<내 이름은 김삼순> 스페셜’을 방영한 MBC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가 24.8%라는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시청률 5위에 오른 것이다. 이는 이 프로그램이 가지고 있던 이전의 자체 시청률 16.1%보다 무려 8.7%나 높은 수치이다. 이뿐이 아니다. 7월 24일에는 ‘대한민국 김삼순’
50% 끝내 넘어선 삼순이의 파워, 그 빈자리는 누가 차지할까?
-
[올드독의 TV감상실] 종방한 <내 이름은 김삼순>에게 띄우는 공개질의서
[올드독의 TV감상실] 종방한 <내 이름은 김삼순>에게 띄우는 공개질의서
-
또다시 뒤척이며 옆으로 누워 본다. 그래도 그리 편하지 않다. 가장 편한 상태로 생각나는 영화에 관해 써 보라는 권유에 따라 이리저리 자세를 다시 잡아보지만 생각나는 영화가 없다. 마음이 편하지 않다. 내 인생의 영화랄 게 뭐있나. 본 영화도 많지 않은데…. 쉽게 생각해보지만 그게 그리 만만치 않다. 다시 정좌해서 물도 한컵…. 그럼 질문의 내용을 바꿔야겠다. 잘 만든 영화가 뭐지? 아니 인상깊었던 영화는 뭐지? 아니 재미있었던 영화는 뭐지? 좋은 영화가 뭐였더라?
왜 그런지 타르코프스키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그냥 단어일 뿐인 이름…. <노스탤지어>의 김이 많이 나던 그 온천물…. 그 옆에 어슬렁거리던 개도 있었지, 시를 어떻게 번역할 수 있냐고 화내던 그 남자…. 그 대사를 나는 번역해서 보고 있었다. 그 남자의 고향은 어디지? 그러다 문득 <브레이킹 더 웨이브>가 생각났고 다른 곳에서 온 그 남자, 그 남자가 다치고 배에 천연덕스럽게 올라타던 그 여자의
[내 인생의 영화] 한국영화 안 본 것, 반성했다, <우묵배미의 사랑>
-
국내에 널리 알려진 감독은 아니지만 앨런 루돌프는 미국 인디영화계에서 상당히 인정받는 인물이다. 70년대 <내쉬빌> 등 로버트 알트먼 영화 4편의 조감독으로 입문, <메이드 인 헤븐> <위험한 상상> <미세스 파커> 등을 만든 루돌프는 97년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애프터글로>를 통해 건재함을 과시했다. <브루스 윌리스의 챔피언>은 그가 <위험한 상상>에서 같이 작업했던 브루스 윌리스를 파트너 삼아 만든 신작. 앨런 루돌프의 시나리오를 본 브루스 윌리스가 제작에도 직접 참여했고 닉 놀테, 바버라 허시, 알버트 피니 등 중량감 있는 연기자들이 대거 등장한다.
영화의 원작인 커트 보니깃 주니어의 소설은 60년대 미국 반문화운동이 70년대 풍요와 성공을 추구하는 소비주의 문화에 흡수되는 과정을 풍자한 작품. 주인공 드웨인 후버는 그 전형이 될 만한 인물이다. 그는 미국 자본주의의 첨병인 자동차 판매업
60년대와 70년대의 극단적 대립, <브루스 윌리스의 챔피언>
-
얼룩덜룩한 욕망의 흔적을 발견하는 것이 유쾌한 경험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끈적거리는 쾌감까지 포기할 순 없다. 스릴러를 즐기기 위한 기본자세는 스크린에 시선을 맡겨두고 꼬인 매듭을 풀기 위해 머리를 내어주는 것이다. 땀에 절어 있는 몸뚱이를 일으킬 때 느슨한 정신을 긴장케 하는 한기까지 파고든다면 아주 훌륭한 관람이 될 테지만, <이노센스>는 그 경지엔 이르지 못한 범상한 범죄스릴러다.
<이노센스>는 한 남자의 아내와 정부가 공범이 되어 남자를 죽인다는 설정으로 시작한다. 그러나 실은 남자는 죽지 않고 살아나, 심장병을 앓던 아내가 쇼크사해버린다. 아내의 재산을 노린 릭과 정부 엘시의 음모였던 것이다. 전반부는 영화 <디아볼릭>의 설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아내를 죽이는 데 성공하지만 릭과 엘시는 서로 틀어지고 결국 감옥과 재판정에 서게 된다. 신문기자 엘든의 증언이 두 사람의 운명을 가르는데, 엘든의 증언까지 계산해놓은 음모의 전모는 마지막에 가서
범상한 범죄스릴러, <이노센스>
-
시커먼 연기를 내뿜으며 하얀 눈이 수북이 뒤덮인 산모퉁이를 비집고 달려오던 기차가 요란한 기적소리를 내지른다. 한칸짜리 증기기관차가 힘에 부쳐보이듯, 검은 연기와 기적소리는 이내 흩날리는 눈 속에 스며들고 만다. 기차가 멈춰 선 곳은 홋카이도 지선의 종점인 폐광촌 호로마이역. 하얀 눈과 어울려 낡아 보이긴 하지만 철도원 제복의 맵시가 멋스러운 역장이 어김없이 기차를 맞는다. 호로마이역에 인생을 묻은 철도원 사토 오토마츠다.
오토마츠의 풍모는 촌스러운 시골 역장의 모습이 아니다. 일면 근엄해보이기도 하지만 지그시 보고 있으면 정도 많고 고운 인상이다. 모두들 대처로 떠났지만 호로마이역에 청춘을 묻고 정년퇴임을 맞이하면서도 철도원의 기풍을 지키고 있다는 것도 호감이 간다. 이처럼 자신을 곧추세워온 오토마츠의 인생을 보노라면 짐짓 가슴이 뭉클할 법도 하다.
하지만 이 멜로드라마의 배경에 깔리는 이데올로기를 완전히 눈감아 주긴 어렵다. 오토마츠에게서는, 전후의 폐허를 딛고 ‘오늘의
동화적인 발상과 환상적인 표현, <철도원>
-
“화려한 불꽃놀이를 보는 것 같다. 정말 대단한 장관이다.” 이라크 첫 공습을 수행한 미군의 소감이 그랬다. 과연 걸프전을 낭만적인 불꽃놀이나 무해한 전자오락에 비길 수 있을까. 잠시 잠깐 해외 뉴스를 오르내리던 걸프전의 이미지와 정보 뒷편에 뭔가 다른 사연이 숨어있을 법도 하잖은가. 미 국방성의 여과장치로 거르지 않은 걸프전 원액에 듣도보도 못한 화학 처리를 한 영화 <쓰리 킹즈>의 시작은 그런 의문에서 시작됐다. <쓰리 킹즈>는 전쟁을 배경으로 하고는 있지만, 전쟁 액션 영화로 지칭하긴 마뜩찮다. 아예 휴전 직후를 이야기의 기점으로 잡고 있고, 전쟁 영화 특유의 무게잡는 스타일이나 구태의연한 스토리텔링도 구사하지 않는다. 곳곳에 폭소를 터뜨리게 할 지뢰가 묻혀 있는데, 그렇다고 무작정 웃게나 만드는, 생각없는 코미디도 아니다. 날선 풍자와 비난이 따끔거리기 때문이다.
쿠웨이트 왕족의 금괴가 숨겨진 후세인의 비밀 벙커를 습격하자는 계획을 세우며 결성된 ‘쓰
흥미진진한 액션 모험 영화, <쓰리 킹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