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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와 함께 로맨스 붐을 몰고 왔던 주인공으로, 베스트셀러를 영화화한 작품. 상처를 하고 아들과 함께 살아가는 주인공 앞에 홀연히 나타난 죽은 아내와의 만남과 아름다운 가족 사랑에 관한 이야기. 적당히 타락하고 계산적인 요즘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순백의 순수함이 느껴지는 영화. 2장의 디스크로 구성된 타이틀은 메이킹 필름, 감독과 배우 인터뷰 영상 등의 부록을 제공한다. 배경은 매우 아름답지만, 화질은 최근 영화답지 않게 다소 거칠기 때문에 아쉽다.
순백의 순수함을 만나세요, <지금, 만나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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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사상 최초로 영화티켓이 홈쇼핑을 통해 판매됐다. GS홈쇼핑에서 판매된 <웰컴 투 동막골> 영화티켓은 판매시작 30분만에 5,000세트 전량이 매진되는 좋은 반응을 끌어냈다. TV를 통한 영화티켓 판매는 처음이어서 막상 ‘잘 될까’ 걱정했던 관계자들도 빠른 시간에 매진이 되자 고무적인 분위기다. “<웰컴 투 동막골>에 대한 사전 인지도도 긍정적이고 ‘할인’이라는 혜택도 주요하게 작용했으며 무엇보다 친숙한 TV를 통한 정보전달이 거부감없이 전해진 결과”라고 관계자들은 자체 분석했다. <웰컴 투 동막골>의 이번 프로모션을 계기로 홈쇼핑을 통한 영화티켓 판매라는 새로운 마케팅 기법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웰컴 투 동막골> 영화 최초 홈쇼핑 통해 티켓 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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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 수 없이 다시 <시민 케인>을 이야기해야 한다. 감독들에게 <시민 케인>은 저주다. 엄마의 불편한 첫 이미지와 그녀가 꼬마에게 끼친 영향, 막대한 유산에 더해 스스로도 거대한 부를 축적한 남자, 도전과 성취에 대한 집착과 현란한 사생활 뒤에 감춰진 비밀, 중년 남자로 분한 의욕 넘치는 젊은 배우, 눈과 머리가 따라잡기 힘든 영화적 성과 등, <시민 케인>은 마틴 스코시즈의 <에비에이터>를 벗어나기 힘든 무게로 억눌렀을 법하다. 사실 <에비에이터>가 <시민 케인>을 그 무엇보다 닮은 부분은 ‘드라마 없는 드라마’에 있다. <에비에이터>가 보편적인 감동을 주지 못했다고 본다면 첫째 이유는 거기서 찾아야 할 것이다. 스코시즈가 아무리 동정과 성찰로 한 인간의 진실과 인간미에 접근하려 해도 하워드 휴스는 현실 속의 인물로 자리잡지 못한다. 찰스 포스터 케인의 그림자가 하워드 휴스의 얼굴 위로 길게 드리워져 있기
휴스의 야망만큼이나 거대한 3시간짜리 부록, <에비에이터 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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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파라치는 무엇으로 사는가? 너무 새삼스러운 질문이지만, 최근 들어 미국 언론에서 이들을 주목하는 이유가 있다. 사진을 찍기 위해 스타의 자동차를 가로막거나 쫓아가거나 심지어 들이받는 행동으로 줄줄이 법적 처분을 받게 된 파파라치들의 소식이 보도되면서, 이들의 과도한 프로정신은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인지를 진단하는 기사들이 이어지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인사이드 포토 워즈’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베테랑 파파라치와의 심층 인터뷰를 실었다. 15년 전에 일당 50달러를 받고 타블로이드용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는 이 파파라치의 회고에 따르면, 당시 LA에는 10명 남짓한 파파라치가 존재했을 뿐이지만, 현재는 200여명이 활동 중이라고 한다. 그만큼 좋은 사진을 건지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진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들이 ‘최상급’으로 치는 사진은 스타의 연애나 결별에 관한 가십에 결정적인 증거가 되는, 말하자면 ‘이야기가 있는’ 사진이다. 일례로 함께 영화를 찍으며 염문을 뿌렸
[What's Up] 파파라치가 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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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호 감독, 배용준, 손예진 주연의 멜로영화 <외출>의 본 포스터가 공개되었다. 지난 6월에 먼저 공개된 티저포스터가 두 주인공이 사랑에 빠지기 직전의 망설임과 설렘을 각자의 시선으로 표현했다면, 이번에 공개된 2종의 포스터는 ‘사랑에 빠진 순간’을 담고 있다. ‘침대 위의 두 남녀’라는 컨셉으로 진행된 포스터 촬영은 격정적 포옹, 깍지 낀 두손 등 디테일한 포즈를 통해 강렬하고 애절한 느낌을 살리는데 주안을 뒀다고. 교통사고로 배우자들의 불륜 사실을 알게 된 두 남녀가 배우자들처럼 걷잡을수 없는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의 <외출>은 현재 촬영을 끝내고 후반작업을 거쳐 9월 8일 아시아 전역에서 동시개봉할 예정이다.
<외출>, 본 포스터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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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을 불태울 또 다른 블록버스터 영화 <스텔스>가 개봉됐다. <분노의 질주> <트리플 엑스>에서 참신한 액션을 보여줬던 롭 코헨 감독이 선택한 소재는 바로 미래형 차세대 전투기. 제목 그대로 스텔스 기능은 기본이고 뛰어난 선회 능력과 막강한 파괴력으로 공중과 지상을 제압하는 전투기들은 이 영화의 실질적인 주인공이다. 특히 영화 속에서 가공할 위력을 보여주는 인공지능 전투기 ‘에디’와의 화려한 공중전은 최첨단 디지털 특수효과와 촬영기술에 힘입어 이제껏 보지 못했던 압도적인 액션을 자랑한다.
그런데 차세대 전투기와 인공지능이라니 어딘지 낯설지 않은 느낌이다. 특히 일본 애니메이션 팬들이라면 바로 <마크로스 플러스>를 떠올릴 듯한 내용이다. 물론 할리우드에서도 <탑건>을 비롯해 공중전을 소재로 한 영화들이 많았으며, 그런 작품들을 통해 쌓아온 노하우가 <스텔스> 제작에 밑거름이 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
<스텔스>만한 전투기 어디 또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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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영화제 집행위원회는 28일 오후 6시30분(한국시각), 박찬욱 감독의 <친절한 금자씨>를 제62회 베니스영화제 공식 경쟁부문 진출작으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영화제 집행위원회측은 <친절한 금자씨>를 두고 “아름답다(beautiful). 최고의 영화다. 전작과는 색다른 구조를 갖고 있으며 강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영화다.”라는 평가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찬욱 감독은 2001년 <공동경비구역 JSA>로 베를린 영화제 공식부문에 초청되었고, 지난해에는 <올드보이>로 칸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올해 베니스 영화제까지 초청되어 ‘세계 3대 영화제’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1932년 시작된 베니스 영화제는 가장 오랜 전통을 지닌 국제영화제로 1987년 강수연이 임권택 감독의 <씨받이>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바 있고, 2002년에는 <오아시스>가 감독상(이창동)과 신인상(문소리)을, 작년에는
<친절한 금자씨> 올 베니스 영화제 경쟁부문 진출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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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피운 주드 로에 화가 난 약혼녀 시에나 밀러가 파혼을 선언했다. 밀러는 주드 로를 다시는 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고 <IMDb.com>이 7월27일 보도했다. 23살의 여배우 시에나 밀러는 2003년 10월부터 주드 로와 데이트하기 시작해 작년 12월에 약혼하면서 또 하나의 스타커플의 탄생을 예고했다. 하지만 지난주 주드 로가 약혼상태에서 가정부와 관계를 가진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상황이 급격히 악화되고 말았다. 주드 로는 즉각 언론을 통해 시에나 밀러에게 사과했으나 이미 손가락에서 약혼반지를 뺀 밀러의 마음을 돌릴 수는 없었다. 커플의 측근은 “주드가 밀러를 직접 만나서 얘기하고 싶어했지만 그녀가 단칼에 거절했다”고 전했다. 시에나 밀러는 현재 런던 웨스트 엔드에서 셰익스피어 연극을 공연중이다.
시에나 밀러, “주드 로 보기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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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추진하는 ‘입장권 표준전산망’(전산망) 사업에 대해 재검토 필요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국세청과 문화부가 전산망 사업을 ‘밀어붙일’ 태세여서 주목된다. 국세청이 최근 ‘극장들의 표준전산망 가입 실적이 저조해 1월까지 가입하도록 다시 한번 권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데 이어 문화부도 ‘적극 추진’ 방침을 천명하고 나선 것.
문화부는 지난 1월27일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전산망에 가입하는 극장에는 스크린쿼터 20일을 감면해주고, 전산망을 구축하는 극장에는 영화진흥기금 50억원으로 연리 3.5%에 융자해주기로 했다”며 “전산망에 가입한 극장에 대해서는 부가세를 2% 환급해 주는 방안도 국세청과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문화부가 이런 ‘당근’을 마련한 것은 전산망 가입을 꺼리는 극장주들에게 가입할 명분을 주고, 지지부진한 전산망 구축 사업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실제로 간담회를 연 문화부 오지철 문화정책국장도 그런 의도를 부인하지 않았다. 하지만 전산망을 설치하기 위해 드는
정부 티켓링크 전산망 시스템 가행, 극장들 가입 저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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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개봉한 <배트맨 비긴즈>의 흥행 호조(현재 미국 흥행수입 1억 9천만달러)로 새로운 배트맨 시리즈가 성공적으로 출발한 가운데, 1989년부터 97년까지 이어졌던 구 시리즈 4부작이 특별판(SE) DVD 사양으로 올 가을에 다시 선보인다.
워너 브라더스는 미국 시간으로 26일 <배트맨> <배트맨 2> <배트맨 포에버> <배트맨과 로빈>의 특별판 DVD를 10월 18일에 출시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 특별판 DVD는 작품별로 각각 2장의 디스크로 구성되며, 단품 및 박스 세트로 동시에 발매된다.
각 타이틀은 디지털로 새롭게 복원한 영화 본편과 팀 버튼, 조엘 슈마허 감독의 음성해설, 배우 및 제작진 인터뷰, DVD를 위해 특별히 제작된 다수의 다큐멘터리, 제작과정 영상 그리고 프린스, 실, 스매싱 펌킨스 등의 주제곡 뮤직 비디오가 수록될 예정이다.
배트맨 4부작은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10억달러의 흥행 수입을 거두었으며,
<배트맨> 4부작 특별판 드디어 10월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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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낙원 이야기인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비치>는 정작 대니 보일 감독 자신의 실낙원 같다. 이 영화에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연기하는 배낭족 청년은 천혜의 낙원을 발견하지만 낙원은 이미 지옥이었고 곧 참혹한 종말을 맞는다. <쉘로우 그레이브>와 <트레인스포팅> 등 단 두편으로 단숨에 영국이 낳은 세계적 스타 감독이 돼버린 대니 보일이 할리우드의 프로포즈를 받았을 때, 할리우드는 그에게 어쩌면 기회와 자본의 인공낙원처럼 보였을는지 모른다. 실제로 그는, 영국에서의 100배쯤 되는 제작비에다 섬 하나를 세트처럼 마구 뜯어고쳐가며 사용했다. 하지만 할리우드와의 거래에서 그는 얻은 것보다 잃은 것이 많아 보인다. 디카프리오라는 특급 스타와 화려무비한 스케일은 대니 보일 특유의 무자비한 냉소나 희망없음의 절규와 뒤섞이면서 계통도 족보도 없는 이상한 사생아를 출산했다. 글쎄, 대니 보일의 세계라는 것도 그의 영화제목처럼 얕게 덮어놓은 무덤 같은 것이었을까. 그보
[편집장이 독자에게] 그냥 자기 나라에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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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방송사의 TV 시사토론 프로그램을 봤다. 사회자가 스승으로 모시고 싶었던 몇 안 되는 분이지만 ‘토론’이라는 문화에 질려서인지 즐겨 보지는 못했다. 시사 프로그램 진행을 맡은 사람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정치계에 입문하는 모습을 봐왔기 때문에 부러 피했는지도 모르겠다(선생님, 무례와 망발을 용서하시옵소서). 낯익은 얼굴은 토론자 중에도 있었는데 유독 한 인물에게 시선이 집중되었다. 순진하던 시절 만인의 선망 대상인 ‘대학입시 전국 수석’이라는 영예를 차지했던 인물이자 지금은 ‘스타급 변호사’로 잘 나가고 있는 인물이다. ‘학생운동과 노동운동을 걸쳤다’는 찬란한 이력도 붙어다닌다. 그와 함께 아주 잠깐 ‘세미나’라는 것을 했던 아스라한 기억도 떠올랐다. 물론 그때의 꾀죄죄한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말쑥한 정장 차림에 무스를 발라 머리에 힘도 주었다.
그의 모습을 주목한 이유는 며칠 전 그를 ‘젊은 철새’라고 묘사한 일간지의 시사만평을 보았기 때문이다. ‘나름의 이유는 있겠지’하는 마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정치적 냉소의 생산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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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가장 대중적인 성공을 거둔 극작가는 누구일까? 소포클레스나 셰익스피어는 아니다. 그들은 훌륭한 극작가임에는 틀림없지만 공연에 따른 인세수입으로 막대한 부를 축적했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버나드 쇼? 으젠느 이오네스코? 테네시 윌리암스? 비평가들의 총아였지 대중의 사랑을 받지는 못했다. 아마도 정답은 닐 사이먼이 아닐까 싶다. 이 익살 가득한 표정의 대머리 작가는 그저 평범한 보통사람들의 울고 웃는 이야기를 가슴 찐한 코미디 속에 녹여내 동시대 대중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다. 브로드웨이의 터주대감이라 할 수 있는 그의 작품들은 바다 건너 동숭동에까지 맹위를 떨쳐 <최후의 뜨거운 연인들>이나 <굿바이 걸> 같은 단골 레퍼토리를 양산해냈다(인세는 제대로 주고 있는지?). 지난 겨울의 빅히트작 <사랑을 주세요> 역시 그의 퓰리처상 수상작인 <욘커스가의 사람들>을 번안한 것이다.
뉴욕 빈민가에서 태어난 닐 사이먼의 성장기는 그의 자전적 3
[할리우드작가열전] 사랑을 일깨우는 코미디, 닐 사이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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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그 이야기 들어봤니? 얼마 전에 우리 학교 애들 셋이서 땡땡이 치고 섬에 놀러갔는데, 심심해서 여관방에서 잡지를 봤대.” “웃기네, 여관까지 들어가서 잡지는 뭔 잡지냐? 비디오를 보든지, 아니면 직접 만들든지.” “그러게 말이야. 그런데 잡지를 다 보고 나니까 전화가 울리더란 거야. 그리고 음침한 여자 목소리로 ‘너희들은 일주일 뒤에 죽는다’고 하더래.” “무슨 미친 소리야?” “그래, 걔들도 딱 그렇게 말했대. 그래서 막 낄낄거리고 돌아왔는데, 글쎄 걔들 셋 다 일주일 뒤에 죽어버렸대. 그런데 그 얼굴이….”
편의점에서 물건을 고르던 링은 선글래스를 추켜세우고 급히 바깥쪽으로 걸어나왔다. 그리고 옆구리에 끼고 있던 종이봉투를 쓰레기통에 던져버리려고 하는데, 다시 여자 아이들이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야 저기, 링 아냐? 영화배우말야.” “뭐, 어 정말 닮았네.” “옛날에 잘 나가다가 음주 운전으로 사고내서 잡혀갔을 텐데.” “금방 나왔잖아. 그때 옆자리에 있던 남자가
[이명석의 씨네콜라주] 씨네 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