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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SF영화 <놉>을 보았다. 어떤 내용인지 잘 모르고 보기 시작한 영화라, 중반까지도 도대체 어떻게 풀려나갈 이야기인지 전혀 감을 잡지 못했다. 그랬기에 점점 정체를 드러내듯 펼쳐지는 내용을 따라 가는 것이 아주 즐거웠다. 특히 초반에 대수롭지 않게 넘어간 장면이 나중에 감동을 폭발시키는 소재로 활용된다는 것이 굉장히 멋져 보였다. 예를 들면 <놉>에서는 영화라는 소재와 매체에 대한 애정이 후반에 중요하게 활용된다. 그런데 영화라는 소재에 관심을 갖게 하기 위해 도입부에 끼워넣은 장면에서 그 내용을 보여주는 연출력이 대단히 뛰어나다. 이 부분에서 주인공 가족이 영화의 역사와 관련 있는 집안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 이야기는 주인공이 자기 사업을 홍보하면서 꺼내는 것인데, 따지고 보면 “우리 집안은 이러한 집안입니다”라고 배우 한명이 줄줄 말로 소개하는 장면이다. 인상적이거나 특이할 것도 없고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대목이다. 재미없게 듣자면 친척 아저
[곽재식의 오늘은 SF] 현란한 미지와의 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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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이상하다. 아름다운 음악에 가려져 있지만, 세연(염정아)의 처지는 과하게 가혹한 측면이 있다. 남편 진봉(류승룡)은 아내가 시한부 판정을 받자 아들의 수능부터 걱정한다. 그가 아픈 아내를 대하는 방식은 폭력적이고 아이들은 무례하다. 이에 대한 세연의 반응도 뜻밖인데, 무감각하거나 순응적이다. 후반부에 이 부분을 해명하는 서사가 등장하지만, 여전히 지나치다는 인상이 남는다. 갈등은 의외의 지점에서 터져나온다. 첫사랑을 찾아나서겠다는 선언. 그녀가 부당한 대우에 상식적으로 대응하는 대신 낭만적인 사랑을 외칠 때 여정의 막이 오른다. <인생은 아름다워>는 세연의 혹독한 운명과 무방비한 수용, 예상치 못한 돌발 행동을 동력으로 시작되는 영화다.
그녀의 수난은 이어진다. 첫사랑에 관한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고, 남겨진 사람들은 눈물 짓는다. 아이들은 엄마의 병에 대해 듣고 운다. 이토록 감정이 북받칠 때 세연은 노래한다. 감동적인 넘버가 등장할 타이밍. 이 영화의 넘버에
[비평] ‘인생은 아름다워’, 뮤지컬영화가 마법 같은 순간에 가닿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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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분에 달하는 길이로 공개된 김동원 감독의 <2차 송환>에서 공은주 감독이 연출자로 참여해 촬영한 시기의 영상기록은 대략 1시간50분을 차지한다. 영화 안팎의 설명을 빌리면 <2차 송환>은 공은주의 연출작으로 제작되었지만, 2006년에 연출자가 개인 사정으로 하차하고 김동원 감독이 계획하던 북한 촬영이 무산되면서 다큐멘터리의 완성은 기약 없이 지연되었다. 시간이 흘러 <2차 송환>의 작업을 재개하고 마침내 완성해낸 김동원은 작품의 균형 감각을 고려해야 한다는 생각 따위는 신경 쓰지 않는 것처럼 영화의 마지막 30여분을 제외한 모든 분량을 자신이 현장에 존재하지 않은, 그래서 연출자로서의 관점이 투과되지 않은 촬영분으로 채우고 있다. 여전히 2차 송환이 실현되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어쩌면 영화를 완성하지 못할 수도 있을 만큼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김동원은 과거의 기록이 담긴 화면에서 무엇을 보았던 걸까?
직접 카메라를 들고 촬영에 임하지 않거나
[비평] ‘2차 송환’, 틈입된 목소리가 말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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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가족이 된 세 사람이 제주4·3평화공원에 함께 방문한다. 어머니에겐 아픈 상처를, 감독과 아라이씨는 경험해보지 못한 역사의 한 부분을 정면으로 마주한 순간이다.
양영희 어머니는 계속 한국에 대한 불신이 있으셨다. 내게 4·3사건에 관해 이야기하실 때도 “다른 사람들에게는 절대 이야기하지 마라, 큰일 난다”며 여러 차례 당부하셨다. 내가 괜찮다고 하는데도 말이다. 조총련 사람들이 한국과 관련된 소식에 좀 느리긴 하다. 한국에 가본 적이 없으니 어머니도 민주화됐다는 말을 믿지 않으시다가 내가 한국을 오가는 모습을 보고 “나도 한번 가볼까” 하고 말씀하셨다. 제주4·3평화공원이 워낙 잘 조성돼 있고 곧 4·3사건 70주년이니 같이 가봐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2017년 11월에 제주4·3연구소 분들과 인터뷰를 했다. 3시간 동안 진행했는데 전문가시다 보니 어머니의 기억을 엄청 깊게 파고드시더라. 어머니가 너무 소모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정작 어머니는 엄청 후
[기획] 수프와 이데올로기③ 양영희 감독, 남편 아라이 가오루, “4·3사건, 이젠 우리가 기억해야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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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한 인터뷰에서 “<수프와 이데올로기>가 한국의 역사를 다룬 작품인 만큼 꼭 한국에서 개봉하고 싶다”고 말했다. 바라던 개봉을 앞둔 소감이 남다르겠다.
양영희 영화 초반에 어머니가 침대에 누워 4·3사건에 관해 이야기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걸 촬영한 게 근 11년이 다 돼간다. 10년 이상 걸린 작품이 마침내 결실을 맺었다는 생각에 기쁘다. 사실 우리 가족은 재일교포 중에서도 북한을 지지하고 또 가족의 상당수가 북한에서 생활하는, 정말 마이너리티 중의 마이너리티 중의 마이너리티이지 않나. 그럼에도 <수프와 이데올로기>를 보고 자기 일처럼 공감하는 일본 관객이 많았다. 가오루가 공감대를 형성하는 접점이 되어줬고, 영화를 보며 관객이 일본 역사와 4·3사건이 그리 무관하지 않음을 비로소 인지했던 것 같다. 개봉 이후 한국 관객의 감상도 궁금하다.
<수프와 이데올로기>는 남편 아라이 가오루씨와 만난 뒤로 장편화의 가능성을 엿봤다고.
[기획] 수프와 이데올로기② 양영희 감독, 남편 아라이 가오루, “엄마는 어떤 마음으로 식탁에 수프를 올리셨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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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사건의 생존자이자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이하 조총련) 활동가이며, 북한의 세 아들에게 꾸준히 소포를 보내는 어머니. 그의 생을 다룰 때 한 사람, 한 가족 이상으로 영화의 주제가 확장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디어 평양>이 조총련에서 활동한 아버지에 관한 작품이며 <굿바이, 평양>이 북한에 있는 오빠네 식구의 이야기를 다뤘다면, 당연하게도 <수프와 이데올로기>는 오사카에 있는 양영희 감독의 어머니에게로 초점을 옮긴다. 한때 “일본인 사위는 극구 반대!”라고 외쳤으나 인사를 하러 온 일본인 사위에게 어머니는 정성껏 끓인 닭고기 수프를 대접한다. 음식을 나눠 먹으며 이들은 진정한 가족이 된다. 지난해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국제경쟁부문 흰기러기상을,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집행위원회특별상을 수상한 <수프와 이데올로기>가 마침내 국내 개봉한다. 개봉 시기에 맞춰 내한한 양영희 감독과 영화의 시작 단계부터 함께한 그의 남편
[기획] 수프와 이데올로기① 양영희 감독과 남편 아라이 가오루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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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영화 <히든 피겨스>는 저임금 여성 전문직, 특히 흑인 전문직의 애환에 대한 얘기를 다루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나사)이 배경이다. 천문학을 공부하면서 20세기 초반에 별을 관측하고 기록하는 역할을 여성 천문학자들이 주로 했다는 얘기는 들은 적이 있는데, 나사에서도 그렇게 했던 건 영화를 보고 처음 알았다. 계산 전문요원인 흑인 여성이 800m 떨어진 유색인종 전용 화장실을 사용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나사 프로젝트 수장인 알(케빈 코스트너)은 장도리를 들고 “유색인용”이라고 적힌 화장실 간판을 부숴버린다. 그리고 돌아서면서 “나사에서는 우린 다 같은 색깔의 소변을 봅니다”라고 말한다. 그게 내가 케빈 코스트너를 가장 멋지게 본 장면이다. 2022년 넷플릭스 드라마 <스페이스 포스>에서 사령관으로 나오는 스티브 커렐이 “나사에는 네오나치도 많다”는 얘기를 한다. 20세기에 혐오는 인종 문제에 대한 함의를 주로 다룬다.
2022년이 이제 두달 조금
[우석훈의 디스토피아로부터] 혐오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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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 있는 서울시극단 연습실에 도착했다. 10월 중에 있을 연극 <일의 기쁨과 슬픔>(이하 <일기슬>) 연습을 위해서다. 연극이라면 어릴 적 학예회에서 해본 게 마지막인 것 같은데, 첫 시도 치고는 너무 큰 무대에 서게 된 것이 아닌지 걱정이다. 연극 경험이 없는데 괜찮을까 걱정을 했지만 맡게 될 역할이 인디 뮤지션인 만큼,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제안하신 것 같다(죄송합니다). 아무래도 많이 부족하겠다 싶었지만 준비를 많이 하면 되겠지 생각하며 수락했다. 그리고 역시나 현장에서 만난 배우들의 연기를 보면서 함께하면 할수록 점점 작아지고 있는 중이다. 연습을 최대한 열심히 해야지 생각하며 시작하긴 했지만 더 열심히 해야겠다 다짐해본다.
연습은 낮에도 있지만 주로 저녁 시간에 많이 한다. 지하철을 타고 도착할 때쯤 대체로 퇴근시간과 겹친다. 광화문이 사무실 밀집지역이라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퇴근시간의 모습을 몇주
[윤덕원의 노래가 끝났지만] 회사에서 울어본 적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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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이번주 원고를 써야겠다’ 다짐하며 키보드 위에 손을 얹자마자 후회가 몰려왔다. 내가 대체 왜 지난번 칼럼을 이어서 연재하겠다는 약속을 한 거지? 그때 화가 좀 많이 쌓였었나? 두렵다. <씨네21>을 애독하는 일백만 스필버그 기 살리기 협회원들이 이 글을 읽고 분노해 내 얼굴 사진을 붙인 허수아비를 ‘용아맥’(CGV용산아이파크몰 아이맥스관)앞 광장에서 불사르기라도 하면 어쩐단 말인가. 안 그래도 요즘 그 동네 분위기 많이 어수선한데. 살짝 변명을 깔고 들어가자면, 스필버그에게 딱히 악감정은 없다. 내 인생 첫 극장 관람 영화는 <쥬라기 공원>이고,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도 명절마다 두근거리며 즐겼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는 결말이 좀 그랬지만 앞 부분은 무척 재미있게 보았다. 와 <E.T.>는 영 재미가 없어 매번 포기하는데,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케이블TV 채널에서 마주칠 때마다 즐겁게 시청하는 편이다. &
[이경희의 오늘은 SF] 아니 근데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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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환>(2003)의 후속작은 <송환>의 조연출이었던 공은주 감독이 맡아 작업해오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중도 하차하면서 중단된 역사가 있다. <2차 송환>에는 공은주 감독이 연출하던 당시 그가 카메라 앞에서 장기수 선생들과 대화하는 모습이 삽입되어 있다. 장기수 선생을 대하는 공은주 감독의 스스럼없는 말과 태도는 ‘장기수 선생들과 작업자 이상의 가까운 사이’가 되었다는 김동원 감독의 내레이션에 힘입어 관계의 친밀함을 보여주는 한 형태처럼 보인다. 영화에서 공은주 감독은 직설적인 질문을 하거나, 때로는 김영식 선생의 말을 지적하기도 하는 등 상황에 적극적으로 개입한다. 이와 같은 연출자의 모습은 김동원 감독의 영화, 나아가 제작 공동체인 푸른영상의 다른 작품에서는 드문 모습이기에 생경함을 느끼게 된다.
감독 ‘나’가 한명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푸른영상의 작품에서 감독이 카메라 앞에 적극적으로 모습을 드러내며 대화하는 장면은 드물다. 모
[비평] ‘2차 송환’, 멜로디는 가창자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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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선우가 연기하는 영준은 석호(김민재)가 목사로 있는 교회를 다니는 독실한 신자다. 그는 아이를 잃고 괴로워하는 현우(박효주)의 주변을 맴돌면서 가족의 비밀에 관한 알 수 없는 말을 던진다. 아들이 귀신에 들렸다는 그의 아버지 말처럼 그는 어딘가 이상해 보이는 인물이다. “영준의 캐릭터가 재미있게 다가왔다. 원래 시나리오에는 영준이 혼자 찬송가를 부르거나 이상한 대사를 읊조리는 장면이 더 있었다.” 극 속에서 영준은 대사가 많지 않지만 등장할 때마다 수상하게 번뜩이는 눈빛으로 영화의 불안감을 고조시킨다. 언뜻 보면 멀끔해 보이는 외양이지만 그는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뭔가 알고 있는 사람처럼 가족들의 뒤에서 사건을 관망한다. “분량은 많지 않았지만 관객이 기억에 남는 캐릭터로 꼽아주셔서 감사했다.”
B1A4의 전 멤버이기도 한 차선우는 2013년 드라마 <응답하라 1994>의 빙그레 역으로 연기 생활을 시작했다. 드라마 <레벨업>에서의 서툴지만 친근한
[WHO ARE YOU] '미혹' 차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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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 성정으로 잔인한 악역을 그리지 못해 정식 만화가 데뷔가 자꾸만 밀리는 야마시로 케이고(스다 마사키)는 작품 배경으로 쓸 단독 주택을 스케치하던 중 음악 소리를 줄여달라는 이웃집의 불만을 대신 전달하러 집 안에 들어갔다가 식탁 의자에 결박된 채 죽은 일가족을 발견한다. 참혹한 풍경에 그대로 주저앉고 말지만 정원 어귀를 돌아다니는 범인의 얼굴을 목격한다. 정작 뉴스에 나온 범인의 얼굴은 자신이 본 사람과 다른 인물. 여느 때와 달리 창작욕이 불타오른 야마시로는 자신이 본 것을 바탕으로 만화 ‘34’를 그려내며 진범에게 새로운 이름과 서사를 부여하기에 이른다.
<캐릭터>는 만화 <20세기 소년>의 공동 원작자 나가사키 다카시가 10년에 걸쳐 기획한 각본으로, 범죄자와 주인공 사이의 섬세한 심리 싸움을 그려낸다. 만화를 따라한 모방범인지 만화를 이용한 예고 살인인지 확신할 수 없는 가운데 어둡고 음산한 분위기는 시종일관 긴장감을 높이고, 예상할 수 없는 방향으
[리뷰] '캐릭터', 범죄자와 주인공 사이의 섬세한 심리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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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운동장에 일렬로 선 마을 사람들이 경찰의 기관총에 쓰러졌다. 제주 4·3사건을 겪은 강정희씨는 여든의 나이에도 18살에 본 풍경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전작 <디어 평양> <가족의 나라>로 분단의 흔적이 여실한 가족사를 들여다본 양영희 감독의 작업은 <수프와 이데올로기>에서도 이어진다. 4·3을 겪은 강정희씨의 기억을 통해 어머니의 삶을 통과한 한국의 역사를 짚는다. 4·3을 피해 오사카로 건너온 어머니는 조총련 활동에 매진하며 세 아들을 북에 보냈다. 한국 정부를 부인하고 북한에 의지한 마음의 기저에는 4·3의 참혹한 기억이 깔려 있었다. 영화에서 양영희 감독이 4·3을 알아가는 일은 어머니의 삶과 그의 선택을 이해해나가는 일과 같다. 연애도 결혼도 일본인은 절대 안된다던 어머니는 도쿄에서 온 사위 카오루를 위해 닭백숙을 만들어 함께 먹는다. 음식을 만들고 한자리에서 먹는 행위는 일상적이지만 어머니가 평생 물적으로 지원하고 심적으로 지지
[리뷰] '수프와 이데올로기', 식구(食口)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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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메어>가 상상한 30년 뒤의 인류는 ‘버니시’라고 불리는 돌연변이와 함께 살고 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염을 내뿜는 버니시는 탄압의 대상이 되었고 이에 맞서 폭력적인 테러 집단인 ‘매드 버니시’가 등장한다. 결국 지구에는 큰 화염이 일어 세계 인구의 절반이 소실되고 평화를 내세운 프로메폴리스라는 공동체가 들어선다. 하지만 여전히 버니시는 차별과 혐오의 대상이다. 영화의 초반부는 화염으로부터 사람들을 구하는 소방구조대 ‘버닝레스큐’가 출동하는 모습으로 시작된다. 소방관으로서 사명감을 가진 구조대원 갈로(마쓰야마 겐이치)와 불을 자유자재로 조종하는 매드 버니시의 리더 리오(사오토메 다이치)는 팽팽하게 대치하며 얼음과 불의 신경전을 벌인다. 한편 갈로는 존경하던 클레이가 버니시를 착취하고 있음을 알게 되고, 갈로와 리오는 같은 편이 되어 클레이의 음모에 맞선다.
리오가 “불태우지 않고서는 살아갈 수 없”다고 외치면 갈로가 “태울 수 있는 것은 영혼뿐”이라고 되받아치
[리뷰] '프로메어', 애니메이션만이 구현할 수 있는 감각적 유토피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