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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부터 외계인들은 인간의 몸에 외계인 죄수를 가둬왔다. 간혹 죄수들이 인간의 몸에서 탈출하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이 ‘탈옥’을 막을 목적으로 로봇 가드(김우빈)와 썬더는 지구에 오랜 시간 머물게 된다. 어느 날, 탈옥수를 잡는 과정에서 남겨진 아기를 발견한 썬더는 아기에게 이안이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함께 살아간다. 500년 전 고려 말, 도사 무륵(류준열)은 도둑들을 잡아 관아에 넘기고 현상금을 챙긴다. 어마어마한 현상금이 걸린 신검의 행방을 찾던 무륵은 마찬가지로 신검을 손에 넣으려는 ‘천둥(총)을 쏘는 처자’ 이안(김태리)과 맞닥뜨린다. 여기에 삼각산의 신선 흑설(염정아)과 청운(조우진), 그리고 악의 세력 밀본의 수장인 자장 법사(김의성)가 합류하면서 신검을 차지하려는 자들의 치열한 대결이 펼쳐진다.
<외계+인> 1부는 최동훈 감독의 여섯 번째 장편영화다. 외계인과 도술이라는 감독의 오랜 관심사를 결합해 이질적인 풍경을 자아내고 두 시간대를 오가며 자신의 목적을
[리뷰] 조현나 기자의 '외계+인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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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누구보다 순수한 마음으로 악당 숭배를 하는 미니언들은, <미니언즈>의 결말에 이르러 마침내 <슈퍼배드> 시리즈의 주인공 그루(스티브 커렐)를 발견한다. 세계 최고의 악당이 되겠다는 야망이 있는 그루는 미니언들 입장에서는 최고의 보스다. 동네 영화관과 아이스크림 가게 등에서 소소한 나쁜 짓을 하며 훗날을 도모하던 그루는, 어느 날 악당계의 슈퍼스타인 ‘빌런6’에서 멤버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고 그들을 찾아간다. 그곳에서 그루는 나이가 너무 어리다는 이유로 무시당하는데, 홧김에 자신의 악당력을 증명하기 위해 빌런6가 소중히 아끼던 마법 스톤을 훔쳐 달아난다. 그러나 어느새 쫓아온 빌런들에 의해 그루가 납치를 당하고, 그를 구출하기 위해 또다시 미니언즈가 나선다.
‘슈퍼배드’는 몰라도 ‘미니언즈’는 아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감히 스핀오프계의 전설이라고 부르고 싶은 <미니언즈> 시리즈의 속편이 7년 만에 개봉한다. 애니메이션 제작사 ‘일루미네이
[리뷰] 스핀오프가 본편을 뛰어넘는 각성의 순간 '미니언즈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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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발(이토 마리카)은 고등학교 영화 동아리에서 한창 제작 중인 작품에 불만이 많다. 사랑한다는 말을 노골적으로 해야만 사랑을 표현할 수 있다고 믿는 카린(고다 마히루)의 로맨스영화가 영 촌스럽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맨발이 만들고 싶은 영화는 따로 있다. 바로 10대 사무라이 이야기. 맨발은 어릴 적 할머니와 사무라이영화를 우연히 본 뒤로 골수팬이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맨발은 자신이 꿈꿔온 주인공의 모습과 똑 닮은 린타로(가네코 다이치)를 만나며 생각만 해오던 계획을 실행에 옮긴다. 목표도 세웠다. 축제날 게릴라 상영으로 카린의 영화 상영회를 망치는 것이다. 다소 비뚤어진 마음이지만 맨발은 동아리 친구들에게 자신의 능력을 입증해 보이고 싶다.
영화 제작의 첫 번째 단계로 스탭 구성부터 시작한다. 오토바이처럼 자전거 조명을 화려하게 개조한 친구에게 조명감독을, 공 받을 때 나는 글러브 소리만으로도 누가 공을 던졌는지 알아맞히는 야구부 친구에게 음향감독을, 평소 능글맞고 노안을
[리뷰] 번아웃과 무기력이 시대 언어인 세상에서 이토록 자유로운 '썸머 필름을 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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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악역이 무려 이순신의 적이다.
= 작품에서 와키자카 야스하루가 악역으로 보이지만 그보다는 안타고니스트(작품 속에서 주인공에 대립적이거나 적대적인 관계를 맺는 인물)로 정의하고 촬영에 임했다. 오로지 악역으로만 규정해 연기하면 캐릭터가 납작해지고 입체성을 드러내기 어려울 것 같았다. 감정의 폭이 좁아지지 않도록 야만적이면서도 패기가 있고 야망이 넘치는 등 다양한 모습을 담아내려 했다.
- 작품에 함께하게 된 과정이 궁금하다.
= 한창 이준익 감독의 <자산어보>를 촬영 중일 때, 분장팀이 <한산>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때만 해도 나와 무관하다고 여겼다. 또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서 만난 일본어 선생님도 이 작품에 참여할 거란 소식을 들었다. 그때도 역시 나와 무관하다고 생각했다. (웃음) 그러다 운명처럼 와키자카 역을 제안받았고, 시나리오를 접하자마자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우로서 작품이 들어온다는 건 무척
'한산: 용의 출현' 배우 변요한 "한끗의 차이가 의미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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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참 바쁘다.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 이후 김한민 감독의 <한산>이 연이어 개봉한다.
= 코로나19 팬데믹 때문에 <한산>의 개봉이 밀리면서 공교롭게 일정이 이렇게 되었다. 보통 작품마다 휴식기를 가지는 편이라 연달아 작품을 찍은 건 물론이고 연달아 관객과 만나는 것도 처음이다. 한편으론 극장가에 다시 사람이 모이는 시기에 이렇게 선보일 수 있어 다행스럽다. <한산>은 2020년 여름 무렵에 찍었다. 한산대첩도 여름에 있었던 전투인데 특히 올해는 한산대첩 430주년이라고 한다. 여러모로 남다른 의미가 있다.
- 2019년에 임상수 감독과 <행복의 나라로>를 마친 후 2020년 여름 <한산>, 같은 해 10월경 <헤어질 결심>을 촬영했다. <행복의 나라로>가 아직 개봉하지 않았으니 촬영을 마친 순에서 거꾸로 개봉하는 셈이다.
= 의지와 무관하게 결과적으로 그렇게 됐다. 임상
'한산: 용의 출현' 배우 박해일 "활을 든 군자, 이순신의 재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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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산: 용의 출현>(이하 <한산>)은 <명량>(2013)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조선을 구한 영웅의 위대한 전투를 그린다. <명량>보다 좀더 젊은, 40대의 이순신으로 변신한 박해일 배우는 위기의 조선을 구할 역사적 임무를 짊어졌다. 차분하고 투명한 물의 기운으로 전장을 지배하는 박해일의 이순신은 이제껏 숱한 작품에서 재현된 이순신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발산한다. 배우 박해일이 이순신이 되는 과정은 마치 활시위를 당기는 과정을 닮았다. 그는 길고 깊은 호흡으로 한산대첩에 이르는 과정 전반을 팽팽히 당기고, 고요한 집중 끝에 끝내 역사의 과녁을 꿰뚫는다. 한편 조선 앞바다를 위협했던 왜장 와키자카 역의 변요한 배우 역시 이제껏 보지 못했던 왜군의 모습을 선보인다. 변요한의 와키자카는 단지 제거해야 할 악이 아니라 극복하고 물리쳐야 할, 살아 있는 적장이다. <한산>에서 이순신 장군의 위력을 가장 잘 이해하고 인정하는 인물은 아이러
의(義)와 불의(不義)의 전장에서: '한산: 용의 출현' 배우 박해일, 변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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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6월, 푹푹 찌는 때이른 무더위에도 두꺼운 갑옷을 입고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배우와 스탭들. 여기가 군대인지 영화 현장인지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열기가 대단했다. 그렇게 탄생한 <명량>은 2014년, 대한민국 영화 역사상 가장 많은 관객수를 동원한 영화가 되었다. 그로부터 8년 후 다시 한번 마주할 이순신 장군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ARCHIVE] 최고 흥행작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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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행동을 관찰하여 속내를 읽는 ‘동작학’ 전문가 캐트린 댄스 시리즈가 네 번째 이야기 <고독한 강>으로 돌아왔다. 시작부터 댄스는 위기를 맞이하는데, 갱단의 총기 수송 소탕 작전을 진행하다가 용의자를 놓쳤다는 이유로 민사부로 강등되어 대수롭지 않아 보이는 화재 사건을 맡게 된다.
책에는 장르물 독자라면 익숙할 장치들이 여럿 등장한다. 능력 있으나 억울하게 자리 배치를 받은 수사관, 부서간의 알력 다툼, 알고 보니 단순한 화재가 아니라 의도적으로 살인을 노린 사건. 이런 익숙함을 흥미로움으로 바꾸는 것은 제프리 디버가 선보이는 현실적이고 꼼꼼한 관찰과 묘사다. ‘고독한 강’ 솔리튜드크리크가 흐르는 지역 풍경이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그려지는 가운데 큰 사건이 터지자 바로 현장으로 달려오는 유력 정치인의 모습이며, 범인으로 지목된 용의자를 보고 분노하여 돌을 던지고 심지어 수사관을 공격하는 군중의 모습도 그렇다. 특히 이 통제 불가능한 아수라장은 이후에도 여러 차례
씨네21 추천도서 - <고독한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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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차 회사원 대한은 권고사직을 받고 퇴직금 5천만원을 든 채 자영업의 세계에 뛰어든다. ‘스터디 카페를 열기로 한 건 꽤나 멍청한 생각이었다’라는 첫장의 솔직한 제목이 보여주듯 한달 매출 2천만원이라는 대한의 꿈은 그의 계산과 달리 그리 시원하게 펼쳐지지 않는다. 권리금이 무엇인지도 몰랐고 관리비가 얼마나 들지도 예상치 못했으며 부가가치세 계산도 미리 해보지 않았다. 부동산과 덜컥 계약한 뒤 인테리어 업체에 뒤통수를 맞아가며 급히 스터디 카페를 준비한 대한.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이후에 펼쳐진다. 2020년 여름, 광복절 광화문 집회 이후 코로나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정부에서는 집합금지 명령을 내린다. 이어 방역 당국이 방역 체계를 1.5단계로 두는지 2.5단계로 두는지에 따라 스터디 카페의 영업시간과 가능 인원이 달라지는 운명에 처한다.
코로나 대유행 시절은 거의 모든 사람이 기억할 것이고, 그 비극이 남긴 상처와 흉터가 업종별로 다르며 가장 큰 피해를 본 분야 가운데 하나가
씨네21 추천도서 - <안녕하세요, 자영업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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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재는 여기저기서 돈을 조금씩 빌린 후 사라진다. 친구, 혹은 친구의 친구에게 몇십만원부터, 백만원, 2백만원씩 빌려 잠적한 민재는 전 여자 친구 미선에게만 가끔 안부를 남긴다. 돌려받으면 좋겠지만, 못 받는다고 하여 당장 생활이 어려워질 정도는 아닌 애매한 금액들. 이것은 특별한 사건일까,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일일까. 특별함과 평범함의 경계에는 심판관이 있는 것이 아니라 상대적인 것이 아닌지 싶은 생각도 든다. 흔히 볼 수 있지만 특별하기도 한 민재는 <소설 보다: 여름 2022>에 수록된 소설 <포기>에 나오는 인물이다. 민재는 소설 속에서 정식으로 등장하지 않고 주인공 미선과 호두의 대화를 통해 그려진다. 미선의 전 남자 친구인 민재에게 돈을 빌려주고 받지 못하는 호두는 또 어떤가. 큰아버지가 죽은 엄마의 보험금을 채가서는 주식 투자로 반절이나 날려버리고 돌려주지 않는다. 이 역시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사연이지만 내가 당했다고 생각하면 분통이
씨네21 추천도서 - <소설 보다: 여름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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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은 왜 소파를 등받이로 사용할까? 모임의 끝은 왜 항상 노래방일까? 국회의원들은 왜 고함을 칠까? 매혹적인 목차를 보면 궁금해서라도 해당 페이지 먼저 펼치고 싶다. 해외에 체류한 경험이 있는 전문가들의 책에는 백이면 백 외국의 사례와 한국을 비교하는 내용이 등장한다. 그럴 경우 한쪽을 긍정적으로, 다른 한쪽은 그에 비해 뒤처지는 것처럼 묘사하곤 한다. 정치나 철학, 사회, 역사, 인문서는 서양에 유학했던 전문가가 한국이 그에 비해 선진적이지 못한 것을 지적하기도 한다. 건축가의 서적 중에는 한옥이 현대식 건축물과는 달리 공동체를 신뢰하고 자연을 존경하는 선조들의 지혜를 드러낸다 설명하기도 한다. 한국과 파리를 오가며 거주했던 임우진 건축가의 <보이지 않는 도시>에도 해외와 한국의 도시 체제와 구조에 대한 설명이 등장한다. 처음에는 신호등, 횡단보도의 위치, 극장과 묘지에 이르기까지 사진과 함께 ‘공간’이라 부를 수 있는 모든 것을 소개하는데 그 어디에도 비교급은 사
씨네21 추천도서 - <보이지 않는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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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주민현은 ‘골목’이라는 시어를 이렇게 정의했다. “사람과 사람이, 꿈과 꿈이 돌고 도는 구멍. 들어갈 수는 있지만 나올 수는 없는 문. 열리기는 하지만 닫을 수는 없는 문; 인생.” 그가 쓴 시 <어두운 골목>은 익선동의 작은 골목을 걷는 ‘우리’의 이야기로 운을 뗀다. 그리고, “(…) 서로 다른 영화를 보면서/ 같은 영화를 보고 있다고 착각하는 거지/ 어떤 사람들은 그걸 사랑이라 부른다(…) 휴일이란 아직/ 책의 남은 페이지들과도 같아// 우린 다투어도 좋을/ 여든일곱가지의 이유를 갖고 있지만/ 지금은 돌아가 낮잠을 자기로 한다”.
2019년 문학3 웹페이지에서 선보였던 시 연재 ‘시작하는 사전’이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다. 연재 당시 첫 시집을 내지 않은 신인 시인 24명이 신작시 두편과 함께 각 시의 키워드가 된 단어를 꼽고 그 단어를 그만의 시각으로 재정의했다. 시만큼이나, 시어를 정의한 짧은 글도 눈길을 끈다. 노국희의 ‘창문’은 이런 뜻이다. “종종 나를
씨네21 추천도서 - <시작하는 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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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는 사전_문학3 엮음
보이지 않는 도시_임우진 지음
소설 보다: 여름 2022_김지연, 이미상, 함윤이 지음
안녕하세요, 자영업자입니다_이인애 지음
고독한 강_제프리 디버 지음
씨네21 추천도서 - <씨네21>이 추천하는 7월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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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ST’는 매주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에게 취향과 영감의 원천 5가지를 물어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이름하여 그들이 요즘 빠져 있는 것들의 목록.
강화길 작가의 단편 <음복>
영화 <어나더 라운드>
전시 <이안 쳉: 세계건설>
영화 <헤어질 결심>
강화길 작가의 단편 <가원>
[LIST] 배우 김태리의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