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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부터 <오! 수정>까지, 홍상수 감독의 초기 세 작품을 모은 <홍상수 컬렉션>이 9월 27일 스펙트럼DVD를 통해 발매된다.
기존에 발매되었던 DVD들을 엮은 박스세트지만,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을 제외한 두 작품(<강원도의 힘>, <오! 수정>)은 새로이 HD 텔레시네를 통한 디지털 리마스터링 보정판으로써 이전 타이틀보다 향상된 화질과 음질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홍상수 감독의 데뷔작으로서 국내 및 해외에서 각종 상을 수상하며 새로운 작가의 탄생을 알린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은 1.85:1 아나모픽 와이드스크린과 돌비 디지털 모노 음향을 지원. 부록으로는 영화 평론가 오동진, 이영진의 인터뷰와 예고편이 수록된다.
부산국제영화제 넷팩상을 수상한 <강원도의 힘>과 고 이은주의 영화 데뷔작이기도 한 <오! 수정>은 돌비 디지털 5.1 음향을 지원
홍상수 감독의 초기작들 박스세트로 발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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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하면서도 강렬한 분위기의 청춘스타 에드워드 노튼이 샐마 헤이엑과 사귀고 있다는 소식. <뉴욕 데일리>는 몇달 전부터 두 사람이 교제를 계속해왔다고 보도했다. 이에 정작 당사자인 두 사람은 어떤 대응도 하지 않고, 일절 함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여부야 어찌됐든, 주위에선 성격차이로 커트니 러브, 카메론 디아즈 등과 연달아 헤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아 다시 샐마 헤이엑과 염문을 뿌리는 노튼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
노튼의 세 번째 여자는 샐마 헤이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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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머리>와 <세기말>로 어엿한 연기자의 대열에 들어선 이재은이 이번엔 뮤지컬 무대에 선다. 노랑머리 유나, 세기말의 소령을 거쳐 그가 이번에 맡게 될 역할은 캐시라는 이름의 개. 개들의 사랑을 그릴 예정이라는 뮤지컬 <황구도>를 쉽게 얕볼 일은 아닌 듯. 이유는 개들의 사랑보다 한참 아래에 인간의 사랑이 놓여지니까. 12월29일부터 공연될 예정이며, <주유소 습격사건>의 ‘딴따라’ 강성진도 출연한다.
이재은, 뮤지컬 무대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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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할리우드 최고의 영화감독은? 올해 개봉 영화를 샅샅이 뒤져 감독 이름을 체크해봐도 정답은 없다. 미국 영화편집인 협회(아메리칸 시네마 에디터즈)에서 뽑은 올해의 영화감독은 ‘제임스 카메론’. <타이타닉> 이후 2년 동안 후속작이 없었던 그에게 ‘올해’의 감독상을 수여하는 건 어색하지만, 가라앉은 ‘타이타닉’을 끌어올려 ‘보물선’으로 만든 '의지의 미국인'에 대한 경배 열기는 아직 식지 않은 모양.
미국 영화편집인 협회 선정 올해의 영화감독은 제임스 카메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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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백 홈, 오버.” 이정현(19)이 드디어 OK답신을 보냈다. 테크노 가수에 몰두하는 동안 ‘부재중’ 메시지만을 남겨두었던 이정현이 영화 <제4교실>에 주연으로 캐스팅된 것. 이정현이 맡게 될 역할은 같은 반 친구를 ‘왕따’시켜 결국은 자살하게 만드는 악녀. 96년 <꽃잎>으로 데뷔해 영평상을 비롯한 주요 영화제에서 신인연기상을 휩쓸었던 이정현은 그동안 주로 방송에 출연해왔다. <제4교실>(미라신코리아 제작)은 새해 1월, 크랭크인할 예정이다.
이정현, 영화 <제4교실>로 컴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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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극장가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던 <가문의 위기>가 슬슬 물러나고 <너는 내 운명>이 이번엔 눈물바다를 만들 참이다. <죽어도 좋아>의 박진표 감독이 두번째로 연출한 장편 <너는 내 운명>은 주요 예매 사이트에서 1위를 고수하며 첫주말 흥행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너는 내 운명>은 이제는 빛바랜 언어인 ‘순정’을 감정의 밑바닥에서 끌어올려 관객의 면전에 대놓고 흩뿌려 놓는 통속 멜로 영화. “사랑은 움직이고 변하는 것”이라는 작금의 세태를 비웃듯, 농촌총각 석중(황정민)은 에이즈에 걸린 다방레지 은하(전도연)를 “죽어도 좋아”라 할만큼 사랑한다. “통속 멜로”라고 자처하며 정직하게 직속구를 날리는 이 영화에, 가을연인들이 너도나도 팔짱끼고 극장 나들이에 나섰다.
<웰컴 투 동막골>과 <가문의 위기>를 연이어 히트시킨 배급사 쇼박스에 밀려, CJ엔터테인먼트가 반격의 카드로 <너는 내 운명> 배급에 힘
[주말극장가] 손수건에 눈물, 콧물 찍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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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기와 박신양이 동반 등정을 시작했다. 12월12일 크랭크인한 영화 <킬리만자로>에서 박신양은 해식과 해철이라는 두 인물을, 안성기는 번개 역을 맡았다. 쌍둥이로 태어나 똑같은 얼굴이지만 정반대의 성격으로 결국엔 서로의 꼬리를 물어야만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는 형사 해식과 깡패 해철이 박신양이 짊어지고 올라야 할 인물. 시나리오를 건네받고서 제작진에 먼저 연락할만큼 적극적이었다는 후문. 안성기가 맡고 있는 ‘번개’는 40살의 남자로 과거 주문진에서 해철과 함께 날리던 주먹이었으나 배신자라는 낙인으로 말미암아 예전의 부하들에게 시달리는 인물이다.
<인정사정 볼 것 없다>에서 안성기의 연기 변신에 환호했던 영화팬이라면 이 영화의 번개에게도 관심을 접기 힘들듯. 우노필름이 제작하고 제일제당이 배급하는 이 영화는 1월 중순까지 서울 촬영을 마친 다음, 주문진으로 현장을 옮길 예정이다. <8월의 크리스마스>의 시나리오를 썼던 오승욱 감독의 데뷔작으로, 20
<킬리만자로>에 캐스팅 된 안성기·박신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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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렉트라는 본드걸이 아니다.” 소피 마르소는 잘라 말한다. 한가닥 하는 여배우들은 007 시리즈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다. 그러나 소피의 단언과 상관없이 사람들은 그녀를 본드걸로 생각한다. 그녀가 제임스 본드를 사랑하지 않는다 해도, 상복을 입은 단정한 모습으로 처음 스크린에 등장했다 해도 상관없다. 곧 그녀는 프랑스의 사진작가들이 “가장 섹시한 여배우”로 극찬하는 자신의 육체를 전시하듯 드러낼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이 시리즈에 그녀가 존재하는 이유다. 그 이상이 되리라고 생각했다면, 소피 마르소는 007 시리즈의 힘을 너무 과소평가한 것이다. 여배우들을 삼키는 007 시리즈의 괴력을.
그것은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다. 1962년, <닥터 노>. 흰 비키니를 입은 우르술라 안드레스가 해변에 나타났을 때, 그 조각 같은 금발의 비너스에게서 남성들은 스파이영화의 또다른, 어쩌면 최고의 묘미를 발견했다. 007 영화의 진정한 절정은 본드가 악의 세력을 파괴하는 순간이 아
007 옆 금발의 비너스들, 본드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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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년 한해를 '한국영화 폭발'이라는 말로 정리하면서, 영화산업이 쏘아올린 요란한 축포 뒤에 묻힌 많은 것들을 다시 생각한다. 올해는 인문학의 위기, 문학의 위기 등 유난히 많은 위기설이 회자됐는데, 영화가, 그리고 약간은 <씨네21>도 그 책임을 나누고 있는 것 아닌가 싶어서다. 대학에서 학생들이 ‘돈되는’ 학과나 ‘재미있는’ 학과로 몰리면서 그런 현실에 맞게 학제를 새로 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는 형편에서 염무웅 선생이 어느 일간지에 쓴 글 한 대목은 가슴을 찌르는 바 있었다. “동네마다 노래방과 비디오가게가 들어찬 오늘날 대학마저 수요자 중심으로 변해야 한다는 주장은 대학의 자기부정이다. 대학은 좀더 영속적이고 보편적인 가치에 봉사하는 것이고 인문학이 바로 그런 노력이다.” 70∼80년대에 김용옥 선생이 노자를 공부한다 할 때 ‘파시즘을 돕는 현실도피의 학문’이라고 질시 당했다지만, 요즘 같은 물신주의와 실용주의의 시대에는 철학에 관심을 갖는다는 것, 인문학에 관심을
[편집장이 독자에게] 지식인으로서의 영화감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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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그렇듯 지난 한해도 몇몇 사람들을 새로 만났지만 놈을 만난 건 그 가운데서도 가장 희한한 경우임에 틀림없다. 워낙 유명한 놈인지라 만나기 전부터 놈에 대해 웬만큼은 알고 있었다. <딴지일보>라는 희한한 물건 덕에 갑자기 유명해진 놈은 온갖 매체에 인터뷰가 실리고 있었고(온갖 매체의 인터뷰 요청에 응하고 있었고) 나는 늘 인터뷰 사진 속 놈의 얼굴이 마땅치 않았다. 그것은 내가 사람의 인상만으로 사람을 판단해서가 아니라 <딴지일보>라는 희한한 물건에 대한 지식인들(정확히 말하면 우등생 출신 성인들)의 열광 때문이었다.
<딴지일보>는 지식인들의 피자에 곁들여진 콜라였다. 지식인들은 패러디니 풍자니 <딴지일보>에 대한 여러 비평문을 제출해놓고 있었지만 그들이 <딴지일보>에 열광하는 이유는 다름 아닌 그 쌍스러움에, 그 톡 쏘는 맛에 있었다. 고매한 외양 속에 머리통 속에서만 쌍스러운 일탈을 거듭하는 지식인들은 자신들의 관심사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조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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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벅스 라이프> 넌 커서 뭐가 될래?
[정훈이 만화] <벅스 라이프> 넌 커서 뭐가 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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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오! 또 졸고 있으면 어떡해잉?” 희경이 짹짹거리는 소리로 승우의 단잠을 깨웠다. “왜 또 난리야, 이 마누라야! 중국집에서 빵집으로 업종 전환을 했으면, 그만큼 좀 교양 있어져야 할 거 아냐?” 승우는 진저리를 치며 ‘빠리빠리 베이커리’라고 적힌 빵 봉지를 희경의 얼굴에 들이밀었다. “아 이거 치워. 교양? 장사되는 꼬라지를 보고 교양 타령을 해라! 이거야, 빵에 들러붙은 게 건포돈지 파린지 알 수가 없잖아.” “낸들 알아? 처음엔 좀 되더니, 이젠 안 팔린 빵 먹느라고 뱃대지에 밀가루살만 붙어버렸잖아.” “그러니까, 연구를 해야 된다고. 왜 우리가 이렇게 파리를 날리는 줄 알아?” 그러면서 희경은 가게 문을 벌컥 열어젖혔다. 매서운 겨울 바람이 가게 안으로 몰아닥치자, 승우는 몸서리를 치며 소리질렀다. “아 뭐야, 추워 죽겠는데.” “저쪽 건너편에 보여? ‘아메리칸 파이’라는 가게.” “파인지 파린지 그게 우리랑 뭔 상관야?” “무식하긴. 유사 업종이잖아. 저 집 말야. 미
[이명석의 씨네콜라주] 아메리칸 파이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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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적, 아줌마 애기 낳던 시절. 시댁 어른들은 직장 다니는 남편이 밤에 잠을 푹 자야 한다며 딴방을 쓰게 했다. 그뒤 1년 반 동안, 아줌마는 ‘애기’라는 이름의 불면과, 남편은 자유와 함께 살았다. 그때 밤에 잠 안 자고 칭얼대는 아기를 단 한번도 대신 봐주지 않았던 남편에게 아줌마는 왜 칼침을 놔주지 못했던가. 애기를 팽개치고 지 한몸 편하자고 드르렁 쿨쿨 잘살았던 남편에게 왜 살의를 느끼지 않았던가. 아이를 팽개치고 자기 삶을 챙기는 배우자에겐 살의를 느껴 마땅하고, 좋아하던 연애소설말고 새삼스럽게 추리소설을 열심히 읽어서 그 살의를 실천에 옮겨야 한다는 영화 <해피엔드>의 주장에 전폭적으로 공감하는 아줌마는, 과거의 자신이 미치도록 후회스러울 뿐이다.
아줌마가 보건대, 이 영화의 주제는 최보라의 ‘외도’가 아니다. 육아문제다. 아이를 팽개치고 술 마시거나 아이를 팽개치고 친구 만나거나 아이를 팽개치고 회사 일에 매달리거나 간에, ‘아이를 팽개치는’ 건 도덕
[아줌마, 극장가다] 모든 게 나라 책임이야, <해피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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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의 시장 점유율이 40%를 웃돌고 있다. 터졌다 하면 60, 70만명이 기본이고 ‘영상 펀드’라는 말이 귀에 익을 정도로 영화판이 후끈거린다. 지난 겨울 줄초상난 것 같던 충무로가 1년도 지나지 않아 흥청거리고 있으니 불안감마저 든다. 그래서 세기말인가. <세기말>을 선보일 송능한 감독 목소리엔 자신감이 넘친다. “관객에게 외면당한다면 감독으로서 진퇴를 심각하게 고민할 것이다.” 치받을 듯 당당한 폼이며 뱃심이 <넘버.3>의 박상면을 닮았다. 이번엔 재떨이를 던지는 게 아니라 우두둑 깨물어 파편을 날린다. 천박한 세태를 향한 송능한의 분노와 증오가 무섭다.
닳고 닳은 이야기, 영화는 현실을 못 따른다
정자들이 꼼실거리는 오프닝이 예사롭지 않다. 4개의 에피소드는 <숏컷>이나 <펄프픽션>처럼 분절되면서 물밑으로 연결되는데, 한 단락의 주인공이 다음 단락에 단역으로 잠깐식 나온다. 그들은 서로 아는 듯 모르는 듯 스쳐가고 마주친다
용맹스런 감독, 자세를 낮춰라, <세기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