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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다할 경쟁작이 없었던 지난 주말, 예상대로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이하 <내 생애>)이 박스오피스 1위를 지켰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165개 영화관, 1128개 스크린, 가입율 78%) 집계에 따르면 <내 생애>는 금토일 3일간 전국적으로 31만천여명의 관객을 더 보태 백만 관객을 돌파하며 2주연속 흥행제패에 성공했다. 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 발표자료에 따르면 전국누계가 132만명이 넘는다. <너는 내 운명> 2주연속 1위에 <내 생애>까지 2주연속 1위를 기록해, 두 영화의 주인공인 황정민이 한달내내 가을 극장가를 주름잡고 있다.
개봉전 예상외로 부진한 예매율을 보였던 성룡, 김희선 주연의 <신화:진시황릉의 비밀>(이하 <신화>)은 현장판매 호조에 힘입어 2위로 데뷔했다. 금토일 3일간 14만8천7백여명의 전국관객을 동원했는데 1위인 <내 생애>와 비교하면 절반에 채 못미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2주연속 흥행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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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잭슨 감독이 신작<킹콩>의 시사를 겨우 7주 앞두고 영화음악가를 교체했다고 <BBC>등 외신들이 10월18일 전했다. 잭슨은 <반지의 제왕>때부터 함께 일한 하워드 쇼어 대신 제임스 뉴튼 하워드를 긴급 영입했다. 이유는 ‘창작상 견해 차이’.올해 최고의 기대작인 <킹콩>은 12월5일 뉴욕 시사회에서 처음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피터 잭슨은 “최근 몇 주동안 하워드와 나는 <킹콩>의 스코어에 대해 서로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친구와 논쟁하느라 시간을 소모하느니 차라리 다른 사람에게 음악을 맡기자고 합의했다.”고 10월14일 공식적으로 밝혔다.
영화음악 전문월간지<필름 스코어>의 편집장 제프 본드는 “하워드 쇼어는 굉장히 예술적인 음악을 만들고 싶어하는 작곡가다. 아마도 이런 성향이 감독의 생각과 상반되었던 것 같다. 특히 대작영화일수록 영화음악은 많은 제약을 받기 마련”이라고 풀이했다.
하워드
피터 잭슨, <킹콩> 영화음악가 전격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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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 키드먼의 집 근처에 도청 장치를 설치한 혐의로 구속된 연예인 전문 사진가가 증거불충분으로 재판에서 승소했다고 <AP통신>이 10월18일 보도했다. 지난 1월 시드니에 있는 자택 근처에서 도청 장치가 발견되자 같은 시간대에 그곳에 있었던 사진가 제이미 포셋을 경찰이 체포했다. 4월 호주 웨벌리 지방법원이 포셋에게 DNA샘플을 제출할 것을 명령했다. 문제의 도청 장치에 남아있는 DNA와 일치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그러자 포셋은 상급법원에 항소했고 판사는 “도청 장치가 대화를 녹음하거나 엿듣기 위해 사용됐다는 증거가 없다. 즉, 사진가가 불법적인 행동을 했다는 증거가 없으므로 DNA샘플을 제출해야할 의무도 없다.”고 10월18일 판결을 내렸다. 또 포셋을 기소한 형사 말콤 니모는 포셋의 모든 소송 비용을 배상하게 됐다.
재판이 끝난 직후 제이미 포셋은 “상식이 통해서 너무 기쁘다. 재판이 길어질까봐 걱정했는데 이렇게 끝나서 다행”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니콜 키드먼 도청 혐의받은 파파라치 승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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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성실한 인간이다
영화 <모두들, 괜찮아요?>의 촬영현장에서는, 여기 있는 남자들은 모두 극중 상훈 같은 인간들이라는 괴담이 떠돌았다. 일일이 확인해볼 것도 없었다. 과연 이순재가 본처 집을 방문하는 장면을 찍던 날, 본처 자식들의 역할을 맡았던 배우들이 쉬는 시간에 나누던 이야기를 엿들은 바는 이러하다.
성악가 임정현(큰아들 역): 너는 진짜 남선호 감독이 한량이라고 생각하냐? 그럼 어떻게 했어야 하지? 예술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가질 수 있는 생계수단이라고는 없는데, 예술을 하겠다고 몇년씩 집요하게 매달리면 노는 거냐? 놀지는 않고 돈만 못 번 거지.
배우 박영신(둘째딸 역): 돈이 되는 노동이 있고, 자기가 하고 싶은 노동이 있잖아. 누구는 자기가 하고 싶은 노동을 하고, 누구는 창작행위는 못하고 먹고살기 위한 노동만 해야 하니까 말이 안 되지.
배우 김요진(셋째며느리 역): 그리고 남편이 예술 행위를 할 때, 아내는 부담이 훨씬 더 커. 가사일도
<모두들, 괜찮아요?> 촬영현장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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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넘도록 영화감독이 되기 위해 분투한 감독의 자전적 영화 <모두들, 괜찮아요?>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 영화를 감독한 남선호 감독은 바로 나의 둘째오빠다. 지난 여름 내내 설레는 마음으로 촬영현장을 쫓아다녔던 나는 그가 영화에서 다루는 자신과 가족의 이야기를 훤히 꿰고 있는 덕분에 실제 이야기와 영화 속 이야기가 섞여버린 촬영현장기를 싣는다. <모두들, 괜찮아요?>는 험난한 가족사 속에서 건진 따뜻하고 유쾌한 일상을 다룬 홈코미디영화다.
오빠가 돌아왔다. 12년 동안 줄곧 영화감독 지망생이었던 나의 둘째오빠가 나이 사십에 <모두들, 괜찮아요?>라는 영화로 드디어 지망생이라는 꼬리표를 떼게 되었다. 그동안 커다란 실패도 없었지만 지리멸렬한 좌절에 길들여진 가족은 그 소식을 듣고 우선 제작비가 얼마인지부터 물었다. 그리고 당사자가 듣지 못할 만한 곳에 모여 수군거리다 결론을 맺었다. 오빠는 절대 강제규 감독의 뒤를 좇으려 하지 말고 필히
<모두들, 괜찮아요?> 촬영현장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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뤽 베송 제작 장 르노 주연의 <크림슨 리버 2>는 프랑스산 블록버스터의 전형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할리우드와는 다른 색깔과 볼거리를 지향하며 화려하게 시작되지만 중반 이후부터는 빈약한 알맹이를 드러내며 그 한계를 보여준다.
마냥 <세븐> 같았던 전편과의 차이점이라면 최근 유행하는 ‘다빈치 코드’류의 역사 미스터리를 가미했다는 점이다. 요한계시록과 관련된 끔찍한 연쇄살인이 예상치 못했던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의외성은 꽤 즐길 만 하다. ‘알프스에서 고생 깨나 했다’는 니먼 형사의 말이나 영어 더빙을 포함해 독어, 프랑스어까지 3개 국어로 연기하는 호러 명우 크리스토퍼 리의 모습 등 장르 영화 팬이라면 흥미롭게 볼 수 있는 요소들이 많다.
전작 보다 더 어두운 스릴러를 표방한 탓에 영화 전편에 걸쳐 어두운 장면들이 나오고 있지만 DVD의 우수한 화질이 이를 보완해주고 있다. 수도원의 음침한 복도가 배경인 장면에서도 수도승들의 복장이 뚜렷하게 구분되는 점이
<크림슨 리버 2> 프랑스어 더빙이 반가운 타이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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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선생님, 다같이 만날까요?
주인공이 수학 선생님이라는 사실은 영화 <사랑니>에서 두말할 나위 없이 중요하다. 영화의 실제 오프닝이 시작하기도 전 사운드트랙에서는 수학문제를 풀어주고 있는 여자의 목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문제를 풀고 있는 여자 선생님과 그녀에게 시선을 주고 있는 남학생. 이후 이중의 서사 구조라는 복합성을 띠게 되지만 <사랑니>는 사랑이라는 함수문제, 특히 미지수가 있는 함수의 그래프를 그려내는 영화다.
<사랑니>를 보고 마음에 담아두었던 것은 사람들이 유별나게 같이 만나는 장면들이다.
먼저, 조인영(김정은)이 자신의 첫사랑과 이름이 같은 이석(이태성)에게 마음을 두고 있고, 이석 역시 그러할 때. 그뿐만이 아니라 그들이 막 뉴욕 모텔을 거쳐 (아직 함께 자지는 않았고, 그래볼까 하고 모텔을 갔다가 다시 나와) 햇빛 화사한 햄버거 가게에 마주앉아 있을 때. 조인영과 함께 살고 있는 정우(김영재)가 들어선다. 그리하여 조인
불안정한 사랑의 까다로운 매혹, <사랑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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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강력3반> 남기남, 일일교사 하다
[정훈이 만화] <강력3반> 남기남, 일일교사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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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잘 알려진 이야기.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는 영화를 만들기 전에 영화평을 썼고, 기자로 취재를 했다. 그가 세상을 바라보는 결정적인 체험은 책이나 영화를 통해서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는 1940년 베니스영화제를 취재하기 위해 상 마르코 광장에 갔다(나도 가본 적이 있다). 그때 그는 거기서 쇼크를 받았다. 저 웅장한 단상, 휘황찬란한 깃발들, 질서정연한 의자들, 번쩍거리는 사자상, 그는 거기서 (무솔리니의) 파시즘을 보았다. 정치와 아무 상관도 없는 영화제에서, 로마로부터 멀리 떨어진 베니스에서, 그는 세상의 모든 표면은 자기 시대의 공기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는 만일 세상의 표면을 고스란히 찍는다면 그보다 더 세상의 내면의 풍경을 찍을 수는 없을 것이라는 것을 거기서 보았다. 그런 다음 그는 영화감독이 되었다.
스즈키 세이준 감독을 (우연히) 만나다
나는 이 글을 지금 부산(영화제)에서 쓴다. 올해 나는 부산에 말 그대로 그냥 놀러왔다. 아무런 일
정성일의 사적 부산영화제 견문방문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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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영화제에 이례적으로 한국영화 3편이 초청됐다. 지난 9월23일부터 10월9일까지 열린 제43회 뉴욕영화제에는 박찬욱 감독의 <친절한 금자씨>와 홍상수 감독의 <극장전>, 임상수 감독의 <그때 그 사람들> 등 3편이, 감독들이 참석한 가운데 소개돼 큰 호응을 얻었다.
이중 가장 눈길을 끈 작품은 <친절한 금자씨>. 프레스 스크리닝과 일반 스크리닝에서 모두 기립박수를 받는 등 미디어와 관객이 모두 열띤 반응을 보여주었다. 박 감독은 영화제를 위한 짧은 체류기간 동안 스크리닝 질의응답 시간 외에도 <뉴욕타임스 매거진> 등 메이저 미디어와 많은 인터뷰를 가졌고, 영화제 행사장 근처에 위치한 ‘타워 레코드’ 매가 스토어에서 팬들을 위한 <올드보이> DVD 사인회를 갖기도 했다.
관객은 박 감독에게 “3부작 계획을 처음부터 했느냐”라는 질문에서부터 “스토리보드를 어느 정도 제작하고 참조하는지”까지, 일반적인 것부터 영화제작
[현지보고] 뉴욕에도 한류? 제43회 뉴욕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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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건물로 자리를 옮긴 시네마테크 프랑세즈는 예술이 영화에 접목되는 관계를 보여줄 목적으로 전시 공간을 마련했다. ‘르누아르/르누아르’라는 제목의 첫 전시는 아버지(오귀스트 르누아르)의 화폭과 아들(장 르누아르)의 영화를 조망한다. 오귀스트의 회화 옆에서 영사기가 장의 영화에서 발췌한 장면들을 비춘다. 아빠는 그네를 그렸고 아들은 그네를 촬영했다. 아빠는 배를 그렸고 아들은 배를 찍었다…. 이 매력적인 주제는 약간은 무의미한 테마의 전시 방법 때문에 빛을 잃는다.
회화와 영화에 관한 담론은 취급하기 매우 미묘한 문제다. 비평가들은 여러 가지 다른 좋지 않은 이유로 이 문제에 사로잡히게 된다. 첫째는 영화가 다른 예술에 맞서 고급 예술의 위치를 차지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 비롯된다. 아직 대중적인 유희 정도에 머무르는 것으로 취급되는 것이다. 회화를 스스로의 근거로 삼음으로써 영화가 예술 목록에서 자리를 차지하는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이런 화두는 회의적인 시기가
[외신기자클럽] 찍는 그림과 그린 그림 사이 (+불어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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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대의 비디오 대여업체 블록버스터가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2002년 25달러였고, 6개월 전만 해도 10달러 선이던 블록버스터의 주가는 지금 5달러 부근을 맴돌고 있다. 매출은 감소했고, 점포들은 파산하고 있다. 몇년 전만 해도 안방극장을 위해 이 푸른색 간판의 점포를 찾았던 미국인들은 이제 ‘넷플릭스’ 같은 온라인 대여업체를 통하거나 비디오 온 디맨드(VOD)로 영화를 보고 있다. 또 월마트 같은 유통업체는 헐값으로 DVD를 세일 판매하고, 케이블 채널들은 공세적으로 영화를 편성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볼 만한 영화가 없다’며 극장을 외면한 관객의 냉담한 반응은 비디오 업계까지도 얼어붙게 했다.
블록버스터는 3/4분기 대여 매출이 1%밖에 떨어지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은행과 대출 협상을 벌이지 않으면 파산할 수도 있다는 건 객관적 사실이다. 블록버스터의 위기는 자초한 면이 크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비디오 대여업이 사양산업으로 지목당해왔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최대 비디오 대여업체 ‘블록버스터’, 파산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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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이 나면 대박난다”는 충무로 속설이 있지만, 거꾸로 “대박나고 불난” 아드만 스튜디오에는 위로가 될 것 같지 않다. 스타 캐릭터 월래스와 그로밋의 첫 번째 장편영화 <월래스와 그로밋: 거대토끼의 저주>가 개봉 첫주 전미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해 자축 무드에 취해 있던 아드만 스튜디오가 지난 10월10일 월요일 새벽 5시30분(현지시각) 브리스틀 스튜디오에서 발생한 화재로 귀중한 자료들을 잃었다. 30m까지 솟구친 화염으로 창고는 내부 3층이 모두 무너졌지만 요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아드만의 대변인 아서 셰리프는 “최악의 타이밍이었다. 축연을 벌여야 할 시간에 우리의 역사를 잃어버렸다”고 슬픔을 표했다.
<BBC> <버라이어티> <CNN>에 따르면, 1986년 아드만 스튜디오에 합류한 닉 파크 감독의 초기작 <동물원 인터뷰>와 <월래스와 그로밋> 단편 삼부작 <화려한 외출> <전자바지
월래스와 그로밋의 새옹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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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2/ 10월4일 화요일
영화제 스탭은 미쳐간다…
“죄송한데요, 그건 저희도 다 몰라요. 네, 네. 그쪽엔 열조 정도 설치했어요.” 영화제 사무국 기획실 안에서 박준표 옥외홍보 담당자가 30분째 핸드폰을 붙들고 있다. 누군가의 질문과 요청에 시달리는 눈치다. 홍보팀 스탭 누구라도 전화를 받는 순간 각오해야 할 상황이기는 하다. 그는 통화한 지 40분 가까이 되어서야 핸드폰을 닫는다. 믿을 수 없는 긴 시간 동안 홍보팀 스탭을 붙든 전화는 국정홍보처로부터 걸려온 것이다. 국정홍보처가 관리하는 국가 홍보 캠페인 ‘다이내믹 코리아’의 광고배너를 내일 해운대 시내 가로등마다 설치해야 하는데 이미 곳곳에 부산영화제 배너가 걸려 있어 난감하다는 것이다. “겹치는 부분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겠다는 그쪽의 뜻은 ‘겹치면 떼낼수도 있다’는 뜻이란다. 해운대 시내 가로등에 걸린 영화제 배너는 130여개조(2개 배너가 한조). ‘다이내믹 코리아’ 광고배너는 200개조다. “해운대 가로등이 무한개도
부산영화제 D-5 따라잡기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