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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5년의 일본. 인기배우 미하라 켄은 콤비였던 요시노 게이코가 결혼과 함께 영화계를 떠나자 홀로 남겨진다. “이제 영화의 시대는 끝났어요”. 게이코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처럼, 영화의 시대는 TV의 개막과 함께 끝으로 향하고 있었고 켄의 경력도 끝이 난다. 그로부터 40여년이 지난 2002년, 소품 담당인 미오는 무성의한 TV 출신 감독이 설치는 영화판에 절망을 느끼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암으로 죽어가는 엑스트라 역을 위해 한 늙은이가 스튜디오를 찾아오고, 미오는 그가 바로 60년대의 스타 미하라 켄임을 알게 된다.
50년대와 60년대는 일본영화계의 전성기였다. 오즈 야스지로, 구로사와 아키라, 미조구치 겐지 등 전설적인 감독들이 니카츠, 도호, 쇼치쿠 등의 스튜디오에서 호령했고, 연간 10억의 관객이 극장을 찾았으며, 매년 500여편의 영화가 스튜디오에서 태어났다. 니카츠에서 조감독으로 영화계에 입문한 나카다 히데오는 <라스트 씬>을 통해 ‘그 좋았던 시절’로 시
늙은 영화인들의 ‘그 좋았던 시절’에 대한 회상, <라스트 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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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0일 막을 내린 연극 <에쿠우스>에 출연했던 배우 김영민씨가 임권택 감독의 100번째 작품인 <천년학>에 전격 캐스팅됐다. <서편제>의 오정해씨와 남녀 주인공으로 캐스팅 된 김영민씨는 충무로보다는 대학로에서 잔뼈가 굵은 배우. 그간 <청춘예찬> <햄릿> <선데이서울> 등에 출연하며 연기력을 인정받았고, 지난해 ‘연극열전’ 연기상을 받기도 했다.
<천년학>은 이청준씨의 단편소설 ‘선학동 나그네’가 원작. 이복 남매 사이인 눈 먼 딸 송화와 동호의 사랑, 소리꾼으로 거듭나는 송화의 이야기 등이 얼개다.
임권택 <천년학> 주연에 김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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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28일 일본에서 발매된 애니메이션 타이틀 <기동전사 Z건담 - 별을 잇는 자>가 첫 주 판매량 9만8천장을 기록하며 오리콘 DVD 차트 1위에 올랐다.
20년 전 방영된 TV 애니메이션을 극장용으로 재편집한 것으로 이번에 발매된 타이틀은 삼부작 가운데 첫 작품. 발매 이튿날 개봉된 두 번째 극장판 <기동전사 Z건담 - 연인들>의 홍보와 맞물려 일본 애니메이션 팬들의 많은 관심을 모았다.
<기동전사 Z건담>은 인류가 지구를 벗어나 우주에서 살게 된 미래를 배경으로 한 SF 애니메이션. 스페이스 콜로니에서 살던 소년 카미유가 엘리트 군인 조직 티탄즈가 개발한 건담 마크2를 탈취, 우주 이민자들의 자치권 확보를 목적으로 하는 에우고에 합류하여 싸우게 된 경위를 그리고 있다.
한편 건담 시리즈의 최신 TV 애니메이션인 <기동전사 건담 SEED DESTINY>의 9번째 DVD 역시 첫 주 판매량 4만4천장으로 오리콘 차트 3위를 기
<기동전사 Z건담> 극장판 일본 DVD 차트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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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의 스트라이커 호나우두는 “내 장점은 드리블도 스피드도 아닌 축구에 대한 열정이다”라고 했다. <골!>은 경기를 결정짓는 골보다는 패스를, 결과보다는 과정을 이야기한다. <골!>은 화려한 프로스포츠의 이면에 존재하는 축구선수를 꿈꾸는 한 소년의 고된 성장통에 눈을 맞춘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지네딘 지단의 경구처럼 “언제까지나 시합이 끝나지 않고 이대로 플레이하면 좋겠다”고 믿어온 산티아고는 겨우 얻어낸 입단테스트를 평생 한번도 겪지 못했던 수중전으로 치룬다. 친구 제이미의 선수 생명이 한순간에 끝나는 것을 목격해야 하고 축구선수의 길을 반대했던 아버지의 죽음마저 견뎌야 한다. 피치에서는 감독의 충고처럼 “자신보다 공이 빠르다”는 걸 깨닫고 동료에게 패스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러고서야 한명의 축구선수가 태어난다.
멕시코 출신 산티아고 뮤네즈(쿠노 베커)는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는 아버지(토니 프래나)의 손에 이끌려 미국 서부로 온다. 축구선수를 꿈꾸는
축구선수를 꿈꾸는 한 소년의 고된 성장통, <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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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한 발명가 월래스와 그의 과묵한 동거인 그로밋이 돌아왔다. <월래스와 그로밋: 거대토끼의 저주>(이하 <거대토끼의 저주>)는 점토로 빚은 인형들을 움직여 한 장면씩 촬영해 만드는 수공예적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의 명가인 아드만 스튜디오와 드림웍스 스튜디오가 손을 잡고 5년 만에 완성한 장편 애니메이션이다.
‘슈퍼 야채 선발대회’를 앞둔 영국의 작은 마을. 집집마다 공들여 키운 야채들의 마지막 관리에 정신이 없는 이 마을의 골칫거리는 농작물을 먹어치우는 토끼다. 월래스(피터 살라스)와 그로밋은 토끼 퇴치를 업으로 삼고, 고객들의 집에서 경보가 울리면 즉시 출동, 야채들이 탈없이 자랄 수 있게 한다. 문제만 일으키는 발명품들을 만드는 데 일가견이 있는 월래스는 토끼들을 세뇌하는 기계를 발명, 토끼들이 야채를 싫어하게 만들겠다고 장담하지만 실험은 사고로 끝나고 만다. 그리고 얼마 뒤, 거대한 토끼가 온 마을의 야채를 온통 먹어치우는 사고가 발생한다. 우아한 귀족
수공예적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월래스와 그로밋: 거대토끼의 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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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의 끔찍함은 현재에 있지 않다. 오늘이 아무리 비루해도, 내일이 맑다는 희망이 있다면 견딜 수 있다. 모름지기 지옥이라고 부르는 상황은 끝을 알 수 없는 순환, 안으로만 깊어지는 절망의 나선구조에서 비롯된다. 196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바깥 세상과 완전히 고립된 채 밑도 끝도 없는 타락을 거듭한 브라질 슬럼가, ‘시티 오브 갓’의 악랄한 연대기를 묘사한 <시티 오브 갓>은 그러한 지옥의 본질을 꿰뚫는다.
이제 막 빈민가가 형성되기 시작한 1960년대. 마을을 지나가는 배달 트럭을 털면서 가족을 부양하는 텐더 삼총사가 주름잡던 그 시기에는 엄연한 룰이 존재했다. 갱이라 부르기에도 뭔가 석연찮은 그들 모두는, 돈은 훔치되 살인은 삼갔고, 언젠가 이 생활을 그만두고 사랑 혹은 번듯한 미래에 매진하겠다는 각오도 있었으며, 엉뚱한 용의자를 사살하고도 지갑을 챙기는 악질 경찰에 비하면 약자에 불과했다. 텐더 트리오 시대에 종지부를 찍은 것은 코흘리개 때부터 범죄에 탁월
브라질 슬럼가의 악랄한 연대기, <시티 오브 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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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가 자신의 성장기였던 30대들은 칠흑 같던 그 시기에 대해 저마다 할 말을 가졌다. 누군가 대신해준다고 자신에게까지 씻김굿이 되진 않는다. 자기가 검은 교복을 입어야 한다. 박흥식 감독도 교복을 꺼내들었다. <사랑해, 말순씨>는 79년 박정희 사망에서 80년 전두환 대통령 취임까지의 짧은 기간 동안 중1 소년 광호(이재응)의 이야기를 펼쳐놓는다. 누구나 억압당하고 상처입었던 바로 그 시절의 이야기다.
예민한 성장기 아이는 많은 것을 기억한다. 꼭 광호 또래였던 감독이 90% 이상 자신의 기억에 의존해 만든 이 영화는 시대를 환기시키고 대변하는 은유와 디테일로 가득하다. 어릴 때 불발탄을 갖고 놀다 손가락을 잃은 태호(이한위)는 선생들에게 불량아로 낙인찍혔다. 이웃에 사는 다운증후군 환자 재명(강민휘)이는 동네 골목 어귀에 퍼질러진 똥 같은 존재다. 광호네 집에 셋방사는 은숙(윤진서)은 간호학원을 나왔으므로 죽어도 정식 간호사가 될 수 없는, 불우한 시골 처녀다
섬세하게 매만진 소년의 성장기, <사랑해, 말순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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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이 호러영화와 애니메이션에 매혹됐던 소년 팀 버튼은 공동 묘지에서 늘 마음이 편했다고 한다. 그가 사후 세계에 대한 호기심과 동경을 키운 건 그때부터였다. 그의 세계에선 적어도 죽은 자들이 산 자들을 해코지하는 일은 없다. 무덤에서 나와 새 삶을 얻은 강아지가 흉측한 몰골 때문에 공포의 대상이 되고(<프랑켄위니>), 할로윈의 스타가 ‘재밌자고’ 벌인 일들로 세상의 크리스마스가 엉망이 되는 것(<크리스마스 악몽>)처럼, 사건은 그들의 선의와 열정이 오도됐을 때 벌어진다. 이러한 팀 버튼의 상상력, 특히 그 이미지의 힘 앞에선 저승이나 비정상의 세계가 불온하거나 사악하다는 식의 편견을 고수할 수가 없다. 유령을 신부로 맞는 신랑의 이야기 <유령신부>는 그의 그런 믿음과 미감을 더 적극적으로 밀어붙인 경우다.
19세기 말로 추정되는 빅토리아풍의 마을. 졸부 평민 집안의 빅터(조니 뎁)와 쇠락한 귀족 가문의 빅토리아(에밀리 왓슨)는 돈과 지위를 맞교환
팀 버튼이 사랑하는 모두를 담은 선물세트, <유령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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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플렉스가 디지털 영화관으로 변신한다. 메가박스는 지난 10월24일부터 미국 올랜도에서 열린 영화박람회 쇼이스트에서 내년 1월 코엑스와 신규 오픈하는 목동, 신촌점을 아우르는 32개 전 스크린에 디지털 영사시스템을 도입한다고 공식발표했다. 이에 뒤질세라 CGV도 11월말까지 용산CGV 11개관에 디지털 영사시스템을 확보하고 12월1일 <해리 포터와 불의 잔>을 디지털로 개봉하겠다고 밝혔다. 며칠 사이로 벌어진 양 멀티플렉스의 경쟁적인 발표와 ‘세계 최초’를 둘러싼 신경전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디지털 시네마를 둘러싸고 내년부터 벌어질 본격적인 경쟁의 예고편”이라 평했다. CGV는 메가박스가 디지털 상영 도입 시기로 잡은 내년 1월까지 266개 모든 스크린을 디지털 상영화하겠다고 덧붙였다. 디지털 상영은 프린트 없이 파일화된 영화 콘텐츠를 중앙 컨트롤센터의 컴퓨팅을 통해 제어하고 프로젝터에 영사하는 방식을 뜻한다. 할리우드는 6대 메이저가 공동으로 준비한 DCI(Di
[충무로는 통화중] 영화관 ‘디지털 경쟁’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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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머리 속의 지우개>가 일본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2000년 개봉했던 <쉬리>에 이어 한국영화로서는 두 번째다. 지난 10월22일 일본에서 개봉한 <내 머리 속의 지우개>는 주말 이틀 주요 도시에서 16만5천여명의 관객을 모았고, 약 2300만엔 정도의 수익을 올렸다. 같은 날 개봉한 팀 버튼의 <유령신부>를 가볍게 2위로 따돌린 수치다. 최근 주요 도시 집계에 따르면 10월25일까지 24만3천명, 3억2500만엔의 수익을 거뒀다. 현재 일본 내 개봉한 한국영화 중 최고 흥행작은 첫주 33만8천명, 4억3800만엔을 벌어들인 <외출>. 하지만 <외출>의 434개 스크린에 비교해볼때 대략 100개 이상 적은 308개로 개봉한 <내 머리 속의 지우개>의 흥행은 특기할 만한 것이다. 지금과 같은 추세를 유지할 경우 <내 머리 속의 지우개>는 <쉬리>(18억엔), <내 여자친구를
한류, 쉽게 지워지지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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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영화팬들이 ‘올해의 남자배우’(Man of the Year)로 <씬 시티>의 미키 루크를 첫손에 꼽았다. 영국 잡지 <토털 필름>(Total Film)은 2005년을 결산하는 리더스 어워드(Reader's Awards) 결과를 10월31일 홈페이지(www.totalfilm.com)에 발표했다. 독자 15,000명이 설문에 참여해 수상자를 결정했다.
'돌아온 탕아’ 미키 루크는 크리스천 베일, 조니 뎁 등 쟁쟁한 배우들을 제치고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크리스천 베일의 <배트맨 비긴즈>는 <스타워즈 에피소드3: 시스의 복수>를 누르고 올해 최고의 영화로 선정됐다. <토털 필름>의 편집자 네브 피어스는 “<배트맨 비긴즈>는 슈퍼히어로 아이콘을 매우 세련되고 재미있게 재창조했다. 배우들의 연기가 훌륭했을 뿐 아니라 크리스토퍼 놀란의 연출력도 돋보였다”면서 “바로 전작인 <배트맨과 로빈>의 끔찍한 오명에서 완전
미키 루크, 영국인이 뽑은 ‘올해의 남자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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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포터와 자동차의 도둑’. 이것은 여섯 번째 책 제목이 아니라 실제 상황이다. 영국 남서부 콘월의 사우스 웨스트 필름 스튜디오에 보관중이던 ‘하늘을 나는 자동차 ’가 사라졌다고 <로이터> 등 외신들이 10월28일 보도했다. 도난당한 시각은 26일 오후 5시반부터 27일 오후 4시15분 사이로 추정되고 있다.
<해리 포터>시리즈의 두 번째 편 <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에 등장했던 이 하늘색 자동차의 기종은 1962년식 포드 앵글리아다. 영화 속에서는 호그와트행 기차를 놓친 해리와 론이 직접 이 자동차를 몰고 하늘을 날아 학교에 가는 장면이 나온다.
영국 경찰 대변인은 “방수천을 덮어서 보관중이었다. 자동차 상태가 그리 좋지 않아 직접 운전할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즉, 트레일러나 큰 트럭 또는 마법(!)을 사용해 훔쳤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뚜렷한 증거가 없어 아직까지 범인을 잡지 못하고 있다.
총 7부작 중 네 번째 영화<
해리 포터의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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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수목드라마 <장밋빛 인생>이 42.7%의 시청률로 한 달째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인기가 높은 만큼 구설수에 오르기도 쉬워서, 최근 드라마 제작진은 드라마 속의 장면을 문제 삼는 대한의사협회와 택시협회의 항의로 잇달아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30%의 시청률을 기록한 KBS2의 주말연속극 <슬픔이여 안녕>은 2위에 올랐다. 10회까지 방영되는 동안 30%를 넘지 못해 제작진의 애를 태우던 <프라하의 연인>은 12회째에 드디어 30%를 넘어섰다. 11회가 방영된 10월 29일에 27.7%를 기록했던 <프라하의 연인>은 다음 날인 30일에 30.2%를 기록했다. 이날 방영분에서는 재희(전도연)와 상현(김주혁)의 키스신이 등장했다.
그밖에 KBS1의 일일연속극 <별난여자 별난남자>가 25.8%로 4위에 올랐다. <별난여자 별난남자>는 한자리수 시청률을 기록하며 벌써부터 조기종영 얘기가 나오고 있는 M
<장밋빛 인생> 한달째 1위, <슬픔이여 안녕> 2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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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연기밖에 모르는 분이었지. 돌아가신 날도 그랬어. 축구대회에 나오셨는데, 아침을 안 드셨다기에, 내가 우유랑 카스테라를 사드렸어. 전날엔가 밤샘 촬영을 하셨다고 해서 뛰다가 몸이 조금이라도 안 좋으시면 손을 드십시오, 했지. 교체해드리겠다고. 그때 연예인들이 축구를 한다니까 서울운동장에 관중이 한 2만명 모였어. 그런데 형님이 경기장에 들어가시더니 계속 헛발질을 하시는 거야. 지금 생각하면 그때부터 이미 심장이 멈추기 시작한 거지. 그런데도 그 많은 관중은 그게 허장강의 코미디 연기라고 생각하고 폭소를 터트렸다고. 박수까지 쳐가면서 말이야. 몸이 식어가는 순간에도 대중의 환호를 받은 분은 형님밖에 없을 거라고. 그게 마지막 연기였던 셈인데, 그래서 슬퍼.”
“숨을 거둘 때까지 여전히 배우였다”는 동료배우 이해룡씨의 회고는 “천의 얼굴이라 불렸던” 허장강에 대한 당시 대중의 아이러니한 애정을 생생히 일러준다. 1975년 9월21일, 축구대회 도중 호흡장애를 일으켜 52살의 나
성격파 배우의 왕이로소이다, 허장강 회고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