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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와 강자는 무엇이 다른가. 강자는 끊임없이 남과 겨루어 자신을 확인하는 강박증 환자이다. 같은 길 위에서 승리를 포기하면서도 마음을 다스릴 수 있다면 그가 바로 고수다. 팔다리를 움직이는 기술보다는 마음을 갈무리하는 자제력이 두 존재의 갈림길이다. <무인 곽원갑>은 강자였던 곽원갑이 고수로 성장하는 일대기를 다룬다. <무인 곽원갑>이 향하는 목적지는 불교 화엄경에서 말하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모든 것은 마음에서 만들어지는 것)의 실현이다.
어린 곽원갑은 공부에는 별반 관심이 없다. 그는 아버지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몰래 무술을 연마한다. 라이벌과의 대결에서 아버지 곽사부는 손속에 인정을 두다가 패한다. 그 모습을 본 곽원갑은 톈진의 최고수가 되리라 다짐한다. 청년으로 자란 곽원갑(이연걸)은 생사를 건 대결 속에 살아간다. 마지막 상대 진사부와의 대결에서 그는 승부에 집착해 진사부를 살해한다. 보복으로 가족이 살해당한 곽원갑은 절망에 빠진다. 세상을 헤
강자가 고수로 성장하는 일대기, <무인 곽원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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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전 북미에서만 6500만달러의 쏠쏠한 수익을 올려주긴 했으나 디즈니는 화장실 유머투성이인 남창 이야기가 껄끄러웠을지 모른다. 속편을 주저하는 디즈니로부터 소니가 판권을 사들였고, 애덤 샌들러가 프리 프로덕션에 나섰다. 왜소한 몸매에다 정신사나운 곱슬머리, 자신감없는 눈초리로 육체적 매력과는 거리가 있는 롭 슈나이더가 다시 지골로가 될 운명으로 유럽 원정을 떠난다. 롭 슈나이더는 모험담 만들기에 한몫 거들며 전편에 이어 또다시 각본에 이름을 올렸다.
듀스 비갈로(롭 슈나이더)의 무기는 섹시함이 아니라 착한 심성이다. 기면발작증, 투렛증후군 등 다양한 콤플렉스에 움츠린 여자들을 지구력있는 인내심으로 따뜻하게 이해하고 안아줘 진정한 기쁨을 찾아주는 데 번번이 성공했다. 유럽 원정에서도 그의 필살기는 여전하나 성적 농담의 수위를 뛰어넘으려는 발언들이 곳곳에 널려 있다. 듀스 비갈로를 유럽으로 불러들인 친구이자 흑인 포주 TJ(에디 그리핀)의 무대는 하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매춘과
롭 슈나이더의 모험담 만들기, <듀스 비갈로: 유로피안 지골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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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슬리 스나입스는 도망자다. 도망치는 전직 군인(<나인 라이브스>), 도망치는 유엔 비밀요원(<아트 오브 워>), 도망치는 특급 죄수(<도망자 2>) 등 <블레이드> 연작을 제외한다면 스나입스는 지난 10여년간 스크린 속에서 끊임없이 도망치며 세월을 보냈다. <세븐 세컨즈>에서도 스나입스는 동료를 잃고 도망길에 오른 강도로 분한다. 루마니아의 수도 부쿠레슈티. 전직 델타포스 툴리버(웨슬리 스나입스)는 동료들을 모아 카지노에서 은행으로 이송 중이던 돈을 탈취한다. 귀환하던 일행은 갑자기 나타난 러시아 갱단한테 살해당하고, 갱단이 노리는 것이 이송차량에 실려 있는 철제 가방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툴리버는 가방을 들고 도주를 시도한다. 우연히 만난 나토군 상사 앤더스(탐진 오스웨이트)에게서 휴대폰과 차량을 빼앗아 현장을 탈출한 툴리버는 가방 속에 든 것이 6500만달러짜리 고흐의 작품이라는 사실을 깨닫고는 갱단의 본거지를 찾아나선다. &
고급스럽게 치장한 저예산 액션영화, <세븐 세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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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가 불러일으키는 이미지는 동서양을 불문하고 큰 차이가 없다. 어두운 곳에 살고, 더러우며, 질병을 옮기는 해로운 생물. 영화 속에서도 여자들은 쥐만 보면 하나같이 자지러질 듯 비명을 지르고, 그보다 대담한 이들도 그저 쥐를 때려잡지 못해 안달이다. <윌러드>는 쥐에 대한 기존의 혐오감을 극대화한다. 인간을 뜯어먹는 식성을 갖춘 <윌러드>의 쥐들은 단순히 불쾌함을 주는 차원을 넘어 생명까지 위협하는 ‘괴수’다.
<윌러드>는 1971년에 만들어진 동명의 공포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길버트 랄스톤의 소설 <쥐 인간의 노트>를 각색했던 오리지널의 이야기 구조를 그대로 가져왔다. 주인공 윌러드(크리스핀 글로버)는 소심한 성격으로 강박관념에 사로잡힌 남자다. 병든 노모와 단 둘이 살아가며 종업원 일로 생계를 이어가지만, 사장 마틴에게 온갖 모욕과 수모를 당하기 일쑤다. 어디에도 섞이지 못하는 외톨이 윌러드의 유일한 친구는 지하실에 살고 있
비정한 세상에 대한 냉소, <윌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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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의 어머니는 사랑하는 이와 베니스를 떠난다. 소년에게 돌아오겠다는 약속과 편지를 남긴 채로. “이것은 뜨겁고 피가 끓는 사랑입니다. 저항할 수 없는.” 저항할 수 없는. 그 짧은 단어는 단박에 소년을 사로잡는다. 매력적인 남자로 자란 소년은 여자와, 여자들과, 수많은 여자들과 사랑을 속삭인다. 여자가 말한다. “당신이 진짜 카사노바라는 걸 어떻게 아나요?” 곧 이어지는 환희의 섹스신이 그 대답을 대신한다. 그는 저항할 수 없는 사랑의 화신. 모든 남편들의 적이며 조롱거리인 동시에 길들여지지 않는 반영웅, 베니스의 우상이다.
함축적으로 전개되는 초반부가 지나면 더이상 카사노바(히스 레저)의 난봉을 구경할 수 없다. 그가 한 여자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는 탓이다. 그는 자신의 심장을 들끓게 만든 프란체스카 브루니(시에나 밀러)의 뒤를 밟는다. 그녀에게 파프리치오(올리버 플랫)라는 돈 많은 정혼자가 있음이 밝혀지고, 카사노바는 가짜 파프리치오 행세를 할 계획을 세운다. 그의 명성에
아름다운 베니스를 배경으로 한 로맨틱한 소극, <카사노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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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계 범죄조직에서 살아온 박의(정우성)는 암스테르담에서 한 인물을 살해하는 임무를 맡는다. 첫 살인을 저지른 뒤 충격에 휩싸인 그는 은거하는 집 앞을 매일같이 지나는 화가 혜영(전지현)에게 관심을 갖게 된다. 삶의 위안처럼 그녀를 지켜보던 그는 혜영이 다리를 건너다 물에 빠지는 모습을 본다. 그는 다리를 수리하고 혜영이 물에 빠뜨린 이젤을 건져 다리 위에 놓는다. 그때 혜영의 화폭을 수놓고 있던 것은 만발한 데이지 꽃밭. 박의는 혜영에게 매일 4시15분이면 데이지 꽃이 담긴 화분을 보내고, 혜영은 자신을 아끼는 사람의 존재를 알게 된다. 박의는 혜영을 볼수록 사랑을 느끼지만 킬러라는 신분 때문에 선뜻 나서지 못한다.
데이지의 꽃말은 ‘숨겨진 사랑’이다. <데이지>에 등장하는 하나의 숨겨진 사랑은 혜영을 향한 박의의 애정이고, 다른 하나는 인터폴 요원 정우(이성재)가 등장하면서 시작된다. 정우는 암스테르담에서 활동 중인 아시아계 범죄조직을 감시하는 임무를 띠고 있다.
두 남자의 숨겨진 사랑이 뒤얽히는 러브스토리, <데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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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하늘에서 빨간 헬멧들이 비처럼 쏟아진다. 죽은 할머니가 도마뱀으로 환생해서 말을 한다. 귀여운 테디 베어는 담배를 피운다. 플라스틱 통들이 쌓여 산이 된다. 하늘에서 하얀 책이 떨어진다. 시체가 오토바이를 운전한다. 잘린 손가락이 통통 튀어다닌다. 이 귀여운 판타지들 사이에는 어떤 연결고리가 있는 것일까. 도시, 쓸쓸함, 사랑, 그리고 상상력. 희망이 없는 외로운 도시인들이 스스로를 구원하는 방법은 꿈을 꾸고 상상하는 것뿐이다. 그래서 동화같이 따뜻한 그들의 판타지는 슬프고 비현실적이지만, 여전히 삶에 대한 희망을 내재하므로 유쾌하다. 타이 영화계의 샛별, 위시트 사사나티앙은 방콕을 배경으로 방콕의 매력적인 풍경들을 극대화하여 초현실적인 도시의 그림을 완성했다.
고향을 떠나 대도시 방콕으로 이사 온 청년 팟(마하스무트 분야락). 그는 통조림 공장의 직원, 기업의 경비원, 택시 운전사 등을 전전하는 도시의 노동자이다. 무료한 눈빛으로 언제나 다른 세계를 꿈꾸는 듯한 그의 표정
차가운 도시 속 꿈과 희망의 노래, <시티즌 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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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5일 LA 코닥극장에서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은 LA의 인종차별 문제를 다룬 <크래쉬>에게 최우수 작품상을 안겨줬다. 제78회를 맞은 이번 시상식에서는 여러 영화가 상을 골고루 나눠가졌고, 큰 이변도 없었다. 굳이 분석하자면, <브로크백 마운틴>과 <크래쉬>를 배급한 라이온스게이트가 결과적으로 최대 수혜자가 됐다고 할 수 있겠다. <크래쉬>가 <브로크백 마운틴>을 제치고 작품상을 수상한 것은 다소 의외의 결과로 보인다.
남녀 주·조연상은 모두 예측 가능했던 결과를 낳았다. <카포티>에서 실존했던 저술가 트루먼 카포티를 그대로 되살려낸 연기로 두루 호평을 받았던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이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앙코르>에서 자니 캐시의 동반자이자 평생의 사랑 준 카터를 연기한 리즈 위더스푼은 여우주연상을 받아 오늘 오스카 수상식에서 가장 긴 수상소감을 말하기도 했다. 최초의 후보지명으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리즈
[오스카] <크래쉬>가 작품상 등 3개상 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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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윈에서 3월 중 장진영, 김주혁 주연의 <청연>과 스릴러 영화 <쏘우 2> 등 화제작들을 출시한다.
최초의 민간 여류 비행사 박경원의 삶을 영화화 한 <청연>은 <소름>으로 연출력을 인정받은 윤종찬 감독의 작품. 막대한 제작비를 투여한 대작이면서 동시에 완성도 높은 수작으로 평가받았으나, 영화의 모델인 박경원의 친일 행적이 논란을 빚으면서 흥행면에선 참패를 거두었다. DVD로 재평가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되는 작품. 러닝타임 133분에 2.35:1 아나모픽 화면비와 돌비 디지털 5.1 사운드를 지원하며 부록으로는 가수 이승철의 노래가 담긴 뮤직비디오가 제공된다.
<유주얼 서스펙트> <식스 센스>에 이어 기막힌 반전을 선보였던 <쏘우>. <쏘우 2>는 그 후속작으로서 전작에 뒤지지 않는 재미와 볼거리를 갖춘 영화다. 카리스마적인 연쇄 살인마 ‘직쏘’가 마침내 검거되고 경찰들은 그를 추궁하지만,
비트윈, <청연> <쏘우 2> 등 3월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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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SF 애니메이션 시리즈 ‘기동전사 건담’의 두 작품이 일본 DVD 차트를 점령했다.
6일자 오리콘 DVD 차트 주간 종합 랭킹에 따르면 극장용 애니메이션 <기동전사 Z건담 2 - 연인들>과 TV 애니메이션 <기동전사 건담 시드 데스티니 Vol. 13>이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했다고(두 타이틀 모두 2월 24일 출시).
<Z건담 2>의 경우 최근 일본 극장가에 개봉된 완결편 <기동전사 Z건담 3 - 별의 고동은 사랑>의 흥행과 맞물려 팬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으며, <시드 데스티니>의 경우 주 시청자인 젊은 여성들로부터 꾸준한 지지를 모으는 것으로 일본 언론들은 보고 있다.
한편 랭킹 탑 10 가운데에는 재패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한 홍콩 영화 <이니셜 D>가 3위에 올라왔으며, <블리치> <작안의 샤나> 등 최신 애니메이션 작품들이 20위 권내에 포진되어 있어, 일본인들의 유별난 애니메이션
건담 시리즈 두 작품 일본 차트 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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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가 한풀 꺾였다고는 해도 바람 부는 강가는 여전히 한겨울이다. 트레이닝복만 입고 차가운 땅바닥에 모여앉은 단역배우들과 바람을 맞아 휘날리는 마라톤 대회 천막은 눈으로 느껴지는 체감온도를 한층 낮추어놓는다. 그러나 그 사이 어디에선가 온기가 느껴지는 건 무슨 이야기가 그렇게 재미있는지 다정하게 웃고 있는 배우들 때문이다. 신현준과 김수미, 임하룡, 탁재훈, 김효진, 그리고 다랭이 마을 주민들. 차가운 강변에 수십명의 단역배우를 배치하고 스테디캠을 들고 뛰어야 하는 심란한 장면이었지만, <맨발의 기봉이>는 그처럼 얼굴 찌푸리지 않고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맨발의 기봉이>는 KBS 다큐멘터리 <인간극장>에서 소재를 얻은 영화다. 권수경 감독은 조감독으로 <비천무>를 찍으며 친구가 됐던 신현준에게서 팔순 노모를 위해 맨발로 뛰어다니는 <맨발의 기봉씨> 이야기를 들었고 “나도 시골 출신인데다가 어머니 생각도 나서” 유독 마
달려라, 효자, <맨발의 기봉이>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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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운드 오브 뮤직>과 <왕과 나> 등으로 유명한 뮤지컬 작가, 콤비 리처드 로저스와 오스카 해머슈타인의 대표작들을 모은 박스세트가 5월 26일 일본에 출시된다.
‘로저스 & 해머슈타인 뮤지컬 컬렉션 박스’라는 이 타이틀에는 <사운드 오브 뮤직> <왕과 나> <회전목마> <오클라호마!> <남태평양> <어느 박람회장에서 생긴 일>의 6작품이 각각 2장씩 총 12장의 디스크로 수록된다. 기발매된 싱글 패키지 타이틀과 달리 영어 싱어롱 자막이 수록되며 <남태평양>과 <어느 박람회장에서...>에는 일본어 더빙이 새로 추가된다.
타이틀 스펙보다도 눈에 띄는 것은 독특한 형태의 케이스. 원형으로 펼칠 수 있는 종이 케이스에는 각 작품들의 명장면 일러스트들이 그려져 있어, 장식용으로도 손색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가격은 19,800엔.
日, ‘로저스 & 해머슈타인’ DVD 박스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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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지키는 일이 어디 영화인들만의 일입니까. 농산물 지키는 일이 어디 농민들만의 일입니까?” 지난 2월17일 저녁 6시부터 광화문 열린시민광장에서 열린 촛불문화제 ‘쌀과 영화’. 3천여명에 달하는 농민, 영화인들이 자리해 눈길을 끌었던 이날 행사는 전국민중연대 등 113개 시민사회단체가 결집한 ‘스크린쿼터 사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저지를 위한 범국민대책위원회 준비위원회’가 마련한 자리였다. 안성기 스크린쿼터 사수 영화인대책위 공동위원장과 문경식 전농 의장은 “쌀과 영화는 꼭 지켜내야 한다”는 말로 연대의 뜻을 다졌다. 이날 문화제는 “농약으로 코팅한 미국 쌀은 쥐도 안 먹는다”고 일갈한 횡성댁 공연, “대감, 나라의 국익이 약소합니다∼”라고 미국에 머리를 조아리는 정부를 비꼬는 <왕의 남자> 패러디 공연 등으로 채워졌다. 가수 정태춘은 지지 공연 도중 미군기지가 들어서면서 삶의 터전을 잃어버릴 위기에 맞서 싸우고 있는 평택 사람들을 무대 위로 초대하기도 했다
식량주권, 문화주권 사수하자! 촛불문화제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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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코미디 <마디아 가족의 재결합>이 미국 박스오피스에서 신작 4편을 제치고 2주째 정상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번 3월 셋째주말 미국 극장가는 5일 저녁(한국시간으로는 6일 낮) 오스카 시상식을 앞두고 뜨거운 할리우드의 열기과는 대조적으로 한산한 분위기였다.
타일러 페리가 제작, 연출, 각본, 주연을 도맡은 <마디아 가족의 재결합>은 지난주보다 57%나 하락한 1300만달러의 성적으로 전반적인 박스오피스 약세를 틈타 1위를 지켰다. 이로써 개봉 열흘간 총수입 4809만달러를 배급사 라이온스게이트에 안겨주게 됐다. 동명 연극이 원작인 <마디아 가족의 재결합>은 과격한 할머니 마디아가 가정의 기강을 바로잡기 위해 한바탕 소동을 벌이는 코미디물이다. 배급사 대표 스티브 로텐버그에 따르면, 주 관객층이 35세 이상 흑인 여성들이라고.
새로 개봉한 4편은 모두 1위를 차지하기는 힘들 것으로 미리부터 예상됐던 ‘소품’들었이다. 4편 중 가장 좋은
코미디<마디아 가족의 재결합> 美 흥행 1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