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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20분 정도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맨바닥에 궁둥이를 퍼지르고 앉아 <왕의 남자> 시사회를 봤다. 2005년 연말에 보고 싶은 영화 1위가 <킹콩>이었고, <왕의 남자>는 대략 19위쯤이었을 거다. 내겐 한마디로 ‘관심없음!’이었던 거다. 기대가 제로였던 까닭이었을까? 영화를 보는 내내 나는 완전히 몰입됐다. 혹여 스포일러가 될까 자세히 말할 수는 없지만 장생이 “눈으로 몽둥이를 받은 것 같다”는 대사를 할 때 나는 기어이 참았던 울음을 터뜨리고야 말았다.
얼마나 몰입을 해서 봤던지 나는 감우성이 스크린을 가득 채울 만큼 실제로도 굉장히 덩치가 큰 사람인 줄 알았다. 시사회장을 나와 집으로 가는 차 안에서 함께 봤던 친구가 그러더라. “야! 너도 저런 거 좀 써봐!!” 나도 마음이야 대중목욕탕 굴뚝같지! 내가 얼마나 샘이 많은데….
뵌 적은 없지만 평소에 예수 그리스도 다음으로 섬기던 김대우 작가님이 쓰신 <음란서생>의 대본을
[이창] 신 작가의 이중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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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 레이너 감독은 <내 차 봤냐?>와 <해롤드와 쿠마>를 만들었다. 구질구질한 청춘의 엉망진창, 얼토당토않은 모험을 그린 코미디영화라는 점에서는 일관되지만 <해롤드와 쿠마>는 아시아계 미국인 청년의 성장영화고 <내 차 봤냐?>는 백인 쓰레기들이 주인공인 ‘그냥’ 코미디다. 미국의 평론가들은 <해롤드와 쿠마>는 ‘높은 의식이 있다’거나 ‘다른 성장 코미디와는 차별’이 된다고도 칭찬했고 <내 차 봤냐?>는 ‘바보스러움과 실패한 개그’라거나 ‘엉성한 코미디’라고 비난을 퍼부었다. 대체로 평론가들은 그렇다. 뭔가 구조적 틀이나 논리적 전제 같은 걸 찾아내면 높은 점수를 준다. 반드시 이유가 있어야 하고, ‘내적으로 사유’ 같은 말을 할 기회를 주는 영화를 좋아한다. 하지만 나는, <내 차 봤냐?>와 <해롤드와 쿠마>는 사실 똑같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그저 <해롤드와 쿠마>의 설정에 힘을 좀 주
[B딱하게 보기] 짝퉁의 가치, <박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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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공공(公共)경제학’을 수강할 때, ‘수선 경제학’이란 이름이 더 어울리지 싶었다. 큰돈 들여 내 집 마당을 크고 우아한 정원으로 꾸몄더니 이웃의 집값이 덩달아 오르는 무임승차 효과나 옆 동네 공장에서 나온 오염물질이 우리 동네에 피해를 준 환경오염의 경우 시장원리로 저절로 해결되지 않는다. 이런 시장의 실패를 치유할 방법을 수학적으로 찾아내는 게 공공경제학의 임무였다. 공공경제학은 수요·공급의 원리로 굴러가는 시장 자체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그 원리를 흔들면 절대로 안 된다. 다만 부작용의 수선공으로 한정지은 운명이니 ‘공공경제학’이란 이름은 너무 거창하지 않은가. 다른 경제학 과목도 마찬가지였다. 수요·공급의 가격 그래프가 모든 이론 전개의 의심할 바 없는 출발이자 대전제였고, 교수님께 ‘수요와 공급의 시장원리 말고 다른 방식으로 경제가 굴러갈 수는 없나요?’란 질문을 던질라 치면 묵묵부답 별 한심한 질문을 다 한다는 눈초리를 보냈다.
수요와 공급이 서로 눈맞춰 가
[오픈칼럼] 내가 그들을 믿지 못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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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섹스를 몸을 섞는다고 하는데, 결혼은 피를 섞는 것인가보다. “그 집안 핏줄…”, “혈통(血統)”, “나하고 피 한 방울 안 섞인 인간…” 등의 표현은, 가족제도와 이에 근거한 각종 ‘족(族)’자 돌림 사회(부족, 종족, 민족…)의 조직 원리가 ‘피’의 상징 질서에 의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만일 결혼이 ‘핏줄간 결합’이라면, 모든 결혼은 혼혈이고 모든 자녀는 혼혈아여야 하지 않나? 한국인끼리 결혼은 같은 피가 합쳐지는 거라 순혈이고, 국제결혼은 다른 피(푸른 피?)의 결합이라 혼혈인가? 이처럼 혼혈이라는 말 자체가 모순일 뿐 아니라, 다름에 대한 배타성의 정치학을 신체 담론으로 자연화시킨, 인종주의 언어다.
근대 해부학의 발달은 인권 개념을 태동시킨 물적 기반이었다. 왕자도 거지도 배를 가르면 모두 오장육부에 붉은 피 흘리는 똑같은 인간이라는 사실은, 당시 사람들에게 큰 충격이었다. 계급, 인종, 성별에 관계없이 사람의 눈물, 피의 색깔은 같다. 이것이 모든 인간은 신 앞에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혼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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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는 거, 자는 거 진짜 좋아하는데, 요즘 상상도 못할 만큼 일이 많아서 하나도 제대로 못한다.” 한숨섞인 하소연이 아니다.
팝콘필름의 한성구 대표는 일이 많아서 절로 흥이 난다는 표정이다. 팝콘필름의 일곱 번째 영화 <청춘만화>가 3월23일 개봉을 앞둔 때문인가 싶지만 그것도 아니다. 영화투자회사인 팝콘컴퍼니, 매니지먼트사인 팝콘매니지먼트까지 책임지고 있는 그는, 지난 1월9일 팝콘필름이 코스닥기업인 트루윈테크놀로지에 인수되어 코스닥 상장기업이 되었음을 알렸다. 영화제작과 투자, 매니지먼트, 드라마 제작에 IT기업인 트루윈의 기존 사업까지 관여해야 하는 그의 일과가 얼마나 바쁠지는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영화를 만들되, 영화를 동경하거나 꿈꿔본 적이 없는 특이한 경력의 한성구 대표는, 자신이 모르는 일을 하나씩 익히며 조율해나가는 것에서 희열을 느낀다. 현재 팝콘필름과 팝콘컴퍼니는 6명의 이사를 포함하여 8명의 인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고등학교 동창, 대학 친구, 같
일곱 번째 영화 <청춘만화> 개봉 앞둔 팝콘필름 한성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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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 곽원갑>의 우인태 감독이 3월9일 개봉을 앞두고 한국을 찾아왔다. <백발마녀전> <야반가성>으로 한국에 알려졌던 우인태는 다른 홍콩 감독들처럼 다양한 장르를 오가며 영화를 만들어왔고, 할리우드에선 공포영화 <처키의 신부> <프레디 vs 제이슨>으로 경력을 다지기 시작했다. 그런 우인태가 이연걸의 마지막 액션영화인 <무인 곽원갑>을 연출했다는 사실은 다소 의외로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린 시절 스크린의 영웅들을 보며 소아마비로 아픈 다리를 잊었다는 우인태에게 <무인 곽원갑>은 애정의 시작을 일깨우는 반환점일지도 모른다. 개봉이 얼마 남지 않은 지난 2월24일, 다리가 불편한데도 카메라 앞에서 여러 가지 포즈를 취해준 우인태를 만났다.
-<무인 곽원갑>은 실존인물인 곽원갑의 일대기다. 그에 관한 설명을 부탁한다.
=곽원갑은 중국에선 매우 유명한 인물이다. 서구열강이 중국을 침략하던
<무인 곽원갑>의 우인태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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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지하철 통로를 걷는데 커다란 광고판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당신도 스타가 될 수 있습니다, 라고 말하는 연기학원 광고였다. 막연히 스타를 동경하는 10대라면 나도 한번, 하고 혹할 만했다. 며칠 전 누군가는 이 광고를 보고 연기학원의 문을 두드렸을 것이고 누군가는 그래서 아버지의 꾸지람을 듣고 있을지도 모른다. 순간, 배우가 되려는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기사를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스타가 된 배우나 주목받는 조연배우가 아니라 무명의 배우 지망생들이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가 궁금해졌다.
박혜명 기자는 한달여 동안 이번 취재에 매달렸다. 수많은 배우 지망생을 만났고 그들이 연기수업하는 현장을 쫓아다녔다. 이번 특집기사엔 배우 지망생들의 땀과 박혜명 기자의 땀이 함께 느껴질 것이다. 기사를 읽어보면 알겠지만 사실 배우가 되는 데 왕도는 없다. 연기학원을 다니건 연극영화과를 다니건 방송사 공채에 합격을 하건 스타가 되는 배우보다 이름없이 잊혀지는
[편집장이 독자에게] 배우가 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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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브로크백 마운틴>의 ‘브로크백’(brokeback)이 올해의 할리우드를 달군 최고의 단어로 꼽혔다. 해마다 새롭게 선보이는 단어와 그것이 문화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하는 비영리단체 ‘글로벌 랭귀지 모니터’의 언어학자 폴 페이크는 “이 영화는 수많은 농담과 패러디를 만들어내며 문화현상이 됐다”며 “영화는 1천만명 정도가 봤지만, 구글 검색 결과는 3800만건에 이른다”고 선정 배경을 밝혔다. 미국 네티즌들은 웹사이트에서 영화의 패러디 예고편과 포스터를 만들고, 영화 속 설정을 빗댄 댓글달기 놀이를 즐겼다.
‘브로크백’에 이은 2위는 영화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에 함께 출연해 연인 사이가 된 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의 합성어 ‘브랜젤리나’(Brangelina)가 차지했다. ‘브랜젤리나’는 톰 크루즈와 케이티 홈즈 커플을 일컫는 ‘톰캣’(TomKat)과 제니퍼 애니스톤과 빈스 본 커플을 뜻하는 ‘빈시퍼’(Vincigfer)를 누르는 저력을
[What's Up] 할리우드를 달군 말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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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수’ 권상우가 바가지머리의 철없는 청춘이라니. 암흑가 거물에 맞서는 다혈질 형사로 종횡무진 스크린을 누비기 시작한 것이 이제 겨우 한달이다. 몸짓 하나하나마다 배어 있는 거친 날짐승의 체취가 아직도 생생한데, 티셔츠에 청바지 차림으로 나타나 천진하게 미소를 날리는 모습이라니 갑작스럽고 낯설다. 아차, 깜빡 잊고 있었나보다. 수없이 많은 종류의 옷을 갈아입고, 그때마다 이것이 내게 꼭 맞아, 하고 시치미 뚝 떼는 것이 배우라는 자들의 주특기라는 오래된 진리를. 무채색의 세계에서 원색의 세계로 귀환한 권상우는 마치 날 때부터 그랬다는 듯 자신을 둘러싼 공기 전체에 경쾌함을 퐁퐁 쏟아놓았다.
10년지기 소꿉친구이자 앙숙인 지환(권상우)과 달래(김하늘)가 서로 사랑을 깨닫게 된다는 내용의 영화 <청춘만화>. 순정만화에서 훔쳐온 듯한 설정인데, 지환이라는 캐릭터는 권상우 자신의 모습과 겹치는 점이 많다. “많이 닮았죠. 지환이처럼 제가 진짜로 어릴 때 하고 싶었던 게 성룡
‘순수의 세계’로 돌아오다, <청춘만화>의 권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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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래원 정려원 등 캐스팅
사랑-상처-치유의 여정
자연스런 연기 ‘실감 담기’
문화방송 13일 첫 전파
#1. 동작역-김복실 서울 상경기
지난 6일 오전 10시, 4호선 동작역을 지나던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갈래머리를 한 배우 정려원이 전철 안으로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정려원은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창밖을 내다본다. “한강이 정말 크지유?” 강원도 두메산골에 살던 소녀가 서울에 와서 난생처음 지하철을 탄 장면이다. 산골 소녀의 눈으로 본 도도한 한강의 모습을 담느라 한강을 여섯 번이나 오가며 촬영이 진행됐다. 문화방송 월화 드라마 <넌 어느 별에서 왔니>(극본 정유경, 연출 표민수) 첫 방영을 일주일 앞두고 숨가쁘게 펼친 ‘한강 도하 작전’이었다.
이 드라마는 한 남자(김래원, 최승희 역)가 죽은 옛 애인과 꼭 닮은 산골 처녀 복실이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이다. 김복실(정려원)은 태백산맥 밑의 마을에서 엄마와 살지만, 사실은 친엄마가 아니란다. 그런데 후반부에
드라마 ‘넌 어느 별에서 왔니’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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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영화 같다”는 말을 듣는 드라마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느낌을 주는 작품도 있다.
문화방송의 <궁>(극본 인은아, 연출 황인뢰)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한국 드라마의 미학적 가치를 한 단계 끌어올린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방송 <봄의 왈츠>(극본 김지연 황다은, 연출 윤석호) 또한 지난 6, 7일 방영된 1, 2회분에서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아름다운 영상으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낮은 시청률에 가려져 제대로 평가를 받진 못하고 있지만, <천국의 나무>(극본 문희정 김남희, 연출 이장수)도 일본이라는 이국적인 배경과 백색의 눈으로 통일된 색감과 분위기를 화면 가득 채워 영화 같은 느낌을 자아낸다.
지난해 방영된 <프라하의 연인>(극본 김은숙, 연출 신우철)이나 <이 죽일 놈의 사랑>(극본 이경희, 연출 김규태), <패션70’s>(극본 정성희, 연출 이재규), <불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영상미 압권…‘한국 드라마 미학’ 새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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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원작은 영화에 어떤 그림자를 남길까. <기나긴 이별>은 이 질문에 엉뚱한 답변을 남기는 경우다. 레이먼드 챈들러 원작소설인 <기나긴 이별>은 하드보일드 계열 소설 중에서 걸작으로 꼽히는 작품. “잘 가게, 친구. 안녕이라는 말은 하지 않겠어. 그 말은 진짜 의미가 있을 때 했었지. 정말 슬프고 외롭고 마지막이었을 때 했던 거야”라는 대사로 유명한 소설이기도 하다. 레이먼드 챈들러 소설 중에서 염세적 작품으로 알려진 <기나긴 이별>을 원작으로 한 동명의 영화는, 누아르영화가 1970년대에 새롭게 태어났음을 보여준다. 사설탐정 필립 말로우는 깡패나 다름없는 친구 테리 레녹스의 부탁을 받고 새벽 3시 반에 그를 멕시코까지 차로 태워다준다. 다시 LA로 돌아온 그는 레녹스의 부인이 살해된 것을 알게 되는데 경찰은 레녹스를 용의자로 지목한다. 사설탐정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은 경찰은 말로우가 친구를 해외에 가도록 도와준 사실을 문제삼는다. 한편 금발의 에일
로버트 알트먼이 만든 현대판 누아르, <기나긴 이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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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문제아다. <학교>나 <신세대 보고 어른들은 몰라요> 등에 빠지지 않고 등장한 우리나라 학교드라마의 관습적인 유형. 그런 틀을 깸으로써 인기를 더했던 <반올림>에서 다시 문제아들의 이야기를 답습하다니. <반올림>을 지켜봐온 시청자라면 실망의 기색이 역력할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가 문제아라고 생각했던 아이들이 어쩌면 제도적인 기준에 의해 구분되어진 것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드라마는 주목한다. 평범한 고1 남학생 박이준(서준영)이 행정 착오로 문제아반에 들어가 겪는 이야기를 이준의 눈을 통해 들여다보는 것도 그런 이유다. 1, 2시즌이 중학생 옥림의 고민이 고등학생이 되면서 어떻게 변화했나를 보여준 ‘성장’이었다면 3시즌은 우리 사회에 바라는 시선의 ‘성장’인 셈이다.
그래서 기존의 학교드라마들이 문제아들의 극단적인 면을 내세우고 치유와 계몽에 호소했다면 <반올림#3>에서 문제아들은 유쾌하고 밝아서 학교의 일부분으로 자신의
문제아반 아이들에게 어떤 문제가 생겼나, <반올림#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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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시여>를 보는 이유는, 일단 그 시간에 볼 게 없어서다. 그 시간은 모든 방송들이 ‘뉴스’를 쏟아내는 시간이다. 이 뉴스를 보면 일어나는 증상은 “어머? 저런 일이? 새로운 걸 알았네?” 이게 아니다. “놀고 있네” 내지는 “저런 놈은 전자 팔찌가 아니라 전자 머리띠가 필요해” 하는 이런 극악한 생각만 새록새록 솟아난다. 그리하여 “하늘이시여, 뭐 하시나이까? 드라마 좀 그만 보시고 저런 것들 좀 챙겨가시죠?” 이러며 “하늘이시여”를 찾다가, 아예 <하늘이시여> 드라마를 보는 걸로 마음의 정리를 끝낸다. 주인공들이 하나같이 ‘하늘이시여’를 부르짖게 큰 키와 하늘을 찌를 듯이 높디높은 코가 주는 압박까지 감수하면서.
그런데 누가 TV를 바보상자라고 그랬나? 이 TV가 바보도 별별 생각을 다 하게 만든다. <하늘이시여>를 보다 보면 그런 생각이 모락모락 든다. “역시 핏줄이 최고야.” “피 한 방울 안 섞였으니 저러지?” “역시 핏줄은 알아보는구
핏줄 되게 좋아하네, <하늘이시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