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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칠 때 떠나라>는 특유의 기발한 상황설정과 입담으로 유명한 장진 감독의 작품이다. 같은 장진 감독의 원작인 <웰컴 투 동막골>과 비교해도 그 특색은 더욱 도드라지는데, 수십 명에 달하는 등장인물들을 한자리에 모이게 한 수사본부 세트나 장황하면서도 재치 있는 대사는 마치 한 편의 연극을 보는 듯한 인상을 준다. 그러면서도 오프닝의 화려한 부감샷이나 독특한 카메라 앵글 같은 영화적 테크닉이 적절한 조화를 이루어, 대중영화에 익숙한 이들에게도 크게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질 수 있는 작품으로 완성되었다. 차승원, 신하균 등 주연배우들의 열연과 연극무대 출신 배우들의 감칠맛 나는 연기도 빼놓을 수 없는데, 살인사건을 실시간으로 TV 중계한다거나 무당의 굿으로 사건을 해결한다는 식의 황당한 전개가 설득력 있게 다가오는 데에는 그들의 몫이 크다.
대중영화에 모범을 제시한 <웰컴 투 동막골> 보다도 이야기할 거리가 많았을 거라 짐작되었던 작품이었기에 DVD로도
<박수칠 때 떠나라> 장진 감독의 기막힌 수사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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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실의 열연으로 40% 내외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큰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장밋빛 인생>이 지난 주 24회를 끝으로 종영되었다. 마지막 주에 39.6%의 시청률을 기록한 <장밋빛 인생>은 5주 연속 1위를 차지하며, 명실상부한 하반기 최고 인기 드라마로 등극했다. 꿈의 시청률인 50%를 돌파하지는 못했지만, 주인공 맹순(최진실)이 암에 걸린 사실이 밝혀진 후반부부터는 줄곧 40% 안팎의 높은 시청률을 고수했다. 이로써 최진실은 데뷔 초기의 발랄한 이미지를 벗고 중견 연기자로서 새롭게 자리매김했다.
최근 줄곧 <슬픔이여 안녕>보다 낮은 시청률을 기록했던 <프라하의 연인>은 28.3%의 시청률로 축구국가대표 평가전에 이어 3위에 올랐다. <프라하의 연인>이 <슬픔이여 안녕>을 눌렀다고는 하지만, 12회째에 처음 30%를 넘긴 뒤 27~28%대에 머물러, 상승세를 타지 못하고 현상유지만 계속하고 있다. <슬픔이여
<장밋빛 인생> 종영, 새로운 수목드라마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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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다양성 협약의 비준을 위한 준비가 국회에서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지난 11월9일 오전 10시 국회에서 ‘문화다양성 협약의 국회 비준을 위한’ 간담회 및 기자회견이 열렸다. 김재윤(열린우리당), 손봉숙(민주당), 정병국(한나라당), 천영세(민주노동당) 의원이 참석했고 영화인대책위쪽에서는 안성기 공동집행위원장, 이은 MK픽쳐스 대표, 박진표 감독이 동참했다. 스크린쿼터문화연대, 한국민족예술인연합회, 서울연극협회, 전국언론노조, 한국연예협회,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 한국연극협회 등 제반 단체 관계자들도 배석하여 스크린쿼터를 중심으로 한 이 문제가 문화 전 분야의 최대 현안임을 알려준다. 스크린쿼터를 포함한 각국의 문화다양성을 지키기 위한 협약은 지난 10월20일 제33차 유네스코 총회에서 154개 참가국 중 148개국의 찬성으로 채택됐고 오는 2월 임시국회에서 비준을 기다리고 있다.
사회를 맡은 김재윤 의원은 “이번 협약의 비준은 문화정책의 큰 틀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
문화다양성 협약은 우리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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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픽쳐스 배급 시작
MK픽쳐스가 본격적으로 배급 사업에 뛰어든다. MK픽쳐스는 11월23일 개봉하는 <광식이 동생 광태>를 시작으로 배급업을 펼친다고 밝혔다. MK픽쳐스는 230억원 규모의 영화투자펀드를 통해 재원을 확보한 상태로, 2006년에 10편 이상, 2007년에 12편 이상의 국내외 영화를 배급할 계획이다. MK픽쳐스는 최근 해외 공동제작을 통해 아시아 시장을 개척한다는 청사진을 밝힌 바 있다.
부산영상센터 두레라움 설계 확정
부산국제영화제 전용상영관으로 이용될 부산영상센터 두레라움의 설계가 확정됐다. 부산국제건축문화제조직위원회는 공모 결과 오스트리아 건축가인 쿠퍼 힘멜브가 제출한 설계안이 선정됐다고 11월10일 밝혔다. 강렬한 이미지의 외관, 다양한 용도의 내부 공간, 태양에너지를 활용한 점 등이 높이 평가됐다. 2007년 말 완공될 예정.
예술영화 전국 순회상영
롯데시네마가 두 번째 삼색필름아트전을 개최한다. 예술영화 총 9편을 전국 순회상영할 계획인
[국내단신] MK픽쳐스 배급 시작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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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모 가쓰히로, <충사>를 실사영화로
애니메이션 거장 오토모 가쓰히로가 실사영화를 제작한다. 2004년에 <스팀보이>를 선보인 오토모가 신작으로 택한 것은 우루시바라 유키의 만화 <충사>(蟲師). 사람의 몸이나 집에 기생하지만 보통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벌레들을 퇴치하는 충사의 이야기다. 오다기리 조와 에스미 마키코가 이 독특한 SF판타지영화에 캐스팅됐다. 오토모는 1991년에 실사영화 <월드 아파트먼트 호러>를 만든 바 있다. <충사>는 2006년 말 개봉예정.
세계의 시나리오 작가들아, 모두 모여라
세계 최초의 시나리오 작가 축제가 2006년 6월27일부터 나흘간 영국 첼트넘에서 열린다. 국제시나리오작가페스티벌이라는 이 행사는 각본의 예술과 기술, 상업적인 측면을 총망라한다는 취지로 기획됐다. 축제를 후원하는 영화전문지 <스크린 인터내셔널> 편집장 콜린 브라운은 “영화계가 급변해도, 좋은 이야기가 관객을 불
[해외단신] 오토모 가쓰히로, <충사>를 실사영화로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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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 그건 좀 아닌 것 같은데요.” 찰리 카우프만은 자신의 시나리오 <이터널 선샤인>을 구해 읽고, 작품에 꼭 출연하고 싶다고 연락해온 짐 캐리에게 별달리 할 말이 없었다. 이제까지 그가 알아온 짐 캐리가, ‘실연에 우는 남자’가 될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실제로 대면한 짐 캐리는 <에이스 벤츄라> <마스크> <덤 앤 더머>에서 보아온 그 남자가 아니었다. 놀랍게도 조용하고 부드러운, ‘생활인’의 모습이었고, 역할에 바짝 다가서 있었다. 감독 미셸 공드리는 <이터널 선샤인>의 짐 캐리가 “있는 그대로의 자기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말한다. 까칠한 얼굴, 낮게 깔리는 목소리, 심약하고 우유부단한 실연남 조엘이, 세상에서 가장 탄력적인 안면 근육을 가졌고, 엉덩이로 말을 할 줄 아는 코미디언 짐 캐리의 ‘본색’이라니. <이터널 선샤인>에 과연 몇 퍼센트의 짐 캐리 ‘원액’이 함유돼 있는지 알 수
예전에 미처 몰랐던 남자, <이터널 선샤인>의 짐 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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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무식·과격’이란 구호 아래 똘똘 뭉친 삼인조가 돌아온다. 최근 공개된 <투사부일체>의 티저 포스터는 전작 <두사부일체>에서 고등학교를 접수했던 두식(정준호), 상두(정웅인), 대가리(정운택)가 5년 만에 고등학교로 귀환한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투사부일체>는 사범대학을 다니는 두식이 교생 실습차 한 고교로 들어가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두사부일체>로 낯익은 이 ‘정 트리오’의 거만한 포즈를 포착한 티저 포스터는 영화 촬영이 시작되기 전날 찍힌 덕에 배우들의 자신감과 의욕이 드러난다고 제작사는 밝힌다. 이날 수도여고에서는 메인 포스터로 채택된 버전 외에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와 <매트릭스>를 패러디한 버전도 함께 촬영됐는데, 세 주인공의 너스레 때문에 촬영장이 떠들썩했다는 후문이다. 현재 50% 가까이 촬영을 마친 <투사부일체>는 2006년 1월 개봉될 예정이다.
[포스터 코멘트] <투사부일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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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훈 감독님이 <너는 내 운명>이 잘됐으니 좋은 일 하라고 지명해준 듯하네요. <너는 내 운명>을 만들면서 실제로 힘들게 사는 분들을 만났고, 그들이 밝게 살려고 하는 모습에 많은 생각을 했더랬어요. 그런 힘든 분들에게 희망이나 웃음을 줄 수 있는 데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다면 감사하지요. 영화를 만들고 생각하는 것 이외에 다른 일을 하는 게 없는데 이런 의미있는 기회를 줘서 정말 고맙습니다. 또 이 릴레이에 참여한 이들끼리 좋은 얘기를 나눌 수 있을 듯도 하고요. 다음 주자로는 아름다운 영화인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이현승 감독님이 좋겠어요. 영화계의 온갖 뒤치다꺼리를 맡아 하고 또 좋은 일에 늘 앞장서시니까요.
[만원 릴레이] 프로듀서 안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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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한 시간 넘게 천둥이 눈치만 살피고 있다. 스탭들도, 취재진도, 두살배기 말 천둥이가 콧김 불고 성을 내면 제 몸 사리기 바쁘다. 이미 오전 촬영 때 임수정이 말 뒷발에 채이는 것을 목도한지라, 방심하고 있다가는 무슨 일 당할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이날 촬영은 2년 동안 헤어졌던 시은과 말 천둥이가 우연히 재회하는 장면. 계속되는 NG 끝에 천둥이는 십여분 휴식을 얻었지만, 양이 차지 않는지 계속 히힝거리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속되는 취재진의 셔터소리 때문에 연기에 집중을 못하겠다는 천둥이의 항변인지도 모른다. 맘 떠난 천둥이를 정한 자리에 다시 불러세우기도 쉽지 않다. 500kg에 달하는 천둥이를 카메라 앞에 두기 위해서 장정 네명이 온 힘을 다해 밀어붙여야 한다. “천둥이, 밥 주지 마!” 상대배우 임수정을 걷어찬 벌을 줘야 한다고 엄포를 부리던 이정학 PD. 혹시 영민한 천둥이가 알아듣고서 촬영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판단했는지, 멀찍이 떨어져서 큼지막한 돌을 치우
천상천하 유마독존, <각설탕>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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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리 타임즈>의 히로인 서기(29)가 11월13일에 열린 대만 금마장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주성치의 <쿵푸 허슬>은 감독상과 작품상 등 총 5개상을 휩쓸었다. 11개 부문 최다 후보로 거명됐던 두기봉의 <흑사회>는 각본상과 음향효과상만 수상하는데 그쳤다.
대만의 거장 허우샤오시엔이 연출한 <쓰리 타임즈>는 서로 다른 시대를 배경으로 한 세 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영화다. 서기는 각 에피소드마다 당구장 여종업원, 고급 매춘부, 록가수 등 각기 다른 역할을 연기해냈다. 이 대만 여배우는 허우샤오시엔의 <밀레니엄 맘보>에도 출연해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친니친니><풍운> 등으로 친숙한 미남배우 곽부성은 <삼차구>(Divergence)에서 실종된 아내에게 집착하는 경찰을 연기해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한편, 금마장영화제보다 하루 앞서 12일에 열린 중국 금계장영화제에서는 성룡이 홍콩 배
대만금마장과 중국금계장 시상식 수상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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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의 야심작<치킨 리틀>이 2주 연속 미국 박스오피스 정상을 지키면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11월 둘째 주말동안 거둔 수입이 3202만달러다. 지난주보다 겨우 20%만 하락했다. 2주동안 거둔 총수입은 8077만달러가 됐다.
2위 역시 온가족을 위한 SF어드벤처영화<자투라>가 차지했다. <엘프>를 만들었던 존 파브로의 신작으로, 어린 두 형제가 우주를 무대로 한 보드게임‘자투라’를 하다가 진짜 우주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환상적인 이야기다. 로빈 윌리엄스가 주연한 1995년작<쥬만지>과 컨셉이 비슷해서 <쥬만지2>로도 알려졌다. <쥬만지>와 <폴라 익스프레스>의 원작자인 세계적인 동화작가 크리스 반 알스버그의 동명작품을 데이비드 코엡이 각색했다. 평단의 반응도 좋은 편이지만, <치킨 리틀>과 다음주에 개봉할 <해리 포터와 불의 잔> 사이에 끼어 제대로 빛을 보지 못하게 됐다. 오프닝
<치킨 리틀> 2주 연속 미국 흥행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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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치 않게 결혼한다는 소문이 들려오고 있는 브래드 피트, 안젤리나 졸리 커플이 일반인들의 인기투표로 선정되는 ‘피플스 초이스 어워드’ 후보에 올랐다.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에서 부부 역할로 찰떡궁합을 보여준 두 사람이 인기 커플 부문 후보에 오른 것은 당연한 일. 그 외에도 둘은 각자 다른 부문 후보에도 올라 최고의 스타들임을 과시했다.
안젤리나 졸리는 니콜 키드먼, 샌드라 블럭과 함께 인기 여성배우 부문에 올랐으며 여성 액션 스타 부문에서는 캐서린 제타 존스와 제니퍼 가너와 함께 노미네이트되었다.
브래드 피트 역시 제이미 폭스, 매튜 맥커너히 등 쟁쟁한 스타들과 함께 남우주연 부문과 액션 스타 부문에서 경합을 벌일 예정. 수상자는 내년 1월 10일 미국 CBS를 통해 발표되는데, 두 사람이 할리우드 최고의 공인 커플로 인정받게 될 지 주목된다.
피트-졸리 커플 ‘피플스 초이스 어워드’ 후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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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사랑의 기억을 지운다?
주인공은 뉴욕에 살고 있는 조엘(짐 캐리)이다. 그는 옆집 사람이 자기 차를 찌그러뜨렸다고 여기면서도 그냥 참고 넘어갈 만큼 소심하고 착한 사람이다. 영화는 잠에서 깨어난 그가 회사로 가던 중 무작정 몬타우크행 기차를 타고 바닷가에 도착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 순간에도 조엘은 자신이 왜 일상을 벗어나 몬타우크행을 선택했는지 스스로 납득하지 못한다. 그러나 거기서 조엘은 클레멘타인(케이트 윈슬럿)을 만나고, 그녀의 활달한 성격 덕분에 금세 친해져, 그 다음날은 찰스강에 같이 놀러가서 꽁꽁 언 강바닥에 누워 별을 바라보며 멋진 추억도 만든다. 게다가 그녀는 농담처럼 “우리는 분명히 결혼하게 될 것”이라고 말해 조엘과 그걸 보는 세심한 관객을 동시에 당황시킨다. 그리고 날이 밝아 클레멘타인을 집에 데려다줄 때, 그녀는 갑자기 조엘의 집에 가도 되겠냐고 묻는다. 그러자 조엘은 좋다고 말한다. 짐을 챙기겠다며 집으로 들어가는 클레멘타인. 잠시 뒤 한 남자
미셸 공드리의 <이터널 선샤인>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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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리우드에서 가장 기괴한 작가 찰리 카우프만과 뮤직비디오계의 발명가 미셸 공드리가 만나 완성한 두 번째 영화 <이터널 선샤인>이 11월10일 개봉한다. 사랑했던 남자를 기억에서 지워버린 여자와 그 기억을 지우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는 남자의 따라잡기 힘든 현란한 숨바꼭질이 펼쳐진다. <이터널 선샤인>의 탄생과정과 그것을 세상에 내놓은 카우프만-공드리의 합작 세계, 그리고 흥미롭게 재단되어 있는 영화의 구조를 미리 들여다본다. 그래, 세상은 요지경인데 사랑만이 불변이다. 카우프만과 공드리가 전하는 이 전언을 따라가보자.
“당신은 그/그녀의 머릿속에서 지워졌습니다. 이제 그/그녀는 더이상 당신을 기억하고 있지 않습니다.” 만약 누군가가 이런 내용이 담긴 서신 하나를 받는다면, 그 누군가의 삶은, 혹은 이야기는 이제부터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 <이터널 선샤인>의 감독 미셸 공드리가 친구 피에르 비스무스에게 들은 아이디어는 바로 이것이었다. 그가 이 단상으
미셸 공드리의 <이터널 선샤인>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