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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비무환이라고 했던가. 창립 이래 최고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워너브러더스는 지난 11월1일, 캘리포니아 버뱅크의 4500명 직원 중 6%에 해당하는 직원 260여명을 해고했다. 겉으로 보기에 워너브러더스의 올해 성적은 대단히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ER> <O.C> <프렌즈> 같은 TV시리즈가 연이어 히트를 친데다 DVD 판매까지 호조를 보이고 있어, 워너는 21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올 여름 흥행을 기록한 <배트맨 비긴즈>로, DC 코믹스를 원작으로 한 시리즈물도 다시 시작했다. 지난 8년 중 6년간 워너는 DVD와 비디오 대여시장에서 1위를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기록적 흥행을 이어가며 이미 37억달러를 벌어들인 <해리 포터> 시리즈의 네 번째 영화인 <해리 포터와 불의 잔>도 개봉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워너는 샴페인을 터뜨리는 대신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근심의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워너브러더스에
21년 연속 흑자에 최고 호황 누리는 워너, 260명의 직원 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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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포터 시리즈의 신작 <해리 포터와 불의 잔>의 공개를 맞아 워너 홈 비디오 코리아에서는 시리즈 1~3편을 모은 DVD 박스 세트를 출시한다.
12월 1일에 출시될 <해리 포터 박스 세트>는 1편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2편 <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 3편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를 모은 6 디스크 세트로 구성되어 있으며, 정가는 44,700원.
또한 12월 31일까지 각 할인점에서 <해리 포터 박스 세트>를 구입한 고객에게는 해리 포터 매직 쇼핑백을, 나머지 매장에서는 해리 포터 쿠션 담요가 증정된다.
이밖에 12월 1일 아이맥스 상영관을 개관하고 첫 상영작으로 <해리 포터와 불의 잔>을 선정한 CGV에서는 개관 기념 이벤트로 워너 홈 비디오 코리아에서 출시한 아이맥스 다큐멘터리인 <나스카(아이맥스: 카레이싱)>와 <T-렉스>의 시사회를 열 계획이다.
해리 포터 3부작 박스 세트 12월 발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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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에도 일본 흥행 2위를 기록한 <내 머리속의 지우개>가 아무래도 일을 낼 조짐이다. 개봉 4주차를 맞이했지만 지난주 좌석점유율이 88%로 여전히 굼벵이 하락중이다. 개봉 3주차에 13억엔을 돌파했는데 지난 주말을 거치면서는 18억엔을 넘었다. 이번주중에 20억엔 돌파가 확실해 보이고 다음주까지 선전이 계속된다면 <외출>이 23억엔을 돌파하면서 깼던 역대 일본 개봉 한국영화 흥행 1위 성적도 조만간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 이제 <내 머리속의 지우개>가 일본내 흥행 1위 한국영화가 될 것은 거의 틀림없는 사실이다. 시기가 빠르냐 조금 늦느냐 뿐이다.
전주 1위로 데뷔했던 <얼웨이즈 3쵸메의 석양>도 2주연속 1위를 지키며 선전중이다. 주말이틀동안 2억1600만엔의 흥행수입을 기록했는데 이는 개봉주보다도 높은 수치다. 이런 탄력이면 1주 먼저 개봉했던 <봄의 눈>을 웃도는 것은 확실해 최종적으로 20억엔까지는 무난해 보인다. &
<내 머리속의 지우개> 개봉 4주차 18억엔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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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시간짜리 장편 졸업작품을 현실로 만들기까지
이 영화를 만들기 위해 망각을 잊는 역설의 길을 걸었던 윤종빈 감독은 그러고나서도 한참을 이어진 가시밭길에 발을 들여야만 했다. 대학생이 졸업작품을 찍는다는데, 그것도 두 시간짜리 장편영화인데, 누가 시간과 돈을 흔쾌히 던지겠는가. 다행히도 그에게는 영화진흥위원회 지원금 1천만원과 미쟝센단편영화제 상금 500만원이 있었고, 여기에 자비 500만원을 보태어 촬영은 마칠 수 있었다. 그럼에도 <용서받지 못한 자>가 상업영화 못지않은 재미를 가질 수 있었던 건 꼼꼼하게 닦아놓은 프리 프로덕션 과정과 감독의 의지 덕분이었다.
정학과 파출소 출입 여부를 묻자 반쯤은 침묵으로 긍정해주었던 윤종빈 감독은 독하게도 고등학교 3학년 여름방학을 외할머니댁 부근 독서실에 몸을 묻고 보냈다. “당연히 친구들은 욕했다. 그런데 이렇게 살다가는 안 되겠다 싶어서 공부를 했다.” 게다가 막무가내의 기질도 조금은 있는 듯했다. 아버지가 원한 법대는
올해의 독립영화, <용서받지 못한 자>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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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는 대부분 놀라움을 주는 축제다. 평소라면 광고의 홍수에 묻혀버렸을지도 모르는 이름없는 영화와 낯선 감독, 그 신천지에 발을 들이는 경이로움.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용서받지 못한 자>를 보았던 관객이라면 매우 드물게 경험하는 그런 발견의 순간을 체험했을 것이다. 중앙대 영화과 졸업작품인 <용서받지 못한 자>는 문턱을 낮춘 영화적인 재미와 침묵을 깨는 통렬함으로 부산영화제를 뒤흔들었다. 국제영화평론가협회상과 뉴커런츠 특별언급, 넷팩상, PSB관객상 수상이라는 쾌거는 그에 주어진 부상. “내가 절실하다면 누구와도 소통할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는 윤종빈 감독으로부터 잊혀진 시간을 캐내어 옥돌로 다듬어 내놓기까지 고난과 환희의 순간을 들어보았다.
군대에서 담배를 배워 온 선배가 있었다. 여자처럼 길고 가느다란 손가락을 가지고 있던 그는 이십대 중반이 되어서야 담배를 피우기 시작한 이유를 한번도 말하지 않았고, 험한 일 한번 해본 적 없는 고운 손가락 사이에
올해의 독립영화, <용서받지 못한 자>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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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스코시즈 감독이 일본을 무대로 한 신작 <침묵(Silence)>을 준비 중이라고 발표했다. 이 영화는 기독교가 심한 박해를 받았던 17세기의 일본에서 선교 활동을 하던 포르투갈인의 배교 사실이 알려지면서 벌어지는 갈등의 드라마를 다뤘다.
일본 작가 엔도 슈사쿠의 동명 소설을 각색하는 작품으로, 스코시즈는 원작의 영화화를 위해 10년 이상을 꾸준히 작업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같은 사실은 지난 주 모로코에서 열린 마라케쉬 영화제에 초청된 스코시즈가 직접 밝힌 것으로, 올해 63세인 그는 차기작인 <침묵>을 마지막으로 할리우드의 장편 영화보다는 다큐멘터리나 단편 영화에 더욱 집중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밥 딜런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노 디렉션 홈(국내에도 파라마운트 홈 엔터테인먼트를 통해 DVD 출시)>으로 좋은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침묵>은 이니셜 엔터테인먼트 그룹이 제작하는데, 이곳에서는 현재 스코시즈가 작업
마틴 스코시즈, 일본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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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버스터즈> <트윈스>의 아이반 라이트먼 감독이 신작 <수퍼 엑스(Super Ex)>를 작업 중이다.
우마 서먼과 루크 윌슨을 투톱으로 내세운 이번 영화는 수퍼 헤로인을 여자친구로 둔 한 남자의 이야기로, 너무나 지배적이고 신경증적인 여자친구를 피해 달아난 남자가 그 뒤로도 계속 그녀가 사용하는 초능력을 통해 괴롭힘을 당한다는 내용을 다룬 코미디다.
각본은 인기 TV 애니메이션 <심슨 가족>으로 잘 알려진 돈 페인이 맡았으며 서먼과 윌슨 외에도 <퍼펙트 웨딩>의 완다 사익스, <사하라>의 레인 윌슨 등이 공연할 예정이다. 완다 사익스는 루크 윌슨의 상사로, 레인 윌슨은 그의 가장 친한 친구 역을 맡는다.
<수퍼 엑스>, 내 여자친구는 수퍼 헤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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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독의 TV감상실] 언중유골 허풍스토리 <달콤한 스파이>
[올드독의 TV감상실] 언중유골 허풍스토리 <달콤한 스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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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대학의 영화동아리는 흔히 충무로라 불리는 기성 영화계에 가장 강력한 비판자였다. 볼 수 있는 영화가 많지 않고 영화 관련 서적도 드물었던 시대엔 영화과보다 앞서 영화를 탐식하던 곳이었다. 영화동아리 구성원들에게 설문을 돌린 것도 그들이 영화과 학생들보다 더 마니아적 성격이 강할 것이라는 예상을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결과는 영화과 학생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비슷한 세대임을 감안해도 그들의 시각과 결론은 아주 많이 닮았다. 특별히 마니아라는 점이 두드러지는 응답이 드물다는 점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원하는 정보를 언제든 얻을 수 있는 환경에서 영화동아리의 마니아적 성격도 그만큼 탈색된 것이 아닐까.
한국영화에 대한 대부분의 질문에서 영화동아리 응답자들과 영화과 응답자는 거의 비슷한 답변을 했고 순위만 한두 계단 차이를 보였다. 가장 높이 평가하는 감독은 박찬욱, 최고의 한국영화는 <올드보이>와 <살인의 추억>, 상업적 감각이 뛰어난 사람은 강우석
젊은 영화광들이 말하는 한국영화의 오늘과 내일 [5] - 영화동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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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아카데미(이하 아카데미)는 개교 이후 충무로에 감독과 현장인력을 가장 많이 배출한 단일 교육기관이다. 연출, 프로듀서, 촬영을 전공하는 아카데미 22기 재학생 19명 전원에게 설문을 청했다. 아카데미 학생들이 가장 높이 평가한 감독은 홍상수다. 다른 설문 그룹에서 박찬욱과 봉준호가 압도적인 지지를 얻었던 것과 선명한 대조를 이루는 결과다. 홍상수를 최고로 꼽은 응답자들은 “영화언어에 대해 가장 정확한 해석을 내린다”고 평가했다. 최고의 한국영화에 대한 답변도 마찬가지였다. 다른 두 그룹과 달리 흥행작 위주가 아닌 작가의 개성이 두드러진 작품들이 다수 포진됐다.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이 수위를 차지했고, 박찬욱 감독 작품 중에도 <복수는 나의 것>이 선택됐다. <살인의 추억>을 제외한 작품들은 역대 흥행순위와는 거리가 멀다. 상업적 감각과 대중영화의 성취에 대한 응답은 다른 설문 그룹과 유사한 결과가 나왔다.
가장 효율적인 방식으로 영화를
젊은 영화광들이 말하는 한국영화의 오늘과 내일 [4] - 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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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과 학생들이 현재와 미래의 감독으로 점지한 인물은 박찬욱 감독과 봉준호 감독이다. 설문에 응한 영화과 학생들은 감독에게 집중된 초반 다섯개의 질문에서 두 사람을 모두 5위권 내로 진입시키는 애정을 과시했다. 박찬욱 감독은 ‘가장 높이 평가하는 감독’으로 꼽혔고 봉준호 감독은 ‘최고의 한국영화, 한국영화 베스트5, 2000년 이후 데뷔한 감독 중 가장 주목받을 감독’으로 선정됐다. <살인의 추억>과 <올드보이>는 설문 전 분야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높은 순위를 점했다. 두 사람은 작가주의와 웰메이드한 상업영화 사이를 교묘하게 넘나드는 공통분모를 지녔다. ‘상업적인 감각을 가진 감독’을 묻는 문항과 ‘가장 효율적인 방식으로 영화를 만드는 감독’ 항목에서도 수위를 차지한 강제규 감독과 김기덕 감독보다는 박찬욱 감독, 장진 감독의 약진이 눈에 띈다. 두 질문의 핵심은 흥행과 제작기간이지만 박찬욱 감독과 장진 감독의 선전은 응답자들의 취향을 보여준다. 봉준호 감독
젊은 영화광들이 말하는 한국영화의 오늘과 내일 [3] - 대학 영화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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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영화광들이 집단으로 출몰하고 동거동락하는 세곳의 ‘서식처’는 영화산업의 시스템에서 비껴 있고 그래야 옳다. 그러나 자유롭게 상상하고 사유하는 ‘게토’는, 어쩔 수 없이 한국영화의 에너지이자 꿈이기도 하다. ‘젊은 영화광들에게 묻는 한국영화의 오늘과 내일’의 설문조사 결과는 평단과 충무로로 대별되는 기성 세대의 인식과 평가를 살짝 배반하면서도 슬쩍 공유하는 흥미로운 풍경을 보여준다. 세 부류의 취향이 일정한 패턴을 보여주면서도 현장에 가장 근접한 영화아카데미는 영화의 이상 혹은 목적이라는 대목에 이르러선 다른 두 부류와 뚜렷한 ‘노선 차이’를 드러낸다.
어쨌든, 가장 단순하게 뭉뚱그리면 이들은 고결한 작가주의나 취향없는 상업영화 어느 한쪽을 편애하지 않고 이를 동시에 꿈꾸는 가치기준을 자신있게 들이밀고 있다. 단적으로, 박찬욱을 이 시대의 화두처럼 내세운 반면 홍상수(나아가 김기덕까지)를 부재시킨다. 그리고 김동원의 <송환>은 홍상수보다 더 완벽하게 소외된다. 상업
젊은 영화광들이 말하는 한국영화의 오늘과 내일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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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의 세계가 아마추어 집단을 거울처럼 비춰보고 성찰하는 게 유용할까? 대학 영화과와 영화동아리, 영화아카데미는 말하자면 아마추어다. 하지만 그들은 영화광(혹은 시네필)이기도 하다. 영화광은 프로페셔널이 아니지만 그들과 그들 너머까지의 세상을 동경하고 수집하며 미래로 삼는다. 그들을 사로잡은 지금의 감독과 영화로 미래의 감독과 영화를 가늠하는 건 그래서 가능하지 않을까. ‘젊은 영화광들에게 한국영화의 오늘과 미래를 묻는다’는 취지의 설문을 시작하고 그 결과를 들여다보면서 왜 더 일찍 이런 걸 해보지 않았을까, 새삼 자문하게 됐다. 설문은 불친절하고 투박했지만, 젊은 영화광들의 답변에선 우리가 보지 않았던 것들이 보인다. 우려와 탄성이 동시에 흘러나오기도 한다. 독자로 부를 수밖에 없는 개별적인 영화광들과 프로페셔널들과 더불어 그들의 생각과 취향을 음미해보려고 한다. 설문에 성심성의껏 응해준 6개 대학 영화과 151명, 6개 대학 영화동아리 회원 41명, 영화아카데미 22기 19명에게
젊은 영화광들이 말하는 한국영화의 오늘과 내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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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부드러웠고 외로운 자는 게임을 시작한다. 형의 죽음으로 얼떨결에 총을 든 남자와 자매의 죽음 앞에 속수무책이었던 여자, 오사카에서 타이로 온 남자와 오사카로 떠날 타이 여자, 생활의 흐트러짐을 허락하지 않는 남자와 어지럽혀진 환경에 익숙한 여자, 항상 죽음을 생각하는 남자와 미래의 삶을 생각하는 여자. 겐지와 노이.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두 사람은 그러나, 미시마 유키오의 <마지막 도마뱀>의 도마뱀처럼 홀로 남겨진 존재의 외로움을 공유한다.
도마뱀이 벽을 기어오를 동안 두 사람이 꿈과 환상의 자루를 짊어진 채 현실의 벽을 넘는 <라스트 라이프 라스트 러브>에 몽환적이고 탐미적인 영상과 앰비언트풍의 나른한 음악은 썩 어울리는 장식품이다. 죽음을 안락한 경로로 생각했던 주인공이 치유되는 과정이 사랑스럽고, 꿈과 현실이 만나고 분리되는 시점의 기묘한 분위기에선 숨을 죽이게 되는데, 거듭 변신 중인 펜엑 라타나루앙의 다음 지점이 사뭇 궁금하다.
DVD는 O.S
<라스트 라이프 라스트 러브> 펜엑 라타나루앙의 기묘한 러브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