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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우정, 가난하지만 진실한
<친구와 하모니카>는 노숙자에 관한 다큐멘터리다. 더 정확히는 노숙자들 곁에서 그의 친구가 바라본 풍경이다. 1998년 겨울 우연히 가락시장역에서 만난 노숙자 하늘이와 김우현 PD는 친구가 되기로 약속한다. 김 PD는 하늘이와 함께 다니다가 노숙자도 아니면서 하늘이 곁을 맴도는 두환, 한때는 노숙자들의 만능해결사에서 알코올중독자로 전락한 석현과 마주친다. 이야기 구조는 간단하지만 이 다큐멘터리가 우리에게 던져주는 심리적 무게는 헤비급 권투선수가 날리는 혼신의 주먹처럼 가슴을 두드린다. 2000년 5월 처음 방영된 <인간극장>과 무관하게 <친구와 하모니카>는 1998년부터 촬영이 시작됐다. 이 작품은 <인간극장>이 보여주는 인간에 대한 태도를 본능적으로 드러낸다. 이를테면 촬영이 얼마 지나지 않아 하늘이는 김 PD에게 약간의 어색함을 표한다. 그러자 김 PD는 즉시 카메라를 거두고 그와 헤어진다. 그리고
충무로 소재 공장 <인간극장> [5] - 인간극장 원작 영화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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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독의 TV감상실] 100분 토론 보다가 어질~
[올드독의 TV감상실] 100분 토론 보다가 어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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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꽃보다 아름다운 청년의 이야기
엄기봉씨는 시쳇말로 좀 모자란 사람이다. 어릴 때 앓은 열병으로 정신지체 1급 장애자가 된 그의 나이는 마흔살이지만, 정신연령은 여섯살에 머물러 있다. 그런 기봉씨에게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은 80살의 어머니다. 거동이 불편하고 귀가 어두운 노모를 위해 그는 아침이면 밥상을 차리고, 세숫물을 데워놓고, 화장실 가는 길의 눈을 치운다. 잔칫집에 불려가도 배를 곯고 계실 어머니를 생각하는 기봉씨는 주인댁이 싸준 음식이 식을까봐 집까지 한달음에 달려간다. 정부의 보조금에 의존해 살아가야 하는 어려운 처지지만 기봉씨는 봄이면 쑥을 캐서 내다 팔고, 가끔씩 생기는 동네 허드렛일을 챙기며 어머니와의 단란한 삶을 꾸려나간다. 그리고 얼마 전부터 기봉씨는 어머니를 위한 또 하나의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그것은 마라톤이다. 어릴 때부터 달리기 하나만큼은 자신있었던 그는 “신발이 닳을까 아까워” 맨발로 동네를 달렸고, 결국 면에서 주최한 마라톤대회에서 3등을
충무로 소재 공장 <인간극장> [4] - 인간극장 원작 영화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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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겨울, 중국 충칭(重慶)의 축구 경기장은 긴장감이 감돌고 있었다. 사상 최초로 중국 FA컵 결승전에 진출한 프로축구팀 ‘충칭 리판’을 응원하기 위해 이곳을 찾은 4만여명의 관중은 연신 “이장수 파이팅”이라는 구호를 목놓아 외치고 있다. 열악한 사정 때문에 스타 선수 한명 없지만, 관중은 그들의 우승을 믿어 의심치 않는 분위기다. 그들에게는 ‘충칭의 별’이라 불리는 이장수 감독이 있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정말로 믿기 힘든 일이 더러 일어난다. 이장수 감독의 경우 또한 마찬가지다. 3200만 충칭 시민 중 1천만명이 이장수 감독의 팬클럽 회원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그는 충칭 최고의 스타다. 길거리에 나서면 사인 공세 때문에 목적지까지 걸어가는 게 거의 불가능할 정도다. 여학생과 아줌마와 아저씨와 소년, 그야말로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 그의 팬들은 “이장수 감독을 진심으로 존경한다”고 서슴없이 말한다. 그해 시즌 초, 어처구니없는 편파 판정에 시달리던 그가 감독직을 사퇴
충무로 소재 공장 <인간극장> [3] - 인간극장 원작 영화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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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극장>을 보는 시청자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의문을 가질 것이다. ‘어디서 매주 저런 사람들을 찾아낼까?’ 국정원과 FBI의 도움이라도 받는 것인지 궁금해진다. 아니면 자료조사원이 1천명쯤 되는 것인가 하는 망상을 휴먼다큐 <인간극장>은 품도록 만든다. <인간극장>의 외주제작사 리스프로와 제3비전의 기획과정을 듣노라면 이 사람들에게 이산가족 찾기를 시키면 절묘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또 다른 의문은 ‘어떻게 매번 격렬한 감정의 순간을 포착할까’ 하는 것이다. 그 비밀은 오로지 “인간적인 밀착마크”다. <인간극장>을 세상에 낳은 사람들과 5년 반 동안 매주 그들이 우리와 숨쉬도록 만든 장본인들에게 듣는 <인간극장>의 리얼 제작스토리.
<인간극장>의 탄생
<인간극장>이 움트기 시작한 것은 1999년 겨울이었다. 찬바람이 쌩쌩 불던 어느 날, 경기도 안성에 소재한 동아방송대학 기숙사에 세 사람이 모였다.
충무로 소재 공장 <인간극장> [2] - 인간극장 제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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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결혼원정기> <꽃피는 봄이 오면> <엄마> <말아톤> <거칠마루>, 이들의 공통점은 KBS2에서 방송되고 있는 <인간극장>을 원작으로 삼거나 영향을 받은 영화라는 점이다. 또 <맨발의 기봉씨> <친구와 하모니카> <충칭의 별 이장수> 등이 <인간극장>을 바탕 삼아 촬영 중이거나 기획되고 있다. 게다가 이들 영화는 지난해 후반부터 올해 사이에 개봉됐거나 내년 중 개봉을 목표로 한다. <인간극장>은 최근 들어 가장 각광받는 충무로의 ‘소재 공급원’인 것이다. 한국 영화계는 왜, 그리고 어떻게, <인간극장>에 매료됐는가.
<인간극장>을 소재로 만들어진 첫 영화는 지난해 추석에 개봉한 <꽃피는 봄이 오면>이다. 2001년 5월과 2002년 3월 방송된 <건빵선생님의 약속>을 원작으로 삼은 이 영화는 강원도 삼척시 도계중
충무로 소재 공장 <인간극장>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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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머리속의 지우개>가 <해리포터와 불의 잔> 등 강력한 경쟁작의 개봉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일본내 흥행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개봉 6주차인 <내 머리속의 지우개> 일본 박스오피스 순위는 3위. 흥행수입은 이제 25억엔을 넘었다. 한달여전에 <외출>이 23억엔을 돌파하면서 일본내 한국영화 흥행 1위 작품이 되었는데 아직 <내 머리속의 지우개>는 <외출>의 기록을 돌파하지는 못했다. 현재까지 일부 극장에서 상영중인 <외출>은 누계수입 27억엔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봉 6주차에도 높은 순위를 기록하고 있고 굵직한 경쟁작들에 밀려 극장체인이 변경되었는데도 여전한 관객동원력을 과시해 앞으로의 흥행전망도 밝은 편이다. 이런 흥행호조가 계속 이어진다면 <외출>의 기록마저 돌파해 새롭게 일본내 한국영화 1위 작품이 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지난주 일본 박스오피스 1위는 예상했던 대로 <해리포
<내 머리속의 지우개>, 25억엔 돌파하며 개봉 6주차에도 3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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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보위/
록스타 데이비드 보위가 크리스토퍼 놀란의 신작에 출연한다. 놀란의 신작은 휴 잭맨과 크리스천 베일, 마이클 케인이 이미 출연계약을 마친 드라마 <위신>(The Prestige). 보위는 니콜라스 뢰그 감독의 76년작 <지구에 떨어진 사나이>와 앤디 워홀로 출연한 96년작 <바스키야>로 ‘글램’한 매력을 과시한 바 있다.
성룡, 크리스 터커/
출연료 협상으로 진통을 겪어온 <러시아워3>가 마침내 만들어진다. 성룡, 크리스 터커, 브렛 래트너 감독은 최근 최종 계약서에 사인하며 시리즈의 성공을 지켜나가기로 힘을 모았다. 크리스 터커는 계약금 2천만달러에 총수입의 20%를 러닝개런티로 받고, 성룡은 계약금 1500만달러에 15%를 러닝개런티로 받을 예정. 왜 성룡의 출연료가 더 적은가. 분개해도 소용없다. <러시아워3>는 홍콩영화가 아니라 할리우드영화라네.
호나우두/
브라질 출신의 축구스타 호나우두가
[캐스팅 소식] 록스타 데이비드 보위, 놀란의 신작에 출연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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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의 거대한 폐공장에서 촬영 중인 영화 <흡혈형사 나도열> 현장. 여자 스탭 한명이 철구조물을 사닥다리 삼아 건물 2층으로 기어오르고 있었다. 2층에서 볼 일이라곤 조명 다루는 일밖에 없어 보이는데, 설마, 조명부일까? 조명부였다. 정지연이란 이름의 스물네살 그녀는 <흡혈형사…> 조명부 서드. 정혜영이란 이름의 스물두살 아가씨는 조명부 막내였다. 비바람에 쓰러지게 생긴 HMI를 붙들러 나간 지연씨와 조명 스탠드를 들쳐업고 현장을 가로지르는 혜영씨는 둘 다 작은 체구를 가졌지만(그래서 두껍고 커다란 점퍼를 입은 모습이 눈사람 같다) 어디선가 자신들의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리면 반사적으로 “예! 예!” 하며 그쪽으로 튀어간다. 선배 조명부원들이 사진 예쁘게 찍으라고 설치해주고 간 키노 조명 앞에서 “점퍼 벗고 찍어도 될까요?” “안경 벗고 찍어도 될까요?”라고 하는 모습을 보니, 거울 볼 시간이라도 잠깐 내줬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어떻게 조명부로 들어
<흡혈형사 나도열> 조명부의 정혜영·정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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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를 풍미한 글램록 스타이자 배우인 게리 글리터가 미성년자와의 성관계 혐의로 구속되었다. 단 한번의 로만 폴란스키식 실수가 아니다. 그는 지난 3월부터 베트남에서 최소 5명 이상의 소녀들과 성관계를 가진 것으로 밝혀졌다. 가장 어린 나이의 소녀는 12살이라고. 이미 글리터는 1999년에 아동섹스를 다룬 포르노 사진을 소지한 혐의로 징역을 산 경험이 있으며, 영국 정부의 성범죄자 명단에 올라 있는 상태다.
게리 글리터, 미성년자와의 성관계 혐의로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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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트 하이웨이>의 미스터리 사나이 로버트 블레이크(72)가 아내 살해 혐의로 3천만달러를 배상하게 됐다. 그는 지난 2001년 아내 보니 리 베이클리를 권총 살해한 혐의로 기소되었다가 무죄 판결을 받아 ‘제2의 O. J. 심슨’으로 불렸다. 하지만 베이클리의 자식들이 사건을 다시 민사법정으로 몰고 갔고, 법정은 혐의를 인정해 3천만달러 배상을 판결한 것이다. 할리우드에는 오늘도 변론과 총성이 울린다네.
로버트 블레이크, 아내 살해 혐의로 3천만달러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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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가장 섹시한 남자는 텍사스 출신이다. 조지 부시는 아니며, 젭 부시도 아니다. <피플>이 올해의 가장 섹시한 남자로 선정한 사람은 <사하라>의 매튜 매커너헤이. 선정이유는 “텍사스 출신 남부 남자의 매력이 돋보이는, 완벽한 후보”이기 때문이라고. 글쎄. 텍사스 남부 카우보이 남자의 남성적 매력(혹은 권력)에 치를 떠는 세계인에게는 도저히 위안이 되지 않는 선정이유가 아닐까.
매튜 매커너헤이, <피플> 선정 올해의 가장 섹시한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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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오 아르젠토가 돌아온다. 이탈리아 공포영화의 걸작 <서스페리아>의 세 번째 작품인 <눈물의 마녀>(Mother of Tear)가 제작될 전망이다. 이런 사실은 최근 개최된 튜린영화제에서 다리오 아르젠토 감독과 그의 동생이자 프로듀서인 클라우디오가 직접 밝힌 것. <눈물의 마녀>는 이른바 ‘세명의 마녀’ 3부작의 마지막 영화로서, 첫편에 해당하는 <서스페리아>(1977)는 마녀들의 본거지인 독일의 무용학교를, 후속편인 <인페르노>(1980)는 <세명의 마녀>라는 책에 관해 조사하는 한 시인이 겪는 끔찍한 사건을 다루었다. 2편으로부터 무려 25년이 지나 제작에 들어가는 <눈물의 마녀>는 아르젠토를 유명하게 만든 ‘살인미학’의 결정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각본은 토브 후퍼의 <연장통 살인>을 쓴 애덤 기어래시와 제이스 앤더슨. 아르젠토는 이들의 기용을 통해 미국시장 진출이 좀더 유리해지기를 기대하는
다리오 아르젠토, <서스페리아>의 세 번째 작품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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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세 할스트롬 감독과 시에나 밀러가 미국의 엄격한 등급심사를 비난하고 나섰다. 히스 레저, 제레미 아이언스, 시에나 밀러가 출연하고 라세 할스트롬이 연출한 <카사노바>는 최근 미국영화협회(MPAA)로부터 R등급을 받았다. R등급을 받은 영화는 보호자 동반 없는 17살 이하 관객의 관람이 금지된다. MPAA는 카사노바 역을 맡은 히스 레저가 10대 추종자와 오럴섹스를 벌이는 비밀연회 장면 때문에 R등급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배우 시에나 밀러는 MPAA의 조치가 형평성이 없다며 먼저 포문을 열었다. “미국은 이상한 나라다. 끔찍한 호러영화들에는 한없이 관대하다. 사실 <우주전쟁>처럼 잔혹한 영화가 PG13등급이라는 것은 정말 바보 같은 일이 아닌가. 나는 9살짜리 아이를 데리고 이 영화를 보러 갔다가 아이가 소스라치게 놀라는 바람에 극장 밖으로 나와야만 했다.” 시에나 밀러에 이어 포문을 연 사람은 라세 할스트롬. 그는 특이하게도 빌 클린턴과 재닛 잭슨이
라세 할스트롬 감독, 시에나 밀러, <카사노바>의 R등급 결정에 항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