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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북과 망명, 그러나 쉴새 없는 영화열정
그러나 늘어난 제작비와 다수의 영화를 제작하는 데서 오는 경제적 압박감은 신필름 역시 피할 수 없는 문제였다. 이것을 타개하기 위해 신상옥은 간절히 새로운 시장을 필요로 했고, 홍콩과의 합작을 시도한 직접적인 이유가 된다. 1964년 <달기>로 시작한 신필름과 홍콩 쇼브러더스와의 합작은 성공적이었지만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 합작을 통해 신상옥은 한국과 홍콩은 물론 아시아 시장까지 겨눌 수 있는 장르를 개발하는 데 성공한다. 만주활극에 서부영화의 플롯을 접목시킨 일명 ‘만주웨스턴’은 이 과정에서 생겨난 장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합작영화로 제작한 <마적>(1967)은 국내보다 홍콩에서 크게 성공했고, 최근 재해석되고 있는 <무숙자>(1968)는 이 영향권에서 제작됐다. 그러나 이러한 새로운 장르 개발도 신필름을 심각한 재정난에서 구해주지는 못했다. 영화의 완성도는 점점 더 떨어져갔고,
추모, 신상옥 감독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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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용은 1960, 70년대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이름이다. 그가 얼마 전 펴낸 회고록 <나의 사랑 씨네마>는 신상옥과의 첫 만남으로부터 시작한다. “수용이, 네 영화 좀 봤는데 몽타주가 재밌더라.” 첫 대면에 반말하는 신상옥이었지만, 김수용은 그의 무례와 오만을 쉽사리 물리칠 수 없었다고 털어놓는다. 그는 회고록의 맨머리에 메가폰을 들었던 데뷔 시절의 김수용 대신 왜 신상옥을 만난 김수용(이미 5편이나 만들었던)을 떠올렸을까. 1970년대와 1980년대를 대표하는 이장호의 회고는 또 어떠한가. 신필름에 입사했을 당시 말 한마디 제대로 꺼내지 못했던 거인 신상옥에 대한 묘사는 그의 영화인생 처음부터 끝까지 속속들이 녹아 있다. 이러할진대 신상옥을 해방 이후 한국영화의 아버지라 부르는 것이 과장이고 무리일까. 나의 영화적 아버지는 “나운규와 찰리 채플린(뿐)이었다”는 술회에서도 엿보이듯, 신상옥은 스스로 한국영화의 아버지여야 한다는 끊임없는 강박에 시달렸을지도 모른다. 그 강
추모, 신상옥 감독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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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다 린다 린다> 촬영 중간중간, 배우들이 맥주를 몇 박스씩 기증했다. 그러면 촬영버스에 종이를 써붙였다. “마에다 아키가 맥주 두 박스를 기증했습니다.” 배두나도 몇 박스 기증했다. 촬영이 끝나고 나니 배우의 이름과 맥주 박스 숫자가 적힌 종이들은 늘어났고, 맥주도 그만큼 쌓였다. 그 맥주를 촬영이 끝나는 날 풀어놓았다. 배두나를 제외한 학생 배우들은 나이가 어려 맥주를 마실 수 없긴 했지만. 일본에서 일하는 방식은 실리적인 동시에 살인적이기도 했다. 배두나는 <린다 린다 린다>의 일본 개봉 행사에 참여했을 때, 시사회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영화는 절대 보여주지 않고 무대인사를 시킨 뒤 바로 다음 장소로 이동해 인터뷰를 하는 식이었다. 배두나는 “미친 듯이 일하더라”며 고개를 저었다. 결국 <린다 린다 린다>를 극장에서 보기 위해 배두나는 따로 비행기표를 사서 일본에 가야 했다. 그리고 이제야, 배두나는 한글자막으로 된 <린다 린다 린다>
배두나의 <린다 린다 린다> 포토코멘터리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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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두나에게 캐스팅 제의가 들어온 일본영화는 <린다 린다 린다>가 처음은 아니었다. 봉준호 감독이 일본영화제에서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의 영화에 열광하고,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이 <플란다스의 개>를 봤다며 배두나를 캐스팅하고 싶다는 말을 전했을 때까지만 해도, 배두나는 해외 진출에 별 생각이 없었다. <고양이를 부탁해>가 일본에서 개봉할 때,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은 호텔로 배두나를 찾아와서 시놉시스라는 종이 몇장과 자신의 예전 영화 비디오 그리고 영화 속에서 부를 블루하트의 CD를 전해주었다. 서울로 돌아와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의 영화를 보자마자 출연을 결정했다.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이 생각하는 한국 여학생들은, 일본보다 더 소녀적이고 순수하고 낭만적인 걸 좋아하는 아이들이었다. 그래서 영화 속 송도 친구들의 연애 이야기에 관심을 보이는 설정이다. 배두나가 캐스팅되고 나서 대본을 쓰기 시작했기 때문에 송은, 배두나의 이미지에 크게 기대고 있지만
배두나의 <린다 린다 린다> 포토코멘터리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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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에 ‘불친절한 두나씨’라는 블로그를 가지고 있는 배두나는 카메라를, 사진찍기를 좋아한다. 어떻게 사진에 빠지게 됐냐고 물었지만, 잘 모르겠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기계 만지는 걸 워낙 좋아해 매뉴얼 안 보고 직접 기계를 만져가며 성능을 알아가는 걸 좋아하는데, 사진에 빠지면서부터는 매일 밤마다 두꺼운 사진집을 보다 잠들곤 했다고. 그렇게 시작된 것뿐이라고. 친한 포토그래퍼들에게 물어 좋은 카메라를 찾아냈고, 영화 촬영장에도 늘 카메라를 들고 다녔다. “뭐 하나에 빠지면 집요하게 파고드는 스타일이다. 오타쿠처럼”이라며 웃는 배두나는, 2004년 9월8일부터 10월3일까지 있었던 <린다 린다 린다>의 촬영장에도 구석구석 카메라를 들이댔다. 도쿄에서 북쪽으로 신칸센을 타고 1시간쯤 가면 있는 군마현 마에바시에 있는 폐교에서 진행된 촬영 동안 배두나는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었고, 멋진 추억을 얻었다. 카메라 광고 문구대로 사진이 기억을 지배한다면, 여기 있는 사진들은 당신이 배
배두나의 <린다 린다 린다> 포토코멘터리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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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톤, 뮤지컬 <맘마미아> 영화 판권 계약
인기 뮤지컬 <맘마미아>가 영화화된다. 톰 행크스의 제작사인 플레이톤은 스웨덴 출신 팝그룹 ‘아바’의 음악으로 구성되어 전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맘마미아>의 판권 계약을 마쳤다고 발표했다. 플레이톤은 현재 메이저 영화사인 유니버설과 2007년 하반기 개봉을 목표로 제작과 배급을 협의 중이다. 지난 1999년 런던의 웨스트엔드에서 초연된 뮤지컬 <맘마미아>는 서울을 포함한 세계 130개 도시에서 공연되어 16억달러 이상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DC 코믹스 ‘캡틴 마블’ 영화 <샤잠>으로
DC 코믹스의 또 다른 히어로물인 ‘캡틴 마블’이 영화화된다. 캡틴 마블은 평범한 소년 빌리가 고대 이집트의 마술사인 샤잠의 이름을 외치면 초능력을 가진 캡틴 마블로 변신한다는 내용. 영화의 제목은 빌리의 주문을 딴 <샤잠>으로 결정되었다. <첫키스만 50번째>와 &l
[해외단신] 플레이톤, 뮤지컬 <맘마미아> 영화 판권 계약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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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쥬스> 조민호 감독과 박중훈, 천정명이 만든 <강적>의 포스터는 강남의 한 건물 옥상에서 연출했다. 인공적 느낌보다는 리얼리즘적 분위기를 살리려고 했고, 뒤로는 종로통의 느낌을 주기 위해 청계천 사진을 합성했다. 보통의 수평적 구도에서 벗어나 긴장감과 힘을 주려고 했다. 그래서 한복판을 사선으로 가로지르는 옥상 난간을 경계로 멱살을 붙잡은 형사와 멱살을 붙잡힌 탈옥수의 상하구도를 택했다. 두 캐릭터의 흔들리는 눈빛에서 좀더 깊은 이야기가 있음을 짐작하게 한다. 15년차 강력계 형사 성우(박중훈)를 인질로 잡은 탈옥수 수현(천정명), 두 남자의 피할 수 없는 48시간의 동행을 그린 액션드라마 <강적>은 6월15일 개봉예정이다.
[포스터 코멘트] <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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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씨네21>을 보면서 작으나마 영화인들의 정성을 모아서 좋은 일을 한다는 게 좋아 보였고, 언젠가 끼워주겠지, 라는 생각을 하면서 기다렸다. 훌륭한 선배들이 많이 계신데, 너무 빨리 기회가 돌아와서 송구스럽기도 하다. (웃음) 굳이 지금 찍고 있는 영화 때문이 아니라도, 사고로 인해서 장애인이 된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다음 주자는 <남극일기>를 찍으면서 알게 된 유지태씨가 좋을 것 같다. 언젠가 술 마시면서 들은 얘기로 나이를 먹으면 사회사업을 하고 싶다고 했던 기억이 난다. 기꺼이 동참해주리라 믿는다.”
[만원 릴레이] 영화배우 박희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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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처음으로 영화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1973년 프랑스문화원에서 연 영화주간 행사였다. 시네마테크는커녕 정치적 검열 때문에 다양한 영화가 존재하지 않던 당시, 거기서 만난 <쥴 앤 짐> 같은 프랑스영화는 차라리 충격이었다. 프랑스문화원을 향한 발걸음은 그 뒤 신문사에 다닐 때까지 이어졌고, 서서히 영화도 예술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런 연유로 지금도 서울아트시네마를 찾을 때마다 운영하는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든다. 개인적으로는 간혹 후원금을 내고 있지만 미약한 수준이고, 영진위 위원장 입장에서는 상영할 영화의 판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논의 등 고민을 하고 있다. 그리고 시네마테크를 사랑하는 분들에게 제안 하나를 하고 싶다. 좋은 프로그램이 있을 때 영화에 관심이 있는 미니홈피나 블로그를 쫓아다니며 ‘홍보활동’을 펴는 건 어떨까.”
[서울아트시네마 후원 릴레이] 안정숙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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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로 뻗어가는 한국영화의 위상에 걸맞게 영화진흥위원회가 국제사업을 대폭 강화한다. 대원칙은 그동안 완성작의 해외영화제 진출이 주내용이었던 국제사업을 작품 개발 단계부터 해외시장과 결합한다는 것이다.
올해부터 시작되는 ‘KOFIC Filmmakers Development Lab 2006’은 북미시장을 겨냥한 프로젝트다. 북미와 한국시장에 모두 호소력을 갖춘 작품과 감독, 시나리오 작가를 발굴하기 위한 이 행사는 미국 ‘선댄스 랩’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한국쪽의 5개 프로젝트를 북미 프로듀서들이 집중적으로 개발해주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한국쪽 참가 대상은 영어에 능통한 한국인이나 미주 지역에 거주하는 재외동포이며, 이들의 ‘멘토’ 역할을 해줄 미국쪽 인사는 독립영화계의 현직 프로듀서들로 선발될 예정이다. 이 행사는 9월4일부터 10일까지 미국 하와이에서 열리며, 그 뒤에도 지속적인 개발 과정을 거쳐 부산국제영화제 기간 열리는 아시아필름마켓을 통해 선보이게 된다. 해외 진출을 고
영진위는 지금 세계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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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빈 감독의 <용서받지 못한 자>가 5월 17일부터 28일까지 열리게 될 59회 칸 국제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 초대됐다. 감독주간과 비평가주간의 라인업이 발표되지 않은 현재까지는 올해 칸에 초대받은 유일한 한국영화다. <용서받지 못한 자>는 윤종빈의 대학 졸업작품이자 첫 장편으로, 군대라는 사회 축소판에서 변질되어가는 인간성의 문제를 유머러스하게 다뤄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한편, 칸 영화제쪽은 올해의 경쟁, 비경쟁, 주목할만한 시선의 초청작을 모두 확정 발표했다. 경쟁부문에는 켄 로치의 <보리를 흔드는 바람>,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귀향>, 아키 카우리스마키의 <황혼의 빛>, 리차드 링클레이터의 <패스트 푸드 네이션>, 로우 예의 <여름궁전>, 누리 빌게 세일란의 <사조>등이 상영된다. <용서받지 못한 자>가 초청받은 주목할 만한 시선부문에 함께 가게 된 아시아 영화로는 옥
<용서받지 못한 자> 칸 주목할만한 시선 초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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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생,날선생>(제작 필름지, 배급 시네마서비스)의 제작보고회가 지난 4월20일 목요일 오후 2시 서울 강남의 한 음식점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김동욱 감독과 출연배우인 박건형, 김효진, 이켠 등 <생,날선생>의 스탭들이 다수 참석했고, 예고편과 메이킹 영상도 최초로 공개되었다.
<댄서의 순정>으로 영화계에 데뷔한 뮤지컬 스타 박건형은 “뮤지컬은 회를 거듭할 수록 점점 나아지지만 영화는 현장에서의 연기가 처음이자 끝이기 때문에 현장에서 최선을 다할 수 밖에 없다”고 밝히며 “아쉬움은 남지만 후회는 없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상대역인 김효진 역시 “나만의 매력을 잘 보여줄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며 <천년호>에 이은 두번째 스크린 진출작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생,날선생>으로 처음 메거폰을 쥔 김동욱 감독은 <넘버3> <세기말>에서 송능한 감독을 보조한 경력이 있는 조감독 출신. 그는 “기존
박건형·김효진 주연 <생,날선생> 제작보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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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맨발의 기봉이>를 제작한 태원 엔터테인먼트가 아름다운 재단과 함께 잠실 올림픽 공원 내에 있는 올림픽 홀에서 4월 23일 공동으로 바자회를 연다. 이 날 행사에는 "아름다운 재단이 만든 사랑의 나눔 팔찌와 <맨발의 기봉이>의 주인공인 기봉이 캐릭터 인형 홀더가 판매될 예정이며, 수익금은 전액 소외된 아동 청소년의 문화활동 지원을 위해 쓰여질"계획이다. 이날은 주인공인 신현준, 김수미, 임하룡등도 참석한다. <맨발의 기봉이>는 8살 지능을 가진 40대 노총각과 그의 홀어머니 사이의 사랑을 그린 영화다.
<맨발의 기봉이> 바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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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애니메이션 감독 전승일의 작품 상영회가 5월 3일(수)부터 8일(월)까지 갤러리 쌈지 제 1 전시실에서 열린다. 전승일은 애니메이션 <내일 인간>(1994)을 시작으로 20여편의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왔으며, 환경, 역사, 인권등에 꾸준히 관심을 쏟고 있는 감독이다. 이번 상영회에서는 전승일 감독이 그동안 만들어온 단편 중 9편을 상영한다. 신작 <똥이 어디로 갔을까?>를 포함, <내일인간>, <연필 이야기2>, <사랑해요>, <순환>, <사랑해요>, <미메시스 TV-에피소드1>, <내가 만난 90년대>, <하늘나무>, <콜드 블러드>등이다(문의 02-736-0088)
전승일 애니메이션 상영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