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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포 린다!> Chicken for Linda!
세바스티앙 로덴바흐, 키아라 말타/ 프랑스, 이탈리아/ 2023년/ 76분/ 국제경쟁
10월 20일, 14:00, CGV 부천 5관 / 10월 22일, 12:30, CGV 부천 5관
누구든 어린 시절 내가 잠든 사이 벌어진 상황을 공상해 본 일이 있을 것이다. 크리스마스 밤 잠든 사이 산타클로스는 언제 왔다 갔을까, 섣달 그믐 밤 까무룩 졸던 사이 내 눈썹은 언제 하얘졌을까. <치킨 포 린다>는 나를 위한 선물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어렸던 그 때의 눈높이로 그대로 가져다 와 구현해주는 신나는 애니메이션이다. 치장을 즐기는 소녀 린다는 엄마 폴레트의 반지를 탐낸다. 린다는 분명 반지를 잘 가지고 논 후 제자리에 두었건만 반려묘의 말썽으로 반지가 사라지자 폴레트는 린다를 의심하고 체벌한다. 하지만 폴레트는 자신의 실수를 알아챈 후 딸에게 사과를 건넬 줄 아는 멋진 엄마다. 폴레트는 잘못을 만회하기 위
BIAF #1호 [프리뷰] 세바스티앙 로덴바흐, 키아라 말타 감독, ‘치킨 포 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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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드림> Robot Dreams
파블로 베르헤르/스페인, 프랑스/2023년/102분/개막작
10월 20일, 18:00, 한국만화박물관 1층 상영관
단 한마디의 대사 없이도 사랑스럽고 심오하고 역동적인 우화인 <로봇 드림>은 동물과 우정에 마음 약한 이들이라면 누구든 울릴 만한 영화다. 1980년대 뉴욕의 작은 아파트, 늦은 밤 모니터 불빛 앞에서 홀로 끼니를 때우는 일에 익숙한 개 한 마리가 산다. 고독한 1인 가구에 뜻밖의 변화가 생긴 건 새벽녘 TV광고를 보다가 홀린 듯 주문한 로봇 덕분이다. 낙관과 모험심 가득한 로봇 동거인이 생긴 후 개의 삶은 활기로 가득 찬다. 하지만 이대로 행복하기만 할 리가. 바다에서 즐거운 한때를 보내던 중 로봇은 고장나고 만다. 사지가 마비된 채 모래사장에 홀로 남은 로봇과 폐장한 해변에 들어갈 수조차 없게 된 개는 영영 분리된다. 조용한 개의 일상으로부터 출발한 영화는 이제 로봇이 꾸는 꿈으로부터 다시 시작된다.
BIAF #1호 [프리뷰] 파블로 베르헤르 감독, ‘로봇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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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젤라(리디아 주잇)와 캐서린(올리비아 오닐)은 단짝 친구다. 평소처럼 등교하던 이들은 동시에 감쪽같이 사라진다. 실종 3일 후 이들은 어느 헛간에서 발견되고 이전과 달리 이상 증세를 보인다. 두 아이의 몸을 악마가 동시에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 충격인 것은 두 아이 중 한명을 살리면 다른 한명은 죽는다는 사실이다.
<엑소시스트: 믿는 자>는 실종됐던 두 소녀가 악마에 빙의된 채 돌아오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오컬트 호러 영화다. <할로윈> 시리즈를 성공적으로 리부트한 데이비드 고든 그린 감독이 연출한 작품으로, 올해 작고한 윌리엄 프리드킨의 명작 <엑소시스트>(1973)와 세계관을 공유한다. 두 영화를 잇는 연결 고리로 엘런 버스틴이 연기한 크리스 맥닐이 등장한다. 앤젤라의 아빠 빅터 필딩(레슬리 오덤 주니어)은 엑소시즘 전문가로 등장하는 크리스에게 상담을 받기도 한다. 영화가 주목하는 점은 아빠 빅터의 선택이다. 그는 지진으로 죽기 직
[리뷰] ‘엑소시스트: 믿는 자’, 프리드킨이 봤다면 실망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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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어딘가에 떠돌 법한 으스스한 이야기를 모았다. <괴담만찬>은 인기 웹툰 <테이스츠 오브 호러>를 원작으로 한 옴니버스 호러다.
여고생들이 따라 추면 소원을 이루어준다는 영상을 봤다가 피의 대가를 치르는 <딩동 챌린지>, 학업 스트레스가 심한 여학생이 네발 달린 짐승을 죽이면 성적이 오른다는 말에 혹해 잔인한 일을 벌이는 <네발 달린 짐승>, 카지노에서 큰돈을 딴 남자의 꺼림칙한 모텔 숙박 기를 그린 <잭팟>, 아파트 헬스장에서 발생하는 이상한 사고를 관찰 하는 <입주민 전용 헬스장>, 응급 구조사의 억압적인 회복 과정을 담은 <재활>, 먹방 BJ들의 선 넘는 대결을 지켜보는 <식탐>까지 총 6개 단편을 묶었다.
매일 스쳐 지나가는 범상한 사람들과 의식 없이 오가는 일상적 공간을 주인공과 주 무대로 설정해 좀더 내 것 같은 공포를 안긴다. 자기 방이나 어느 밀실에 혼자 있는 인물이 등 뒤
[리뷰] ‘괴담만찬’, 내 것 같은 공포를 안기지만 심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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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스키 코치 루크(채범희)는 오늘만을 기다려왔다. 6년 사귄 애인 샤오차이(곽서요)에게 청혼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친구들을 소집하고 캠핑장까지 빌린 그날 저녁, 무릎 꿇고 결혼반지 케이스를 열지만 샤오차이는 야속하게 그 뚜껑을 닫아버린다. 충격으로 정신을 잃은 루크는 놀랍게도 프러포즈 디데이 아침, 자기 방 침대에서 깨어난다.
<세이 예스 어게인>은 타임루프 설정과 로맨틱 코미디 장르를 결합한 대만 청춘영화다. 루크가 반복되는 하루 동안 어떻게든 샤오차이의 손가락에 반지를 끼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유쾌하고 화사한 톤으로 담아낸다. 후반부에 이르면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성숙해진 주인공을 내세워 한 남자의 성장영화로 나아간다. 중요한 건 프러포즈 성공이 아닌 믿을 만한 인생의 동반자가 되는 것이라는 걸 깨달은 루크를 지지하며 그가 결혼을 준비하는 시간을 진중한 시선으로 펼쳐 낸다. 대만영화답게 음악을 활용해 주인공의 심리를 자연스럽게 전달하고 로맨틱한 분위기를 형성
[리뷰] ‘세이 예스 어게인’, 특색은 없어도 갖출 건 갖춘 대만 청춘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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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살바도르 달리(벤 킹슬리)를 좋아해 그의 갤러리에서 일하는 젊은 예술가 제임스(크리스토퍼 브리니)에게 일생일대의 기회가 온다. 달리에게 팬심을 담아 아이디어를 제공하자 조수 제안을 받은 것. 달리가 전시회에 걸 작품을 성실히 그리는지 감시하라는 상사의 특명 아래 거장의 최측근이 된 제임스는 황홀경에 들어선다. <달리랜드>는 위대한 예술가보다 그에게서 직접적인 영향을 받아 자기 세계를 재구축하는 평범한 한 청년에게 관심을 둔다. 제임스는 유명 인사가 한데 모인 성대한 파티와 달리의 붓질과 가르침을 직접 보고 들을 수 있는 그의 작업실을 오가며 이전에 경험한 적 없는 문화와 지식을 단시간에 흡수하는데, 영화는 임팩트 있는 사건을 계기로 인물이 변화하는 과정을 현란하게 담아낸다. 아내 갈라(바르바라 주코바)와의 관계를 통해 달리라는 한 인간을 탐구하려는 시도가 또 다른 핵심이다.
서로를 갉아먹으면서도 원했던 부부의 정열적인 관계를 플래시백과 제삼자에게 들려주는 방식으로
[리뷰] ‘달리랜드’, 달리랜드의 위대한 주인보다 초대된 젊은 예술가에 주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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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 한영(이설)은 관광통역안내사 면접시험을 보고 있다. 유창한 중국어 실력을 지닌 한영은 자격증을 취득하여 한 여행사에 취업한다. 아픈 선배 미선(이노아)을 대신해 처음 가이드로 나선 한영은 실수로 지각한다. 중국인 관광객들의 원성에 호되게 신고식을 치른 한영은 한 꼬마 관광객의 위로를 받으며 일의 보람을 느낀다. 하지만 한영의 삶은 여전히 불안한 상태다. 먼저 한국에 도착한 동생 인혁 (전봉석)은 연락 두절이고, 수입이 불안정한 프리랜서의 삶은 한영을 고달프게 한다. 한국에서의 외로운 삶의 버팀목은 친구 정미(오경화)뿐이다. 정미의 응원에 힘입어 한영은 일에 성실히 임하며 재미를 붙이기 시작한다.
<믿을 수 있는 사람>은 여행 가이드로 한국에서의 새로운 삶을 꿈꾸는 탈북민 여성의 정착기를 그린 영화다. 여행과 정착이라는 영화의 주요 테마가 한영의 삶을 가로지른다. 한국에서 뿌리를 내리려는 한영의 의지를 꺾는 여러 상황이 계속해서 발생한다. 동생 인혁은 한영의 플래
[리뷰] ‘믿을 수 있는 사람’, 탈북민 가이드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여행과 정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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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 여름, 미국 샌프란시스코 차이나타운의 21살 청년 이철수는 중국인 갱단을 총살했다는 혐의로 체포된다. 중국인과 한국인을 구분조차 하지 못했을 세명의 백인 목격자가 그를 공통으로 지목했다는 이유에서였다. 이로 인해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던 이철수는 1977년 칼을 휘두르며 시비를 걸어온 백인 수감자와 싸우다 그를 살해하게 된다. 이철수는 정당방위를 주장하지만 결국 사형을 선고받는다. 이철수의 오랜 벗이자 그의 사건을 지켜보며 변호사가 되기로 결심한 랑코 야마다, 이철수 사건의 이면을 세상에 알린 <새크라멘토 유니언>의 이경원 탐사보도 기자, ‘이철수 구명위원회’를 결성한 고 유재건 변호사 등을 중심으로 ‘프리 철수 리’를 위한 목소리가 시작돼 점차 세상으로 번져나간다. 그의 사연은 한인 사회를 들끓게 만들고, 이는 곧 아시아계 민권 운동으로 번져간다.
“저는 천사는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악마도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겉보기에 어떻든 살인 누
[리뷰] ‘프리 철수 리’, 검붉은 아메리칸 드림, 디아스포라의 영혼을 애도하고 기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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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플레이어’라는 목표의 뒤편이 얼마나 어둡고 멀든 간에 다이(야마다 유키)는 나아가기로 한 이상 앞으로 향하는 사람이다. 색소폰을 시작한 지 3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그 시간의 밀도는 손가락의 굳은살이 말해주듯 질적으로 남다르다. 그러니까 다이의 음악적 재능보다 무시무시한 것은 무한동력에 가까운, 목표에의 강한 이끌림이라는 재능이다. 무작정 도쿄로 향한 다이는 우연히 들른 라이브 공연에서 유키노리(마미야 쇼타로)의 피아노에 감명을 받고 그에게 함께 팀을 하자고 제안한다. 4살 때부터 피아노를 치면서 진로를 탄탄히 다져온 어린 베테랑인 유키노리는 자신의 수준과 다이의 목표에 걸맞은 드러머를 찾으려 하지만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다. 얼떨결에 드럼을 맡게 된 사람은 다이의 고향 친구인 슌지다. 완전히 초심자인 슌지(오카야마 아마네)가 합류하면서 팀 ‘재스’는 연륜보다는 홧홧하게 튀어오르는 열정으로 재즈를 정면 돌파할 것을 예고한다. 세 사람의 목표는 10대가 가기 전에 재즈클럽
[리뷰] ‘블루 자이언트’, 뜨거움보다 뜨거운, 전력의 마주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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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회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이하 BIAF)이 10월20일부터 5일간 열린다. 매년 초가을을 함께한 BIAF는 올해에도 유수의 국제 장단편 애니메이션 작품을 한데 모아 관객을 맞이한다. 그리고 이 축제의 가장 맨 앞자리에서 관객들을 맞이하는 이는 홍보대사 최예나다. 해맑은 웃음소리, 긍정적인 마인드셋, 넘어지면 넘어진 김에 신발끈을 묶고 일어날 것만 같은 밝은 에너지는 여느 성장물 애니메이션을 연상하게 한다. 가수 최예나는 앨범 작업부터 비주얼 디자인, 퍼포먼스 구성과 무대 연출까지 자신의 손이 닿지 않는 것이 없을 정도로 완벽주의적 성향을 지닌 스페셜리스트지만, 애니메이션 앞에서만큼은 장르와 소재 등에 경계가 없는 제너럴리스트가 된다. 유년 시절부터 무수히 많은 애니메이션으로 세상을 간접경험한 덕에 그로부터 얻은 영감을 자신의 앨범 활동에도 가감 없이 쏟아낸다. 올해 ‘디즈니 특별전’, ‘카자흐 특별전: 불멸의 카자흐’ 등 다채로운 색깔의 특별전뿐만 아니라 디즈니 DNA를 지
BIAF #1호 [인터뷰]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홍보대사 최예나, 주문을 외쳐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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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닮은 기계를 열망하지만 동시에 두려워하는 시대, <프랑켄슈타인> 읽기 딱 좋은 때다. 마침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어느 날, 빅터의 창조물이 처음 등장하는 부분을 학생들과 소리내어 읽었다. 괴물의 외형을 묘사하는 구절을 읽던 중 유독 ‘쭈글쭈글한 얼굴 살갗’이라는 표현이 귀에 들어왔다. 문득 수년 전 그날의 기억이 떠올랐다. 분만실에서 처음 만난 아기는 참 쭈글쭈글했었지.
책을 읽기 전 저자인 메리 셸리의 삶을 보여주는 영화 <메리 셸리: 프랑켄슈타인의 탄생>을 훑어봤다. 영화 속 메리의 삶은 단 한순간도 순탄치 않았다. 어머니는 그를 낳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돌아가시고 이후 그가 어린 나이에 낳은 아이는 병으로 곧 죽어버렸다. 그가 몸소 경험한 탄생과 죽음의 연쇄가 소설 속에서 빅터 프랑켄슈타인이 어머니의 죽음을 겪으며 생명 창조의 꿈을 꾸고 그러한 꿈의 결과로 탄생한 창조물이 여러 사람을 죽이는 괴물이 되어버리는 이야기에 담겨 있는 것 같았다.
[임소연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아이 하나를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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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품언으로도 알려져 있는 에스더 리우는 2003년 대만의 걸그룹 스위티로 데뷔하며 커리어를 시작했다. 가수로 데뷔한 해에 드라마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를 통해 연기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선검기협전> <나의 귀여운 시어머니> <미래마마> 등 드라마에서 자기 앞의 생을 명확히 인지하고 힘차게 걸어나가는 여성을 열연한 에스더 리우는 넷플릭스 시리즈 <화등초상>의 ‘하나’ 역으로 대만을 넘어 전세계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에스더 리우는 올해 영화 <내 사랑 샐리>로 처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부산영화제)를 찾았다. 그간 우수에 젖은 대만 도시 여성을 주로 연기했던 에스더 리우는 이번 작품에서 화장기 없는 얼굴로 시골 양계장 살림에 여념이 없는 30대 후반의 미혼 여성 휘준을 연기한다. 하나뿐인 남동생의 결혼식을 준비하던 휘준은 “범띠 여자는 대가 세 새신랑의 기를 꺾는다”라는 무당의 점지에 따라 동생의 결혼식에
[인터뷰] '내 사랑 샐리' 배우 에스더 리우, 여성의 초상을 그려내는 작업에 사명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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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7 보스톤>(이하 <보스톤>)은 역사적 실화를 기반으로 하고, <거미집>은 오리지널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하며,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이하 <천박사>)은 웹툰을 각색했다. 추석 시즌에 개봉한 이 세편의 영화는, 지금의 한국영화가 스토리를 발굴하는 세 경향을 보여준다. 공교롭게도 세 영화의 흥행 스코어를 모두 합해도 300만명에 못 미친다(한주 늦게 개봉한 <30일>과 <크리에이터>를 합해도 400만명이 안된다). 그러니까 추석부터 이어진, 흥행에 꽤 유리한 기간에도 불구하고 이들 영화는 관객을 유혹하지 못했다. 추석영화 모두가 손익분기점을 못 넘긴 적이 있었던가, 하는 생각에 씁쓸하기는 했지만 그 결과가 의외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나는 지금의 이 흥행 스코어가 극장이나 한국영화의 미래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이들 작품이 지금 한국영화계의 어떤 변화를 미약하게나마 보여주는 것이
[비평] 2023년 추석 시즌, 극장에서 떠올린 상념들, <1947 보스톤> <거미집>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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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멘토링을 들으시면 열에 아홉은 창업을 포기하시게 될 겁니다.”
어쩌다 보니 요즘 팔자에도 없는 멘토링 수업을 하고 있다. 창업을 준비하고 자기만의 언어를 만들고 싶어 하는 사람들. 잡지를 만드는 일도, 사진을 찍는 것도 본질적으로 동일하다. 이들은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하고 싶은 사람들이다. 하지만 자신의 세상을 조립하는 일은 생각하는 것만큼 유쾌하지 않다.
잡지 전문공간을 같이 만들어보자는 제안을 일론에게 처음 받았을 때의 당혹감이란. 잡지 전문공간? 수많은 서점이 책 한권 팔지 못하고 망해가는 처지에 잡지를? 잡지만 다룬다고? 그것도 공간으로? (나는 그가 일론 머스크가 아닐지 의심했다. 선구자 또는 사기꾼. 혹은 둘 다.) 정상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잡지’와 ‘서점’이라는 이 말도 안되는 조합(둘 다 망해간다는 점에서)을 떠올리자마자 헛웃음이 튀어나올 수밖에 없었다. 밥 먹는데 체할 거 같으니, 농담이라도 그런 소리 하지 마세요. 일론에게
[김민성의 시네마 디스패치] 예술과 문학섹션: 세상의 재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