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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섹션에 초청된 <스칼렛> 기자회견이 10월8일 KNN시어터에서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뉴욕영화제 참석 후 한국에 도착한 지 몇 시간 밖에 되지 않았다는 피에트로 마르첼로 감독과 주연 배우 줄리엣 주앙, 라파엘 티에리가 참석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전쟁에서 돌아온 아버지 라파엘(라파엘 티에리)과 그의 딸 줄리엣(줄리엣 주앙)이다. 줄리엣은 하늘을 나는 돛을 단 배에 납치될 것이라는 예언을 들은 후 왕자를 기다린다. 원작 알렉산드르 그린의 러시아 콩트 <스칼렛 세일즈>(1923)는 백마 탄 왕자가 공주를 구하는 내용이었지만, 촬영이 진행되면서 스토리가 바뀌었다.
피에트로 마르첼로 감독은 “줄리엣을 좀더 독립적이고 페미니스트적인 캐릭터로 바꾸었다”는 배경을 설명했다. 또한 실제 피아니스트이며 연기 경험이 없던 줄리엣 주앙 역시 “줄리엣이 자라온 배경을 봤을 때 그는 왕자를 만나 인생역전을 하는 원작의 인물 설정이 어울리지 않는
BIFF #4호 [뉴스] 갈라 프레젠테이션 ‘스칼렛’ 기자회견 현장, “독립적이며 페미스트적인 재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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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소녀가 집단 따돌림을 당하고 있다. 땅바닥에 주저앉은 소녀의 뒷모습을 멀리서 지켜보던 카메라는 서정적인 음악의 템포에 맞춰 소녀를 향해 아주 천천히 줌을 당긴다. 이렇듯 <지옥만세>는 오프닝에서부터 ‘지옥’의 단면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극의 어두운 전개를 예상하게 한다. 하지만 영화가 그 예상을 스스로 뒤엎는 데에는 긴 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영화는 기존에 흐르고 있던 음울한 음악을 제대로 끝맺지도 않은 채 그대로 박자를 끌어올려 경쾌한 얼터너티브 록 음악을 들려주기 시작한다. 그 리듬에 맞춰 몸을 흔들다 정신을 차려보면, 화면엔 또 다른 소녀가 마치 무언가를 기원하듯 온몸으로 막춤을 추고 있다. 영화 내내 휘몰아치는 ‘엉뚱 발랄한 엇박자’로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뉴 커런츠 부문에 초청받은 <지옥만세>의 임오정 감독과의 대화 역시 예상을 넘어서는 흥미로운 이야기들로 가득했다.
- 영화제 프로그램 노트에 ‘엉뚱 발랄한 엇박자의 영화’라고 소개되었다.
#BIFF 4호 [인터뷰] '지옥만세' 임오정 감독, "세상의 모든 외톨이들에게 위로를 건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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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 길호(최준우)는 매일 밤 불안한 걸음으로 밤거리를 서성인다. 술에 취한 아버지에게 맞는 것보다 밤길을 거니는 것이 훨씬 마음이 편했던 까닭이다. 공장 직원인 기영(김영성)은 평상 한켠에서 잠을 청한 길호를 자신의 집으로 들인다. 차가운 밤공기와 다른 가출 청소년들의 위협을 뒤로 한 채, 길호는 기영의 집에서 안도의 숨을 내쉰다. <빅슬립>은 ‘인디포럼 2014‘ 폐막작으로 선정됐던 단편 <명희>를 연출한 김태훈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타인의 슬픔을 끝내 외면하지 않는 주인공의 선택을 세심한 필치로 묘사한 작품이다. “인물들에게 빛나는 순간을 선물하고 싶었다”는 김태훈 감독의 바람대로 기영과 길호는 긴 갈등 끝에 잠이라는 깊은 평온을 얻는다.
- 가출 청소년들을 가르쳤던 경험이 <빅슬립>의 출발점이 됐다고 들었다.
= 같이 영화했던 감독들을 모아 ‘시내버스’라는 교육 업체를 차린 적이 있다. 서울시립청소년미디어센터 같은 곳과 연계
#BIFF 4호 [인터뷰] '빅슬립' 김태훈 감독, “잠든 모습만큼은 정말 잘 찍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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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엔틴 타란티노 감독도 영화광 출신이지 않나. 그러니 나도 한 번 해보자고 용기를 냈다.” <기행>의 각본, 감독, 미술, 촬영, 조명, 음악 등의 크레딧엔 전부 이하람 감독의 이름만이 올라가 있다. 촬영 장비는 아이폰 SE2, 촬영 기간은 단 4일. 말 그대로 온몸을 던져 제작한 세트를 배경으로 이하람 감독은 자신의 첫 장편을 완성했다. <기행>은 탈영병이 한 소년의 끼니를 훔쳐 먹고, 굶어 죽기 직전의 소년이 처녀 귀신과 함께 지옥으로 떠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무성 영화와 연극 무대, 어드벤처 게임을 연상시면서도 동화적인 색감과 대비되는 섬뜩한 이야기를 막힘없이 풀어간다. 주목해야 할 신인 감독이 탄생했다.
- 첫 장편을 연출하기 전까지 17년간 요리사로 일했다고. <기행>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
= 영화는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다만 관심이 많아 시나리오를 쓰고 있었고, 공모전에 내려는데 갑자기
#BIFF 4호 [인터뷰] '기행' 이하람 감독, "이유 있는 무모한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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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자이자 특별전의 주인공, 배우 양조위가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다. 팬미팅을 방불케 한 기자회견에 이어 영화제 관객과 만나는 오픈토크에는 수천 명이 몰렸다. 10월7일 이동진 영화평론가의 진행으로 열린 오픈토크 행사는 배우를 조금이라도 가까이에서 보기 위해 전날 밤부터 줄을 선 사람들도 있었다. 10월6일 KNN시어터에서 열린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을 기념한 기자회견과 다음날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을 뜨겁게 달군 오픈토크 현장에서 나온 이야기를 문답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부산 내한 소식이 알려졌을 때 한국의 젊은 시네필들에게 무척 반응이 좋았다. 실제로도 새로운 팬층의 열기를 체감하고 있나.
=사실 부산에 오기 전까지는 이렇게 젊은 팬층이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이번에 와서 보니 확실히 젊은 팬들이 눈에 많이 보인다. 어떤 분은 최근 작품을 보고 팬이 되어 옛날 작품을 다시 찾아보고 있다고 했다. 왕가위 감독의 영화를 접하고 나를 알게 되는 케이
#BIFF 3호 [기획] 양조위, “배우 인생 40년, 여전히 도전하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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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7일 12시부터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는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수많은 게스트들이 무대인사에 나섰다. 꽉 들어찬 야외무대의 관객을 마주한 게스트들은 영화제의 축제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다며 흥분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무대인사 내내 게스트들의 들뜬 모습은 관객들의 열띤 호응을 이끌었다. 화창한 날씨마저 완벽한 영화제의 하루였다.
이어서 부산국제영화제 온 스크린 섹션에서 처음 공개되는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몸값>의 전우성 감독, 배우 진선규와 장률, 변승민 클라이맥스 스튜디오 대표가 무대에 올랐다. 이충현 감독이 연출한 동명의 단편 영화를 원작으로 한 <몸값>은 불순한 거래를 하러 모텔에 모인 인간 군상이 대재난을 마주하며 겪는 사건을 그린다. 전우성 감독은 “원테이크 촬영의 작품이니 관객들이 무척 집중해서 볼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을 내비쳤다.
작품의 관전 포인트를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 진선규 배우는 “드라마를 보시면 제가 빨간색
#BIFF 3호 [화보] ‘몸값’ ‘5시부터 7시까지의 주희’ ‘탑’ 무대인사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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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7일 12시부터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는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수많은 게스트들이 무대인사에 나섰다. 꽉 들어찬 야외무대의 관객을 마주한 게스트들은 영화제의 축제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다며 흥분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무대인사 내내 게스트들의 들뜬 모습은 관객들의 열띤 호응을 이끌었다. 화창한 날씨마저 완벽한 영화제의 하루였다.
첫 무대인사의 주인공은 <드림팰리스>의 가성문 감독과 김선영, 이윤지, 최민영 배우였다. 한국의 거주 문제를 무겁게 다루는 영화지만 오늘만큼은 배우들의 밝은 미소가 빛난다. 사진 촬영에 열렬히 반응해주는 관객들의 모습이 축제의 활기를 고스란히 전한다.
<한산: 용의 출현>이 올여름 극장가를 접수한 데 이어 영화의전당 야외무대도 휩쓸었다. 김한민 감독을 비롯해 변요한, 김성규, 옥택연, 박재민, 박훈, 윤진영, 이서준 배우가 자리를 빛냈다. 완전 정상화된 영화제답게 변요한 배우가 관객들의 코앞에서 인사를 나눴다.
#BIFF 3호 [화보] 특별했던 부산의 바이브, ‘드림팰리스’ ‘한산: 용의 출현’ 무대인사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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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7일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약한영웅 Class 1>, <욘더>의 오픈토크가 개최됐다. 두 작품 모두 온 스크린 섹션에 초청된 OTT 시리즈로, 영화뿐 아니라 다양한 영상 작품을 포용하고자 하는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의 취지를 보여준다. 특히 배우 박지훈을 비롯한 다양한 신예 배우의 활력이 느껴지는 <약한영웅 Class 1>과 이준익 감독 그리고 베테랑 배우 신하균, 한지민, 정진영, 이정은이 함께한 <욘더>는 보기 좋은 신구 조화를 이뤄내며 팬들의 환호를 받았다.
<욘더>의 이준익 감독과 함께 배우 신하균, 한지민, 이정은, 정진영이 오픈토크의 바통을 이어받았다. <욘더>는 이준익 감독의 첫 SF물이자 첫 시리즈 작품으로 사별한 아내를 그리워하는 재현(신하균)이 미래 과학기술의 산물인 ‘욘더’에서 아내 이후(한지민)를 만나게 되는 이야기다. 삶과 죽음에 대한 깊은 고찰이 두드러지는 작품이다.
#BIFF 3호 [화보] 이렇게 빛이 나도 되는건가? ‘욘더’ 오픈토크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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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7일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약한영웅 Class 1>, <욘더>의 오픈토크가 개최됐다. 두 작품 모두 온 스크린 섹션에 초청된 OTT 시리즈로, 영화뿐 아니라 다양한 영상 작품을 포용하고자 하는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의 취지를 보여준다. 특히 배우 박지훈을 비롯한 다양한 신예 배우의 활력이 느껴지는 <약한영웅 Class 1>과 이준익 감독 그리고 베테랑 배우 신하균, 한지민, 정진영, 이정은이 함께한 <욘더>는 보기 좋은 신구 조화를 이뤄내며 팬들의 환호를 받았다.
꽉 찬 관객석의 열렬한 호응이 <약한영웅 Class 1>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웨이브 오리지널 시리즈 <약한영웅 Class 1>은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신체 능력은 약하지만 비상한 두뇌로 싸움에서 승리하는 고등학생 연시은(박지훈)의 이야기를 담는다.
유수민 감독과 한준희 크리에이터, 최근 여러 작품에서 두각을 보이
#BIFF 3호 [화보] 내 마음속에 저장할 준비 됐나요? ‘약한영웅 Class 1’ 오픈토크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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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의 여부가 영화를 평가하는 절대적 기준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새롭고 낯선 이름들 사이에서라면, 상이라는 타이틀은 아주 훌륭한 길라잡이가 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 부산국제영화제가 특별 기획한 ‘일본 영화의 새로운 물결’ 섹션에 선정된 열 편의 영화 중 단연 눈에 띄는 영화는 하루모토 유지로 감독의 <유코의 평형추>다. 이 영화는 2년 전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뉴커런츠 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여러모로 ‘일본영화’의 ‘새로운 물결’을 파악하기에 적절한 영화다.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직접 모금한 천오백만엔(한화로 약 1억 5천만 원)으로 제작된 이 영화는 그 누구의 간섭 없이 오로지 감독의 직관을 통해 만들어진, 말 그대로 ‘독립영화’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심지어 극장 흥행에까지 성공했다는 사실이 이 영화를 물결의 시작점으로 보고 싶게 만드는 측면이 있다. 2년 만에 부산을 찾은 하루모토 유지로 감독에게 새로운 물결에 올라탄 소감을 들었다. 그의
#BIFF 3호 [인터뷰] ‘유코의 평형추’ 하루모토 유지로 감독, “스스로 마음에 드는 영화를 간섭 받지 않고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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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찬란, 난리법석, 포복절도 코믹 무협극인 <동성서취>(1993)에서 금륜국의 여왕과 사랑에 빠져 반란을 일으키는 구양봉(양조위)은 그 유명한 소시지 입술을 하고선, 연모하는 여인의 마음을 얻지 못해 안달하는 홍칠(장학우)에게 “여인의 마음을 얻으려면 눈빛이 중요하지”라고 훈수를 두며 유혹의 눈빛을 시전해 보인다. 이미 소시지 입술 때문에 웃음을 참을 수가 없는데, 황당할 정도로 멍한 구양봉의 눈빛에 웃음이 터져 나오고야 만다. 그런데 거기에 덧붙이는 말이 더하다. 아니 “내 눈빛 죽이지?”라니. 평소의 양조위가 한 말이라면 박장하며 동의할 말이지만 이 눈빛엔 그저 웃겨 죽을 노릇이다. 한편 생각해 보면 이런 양조위의 눈빛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순간이 귀하기는 하다. 최선을 다해 최고로 시원찮은 눈빛을 내비치는 양조위를 볼 수 있으니 말이다. 게다가 웃기자고 쓴 대사이긴 하지만 이 말은 의외로 예리하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듯 양조위는 실로 대단한 눈빛을 지닌 배우
#BIFF 3호 [기획] 양조위 배우론 : 그의 눈빛, 그 마법의 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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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이광국 감독에게는 ‘홍상수 감독의 조감독 출신’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일이 뜸해졌다. <씨네21> 신인감독 발굴 프로젝트 당선작 <로맨스 조>를 시작으로 그는 고유한 작가적 아이덴티티를 품고 확장되어 왔다. 꿈과 현실의 경계가 모호하고 형식의 복잡성이 곧 영화의 정체성이 되는 작품을 만들어왔던 그의 신작 <동에 번쩍 서에 번쩍>은 일견 전작과 다른 궤도에 서 있는 것처럼 보인다. 면접 결과를 기다리던 두 친구, 설희(여설희)와 화정(우화정)이 일출을 보며 소원을 빌기 위해 동해 바다로 떠나면서 출발해 인물의 감정을 진득하게 쫓아간다. 작업 과정에서 “구조보다 정서에 마음이 간” 결과물이지만, 특유의 유머와 독창적으로 구조적 개성을 만드는 인장은 여전하다.
- 주인공들의 ‘소원’은 이야기의 출발점일 뿐만 아니라 영화 전체를 지배하는 테마이기도 하다.
= 사람들은 해와 달, 심지어 별을 보면서 소원을 빈다. 추상적인 대상을 놓고 매우
#BIFF 3호 [인터뷰]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이광국 감독, “감독의 역할은 미지의 배우들을 세상에 알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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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3개월. 69분의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을 만들기 위해 박재범 감독이 들인 시간이다. 모든 세트와 캐릭터를 손수 만들고, 컴퓨터 그래픽 없이 천이나 스티로폼만으로 오로라와 눈발을 표현했다. 평생 본 적 없는 툰드라의 설원을 공부하려 국내외의 관련 서적, 다큐멘터리를 탐독하고 시베리아를 몇 번이나 직접 오갔다. 한 작품에 쏟은 창작자의 노력을 함부로 가늠할 순 없겠지만, <엄마의 땅>에 깃든 박재범 감독의 시간과 땀이 상상 이상의 양임은 분명하다. 이토록 고된 제작 과정을 버티게 한 주동력은 창작욕과 희열이었다. “힘들고 고통스럽다. 그런데 작업할 때마다, 인형이 움직일 때마다 너무 재밌다”라는 그의 애정 고백엔 영화의 주인공 그리샤에게 느껴지는 순수함의 정서가 한껏 묻어난다.
- 전작 <스네일 맨>에선 사막을, 이번엔 툰드라 설원을 배경으로 삼았다. 이유는?
= 우리에게 익숙한 상황보다는 생명이나 생존의 문제가 걸려 있는 극한의 환경을 선택하게 된다
#BIFF 3호 [인터뷰] '엄마의 땅' 박재범 감독, “스톱모션은 시간으로 영혼을 만드는 연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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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콴, 다니엘 쉐이너트 감독은 “이 작품은 우리가 좋아하는 영화들로부터 영감을 받아 만들었기 때문에 자연스레 그 영화들의 자취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의 DNA가 된, 영감의 원천을 소개한다.
왕가위의 영화들
에블린의 수많은 다중우주 중 관객의 심금을 울리는 우주는 역시 배우 에블린이 사는 우주 아닐까. 배우는 현실의 에블린이 어린 시절 품은 꿈이기도 하다. 다른 우주에서 에블린은 알파 웨이먼드와 이별한 후 배우로 대성한다. 자신이 주연한 영화의 프리미어 상영회에서 에블린은 또 다른 방식으로 성공한 웨이먼드와 해후한다. 둘은 영화 상영이 끝난 후 서로에게 미련이 남은 양 녹색 빛이 감도는 어두운 밤거리에서 랑데부한다. 이 시퀀스의 프레이밍은 누가 보아도 <화양연화>의 유명한 이별 연습 시퀀스를 떠오르게 한다. 두 감독은 왕가위의 영화가 이미지 연출에 주안점을 둔다는 사실에 기반해 관객이 왕가위의 영화들을 잘 모르더라
[기획]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④ ‘에브리씽...’에 영감을 준 영화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