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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형제의 동화 <백설공주와 일곱난쟁이>가 일본 유흥업소 버전으로 변주되면 어떤 모양이 될까. 니시무라 료 감독의 두 번째 장편영화 <워터스>는 호스트 클럽을 숲속 난쟁이의 집으로 가정한다. 독이 든 사과를 먹은 백설공주가 난쟁이들에게 발견된 것처럼, 마음에 상처를 받은 여자들이 호스트 클럽을 찾는다는 것. 다만 영화는 주인공을 백설공주가 아닌 난쟁이들로 치환하고 이들이 백설공주를 기쁘게 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지에 귀기울인다.
바닷가에 인접한 클럽 도그데이즈. 어딘가에 붙어 있던 호스트 모집 광고를 보고 7명의 남자들이 모여든다. 거리 공연을 하며 세계를 누비고 싶어하는 피에로 료헤이(오구리 슌), 팀의 해체로 농구를 그만둔 나오토(마쓰오 도시노부)와 케이타(모리모토 료지), 한때 잘나가던 사업가였지만 지금은 회사의 부도로 포르셰 한대만 건진 유우키(스가 다카마사), 회사 동료의 횡령죄를 뒤집어쓰고 실직자가 된 전직 은행원 마사히코(
호스트 없는 호스트 영화, <워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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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영국 서머싯의 젊은 농부 마이클 이비스가 주말 내내 자신의 드넓은 농장을 개방하여 가수들의 공연을 추진하자, 1500여명의 히피들이 모여들어 주말 내내 음악과 축제의 황홀경에 빠져들었다. 그로부터 지금까지 해마다 7월 말이면 글래스톤베리는 전세계의 록 마니아들로 북적인다.
<글래스톤베리>는 롤링 스톤스, 데이비드 보위 등의 뮤직비디오를 연출하고, 섹스 피스톨스의 다큐멘터리 <The Filth and Fury>를 작업한 바 있는 줄리언 템플의 작품이다. 감독의 지휘 아래 12명의 촬영감독들은 2002년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 현장에 직접 참여하여 참가자들의 흥미진진한 이야기들과 뮤지션들의 짜릿한 공연 실황을 담아내고 이제는 중년이 된 마이클 이비스를 통해 글래스톤베리의 역사를 듣는다. 뿐만 아니라, 지난 30여년간 참가자들에 의해 촬영된 축제 영상을 삽입하여 글랜스톤베리의 연대기를 구성해낸다.
과거 평화와 생명을 노래하던 히피들이 반대처리즘, 반
짜릿한 구경이나 해볼 기회! <글래스톤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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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명의 사내 류(주진모), 노(홍석천), 정(김현성), 규(박준석)는 은행에서 채권을 탈취한 뒤 은행 여직원 한명을 인질로 잡아 나머지 일원인 환(문성근)이 기다리고 있을 약속장소로 향한다. 그곳에서 환에게 물건을 넘기고, 환이 채권을 현금으로 바꾸기만 하면 모든 일은 끝이다. 그러나, 도착한 허름한 창고. 일은 예정대로 되지 않는다. 환은 불타 죽어 있고, 네 사내는 함정에 빠졌다는 것을 알게 된다. 처음부터 이름을 밝히지 않은 누군가의 초대장에 의해 범죄에 가담하게 된 서로 모르는 다섯명의 사내. 얼굴을 드러내지 않은 바로 그 ‘누군가’가 자신들을 배신했다는 것을 눈치챈다. 네 사내는 그들 중 한명이 연관이 있다고 생각하며 서로를 의심한다. 이제 영화는 세개의 시간대로 나뉘어 교차 진행된다. 의문과 공포에 휩싸인 현재시간, 범죄를 모의해가는 과정, 그리고 서로에게 숨기고 있던 각자의 과거. 그 이야기의 끝이 원하는 것은 이것이다. 누가, 이 일을, 저질렀는가.
<두뇌유희
네 사내와 관객의 복기 게임, <두뇌유희프로젝트, 퍼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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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페를 이타주의적 사랑으로, 에로스를 이기주의적 사랑으로 단순하게 분류할 수 있다면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속 사랑은 그 중간 정도에 자리한 그것이다. 공지영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삼은 이 영화는 소설의 자잘한 가지를 걷어낸 채 사형수 남자와 그를 매주 방문하는 여성의 ‘사랑’을 그린다. 머지않아 삶의 햇빛 너머로 떠날 사람과 그 빛을 당분간 감당해야 할 사람의 관계가 기본적으로 에로스적일 수는 없겠지만, 이들의 짧은 교분 또는 소통은 자신을 향한 것이기도 하기에 아가페와도 다소 거리가 있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은 멜로영화지만, 성적 긴장감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그렇다고 특정 신앙 안에서 합일되는 두 영혼의 무조건적인 사랑에 관한 이야기도 아니다. 차라리 두 사람은 ‘영적 도플갱어’라고 할 수 있다.
영화의 초반부, 두 사람은 비슷한 구석이 없는 듯 보인다. 좋은 집안에서 태어나 유학까지 다녀왔고, 친인척이 운영하는 대학의 교수로 재직 중인 유
예측 가능한 비극적 사랑,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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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년의 미합중국 차기 대통령 앨 고어입니다.” 연단에 선 남자가 자신을 소개하자 청중은 왁자한 웃음을 터뜨린다. “저로선 그 사실이 특별히 우습진 않습니다만.” 시치미 뗀 앨 고어의 응수에 간지럼 을 탄 폭소는 더욱 커진다. 즐거운 서두다. 그러나 이어지는 강연이 고발하는 지구의 위급한 상황은 객석의 웃음기를 거둔다. 지난 2000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고배를 든 민주당 후보 앨 고어는, 정치 밖에서 세상을 바꾸는 길을 찾았다. 지구온난화의 심각한 실상을 절감하고 연구한 고어는 1천회 이상 순회강연을 통해 시민들에게 ‘비보’를 알렸다. 고어의 설득력 넘치는 슬라이드 강연에 매료된 환경운동가 겸 제작자 로리 데이비드는 이를 다큐멘터리영화로 만들어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할 결심을 다졌다. 데이비드의 손짓에 <펄프 픽션>과 <킬 빌>의 로렌스 벤더, ‘갓밀크’(Got Milk) 광고의 스콧 Z. 번스 등 ‘선수’들이 제작진에 합류했다. <불편한 진실>은
한장의 팸플릿 같은 영화, <불편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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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명절 추석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올 추석 극장가도 예년 못지 않은 화제작들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는데요, 특히 가문 시리즈의 3탄 격인 <가문의 부활>을 시작으로 <라디오스타>, <타짜>, <잘 살아보세>, <구미호 가족> 등 한국영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추석 명절 TV를 주름잡던 성룡의 신작 <BB프로젝트>를 비롯해,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한 장쯔이 주연의 <야연>, 사상 최고의 연기파 성우들이 총출동한 애니메이션 <앤트 불리> 등 다양한 영화가 선보일 예정입니다.
자. 이렇게 멋진 영화들 속에서 올 추석엔 어떤 영화와 함께 할지 미리 한번 골라 볼까요??
전직 조폭 가문, 부엌칼 들다!! <가문의 부활>
감독: 정용기
배우: 신현준, 김원희, 김수미, 탁재훈, 공형진, 신이
전라도 최고의 조폭명가로 이름을 날렸던 백호파 가문. 조폭의 천적인 검사 진
[특집] 올 추석엔 어떤 영화 볼까? 추석 개봉 영화 총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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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이 흥행 정상에 올라섰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9월 7일 개봉한 김해곤 감독의 <연애참…>은 22만 4124명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로 데뷔했다. 배급사 집계로는 30만 2천명을 기록했다. 장진영과 김승우의 리얼한 연기와 <파이란>의 작가였던 김감독의 밑바닥 인생에 대한 애정이 묻어나는 연출이 돋보였다는 중평이다. 2위는 지난주 일본실사영화로는 국내 최고의 오프닝을 기록했던 <일본침몰>이 차지했다. 전국누계는 80만명 수준. 3위는 독립장편 <양아치 어조>로 알려진 조범구 감독의 상업영화 데뷔작 <뚝방전설>, 4위는 <괴물>, 5위는 류덕환이 여자가 되기를 꿈꾸는 오동구를 연기한 이해영·이해준 공동연출의 <천하장사 마돈나>가 자리했다.
20%에 육박하는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한 <연애참…>을 제외한 상위권 네편은 12-14%의 비중을 기
<연애참>, 흥행 정상에 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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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이대디>의 제작사 가드텍(구 한맥영화)에 헐리우드 프로듀서 2인이 지분참여한다. 가드텍은 지난 금요일 “마이크 메다보이와 루카스 포스터가 제3자 유상증자 배정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마이크 메다보이는 오라이언 픽처스를 설립했고 트라이스타 회장을 역임한 바 있다. 그는 <여섯번째날>의 프로듀서, <버티칼 리미트>의 이그제큐티브 프로듀서를 맡기도 했다. 마이크 메다보이는 <올 더 킹스 맨>, <미스 포터>, <조디악>을 비롯해 현재 십여편의 영화를 제작하고 있다. 루카스 포스터는 MGM 유나이티드 아티스트 회장을 역임했고, 당시 <나쁜 녀석들>, <크림슨 타이드>, <위험한 아이들>의 이그제큐티브 프로듀서를 맡았다. 그는 <맨 온 파이어>, <미스터 앤 미세스 스미스>의 프로듀서이기도 하다. 루카스 포스터는 신작 <점퍼>, <나이트 와치맨>을
<플라이 대디>의 가드텍, 헐리우드로부터 러브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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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회 베니스국제영화제가 지난 9일 폐막했다. 알랭 레네, 장 마리 스트로브, 브라이언 드 팔마, 스티븐 프리어즈, 차이밍량, 아핏차퐁 위라세타쿤, 알폰소 쿠아론, 두기봉 등 그 어느 때보다 쟁쟁한 이름들을 경쟁부문에 불러 모은 올해 베니스는 영화제 최고의 영예인 황금사자상을 지아장커의 <스틸 라이프>(Still Life)에게 선사했다. <스틸 라이프>는 중국 양쯔강 산샤댐 근처의 잦은 수몰지역을 배경으로 근대화 속에 이탈되거나 소외된 중국 서민들의 삶과 마음을 영화적 문법의 수식 없이 담아낸 영화다. <스틸 라이프>는 베니스영화제의 올해의 ‘깜짝 상영작’(Film Sorpresa)으로 말 그대로 영화제 전체 초청작 발표 때가 아니라 영화제 기간 중에 깜짝 공개된 경쟁작이다. 2004년에는 김기덕 감독의 <빈집>이 깜짝 상영작으로 공개되어 그해 은사자상(감독상)을 수상한 바 있다.
카트린 드뇌브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이 황금사자상에 지아장
제63회 베니스국제영화제 폐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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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자연적 힘을 가진 엘리트 십대들이 서로에게 위협이 된다는 스릴러 <계약>(Covenant)이 9월 둘째 주 북미 박스오피스 1위로 데뷔했다. 레니 할린 감독의 신작인 <계약>(Covenant)이 1위를 탈환하면서 지난 2주간 1위를 지켰던 <인빈서블>은 3위로 2계단 내려섰다. <계약>의 개봉성적은 900만 달러. 2003년 660만 달러로 데뷔한 <디키 로버츠> 이후 3년 만에 1000만 달러 미만의 개봉성적을 가진 영화가 1위를 차지하는 기록을 세웠다. 현지 관계자들은 여름 흥행 시즌이 끝나고 본격적인 가을 시즌이 시작되었지만 괄목할 만한 성과는 보이지 않고 있다는 평을 내놓고 있다.
2위는 포커스 피쳐스의 <할리우드랜드>로 600만 달러로 데뷔했다. 자살로 판명된 1959년 TV 시리즈 <수퍼맨>의 주인공 조지 리브스의 죽음을 타살로 가정하고 풀어나가는 것이 영화의 줄거리. 베니스영화제에서 남우주연
북미 박스오피스, <계약> 1위로 데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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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남자>로 1240만명 관객 동원 기록을 세운 이준익 감독의 새 영화 <라디오 스타>(28일 개봉)가 지난 7일 시사회를 통해 언론에 공개됐다. 영화는 80년대 후반 가수왕에 뽑힌 톱스타 최곤(박중훈)과 그의 매니저 박민수(안성기)의, 2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난 지금 시점의 이야기이다. 최곤은 몰락해 카페를 전전하는 신세가 됐고 피치 못할 사정으로 강원도 영월의 라디오 프로그램 디제이로 가게 된다. 늘 그의 곁에 있어온 민수도 따라 가서 동고동락하며 프로그램을 인기 정상에 올려 놓지만, 막상 그 시점에서 둘 사이에 불화가 생긴다.
20년 가까이 함께 하며 정상의 기쁨과 바닥의 슬픔을 같이 맛 본 두 남자의 우정에 초점을 맞추고선 다른 큰 욕심을 내지 않지만, 영월이라는 소도시의 소박함과 그곳 자연의 관대함, 록이라는 장르가 지닌 향수의 감성이 어우러지면서 영화의 폭이 넓어진다. 웃고 가슴 뻐근해 하는 사이에 울분과 회환, 잘 나가는 인생과 못 나가는 인생
[대담] <라디오스타>로 다시 뭉친 안성기·박중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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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즈다이어리] <천하장사 마돈나> 세상의 모든 동구들 화이팅!
[헌즈다이어리] <천하장사 마돈나> 세상의 모든 동구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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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진흥위원회가 제 79회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한국영화 출품작 접수결과를 발표했다. 9월4일부터 7일까지 신청접수를 받은 결과 응모작은 모두 세편. 봉준호 감독의 <괴물>, 이준익 감독의 <왕의 남자>, 김기덕 감독의 <시간>이다. 출품 선정작 발표는 9월말에 있을 예정이다.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한국영화 출품작 접수결과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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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김관장 대 김관장 대 김관장>(감독 박성균, 제작 태원엔터테인먼트)이 지난 8월25일 촬영을 마쳤다. 세 관장들이 무술 실력을 선보이는 액션 장면을 마지막으로 찍었다. 촬영은 수색역 부근 한 스튜디오에서 진행했다고. 영화는 37살 홀아비로 어린 아들을 데리고 사는 택견의 김관장(신현준)과 일명 칼잡이로 불리는 경상도 노총각 검도 김관장(최성국)과 택견과 검도 사이에 새롭게 끼어든 28살 쿵푸 김관장(권오중)의 대결을 코믹하게 그릴 예정이다. 개봉은 올 겨울 예정.
<김관장 대 김관장 대 김관장> 촬영종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