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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윤식과 봉태규의 ‘퓨전’은 강했다. 두 배우가 부자로 출연한 코미디영화 <애정결핍이 두 남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했다. 배급사 집계에 따르면 <애정결핍…>은 서울 7만 9366명, 전국 281000명을 동원했다. 김사랑이 주연한 노골적인 제목의 코믹물 <누가 그녀와 잤을까?>도 <애정결핍…>을 추격하며 2위로 신고식을 치뤘다. <애정결핍…>은 지난주 1위를 차지한 <사랑따윈 필요없어>보다 높은 16.5%의 점유율을 기록했으나 관객동원에서는 현격한 격차를 보였다. <애정결핍…>과 <누가 그녀와 잤을까?>의 주말 누적관객 수는 31만 8천명(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 지난주 같은 기간 <사랑따윈 필요없어>와 <열혈남아>의 누적관객수는 44만 3천명이다. 극장가의 비수기 현상이 점점 심화되는 양상이다. 수능시험 특수를 기대하며 관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
백윤식과 봉태규의 <애정결핍…>, 박스오피스 점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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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스콜세지 감독에 초호화 케스팅을 자랑하는 이 영화는 <무간도>의 리메이크 작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본다면, 꽤 재미있는 헐리우드 갱스터 무비이다. 원작이 지닌 엇갈린 운명의 긴장미도 재미있거니와, 명배우들의 연기를 비교하는 맛도 쏠쏠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간도>를 떠올리는 순간, 재미는 반감된다. <디파티드>의 사건과 액션은 커졌지만, 원작의 주인공 (특히 양조위가 맡았던 인물)의 초조하고 분열된 내면이 드러나지 않는다. 게다가 결말의 짙은 페이소스 대신, 허무개그 같은 유머와 완벽한 봉합이 자리한다. <무간도>의 핵심이 자아를 잃어버린 초췌한 인간 영혼과 (유덕화의 승리라는) 비관적이고 음습한 결말이 주는 절망감이었다면, <디파티드>는 그 핵심을 완전히 놓치고 있는 것이다. 헐리우드는 붕괴되는 인간내면에는 관심이 없고, 사필귀정에 반하는 결말은 감당하지 못하는 것일까? 차라리 제목을 <아! 쥐새끼>라 하고, 살
[전문가 100자평] <디파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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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탈재킷’(metal jacket) 혹 ‘재킷’(jacket)에는 ‘총탄의 금속 외피’라는 뜻이 있다. 설용근씨의 특수의상·소품 업체 ‘메탈자켓’도 거기에서 연유된 상호명이다. 사무실과 창고가 수원역 인근에 위치한 메탈자켓의 취급 물품은 경찰 및 군 관련 제복을 비롯한 각종 유니폼과 총기 관련 소품들. 200여벌의 경찰복 및 S.W.A.T 복장, 계급에 따른 군복뿐 아니라 환경미화원 복장까지도 상·하의에 벨트, 모자, 신발, 소지품을 세트로 구비해놓고 있다. 지하창고 구석에는 의사 가운과 간호사 신발, 최근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에 쓰인 간수복도 한 아름 쌓여 있고, 총기류는 콜트에서부터 M-60에 이르는 모형 총기를 주요 배역용(정밀한 모형 제품)과 보조출연자용(거의 껍데기만 있는, 몹신을 위한 저가 모형)으로 나눠놓았다. 차를 타고 5분여를 가면 두곳의 차고지가 있다. 대형차량과 소형차량으로 분류해놓고 순찰차 15대, 형사 기동대 봉고차 4대, 특공대 버스 2대
유니폼 및 총기 관련 소품 보유한 특수소품창고, 메탈자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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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운감독의 '달콤한 인생' 마스터클래스 현장을 보실 수 있습니다.
cine club 은 씨네21이 만난 저명인사, 또는 영향력 있는 인물과의 만남을 동영상을 통해 보여드릴 예정입니다. cine club는 오직 씨네21에서만 보실 수 있습니다. 앞으로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cine club] 김지운 감독, <달콤한 인생> 마스터클래스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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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촬영하는 곳 말이죠?” 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 율성리. 마을 입구에서 만난 한 중년 남자에게 금호상사의 덕소 차고지를 물었더니 자신있게 그곳을 안다면서, 종종 영화촬영도 하는 것 같다는 첩보도(?) 친절히 들려준다. 1937년산 엑스칼리버부터 1980년산 페라리까지, 1960년대 코로나부터 1990년대 슈퍼살롱까지, 200종 가까운 희귀 차량을 보유하고 있는 금호상사. 영화인들의 발걸음이 잦다보니 율성리 사람들은 이곳을 차고지가 아니라 촬영소라고 오해한다.
성인 남자 키의 2배는 너끈히 넘을 것 같은 높이의 대문을 열고 들어서자 경찰차를 비롯한 각종 트럭들이 경비원처럼 버티고 서 있다. 값비싼 희귀 차량은 일부러 안쪽에 배치한 건가. 도둑 걱정 때문이냐고 물었더니 차고 관리를 맡고 있는 백중기씨는 “대문은 안 잠가요. 워낙 특이한 차들이라서 잃어버려도 수배가 금방 되니까”라며 차량들을 한대씩 소개한다. 백중기, 백중길씨 등 3형제가 함께 운영하고 있는 금호상사가 있기까지는
200여종 희귀 차량 보유한 특수소품창고, 금호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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탭댄스 추는 귀여운 펭귄에 북미 박스오피스가 환호했다. 일요일 잠정집계된 결과에 따르면, 워너 브라더스의 애니메이션 <해피 피트>가 4230만 달러의 개봉수입을 올리며 1위에 올라섰다. <해피 피트>는 엘리야 우드, 휴 잭맨, 니콜 키드먼, 로빈 윌리엄스, 브리트니 머피 등 할리우드 유명 배우가 대거 목소리 출연한 애니메이션으로 노래를 잘 불러야 사랑받는 펭귄 왕국의 음치 펭귄인 ‘멈블’(엘리야 우드)이 주인공이다. 음치지만 탭댄스 실력은 출중한 멈블이 탭댄스 실력 덕에 추방당한 뒤 벌어지는 이야기. <해피 피트>는 <베이브> <매드 맥스>를 제작한 호주 감독 조지 밀러의 연출작이다.
4060만 달러로 1위를 바짝 추격한 2위는 대니얼 크레이그가 제임스 본드로 분한 <007 카지노 로얄>. <007 카지노 로얄>은 미국 뿐만 아니라 영국와 러시아에서도 좋은 성적을 올려 해외 개봉수입은 4220만 달러로 추
탭댄스 추는 펭귄, 제임스 본드에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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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12일 오후 6시 이미 어둑어둑해진 LA의 샌타모니카 해변. 이곳의 한 낡은 극장 앞에 사람들이 모여 들기 시작했다. 멀티플렉스가 대세인 오늘날 전세계에서 점차 사라지고 있는 단관 극장인 에어로 씨어터다. 고개를 들어보니 미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영화 <카사블랑카> 와 미개봉작인 <선한 독일인>의 연속 상영이라는 간판 광고가 반짝거리고 있다.
조지 클루니, 케이트 블란쳇, 토비 맥과이어 등의 스타들이 포진한 <선한 독일인>은 <카사블랑카>로 대표되는 1940년대 영화에 보내는 헌사라는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간단한 무대 인사와 함께 시작하였다. 1945년 포츠담회담이 이루어지고 있는 전후 베를린, 미군 장교와 나치SS 친위대원을 남편으로 둔 독일 여인과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그린 이 영화는 필름 누아르의 전통을 그대로 따르면서 특히 40년대 흑백영화의 스타일을 화면에서 세밀하게 재현해내고 있다. 그렇다면, 소더버그 감독이 19
1940년대 미국의 로망에 잔혹하게 다가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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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곗줄과 머리빗
오 헨리의 단편을 묶어 만든 에피소드영화 <마지막 잎새>(1978)의 세 번째 에피소드에서 두 남녀가 서로에 대한 변함없는 사랑을 확인할 때 사용한 시곗줄과 머리빗이다. 남편은 시계를 팔아 머리빗을 사고, 아내는 머리를 깎아 시곗줄을 사준다는 <크리스마스 선물>의 설정을 따왔다. 이 장면에 들어갈 소품 마련을 위해 종로 일대 금은방과 시계방을 모조리 돈 끝에 오래된 명품을 고르긴 했는데, 이성구 감독이 원작에서처럼 금빛 시곗줄을 원해서 새로 도금을 해야 했다. 그 바람에 애초 오메가 시계에 달려 있던 은빛 시곗줄은 쓸모가 없어졌다고. 대신 50년도 더 된 시계지만 밥만 주면 여전히 재깍거려서 김호길씨는 가끔 심심할 때 차고 외출한다고.
목칼
<춘향전>에서 빼놓을 수 없는 소품. 조선시대 형구 중 하나로, 중형을 선고받은 사람들이 도망가지 못하도록 목에 채워놓았던 기구다. 차순하씨는 1960년대 초만 하더라도 이 목칼 제작시 실제
창고 대개방 ② 남양주 한국영화소품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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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2억위안을 당신에게 주고 블록버스터를 찍으라면, 찍을 수 있겠나?” 이 질문은 지금 중국의 6세대 감독들이 대중매체로부터 가장 자주 듣는 질문이다. 인민폐 2억위안은 250억원이 조금 안 되는, 대단히 큰 제작비다. 이 질문의 밑바닥에는, 수억원대에서 많아봐야 30억~40억원대의 제작비로 영화를 찍어온 6세대 감독들이 과연 수백억원대의 블록버스터를 감당할 능력이 있는지, 혹은 항상 참담한 박스오피스 성적을 내거나 아예 국내 관객과 만나보지도 못한 그들이 과연 어떻게 관객을 불러모을 것인지 일종의 의심이 깔려 있다. 격변하는 중국사회 현실에 렌즈를 들이대는 리얼리즘으로 (상업영화가 아닌) 예술영화라는 자기 색깔을 갖게 된 6세대 감독들에게, 돈이 되는 영화를 ‘솔직히’ 찍고 싶은 건 아니냐는 짓궂은 질문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지금 중국에서 이 질문에 몸으로(말하자면 영화로) 대답해야 하는 최초의 6세대 감독은, <사라진 총>과 <커커시리>로 국내외적으로
중국 6세대 감독들, 블록버스터 제작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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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베이징 거리를 걷다가 해적판으로 나온 DVD들은 뭐가 있나 구경하면서 필자는 의문에 휩싸였다. <야연>의 해적판 DVD 커버에는 장쯔이가 아니라 조연인 저우쉰이 있었다.
스타덤은 깨지기 쉬운 것으로, 종종 국경을 넘으면 교환될 수 없는 통화가 된다. 그러나 이것은 중국에서 팔리는 중국영화의 중국 DVD였고, 분명 장쯔이는 영화의 주요 마케팅 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영화 포스터에 나온 것도 장쯔이 얼굴이 아니었나?
며칠 뒤 한 영화잡지의 편집부장과 수다를 떨면서 해적판 DVD 커버에 장쯔이가 없었던 것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놀라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장쯔이는 서구 세일즈를 위한 캐스팅일 뿐이에요. 중국에서 그녀 이름으로 영화를 띄우진 못해요”라고 그가 말했다.
이미 몇년 전부터 장쯔이가- 이전에 공리가 그랬던 것처럼- 서구에서 하는 과대홍보를 보고 추측할 수 있는 정도로 중국 본토 관객에게 인기를 끌지 못한다는 것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오긴
장쯔이는 ‘해외 홍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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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종합촬영소 내에 있는 소품센터의 주인공은 모두 다섯명이다. 차순하, 김호길, 이태우, 김태욱, 이예호 등 1960년대부터 소품 스탭으로 오랫동안 활동해온 이들은 한국영화 소품 역사, 그 자체이기도 하다. 과거 한국영화의 소품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하는 궁금증을 풀기 위해 그들을 찾는 건 당연한 일. 현재 임권택 감독의 <천년학> 등에 참여하고 있어 모두 함께 자리하지 못했지만, 손재주라면 충무로에서 따라갈 자 없다는 차순하, 오랫동안 시대의 흔적을 수집해온 김호길, 전국에 모르는 골동품상이 없다는 이태우 등 3인에게서 지난 40년 동안의 충무로 소품사를 들었다. 인터뷰는 <근대의 풍경-소품으로 본 한국영화사>(차순하 외 지음/ 도서출판 소도/ 2001)를 참조해 이뤄졌음을 밝힌다.
“사극 촬영하면 엑스트라가 200∼300명씩 나오는 군중신 있잖아. 근데 내일 갑자기 몹신이 생겼다면서 영화사에서 오늘 아침에야 연락을 한다고. 배우가 스케줄 된다고 하니까
50년 소품지기들, 충무로 소품사를 회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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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멧돼지 박제
멧돼지를 잡을 생각이었다. 태릉 소품실 장석훈씨와 그의 조수들은 <괴물> 시나리오를 읽고 그렇게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강두(송강호)가 딸 은서(고아성)에게 휴대폰을 사주려고 푼돈을 모아 넣어두었던 사발면 그릇이 ‘야생 멧돼지 박제 뒤에 숨겨져 있다’고 책에 쓰여져 있기 때문이었다. 강원도에 있는 식용 멧돼지 농장을 찾아가서 못 쓰는 멧돼지 머리를 구했다. 소품실에서 손수 도전한 박제 작업이 만만치 않아 농장 소개로 전문가의 도움을 구하게 되었는데 할머니 전문가 왈, “야생 멧돼지는 이리 안 생겼습니다”. 야생 멧돼지와 식용 멧돼지는 “털부터 다르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4시간이나 걸려 찾아간 농장에서 구한 머리는 결국 폐기처분했다. 진짜 야생 멧돼지를 잡아야 했지만 야생동물 박제 자체가 법으로 금지돼 있어 그 또한 시작부터 불가능했다. 소품실은 결국 전문가에게 제작 전체를 의뢰하기로 방법을 바꾸었다. <괴물>에 등장했던 이 무시무시
창고 대개방 ① 남양주 태릉 소품실 & 파주 소품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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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즈다이어리] <그루지2> 시리즈가 더해 갈수록 바빠지는 토시오
[헌즈다이어리] <그루지2> 시리즈가 더해 갈수록 바빠지는 토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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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에서 로케이션 매니저는 프로듀서만큼 중요하다.” <위트니스> <죽은 시인의 사회> <마스터 앤드 커맨더: 위대한 정복자>의 로케이션 매니저였고 최근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의 로케이션을 총괄한 할리우드 27년차 마이클 존 미한의 표현이다. 전쟁의 승패가 정찰에서 갈리듯, 영화라는 함선의 진로도 로케이션의 선택에 따라 좌우된다. 로케이션 매니저 마이클 존 미한의 말처럼 “캐스팅과 투자 완료 전부터 영화에 관여하고 프리 프로덕션의 대부분을 진행하는” 로케이션의 전문화가 이루어진 할리우드와 달리 국내 로케이션 업무는 제작부, 연출부, 감독이 책임지는 어중간한 형태로 존재한다. 마이클 존 미한은 서울영상위원회, 경기영상위원회,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한 ‘2006 수도권 로케이션 팸투어’에 참여하려고 서울에 왔다. 11월6일부터 9일까지 진행된 팸투어에는 미국, 타이, 홍콩, 인도, 뉴질랜드, 호주의 로케이션 전문가와 영화인들이 대거 참여했다
영화 로케이션으로 한국을 전파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