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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충무로의 대한극장이 재개관 5주년을 맞이해 12월14일 다양한 행사를 마련한다. 이벤트가 시작되는 12월14일에는 멤버쉽 카드만 제시하면 하루 종일 모든 영화를 5천원에 관람할 수 있다. 14일 당일 티켓소지자에게는 액정 클리너를 선물로 주고 멤버쉽 카드 신규 발급자에게는 영화 예매권과 멤버쉽 포인트 5000점을 적립해준다. 또 티켓에 표시된 행운권으로 PMP, DVD플레이어 등을 사은선물로 받을 수도 있다. 2001년 12월 8개 스크린으로 재개관했던 대한극장은 최근 30억원의 예산을 들여 대대적인 리뉴얼을 단행해 11개 스크린 2800석으로 탈바꿈했다.
대한극장 재개관 5주년 기념 다양한 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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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조로운 일상이 사라진 자리를 채우는 것은 낯선 풍광을 받아들이는 너그러움이다. 나른해진 신경은 스스로를 진짜 사랑하는 방법, 그리하여 누군가를 향한 진심어린 호의까지 발견할 수 있는 촉수를 발달시킨다. 휴가를 이용한 여행은 그런 것이다. <왓 위민 원트>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처럼 의미심장한 제목의 영화를 만들던 낸시 메이어스 감독의 새 영화 <로맨틱 홀리데이>의 원제는 ‘휴가’ 혹은 ‘휴일’(The Holiday). 명확하고 함축적이다. 연말연시의 풍요로움, 여행지의 낭만, 로맨스의 설렘까지 우리가 휴가에 기대하는 모든 것들을 담아낸 종합선물세트의 제목으로는 제격이다.
선물세트에 있어 다양함은 필수조건, <로맨틱 홀리데이>는 두명의 주인공을 좇는 이중 플롯을 구사한다. 예고편 제작자 아만다(카메론 디아즈)와 웨딩 칼럼니스트 아이리스(케이트 윈슬럿)는 각각 따뜻하지만 삭막한 LA와 춥지만 아기자기한 런던에 살고 있다. 일
여자들이 원하는 것 <로맨틱 홀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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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3월13일의 비극. 이날 크지슈토프 키에슬로프스키는 심장수술을 받다가 세상을 떠났다. 그것으로 키에슬로프스키가 친우 크지슈토프 피시비츠와 계획하고 있던 ‘천국-지옥-연옥’ 3부작은 완전히 끝이 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대가의 유산은 거기서 멈추지 않는다. 지난 2002년에 <천국>(Heaven)을 연출한 <롤라 런>의 톰 티크베어에 이어 두 번째로 거장의 봉인된 원고를 풀어젖힌 것은 <노맨스 랜드>의 의기양양한 보스니아 감독 다니스 타노비치다.
‘랑페르’(L’Enfer: 지옥)로 떨어진 주인공들은 세명의 자매다. 그들은 유년기에 겪은 무시무시한 사건 이후 교류도 없이 각자의 상처를 속으로 곰기며 살아간다. 잘나가는 사진작가의 아내이자 두 아이의 엄마인 맏딸 소피(에마뉘엘 베아르)는 남편의 외도로 고통받고 있으며, 남편의 뒤를 몰래 밟아 남편이 사랑하는 여자의 모습을 보며 배신감으로 스스로를 무너뜨린다. 대학생인 막내 안느(마리 질랭)는
키에슬로프스키 보다 호사스러운 지옥 <랑페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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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번째 날> 12월16일(토) KBS2 밤 12시25분
<헨리: 연쇄살인범의 초상>(1986)의 헨리는 이웃의 얼굴을 한 살인범이었다. 구체적인 동기가 없는 그의 살인은 매우 당연한 듯 일어났고, 마이클 루커는 죄책감이나 두려움 따윈 찾아볼 수 없는 헨리의 얼굴을 그려내며 관객으로 하여금 자신과 주위 사람들의 얼굴을 돌아보게 만들었다. 헨리 덕분에 대학 시절 연기생활을 시작한 이후 가장 큰 주목을 받았지만, 이는 곧 루커에게 덫이기도 했다. 헨리가 그의 평범한 얼굴에서 살인자의 모습만 각인시킨 탓에 루커에겐 악당 아니면 사이코 역할만 주어졌기 때문. 하지만 재능있는 루커는 악역 전문 배우를 거쳐 다시 이웃의 얼굴을 살려내면서 매력적인 조연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클리프 행어>(1993)에서 연인의 죽음을 목격하고 그녀를 구하지 못한 친구를 애증하는 홀은 그의 얼굴에 감각을 되찾아준 대표적인 캐릭터다. 킬러의 표적이 되는 <리플레이스먼트 킬
[앗! 당신] 이웃집 남자의 섬뜩한 얼굴, 마이클 루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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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바람은 매서웠다. 11월 한국영화시장은 올해 최초로 전년 동기간과 비교해 관객이 0.5% 감소했다. 서울 293만 9017명, 전국 953만 1990명에 불과한 11월 관객은 전월과 비교해도 460만명, 32.4%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객은 대폭 감소했고, 개봉작 편수는 전월 21편에서 두배 가까운 40편으로 늘어났기 때문에 개별 작품별 관객동원 수치는 더욱 암울하다. 100만명 이상 관객을 동원한 영화는 앤 해서웨이·메릴 스트립 주연의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가 유일했다.
결국 흥행작 부재, 공급 과잉, 비수기라는 세 가지 악재가 맞물리면서 11월은 올해 한국영화 최악의 시간이 됐다. 더욱 심각한 건 이러한 흥행부진이 12월에도 반전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 12월 2주차 박스오피스 1,2위가 동원하는 관객이 100만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12월 흥행성적이 2004년처럼 소폭 상승에 그칠 지, 2005년처럼 급반전을 이루어낼
11월 극장가는 싸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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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12월17일(일) 오후 2시20분
<청춘 낙서>는 미국의 50년대 후반을 배경으로 대학 입학을 앞둔 청춘들의 하룻밤을 다룬 영화다. 캘리포니아 북부 작은 도시에 사는 커트(리처드 드레이퍼스), 스티브(론 하워드), 테리(찰스 마틴 스미스), 존(폴 르 매트)은 고등학교를 막 졸업하고 각기 대학과 사회에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영화는 패스트푸드 식당 ‘멜스 드라이브인’(Mels Drive-In)과 도시의 자동차 도로 그리고 댄스파티가 벌어지는 학교를 오가며 이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인물들은 모였다 흩어지며 작은 도시의 작은 공간들에서 자신들만의 마지막 밤의 추억을 만든다. 그 추억에는 연인과의 사랑, 여자들과의 짧은 만남, 음주, 춤, 건달과의 싸움, 카레이싱 등이 있다. 말하자면 이 영화는 20대를 바라보는 지극히 평범한 청춘들의 하룻밤 소동극이다.
조지 루카스가 막 영화계에 데뷔하여 만든 이 작품은 그의 학창 시절을 배경으로 한 만큼 개인적인 기억의 냄새
로큰롤과 함께한 길 위의 청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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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와 사랑, 게임과 사랑, 돈과 사랑. 에로티시즘을 주제로 기획된 장편영화 프로젝트 <러브 콜렉션>은 섹스와 사랑의 관계를 다양한 방식으로 질문하는 6편의 작품 모음이다. 일본의 광고회사, 영화사, 케이블 채널이 ‘러브콜렉션제작위원회’라는 이름의 제작사를 결성, 2개월 만에 완성된 작품들은 일본에서 한달여에 걸쳐 2편씩 개봉했으며, 국내에서는 여섯편이 동시에 공개된다. 단편 옴니버스 형식이 아닌 동일한 테마를 가지고 제작된 장편 모음 영화는 일본에서 <러브 콜렉션>이 처음이다.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히로키 류이치 감독의 <걸프렌드>다. 한국에서는 <바이브레이터>로 잘 알려진 히로키 류이치 감독은 두 여자의 동성애를 소재로 사랑의 교감을 섬세하게 보여준다. 헤어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나카사키에서 상경한 여자 미호(가와이 아오바). 그녀는 미용실에서 견습생으로 일하고 있다. 미호의 아버지는 십여년 전 다른 여자와 바람이 나 이혼했고, 미
일본 에로틱 영화의 여섯 가지 맛 <러브 콜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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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맨> 안노 모요코 지음/ 학산문화사 펴냄
잡지쟁이로 사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야근이나 밤샘 마감이 일상적이기 때문에 체력적인 한계를 느끼는 일도 있지만, 이 시대의 사람들이 알고 싶어하는 문제들을 발빠르게 따라잡는 기획거리를 찾아내는 일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워킹맨>은 일본어로 ‘시대’라는 뜻의 주간지 <JIDAI>에서 일하는 스물여덟살 여기자 히로코를 주인공으로 그 정신없는 세계를 그려낸다. 히로코는 상사에게는 인정받지만 동료들에게는 경원시되는 일중독이다. 자신이 맡은 일을 똑 부러지게 해내는 게 다가 아니라 남들이 흐리멍텅하게 일하는 꼴을 참지도 못한다. 동료나 후배들은 히로코가 일할 때는 여자가 아니라 남자 같다며 ‘워킹맨’이라고 부를 정도다. 남자친구와 잠자리를 한 지 3개월이나 지났지만 일하느라 지쳐서 신경쓸 여력도 없다. “워킹맨이 되면 혈액 속의 남성호르몬이 증가해서 평소의 3배 빠르기로 일을 하는 것이다. 그동안은 침
바쁘다 바빠, 잡지사 워커홀릭의 좌충우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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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의 소녀시대> 요네하라 마리 지음/ 마음산책 펴냄
베를린의 벽은 무너졌고, 프라하에는 봄이 왔다. 게다가 그 모든 게 지난 세기의 일이다. TV 오락프로에서는 ‘반공’이라는 말을 몰라서 그 뜻을 문의하는 학생들의 사연이 소개된다. 이런 시대에, 1960년대 초 프라하의 소비에트 학교에 다니던 초등학생 소녀들의 이야기를 읽는 일은 다소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유고슬라비아라는 국가명이 존재하고, 중국 공산당과 소련 공산당은 부분적 핵실험 정지조약을 두고 삐걱거린다. 유럽 각국의, 혹은 모국의 공산주의에 관련한 화제들은 마치 새로 나온 초콜릿 이름처럼 소녀들의 입에 오르내린다.
<프라하의 소녀시대>는 저자 요네하라 마리가 겪은 일을 바탕으로 쓴 논픽션이다. 요네하라 마리는 열 살이던 1960년부터 64년까지 프라하의 소비에트 학교를 다녔다. 일본인이던 그녀가 프라하에 살게 된 것은 그녀의 아버지가 공산주의 운동 이론지인 <평화와 사회주의 제문
찬란했던 공산주의의 마지막, 소녀들의 후일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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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녀가 괴롭다고? 어떤 연유로, 얼마나? 스즈키 유미코의 일본 만화 <미녀는 괴로워>에서 거구의 칸나는 ‘칸나균’이라 불리며 더러운 세균 취급을 당했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사람 살려! 또 끔찍한 하루가 시작되누나”라고 탄식부터 해야 했다. 하지만 이런 추녀의 괴로움은 시작하자마자 증발이다. 칸나는 이미 큰돈을 들여 전신성형으로 재탄생한 뒤다. 만화의 공략 대상은 미녀의 몸과 추녀의 마음이라는 심신의 불일치에서 나오는 일종의 시행착오를 향해 있다. 미인의 마음가짐(가령, 사과하지 않는다, 돈을 내지 않는다, 귀기울이지 않는다, 줄을 서지 않는다 등등)이나 밀고 당기는 연애술을 미처 갖추지 못한 데서 나오는 좌충우돌이다. 48kg의 모델이 95kg의 레슬러처럼 움직이고 말할 때, 그건 일종의 슬랩스틱코미디가 된다. 칸나는 다양한 ‘슬랩스틱 시추에이션’을 거쳐 성형의 애초 목적이었던 짝사랑 남자를 사로잡기에 성공한다.
김아중의 한나 역시 괴롭기는 마찬가지다. 그런데 원
코미디와 쇼로 범벅 된 <미녀는괴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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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시장에 대한 비관적 전망이 흘러나온 지는 오래됐다. 이제 위기가 아니라 붕괴라고까지 말한다. 매년 시장 규모가 커져 이젠 3조원 가까운 매출실적을 올리고 있고, 해마다 100억원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는 출판사들이 10여개곳 이상이지만, 막상 속을 들여다보면 곪을 대로 곪았다. 특히 상위 5개 출판사의 시장점유율이 50%를 넘어서는 기형적인 시장구조 아래서 대부분의 출판사들은 허덕이고 있다. 많게는 50%까지 깎아주는 불안정한 도서정가제와 대형 서점 및 대형 출판사들의 횡포와 전근대적인 유통구조 등으로 악순환만 계속되고 있다. 미래를 기약할 수 없는 시장이어서 뜻과 의지로 고군분투하는 전문 출판사의 약진이 더욱 돋보이는 것은 아닐까. 그들의 우직한 행보가 궁금해 사회과학 전문 출판사 갈무리, 요괴물 전문 출판사 손안의책, 사진 전문 출판사 눈빛을 찾았다. 많이 팔리는 책보다 꼭 필요한 책을 전해주고 싶다는 이들의 마음을 살짝 들여다보자.
침묵을 깨고 삶의 밑바닥까지
사회과학서
이색 전문 출판사 탐방 - 갈무리·손안의책·눈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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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박찬욱. 정지훈과 임수정이 주연한 <싸이보그지만 괜찮아>가 박스오피스 정상에 가뿐히 올랐다. 박찬욱 감독의 <싸이보그지만 괜찮아>는 서울 74개, 전국 340개 스크린에서 개봉했고 서울 14만 4005명(이하 배급사 집계), 전국 47만 1682명의 관객을 불러모았다. 서울 66개, 전국 350개 스크린에서 관객과 조우한 다니엘 헤니·엄정화 주연의 <Mr.로빈 꼬시기>는 서울 11만 9935명, 전국 39만 672명을 동원하며 2위를 차지했다. 영진위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두 영화는 주말 동안 48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지난주 31만명보다는 큰 폭으로 관객이 늘어났지만 11월 3주차 <해바라기>와 <디파티드>의 46만명과 비슷한 수치이기 때문에 향후 극장가의 상황을 낙관하기는 시기상조다. 상위 3편의 박스오피스 비중이 전체 60%를 차지한 점은 11월과는 달리 흥행이 개별 영화에 집중될 조짐이기 때문에 긍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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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보그지만 괜찮아>, 비수기 속 흥행 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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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은 만원도 안 되는 돈으로 가보지 못한 세상에 데려다주고, 현실에서는 해볼 수 없는 감정과 사건을 체험하게 해주는, 현대사회에서 우리가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예술적 경험을 즐길 수 문화적 공간이다. 그런데 영화는 소비되는 지점에서는 서민과 가장 가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생산되는 수준에서는 가장 멀리 있는 것처럼 보인다. 다시 말하면 영화는 소비의 측면에서는 복제 예술이라는 점 때문에 가장 많은 대중과 만날 수 있는 통로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생산의 측면에서는 일단 제작되는 과정에서는 상당한 비용이 투자되어야 하고 더 많은 대중과 만나기 위해 실제에서 불가능한 꿈 혹은 달콤한 환상을 제공해야 하기에 대중의 현실과 멀리 떨어진 곳을 스크린 위에 담는다. 그래서 현실에 밀착된 우리의 삶을 담아내려는 감독들을 만나게 되면 오히려 반가운 마음이 들 지경이다. <황혼의 빛>의 아키 카우리스마키도 그런 감독의 명단에 빠져서는 안 될 이름이다.
켄 로치가 하층민의 삶을 사회운
인생의 고독과 비애 <황혼의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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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전화 받으세요~
[정훈이 만화]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전화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