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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을 걸고 낙하산에 몸을 실었던 무모한 저널리스트. 잉그리드 버그만을 비롯한 수많은 여인들을 스쳐 지난 세기의 로맨티스트. 사진가 그룹 매그넘(Magnum)을 창립하고 투철한 기자정신을 의미하는 용어 ‘카파이즘’(Capaism)을 탄생시킨 사진작가 로버트 카파의 작품들이 한국에 온다. 3월29일부터 5월26일까지 예술의전당 디자인미술관에서 개최되는 <포토저널리즘의 신화 로버트 카파展>에서는 떨리는 손으로 전장을 증언한 오마하 상륙 사진을 비롯해 모두 140점에 달하는 카파의 걸작들이 역사를 증언할 예정이다. 20세기 역사의 현장에 언제나 자그마한 카메라를 쥐고 숨어들었던 헝가리 출신의 포토저널리스트, 로버트 카파의 극적인 삶을 반추한다.
“종군기자란 전쟁의 내장을 세계 인류 눈앞에 드러내보이고,
지구상에서 그것을 없애기 위해 어떻게 하면 좋을까를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캐묻는 것이다.”
만약 내가 영화감독이고, 로버트 카파에 대한 전기영화를 제작할 수 있는 기회가
떨리는 손으로 전장을 증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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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서> 브래드 멜처 지음/ 랜덤하우스 펴냄
<운명의 서>를 쓴 브래드 멜처의 팬 목록에는 부시 전 대통령과 클린턴 전 대통령의 이름이 있다. 그 덕에 멜처는 대통령 암살기도사건 8년 뒤 재선에 실패하고 일반인으로 돌아간 전 대통령 매닝을 보좌하는 인물이 겪는 스릴러인 <운명의 서>를 쓰면서 그 전 대통령들의 도움을 받았다. 멜처는 코끼리처럼 큰 에고와 모양만 아름다운 나비의 날개를 달고 있는 전직 대통령들의 일상을 흥미롭게 노출하는 동시에 <다빈치 코드>와 <내셔널 트레져> 이후 전세계인의 상식이 된 프리메이슨을 끌어들여 <운명의 서>를 완성했다.
주인공 웨스는 대통령 매닝의 보좌관으로 일하다 대통령 암살기도사건에 휘말려 얼굴에 총알을 입었다. 이후 얼굴 근육이 일부 죽었지만 매닝은 재선에 실패한 뒤에도 그를 곁에 둔다. 그런데 사건이 8년 지난 어느 날 웨스는 암살기도 때 사망한 인물이 살아 있음을 알게
백악관과 프리메이슨을 둘러싼 음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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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rinne Bailey Rae Live In London & New York>
코린 베일리 래/ EMI뮤직 발매
2006년 데뷔앨범을 통해 국내에도 정식 소개된 영국의 솔보컬 코린 베일리 래는 데뷔EP <Like A Star>를 낼 때부터 영국 내외의 평단과 기자들에게 빌리 홀리데이와 메이시 그레이에 비교되며 극찬을 받았다. “어딜 가나 나와 비교하는 인물이 똑같다”고 <BBC>와의 인터뷰 때 내심 식상해진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던 코린 베일리 래는 빌리 홀리데이보다 여성적이고 메이시 그레이보다 부드러운 목소리를 가졌다. 허스키한 저음에서 나오는 솔풀한 힘은 기본으로 가져가되, 래의 목소리는 스물여섯이라는 이르지 않은 데뷔 나이를 잊게 할 만큼 상쾌하고도 여린 정서를 자신이 직접 쓴 노래들에 싣는다.
코린 베일리 래는 어릴 때 교회 성가대원으로 활동했고 노래하기를 즐겼지만 자신의 목소리는 거칠고 성량이 작아 가수 같은 건 꿈도 꿔보지
그녀가 귓가에 속삭일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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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틀맨리그> MBC 4월7일(토) 밤 12시30분
책장 속에 잠들었던 ‘히어로즈’가 깨어났다. 뱀파이어와 투명인간, 네모 선장에 톰 소여와 지킬 박사까지. <젠틀맨리그>는 시대와 공간에 아랑곳하지 않고 이름난 판타지, SF, 모험 소설의 주인공들을 두루두루 불러모은다. 다소 대책없어 보이는 호화 라인업을 소환하는 자는 첩보원 M, 호주 출신의 금발머리 사내 리처드 록스버그다. 본래 고향 땅에서 햄릿으로 명성을 날리던 연극배우였던 록스버그는 99년 <미션 임파서블2>의 악역 조연으로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물랑루즈>에서 니콜 키드먼과의 하룻밤을 탐하는 공작으로 콧수염을 실룩대던 그는 확실한 존재감을 새겼고, <젠틀맨리그>의 사촌뻘 격인 <반헬싱>에서는 드라큘라 백작으로 등장했다. 록스버그의 장기는 무엇보다 변화무쌍한 말투와 악센트 구사 능력이다. <물랑루즈>의 가늘고 새된 목소리는 <반헬싱>에
[앗! 당신] 완벽주의 드라큘라, 리처드 록스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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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4월7일(토) 밤 11시
지나 데이비스에게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안겨주었던 영화 <우연한 방문객>을 이 지면을 통해 소개한 적 있다. 그때 감독 로렌스 캐스단의 이야기꾼으로서의 면모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새로운 출발>은 로렌스 캐스단이 데뷔작인 <보디 히트> 이후 두 번째로 만든 작품이다. 이야기에서 잔재미를 발굴해내는 것은 여전히 그의 무기임을 알 수 있다. 눈에 띄는 극적 갈등 없이도 자잘한 사건, 아니 사건이라고 할 수도 없을 순간들을 펼쳐놓으니 한편의 짜임새있는 영화가 된다. 시나리오작가로서 로렌스 캐스단은 <스타워즈> 시리즈와 <인디아나 존스> 등처럼 스펙터클한 블록버스터에 능했다. 그러나 정작 감독으로서 그는 규모는 작지만, 다양한 인물들의 소통, 심리의 교환으로 구성된 이야기에 강한 편이다. 평단은 영화적으로도, 정치적으로도 어중간한 그의 영화들에 별반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불행히도 시나리오작가 시절의
이야기꾼 로렌스 캐스단, <새로운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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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픔을 이겨내는 데에는 세 가지 방법이 있다. 아픔의 원인을 찾아 맞서 싸우거나, 아픔에 굴한 채 싸움을 포기하거나, 아픔을 모른 척하며 싸움을 끝없이 지연시키거나. 앞의 두 가지 방법이 갈등, 충돌을 야기하는 뜨거운 싸움이라면, 끝의 세 번째 방법은 문제를 의도적으로 회피하는 차가운 냉전이다. <크라잉 게임> <푸줏간 소년> 등에서 부조리한 사회와 정면으로 부딪쳤던 닐 조던 감독은 2005년 작품 <플로투에서 아침을>에서 냉담한 시선을 견지한다. 동성애, 종교, 아일랜드와 영국의 정치적 문제 등 전작에서라면 충분히 논쟁의 대상이 될 문제들이 <플루토에서…>에서는 논점의 맥락을 의도적으로 비켜간다. 여자가 되고 싶은 소년 패트릭(킬리언 머피)의 일대기와도 같은 이 영화는, 문제를 대하는 감독의 태도를 고려할 때, ‘여성(女性)이 되려는 남자(男子) 이야기’임과 동시에 ‘여성인 척하는 남자의 이야기’다.
바구니에 담겨 성당 문 앞에 버려진
여성인 척하는 남자의 이야기 <플루토에서 아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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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에 <우아한 세계>와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을 봤다. 스타일이나 소재가 전혀 다른 영화지만 두 작품엔 공통점이 있다. 웃고 즐기며 보다가 예기치 못한 대목에서 눈물이 흐른다는 점, 그리고 곱씹어보면 겉보기와 달리 심각한 비극이라는 점. 먼저 <우아한 세계>에서 송강호가 연기하는 주인공 인구를 보자. 조폭 중간보스인 그의 꿈은 멋진 전원주택에서 아내와 딸을 데리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다. 그는 이번 건만 잘 처리하면 그렇게 될 것이라 믿는다. 그래서 손에 피를 묻히고 밤잠을 설치며 등이 칼에 찔릴지 모르는 위험을 감수한다. 부동산 중개업자가 보여준 근사한 고급 주택에서 인구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집에 담고 싶은 모든 가치 힐스테이트? 모두가 꿈꾸는 그곳 자이? 숱한 아파트 CF가 유도한 대로 어떤 착각을 하고 있던 것은 아닐까. 좋은 집에 행복이 있다는 인구의 오해는 이중적인 방식으로 그를 불행으로 내몬다. 열심히 일할수록 조직도 그를
[편집장이 독자에게] 바보 같은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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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 리를 만나러 간 오후의 LA는 완연한 여름이었다. 베벌리힐스에 자리잡은 버티고엔터테인먼트는 샌타모니카 대로에서 약간 안쪽에 자리잡은 건물이었는데, 일반 사무실과는 달리 열린 공간과 높은 천장이 인상적이었다. 로이 리의 사무실은 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방에 자리했는데, <디파디드> 포스터 두장이 나란히 벽에 붙어 있었다. 내부는 무척 수수했으며 그의 책상 위에는 시나리오 한부가 놓여 있었다. <장화, 홍련>의 리메이크작인 <Tales of Two Sisters>의 최종본이었다. 인터뷰 내내 해야 할 말들을 분명하게 끊어서 이야기하는 로이 리에게서 매우 침착하고, 과묵한 스타일의 천생 프로듀서라는 인상을 받았다.
-원래 동부 출신인 것으로 안다. LA는 분위기가 당신이 자라온 동부와 많이 다를 것 같은데, LA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렇다. 뉴욕에서 태어났고, 워싱턴 DC에서 자랐다. LA에서의 삶에 무척 만족한다. 이렇게 멋진 날씨를 가
결국 남는 것은 좋은 이야기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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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가 불법복제를 뿌리뽑기 위해 직접 팔을 걷어부쳤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와 영화사협의회 관계자들이 ‘불법복제 방지를 위한 영화인협의회’를 발족한다. 이들은 지난 3월30일 저작권 보호 전담기구 설치를 위한 모임을 갖고 이같은 결론을 내렸다. 이 협의회에는 국내 영화사와 직배사 등 78개 주요 영화사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불법복제 등 저작권 침해 행위에 적극 대응하고 합리적인 이용방안을 마련하는 것을 활동 목표로 삼고 있다.
영화인협의회는 불법복제를 막기 위해 관련 기관들과 함께 불법복제 근절과 합법적인 영상저작물 이용을 유도하는 다양한 홍보캠페인을 펼쳐 나갈 예정이며, 이를 위해 4월4일 소프트웨어, 무역, 영화, 음악, 의류 등 각 산업별 대표 기관들이 함께 결성하는 ‘범국민 지식재산권보호연합회’에 참여할 계획이다. 또 영화인협의회는 웹하드, P2P, UCC, 포털 등 온라인을 통해 일부 기업들이 행하고 있는 영상저작물 저작권 침해 행위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판단, 필요시 강력
"불법복제 뿌리뽑자" 영화인협의회 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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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개최되는 국제영화제에 대한 문화관광부의 지원이 보다 까다로와진다. 문화관광부는 4월3일 ‘국제영화제 지원 지침’을 발표하고 앞으로는 ‘선택과 집중’의 원칙에 따라 발전 가능성이 있는 소수의 영화제에 대해 지원할 뜻을 밝혔다. 문화부는 이 지침에서 ●전년도 평가결과 100점 만점 50점 이상 획득한 영화제 ●신규영화제 요건을 갖춘 영화제를 대상으로 국고를 지원하던데서 방침을 바꿔 ●영화제를 5일 이상 열고 ●10개국 이상 국가의 영화 50편 이상을 상영하고 ●외국영화가 전체 상영작의 50%를 넘으며 ●자막을 제공하고 ●공식행사에서 통역을 제공하면서 ●3개국 6명 이상 영화인을 영화제가 경비를 부담해 초청하는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국고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또 ●영화 관련 인사가 영화제 집행위원회의 절반 이상일 것 ●프로그래머 2명 등 상근인력이 4명 이상일 것 등의 조건 또한 제시했다. 문화부는 또한 1 광역자치단체에 1개 영화제를 지원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으며, 주제나 대상
국제영화제 정부 지원받기 어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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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우리가 알던 이미지가 아니야.” 차승원의 추천으로 유해진을 군수 역에 캐스팅한 장규성 감독의 소감이다. <이장과 군수>는 유해진이 영화를 시작한 지 10년 만에 처음으로 주연을 맡은 작품이다. 이장 역의 차승원이 절박한 얼굴로 괄약근을 조이며 폭소를 자아낼 때 유해진은 소신대로 일을 진행하다 좌절을 맛보는 젊은 군수를 연기한다. 그를 극에 감칠맛 내는 조연으로 기억해온 관객에겐 <이장과 군수>의 그가 낯설지 모르지만, 지금까지 모든 역할을 꼼꼼한 정극의 접근법으로 연기한 유해진에겐 군수 노대규 역이 전혀 새롭지 않았다.
이날 만난 현실의 유해진은 진지하고 조용한, 주위의 작은 소음에도 민감한 사람이었다. 영화를 찍을 때도 짬이 나면 무리에 섞여 노는 대신 혼자만의 산책을 즐기고, 관객이 가장 소화하기 쉬운 상태가 될 때까지 대사를 몇번이고 곱씹는 사람이다. 무리를 좋아하는 양의 반대 개념으로 ‘고독한 늑대’란 비유가 많이 쓰이지만, 그에겐 포식자
제 얼굴에 트집잡을 게 그렇게 많나요? 으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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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르 파올로 파졸리니에 대한 깊은 식견을 가진 사람들은 그의 세계와 관련해 영화만을 논하는 것은 그 전모를 파악하지 못하는 일이라고 이야기하곤 한다. 파졸리니에 대한 좀더 포괄적인 이해란 영화만이 아니라 시, 소설, 비평 등의 영역들에도 관여했던 이탈리아의 지식인이란 관점에서 보았을 때에야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그가 영화에 특별한 애착을 갖고 그것을 붙들려 노력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가 없다. 그의 유명한 발언에 따르면, 영화는 삶과 동일한 것이었다. 그래서 그는 계속해서 영화로 돌아갈 것을 스스로에게 재촉했던 것이다.
파졸리니는 인생 자체가 우리가 삶 속에서 구현하는 살아 있는 영화이고, 영화란 현실을 가지고 표현해내는 현실 자체라고 생각했다. 쉬워 보이는 듯하면서도 오묘한 함의를 담고 있는 이 같은 견해로부터 먼저 유추해낼 수 있는 것은, 그런 이야기를 한 사람의, 삶 안에 있고자 하는 의지, 삶에 대한 맹목적인 열정과 사랑이다. 파졸리니라는 시네아스트는 그처럼 영화
삶에 대한 열정으로 표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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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조지 부시와 앨 고어의 대선 상황이 영화로 제작된다. <할리우드리포터>의 보도에 따르면 HBO 필름즈에서 제작하는 <리카운트>(Recount)는 2000년 11월7일 시작되어 무려 36일 동안이나 이어진 사상 초유의 '대선 전쟁'을 조명할 예정이다.
2000년 미국 대통령 대선은 전 미국인의 기억에 선명하게 남은 사건이 되었는데 사건의 발단은 플로리다 주에서 예상을 뒤엎은 선거결과가 나오면서다. 선거 전 앨 고어의 우세지역으로 밝혀졌던 플로리다 주의 개표결과 부시가 1784표 차로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오차범위에 해당하는 득표차로 정확한 결과를 위해 수작업 재검표를 요구하는 법적 절차까지 이어졌다. 모든 표를 수작업으로 검표하라는 플로리다 주 대법원의 판결이 났으나, 연방법원이 이를 위헌으로 판결하는 등의 극적 반전이 이어져 자유의 여신이 조지 부시의 손을 들어준 것. 결과적으로 조지 부시를 대통령의 자리에 앉힌 이 선거는 당시 후보였던
부시 VS 고어 대선, 시드니 폴락이 영화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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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글동글 진흙 인형들에게 새 파트너가 생겼다. <로이터>에 따르면, 최근 드림웍스와의 계약을 마친 아드만 피쳐스가 소니와 3년간 최우선협상계약(First Look Deal)을 맺었다.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SKG와 계약을 종료한 지 3개월만이다.
소니 픽쳐스 엔터테인먼트의 대표 마이클 린튼은 <로이터>와의 인터뷰를 통해, 18개월마다 1편의 장편이 제작되기를 기대하고 있으며, 매년 아드만 피쳐스의 유지비와 개발비를 지원하기 위해 일정 금액을 보조할 예정임을 밝혔다. 또한 아드만 피쳐스에서 제작하는 작품이 가시화되면 제작과 마케팅, 홍보 등을 위한 자금을 제공할 계획이다.
3개월 전, 아드만 피쳐스는 드림웍스와 7년간의 계약에 종지부를 찍었다. 아드만 피쳐스에서 제작한 <월레스와 그로밋: 거대 토끼의 저주> <플러쉬>의 연이은 흥행 실패가 도화선이 됐다는 추측이 있지만 양측은 서로의 야망이 달라 헤어진다고만 입장을 밝혔다.
영국의 브
<월레스와 그로밋>의 아드만 피쳐스, 소니와 3년 계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