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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아름다워>에서 2차 세계대전 속의 마술같이 펼쳐진 사랑을 보여주었던 로베르토 베니니가 <호랑이와 눈>에서 이라크 전쟁을 배경으로 또 한번 사랑의 기적을 이야기한다. 시인 아틸리오(로베르토 베니니)는 매일 밤 꿈속에서 비토리아라는 여인과 결혼한다. 그녀의 사랑 고백을 받는 황홀한 순간 잠에서 깨는 그는 현실 속에서 그녀와 만나 사랑을 이루기 위해 분투하지만 좌절당한다. 출판을 위해 이라크로 떠났던 그녀가 폭격을 맞아 혼수상태에 빠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부리나케 전장으로 달려간 아틸리오는 오직 사랑의 힘으로 불가능한 일들을 해치우며 그녀를 살려낸다. 베니니는 주인공을 시인으로 내세워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인간의 본성과 전쟁의 폭력성을 대비시키며, 극한상황에서도 긍정적인 태도를 잃지 않는 인간 내면의 강인함을 이야기한다. 아름다운 시구들과 유머러스한 대사를 속사포처럼 쏟아내는 비쩍 마른 대머리 아저씨 베니니는 신경증이 사라진 건강한 우디 앨런을 보는 것 같기도
판타스틱 전쟁 러브 스토리 <호랑이와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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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생 지혜(박하선)는 뉴타운 건설로 곧 폭파될 지역에 한 남자가 침입했다는 뉴스를 접한다. CCTV 화면에 얼굴이 잡힌 이 엉뚱한 사내는 다름 아닌 노(老)작가 최호(하명중)다. 자신이 끔찍이 따르는 할아버지 최호가 폭파 직전의 철거지구에 들어갔음을 알게 된 지혜는 시험 도중 학교를 뛰쳐나간다. 첫사랑을 만나러 간다며 문자메시지까지 보내서 자랑하던 할아버지는 무슨 까닭으로 세상에서 곧 자취를 감출 동네에 흘러든 것일까. 아니, 할아버지가 고이 안고 있던 자그마한 보따리, 그 안에는 도대체 무슨 귀중품이 든 것일까. 최호는 그러나 손녀의 다급하고 애타는 발자국 소리를 듣지 못한다. 사라진 어머니의 체취를 뒤쫓고, 맥박을 느끼기에도 바쁘다. 자식 셋을 키웠으나 홀로 남았던 어머니의 한숨은 얼마나 깊었을까. 늙은 아들이 허물어진 벽을 쓰다듬으며 뒤늦은 후회를 들이마시는 동안 영화는 아직 식지 않은 어머니(한혜숙)의 온기를 과거로부터 조금씩 호출한다.
최인호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
투박한 수제품 같은 느낌 <어머니는 죽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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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작가 투르게네프의 소설 <아시아>의 한 대목이 인용된다. 섹스가 끝나거나 장면이 바뀔 때엔 주인공의 목소리로 12편의 단가가 삽입된다. 대자로 뻗은 남자의 나체는 광합성을 하는 나무의 이미지로 연결되고 벨리댄스를 추는 여자의 몸동작은 에로티시즘으로 이어진다. <샐러드 기념일>로 유명한 작가 다와라 마치의 소설을 영화화한 <사랑에 눈뜨다>는 33살의 여자 작가 카오리가 사랑과 삶에 눈떠가는 과정을 그린다. 9살 연상의 유부남 M과 연애를 하고 연하의 바이올리니스트 K와 섹스를 하는 그녀는 몰랐던 불안과 고민을 배우며 자신의 미래를 생각한다. M과 K가 제시한 불안정한 상황은 그녀의 성장을 돕는 자극이다. 하지만 영화는 카오리의 일상을 과도하게 장식하고 은유한다. 그 과한 추임새가 거북하게 느껴질 정도다. 카오리의 심정을 대변하는 단가와 일상의 이미지를 비약하는 추상적인 이미지는 이야기의 진심과 별개로 영화를 어색한 모양새로 포장한다. “사랑은 지
진심을 잃어버린 이야기 <사랑에 눈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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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기억하는 역사란 배제의 결과물이다. 역사란 기억할 만한, 혹은 기억해야만 하는 과거에 부여된 명칭이고, 수많은 과거‘들’은 역사가 되지 못한 채 누군가 떠올려주길 바라며 우물 깊숙이 고여 있다. 역사를 단지 과거의 주요 사건들의 집합처럼 오해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역사영화는 그렇게 딱딱하게 굳어버린 역사에 감정을 불어넣는다. 역사영화에서 실제 사건은 단지 그것이 발생했기 때문이 아니라, 그것을 어느 누군가가 직접 체험하고 느꼈기 때문에 가치가 있는 것이다. 감정이입된 역사, 그것이야말로 일반적인 역사서술과 구별되는 역사영화의 독자성이다.
로우예의 <여름궁전>은 사건 중심의 역사서술에서 쉽게 간과되는 그 시대의 정서를 되살려내려는 시도처럼 보인다. 천안문 사태로 기억되는 1989년을 얼마 앞두고, 위홍(레이하오)은 조선족 자치지역인 투먼을 떠나 베이징의 대학으로 진학한다. 누구와도 쉽게 친해지지 못하던 위홍은 자유분방한 성격의 리티(후링)와 어울리게 되고
미칠 듯한 사랑 <여름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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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익 감독이 이번에는 무기력한 40대 가장들을 스크린에 불러냈다. 전작에서 애정을 기울인 대상들, 이름없는 ‘거시기’들(<황산벌>), 천대받는 광대 무리(<왕의 남자>), 지금은 한물간 왕년의 스타 로커(<라디오스타>)를 떠올리면 일관성이 느껴지는 소재다.
학교 선생인 아내에게 생계를 의탁한 백수 기영(정진영), 낮에는 택배 기사, 밤에는 대리운전 기사로 바쁘게 일하는 성욱(김윤석), 자식들과 아내의 캐나다 생활을 성실하게 뒷바라지하는 기러기 아빠 혁수(김상호)는 대학 시절 결성한 록밴드 활화산 밴드의 리더였던 상우의 장례식장에서 간만에 마주한다. 상우의 때이른 죽음이 가져온 충격 때문일까. 먹고사느라 정신없는 두 친구들에게 기영은 다시 밴드를 하자 졸라대고, 처음에는 내키지 않아했던 성욱과 혁수는 20년 만에 옛 열정의 불꽃을 되살린다. 여기에 보컬로 활동하던 상우의 아들 현준(장근석)이 가세하면서 활화산 밴드는 홍대 일대에서 라이브 공연을 펼
음악영화로서 매력 <즐거운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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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면 첩보 액션 장르의 걸작이라고 해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본 아이덴티티>와 <본 슈프리머시>의 뒤를 잇는 시리즈 완결편 <본 얼티메이텀>은 긴장감 넘치는 서스펜스에 박력 넘치는 액션이 시종 꼬리를 무는 탁월한 오락영화다.
대도시의 차가운 거리에 가장 잘 어울리는 이 시리즈는 냉전이 끝난 뒤 맞서 싸워야 할 적을 정체성과 함께 잃고 무덤으로 걸음을 옮기던 첩보영화가 회생할 수 있는 길 하나를 명확히 제시했다. 컴퓨터그래픽의 발달로 극영화와 애니메이션의 경계가 점점 흐려지는 상황에서도 스타일상으로는 촬영과 편집 그리고 연기처럼 원론적으로 영화적인 요소들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내용적으로는 소련처럼 외부에 존재하는 ‘악의 제국’을 상정하지 않고 시선을 내부로 돌리는 것만으로도 얼마든지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CIA 최고의 암살요원이었던 제이슨 본(맷 데이먼)은 사고로 잃어버린 기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첩보 액션 장르의 걸작 <본 얼티메이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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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백한 얼굴의 주근깨투성이 소녀가 있다. 갓 스물이 됐을까. 미용실 보조로 일하는 그녀는 지난 여름 해변에서 이지적인 느낌의 대학생을 만나 파리에서 함께 살았더랬다. 출근하는 그녀를 침대로 끌고 와 안으며 속삭이던 남자에게 그녀는 모든 것을 의지했다. 사랑한다는 말을 배운 적 없지만 그건 사랑이었고 그녀의 전부였다. 하지만 꿈같은 날은 가고 그녀가 출근하는 동안 남자는 자지 않으면서 자는 척한다. 그녀가 씹는 사과 소리가 거슬리고 변증법이 뭐냐고 묻는 그녀의 무식함이 부끄럽다. 여자는 눈물을 머금고 남자의 집을 나와 어머니와 살던 집으로 돌아간다. 그러다 갑자기 쓰러져 병원에 실려가고 우연히 소식을 접한 남자가 병원으로 찾아온다. 넋이 나간 듯 더 창백하고 여윈 그녀를 만난 뒤 남자는 도망치듯 병원을 떠나고 자리로 돌아온 여자는 레이스를 뜨며 물끄러미 뒤돌아 쳐다본다. 아무것도 보고 있는 것 같지 않지만 모든 것을 보고 있는 듯한 그 눈동자. 슬프지만 슬퍼하지 않는 그 표정. 클로드
[편집장이 독자에게] 이자벨 위페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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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10회. “한번만, 딱 한번만 말할 테니까 잘 들어. 너 좋아해. 네가 남자건 외계인이건 이젠 상관 안 해. 정리하는 것도 힘들어서 못해먹겠으니까, 가보자 갈 데까지…. 한번 가보자.” <커피프린스 1호점> 10회 방영분이 끝나고 가슴을 부여잡지 않은 (여자) 시청자가 있었을까. 여자임을 숨길 수밖에 없었던 은찬(윤은혜)과 투닥대는 인연으로 시작해 그를 귀여워하고 예뻐하고 좋아하고 사랑한 한결. 소박하고 꾸밈없는 은찬 앞에 짓궂다가 다정했다가 약해지고 강해지기도 했던 한결의 모습들은 이전까지 대중이 잘 몰랐던 공유의 얼굴들을 한꺼번에 숨막히게 펼쳐 보였다. 비오는 주말 오후 <씨네21> 스튜디오에서 만난 공유는 바로 그 한결을 요약한 슬라이드 쇼 같았다. “제가 좀 촌스러워서 이런 걸 잘 못해요.” 막 종영한 드라마를 연상시키는 촬영 세트 안에서 장난감들과 커피메이커와 어우러지는 걸 쑥스러워하는 공유는 은찬 앞에 어쩔 줄 모르는 한결 같고, 큰 백곰인형을
[공유] 공유가 이처럼 아름다웠던 적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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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죽지 않는다>는 가족영화다. 전체 관람가 영화라는 뜻만은 아니다. 자, 크레딧을 한번 찬찬히 보자. 아버지 하명중은 감독, 어머니 박경애는 제작, 장남 하상원은 연기, 차남 하준원은 프로듀서. 그러니 <어머니는 죽지 않는다>는 ‘가족’영화다. 가족관객 대상의 영화이자 가족이 모여 만든 영화다. 처음부터 아들들은 두팔 걷고 아버지의 재기를 도왔을까. 하준원은 “처음에는 그냥 멀리서 센터링만 해드리려고 했다”고 말한다. 그랬던 그가 <괴물> 촬영이 끝나자마자 본인의 감독 데뷔 시나리오를 매만지는 대신 부리나케 <어머니는 죽지 않는다>로 배를 옮겨 탄 이유는 뭘까. “그냥 아버지가 당황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장난기가 발동해서 아무 말 않고 오디션장에 나타났고, 1등을 먹었지만 “아버지가 제 아들 출연시켰다고 세상 사람들이 흉볼지 모른다”는 어머니의 만류에 순순히 뒷걸음질쳤던 하상원은 어떻게 젊은 시절 최호 역을 다시 거머쥐게 됐을까
[하상원, 하준원] ‘영화에 미친 남자’의 아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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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분여사 납치사건>은 1인자인 권순분 여사와 세 납치범들의 무한도전극이다. 정치인, 언론, 경찰 등 막강세력이 한데 뒤섞이지만, 권순분 여사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2인자는 그녀를 비서처럼 따라다니는 미애뿐이다. 극중에서 유일하게 권순분 여사에게 투정을 부릴 수 있는 인물인 그녀는 안타깝게도 “전화번호는 자기 것만 기억하고 구구단은 5단까지밖에 못 외울 정도로” 숫자에 약한 여자이기도 하다. 이전 작품에서 모두 긴 생머리를 가진 비련의 여자를 연기했던 윤주련은 생머리를 볶고 묶어서 “머리통이 3개인 것 같은” 헤어스타일로 모자란 듯하면서도 귀여운 미애를 완성했다. “감독이 직접 미애의 헤어스타일을 그림으로 그리시더라고요. 저는 그냥 낙서인 줄로만 알았죠. (웃음) 하지만 예전에는 저 스스로도 청순한 게 어울린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개성적인 캐릭터가 더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권순분여사 납치사건>의 미애를 보고 윤주련의 전작을 떠올리기란 쉽지
[윤주련] 안티팬들이 일깨워준 연기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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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진 감독이 <귀신이 산다> 이후 3년 만에 신작 <권순분여사 납치사건>을 내놓았다. 데뷔작인 <돈을 갖고 튀어라> 이후 대부분의 작품이 약 1년 간격을 두고 개봉된 것과 비교할 때는 긴 시간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권순분여사 납치사건>을 김상진 감독의 복귀작 혹은 컴백작이란 단어로 설명한다. “심지어 재기작이라는 말도 있다. 왜 재기작인지 모르겠다. 한번도 망한 적이 없는데…. (웃음)” 유괴된 할머니가 스스로 자신의 납치극을 진두지휘하는 이야기인 <권순분여사 납치사건>은 김상진 감독의 이전 영화와 마찬가지로 역할의 전복이 주된 소재인 코미디다. 정성으로 국밥을 끓이고, 꽃을 사랑하던 할머니는 순식간에 정치인과 언론, 경찰을 비웃는 전략가로 변신한다. 황당한 이야기지만 10년 넘게 코미디 외길 인생을 걸었을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작품이 흥행에서 빛을 본 만큼 김상진 감독은 이번에도 흥행에 자신이 있는 듯했다. “우려도 많이
[김상진] “이젠 젊은 세대가 기성세대를 누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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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사 아침에 있는 이준익 감독의 사무실에서 “막 한강을 건넜다”는 그를 기다리면서, 그날 하루만도 인터뷰가 다섯개나 잡혀 있던 그와 질문을 주고받으면서 깨달은 사소한 사실 몇 가지. 사무실 책장에 꽂혀 있던 그리 많지 않은 책들 중에 <우리말 상소리 사전>이라는 제목이 유독 튀더라는 것. 나이치곤 날씬한 몸매를 지닌 그는 매끈한 던힐 슬림 담배를 피운다는 것. 사진기자가 시키는 대로 선선히 포즈를 취하는 그는 자신이 ‘포토제닉’하다고 믿고 있다는 것. “말이 되는 걸 말이 안 되게 만드는 감독이 있어. 반면 말이 안 되는 걸 가지고 말이 되게 만드는 감독도 있지. 나는 후자야”라고 자신있게 토로하는 이준익 감독이야 가느다란 힌트 하나로 그럴싸한 이야기 몇개는 뽑아낼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거칠게 추측건대, 그는 언변이 끝내주고 멋을 알며 자신이 매력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다. 고개 숙인 40대 남자와는 거리가 먼 듯한 이준익 감독이 또래 남자들이 등장하는 영화 <즐
[이준익] “난 메이저 숭배 안 해, 메이저는 조롱의 대상일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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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4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 황금사자상이 리안의 <색, 계>에게 돌아갔다. "(베니스 영화제 일정을 끝내고 토론토 영화제에 가 있던 중) 베니스로 다시 돌아오라는 전화를 받고 무슨 상일까 많이 궁금하긴 했지만 황금사자상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 7인의 심사위원들! 당신들은 내게 <7인의 사무라이>다(웃음)”라고 리안은 기쁜 마음을 표했다. 더불어 “올해 우리는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와 잉그마르 베르히만이라는 두 거장을 떠나보냈다. 나는 몇 해 전 베르히만 감독이 살고 있던 섬에 찾아가 그를 만난 적이 있는데 그는 아버지가 아들을 대하듯 나를 따뜻하게 안아주었다. 그들은 나에게 그런 존재다. 이 상을 안토니오니와 베르히만 감독에게 바친다”고 감동적인 수상소감을 전했다. 리안은 2005년 <브로크백 마운틴>에 이어 2년 만에 다시 황금사자상을 안는 영예를 누렸다.
한편 브라이언 드 팔머의 <리댁티드>는 감독상에 해당하는 은사자상을, 공식 데일
리안의 <색, 계>, 제64회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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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츠 랑의 영화를 볼 때마다 나는, (그의 작품 중 가장 별로인 영화를 볼 때조차도) 분명 뭔가 배우게 된다. 영화란 매체의 메커니즘을 그만큼 완벽하게 이해하는 감독은 없었다. 영화연출에 관심있는 자라면 그의 작품은 반드시 공부해야 한다.” ‘랑으로부터 배우기’라는 글에서 마틴 스코시즈가 프리츠 랑에게 바친 찬사다. 랑은 독일 표현주의의 작가적 유산을 계승한 무성영화 걸작 <메트로폴리스> <M> 등으로 일찍이 거장의 반열에 오른 감독이지만, 나치의 마수를 피해 미국으로 건너간 뒤 만든 장르영화들은 프랑스 평단의 필름누아르 비평이 나오기 전까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런 프리츠 랑의 할리우드 시절(1935∼56) 작품들을 감상할 기회가 찾아왔다. 9월13일부터 30일까지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리는 ‘프리츠 랑의 아메리카 특별전’은 그가 미국 체류 시절 만든 23편의 영화 중 10편을 소개한다. 강렬한 비주얼에 고도의 추상성을 녹여넣은 독일 시절의
표현주의 거장, 누아르의 정수를 만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