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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분여사 납치사건>은 1인자인 권순분 여사와 세 납치범들의 무한도전극이다. 정치인, 언론, 경찰 등 막강세력이 한데 뒤섞이지만, 권순분 여사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2인자는 그녀를 비서처럼 따라다니는 미애뿐이다. 극중에서 유일하게 권순분 여사에게 투정을 부릴 수 있는 인물인 그녀는 안타깝게도 “전화번호는 자기 것만 기억하고 구구단은 5단까지밖에 못 외울 정도로” 숫자에 약한 여자이기도 하다. 이전 작품에서 모두 긴 생머리를 가진 비련의 여자를 연기했던 윤주련은 생머리를 볶고 묶어서 “머리통이 3개인 것 같은” 헤어스타일로 모자란 듯하면서도 귀여운 미애를 완성했다. “감독이 직접 미애의 헤어스타일을 그림으로 그리시더라고요. 저는 그냥 낙서인 줄로만 알았죠. (웃음) 하지만 예전에는 저 스스로도 청순한 게 어울린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개성적인 캐릭터가 더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권순분여사 납치사건>의 미애를 보고 윤주련의 전작을 떠올리기란 쉽지
[윤주련] 안티팬들이 일깨워준 연기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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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진 감독이 <귀신이 산다> 이후 3년 만에 신작 <권순분여사 납치사건>을 내놓았다. 데뷔작인 <돈을 갖고 튀어라> 이후 대부분의 작품이 약 1년 간격을 두고 개봉된 것과 비교할 때는 긴 시간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권순분여사 납치사건>을 김상진 감독의 복귀작 혹은 컴백작이란 단어로 설명한다. “심지어 재기작이라는 말도 있다. 왜 재기작인지 모르겠다. 한번도 망한 적이 없는데…. (웃음)” 유괴된 할머니가 스스로 자신의 납치극을 진두지휘하는 이야기인 <권순분여사 납치사건>은 김상진 감독의 이전 영화와 마찬가지로 역할의 전복이 주된 소재인 코미디다. 정성으로 국밥을 끓이고, 꽃을 사랑하던 할머니는 순식간에 정치인과 언론, 경찰을 비웃는 전략가로 변신한다. 황당한 이야기지만 10년 넘게 코미디 외길 인생을 걸었을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작품이 흥행에서 빛을 본 만큼 김상진 감독은 이번에도 흥행에 자신이 있는 듯했다. “우려도 많이
[김상진] “이젠 젊은 세대가 기성세대를 누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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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사 아침에 있는 이준익 감독의 사무실에서 “막 한강을 건넜다”는 그를 기다리면서, 그날 하루만도 인터뷰가 다섯개나 잡혀 있던 그와 질문을 주고받으면서 깨달은 사소한 사실 몇 가지. 사무실 책장에 꽂혀 있던 그리 많지 않은 책들 중에 <우리말 상소리 사전>이라는 제목이 유독 튀더라는 것. 나이치곤 날씬한 몸매를 지닌 그는 매끈한 던힐 슬림 담배를 피운다는 것. 사진기자가 시키는 대로 선선히 포즈를 취하는 그는 자신이 ‘포토제닉’하다고 믿고 있다는 것. “말이 되는 걸 말이 안 되게 만드는 감독이 있어. 반면 말이 안 되는 걸 가지고 말이 되게 만드는 감독도 있지. 나는 후자야”라고 자신있게 토로하는 이준익 감독이야 가느다란 힌트 하나로 그럴싸한 이야기 몇개는 뽑아낼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거칠게 추측건대, 그는 언변이 끝내주고 멋을 알며 자신이 매력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다. 고개 숙인 40대 남자와는 거리가 먼 듯한 이준익 감독이 또래 남자들이 등장하는 영화 <즐
[이준익] “난 메이저 숭배 안 해, 메이저는 조롱의 대상일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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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4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 황금사자상이 리안의 <색, 계>에게 돌아갔다. "(베니스 영화제 일정을 끝내고 토론토 영화제에 가 있던 중) 베니스로 다시 돌아오라는 전화를 받고 무슨 상일까 많이 궁금하긴 했지만 황금사자상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 7인의 심사위원들! 당신들은 내게 <7인의 사무라이>다(웃음)”라고 리안은 기쁜 마음을 표했다. 더불어 “올해 우리는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와 잉그마르 베르히만이라는 두 거장을 떠나보냈다. 나는 몇 해 전 베르히만 감독이 살고 있던 섬에 찾아가 그를 만난 적이 있는데 그는 아버지가 아들을 대하듯 나를 따뜻하게 안아주었다. 그들은 나에게 그런 존재다. 이 상을 안토니오니와 베르히만 감독에게 바친다”고 감동적인 수상소감을 전했다. 리안은 2005년 <브로크백 마운틴>에 이어 2년 만에 다시 황금사자상을 안는 영예를 누렸다.
한편 브라이언 드 팔머의 <리댁티드>는 감독상에 해당하는 은사자상을, 공식 데일
리안의 <색, 계>, 제64회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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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츠 랑의 영화를 볼 때마다 나는, (그의 작품 중 가장 별로인 영화를 볼 때조차도) 분명 뭔가 배우게 된다. 영화란 매체의 메커니즘을 그만큼 완벽하게 이해하는 감독은 없었다. 영화연출에 관심있는 자라면 그의 작품은 반드시 공부해야 한다.” ‘랑으로부터 배우기’라는 글에서 마틴 스코시즈가 프리츠 랑에게 바친 찬사다. 랑은 독일 표현주의의 작가적 유산을 계승한 무성영화 걸작 <메트로폴리스> <M> 등으로 일찍이 거장의 반열에 오른 감독이지만, 나치의 마수를 피해 미국으로 건너간 뒤 만든 장르영화들은 프랑스 평단의 필름누아르 비평이 나오기 전까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런 프리츠 랑의 할리우드 시절(1935∼56) 작품들을 감상할 기회가 찾아왔다. 9월13일부터 30일까지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리는 ‘프리츠 랑의 아메리카 특별전’은 그가 미국 체류 시절 만든 23편의 영화 중 10편을 소개한다. 강렬한 비주얼에 고도의 추상성을 녹여넣은 독일 시절의
표현주의 거장, 누아르의 정수를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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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동 감독의 <밀양>이 제80회 아카데미상 외국어영화부문 한국 출품작으로 선정됐다. 지난 8월 20일 부터 23일까지 3일간 신청을 통해 접수된 영화는 <밀양>을 비롯해 김기덕 감독의 <숨>과 김지훈 감독의 <화려한 휴가>등 총 3편. 심사위원장인 김형구 촬영감독을 비롯해 김영진, 박기용, 변재란, 신철, 이성욱으로 구성된 심사위원회는 작품의 완성도, 배급능력, 감독 및 출품작의 인지도를 평가한 끝에 <밀양>을 출품작으로 결정했다. 심사위원회는 "<밀양>은 한 여성이 운명과 맞서거나 혹은 순응하는 이 이야기는 휴먼스토리로 읽힐 수 있고, 여배우의 연기를 가장 중요한 감정적 포인트로 표출할 수 있는 여지가 있기 때문"에 출품작으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다른 두 영화에 대해서는 "<숨>이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작품이지만, 김기덕 감독의 예술세계가 아카데미 영화상과 잘 맞는지"는 의구심이 들게 했고, "&
<밀양>, 제80회 아카데미영화상 외국어부문 한국출품작으로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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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서린 헵번과 최고의 짝을 이룬 배우는 누구일까? 먼저 떠오르는 이름은 스펜서 트레이시다. 두 사람은 완벽한 커플의 표본으로 불렸다. 단, 코미디 영역으로 한정한다면 캐리 그랜트가 단연 우세다. 헵번과 트레이시의 안정된 연기보다 헵번과 그랜트의 덜컹거리는 조합이 스크루볼코미디에는 더 어울렸다. 두 사람은 <베이비 길들이기> <홀리데이> <필라델피아 스토리>에서 내리 커플로 나와 장르의 공식이 완성되는 데 톡톡히 기여했다. 비록 <필라델피아 스토리> 이전 작품들이 상업적으로 성공하지 못해 헵번의 이름에 먹칠을 했으나, 세편 영화는 이후 걸작의 위치에 올랐다. 특히 <홀리데이>와 <필라델피아 스토리>는 공히 필립 베리의 희곡을 영화화한 것으로서, 스크루볼코미디가 단골 메뉴인 구애, 결혼, 이혼을 어떻게 변주했는지 파악하기에 좋은 작품들이다. <홀리데이>는 자유와 이상을 꿈꾸던 평범한 남자가 뉴욕의 명문가 사람들과
로맨틱코미디란 이런 것, <홀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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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인’ 지점으로 달려가고 있는 SBS 수목드라마 <완벽한 이웃을 만나는 법>은 현재 애정전선의 향배를 두고 시청자들한테 바짝 채찍질을 당하고 있다. 캐스팅만으로 어림짐작해도 12부 현재 진도상 ‘친구 사이’인 윤희(배두나)와 수찬(김승우)이 사랑의 엔딩을 장식할 전망임은 주지의 사실. 그런데 그 같은 유력한 ‘안’에 ‘안 돼, 안 돼’라고 도리질을 치며 윤희(배두나)-준석(박시후) 커플로 방향키를 돌리려는 움직임이 세게 일고 있다. 그래야만 하는 이유를 나열한, 이보다 더 절절할 수 없는 호소문도 인터넷게시판에 등장했다. 물론 여기에는 이 드라마의 정지우 작가가 전작인 <내사랑 못난이>에서 보여준 막판 배반(?)도 영향을 끼쳤다. 당시 정 작가는 ‘못난이’ 차연(김지영)과 ‘재벌 2세’ 동주(박상민)의 사랑으로 한창 시청자들의 가슴을 흔들다가 결국 차연을 ‘친구’인 호태(김유석)와 맺어주는 결말로 냉수를 끼얹어 ‘버럭’ 소리를 자아낸 바 있다. 그가 지난 8
작가님, 얘네들 이어주시면 안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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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9월15일 밤 11시
왕차오 감독은 <안양의 고야> <낮과 밤>의 영화미학과 형식에 대해 말하며 자신을 5세대 감독들과의 관계 안에 위치시킨 바 있다. 5세대 감독들과 같은 길을 걷는다는 의미에서가 아니라, 그들이 실패했던 지점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믿는다는 것이다. 한때 공장 노동자였던 그가 하층민들을 주인공으로 다룬 영화가 <안양의 고야>와 <낮과 밤>이었다면, 스스로를 중산계급이라고 여기는 지금,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덧붙인 영화가 <럭셔리 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현실을 말하면서도 형식미를 버리지 않으며, 사회의 변화를 인식하면서도 개인의 내면에 치중한다. 이에 대해 지아장커는 왕차오의 영화를 “미학적인 성취가 인간에 대한 현실에서 벗어”난 예라며 단호하게 비판한 적이 있다.
<럭셔리 카>는 아내의 임종을 앞두고 노년의 사내가 아이들을 만나러 도시에 도착하며 시작된다. 아들은 행방불명
그래도 살아갈 수밖에, <럭셔리 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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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인기를 끈 대부분의 미드들은 미국에서 지상파 혹은 일반 케이블TV 채널을 통해 방영된 15금 정도 수준의 내용을 담고 있다. 폭력은 성인들이 볼거리가 상당하지만 섹스만큼은 일정 표현 수위를 넘어서는 것이 없었다는 말이다. <섹스 & 시티> 정도가 그나마 표현 수위가 좀 높은 편에 속했지만, 아주 적나라한 수준이라고 하긴 어려웠다. 반면 섹스와 마약 거기에 폭력까지 버무려 연예계의 추악한 뒷모습을 담은 <더트>(<Dirt>)나 동성애자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퀴어 애즈 포크>같이 본격적인 19금스러운 작품들은 시청률에 자신이 없어서인지 국내에서 방영이 아예 안 되거나 방영이 되었어도 폭넓은 층의 주목을 끌진 못했다.
그런 면에서 남녀의 성기가 그대로 노출될 정도로 본격적인 19금 작품임에도 국내에 많은 팬들을 확보한 <로마>(ROME)는 좀 남다르다고 할 수 있다. 19금스러운 장면들을 잘라내면서까지 공중파에서
[이철민의 미드나잇] 사실와 허구 사이, 두 로마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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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스위니 토드> 9월15일~10월14일/ LG아트센터/ 02-501-7888
“이발사 탈을 쓴 악마!” 스위니 토드는 복수의 칼을 가는 남자다. 주인공의 이름을 제목으로 내세운 이 뮤지컬은 적을 죽이고야 말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숨기지도, 미화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날카로운 칼이나 흥건한 핏자국을, 장난스럽게 치맛자락을 들어올리듯 슬쩍 보여주면서 낄낄대는 모양새다. 잔인하고 섬뜩하지만 또 그만큼 유머스럽기도 한 기묘한 작품이다.
빅토리아 여왕 치세하의 런던. “눈부신 미소의 정숙한 여자”는 강간당하고, “순진한 사내”는 패배하는 “더러운” 시대다. 한때 아름다운 아내와 행복한 삶을 꾸리던 이발사 벤자민 바커는 그녀를 탐하던 터핀 판사의 모략에 빠져 법정에서 종신형을 선고받는다. 감옥에서 가까스로 탈출한 그는 고향으로 돌아오지만, 아랫집에 살던 파이집 주인 러빗 부인은 터핀 판사에게 희롱당한 아내가 자살했다는 비극적인 소식을 전한다. 설상가상으로 터핀 판사는 당시
차가운 면도날로 베어낸 뜨거운 복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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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슴도치의 우아함> 뮈리엘 바르베리 지음/ 아르테 펴냄
학력 위조를 해서라도 똑똑해 보이고 싶어하는 사람들과 달리, 어떻게든 지성을 숨기려는 한 여자가 있다. 54살의 못생긴 과부인 르네는 부유한 사람들이 사는 고급 아파트에서 수위로 일한다. 르네는 학교는 가보지도 못했고 항상 가난하게 살아왔지만 사실 문화귀족이다. 그녀는 오즈 야스지로와 톨스토이를 사랑면서도 그 사실을 한번도 남에게 알린 적이 없다. 부유한 아파트 주민들에게 나이들고 못 배운, TV나 보는 관리인 여자라고 낙인찍힌 채 혼자만의 낙원을 즐기는 게 그녀의 낙이다. 겉보기엔 무감각한 듯하지만, 고집스럽게 홀로 있고 지독하게 우아한 고슴도치처럼.
‘30주 연속 프랑스 전체 도서 베스트셀러 1위’를 했다는 <고슴도치의 우아함>은 지성을 숨긴 채 살아가는 아파트 관리인 르네와 그 아파트에 사는 열두살 소녀 팔로마의 이야기다. 두 사람의 이야기가 교차되어 진행된다. 두 사람은 꽤 흡사하다. 팔로마
바보 가면을 쓴 지성인들의 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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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디스터비아> 남기남, 범죄현장을 목격하다
[정훈이 만화] <디스터비아> 남기남, 범죄현장을 목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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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기에 빠졌던 러시아 영화산업이 재생을 거쳐 날개를 달고 솟아오르고 있다. 세르게이 에이젠슈테인의 후예들이 ‘러시아 블록버스터’라는 신종 영화를 제조했고 목마른 관객은 멀티플렉스를 가득 채운다. 2005년 러시아 최고 흥행작 <제9중대>의 개봉에 앞서 러시아 블록버스터와 표도르 본다르추크 감독에 대해 알아본다.
1. 러시아 영화산업
소련 붕괴 전 러시아 영화산업은 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소설 각색이 대부분이었던 볼셰비키 혁명 전 영화는 차르의 허락을 받아야 했고 혁명 뒤 1920년대 에이젠슈테인과 도브첸코는 제한된 자유 속에서도 위대한 영화들을 빚어냈다. 당은 영화가 얼마나 파급력이 큰 선전 방법인지 일찍이 인지하고 있었다. 1960년대에 타르코프스키가 등장한다. 1980년대 중반 페레스트로이카가 영화계에도 영향력을 행사하며 소련 영화제작자연합은 개별 조합으로 나뉜다. 소련 붕괴 뒤 정부 보조금이 하루아침에 사라졌고 창의성이나 장인정신은 뒷전으로 밀려나게
[알고 봅시다] 에이젠슈테인의 나라, 블록버스터의 날개를 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