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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살의 청년이 불치병 선고를 받는다. 주말의 파티와 장래 희망에 설레이는 평범한 젊은이가, 어쩌면 내일 하루가 될지 모를 여생을 어떻게 보낼 수 있을까. 크리스티앙 치외르옌(크리구)의 선택은 죽어가는 자신의 죽음을 다큐멘터리로 찍는 것이었다. 스탭은 과거 영화작업을 함께한 동갑내기 친구 얀 가스만. 촬영이 종료된 날은 한 친구가 죽고 한 친구가 남는 날이었다. 제8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 <크리구>는 사전예매부터 전 회차 매진을 기록하며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씨네21>은 전주에서 <크리구> 공동감독 얀 가스만을 만날 수 있었다. 독일어권 스위스에서 날아온 26살의 청년은 한없이 밝고 유쾌하기만 했다. 운동화 발걸음은 날아갈 듯 했고 야구모자 아래로 보이는 금발머리는 경쾌하게 하늘을 향해 뻗쳐있었다. 그 해맑은 얼굴을 지켜보는 기분은 영화 <크리구>를 보고 나올 때와 비슷했다.
“같이 영화를 찍자. 그러다가 난 그냥 중간에 빠질게
삶을 마감하는 한 ‘인간’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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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계획 없이 “우리는 단지 영화를 같이 만드는거야” 라는 문장 하나로 시작된 영화 <대일 프로젝트>. 구체적인 설명이나 세세한 계획 없이 그저 배우와 감독 사이의 소통과 그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영화의 제작 과정을 보여준다. 익숙하지 않은 형식의 <대일 프로젝트>는 5월1일 오후 2시 영화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를 가졌다. 감독 김계중과 배우 김대일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자리는 다른 GV 시간들과 마찬가지로 시작하자마자 질문이 바로 나오지는 않았다. 김계중 감독이 “지난 4월27일에 있었던 첫 GV때는 끊임없이 공격을 받았는데, 오늘은 화기애애하다.” 라는 농을 던지며 서먹한 분위기를 풀어주자 조금씩 질문들이 나왔다.
“전작을 재미있게 보았다. 이번 작품은 재미가 없었다(웃음). 어떤 이유로 만들게 되었나”라는 관객의 말에 “감독이 모든 것을 컨트롤하는 권위적인 위치에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노력을 하고 그 결과에 만족하며 사는 삶처럼, 영화 또
영화에 대한 통제를 놓으려한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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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영화 작가 하룬 파로키는 1960년대부터 지금까지 사회 저변의 많은 이슈들을 자기만의 독창적 영화 방식으로 분석해왔다. 노동, 역사, 포르노산업, 테크놀러지 등에 관한 주제를 다뤄왔고 그 주제를 둘러싼 이미지 생산의 문제를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더불어 풍성한 영화 구조의 탄생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래서 시종일관 심각하고 무거운 어투의 소유자이지나 않을까 조금 걱정 했는데 의외로 명랑한 그는 진지하지만 여유로웠다. 디지털 삼인삼색 중 <베스터보르크 수용소>를 만들었고 특별전의 주인공이기도 한 그를 만났다.
-철학이나 사회학 연구를 했어도 꽤 석학이 됐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영화 잡지 편집장도 오래 했고.
=20대 초반부터 영화를 했다. 처음 관심 분야는 사유와 글쓰기였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사유와 이미지의 상관관계에 더 관심이 갔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영화에 빠져들게 됐다. 내가 남의 영화를 사유하는 것과 내 영화를 새롭게 고안해내는 것 양쪽이 다 중요한
“내 영화로 다른 이의 영화를 사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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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2일 GV 일정이 추가됐다. <희망>은 터키영화 평론가 피랏 유셀, <내사랑 유리에>는 감독 고은기 및 주연배우 강희, 고다미, 김준배가 영화 상영 뒤 극장을 찾아 관객과 만난다. <바람피기 좋은 날>은 감독 장문일, 주연배우 이종혁, 이민기가 찾는다. 한편, 1일 열릴 계획이었던 야외 상영 및 메인 공연들은 우천 관계로 시간 변경 및 취소되거나 같은 시각 실내에서 진행됐다.
<희망> 등 GV 일정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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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의 활로를 모색하는 토론의 자리가 열렸다. 1일 오후 4시 메가박스 8관에서 열린 ‘한국 저예산/독립영화의 배급과 개봉’이라는 오픈토크에는 국내 독립영화 관계자들이 패널로 자리해 작은 영화의 관객층을 넓히기 위한 방안을 내놓았다. 영화진흥위원회 김보연 대리는 최근 개봉해서 상영중인 다큐멘터리 <우리 학교>의 사례를 들어 “관객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한 공공상영 행사를 통해 장기 상영의 가능성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제작이 늘고 있지만 유통 환경은 여전히 제자리인 현실을 지적한 한국독립영화협회 원승환 사무국장은 다양한 상영공간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함께 “전문화된 배급, 마케팅 인력을 확보하기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성공 사례들도 이날 자리에서 소개됐다. CJ CGV 프로그램팀의 조홍석 씨는 <사이에서><후회하지 않아><비상> 등의 독특한 마케팅 방식을 제시하면서 “기존 상업영화와 동일한 마케팅 방식으로는 관객들을 끌어모으
독립영화 활로 모색 오픈토크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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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더스트리 스크리닝의 결과물들이 나오고 있다. ‘인더스트리 스크리닝’이란 해외영화의 원활한 국내 배급을 돕고자 영화제 쪽이 행사 기간 내 각종 수입사 및 방송사, 각종 영화 관련 콘텐츠 구매자들을 위해 별도의 상영관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의 일환. 올해는 14편의 해외영화가 인더스트리 스크리닝의 기회를 가졌다. 현재까지 가장 주목 받고 있는 작품으로는 미카엘 쇼르의 <슈뢰더의 멋진 세계>, 더글라스 고든과 필립 파레노의 <지단: 21세기의 초상>, 오시이 마모루의 <다치구이시 열전>, 하기우다 코지의 <신동>등이다. <신동>의 경우는 이미 국내 한 수입사가 구매하여 개봉을 준비 중이다. 영화제측은 “작년보다 인더스트리 관계자들의 참석 희망이 더 늘었다. 더 적극적인 프로그램 운용을 위해 내년에는 주말 스크리닝을 늘릴 계획도 있다”고 밝혔다.
Favorable Response to Industry Screening
The Indu
<신동> ‘인더스트리 스크리닝’통해 국내 판권 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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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 맛에는 진짜와 가짜가 있다. 매워서 물만 찾게 되는 맛은 가짜, 맵다고 생각하면서도 숟가락을 놓지 못하게 되는 깊은 맛은 진짜이다. ‘나들벌’의 음식들은 모두 진짜의 맛이다. 대표메뉴인 생태탕과 생태찜은 순한 맛과 매운 맛 모두를 맛볼 수 있고, 작년부터 시작한 갈치탕도 새로운 인기 메뉴. 정갈하게 차려진 가짓수 많은 반찬들과 통통하게 살이 오른 생선들이 매콤한 육수 속에서 보글보글 끓고 있는 모습을 보면 저도 모르게 입안에 침이 고인다. 별 다른 비법은 없다고 손사래를 치는 사장님. 다른 집과 똑 같은 재료를 써도 가장 좋은 재료만을 골라 쓰는 것이 비결이라면 비결이라고. “음식 양이 적어지더라도 최고의 정성으로 맛있게 내드려야죠.” 생태탕과 찜은 크기별로 28,000원 20,000원이며 갈치탕은 8,000원이다. 경기전 후문 50m 앞 왼편에 위치하고 있다. (063-282-8191)
멈출 수 없는 ‘진짜’매운 맛, 생태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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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 나오는 장면들을 통해 여러분에게 새로운
상식과 지혜를 쌓아 줄 [배워서 남주나]
이번 편에서는 영화 속에 등장하는 자동차에 대해서 소개합니다 !!!
동영상을 보시려면 <동영상보기> 버튼을 눌러주세요.
[배워서 남주나] 자동차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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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5월1일 오후2시
장소 서울극장
이 영화
사고로 남편을 잃은 신애(전도연)는 아들 준이와 함께 남편의 고향인 밀양으로 살기 위해 내려온다. 도착하는 첫날부터 우연히 만나게 된 카센터 사장 종찬(송강호)은 신애의 밀양 정착을 도와주며, 꾸준히 애정공세를 펼친다.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새로 맺으면서 밀양 생활에 익숙해질 무렵, 신애에게는 감당하기 힘든 비극이 벌어진다. 아들 준이가 유괴된 것이다. 이 사건이 마침내 충격적인 결말에 다다르자 신애는 실성하게 되고 마침내 신앙에 귀의한다. 그리고 신애가 유괴범을 용서하기로 마음먹은 순간, 일은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한다. 과연 ‘조그마한 햇살’ 안에도 담겨있는 신의 뜻은 무엇일까. 그리고 그것은 신애의 삶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 이창동 감독은 이 영화가 작가 이청준의 <벌레 이야기>에서 착안했다고 설명한다.
말말말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떨린다. 이렇게 여러분 앞에 서게 될 것을 생각해더라면 더 열심
구원은 무엇으로 이뤄지는가, <밀양> 첫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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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입장료의 최고 14배나 비싼 10만원짜리 극장이 문을 연다. 멀티플렉스 체인인 CJ CGV는 1일 보도자료를 통해 오는 3일 영화관과 레스토랑을 결합한 형태의 <씨네 드 쉐프(Cine de Chef)>를 강남구 압구정에 개관한다고 밝혔다. 씨네 드 쉐프는 프랑스어로 요리사가 있는 영화관이라는 뜻. CGV압구정 신관 지하 250평의 면적에 복층 형태로 만들어진 씨네 드 쉐프는 관객들에게 5성급 호텔 레스토랑 수준의 최고급 음식과 최고시설을 갖춘 30석 규모의 ‘전용 영화관’에서 개봉 영화를 관람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고소득층을 타깃으로 세워진 영화관인 만큼 씨네 드 쉐프는 모든 인테리어와 시설 역시 일반 영화관과 차별을 이루고 있다. 800만원 상당의 명품 전동식 의자를 비롯해 방송 스튜디오와 공연홀에서 사용되던 하이파이(Hi-Fi) 음향시스템과 11.1채널 사운드 시스템을 처음으로 도입했으며, 영화관 벽면과 천정, 바닥까지 스피커로 채워져 360도 입체음향 효과를
극장에도 명품시대, CJ CGV 명품 영화관 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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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배우 김선아가 걸스카우트 단원이 된다. <내 이름은 김삼순> 이후 차기작을 고심하던 김선아는 최근 영화 <걸스카우트>를 새로운 작품으로 선택했다. <걸스카우트>는 생활고 때문에 학원 봉고차를 모는 미경과 남편과 사별하고 부업으로 살아가는 봉순, 아들 장가 보낼 돈을 마련하느라 할인마트서 일하는 이만, 아버지 빚 때문에 사채업자에게 쫓기는 골프장 캐디 은지가 수억원을 들고 잠적한 계주를 찾기 위해 ‘봉촌3동 걸스카우트단’을 조직하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다룬 영화다. 제1회 경기영상위원회 시나리오 공모전 금상을 수상한 인터넷만화 ’와탕카’ 시리즈의 스토리작가 김석주의 시나리오를 영화화하는 작품으로 <해피엔드> <공동경비구역JSA>의 미술감독이자 <괴물> <싸이보그지만 괜찮아>의 포스터를 디자인한 김상만 감독의 데뷔작이다. 이 영화에서 김선아는 걸스카우트 단의 리더인 미경 역을 맡아 열연할 예정이며 현재 <
김선아, 영화 <걸스카우트>에 캐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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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 오청원> The Go Master
티엔주앙주앙/중국/2006년/104분/시네마스케이프-마스터즈
<말 도둑>, <푸른 연>등으로 국내에도 익히 알려져 있는 중국 제 5세대 감독 티엔주앙주앙의 신작. 영화는 1914년 중국에서 태어나 아버지에게 바둑을 배우고 11살에 바둑 수업을 위해 일본으로 건너간 뒤 바둑계의 거성이 된 오청원의 스토리를 다룬다. 특이한 것은 오청원의 일대기를 다루되 그의 바둑의 세계를 일괄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1935년 스승이 죽고 난 뒤 방황의 시기, 제1차 세계 대전의 시작과 일본 패망 이후 그 안에서 살아가는 중국인으로서의 갈등, 그리고 1961년 우연히 오토바이 사고를 당해 기력을 잃고 은퇴하기까지. 영화는 오청원의 삶을 매우 고요하면서도 기품있게 그리고 절도있게 담는다. 마치 영화 자체의 흐름을 품격 있는 대국처럼 보여준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 정도로. 바둑 수련의 고통이나 대국의 긴장감 대신 인생을 바둑처럼 보이
품격 있는 대국 <기성 오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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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의 섬> Brand upon the Brain!
가이 매딘/캐나다, 미국/2006년/95분/시네마스케이프-마스터즈
“가이 매딘의 영화를 보지 않고는 진정으로 낯선 영화를 봤다고 말할 수 없다” 우리 생각으로는 세상에서 가장 낯선 영화를 만드는 감독 데이비드 크로넨버그가 가이 매딘을 소개할 때 쓴 상찬이다. 몇 년 전부터 국내의 국제 영화제를 통해 자주 소개되면서 이 캐나다 위니펙 출신 몽상가의 이름은 우리에게 많이 익숙해졌다. 그러나 이름이 낯익어진 것에 비해 그의 영화는 여전히 지구 바깥에서 만들어진 것처럼 혹은 과거에서 현재로 넘어온 것처럼 보일 지경이다. “내 영화는 항상 동시대 영화들과 동떨어져 있다”고 가이 매딘은 인터뷰 때 말한 적이 있는데, 사실 그의 영화는 거의 무성 영화적일 뿐 아니라 종종 완벽한 무성영화의 현존이다. <악몽의 섬>은 현대 영화의 유행에 등 돌리고 서 있는 꿋꿋한 독단자에 의해 탄생한 영화적 프랑켄슈타인이다.
가이 매
21세기 무성 극영화 <악몽의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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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메니아 여행 Armenia
로베르 게디귀앙/프랑스, 아르메니아/2006년/125분/영화궁전
아르메니아인 아버지와 이탈리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의사 아나. 그녀는 프랑스에서 태어나고 자라 스스로가 프랑스인임을 한번도 의심해본 적이 없다. 그리고 아버지의 고향인 아르메니아에 대해서는 조금의 관심도 없다. 그녀는 아버지 바샴에게 심장 수술을 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아버지는 수술을 거부한 채 어디론가 사라져버린다. 아나는 아버지의 집에 남겨진 낡은 사진과 아르메니아 잡지만을 가지고 그를 찾기 위해 아르메니아로 떠난다. 처음 도착한 아르메니아는 그녀에게 거부감만을 줄 뿐이다. 어서 아버지를 찾아 프랑스로 돌아가야겠다는 생각뿐인 아나.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녀의 마음은 흔들린다. 아나는 각계각층의 사람들을 만나며 그들이 알려주는 여러 모습의 아르메니아를 통해 그곳의 역사와 경제, 정치, 문화 등을 알아나간다. 그 과정 속에서 생김새가 같다는 이유만으로 자신을 환대해주는 아버지의
감독 자신과 아르메니아의 현재 이야기 <아르메니아 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