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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글은 스타일리쉬하다. 수많은 인용, 괄호치고 설명하기, 문장의 도치, 접속사 없애기, 단문의 연속 등으로 특징지을 수 있는데, 인용은 영화의 플래시백에, 괄호치기는 나레이션에, 접속사 없애기와 도치 및 단문은 빠른 편집과 점프컷 등에 해당된다. 이런 영화의 대가는 왕가위다. 그리고 그는 왕가위를 굉장히 좋아한다. 초현실주의 작가 마그리트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시립미술관에서 그를 만난다.
정윤철: 일단 트뤼포 식으로 이야기를 꺼내겠다. 그는 “영화를 사랑하는 첫 번째 방법은 영화를 두 번 보는 것이고, 그 다음은 영화에 관한 글을 쓰는 것이고, 마지막은 영화를 만드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나도 영화를 사랑하는 세 가지 단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는 인터넷 별점을 보는 것이고, 두 번째는 <씨네21> 기사를 보는 것이고, 마지막은 정성일의 글을 읽는 것이다(웃음). 이번에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당신의 글을 많이 뒤적거려봤다. 그런데 굉장히 옛날에 썼던 글이 있더라
[정윤철 감독, 평론가에게 묻다] 정성일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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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중순, <좋지 아니한가>가 1주일 만에 극장에서 교차상영되는 걸 보면서 분노하고 있을 때, <씨네21> 남동철 편집장으로부터 창간특집호의 일일편집장을 L감독님과 함께 맡아 달라는 전갈이 왔다. 옳거니 울고 싶은 놈 따귀 때려주는구나, 이번에 뼈저리게 느낀 극장의 교차상영(하루에 1, 2회만 상영하면서 스크린쿼터 하루를 채운 척하는 불법 행위) 실태의 심각성을 알리는 특집 기사라도 만들어야겠다 싶어 일단 오케이를 했다. 내가 끼어들어서인지, 빠져나갈 기회라 생각했는지 L감독님은 어느 결에 사라졌고 결국 나만 덜렁 남게 됐다.
감독들에겐 숙원 사업이 하나 있다. 언젠가 감독들이 잡지를 만들어 평론가들 평론도 씹고, 별점도 매기고, 섬업·다운도 해보자는…. 그거 재밌겠는걸? 자극적인 뭔가를 찾던 남 편집장은 영화사 사장 같은 표정이 되더니 몇몇 평론가들 전화번호를 당장 내주었다. 우려와는 달리 당사자들이 흔쾌히 승낙을 했고, 결국 이런 뜻밖의 인터뷰가 실현
[정윤철 감독, 평론가에게 묻다] 일일편집장을 시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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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 칼럼니스트 "김태훈"씨가 진행하는 [시네마 자키]
이번 편은 "자기 소개"
영화속 자기 소개를 어떻게 하는지 알아보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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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 자키] 자기 소개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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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서> Inside Paris
크리스토프 오노레/프랑스/2006년/92분/시네마스케이프-비전
폴은 극도로 섬세한 성격의 소유자다. 애인인 안나와 함께 중부 프랑스의 전원으로 이사한 그는 곧 관계를 감당하기가 어렵다는 걸 깨닫는다. 안나를 사랑하지만 그의 타고난 예민함은 안나를 힘들게 한다. 두 사람은 각자의 우울에 틀어박힌 서로의 약한 마음을 감지하면서도 차마 손을 내밀지 못한다. 결국 안나와 헤어져 파리의 집으로 돌아온 폴은 사춘기 소년같은 발작적 우울에 시달린다. 한편 동생 조나탕은 형을 위로해주라는 아버지의 부탁에 콧방귀만 뀐다. ‘가족의 슬픔을 못 본체 하’는 초연함이 자기 집안의 장점이자 단점이라고 흥얼거리며, 조나탕은 길에서 만난 여자들과 가볍게 사랑을 나눈다. 아버지는 예민한 첫째와 생각없는 둘째를 잘 다독여 따뜻한 가정을 이루고 싶어하지만 하지만 그의 서투른 접근은 아들들을 짜증스럽게 한다. 사실 이 3인 남성 가족은 각자 간직한 내밀한 우울을 다른
편안하고 사랑스런 치유의 영화 <파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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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수지에서 건진 치타>는 양해훈 감독의 첫번째 장편영화다. “단편영화의 경우에 관객과 만날 수 있는 유일한 창구가 영화제다. 그런데 대개 단편영화들은 묶어서 상영하잖나. GV도 여러 감독들이 같이 진행하고. 장편영화를 만들고 싶었던 이유 중 하나가 영화제에서 관객들과 오랫동안 대화를 나누고 싶어서였다.” 극중 인물의 이름을 빌어온 민제휘라는 가명으로 그동안 <실종자들> <바람> <견딜 수 없는 것> 등의 중·단편을 만들었던 양해훈 감독. 이번 영화제에서 관객들과 만나 장편영화를 놓고 충분히 회포를 풀었을까. “나보다 배우들이 더 좋아하더라. 첫 상영 후에 관객들이 사인을 부탁하기도 하고 사진도 같이 찍자고 하고.” 20명이 다 되는 스탭, 배우들을 대동하고 내려와 엄청난 술값을 책임진 탓에 주머니는 텅텅 비었지만 마음만은 뿌듯하다. “지난해 서울독립영화제 끝나고 나서 편집을 다시 했다. 6분 정도를 쳐냈는데, 관객들에게 좀 더 친절한 영
<저수지에서 건진 치타>의 감독 양해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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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올드미스 다이어리>를 봤는데 재밌었다. 꽤 좋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여성과 노인에 대한 시각도 좋고.” 터키영화 회고전 <희망>의 GV를 마치고 온 피랏 유셀은 흥에 겨워 보였다. 사실 그는 나중에 게스트 명단에 추가된 ‘예정에 없던 손님’이었다. 임안자 전주영화제 부집행위원장의 청탁으로 터키영화 회고전에 대한 글을 쓴 그는 인터넷을 통해 전주국제영화제의 존재를 뒤늦게 알게 됐다. 홍상수와 김기덕과 박찬욱과 김지운과 봉준호의 나라에 가볼 기회였다. “홍상수 감독은 한국영화에서도 특이한 존재 같다.” 한 스토리에 여러 리얼리티가 얽히는 방식이 흥미롭다고. “<괴물>은 블록버스터 상업영화지만 굉장한 영화다. 사회적 시각과 유머 감각이 빛난다.”
이스탄불대학에서 영화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그의 또다른 직업은 영화월간지 <알타지>의 편집장이다. <알타지>는 대학시절 비평지에 갈등을 느낀 친구들 8명과 만든 독립잡지다. 아무
“반갑다, 홍상수와 김기덕의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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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놀이> Fireworks Wednesday
아쉬가르 파라디/이란/2006년/104분/영화궁전
결혼을 앞두고 설레는 마음으로 가득한 루이. 이란의 설날인 3월 21일, 새해맞이 청소를 위해 사미 부부의 가사 도우미로 일하게 된다. 부인 모즈데는 남편이 옆집의 이혼녀 시민과 바람을 피운다고 생각한다. 화장실 벽에 붙어 옆집의 소리를 엿듣고, 남편의 회사 앞을 서성거리며 그를 감시하기도 한다. 남편 모테자는 의부증에 걸린 것 같은 부인을 못견뎌하며 끝없이 화를 내고 창문을 깨기도 한다. 얼굴을 마주치는 순간부터 다투기 시작하는 이들 부부의 싸움에 말려들게 된 루이. 새해를 맞이하는 들뜬 분위기와는 반대로 그들의 설날은 요란하게 굴러간다.
이란에는 착하고, 억압 받는, 조용한 사람들만 사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만나왔던 이란의 영화들은 착한 아이의 여정이거나, 억압 받는 사람들의 투쟁기이거나, 삶 전체를 관통하는 고요한 태도를 그려왔다. 그에 반해 <불꽃놀이&g
일상을 그려낸 새로운 이란 영화 <불꽃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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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도나를 찾아서> The Road to San Diego
카를로스 소린/ 아르헨티나/ 2006년/ 100분/ 영화궁전
꿈꾸는 것만으로 행복하다고 말하는 로드무비. 밀림에서 벌목 일을 하는 타티의 작업복은 두꺼운 멜빵 바지가 아니라 아르헨티나의 축구 유니폼인 하늘색 줄무늬 티셔츠다. 디에고 마라도나의 광팬인 그는 함께 일하는 동료들에게 마라도나가 과거 그라운드에서 활약하던 순간들을 생생히 중계하느라 쉴 시간도 없다. 마라도나의 등번호 ‘10’을 아예 자신의 등에 문신으로 새겨놓은 타티. 그의 애완동물인 앵무새까지도 끊임없이 ‘마라도나’를 연호할 정도다. 약물 과다 복용으로 병원에서 머무는 늙은 마라도나지만, 타티에겐 언제까지나 영원한 우상으로 남아있다. 그러던 어느 날 타티는 숲속에서 마라도나의 얼굴을 한 나무 뿌리를 발견하게 되고, 하늘이 내린 신성한 조각상을 마라도나에게 하루 빨리 보이기 위해 무작정 길을 떠난다. <나의 개 봉봉>으로 6회 전주국제영화
꿈꾸는 것만으로 행복 <마라도나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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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리스트> The Prisoner
아다치 마사오/일본/2006년/113분/시네마스케이프-마스터즈
M은 ‘세계혁명’을 약속한 동지들과 함께 공항에서 테러를 감행하다 체포된다. 목숨을 끊지 못한 M은 수감되고, 가혹한 고문이 그에게 벌로 주어진다. M은 또다른 테러 계획을 털어놓으라며 몽둥이를 휘두르는 이들 앞에서 조금씩 무너진다. 영화는 굳건한 이념을 견지했던 M이 한발씩 물러서면서 그가 왜 테러리스트가 됐는지를 독특한 방식으로 제시한다. 폭압적이었던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언어로 약속한 혁명의 신념이 온갖 상상들과 인물들로 분장하고 M의 분열된 의식 위로 부상하는 장면들은 강렬하다. 혁명은 아직 오지 않았다는 언명과 혁명은 이미 끝났다는 속삭임 앞에서 M은 점점 미쳐간다. 주어진 자유라곤 광기 뿐인 M을 클로즈업 하는 카메라는 세상을 벗어난 광기만이 M의 정신을 자유롭게 하는 유일한 출구임을 효과적으로 보여준다.
아다치 마사오 감독은 와카마츠 고지와 함께 팔레스
심도있는 1인극 <테러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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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의 거장'. 좀 상투적이긴 해도 아르타바즈드 펠레시안을 소개하기에는 지금 이 말이 어울릴 것 같다. 그는 1938년 아르메니아에서 태어나 러시아국립영화학교를 졸업한 뒤 80년대 이후 유럽을 중심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의 영화는 에이젠슈테인이나 베르토프와 비견될 만한 이른바 ‘디스턴스 몽타주’의 창시로 유명해졌고, 고다르가 그의 영화적 방법론에 여러모로 찬사를 보낸 바 있다. 5월2일 11시, 그가 머무는 호텔로 유운성 프로그래머가 찾아가 이런저런 궁금증을 꼼꼼하게 물었다. 1992년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의 주선으로 고다르와 대담한 것을 제외하면 그의 인터뷰는 매우 희귀하다. “원래 인터뷰를 정말 싫어한다”니 지금 이 지면은 매우 희귀한 자료 중 하나로 남을 것이다.
-강연 즐겁게 들었다. 어제의 강연 내용에 조금 덧붙여 물어보고 싶다. 바벨 이전의 언어 즉 인간의 언어가 존재하기 이전의 언어가 바로 영화 언어라고 말한 바 있다. 그 뜻을 어떻게 받아들
아르타바즈드 펠레시안과 프로그래머 유운성 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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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감독의 십대를 그려낸 것 아닌가.” 5월 2일 오후 5시 CGV 4관에서는 <홀트레인>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가 이어졌다. 진행을 맡은 배우 정찬의 질문으로 시작된 GV 시간. 그래피티라는 도구를 양 손에 든 채 질주하는 젊음을 보고 나서인지, 관객들의 반응 역시 무척이나 뜨거웠다. “나 또한 10대를 저런 식으로 보냈다” 라는 플로리안 가크 감독. “60년대 말 미국에서 건너와 여러 나라에서 생생하게 살아 숨쉬는 것이 그래피티다. 한국에는 언제쯤 정착하게 될지 기대”된다는 그의 말에 정찬은 “우리나라에도 그래피티 문화가 있다, 각 대학 화장실마다. 아주 전통적인 문화이다” 라는 능청스러운 농담을 건냈다.
<홀트레인>의 백미는 역시 지하철의 외부를 멋지게 수놓은 그래피티들을 보는 것이다. 허나 그것이 아무런 고생 없이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지하철에 그래피티 하는 장면들은 허가 받기 어렵지 않았나” 라는 질문에 “촬영 중 가장 힘든 부분이었다”며 말문
그래피티에 대한 열정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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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진한 슈뢰더는 동유럽의 황무지에 열대 리조트 ‘매직 라군’을 만들어 지역발전에 기여하려 한다. 이 황무지야말로 “테러도 없고 쓰나미도 없는”, 이 시대가 원하는 환상의 리조트에 적임이란다. <슈뢰더의 멋진 세계>는 독일-체코-폴란드 국경지대의 어수룩한 사람들이 리조트 프로젝트를 두고 벌이는 우스꽝스런 소동극이다. 충돌하는 이해관계를 향한 카메라의 썰렁한 시선이 웃음을 자아내는 이 영화는 EU 공동체에서 느끼는 동구 주민들의 소외감과 이 지역에 뻗쳐오는 미국 자본에 대한 블랙코미디적 우화이기도 하다. 국경지역의 거대 담론을 미니멀한 소극에 풀어낸 미카엘 쇼르 감독은 영화를 통해 ‘경계’를 넘는 화합과 연대를 꿈꾸고 있었다.
-독일-체코-폴란드 국경지대의 타우슈리츠라는 구체적인 장소에서 찍었다. 실제로 존재하는 마을인가.
=그렇다. 처음 <슈뢰더의 멋진 세계>를 구상할 때부터 그 지역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국경지대에는 다른 곳엔 결코 없는 특유의 공기가 있
[인터뷰] <슈뢰더의 멋진 세계> 감독 미카엘 쇼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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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FF를 찾은 520명의 관객과 게스트들이 타이영화 검열 철폐를 위한 서명 운동에 참여했다. 영화제 쪽에 따르면, 게스트로는 김태용, 오렐리앙 제르보, 김계중 감독과 영화평론가 홍성남 등이 표현의 자유 쟁취를 위한 타이 영화인들의 싸움을 지지했다. 서명은 1일 아핏차퐁 위라세타쿤의 <찬가> 상영 직후에 이뤄졌는데, “동선이 좋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500여명의 관객들이 자발적으로 서명에 참여했다고. 이들의 의지는 2일 타이로 돌아간 영화평론가 찰리다 우아범렁짓을 통해 아피찻퐁 위라세타쿤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이번 서명은 <징후와 세기>가 타이에서 상영금지 되자 감독인 아피찻퐁 위라세타쿤이 영화제 쪽에 서명운동의 협조를 부탁하는 서신을 보내서 이뤄졌다.
The Movement for the Abolition of Thai Censorship to JIFF
520 JIFF spectators and guests have participated in the
520여명 관객‘타이영화 검열 철폐’서명 운동 동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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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3일 오전 11시 메가박스 6관에서 상영될 <오프로드>의 GV가 추가되었다. 감독 한승룡과 배우 조한철이 참가해 관객과의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오후 8시에 야외무대에서 상영되는 <최강 로맨스>의 GV는 게스트들의 사정으로 취소되었다.
GV Schedules Updated
The GV (Guest Visit) for <Offroad> has been added. The film is scheduled to be screened on May 3rd 11 a.m. at Megabox theatre 6, Director Director Han Seung-ryong and actor Cho Han-chul will attend to meet with the audience. Due to the guests’ personal affairs, the GV for <The Perfect Couple> which was scheduled to
<오프로드> 등 GV 일정 추가 및 변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