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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PiFan)가 지난 6월19일 기자회견을 갖고 전체 상영작과 게스트 명단 등 영화제의 세부적인 일정을 발표했다. 올해 영화제 프로그램에 대한 영상물이 상영된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상준 집행위원장은 "내부적인 안정을 되찾았으니 이제 국제영화제 본연의 도약을 목표로 삼겠다"고 자신했다. 올해 PiFan은 35개국의 251편을 상영했던 작년보다 36편이 줄어든 33개국 215편을 상영한다. 한상준 프로그래머에 따르면 이같은 상영작 축소는 "상영작 포화로 영사사고 등 각종 진행상의 차질이 빚어졌던 작년 영화제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다.
규모가 조금 줄긴 했지만 올해 PiFan의 주요 상영작들은 작년보다 든든한 내실을 보여준다. 경쟁부문인 ‘부천 초이스’에서는 옥사이드 팡의 신작 <다이어리>, 야마시타 노부히로의 <마츠가네 난사사건>, 김민숙,이정국 감독의 한국영화 <그림자> 등 모두 10편의 장편과 단편이 초청됐다
부천영화제, "이제는 도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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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석규와 차승원이 형사와 범인으로 만난다. <우리 형>을 연출한 안권태 감독의 신작 <눈에는 눈, 이에는 이>(제작 태원엔터테인먼트, 유비유필름)에 캐스팅 된 두 배우는 각각 검거율 100%를 기록하며 ‘백전백승 백반장’이라 불리는 전설적인 형사 백성찬과 경찰의 시선에 아랑곳 하지 않고 범죄를 저지르는 안현민역을 맡아 열연할 예정이다. 한석규, 차승원 이외에도 <눈에는 눈, 이에는 이>는 안현민과 함께 범죄를 저지를 멤버에 오광록, 권오중, 김정태, 김지석을 캐스팅했다. 오광록이 조직의 맏형 민철역을, 권오중이 따뜻한 부정을 지닌 도수를 맡았으며 최근 <히트>에 출연한 김정태와 김지석이 각각 불만 가득한 조직원 영재와 페라리에 열광하는 운전 담당 행동원 유곤역을 연기한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는 6월 중 첫 촬영에 들어간다.
한석규, 차승원 <눈에는 눈 이에는 이>에 캐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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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열세살,수아>의 배우 이세영과 함께한 톡톡 튀는 인터뷰입니다.
관객의 재미있는 질문과, 배우의 톡톡튀는 답변! 씨네21에서만 볼 수 있는 2원 생중계!
<동영상 보기> 버튼을 눌러 주세요.
[talk talk talk] 이세영의 톡톡 튀는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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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세상사는 권력관계의 산물이다.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죄다 정치적이다. 그러나 물리적인 사건 사고 자체(이른바, ‘현실’)보다 더욱 정치적인 현실은, ‘현실’에 대해 사람들이 어떻게 말하는가다. 사회적 해석에 따라 변화와 정지라는, 반대항의 수많은 가능태가 존재한다. 이를테면, ‘조폭 기러기 아빠’를 그린 영화 <우아한 세계>는 지금 한국사회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인 계급-교육-성별-부동산의 연동 뇌관이 폭발하지 않고 ‘가족애’로 얼마나 ‘훌륭하게’ 비정치화될 수 있는지 잘 보여준다. 이렇듯 재현(re-presentation)은 문제를 은폐, 호도하는 더 중요한 정치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보복폭행에 대한 언론의 접근방식은 사건 자체만큼이나 절망스럽다. ‘진보’ 언론을 포함, 대부분 매체들이 “저 같은 어리석은 애비가 다시는 없기를”이라는 김 회장의 말을 기사 제목으로 여과없이 보도했다. 이 사건을 부정(父情)이라는 인간 ‘보편’ 문제로 보는 것은, 돈과 연줄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폭력대행주식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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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생 처음(이자 아마도 마지막)으로 칸영화제에 다녀왔다. 일일이 세보지는 않았지만 보다가 중도에 뛰쳐나온 영화까지 포함하면 칸에서 본 영화는 30편쯤 되는데, 만약 누군가 가장 좋았던 영화를 꼽으라고 한다면 나는 단연코 60주년 기념작이기도 한 <각자의 영화>를 선택하겠다. 내로라하는 세계의 감독 35명이 만든 33편의 단편이라니, 상상만 해도 즐겁지 않은가. 물론 33개의 단편 중 몇몇은 꽝이었지만, 대부분이 ‘영화관’이라는 공통 주제를 재치있게 소화해낸 덕에 온갖 ‘예술’을 과다섭취한 부작용에 시달리던 뇌가 모처럼 해방감을 누리는 것 같았다. 신명나는 월터 살레스, 유쾌 통쾌 상쾌한 라스 폰 트리에, 감동적인 다르덴 형제의 영화도 좋았지만, 여전히 마음속에 남은 건 이 영화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켄 로치의 단편 <해피 엔딩>이다. 영화는 멀티플렉스 매표구 앞에 줄서 있는 부자의 모습을 비추며 시작한다. 하지만 아들은 어떤 영화를 볼지 선택하지 못하고 있다. 마
[오픈칼럼] 각자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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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지 않은 과거라 얘기하기 매우 쑥스럽긴 하지만, 입사 초기의 나는 선배들이 ‘사람’으로 안 보여서 마음고생을 했다. 아마 독자 시절 갖고 있던 <씨네21>의 아우라가 상당했던 탓이리라. 이 심약한 수습기자는 선배들의 카리스마에 마음이 잔뜩 오그라든 채 숨도 제대로 못 쉬는 하루하루를 보냈다. 그러다 선배들의 ‘인간적’ 면모를 발견한 건 매주 열리는 회의시간, 그 주의 배우 인터뷰를 배정할 때였다. “선배들도 좋아하는 배우 앞에서 가슴 설레는 보통 사람들인 게야!” 지적이고 카리스마 넘치는 줄만 알았던 선배들의 눈빛이 희번덕 욕망의 도가니로 화하는 순간을 그때 목격했다. 오늘도 A선배는 ‘핫’한 남자배우 인터뷰를 맡기 위해 그토록 얼굴에 화색을 지피며 편집장님께 신호를 보내고, 내공있는 중견 여배우에 특별한 선호를 지닌 B선배는 ‘안경이 터져나갈 것 같은’ 풍성한 반달 눈웃음을 짓는다. 그 이상 높은 선배들은… 생략.
아무튼 이번주엔 내게도 그런 순간이 찾아왔다. &
[오픈칼럼] 존 카메론 미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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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어떤 바람은 그냥 스쳐 지나가지 않고 꼭 우리 집안에만 오랫동안 머물다 떠나가는 것일까? 바지 주머니에 양손을 깊숙이 찌르고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십년 전, 대학 졸업 무렵이었다. IMF가 가브리엘 천사처럼 이 땅에 찾아왔을 때였고, 하나뿐인 형이 역시나 하나뿐인 고향집을 담보삼아 시작한 사업에서, 참담하게 실패했던 시절의 일이었다. 형은 그때 무슨 실내골프장 사업을 시작했는데, 첫발을 떼자마자 자신이 어떤 사기에 휘말렸다는 것을 깨달았고, 그것을 만회하기 위해 지난한 ‘부동산교환’의 길로 접어들었다. 실내골프장을 매물로 내놓아도 나가지 않으니, 엇비슷한 것(그러니까 엇비슷하게 장사가 안 되는)들끼리 바꾸는 ‘부동산교환’이란 것을 시작했고, 해서 실내골프장은 카페로, 카페는 다시 소주방으로, 소주방은 다시 레스토랑으로, 3개월에 한번씩 몸집을 바꾸어나갔다. 그 와중에 나 역시 가족공동체의 일원으로서 3개월 넘게 소주방 카운터를 지키고 앉아 있어야만 했다. 송파구 가락동
[내인생의 영화] <길버트 그레이프> -이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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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흰 양복정장 하루 럭키담배 세갑/ 윗주머니 화려한 손수건이 꽂혔다/ 구두에는 먼지 하나 앉지 못한다/ 먼저 눈빛으로 죽였다/ 다음 한마디 말로 죽었다/ 이 두 가지가 아까우면 처음부터 한방 주먹.” 고은의 <만인보>가 말하는 임화수는 머리없는 주먹대장이었다. 그 주먹의 유세가 얼마나 대단했는지는 그의 승승장구를 보면 알 수 있다. 1919년 경기도 여주에서 태어난 그는 평화극장 매점원이 되기 전에는 절도로 한 차례 옥살이 전력까지 있는 백수였다. 그런 그가 “걸핏하면 한방 먹이는” 주먹 솜씨로 극장가를 휘어잡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최남현, 김진규, 윤일봉 등 당시 유명 배우들은 물론이거니와 극장 주인들도 그의 주먹 맛을 본 뒤에 “고개를 숙였”고, 그는 한국영화제작가협회 부회장 직함까지 얻게 된다. 매점원에서 영화계 대표인사까지, 이만한 초고속 승진이 또 있을까.
임화수는 충무로라는 작은 울타리 안에서만 호랑이였던 것은 아니다. 반공예술인 단장, 반공청
[한국영화 후면비사] 무뇌충 주먹대장의 한방에 충무로 ‘벌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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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비안의 해적>. 전편들을 안 본 상태에서 3편을 보는 것은 피곤한 일. 그래도 3시간에 가까운 지루한 상영 시간 동안 눈뜨고 버틸 수 있었던 것은 간간이 나오는 인상적 장면들 덕분이었다. 물고기떼처럼 죽은 자들의 사체가 물의 표면 바로 아래로 미끄러지듯이 배 옆을 스치고, 죽은 자들의 보트가 저마다 등불을 밝히고 고요한 밤바다를 별밭으로 만들며 영원의 시간 속으로 흘러간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저주를 받아 영원히 바다를 방랑한다는 ‘플라잉 더치맨’의 모티브였다.
저주받은 뱃사람
죽은 자들이 배를 타고 물을 건너는 모티브는 튜턴족의 민담에 나온다. 게르만의 신화에도 죽은 영웅을 배에 태워 땅에 매장하거나 물결에 실어 바다 위로 띄워 보내는 관습이 언급된다. 어두운 바다 위에서 죽은 자가 탄 배를 만나면 기분이 어떨까? 뱃사람들 사이에 널리 퍼져 있던 유령선의 전설은 어쩌면 이와 관련이 있을지 모르겠다. ‘플라잉 더치맨’은 이렇게 전세계에 널리 퍼진 전설들 중 하나
[진중권의 이매진] 영원히 바다를 떠도는 망자의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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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는 상관없는 시상식에 흥분했던 적이 두번 있다. 한번은 마틴 스코시즈가 <에비에이터>로 아카데미 감독상 후보에 올랐을 때고 다른 한번은 이번 칸영화제에서 전도연의 수상 소식이었다. 이유는 달랐다. 전자의 경우 <에비에이터>는 별로였지만 노친네가 하도 물 먹는 게 안쓰러워서 이번에는 탔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시상식을 지켜봤다. 이런 꼬라지를 본 옆의 선배는 “스코시즈가 평생 아카데미상 못 받아도 니 인생보다는 천배 나으니까 니 인생이나 챙겨”라고 일갈했다.
새벽에 잠까지 설치면서 전도연의 수상 소식을 확인했을 때 내 기분은 촌스럽지만 ‘정의는 승리한다’류의 만족감이었다. 누구 말마따나 전도연은 지난 10년간 가장 중요한 단 한명의 여배우이기 때문이다. 이번 수상이 그렇게나 흐뭇했던 걸 보면 그런 그녀가 톱클래스라고 불리는 다른 여배우들과 두루뭉술하게 엮이는 것에 대한 반감이 있었던 것 같다. 전도연의 수상 소식을 듣고 떠오른 게 <해피엔드>의
[냉정과 열정 사이] 벗어야 할 때 벗는 그녀가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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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리_ “일상적인 작은 행동도 긴장이 감돌게 연출했어요” vs 이동진_ “영화의 테크닉으로 웃음을 선사한다는게 놀랍죠”
좀비 콤비님(이동진 lifeisntcool@naver.com)이 입장하셨습니다.
뜨악한 녀석님(김혜리 vermeer@cine21.com)이 입장하셨습니다.
뜨악한 녀석님의 말(이하 녀석) : <뜨거운 녀석들>은 <새벽의 황당한 저주>를 만들었던 팀의 새 영화입니다. 과도하게 유능한 런던 경찰관이 미운털이 박혀 하품나는 시골로 발령받는데 그곳에서 예상 못한 사태를 맞아 대활약하는 이야기죠. 가만 보아하니, 에드거 라이트 감독 일당은 확실히 장르를 좀비로 만들어버리는 재주가 있는 것 같아요. ^0^ 이런 생각도 했어요. 영국은 ‘미지근한 녀석들’의 나라라고 자타가 공인하잖아요? ^^; 그런 배경에서 제리 브룩하이머식 장르영화를 하자면, 궁색하지만 이 길밖에 맞는 길이 없었겠다 싶더라고요.
좀비콤비님의 말(이하 좀비) : 에드거
[메신저토크] “<뜨거운 녀석들> 덕분에 오랜만에 웃어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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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니스는 일본 남자배우계의 보물창고다.” 일본의 영화감독 이누도 잇신의 표현처럼 일본의 대표적인 남자 아이돌 연예소속사 자니스사무소는 일본 남자배우계의 끊임없는 물줄기다. 팀 결성과 CD 데뷔 이전의 연습생이 활동하는 자니스주니어를 바탕으로 다양한 짝짓기로 여러 형태의 조합을 구성하는 스타 양성 과정은 자체가 하나의 탄탄한 시스템. 노래와 댄스가 주요 활동 분야지만 드라마와 영화, 연극까지 해내며 아이돌답지 않은 면모를 보여주는 아이돌도 꽤 많다. 1999년 결성돼 올해로 데뷔 9년째를 맞은 댄스그룹 아라시(嵐)도 아이돌의 영역을 조금씩 확장하고 있는 그룹. 2001년 11월부터는 자니스사무소에서 설립한 아라시의 개별 레이블 제이스톰 아래서 그들만의 노선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누도 잇신 감독이 연출한 영화 <황색눈물>은 <피칸☆치 LIFE IS HARD 하지만 HAPPY> <피칸☆☆치 LIFE IS HARD 그래서 HAPPY>에 이어 아라시의 멤
스크린을 강타하는 오색 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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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_ “<시간을 달리는 소녀>는 순정이라는 말이 딱(!)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vs 김혜리_ “애니메이션인데도 ’연기’가 좋았어요”
이번주만 같다면 님(이동진 lifeisntcool@naver.com)이 입장하셨습니다.
시간이 딸리는 소녀 님(김혜리 vermeer@cine21.com)이 입장하셨습니다.
시간이 딸리는 소녀님(이하 딸리는)의 말: (-.-) (_*_)(-.-)(_*_) (*_*) 데구르르 콰당! 늦어서 죄송합니다!
이번주만 같다면 님(이하 같다면)의 말: 오늘, 사상 최강의 작명이십니다. 그려…. ^^
딸리는: (멍든 데를 만지며) <시간을 달리는 소녀>를 보자마자 떠오른 닉네임이에요. 그런데 눈물 콧물 훔치며 보는 통에 생각은 많이 못하고 봤네요. -_-
같다면: 앗, 울기까지? 어떤 장면이었나요?
딸리는: 주인공 마코토가 친구 치아키에 대한 감정이 무엇인지 모르고 지내다가, 그가 곁에서 사라질 거라는 사실을 깨닫
[메신저토크] 성장이란 결국 시간을 뛰어넘는 것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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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지 늑대인지 구별하기 힘든 어둠 직전의 시간을 프랑스 사람들은 개와 늑대 사이의 시간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건 오히려 자신의 존재를 투명하게 인식하는 짧은 시간이다”라고 감독 전수일은 밝힌 적이 있다. 프랑스인의 존재와 인식에 대한 격언이 한국으로 넘어와, 그것도 유년 시절 자신의 집을 찾아 종일 마을을 헤맨 뒤 결국 허탕을 치는 한 실향민 2세의 이야기로 넘어와 역사의 시간을 기억하는 애달픔이 되고야 만다. 술에 취한 주인공 남자는 술집 주인을 붙들고 엉뚱하게 묻는다. “아주머니, 제가 어디 살았는지 아세요?”
부산의 영화감독 상규(안길강)는 고향 속초에 사는 숙모가 6·25 때 헤어진 숙부를 찾으러 중국 옌지에 가는 데 동행이 되어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여행길 고속버스 안에서 상규는 우연히 눈에 들어온 여자 영화(김선재)에게 관심이 쏠린다. 속초 민박집에서 영화를 다시 만난 상규는 잃어버린 동생을 찾으러 태백에 가는 중이라는 그녀의 여행을 따라 나선다. 거기서 그들을
쓸쓸한 여행 <개와 늑대 사이의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