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미녀: 그럼 여름 시즌의 테이프를 이렇게 자르며, 다음 이야기로 갈까요? 이번주 개봉작들의 트렌드가 있다면 ‘막판 뒤집기’입니다.
동화남: 비단 이번주만이 아니고 <눈부신 날에>부터 몇주 됐어요. 확실히 반전이 요즘 충무로 영화의 클리셰인 것 같아요.
거미녀: 이주 개봉작 이야기가 아니라, 일반적으로 영화에서 반전을 볼 때 전 두 가지를 짚어봅니다. 첫째, 그 반전을 위해 영화 전체가 어떤 희생을 하는가. 반전이 등장하기까지 영화적인 재미가 몽땅 유예된다면 그것은 재고해야겠죠. 둘째, 그 반전이 영화에 어떤 것을 보태고 무엇을 바꿔놓는가? 관객에게 현상의 이면을 보게 해주거나 이야기에 새로운 면을 더하는가? 영화의 트릭이 이상의 두 조건을 다 충족시키는지, 둘 중 하나만 채워주는지, 둘 다 못하는지에 따라 반전의 급수가 나뉜다고 생각해요.
동화남: 요즘 충무로 영화들은 왜 반전인가에 대해서 답하지 못하고 어떤 반전인가에만 기술적으로 골몰한다는 거죠. 반전을 아
[메신저토크] 충무로 트렌드는 ‘막판 뒤집기’?
-
펭귄들이여 바다로 가라
<서핑업> Surf’s Up
감독 애시 브래넌, 크리스 벅 목소리 출연 시아 라뵈프, 제프 브리지스, 제임스 우즈, 존 헤더, 주이 디샤넬 수입·배급 소니픽쳐스릴리징브에나비스타영화 개봉예정 8월9일
남극 쉬버풀이란 마을에 키 작은 락호퍼종 펭귄들이 옹기종기 모여 산다. 그중 우리가 주목할 주인공, 코디 매버릭(시아 라뵈프)이 있다. 그는 서핑에 일가견이 있는 펭귄으로, 승리하는 것이 최대 목표다. 그런 코디의 레이더망에 걸린 것은 햇볕 좋고 물 좋은 펭구섬에서 열릴 메모리얼 서핑대회. 코디는 서핑계의 영웅, 빅 지(제프 브리지스)의 전설을 마음에 품은 채 펭구섬으로 먼 여행을 떠난다. 여행길에서 서핑광 치킨 조(존 헤더), 서핑 프로모터 레지 벨라폰테(제임스 우즈) 등 여러 친구들을 만난 코디.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자신의 우상 빅 지를 만나는데, 그는 “1등하는 게 삶의 전부가 아니”란 말을 해준다. 그때부터 승리만 꿈꿔온 열혈청년 코디의
[2007 여름 애니메이션] <서핑업>
-
누구나 요리할 수 있다, 시궁창 쥐라도!
<라따뚜이> Ratatouille
감독 브래드 버드 목소리 출연 패튼 오스왈트, 루 로마노, 브래드 가렛, 자닌 가로팔로, 피터 오툴 수입·배급 소니픽쳐스릴리징브에나비스타영화 개봉예정 7월26일
난해한 제목 ‘라따뚜이’의 의미부터 짚고 넘어가자. ‘라따뚜이’는 ‘쥐’(rat)와 ‘휘젓다’(touille)의 합성어이자, 프랑스식 잡탕 요리를 가리키는 말. 이쯤에서 눈치챘겠지만, <라따뚜이>의 주인공은 놀랍게도 쥐다. 그것도 귀여운 생쥐가 아니라, 하수구에 사는 혐오스러운 쥐. 픽사의 눈부신 기술이 시궁쥐의 털 한 오라기까지 묘사할 것을 상상하면, 경계심이 발동하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토이 스토리> <니모를 찾아서>의 고향, 픽사의 신작이라는 점에 조금 안도감이 생긴다. <라따뚜이>는 3D애니메이션의 명가 픽사 스튜디오의 8번째 장편애니메이션이자, 픽사가 디즈니에 인수된 뒤 처음으로
[2007 여름 애니메이션] <라따뚜이>
-
어김없이 돌아온 여름 블록버스터 시즌. 슈퍼히어로들만 바쁜 게 아니다. 잠자던 캐릭터를 깨우고, 막바지 옷을 입히느라 애니메이터들의 손놀림도 분주해졌다. 그 첫 주자는 예비 아빠가 된 녹색괴물, 슈렉의 세 번째 모험담 <슈렉3>. 이번엔 신데렐라와 백설공주, 라푼젤 등 동화 속 손님들이 대거 등장해 겁나먼 왕국 수호에 앞장선다. 그 뒤를 이어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라따뚜이>가 성대한 프랑스 만찬을 선보이며, <서핑업>은 신나게 파도를 가르는 펭귄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그린다. 마지막으로 <심슨가족: 더 무비>가 호머 심슨의 멍청한 지구 수호기를 와이드스크린에 담게 된다. 소심하고 마음씨 고운 슈렉에서 스프링필드의 최고 말썽꾼 호머 심슨에 이르기까지, 올 여름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주인공들을 미리 만나본다.
책임감을 등에 짊어진 슈렉?
<슈렉3> Shrek the Third
감독 크리스 밀러, 라만 후이 목소리 출연 마이크
[2007 여름 애니메이션] <슈렉3>
-
-
공포영화 <쏘우>의 제작사 트위스티드 픽처스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현할 계획을 내놓았다. 인터넷을 통해서 장편영화를 공개하는 것인데, 이전의 시도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매회 3분 분량의 짧은 웨비소드(웹과 에피소드의 합성어로 스토리를 가진 시리즈물을 웹을 통해서 공개하는 형태)로 30회에 걸쳐서 공개할 예정이다. 트위스티드 픽쳐스의 새로운 프로젝트는 그들의 장기를 살려서 호러로 장르를 정했는데, 영화 제목은 <인터넷 킬러>이고 UCC사이트 <브레이크닷컴>을 통해서 공개한다.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트위스티드 픽처스의 대표 오렌 쿨스는 미국 내 배급은 인터넷을 통하지만 해외에서는 DVD로 출시하거나 극장 개봉할 예정이라는 전략을 밝혔는데, 구체적인 연출자나 시나리오 조차 결정돼지 않은 상태로 이번 여름까지 촬영을 시작하는 것이 목표다.
<인터넷 킬러>의 미국 내 공개를 담당할 <브레이크닷컴>의 대표 키스 리치먼은
<쏘우>의 제작사 트위스티드 픽쳐스, 인터넷 장편 제작
-
스포일러 있음
*산 입에 거미줄님(김혜리 vermeer@cine21.com)이 입장하셨습니다.
*언제나 동화처럼님(이동진 lifeisntcool@naver.com)이 입장하셨습니다.
언제나 동화처럼님의 말(이하 동화남): 오늘 <스파이더맨 3> 시사회에 다녀왔더니, 갑자기 더위가 느껴지는 것 같더군요. 역시 5월에 첫 포문을 여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보고나면 극장가에는 저절로 여름이 호출되는 것 같아요. 이젠 첫 번째 여름 블록버스터를 보면 파블로프의 개처럼 자동적으로 몸이 덥기까지 하니, 참. -_-# 휴대폰 맡기고 영화 본 것도 오늘이 처음이네요.
산 입에 거미줄님의 말(이하 거미녀): 블록버스터 시사회 소지품 검색대 통과하며 통감하는 거죠. “올해도 여름이 왔구나!” 정말 오늘은 커피보다 얼음 넣은 콜라 들고 입장하는 기자들이 많던데요.
동화남: <스파이더 맨> 시리즈 좋아하시죠? 전 슈퍼히어로영화 중 <엑스맨> 시리즈가 더 좋
[메신저토크] 나의 피터는 저렇지 않아!
-
인디포럼의 귀환! 오는 5월8일부터(영화 상영은 10일부터) 16일까지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두 번째 인디포럼2007이 열린다. 지난해 내부 사정으로 인해 축소된 규모로 신작 공모없이 진행됐던 축제가 원상 복귀된다는 면에서, 그리고 신작전에서 소개되는 영화가 2000년대 초반의 전성기를 연상시킬 만큼 흥미진진하다는 면에서 올해의 인디포럼은 의미심장하다. 59편의 신작들은 관객과 작가가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도록 대중성과 실험을 겸비한 극영화와 애니메이션, 이 땅의 현재를 고민하되 긍정의 힘을 잃지 않는 다큐멘터리 등 2007년의 포문을 여는 첫 번째 독립영화제다운 다양한 스펙트럼을 자랑한다. 디지텉 제작의 일반화로 전반적으로 러닝타임이 길어졌으며, 과거 영화과 학생들이 주를 이뤘던 제작 주체가 고등학생부터 일반인까지 다양화된 점 등도 눈에 띈다. 무엇보다도 모든 상영작들은 ‘객관적이고 대중적인 재미’를 갖췄다.
신작 상영 외에 알찬 행사들도 빼놓을 수 없다. 독
심기일전! 독립영화제다운 독립영화제로
-
2004년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배고픈 하루>는 각박한 현실이 숨통을 꽉 조여올 때 이를 일순간에 뛰어넘는 판타지의 힘을 보여준 작품이다. 영화 속 판타지가 현실을 도피하려는 불순한 의도로 읽히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그러한 순간이 현실의 압력에 의해 압사 직전에 놓인 인물들의 고통을 쓰다듬어주는 할머니의 약손처럼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상어>는 <배고픈 하루>의 김동현 감독이 그 다음해인 2005년에 완성한 장편 데뷔작이다. 2005년 서울독립영화제 개막작으로 첫선을 보였던 <상어>는 자신의 영화가 이 세상을 향한 치유의 손길이 되기를 바라는 김동현 감독의 영화적 경향이 여전함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2005년 작품이었던 <상어>가 개봉을 앞둔 지금 그는 자신의 두 번째 장편영화인 <처음 만난 사람들>의 촬영을 이제 막 마치고 편집을 준비하고 있다.
-배용균 감독의 조감독을 했다는 정도가 널리
현실에서 발견할 수 없는 세상을 보여주고 싶다
-
그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항상 ‘<인어공주>의 박흥식이 아니라…’라는 단서 조항을 달아야 했다. 2005년 <역전의 명수>를 내놓을 때만 해도 박흥식 감독은 그저 그런 상업영화 감독 중 한 사람으로 받아들여졌다. 사람들은 그의 데뷔작을 너무 쉽게 ‘그냥 코미디’ 혹은 ‘그저 상업영화’로만 간주하고 무심하게 지나쳤다. 그러던 그가 지난해 부산영화제에서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경의선>이라는 제목을 가진 그의 두 번째 영화는 적은 예산으로 만든 소품 느낌의 영화지만, 보는 이의 마음을 붙드는 요소가 풍성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이제 ‘다른 박흥식’ 또는 ‘박곡지 편집기사의 남편’이라는 호칭 대신, ‘<경의선>의 박흥식 감독’으로 불릴 그를 만나 영화와 삶에 관한 진솔한 이야기를 들었다.
-<경의선>은 제작이 끝난 지 꽤 오래됐는데 뒤늦게 개봉을 하는 심정이 남다르겠다.
=영화는 지난해 부산영화제 시기에 맞춰서 마무리지었다. 사실
하방연대로 감싸안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
‘알려지지 않은 세계의 호기심, 영화를 보는 자유’를 컨셉으로 열린 제9회 우디네극동아시아영화제(이하 우디네영화제)가 지난 4월20일부터 28일까지 9일간 개최됐다. 일본에서 거대한 흥행 수익을 기록한 판타지영화 <도로로>로 개막한 이번 우디네영화제에서는 아시아 각국에서 온 59편의 아시아영화들이 상영됐다. 한국영화로는 봉준호 감독의 <괴물>, 박철희 감독의 <예의없는 것들>, 김태용 감독의 <가족의 탄생>, 김은경 감독의 단편영화 <디 데이> 등 14편의 영화가 초청됐고, <타짜>와 <바람피기 좋은 날>을 동시에 들고 우디네를 찾은 여배우 김혜수는 ‘아시아의 디바’라는 이름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재미있는 사실은 우디네를 찾은 많은 관객에게 올해 한국영화들은 러닝타임이 너무 길다는 지적이 쏟아져나왔다는 것이다. 사실 지난 3월에 열린 피렌체 한국영화제에서부터 이 같은 지적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10년 동안
[현지보고] 한국영화 속 침묵의 조화에 주목한다
-
캘리포니아의 하늘은 4월 내내 늘 흐렸다. 아침저녁으로 쌀쌀했던 LA의 4월 마지막주, 베벌리힐스의 포시즌 호텔에서 열린 라운드 테이블에는 시사회 없이 네명의 <판타스틱4: 실버 서퍼의 위협>의 주연 배우들인 제시카 알바, 이안 그러퍼드, 마이클 치클리스, 크리스 에반스와 감독인 팀 스토리가 참석했다. 이번 라운드 테이블의 전반적인 인상은 ‘젊고 친근하다’였는데 감독과 배우들이 마치 또래 친구들처럼 서로 몰려다니며 촬영에 임하는 모습이 어렵지 않게 눈에 그려졌다.
감독 팀 스토리 인터뷰
할리우드에서 그다지 많지 않은 흑인 감독으로 부담과 책임을 느끼지 않으려야 않을 수 없는 자리에 있는 팀 스토리 감독. 블록버스터 규모만큼이나 수많은 자아를 조율해야 하는 환경 속에 있었을 그는 털털하고 유쾌한 모습이었다.
-1편의 상업적인 성공으로 작업 환경이 전편에 비해 많이 수월해졌을 것 같은데 어떤가.
=그렇다. 아무래도 스튜디오가 이전보다 훨씬 신뢰한다는 것이 느껴진다.
[현지보고] 판타스틱한 네 영웅의 새 모험담
-
저마다 칸영화제에서 상을 받기를 고대하면서 금빛으로 물든 아름다운 꿈을 꾸며 잠드는 시기가 다시 돌아왔다. 잊혀진 칸 수상자의 간략한 연대기를 보면 마음을 진정시킬 수 있을 것이다. 즉, 한순간의 영예인 종려상은 후대 역사의 문을 여는 것도 아니고, 수상을 하지 못한 것도 망각을 강요하진 않는다.
1956년 루이 말 감독과 자크 쿠스토 선장은 그들의 해양기록영화 <침묵의 세계>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사티야지트 레이 감독은 그의 걸작 <길의 노래>로 ‘인간의 삶의 기록상’을 거머쥐었다. 반면 히치콕 감독의 <나는 비밀을 안다>는 아무런 상도 받지 못했다. 칸영화제가 축제와 파티로 알려졌지만, 단순한 영화적 행복이나 두려움, 웃음은 그곳에서 종종 무시됐다. 1952년 <파리의 미국인>은 빈손으로 돌아갔고, 일년 뒤에는 <윌로씨의 휴가>가, 1957년에는 <화니 페이스>가 똑같은 신세였다.
심사위원단은 우선 한 시대
[외신기자클럽] 잊혀진 수상작
-
지난 4월15일 여성감독 지그룬 마티젠과 나디아 프렌츠가 2년을 고스란히 바쳐 만들었다는 <양철북>의 저자인 귄터 그라스의 다큐영화 <불편한 남자>(Der Unbequeme)의 시사가 있었다. 그라스는 나치로 상징되는 아버지 세대를 부정해왔다. 그리고 진보정당 사민당의 열렬한 지지자로서 보수파에는 대단히 ‘불편한’ 남자이기도 하지만 지난해 신작 <양파껍질을 벗기며>의 발간과 동시에 나치 친위대에 근무했다는 전력이 알려지면서 독일 문학의 양심을 대변한다던 그 역시 표리부동한 인물이었다는 비난을 받는 등 생애 최대의 스캔들에 휘말리기도 했다.
하지만 생존 인물, 그것도 거물을 주인공으로 다큐를 만들면서 ‘양파껍질을 벗기듯’속을 까발리기가 쉬운 일인가! 그래서인지 그라스의 책을 몽땅 챙겨 읽고 100시간이 넘는 촬영분량과 씨름했다는 두 감독은 카메라 뒤에 얌전히 숨어 스캔들에 대한 언급 한마디 없다. 그 앞에서 그라스는 글을 쓰다가, 출판사 사장과 미팅
[베를린] 그도 알고보면 부드러운 남자라고?
-
지난 4월30일 오후 5시의 서울아트시네마. 웬만해선 그곳에서 만날 수 없었던 아이들의 재잘거리는 소리가 낯설다. ‘혹카이도조선초중고급학교’ 아이들의 따뜻하고 눈물겨운 일상을 스크린에서 마주하기 위해 극장을 찾은 이들은 아름다운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학교>의 이름다운 시사회에 초청된 주인공들. <씨네21>과 아름다운재단, 영화인회의, 영화제작가협회, 여성영화인모임과 함께하는 ‘아름다운 영화인 캠페인’이 소외계층 청소년 100명과 <우리학교> 제작진을 초청했고, 베데스다 복지재단, 민통선 아동복지센터, 강북 평화의 집, 서빙 프렌즈 등의 단체가 참여한 것이다. 마침 지난 주말 유료관객 3만명을 돌파한 <우리학교>는 그간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재일교포 민족학교를 다룬 독립다큐멘터리로 커다란 반향을 일으킨 화제작. 포도나무 지역아동센터에서 초등학교 고학년 아이들 8명, 지도교사 4명과 함께 영화를 관람한 이광성 목사는 “아이들이 영화의
우리학교 친구들 보러 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