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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있음
*면회 가는 여자님(김혜리 vermeer@cine21.com)이 입장하셨습니다.
*번트 대는 남자님(이동진 lifeisntcool@naver.com)이 입장하셨습니다.
면회 가는 여자님의 말(이하 면회녀): 제가 모든 개봉작을 보는 것은 아니지만, 실망스런 영화가 적은 좋은 시즌인 듯합니다.
번트 대는 남자님의 말(이하 번트남): 영화팬으로서 저는 4월과 11월이 제일 좋아요. 여름은 확실히 ‘나쁜 계절’이죠. ^^
면회녀: 제겐 아직도 <빈 집>이 김기덕 영화의 정점을 차지하고 있어요. 며칠 전에도 TV로 다시 보았는데 구성이나 모든 요소의 배열이 거의 완벽한 영화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고 영화를 자주 하지 않는 배우 이승연씨가 얼마나 행운아였는지 새삼 느꼈어요.
번트남: <숨>이 분명 김기덕 영화의 베스트라고 할 순 없겠죠. 영화를 본 직후 느낌은 어떤 것이었죠?
면회녀: 전혀 영화가 “착해졌다”거나- 이 표현은
김기덕 감독은 변한게 아니라구요!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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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왠지, 쉬워 보인다. 값싸 보인다는 말이 아니라 쉽게 읽힐 것 같은 사람이란 뜻이다. 깊고 길게 팬 보조개로 천진하게 웃는 단 한컷의 사진을 보면 그것이 그녀를 말하는 전부 같다. 긴 금발을 귀 뒤로 넘기면서 “오, 저는 생각없이 사는 게 좋아요, 인생은 즐거운 거잖아요?”라고 한마디 던져주고 푸른 잔디밭 너머로 폴짝폴짝 뛰어가버려도 이상할 것이 없어 보인다. 특히나 국내 대중에게 인식되고 있는 커스틴 던스트는 배우라기보다 또래 여자들이 닮고 싶은 멋진 스타일을 가진 할리우드 유명인사쪽에 가깝다. 그래서 그는 또, 쉽게 소비해버리고 두번 곱씹을 필요는 없는 존재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 커스틴 던스트는 끈질긴 생명력의 장수 여배우로도 인정받고 있다. 그는 3살 때부터 카메라 앞에 섰고 7살에 첫 영화를 찍어 지금까지 50편이 넘는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그를 인터뷰하는 해외 다수 언론들은 매번 커스틴 던스트에게 ‘아역배우로 출발해서 지금껏 큰 부침없이 연기 인생
너는 자유다, <스파이더 맨3> <마리 앙투아네트>의 커스틴 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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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개봉작을 소개하는 [개봉작 NEW]
이번 회에는 지난 5월 3일에 개봉한 <캐쉬백> 입니다
그림을 그리는 화가지망생 벤 윌리스는 여자친구 수지와 헤어진 후, 불면증에 시달린다. 하루에 8시간, 인생의 3분의 1이 더 공짜로 생겼다는 걸 깨달은 그는 잠 못 이루는 밤시간을 보내기 위해 결국 동네 슈퍼마켓에서 야간 아르바이트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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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작 NEW] 캐쉬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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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개봉작을 소개하는 [개봉작 NEW]
이번 회에는 지난 5월 1일에 개봉한 <이대근,이댁은> 입니다
이대근, 호통 치다!
‘집 나가 3년동안 안 돌아오는 이 놈의 자식들, 모두 컴.백.홈 ! ‘
악극단 딴따라로 평생을 허비했지만, 결국 별 볼일 없는 작은 도장방에 주저 앉은 이대근.
집안 대소사는 커녕 자식도 나 몰라라 아내에게 맡기고 살아온 아버지 이.대.근!에게 2남1녀 자식들은 허구헌 날 외친다. ‘아버지가 나한테 해 준 게 뭐 있어?’
갑작스러운 어머니의 죽음, 막내의 실종, 예기치 않은 사건들은 결국 가족들을 뿔뿔이 흩어놓는다.
3년이 훌쩍 지나고, 죽은 아내의 제삿날을 맞이해 이대근 노인은 자식들을 불러 모으기로 결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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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작 NEW] 이대근,이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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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개봉작을 소개하는 [개봉작 NEW]
이번 회에는 지난 4월 26일에 개봉한 <날아라 허동구> 입니다
학교가 세상에서 가장 좋은 IQ60의 11살 동구(최우혁 분)와, 아들 동구가 무사히 초등학교만 졸업할 수 있다면 무엇이든 못할게 없는 천하무적 치킨집 사장 진규(정진영 분). 학교에 가면 매일 친구들에게 물 따라주는 일밖에 못하는 동구지만, 엄마도 없이 밝게 자라는 동구를 보는 진규는 마냥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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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작 NEW] 날아라 허동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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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개봉작을 소개하는 [개봉작 NEW]
이번 회에는 지난 5월 3일에 개봉한 <쉬즈더맨> 입니다.
말괄량이 바이올라(아만다 바인즈)는 헤어진 남자친구에게 복수하기 위하여 쌍둥이 오빠 세바스찬 행세를 할 결심을 하고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세바스찬으로 변신, 남자 기숙사 잠입에 성공한다. 그러나 어딘지 어색한 바이올라의 행동으로 룸메이트인 듀크와 그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하기 일보 직전의 위기에 처하는데... 다행히 전 학교 친구들의 작전으로 멋지게 분위기 반전에 성공, 친구들에게 멋진 놈이자 연애에 박식한 킹카라고 소문이 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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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작 NEW] 쉬즈 더 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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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영화배우들의 마음 속에 깊이 각인된 영화 속 장면은 무엇일까요?
절대 지울 수 없고 잊을 수도 없다는 어마어마한 그 장면은 과연?
[내 인생의 한 컷]에서 최초 공개되는 영화배우들의 문제적 한 컷!
이번 회에는 영화와 인기시트콤 의 "서민정"씨가 자신만의 한 컷을 씨네21 가족들에게 살짝 고백하신다네요~
"서민정"의 [내 인생의 한컷]을 보시려면 버튼을 눌러주세요.
[내 인생의 한컷] 서민정의 내 인생의 한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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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과 열정이 언제나 동반하는 것은 아니다. 피아노의 신동 우타는 열정을 잃었고, 열정만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와오는 재능이 뒷받침해주지 않는다. 하기우다 코지 감독은 그런 두 사람이 만나 음악은 먼 곳이 아닌 자신 안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가는 과정을 피아노 선율이 가득한 영화 <신동>에 담아냈다. “마치 피아노 소리가 들리는 듯한 착각을 느꼈다.” <신동>은 사소우 아키라의 동명 만화가 원작이다. 원작의 매력에 빠져버린 감독은 이 만화를 영화로 만들면 어떨까, 하는 궁금증과 기대감에 시달리다가 “모험심으로 영화를 시작”해버렸다. “영화와 만화는 그 언어가 다르기 때문”에 원작을 그대로 옮길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보다는 원작이 주는 감동을 전달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 “한 명의 팬으로써, 우리들만의 <신동>을 만들었다.” 집 근처에 있는 피아노 학원에서 피아노를 배우며 본격적인 음악 영화를 준비하기 시작했지만, 음악에만 몰입되는 영화를 만들
<신동>의 감독 하기우다 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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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자는 자기 지역의 진실한 상태를 전할 책임이 있다.” <다른 반쪽>은 이제 막 산업화를 시작한 쓰촨성 쯔공시의 진실을 관찰한다. 주인공 샤오펀이 다니는 변호사 사무실 장면엔 쯔공시가 앓는 가정폭력, 고용차별, 가치관의 혼란이 필부(匹婦)들의 언어로 생생히 펄떡인다. 잉량 감독은 실제 변호사 상담실을 찾아가 100여건의 사례를 읽고 실제 상담인들을 인터뷰해 <다른 반쪽>을 만들었다. “이 도시의 삶의 모습을 찾고 싶었다. 지아 장커의 <스틸 라이프> 외의 영화들은 대부분 구체적인 공간을 외면하고 있다.” 감독 자신도 쯔공시의 시민이다. 전작인 <오리를 등에 진 사나이>와 7편의 단편도 여기서 찍었다. 지금의 쯔공시는 감독의 고향인 상하이의 80년대와 비슷하다고. 골목에서 마작을 하며 노닥거리는 삶의 속도도 마음에 들지만, 이곳이 앓고 있는 근대화 초기의 홍역은 감독에게 영감의 원천이기도 하다. 그가 영화에 다큐멘터리와 뉴스 필름을 자주
<다른 반쪽>의 감독 잉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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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시, 여행의 시간>
감독 론 하빌리오/이스라엘, 프랑스/246분/인디비전
지난 것은 모두 흔적을 남긴다. 떨쳐내기 어려운 악몽이 아니라면, 그 흔적은 끊임없이 되살아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곱씹는 것만으로 향수를 견뎌내기 어려울 때 사람들은 흔히 여행을 떠난다. 게으른 일상을 제쳐두고, 기억의 저장고를 찾아 떠나는 것이다. 다큐멘터리 <포토시, 여행의 시간>의 론 하빌리오 감독이 택한 장소는 29년 전 신혼여행을 떠났던 포토시다. 아내의 고향인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결혼식을 치른 뒤 두 사람은 안데스 산맥에 자리한 잉카 문명의 고도(古都) 포토시를 찾았다가 매력에 흠뻑 빠진다. 세 딸과 함께 30년을 거슬러 오르는 부부의 여행. 그러나 이들이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건 시간에 의해 풍화되고 문명에 의해 침윤된 포토시일 뿐이다. 과거의 기억을 고스란히 현상하는 흑백사진들과 현재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비추는 영상을 반복해서 배치하는 식으로 여정을 소개하
기억의 저장고를 찾아 떠나는 다큐멘터리 <포토시, 여행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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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구> Chrigu
얀 가스만, 크리스티앙 치외르옌/스위스/2007년/87분/인디비전
암 선고를 받은 20대 청년 크리스티앙 치외르옌(크리구)이 자신의 시한부 삶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영화. 16세부터 영화와 뮤직비디오를 찍어온 크리구는 친구 얀 가스만과 함께 자신의 죽음의 과정을 영화로 만들기로 결심한다. 그 결과 만들어진 생애 마지막 영화 <크리구>는 죽음을 앞둔 자의 마지막 일기장이자 남은 자들의 애잔한 환송가이다. 친구들의 진정어린 도움으로 만들어진 이 영화는 크리구가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클럽에서 음악을 즐기고 친구들과 여행을 떠나는 과정을 기록한다. 극히 개인적인 소재에서 출발했지만 <크리구>는 감상과 자기연민에 침잠하지 않는다. 카메라의 시선은 담담하다. 불현듯 찾아오는 감정적 동요를 포착할 때도 극적 과장을 배제해서 더 마음을 울린다. 삶의 소중함에 대한 크리구의 독백과 주위 사람들과의 섬세한 대화를 이어가면서, 영화는 크리구
시한부 삶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크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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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 Genius
하기우다 코지/일본/2007년/120분/영화궁전, 불면의 밤
재능은 있지만 의지를 잃은 소녀, 열정은 갖췄지만 재능이 부족한 소년이 만난 ‘본격 클래식 음악 영화’. 와오는 음대 진학을 꿈꾸는 재수생이다. 피아노를 누구보다도 좋아하지만 아무리 연습해도 뛰어난 재능을 보이진 못한다. 반면 13세의 신동 우타는 이제 피아노가 재미없다. 학교는 그녀의 손가락을 보호하기 위해 체육수업도 금지시키고, 친구들은 그런 우타를 따돌린다. 만사에 흥미를 잃은 그녀에겐 와오의 방을 찾아가 시간을 보내는 것만이 유일한 낙이다. 와오에게 피아노를 가르쳐준 우타는 시험날 행운의 인형을 빌려주고, 어쩐 일인지 연주에 깊이 몰입하게 된 와오는 좌중을 감탄시킨 훌륭한 연주를 해낸다. 한편 와오가 입학한 음대를 드나들며 그를 지켜보던 우타는 다시금 피아노에 의욕을 느끼지만, 이상한 귀울림 현상이 찾아와 고통받는다. 사소우 아키라의 만화 원작을 영화화한 <신동>은 피아
가슴설레는 문화체험 <신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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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더젠 동지> Comrade Pedersen
한스 페터 몰란드/노르웨이/2006년/123분/영화궁전
장 뤽 고다르의 혈기왕성한 누벨바그 깃발 중 하나인 <중국여인>에도 등장하는 설정이지만, 서구의 혈기왕성한 지식인들이 일제히 중국을 철의 스승으로 모신 적이 있다. 서구의 68혁명 전후 마오이즘은 속세의 정의를 속세에서 이루려는 이들의 정신적 총알이었다. 한적한 북구 노르웨이의 도시 라빅도 예외는 아니었고, 20대 중반부터 삶의 안정과 안락에 몰두하려 했던 역사 교사 페더젠까지 그 자장 안에 끌어들였다. 페더젠을 ‘의식화’한 건 그의 수업을 듣던 학생이었다. 높은 자리에서 학생을 내려다보며 주입식으로 강의한다고 양질의 교육이 이뤄지겠냐는 야무진 학생의 ‘권유’로 페더젠의 수업은 졸지에 책상을 걷어치우고 둘러앉아 혁명가요와 토론을 나누는 터전이 되고 만다. 스폰지같은 성정을 가진 페더젠은 시대의 사상을 물처럼 빨아들이는 데 이를 휘발성강한 기름으로 승화시키는
경쾌하고 슬픈 후일담 영화 <페더젠 동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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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뚜라미> Crickets
아오야마 신지/일본/2006년/102분/시네마스케이프-마스터즈
17세기에 선교활동을 위해 일본에 왔다가 박해 받고 사형당한 포르투갈 신부에 관한 이야기를 어느 나직한 음성이 들려준다. 이 영화가 혹시 일본에서 있었던 카톨릭 선교와 박해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나 우리는 잠시 짐작하게 된다. 그러나 아오야마 신지의 <귀뚜라미>는 엔도 슈사쿠의 <침묵>과 같은 종교적 이야기가 아니다.
말도 못하고 보지도 못하는 노년의 남자와 그를 사랑하는 미모의 젊은 여자가 주인공이다. “그를 알게 된 지 반년이 지났다. 나 없이 살 수 없는 남자를 드디어 만났다”며 즐거워하는 여자. 둘은 말없이 걷고, 밥을 먹고, 볕을 쬔다. 여자의 말처럼 노인은 모든 걸 여자에게 기대고 있다. 그는 거의 엄마를 따라다니는 아이 같다. 반면에 여자는 노인의 음푹 패어 텅 비어 있는 눈동자와 게걸스럽게 먹어대는 입술에 설명 못할 성적 매력을 느낀다
오래된 죽음과 새로운 부활에 관한 명상 <귀뚜라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