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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개봉예정인 <기담>과 겨울 개봉예정인 <헨젤과 그레텔>은 독특한 공간을 무대로 삼은 호러물들이다. 세 인물군의 이야기를 묶은 <기담>은 1940년대 일제 치하를 갓 벗어난 병원에서 메스의 날처럼 살벌한 이야기를 펼치고, 동명 동화책에서 모티브를 삼은 <헨젤과 그레텔>은 아이를 유혹하는 마녀 대신 어른을 유혹하는 아이들을 등장시켜 구슬픈 동화 같은 이야기를 전한다. <기담>은 철저한 고증을 바탕으로 건물을 지었고 <헨젤과 그레텔>은 상상력으로 충만한 판타지의 공간을 세웠다. 사뭇 여러 면에서 대조점을 가진 동일 장르의 두 영화 미술을 개봉에 앞서 살펴본다.
[미술로 보는 공포영화] 공포의 집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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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에 등장하는 수십종의 케이크와 과자들은 파리의 유서 깊은 제과점 ‘라뒤레’에서 특별 제작된 것이다. 라뒤레는 샹젤리제 근처에 위치한 럭셔리한 케이크 가게로 1862년에 루이-에르네 라뒤레에 의해 창시됐다. 라뒤레는 ‘더블데커 마카롱’을 처음으로 창조한 가게로도 유명하다. 현재 런던과 제네바, 모나코에 지점이 있으며, 미국과 일본, 아랍에미리트에도 지점을 낼 예정이다. 청담동에서 문을 열 계획은 아직 없는 듯하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모든 구두들은 <섹스 & 시티>로 유명해진 구두 디자이너 마놀로 블라닉이 특별히 디자인한 것들이다.
구두뿐만이겠는가. 평소 마크 제이콥스 같은 일급 디자이너들과 친분이 두둑한 코폴라는 <마리 앙투아네트>의 의상을 위해서도 일급 디자이너들로부터 영감을 얻었다. “마리 앙투아네트의 주요한 ‘일’ 중 하나는 잘 차려입는 것이다. 그것을 알아챈 순간 존 갈리아노와 비비안 웨스트우드가 곧바로 떠올랐다. 그들이 런웨이
<마리 앙투아네트> 세계로 들어가는 26가지 열쇠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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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앙투아네트>는 찬반이 격렬한 영화다. 로튼토마토닷컴의 평은 신선도 53%와 썩은내 47%로 정확하게 양분된 상태. “이 영화는 역사 수업이 아니라 통역된 역사”라는 소피아 코폴라의 대담함과 “아름답도다! 아름답도다!”라고 탄식한 전기작가 안토니아 프레이저의 흥분에도 불구하고, 어쨌거나 절반의 관객은 “소피아 코폴라의 성인버전 바비인형 놀이에 불과하다”는 비평가들의 몸서리에 동참할지도 모르겠다. 야채와 메인디시 없이 달달한 디저트만으로 만찬을 차릴 수 있다고 믿는 코플라의 세 번째 영화에 동의하거나 말거나. 이 기절하게 화려한 ‘로스트 인 베르사유’는 잡학사전을 통해 ‘통역’을 좀 할 필요가 좀 있는 세계다.
<마리 앙투아네트>의 시사에서 가장 화제가 됐던 것은 형형색색의 구두 사이로 비치는 연보라색 컨버스 운동화였다. 정확한 모델명이 ‘컨버스 올스타 1923 척 테일러 농구화’인 이 운동화는 “앙투아네트가 그저 평범한 십대 소녀였다는 사실을 보여주
<마리 앙투아네트> 세계로 들어가는 26가지 열쇠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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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5월15일(화)
장소 신촌 메가박스
이 영화
선후배 형사 사이인 유정희(양조위)와 아방(금성무)은 단순한 파트너를 넘어 탄탄한 인간적 신뢰를 쌓고 있는 관계다. 술을 전혀 입에 대지 않는 등 모범적인 생활을 하던 아방은 어느날 여자친구가 자살로 목숨을 끊자 충격에 형사를 그만두고 술독에 빠져든다. 그로부터 3년후, 사립탐정이 된 아방은 여전히 유정희와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던 어느날 유정희의 장인이 잔혹하게 살해당하고, 사건은 단순강도살인으로 종결된다. 그러나 유정희의 아내 숙진(서정뢰)은 제3의 범인이 존재할 것이라는 의심을 품고, 아방에게 독자적으로 사건을 재수사해줄 것을 부탁한다. 사건을 조사하던 아방은 점차 유정희가 연루되어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100자평
<상성: 상처받은 도시>는 <무간도> 시리즈의 공동연출자 유위강, 맥조휘가 두번째로 호흡을 맞춘 작품이다. 쫓고 쫓기는 관계의 두 남자, 그들을 둘러싼 음모와 거짓. <상성:상처
상처받은 홍콩의 노래, <상성: 상처받은 도시> 언론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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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 칼럼니스트 "김태훈"씨가 진행하는 [시네마 자키]
이번 편은 "인간 관계"
영화 속의 인간 관계 대해서 알아보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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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 자키] 인간 관계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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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서가 <망종> <히야쯔까르>를 연출한 장률 감독의 신작 <이리>에 출연한다. 영화진흥위원회, 전라북도, KBS가 지원하는 HD제작지원작인 <이리>는 1977년 이리역 폭발사고를 배경으로 고향을 잃은 사람들의 사연을 담고 있다. 폭발사고 당시 임산부였던 한 여자와 그의 가족들이 이리에서 익산으로 변해버린 도시의 삶을 바라보는 이야기를 그릴 예정. 이 영화에서 윤진서는 사고로 전신불구가 된 엄마와 함께 살고 있는 정신이상자 딸을 연기한다. <이리>는 오는 11월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가 올 겨울안에 모든 촬영을 마무리할 계획이며 현재 장률 감독은 중국에서 시나리오 작업을 마무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진서, 장률 감독의 신작 <이리>에 캐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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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시작한 10년 전 전도연의 이름은 ‘여인2’였다. <접속>(1997)의 수현(전도연)은 학창 시절 연극에서 맡았던 미미한 배역 이름을 컴퓨터 통신 대화명으로 썼다. <접속>의 첫 장면은 혼자 영화를 보고 극장에서 나온 수현(전도연)이 소나기를 만나 망연자실한 모습이다. 카메라는 피카디리극장 앞 보도에 찍힌 스타들의 손도장을 훑어본 다음 수현을 무심히 지나친다. 이어 동현(한석규)이 화면 안으로 들어오지만 그녀에게 눈길도 주지 않고 간다. 그날 두 사람이 본 영화는 <라스베가스를 떠나며>였다. 사랑이 죽음까지 구제하는 그 영화가 예언이었을까. 그 뒤로 줄곧 전도연은 사랑의 신령함을 믿고 전도했다. 웬만하면 먼저 프러포즈하고(<내 마음의 풍금>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인어공주>), 약속을 모르는 남자를 약속하게 만들고(<약속>), 냉정하게 불륜을 주도하고(<해피엔드>) 남녀의 정을 옆
당신, 아직도 모르겠어요, 배우 전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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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 맨3>가 전국관객동원 400만 고지를 눈 앞에 두고 있다. 배급사인 소니 픽쳐스 릴리징 브에나 비스타에 따르면 <스파이더 맨 3>는 지난 주말 전국 79만명을 불러모으며 개봉 2주차 만에 전국관객 390만명을 동원, 2주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지난 주말 서울 198개, 전국 816개였던 스크린은 서울 184개, 전국 745개로 다소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전국 스크린 수의 절반 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개봉 첫 주에 비해 주말 관객 수 역시 감소했지만, 지난 주에 노동절과 어린이날이 있었던 걸 감안한다면 여전히 높은 수치다. 배급사 측은 "빠른 관객 동원 속도와 입소문으로 역대 외화 최고 관객을 동원한 <반지의 제왕3>의 기록을 깰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2위부터 4위는 한국영화들이 차지했다. 하석진, 유진 주연의 <못말리는 결혼>은 서울 60개, 전국 300개 스크린에서 상영되어 주말동원 전국 15만3272명
<스파이더맨 3>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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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더블타겟> 전설의 스나이퍼! 남기남
[정훈이 만화] <더블타겟> 전설의 스나이퍼! 남기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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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듯이 햄릿> 5월18~27일/ 국립극장 하늘극장/ 0505-388-9654
“햄릿은 언제나 죽음의 경계에 있는 인물이다.” <노래하듯이 햄릿>의 연출가 배요섭은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재창조하기로 마음먹은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그의 말처럼 <노래하듯이 햄릿>은 우유부단한 인물의 전형으로 해석되어온 햄릿에게 죽음의 의미를 묻는 음악극이다. 죽음 이후에는 무엇이 있을까, 나를 기억해주는 누군가가 있다면 죽음도 괜찮은 것일까, 죽은 자는 산 자에게 무엇을 남기는 걸까. 광대들이 끌어가는 <노래하듯이 햄릿>은 이처럼 무거운 질문을 던지면서도 경쾌하고 냉소적인 어조를 잃지 않는다.
다섯 광대는 가면 놀이와 노래를 하면서 죽은 자를 저세상으로 보내주는 이들이다. 햄릿이 남긴 수첩을 주운 그들은 한 대목 한 대목 사연을 읽어가며 즉석에서 배역을 나누어 맡아 햄릿의 이야기를 관객에게 펼쳐놓는다. 왕자 햄릿은 아버지가 죽은 지 두달
햄릿에게 죽음의 의미를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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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류나무 그늘 아래> 타리크 알리 지음/ 미래 M&B 펴냄
타리크 알리는 <술탄 살라딘>에서 승자의 관점에서 왜곡되어 알려져온 패자의 역사를 들려주었다. 언월도를 들고 요란한 굉음이나 내면서 설치는 할리우드적 영상 속의 아랍인들이 아닌, 진짜 아랍인들의 삶이 어땠는지를 집요하게 들려주는. 그렇다고 해서 그가 선택한 소재가 ‘안전’한 것은 아니다. 기독교 세계와 분쟁이 있는 시대를 빼고 신화와 우화를 맛깔나게 들려주는 데 만족하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이미 그는 <술탄 살라딘>에서 기독교 세계와 이슬람 세계의 충돌 상황, 즉 십자군전쟁의 이야기를 그려냈었는데, 이번에 소개되는 <석류나무 그늘 아래>는 스페인 내 무어인의 역사가 무너지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다. 그 중심에는 한 이슬람 귀족 가문이 있다.
기독교 군대에 의해 한 마을이 초토화된다. 이슬람 문명을 상징하는 책들이 일순 잿더미로 내려앉는다. 코란 수천부와 더불어 그 장
잊혀진 세계의 종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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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인스토밍(brainstorming)이라 불리지만 실은 브레인스토핑(brain-stopping)에 더 가까운 아이디어 회의 시간. “비의 웃통을 벗기는 겁니다! 여심을 잡는 최고의 광고가 될 거예요!” 라는 내 흑심 품은 이야기에 박수치는 건 여자들이요, 너는 왜 그리 쉽게 갈 생각만 하느냐며 호통치는 것은 디렉터렸다. ‘시선을 확 잡아당기는 광고 만들면서 비의 코브라 근육도 덤으로 만져보는 게 뭐가 나빠. 광고주도 분명 좋아할 텐데!’ 속으로만 구시렁댄다.
보통 빅모델을 기용하는 광고를 쉽게 가는 광고라고 말한다. 뒤통수를 때리는 강렬한 아이디어나 “맞아, 맞아”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인사이트 없이도 모델이 가진 강력한 이미지에 기대서 제품에 원하는 이미지를 겹쳐 바를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광고쟁이들의 밥줄이자 동시에 가장 큰 적인 광고주를 설득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델을 누구로 할 것인가 논의하는 회의자리에 항상 등장하는 사람들이 톱
[도마 위의 CF] 모델도 크리에이티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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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개봉작을 소개하는 [개봉작 NEW]
이번 회에는 지난 5월 17일에 개봉한 <넥스트> 입니다
라스베가스의 마술사 크리스 존슨(니콜라스 케이지).
그는 2분 후의 미래를 볼 수 있는 아주 특별한 능력을 갖고 있지만, 능력을 숨긴 채 조용히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카지노에서 총기강도 사건을 예견하고, 사고를 방지하려다가 도리어 총기강도 사건에 휘말린다.
한편, 그의 능력을 알게 된 FBI 요원 캘리 페리스(줄리안 무어)는 LA에 핵폭탄이 설치된다는 정보를 입수,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크리스 뿐임을 직감한다. 겉으로는 지명수배자를 추적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핵폭발을 막기 위해 크리스를 잡으려는 FBI. 그들은 크리스가 운명이라고 믿는 리즈(제시카 비엘)를 이용해 그가 빠져나갈 수 없는 덫을 만들어 그를 잡으려 한다.
FBI와 크리스, 그리고 테러리스트는 핵폭탄을 사이에 두고 시간의 경계를 넘나들며 어느 것이 실제이고 어느 것이 미래인지 구분되지 않는
[개봉작 NEW] 넥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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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5월20일(일) 오후 2시20분
서부의 부호 그랜트는 네명의 프로페셔널을 끌어모아 10만달러를 조건으로 제안을 한다. 자신의 아내를 납치한 멕시코의 혁명투사 라자로부터 그녀를 구해오라는 것. 고난의 여정 끝에 이들은 라자 일당들로부터 여자를 구해내는 데 성공하지만, 그 과정에서 은폐되었던 진실들이 하나씩 드러나게 된다.
리처드 브룩스의 <4인의 프로페셔널>은 기존의 정통 서부극의 문법에서 빗겨서 있다. 영화는 선악의 구도 속에서 주인공의 영웅적인 면모를 부각시키는 대신, 더이상 ‘적=악’이라는 공식을 믿을 수 없게 된 현실로 인해 갈등하는 인물들을 담는다. 네명의 전문가들이 적으로 삼아야 하는 라자는 과거 이들과 함께 혁명을 꿈꾸던 자로서 여기에는 돈 때문에 과거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된 비루한 현실이 있을 뿐이다. 그래서 이 영화에서는 총 한발 쏘고 멋지게 돌아서 떠나는 마초들의 물질적 아우라를 찾아보기 힘들다. 감독은 뜨거운 사막에서 펼쳐지는 두 집단의 지
카우보이의 마지막 윤리, <4인의 프로페셔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