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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러갈 때는 예쁘게 하고 싶죠. 사생대회 같은 데 갈 때. 머리도 양 갈래로 묶고요. 근데 그러고 가면 애들한테 바로 욕먹죠. (웃음) 요새는 여드름이 자꾸 나는데 애들이 고소해해요. 근데, 여드름 관리는 쌀뜨물이 좋다면서요?” 새침데기인 줄 알았더니 왈가닥이다. <여선생 vs 여제자> 촬영 끝에 “이 파마머리 풀어야 하냐”고 선생님에게 질문한 것이 화근이 되어 “그럼 당연한 거 아니야?”라는, 반 친구들의 손가락질을 받던 중학교 1학년 때의 눈치없던 시절은 추억으로 지나갔다. “지금 중3인데요, 다 친해졌어요. 친구들이 저를 더 애물단지 취급해요. 하도 왈가닥이라서. 너 이상하게 생긴 게 꼭 외계인 같다고 그러는데, 가까이서 보면 제가 봐도 좀 이상하게 생긴 것 같아요. 하하하.”
그러고 보니 영화에서도 더 깍쟁이가 되어 나타날 줄 알았는데 돌연 숙맥으로 돌아와 우리를 놀래킨다. 아빠를 잃고 엄마와 어렵게 살고 있는 <열세살, 수아>의 수아. 미숙한 오해
왈가닥 세영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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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고원>은 우연이 빚어낸 독특한 영화다. 5년 전 히말라야 산맥의 라다크에 발을 들인 것도 우연 때문이었고, 이후 배우까지 겸하게 된 로드무비를 우여곡절 끝에 만들게 된 사연 또한 우연의 연속이다. 원하는 대로 이뤄진 것 하나 없었지만, 김응수 감독은 <천상고원>이 자신이 영화를 바라보는 인식의 전환점이 됐다고 말한다. “20대는 세상과 싸우느라, 30대는 세상에서 헤매느라 정신없었는데 이제야 좀 편안해졌다”는 김응수 감독은 흡사 “육체의 소멸을 통해 정신적인 탄생을 맛보는” 영화 속 K 같았다. “저기 하늘의 쪽빛 좀 보라고!” 두 차례의 라다크 여행만으로는 갈증이 다 가시지 않은 것일까. 5월31일 개봉하는 <천상고원>의 스탠디 포스터를 가리키며 그는 연신 흥분의 입맛을 다셨다.
-라다크를 처음 간 게 언제인가.
=2002년 <욕망> 편집 끝나고서다. 허전하고, 할 일도 없고. 게다가 월드컵도 끝났다. 재충전의 기회도 필요해서 떠
나도 이게 영화가 될까 싶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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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사 대표라고 하면 어렵게 마련인데, 최재원 대표님은 아주 자상하셔서 모든 스탭이 좋아하는 분이다. 주말마다 항상 절에 가서 불공을 드리시기도 하고. (웃음) 그런 분한테 추천을 받으니 정말 영광이고 기분이 좋다. 비록 1만원짜리 한장의 후원이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 몸이 아파도 치료를 받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쓰였으면 좋겠다. 평소 현장에서도 다치거나 아픈 스탭들이 많은데, 그런 때도 보험사에서 충분한 보상을 해주지 않는 것 같아서 안타까울 때가 많다. 다음 주자로는 CG업체인 EON의 정성진 실장님을 추천하고 싶다. 지금 <헨젤과 그레텔> 때문에 우리 스탭들과 함께 제주도에서 고생하고 계신, 워낙 사람 좋고 여러 분야에 관심도 많으신 분이다. 얼마 전에 득녀하셨기 때문에 아마 마음 씀씀이도 후덕해지셨을 거다. (웃음)
[만원릴레이 88] 미술감독 류성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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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감독은 우연히도 이름(first name)이 같았다. 그러고보면 나잇대는 달랐지만 웃을 때의 느낌이나 장난기어린 표정도 닮았다. 환경영화제의 초청을 받아 한국을 찾은 앤드루 패니켓 감독과 앤드루 W. 마셜 감독은 둘 다 뉴질랜드 출신이다. 뉴질랜드라는 나라의 특성 때문인지 환경문제, 특히 바다와 관련한 이슈에 관심이 많고 이를 영화라는 매체로 표현하는 일에도 열심이다. 5월21일 뉴질랜드 교육문화원. 환경영화제에서 상영된 <잠수헬멧 해리와 지혜의 진주>와 <펭귄들의 다이빙>의 두 감독을 만났다.
-<잠수헬멧 해리와 지혜의 진주>로 처음 어린이용 수중영화에 도전했다.
=앤드루 패니켓: 오랫동안 성인을 포함해 일반인을 위한 영화를 찍었다. 그러다가 어린이는 우리의 다음 세대이기 때문에 그들을 위한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실제로 어린이들은 수중영화에 굉장히 관심이 많다.
-20여년 동안 수중다큐멘터리를 만들었다. 특히 기억에 남는 작
[스폿 인터뷰] 바다는 화수분이 아닌, 보호해야 할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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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트시네마가 없었다면 미디어극장 아이공도 없었을 것입니다. ‘진보는 젊은 정신에서 오는 것이지 젊은 육체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나에게 서울아트시네마는 대안적인 관점과 용기있는 시선과 철학이 담긴 영화들을 선사했습니다. 척박한 땅을 개량해 옥토로 만든 농부의 땀과 정성이 있어 밥을 먹을 수 있는 것처럼, 서울아트시네마의 땀과 정성으로 깨어 있는 젊은 정신을 유지할 수 있는 장이 만들어집니다. 몸무게만 나가는 영화를 키울 것인가, 머리가 있는 영화를 키울 것인가. 지키는 것은 우리의 사랑과 관심이지 않을까요.”
[시네마테크 후원릴레이 67] 미디어극장 아이공 대표 김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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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들이 극장가를 점령했다. 지난 5월 23일 개봉한 <캐리비안의 해적: 세상의 끝에서>가 개봉 첫 주 동안 271만 3302명(배급사 집계)을 동원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개봉 당일에만 30만8000명의 관객을 동원한 <캐리비안의 해적~>은 석가탄신일인 24일에는 78만 9천명의 관객을 동원하여 개봉 이틀 만에 109만7000 명의 관객 수를 기록했다. 이는 역대 영화사상 최고의 스코어를 기록한 <괴물>의 개봉 이틀 관객 수 108만8000 명의 기록을 깬 동시에 외화로서는 처음으로 최단기간 100만 관객 돌파의 기록을 세운 것이다. 뿐만 아니라 개봉 첫날 전국 670개로 시작한 스크린 수도 주말동안 서울 244개, 전국 912개 스크린으로 늘어났다. 이는 <스파이더맨 3>가 세운 816개 스크린의 기록을 약 100개 앞지른 것으로 전국 스크린 수의 절반이상이다. 조만간 개봉하는 <황진이>와 <슈렉3>가 스크린
전국 912개 스크린 점령, <캐리비안의 해적~> 박스오피스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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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스코틀랜드를 구해내 ‘스코틀랜드의 마지막 왕’으로 불리길 꿈꿨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로 ‘검은 대륙의 히틀러’로 이름 붙여진 남자가 있다. 1971년에 쿠데타로 우간다의 실권을 잡은 이후 수십만명의 죽음을 초래한 공포정치를 펼친 결과, 1978년부터 2003년까지 망명자로 살다 죽은 이디 아민은 20세기 중반의 가장 논쟁적인 인물로 남았다. 우간다 국내와 바깥에서 그를 바라보는 상반된 정서는 중요한 점을 시사한다. 그는 안으로 대다수 국민의 치를 떨게 만든 정치가였으나 해외토픽과 외국 가십잡지로 옮겨가면 우스갯감 신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아민이 죽은 지금, 그에 대한 올바른 평가는 우간다인의 몫으로 돌린다 하더라도, 선정적인 기사에 물들어 결국엔 서구가 의도한 ‘야만적이고 부패한 아프리카’라는 편견에 동조했던 사람들에겐 비뚤어진 시각의 수정이라는 숙제가 남아 있다. 요즘 세대에 어쩌면 낯선 인물일 아민이 다시 주목받게 된 데는 그를 다룬 영화 <라스트 킹>과 주
20세기 중반의 논쟁적인 인물을 다시보다, <라스트 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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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돌아가는 강냉이 기계. 거칠게 쥔 손. 세월의 고됨이 느껴지는 할아버지의 얼굴. 시간은 흐르고 계절은 변해 다시 봄. 그 시작을 알리는 기운은 아직 자리를 뜨지 못한 겨울의 침묵이다. 베이징 외곽의 어느 마을, 홀로 남겨진 할아버지에게 맑은 미소의 소녀가 다가온다. 할아버지가 강냉이 기계를 돌리자 소녀는 나무 주위를 돌고, 할아버지의 손동작이 빨라지자 소녀의 발걸음도 빨라진다. 한 바퀴, 두 바퀴. 아무것도 없을 것 같았던 마을에 뻥 소리가 울리고, 강냉이는 배꽃의 잎이 되어 포대에 고스란히 담긴다. 봄을 피운 할아버지와 소녀의 움직임. 시간은 아무 소리도 없이 오다가, 순간 사람을 놀라게 한다. 갑자기 움트는 새싹들처럼.
6분이란 짧은 시간 안에 봄의 도착을 담아낸 이 영화는 베이징영화학교 감독과를 졸업한 이한얼 감독의 작품이다. 제목은 <봄이요!>. 계절을 바라보는 시선이 꾸밈없이 솔직하다. 소설가 이외수씨의 아들이기도 한 이한얼 감독은 “마음 공부를 하
[이달의 단편 13] 이한얼 감독의 <봄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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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전설의 고향> 도대체 요즘 것들은 '한'이 없어요!
[정훈이 만화] <전설의 고향> 도대체 요즘 것들은 '한'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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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좀 주세요.” “한두 방울이 아니라, 선지가 필요해.” 지난 5월18일 오후 3시. 남양주종합촬영소 <두사람이다> 촬영장에서 오가던 무시무시한 대화의 일부다. 떨어지는 핏방울 때문에 잠에서 깨어난 여주인공이 천장에서 내려오는 피의 수면을 바라보던 중, 순식간에 핏물이 온 방을 채우는 장면. <그랑블루>의 꿈장면에 등장하는, 거꾸로 내려오는 수면의 핏빛 버전이다. 윤진서의 얼굴에 떨어지던 핏방울이 급기야 온 침대와 방안을 피칠갑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문제는 2m 남짓한 높이에서 떨어지는, 몇 양동이는 될 법한 엄청난 양의 핏물을 맨 얼굴로 맞아야 한다는 점. 눈과 코, 귀로 핏물이 들어가는 것은 물론이고, 온몸을 피범벅으로 만들게 될 텐데 두번은 상상도 못할 일이다. 더없이 미안한 표정으로 “한번만 더 가자”던 오기환 감독이, “싫어요, CG로 하세요”라는 윤진서의 애처로운 항변에 급기야 무릎을 꿇을 만도 하다. 그러나 프로는 아름답다. 한 시간 반에 걸쳐
네 옆의 아무도 믿지 마! <두사람이다> 촬영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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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단의 글을 읽어보니 올해 칸영화제 개막작인 왕가위의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 같다. 영화 비주얼은 칭찬했지만 비평가들에게 배우들의 연기가 그다지 인상적이지 못한 것 같고 대사는 지루해했던 것 같다. 영국 <텔리그래프>의 한 비평가는 더욱 구체적으로 비판했다.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에서 일관되게 가락이 맞지 않은 음은 보이스오버의 광범위한 사용이다. 마음의 문제를 명상하는 보이스오버는 <섹스 & 시티> 캐리 브래드쇼의 보이스오버 정도로 깊이가 없고 짜증나기까지 한다.”
<섹스 & 시티> 팬들에게 사과함과 더불어, 보이스오버 내레이션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것은 비평가가 영화에 던질 수 있는 가장 쉬운 비판 중 하나라는 사실 또한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 이유는 단순하고 익숙하다. ‘보여주기’는 대개 늘 ‘말해주기’보다 효과적이다. 보이스오버는 우리에게 “나는 몹시 바보 같아서 나 자신을
[외신기자클럽] 내 머릿속의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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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3대 메이저의 하나인 도호는 지난 4월2일,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작품을 DVD로 통신판매한 ‘코스모스콘텐츠’라는 회사를 저작권 침해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판매 중지(금지)를 요청하는 소송을 도쿄지방법원에 제기했다.
일반적으로 영화의 저작권자는 그 작품을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저작권 존속 기간을 갖는다. 일본에서는 2003년까지 유효한 구저작권법에서는 그 존속 기간이 개봉(첫 상업 상영) 다음해 1월1일부터 50년간이었다. 이것이 2004년 1월1일에 개정된 현행 저작권법에서는 70년간으로 연장되었다. 기한 완료의 의미로 퍼블릭도메인(약칭 PD; 저작권이 완료된 공공소유물)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지난해, 파라마운트 홈엔터테인먼트는 <로마의 휴일> DVD를 무단으로 복제 판매하는 회사를 상대로, 역시 아직 퍼블릭도메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판매 중지를 요청하는 가처분신청을 도쿄지법에 냈다. 그러나 도쿄지법은 이를 퍼블릭도메인으로 인정, 가처분신청을
[도쿄] 사후 38년이냐, 개봉 후 70년이냐 그것이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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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박스오피스 빅3의 마지막 <캐리비안의 해적: 세상의 끝에서>(이하 <캐리비안3>)가 지난주 목요일 개봉했다. 2003년 <캐리비안의 해적: 블랙 펄의 저주>로 시작돼 지난해 <캐리비안의 해적: 망자의 함> 이후 10개월만에 스크린을 찾아온 시리즈의 세번째는 주말 3일 동안 1억1254만달러를 벌어들였고, 제한개봉한 목요일 흥행수입까지 합산하면 현재까지 북미 박스오피스 수입은 1억2654만달러다. 전편 <캐리비안의 해적: 망자의 함>의 개봉기록인 1억3560만달러에는 못미쳤다. <스파이더맨3> <슈렉3>와 함께 2007년 여름 박스오피스를 달굴 기대작으로 꼽혔던 <캐리비안3>의 일당들은 비슷한 시기에 3편으로 찾아온 거미인간과 슈렉의 개봉기록을 넘어서는 데는 실패했지만, 지난해 메모리얼 데이(남북 전쟁 연례 추도식) 오프닝 기록을 새로 수립한 <엑스맨: 최후의 전쟁>의 기록은 경신해
<캐리비안의 해적: 세상의 끝에서> 역대 박스오피스 오프닝 5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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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베스, 할리우드로 가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대니 글로버가 연출하는 영화 <투쌍>(Toussaint)에 전격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5월16일 베네수엘라 의회는 <투쌍>의 제작 파트너로 1천8백만달러를 지원할 것이며, 이 돈은 “각본과 제작비, 의상, 조명, 수송 등 제작과정 전반의 비용에 쓰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니 글로버의 감독 데뷔작이 될 <투쌍>은 18세기 아이티의 노예혁명을 이끌던 투쌍 루브르투르의 생애를 그리는 작품. 현재 투쌍 역에는 돈 치들이 캐스팅됐고, 그 밖에 조너선 리스 마이어스, 안젤라 바셋 등이 합류한 상태다.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진보 인사로 꼽히는 대니 글로버는 부시 정부에 비판의 날을 세워온 인권단체 ‘트랜스아메리카 포럼’의 수장이며, 차베스가 민주주의를 악용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을 때 그를 옹호한 대표적인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베네수엘라를 몇 차례 방문해왔으며, 차베스와 함께 라디오 토크쇼에 출연하
차베스와 대니 글로버의 밀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