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월 18일에 있었던 <므이> 기자간담회 현장 영상입니다.
김태경 감독과 여배우 조안, 차예련의
솔직하고 진솔한 인터뷰가 있습니다.
동영상을 보시려면 ‘동영상보기’ 버튼을 눌러주세요.
[현장 씨네21] <므이> 기자간담회 현장
-
노장형사의 오기가 마법사와 변신로봇을 제압했다. 지난 7월 17일 개봉한 <다이하드 4.0>이 전국누적관객 168만명을 돌파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이미 지난 수요일 집계된 예매순위에서도 40%이상의 예매율을 기록한 <다이하드 4.0>은 주말동안 서울 49만6500명, 전국 67만8000명(배급사 집계)을 동원했다. 스크린 수는 서울 134개, 전국 584개. 현재 집계된 전국누적관객 수에는 개봉전 전야제 관객 수가 포함되어 있지만 공식 개봉 이후의 관객몰이 속도도 가파른 상태다.
<다이하드 4.0>이 합세하면서 현재 극장가는 <해리포터와 불사조기사단>, <트랜스포머>를 포함해 3편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가 약 85%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영화로는 5위의 <해부학교실>과 8위의 <검은 집>이 순위에 올라와 있지만 관객 동원수 측면에서는 상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태국 공포영화 <샴&
노장형사의 저력, <다이하드 4.0> 박스오피스 1위
-
[정훈이 만화] <해부학교실> 장치 해부학을 아십니까?
[정훈이 만화] <해부학교실> 장치 해부학을 아십니까?
-
<바리데기>
황석영 지음/ 창비 펴냄
물난리에 물자난에 초토화된 90년대 북녘 이야기가 해외뉴스로 들려오는 아프리카의 슬픈 풍경처럼 느껴진다, 고 해도 누굴 탓하랴. “개새끼들.” 북한 소녀 바리의 아버지가 험한 일을 당하고 내뱉는 유일한 욕설이 누구를 향해 있는지 소설 안에서는 비교적 분명하지만, 세상에는 크고 작은 개새끼들이 너무 많다는 걸 소설은 국제적으로 체험케 해준다. ‘개새끼들’이 빚어내는 비극의 향연을 당장 중지할 방도는 없어 보인다. 외과수술로는 어림없는 그 상처들을 어루만져주고 싶어 영혼의 씻김을 끌어들인 걸 체념의 제의라고 시비걸 여지 역시 없어 보인다. 바리와 그의 할머니에게 영혼을 보고 대화할 수 있는 신묘한 능력을 준 건 판타지스럽지만, 겪지 않은 비극의 풍경도 멀찍이 선 자에겐 일종의 판타지일뿐이다. 바리가 하필 식량난에 줄줄이 죽어나가는 북녘의 소녀이고, 두만강을 건너 중국 옌지로 흘러들어가는 것도, 잘살아보겠다고 영국으로 목숨 건 밀항을
개똥밭을 구른 구원의 여신, 바리
-
-
<We Are The Night> 케미컬 브러더스/ EMI 발매
1990년대 이후의 테크노-일렉트로니카 음악에 대해 어느 정도 이상의 흥미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케미컬 브러더스(The Chemical Brothers)는 언젠가 마주치게 될 이름이다. 그건 이를테면, 현금인출기에서 돈을 찾기 위해 비밀번호를 알아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테크노-일렉트로카는 성격상 기본적으로 ‘지하의’(underground) 음악이다. 그것은 낮보다는 밤에, 라디오보다는 클럽에서, 환한 조명보다는 어둑어둑하거나 사이키델릭한 조명에서, 사리분별이 명확할 때보다는 술이나 약에 취했을 때 더 쉽게 흡수되고 소비되는 음악이다.
케미컬 브러더스는 테크노-일렉트로니카의 이런 삐딱한 성격을 배반하지 않으면서 낮과 라디오와 환한 조명과 사리분별이 명확한 사람들에게도 환영받을 수 있는 음악을 만들어왔다. 즉 이들은 비슷한 시기에 메인스트림 음악계의 스타가 된 프로디지(Prodigy)와 팻보이 슬림
노장 DJ들의 손맛
-
계속 씹어대는 글만 썼더니, 결국은 한 칼럼 때문에 사단이 났던 터라 오늘은 오랜만에 마음을 가다듬고 칭찬을 좀 해보련다.
요즘의 CF들을 보면 스타일이 참 화려하고 아이디어들도 톡톡 튄다. 모델들이 나와서 제품을 손에 쥐고 살며시 미소 지었던 80년대까지의 광고들과 비교해보자면 정말이지 놀라운 이야기. 초당 돈이 수천만원씩 들어간다는 엄청난 CG로 눈을 현혹시키는 광고들도 있고, 눈을 어디다 둬야 할지 모를 정도의 노출을 자랑하는 미남미녀들도 심심찮게 등장한다. 초등학생도 무이자, 무이자를 흥얼거릴 정도의 강력한 CM송도 있고, 발음도 알아듣기 힘든 외국 미녀들의 귀따가운 수다를 갖다붙여 짜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무조건 웃기고 보는 광고도 있고 저 멀리 할리우드 스타를 모셔오기도 하지. 정말 어떻게든 눈길 한번 더 받고, 좋다는 얘기 한번 더 들려주기 위해 온갖 애를 쓰는 CF들을 보고 있자면 재미있기도 하고 감탄스럽기도 하다.
그러나 최고의 파티셰가 준비한 눈 돌아가게 화
[도마 위의 CF] 곧고 뾰족한 창의 위력
-
EBS 7월29일 오후 2시20분
허름한 집 이층에 세를 놓고 불법 의료 행위를 하는 크리스티(리처드 아텐보로). 그의 집에 이사 온 여자들은 어김없이 그의 먹잇감이 된다. 그는 자신의 의학 지식으로 아픈 여자들을 유혹한 뒤, 직접 개발한 최면 가스로 여자들을 기절시키고 목을 졸라 살해한다. 여자들이 점점 의식을 잃어가면서 그에게 마지막 저항을 하려고 발버둥칠수록 그는 점점 더 성적으로 자극받는다. 어느 날, 이 위험한 공간에 티모시 가족이 이사온다. 크리스티는 무식하고 우유부단한 남자 티모시와 그의 아름다운 아내 베릴을 주의 깊게 살핀다. 가난 때문에 임신 중인 아이를 중절하려는 베릴은 어쩔 수 없이 크리스티의 도움을 받기로 한다. 물론 그녀 역시 크리스티의 희생양이 된다. 주도면밀한 크리스티는 티모시를 협박하여 사건을 은폐하는 한편, 그에게 누명을 씌운다. 티모시는 결국 가족을 살해한 범인으로 몰려 사형을 당하고 크리스티의 도착적 범죄 행각은 계속된다.
리처드 플레이셔의 &
어느 연쇄살인범의 목소리 <10번가의 살인>
-
MBC 월화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에는 나른한 오후 보통 여자아이들이 입가에 침을 대롱대롱 흘렸다가 ‘스읍’ 하고 빨아들이며 머릿속에 그려본, 그 따사로운 꿈이 현실의 옷을 차려입고 팔랑거리고 있다. 어제나 오늘이나 드라마들은 20대에 실장님 소리를 듣는 재벌 후계자와 운명적인 사랑에 빠진 신데렐라의 현재형이 여성의 판타지를 관통하는 불변의 설정이라 곡해하고 있지만, 실제로 그 같은 로맨스가 가당한 일이라 여긴 채 일상을 견디는 여성들은 많지 않다.
천하를 호령하겠다는 야심이 없고, 재능도, 배경도 없는 그냥 그런 ‘우리’는 이런 꿈을 그려본다. 고소쌉쌀한 커피 냄새가 진동하는 사랑방 같은 작은 찻집을 운영하며 단골 손님과 두런두런 수다를 떠는 장면, 무쇠팔 무쇠다리의 강인한 체력을 자랑해도, 고기 한점 더 먹겠다고 먹성을 부려도 머리를 통통통 내려치며 귀여워해주는 남자들에게 둘러싸여 여성 대 남성이 아니라 인간 대 인간의 든든한 유대감을 만끽하는 순간 같은 것 말
여성적 필터로 걸러진 향긋한 로맨스
-
현재 한국에서 만나볼 수 있는 미야베 미유키의 작품들 중에서 어느 것 하나를 대표작으로 꼽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다음에 소개하는 세 작품은 미야베 미유키의 정통파다운 면모를 느낄 수 있는 것들이지만, 가볍게 읽을거리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추리물이라기보다는 명랑소설 같은 면모가 돋보이는 <스텝 파더 스텝>이나 단편집 <나는 지갑이다>나 <대답은 필요없어>도 추천할 만하다.
<화차>
개인파산을 소재로 92년에 쓰여진 소설이지만, 지금 읽어도 시간차를 거의 느낄 수 없는 걸작. 나오키상 후보에 올랐다. 다른 사람의 인생을 훔쳐서 살 수밖에 없었던 한 여자와 그녀에게 인생을 도둑맞게 된 여자의 삶을 진저리칠 정도로 사실적인 필치로 그렸다. 개인파산의 문제를 개인의 문제로 치부할 게 아니라는 미야베 미유키의 시선이 돋보인다. 휴직 중인 형사 혼마 슌스케에게 아내의 조카가 찾아온다. 약혼녀 세키네 쇼코가 사라졌다는 것. 결혼을 준비하
[미야베 미유키] 이야기꾼의 세계와 글발을 맛보고 싶다면
-
미야베 미유키는 일본의 베스트셀러 작가다. 많이 팔리고 인정받는 것을 떠나 독자에게 사랑받는 작가다. 이제 일본에서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많이 팔리고 사랑받는 일본 작가의 한 사람으로 자리매김한 것은 물론이다. 현재 국내 출간된 소설만 12종 19권에 이르며, 그중 <브레이브 스토리>는 만화로도 만들어져 14권까지 나왔다. 그녀의 작품들 중 추리소설의 비중이 높긴 하지만 SF, 판타지, 시대물 등 다양한 장르의 이야기를 끊임없이 발표하고 있다. <스텝 파더 스텝>은 열세살 쌍둥이가 노총각 도둑을 자신들의 아버지로 만드는 이야기를 유쾌하고 유머러스하게 그려냈다. RPG 게임 중독이라 직원들에게서 온라인 게임 금지령을 받을 정도로 몰두하는 그녀는 게임을 바탕으로 한 <ICO>, 게임의 영향을 받은 <드림버스터>를 쓰기도 했다. 지갑을 화자로 설정한 연작 단편집 <나는 지갑이다>는 <이유>나 <모방범> 같은 대작들에
[미야베 미유키] 우리 이웃의 범죄를 돌아보라
-
“카메라를 피하는 다른 감독님들과 달리 박찬욱 감독님은 카메라의 시선을 은근히 즐긴다. 본인의 사무실에 가면 한쪽 측면이 사진으로 가득할 정도로 관심이 많기도 하고, 그래서 이해도 높다. 스틸을 찍으면서 다가서기 어려울 때가 있는데 박 감독님은 그런 경계를 알아서 없애주시니 내 입장에서도 한발 더 내디딜 수 있다. 가끔 나를 위해 포즈를 잡아주시는 것 아닌가 싶을 때도 있을 정도다. 카메라를 의식한다기보다 카메라를 배려한다고 해야 할까. 창작의 고민을 슬쩍 내보여주는 여유에서 작품 연출에 대한 자신감도 느껴지고. 자신의 이미지도 컨트롤하고 디렉팅할 줄 아는 영화감독과의 작업은 그래서 언제나 즐겁다.”
[숨은 스틸 찾기] 포토제닉한 찬욱씨
-
<신상옥 컬렉션> Shin Sang Ok Collection
신상옥이 우리 곁을 떠난 지 1년. 대중영화와 작가영화 사이에서 갈피를 못 잡는 한국영화가 도처에 널린 지금은, 그래서 신상옥의 영화를 되돌아봐야 할 시간이다. 그는 영화란 대중과 호흡해야 한다는 걸 누구보다 잘 인식한 사람이다. ‘신필름’을 세워 한국영화 사상 전대미문의 스튜디오 체제를 구축한 것도 그런 바탕에서 비롯되었을 터다. 신상옥은 “영화의 예술성과 오락성이 따로 존재하지 않으며 대중이 찾지 않는 예술은 자위”라고 말했다. 관객이 그의 영화를 평생 기억하고 이야기하며 사랑하는 건 놀랄 일이 아니다. 선명한 캐릭터, 섬세하게 구상된 미장센, 흥미진진한 이야기는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하는데, 그것이 바로 신상옥 영화의 힘이다. 신상옥은 한해에 네댓편의 수작 정도는 너끈히 발표하던 기린아였다. 장르영화의 거장 하워드 혹스가 만든다 한들 <성춘향>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연산군&
다채로운 신상옥 영화의 힘을 보라
-
서울 신촌에서 열린 <화려한 휴가>의 일반 시사회. 관객은 상영 직후 김상경과 함께 무대인사에 나온 박철민을 감독이라고 넘겨짚었을 것이다. 게다가 요즘 출연작 때문에 콧수염까지 길러 붙였으니 그의 얼굴을 알고 있는 이라도 쉽사리 분간이 어려웠다. 관객 또한 불과 몇분 전까지 총알 빗발치는 정글에서 예비군 통지서를 돌렸다는 전설의 월남방위 인봉이의 주접세례에 웃음보를 터트렸으면서도 폭소를 안긴 주인공을 선뜻 알아차리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개사료를 영양제 삼아 투지를 불사르던 <목포는 항구다>의 가오리로 얼굴을 알리고, <불멸의 이순신>의 김완 역으로 팬층을 두텁게 했지만, 여전히 얼굴을 찬찬히 훑고 나서야 ‘아∼’ 하고 무릎을 치게 되는 배우. 박철민은 <부활의 노래>(1990) 이후 최근까지 40편에 달하는 영화에 출연했지만, 워낙 출연 분량이 적은 탓에 그동안 ‘잠깐 배우’로 인식되어왔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화려한 휴가>
먹물을 빼고 80년 5월의 광주 안으로 쑥 들어갔다
-
7월16일 오전, 영화기자들에게 보도자료 하나가 전달됐다. 강우석 감독이 신작으로 <공공의 적> 1편의 속편 격인 <강철중>(부제: 공공의 적1-1)을 선택했다는 소식을 담고 있는 이 자료에는 이 영화가 <투캅스> 1편에 가까운 코미디를 지향할 계획이고, 코미디에 일가견있는 장진 감독이 시나리오를 쓰고 있으며, 강철중 역의 설경구 외에도 정재영, 강신일, 임원희 등이 출연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사실, 요즘의 강우석 감독은 좀 느끼했던 게 사실이다. <실미도> 이후 그는 <공공의 적2>에서 검사 강철중과 <한반도>에선 역사학자와 대통령의 입을 빌려 현실에 대한 발언을 우렁차게 해왔지만, 그 언어들이 너무나도 직설적이면서 일방적이었던 탓에 충분한 공감대를 얻어낼 수 없었다. 많은 사람들이 그의 신작 소식을 반기는 이유는 그런 ‘설교조’의 영화 대신 ‘강우석표 코미디’를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일 것이다.
“마지막 게임을 해보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