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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엔틴 타란티노는 아홉살이 되던 해에 부모와 함께 존 부어맨의 <서바이벌 게임>을 봤다. 아홉살에 그 영화를 본다고 누구나 타란티노가 되는 건 아니지만, 타란티노가 아홉살에 그 영화를 보고 “정신적인 충격”을 받지 않았더라면 지금의 악동 역시 태어나지 못했을 거다(혹은 못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잘 알려진 걸작 <서바이벌 게임>이 부어맨의 모든 것을 대변하는 영화는 아니다. 그는 사실 거장이라는 멋들어진 칭호를 화려하게 받아본 적은 없는 남자고, 특정한 영화적 경향이나 지리적 특징으로 묶어서 읽기도 난감하다.
물론 그를 쉽게 읽을 수 있는 몇 가지 키워드는 존재한다. 자연과 인간의 투쟁, 현대사회에 대한 신랄한 비판, 미국의 신화에 대한 철저한 해체.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가 한번도 포기해본 적이 없는 현재진행형의 작가라는 사실이다. <포인트 블랭크>(1967), <서바이벌 게임>(1972) 같은 걸작들을 낳으며 전도유망
[존 부어맨] “우리는 과연 현재를 바꿀 만한 의지가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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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이름처럼 천천히 가는 것 같아요.” 이지상, 임창재 감독의 단편영화에 출연하면서 서정은 제 이름을 새로 지었다. 예명이니 무슨 뜻이 있는 건 아니었다. 평소 어감이 좋았던 ‘서’ 자를 따서 성으로 썼고, 본명에서 한 자를 따와서 ‘정’이라는 외자 이름을 붙였다. 그런데 어느 날 배우로 살았던 10여년의 삶을 돌아보니 남들보다 한참 느렸다. <박하사탕>을 시작으로 <섬> <거미숲> <녹색의자>, 그리고 곧 개봉을 앞둔 <경계>까지 출연작을 세어봐도 얼마 안 된다. 물론 다른 배우들처럼 스타덤의 기회가 없었던 건 아니었다. <섬>을 끝내고 난 직후에는 그의 집 앞에 매니지먼트 회사들이 자신의 소속사로 오라며 러브콜을 경쟁적으로 보내기도 했고, 한때 그 또한 시류에 따라 TV에도 얼굴을 내밀었으나, 그닥 큰 흥미나 자극을 느끼지 못했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아무 뜻이 없던 ‘서’가 ‘천천히 서’가 아닐까 싶었던 것
[서정] “감정이 말라 비틀어질 정도로 꾹꾹 눌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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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어권 영화의 새로운 아마조네스가 등장했다. 왕취안안 감독의 <투야의 결혼>은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 금곰상 수상작이자 위난의 이름을 본격적으로 세계에 알린 작품이다. 그녀가 연기하는 투야는 불구가 된 남편과 두 아이와 함께 사는, 그러다 가족의 생존을 위해 급기야 남편과 이혼한 뒤 그런 전남편과 아이들을 떠안을 새 남편을 찾는 여자다. 이전작들에서 주로 도회의 삶을 연기했던 그녀였기에 <투야의 결혼>은 새로운 도전이었다. “익숙하지 않은 세계에 발을 들여놓는다는 것은 ‘연기의 변화’, 그 이상이다. <투야의 결혼>으로 나 역시 인지하지 못하고 있던 나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게 됐다. 그것이 가장 큰 성과”라는 게 그녀의 얘기다.
내몽골 지역의 척박한 시골 풍경 속에서 펼쳐지는 투야의 삶에 대한 강한 열망은 언뜻 <귀주이야기>(1992)의 공리가 떠오르기도 한다. 실제로 매서운 흙바람을 그대로 얼굴에 가둔 채 살아가는 두 여인의 모습은 강
[위난] 두려움없는 대륙의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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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부터 미니스커트는 안 입을까봐요.” 검은색 미니스커트를 입고 카메라 앞에 선 그녀가 불편해 보였다. 사실 지켜보는 입장도 불편하긴 마찬가지다. 두편의 드라마에 걸쳐 갈 데까지 간 백수아가씨를 연기했던 이하나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옷은 트레이닝복이 아닐까. <연애시대>의 지호와 <메리대구 공방전>의 메리는 단벌 트레이닝복에도 기죽지 않았고 언니 옷을 훔쳐 입거나, 엄마가 커튼을 찢어 만들어준 옷을 입고도 당당한 여자였다. “평소에도 트레이닝복을 자주 입어요. 동네에서 가게 갈 때는 무릎이 나온 옷도 그냥 입고 다녀요. 그런데 이왕이면 예쁜 옷도 어울려 보이면 좋을 텐데…. (웃음)” 하지만 그 두편의 드라마 덕에 그녀는 출근시간 이후의 동네 골목에서 서로 하품하며 마주칠 것 같은 이웃집 처자로 각인됐다. 하품을 가리던 손을 걷고 나면 서로를 격려하는 미소를 짓고 있을 것 같은 여자. 그 미소 덕에 동네에 사는 10년차 고시생도, 삼수를 넘어 사수를 넘보는 재
[이하나] 긍정지수 1000%의 자연산 말괄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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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1 2007년 10월 <씨네21> 스튜디오 인터뷰 시작 즈음
기자: 길고 덥수룩한 머리를 영화 초반에 자르셨잖아요. 그것도 제법 잘 어울렸는데. (웃음)
임지규: 걱정했었어요. 자르기 전과 이후가 너무 달라 보이면 내가 영화에 방해가 되지 않을까 싶어서.
기자: 음, 너무 잘생겨 보일까봐 걱정했다는 건가요?
임지규: 뭐, 그런 셈이죠.
스튜디오에 들어서는 그가 너무 멀쩡하고 멀끔해 보여서 한번 놀랐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엿보이는 이상한 기운에 두번 놀랐다. 한달 간격으로 개봉을 준비 중인 두편의 장편독립영화 <저수지에서 건진 치타>와 <은하해방전선>은 소심한 왕따와 데뷔를 앞둔 감독지망생을 원톱으로 내세운다. 양해훈과 윤성호, 첫 장편을 완성한 두 감독은 독립영화계가 자랑스럽게 내세우는 비장의 카드이기도 하다. 임지규는 그런 영화 두편의 주인공을 연기했다. 각기 ‘한 개성’ 하는 두 감독의 페르소나(로 추정되는 캐릭터)를 연기했으니, 이쪽의
[임지규] 독립영화에서 건진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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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여성만을 대상으로 하며, 성인 남성은 개막일 하루만 입장이 가능한 영화제?’
'씨너스 이수'에서 오는 11월 1일부터 <핑크영화제>라는 독특한 영화제를 개최한다
'핑크영화'란 일본영화계만의 독특한 영화장르의 하나로 극장상영용 35mm 성인영화를 말하며
'포르노'가 아닌 '솔직한 사랑의 몸부림'이라 외치는 팬들의 수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또한 정해진 조건만 지키면 감독의 창작의 자유가 인정되는 시스템이기에
재능 있는 감독지망생들의 등용문이 되어왔다.
핑크영화로 영화계에 입문한 대표적인 감독들로는
영화 <쉘 위 댄스> 수오 마사유키, <박치기> 이즈츠 카즈유키,
<큐어> 쿠로사와 키요시 감독 등이 있다.
<핑크영화제(Pink Film Festival)>는 2007년 11월 1일(목)~7일(수)까지
씨너스 이수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일본의 독특한 장르영화?’ <핑크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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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변이다. <바르게 살자>가 지난 주 예매순위에서 1위를 달렸던 <M>을 제치고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M>은 YES24를 제외한 나머지 3개 예매사이트와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이 집계한 예매순위에서 모두 약 30%의 예매율을 기록했다. 약 5%정도 뒤지고 있던 <바르게 살자>가 1위를 꿰찬데에는 현장구매량의 증가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 주에 이어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한 <바르게 살자>의 관객수는 전국 120만1232명(배급사 집계). 2위를 기록한 <궁녀>는 전국 105만6091명(배급사 집계)이다. 개봉 첫 주를 맞은 <M>은 약30만명의 전국관객을 동원했다.
개봉작인 <오다기리 죠의 도쿄타워>가 7위로 진입했지만, 3위권 밖에 순위에는 큰 변동이 없었다. <레지던트 이블3>와 <어깨너머 연인>이 차례로 내려왔으며, <행복>과 <러시
<바르게 살자>, 제치고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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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 U. Short? ' 이란 슬로건을 앞으로,
제5회 아시아나 국제단편영화제가 오는 11월 1일 개막한다.
세계 최초 '기내영화제'에서 출발한 아시아나 단편영화제는
국내 유일의 국제 단편영화제로서, 이번에도 역시, 국내를 비롯한
세계 우수 단편영화들을 초청, 상영하여 치열한 경쟁을 벌일 예정이다.
영화의 트랜드이자 미래라 일컷는 '단편영화'의 축제!
단편영화만의 매력을 마음껏 만끽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제5회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는 2007년 11월 1일(목)부터 6일(화)까지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개최된다.
‘단편영화, 그것은 영화의 미래’ <아시아나 국제단편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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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10월29일(월) 오후2시
장소 서울극장
이 영화
사건을 수임하기만하면 대부분 승소를 거두는 변호사 유지연(김윤진)에게 위기가 닥친다. 홀로 키우고 있는 딸을 누군가 납치한 것이다. 유괴범은 돈을 요구하는 대신 살인사건을 저지르고 1심에서 사형 판결을 받은 죄수를 석방시킬 것을 지연에게 요구한다. 공판까지는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급박한 상황. 그는 오랜 친구인 형사 김성열(박희순)과 함께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나서고, 배후에 자리한 거대한 음모 속으로 서서히 빨려들어간다.
말말말
“어젯밤에서 하와이에서 도착했습니다.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김윤진은 하와이에서 미국 TV시리즈 <로스트>를 촬영 중이다) -김윤진
“찍은 영화들이 개봉을 못해서…. 이렇게 오랜만에 무대인사 자리에 서니까 운동장에 선 느낌입니다.” -박희순
100자평
<세븐데이즈>는 7일이라는 제한된 시간과 사형수를 무죄로 풀려나게 한다는 불가능에 가까운 미
김윤진 주연의 <세븐데이즈>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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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바르게 살자> 은행은 참 친절한데 꼭 뒤통수를 쳐요
[정훈이 만화] <바르게 살자> 은행은 참 친절한데 꼭 뒤통수를 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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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언 드 팔마의 신작 <블랙 달리아>가 60년 전의 실제 사건을 모델로 했음은 이제 많이 알려진 바다. 1987년 제임스 엘로이의 소설로 먼저 재구성된 이 미해결 살인사건은 필름누아르가 유행하던 1940년대 할리우드에서 그 어떤 영화보다도 진짜 누아르 같은 사건이었다.
사건의 개요
1947년 1월15일 오전 10시45분, <로스앤젤레스 이그재미너>(Los Angeles Examiner)의 두 기자는 신문사로 향하던 길에 경찰의 무전을 들었다. “노튼 공터에 술 취한 여자가 누워 있다, 오바.” 한 블록 거리에 떨어져 있던 그들은 잽싸게 차를 돌렸다. 도착해보니 그들은 첫 손님이었다. 거기엔 음주 노숙자는 없었다. 몸이 반 토막나고 내장이 사라지고 입 양쪽이 귀까지 찢어진 여자 시체만 있었다. 이 시체는 FBI 지문검식에 의해 엘리자베스 쇼트라는 여성의 것으로 이튿날 밝혀졌다. 부검 결과 여자는 단단한 줄에 묶여 산 채로 입이 찢겼고 둔기로 머리통을 얻어
[알고 봅시다] 아직 끝나지 않은 그날의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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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다기리 죠의 도쿄타워>는 <안녕, 쿠로> 이후 마쓰오카 조지 감독이 4년 만에 만든 작품이다. <안녕, 쿠로>가 그 전작인 <화장실의 하나코씨> 이후 8년 만의 영화였던 점을 생각하면 이번 작품이 그리 늦은 건 아니지만, 여전히 영화를 천천히 만들고 있는 마쓰오카 감독은 이번에도 느긋한 자세로 영화의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70년대 일본의 경제성장기를 배경으로 시대에 휩쓸려 헤맸던 남자와 그의 어머니를 담은 영화. <오다기리 죠의 도쿄타워>는 헤어졌다 오랜만에 만났던 <안녕, 쿠로>의 개와 사람처럼 뜨거운 눈물과 따뜻한 가슴을 믿는 작품이다. 영화의 한국 개봉을 맞아 홍보차 방한한 마쓰오카 조지 감독을 만났다.
-릴리 프랭키의 베스트셀러 소설이 원작이다. 영화로 구상하게 된 계기가 있나.
=소설 원작을 알기 전에 이미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려고 했다. 내 가족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였다. 그러던 중
[스폿 인터뷰] “이렇게 솔직한 가족 이야기가 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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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31일 뉴욕. 영화 <이브닝>의 시사회에 참석하기 위해 포커스 피처스(Focus Features) 영화사가 마련한 승합차에 올라탄 각국 기자들의 수다는 단연 캐스팅에 집중됐다. “아니 어떻게 이 멤버를 모았대요?” “글렌 클로즈는 감독이 이스트반 자보의 <미팅 비너스>를 촬영했던 인연으로 섭외했을 테고….” <이브닝> 포스터에는 바네사 레드그레이브, 메릴 스트립, 글렌 클로즈, 토니 콜레트, 나타샤 리처드슨, 그리고 클레어 데인즈의 이름이 올라 있다. 흔히 쓰는 표현대로 한 비행기에 태웠다가 사고가 나면 크게 낭패볼 명단이다. 수잔 미노트의 베스트셀러 동명 소설을 또 한명의 스타 작가 마이클 커닝엄(<세월> <세상 끝의 집>)이 공동 각색했다는 사실도, 이스트반 자보, 쥬세페 토르나토레 등의 영화에서 촬영감독으로 명성을 날렸던 라요스 콜타이의 연출도, 휘황한 캐스팅에 견주면 미지근한 뉴스였다. 시사회장에 준비된 보도자료는
[현지보고] 아니 어떻게 그들을 한자리에 모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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챨리 채플린 사망 50주년 기념식을 치렀다. 놀라운 우연의 일치로 동시에 나운규 감독의 사망 70주년을 기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신상옥 감독이 기억난다. 동양의 카우보이 분위기를 풍기는 그는 이야기하는 모든 것이 비밀을 들추어 내는 것이라는 느낌을 주곤 했다. “두명의 감독이 내 어린 시절에 깊은 인상을 남겼는데, 채플린과 나운규였다”고 했다. 그의 눈빛이 반짝거렸다. 그는 <아리랑>을 본 몇 안 되는 사람 중 한명이었기에, 필자는 마치 사람들이 누군가가 바빌론의 공중 정원 산책을 이야기해주는 것에 귀기울이는 것처럼 귀를 기울이고 들었다.
나운규 감독은 1902년, 채플린보다 13년 뒤에 태어났다. 사진 속에서 감독이며 배우이기도 했던 이 두 사람은 똑같은 날렵한 우아함을 뽐내고 있었다. 그의 첫 작품 <아리랑>은 1926년 제작됐다. 한국은 1919년부터 영화를 촬영하기 시작했지만 <아리랑>은 주춧돌 같은 작품으로 남아 있다. 당시의 기사들
[외신기자클럽] 한국영화의 시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