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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에서 바캉스를!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찾아오는 ‘2007 시네바캉스 서울’은 평소 극장은 물론이고 시네마테크에서도 만나기 힘들었던 영화를 여유롭게 만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7월19일부터 8월19일까지 한달 동안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는 ‘바캉스’라는 주제에 맞게 작가주의영화보다는 많은 이들이 함께 즐기기에도 부담없는 영화를 주로 선보이게 된다. <46억년의 사랑> 등 최신작이 포진된 미이케 다카시 감독 회고전, 막스 브러더스의 출연작을 비롯한 고전 코미디를 보여주는 ‘막스 브러더스 & 코미디 걸작선’, 캐리 그랜트, 험프리 보가트, 오드리 헵번 등 할리우드 명배우들의 작품을 상영하는 ‘불멸의 스타전’, <핑크 플로이드의 더 월> <라운드 미드나잇> 같은 음악이 전면에 서는 영화들을 보여주는 ‘음악과 영화’, <폴터가이스트> <프랑켄슈타인 죽이기> 같은 호러영화를 틀어주는 ‘공포특급’ 등이 다채로
[2007 시네바캉스 서울] 영화와 함께라면, 바다가 없어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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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이 도쿄에서 만드는 신작 프로젝트 <TOKYO!>의 윤곽이 공개됐다. 미셸 공드리, 레오스 카락스와 함께 도쿄를 소재로 각각 30분 분량의 단편을 만드는 <TOKYO!>에서 봉준호 감독이 연출할 <Shaking Tokyo>는 약 10년간 히키코모리(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집안에만 틀어박혀 사는 병적인 사람들을 일컫는 용어)로 집안에 틀어 박혀있던 남자가 어느 날 피자 배달부 여자를 사랑하게 되면서 바깥세상으로 나온다는 이야기다. 히키코모리라는 일본 특유의 사회적 현상과 개인주의가 팽배한 현대의 도쿄, 그리고 지진이라는 자연 현상을 혼합시킨 로맨틱 판타지로 그릴 계획이다.
한편, <이터널 선샤인>과 <수면의 과학>을 연출한 미셸 공드리 감독은 홋카이도에서 영화작가를 꿈꾸는 애인을 따라 상경한 한 여자의 이야기인 <Hiroko & Akira in Tokyo>를 연출한다. 갈비뼈가 점점 나무로 변해가는
봉준호 신작 , 사회부적응자의 사랑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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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19일 오후 7시 부천 시민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린 폐막식을 끝으로 축제의 막을 내렸다. 영화배우 송지효, 김혜나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폐막식에서는 부천영화제 경쟁부문인 부천초이스 장·단편 부문 수상작이 발표됐다.
장편 부문 작품상은 추키아트 사크위라쿨 감독의 태국영화 <13>에게 돌아갔으며, 독일영화 <그림 러브 스토리>는 감독상(마탄 바이츠)과 남우주연상(토마스 크셋슈만)을 수상해 2관왕의 영광을 안았다. 홍콩영화 <다이어리>에서 열연한 살렌 초이는 여우주연상을 받았고 <스페셜>의 마이클 라파포트 감독은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했다. 또한 푸르지오 관객상에는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의 <마츠가네 난사사건>이 선정됐으며, 유럽판타스틱영화제 연맹 아시아 영화상은 작품상 수상작인 <13>에게 돌아가 눈길을 끌었다.
한편, 단편부문 대상은 <오렌지나무 소년 후아니토>가, 심사위원상은
제11회 Pifan, 장편부문 대상에 태국영화 <13>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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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석점유율 전년대비 24% 상승해
11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전체기간동안 하루 평균 58.37%의 좌석점유율을 기록했다. 지난 10회 부천영화제가 34.7%의 좌석점유율을 기록한 것에 비해 약 24% 상승한 수치. 집행위원장 퇴진문제로 파행을 겪었던 9회 영화제 이후 관객들의 호응이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7월 18일 저녁 10시 기준으로 집계된 자료에 따르면 개막 다음 날이었던 14일은 44.6%로 가장 낮은 점유율을 나타냈으며, 휴일이었던 17일은 개막 이후 최고 좌석 점유율인 75.13%을 기록했다. 영화제 사무국 측은 "이러한 결과는 호러, 스릴러등 장르영화 마니아들의 호응과 주말 가족 관객들의 증가 덕분"이라고 밝혔다.
Puchon Celebrates Successful Ticket Sales This Year
Over the ten-day-course of the 11th Puchon International Fantastic Film Festival, se
[단신] 좌석점유율 전년대비 24% 상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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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간의 환상여행, 즐거우셨나요? 제11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7월12일부터 21일까지의 ‘판타스틱’한 여정을 마쳤다. 올해 부천영화제는 공포, 스릴러, SF, 액션 같은 전통적인 장르영화부터 좀더 대중적인 코미디와 드라마를 아우르는 다양한 메뉴판을 준비했다. 스페셜 게스트로 부천을 찾은 <바이브레이터> <바쿠시, SM 로프 마스터>의 히로키 류이치, <마징가 Z>의 창조자 나가이 고, <팔선반점의 인육만두>를 만든 ‘고어영화의 왕’ 허먼 여우와의 만남도 놓칠 수 없는 즐거움. <씨네21>이 부천서 만난 사람들, 그리고 뜨거웠던 축제 현장의 기록을 한자리에 모아봤다.
열흘간의 환상여행, 뜨거웠던 현장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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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19일(목) 오후 7시, 부천시민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리는 폐막식을 끝으로 축제의 막을 내린다. 영화배우 송지효와 김혜나의 사회로 진행될 이날 폐막식은 한상준 집행위원장의 감사인사 및 경과보고, 정창화 심사위원장의 심사 보고 순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또한 부천영화제 경쟁부문인 부천초이스 장편 부문 수상작과 단편부문 수상작외에도 유렵판타스틱영화제 연맹 아시아 영화상 수상작이 발표될 계획이다. 이날 폐막식은 부천영화제 조직위원장인 홍건표 부천시장의 폐막선언으로 종료되며 행사 이후에는 폐막작인 조코 안와르 감독의 <비밀>이 상영된다.
The Closing Ceremony Will Be Held On The 19th
The 11th Pifan will end its festival on the 19th (Thursday) at 7 p.m., starting with the closing ceremony. At this event, awards f
[화보] PIFAN 19일 폐막, 열흘간의 영화제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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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츠가네 난사사건>는 이란성 쌍둥이 형제인 코타루와 히카루를 중심으로 마츠가네란 마을의 심상치 않은 조짐을 관찰한다. 몸뚱이는 사라지고 머리통만 남은 시체가 발견되는가 하면 동네의 한 처녀는 아버지를 알 수 없는 아이를 임신하고, 마을에는 느닷없이 금괴를 둘러싼 소동이 일어난다. 잔인하고 어리석은 인물들의 기괴한 행동들이 불편하기 짝이 없지만, 그럼에도 그들을 미워하기란 쉽지 않다. <마츠가네 난사사건>이 <린다 린다 린다>를 연출한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이 낳은 이란성 쌍둥이라면 이해가 될까. 전작에서 무기력한 소녀들의 단잠을 포근히 감싸안았던 그는 이 영화에서 무기력한 마을의 억눌린 욕망을 느긋하게 쥐어짠다. 하지만 감독 자신에게 특별한 변화는 없던 모양이다. 그는 자신의 영화만큼이나 느릿한 말투로 이야기했다. “그저 <린다 린다 린다>와는 전혀 다른 영화를 만들고 싶었을 뿐이다. 물론, 나 역시 영화 속 인물들처럼 모든 고민을 눌러담
모두가 요괴인 것처럼 표현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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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미즈 다카시가 도요시마 게이스케와 함께 만든 <유령 대 우주인>은 올해 PiFan에서 가장 빨리 매진된 작품 중 하나다. 하지만 <주온> 같은 호러영화를 기대한 관객이라면 황당한 표정으로 극장을 나섰을지도 모르겠다. HD카메라로 가볍게 찍은 <유령 대 우주인>은 시미즈 다카시 스타일의 끈적끈적한 호러영화와는 아무 상관없는, 일본의 기담과 키치적인 SF물을 뒤섞어놓은 요절복통 코미디다. “나의 전작들과는 굉장히 다른 영화라 다들 약간 황당했겠다”는 시미즈의 얼굴에서 악동 토시오의 웃음이 묻어난다. 하긴, 같은 날 부천을 방문한 야마시타 노부히로는 인터뷰에서 “시미즈 다카시는 요괴”라고 했단다.
-놀이하듯이 만든 영화 같다. 어떻게 시작된 프로젝트인가.
=호러영화 전문감독으로 알려져 있긴 하지만 사실은 코미디 장르를 무척 좋아한다. 웃거나 공포를 느낄 때 인간의 감정은 일종의 해방 상태가 되니까, 나로서는 한편의 영화에서 두 가지를 모두 느끼도록 만
관객의 기대를 배신하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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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코 안와르 감독의 별명을 임의대로 짓자면 ‘슈렉’이 어울릴 것이다. 다소 험상궂으면서도 귀여운 미소가 슈렉을 닮기도 했지만 그의 영화가 어리석은 권력자들과 관습적인 영화에 매몰된 관객을 조롱하기 때문이다. 그의 2번째 장편영화인 <비밀>은 인간을 믿지 않는 경찰과 기면증을 앓고 있는 기자가 만나 정부의 거대한 음모를 파헤치는 이야기다. 영화 속 인도네시아의 풍경은 매우 싸늘하다. 사람들은 모두 이기적이고, 거리 곳곳에서는 정부를 향한 데모가 일어난다. 조코 안와르 감독은 “지금 인도네시아의 정치인들은 비현실적인 망상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그들은 미신을 중심으로 정치를 하고, 그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은 어느 날 갑자기 이 나라를 구해줄 누군가가 나타날 것이라는 헛된 꿈을 꾸고 있다. <비밀>은 이 모든 상황을 바꾸고 싶은 마음에 만든 영화다.”
자카르타 포스트에서 5년간 영화평론가로 활동했던 조코 안와르는 지난 2005년 데뷔작인 <조니의 약속&
권력과 관습의 벽을 공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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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 film festivals wind down toward the end, two rather distinct personalities become clear. People like myself get a little tired with the whole thing and start looking for something else to write about, to going home, for what is on TV, etc. It's not any kind of criticism of the festival; rather, it is about the limits of our endurance, our ability to sit still, in the dark, for hours and hours each day, day after day. Love the movies, love the festival, but I need a break.
But others, like D
Curtain C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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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체의 문> The Door of the Body
이봉래/ 한국/ 1965년/ 106분/ 이봉래 회고전: 희로애락일기
“만약 여자의 육체에 문이 있다면 나는 그 문패에 불행의 문이라고 써놓을 테야.” 60년대 서울역에 도착한 시골소녀들의 삶은 기구했다. 일자리를 소개시켜주겠다는 꾐에 빠져 사창가로 팔리거나, 남의 집 식모살이를 하다가 겁탈을 당하거나, 공장에 취직했다가 결국 청계천 다락방에서 피를 토해야만 했다. 이봉래 감독의 1965년작 <육체의 문>은 과거 한국 멜로영화에서 드러난 이러한 전형성을 품고 있지만, 여타의 영화들과는 달리 암울한 사회에 대해 끝까지 냉소적인 시선을 견지하는 작품이다. 사창가 생활을 청산하고 증기탕 마사지사로 일하던 은숙은 새로운 삶을 꿈꾸며 증권회사 직원인 만석을 만난다. 그는 은숙에게 더 많은 돈을 요구하고 급기야 돈을 빼돌려 그녀의 이복동생과 바람을 피운다. 이봉래 감독은 <삼등과장> <월급쟁이> 등 주
어떤 화해도 묘사하지 않는 영화 <육체의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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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달려!>는 정신병 환자인 두 남녀가 여행을 통해 자활하는 이야기다. 환청과 환상에 시달리는 하나는 우울증 환자인 나고얀을 꾀여 제목 그대로 무작정 달리기 시작한다. 요시자와 유우가 연기한 나고얀은 마라톤에 뛰어든 하나의 페이스메이커와도 같은 역할이다. 그는 하나를 보호하고 위로하면서 그녀가 자기와의 싸움인 이 달리기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사실 이전에도 <착신아리2>의 나오토, 드라마 <에이스를 노려라>의 토도 선배 등 요시자와 유우가 연기한 남자들은 대부분 생색내지 않는 여성의 조력자였다. 물론 잘해봤자 돌아오는 건 ‘고맙다’는 말이 전부였지만. “실제의 나에게도 레이디 퍼스트는 기본적인 마음가짐이다. 어린 시절을 뉴욕에서 보냈는데, 서양 남자들이 가진 기본적인 매너가 내 몸에도 밴 것 같다. 하지만 한국 남자들에 비하면 부족하다. (웃음)”
1997년 한 가라오케 오디션에서 입상한 것을 계기로 연예계에 발을 디딘 요시자와 유우는
자상한 남자친구의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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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속의 질주> Ride in the Whirlwind
몬테 헬만/ 미국/ 1966년/ 82분/ 회고전: 미국 B무비의 영웅 몬테 헬만
마카로니 웨스턴이 반영웅을 앞세워 장르를 경쾌하게 비트는 맛을 냈다면, 몬테 헬만의 66년작 서부극은 웨스턴의 한복판에서 시치미 뚝 떼고 완고한 반란을 일으킨 모양새다. ‘좋은 놈’과 ‘나쁜 놈’의 대결 구도는 기괴하게 뒤집어져 있고, 먼지바람 자욱한 황야는 조용한 살육전을 나긋이 감싸안는다. 하나 더, 감독 몬테 헬만의 인장을 확인하기 전에 시나리오와 프로듀서와 주연을 한 묶음에 해치운 이가 잭 니콜슨이라는 점을 기억하자. 말끔하고 건장한 미청년 잭 니콜슨이 스크린에 어른거리는 것도 흥미롭지만 뉴아메리칸 시네마의 기운이 그에게서 물씬 배어나온다는 점을 즐겁게 확인할 수 있다.
역마차를 터는 첫신부터 범상치 않다. 빼앗는 자나 빼앗기는 자 모두 희생자를 내는데 그들이 터는 재물의 수준이 아무래도 ‘뒷골목 핀 뜯기’스럽다. 이 와중에
황야의 스산한 법칙 <바람 속의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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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Kala
조코 안와르/ 인도네시아/ 2007년/ 102분/ 폐막작
인도네시아에서 날아온 누아르스릴러. 인도네시아의 신성으로 불리는 조코 안와르 감독의 두 번째 작품으로 이번 부천국제영화제를 통해 처음으로 해외에 소개된다. 기자인 자누스의 삶은 여러 요구에 직면해 있다. 아내는 이혼을 요구하고 회사는 퇴직을 조장하고 기면증에 걸린 그의 신체는 잠을 재촉한다. 어느 날 대규모 방화사건으로 죽은 피해자의 아내를 취재하던 자누스는 사건의 비밀을 밝혀줄 정체불명의 단서를 입수한다. 하지만 단서와 관련된 주변 사람들이 저마다 끔찍한 수법으로 살해되면서 자누스는 예상보다 더 거대한 비밀이 방화사건의 배경에 있음을 알게 된다.
<비밀>은 점점 거대해지는 사건의 음모를 뒤쫓으며 현 인도네시아 사회에 대한 냉소적인 시선을 내비친다. “모두가 살인자일 수 있다”고 말하는 극중 에로스의 대사처럼 정치상황과 맞물려 혼란에 빠진 사람들은 모두 이기적이고, 도시에는 온갖 범죄
인도네시아에서 날아온 누아르스릴러 <비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