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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튬 플레이(costume play)의 준말인 ‘코스프레’가 우리나라에서 본격화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후반 무렵이다. 코스프레가 정확히 무엇인지에 대해, 여기에 관심이나 취미가 없는 사람의 지식 수준에서 이야기하면 그것은 ‘애니메이션이나 만화 캐릭터로 분장하고 노는 일’이다. 애니메이션이나 만화 캐릭터는 흔히 현실보다도 판타지와 상상에 기반을 둔다. 말하자면 코스프레 문화가 갖는 리얼리티는 모방의 대상이 되는 세계를 얼마나 제대로 과장해 표현하는가에 있는 셈이다. 국내에서 제법 자리를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이 문화가 여전히 잘 이해받지 못하는 것도 그런 까닭이 클 것이다.
지난 주말인 5월26일과 27일, 서울 대치동에서 전국 규모의 코스프레 대회가 열렸다. 제11회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SICAF)과 청강문화산업대학이 공동주최한 이 행사에는 90여팀의 코스튬 플레이어(코스프레어)들이 참여했다. 그들은 여름을 앞당기는 따가운 햇볕에 아랑곳하지 않고, 거창하고 화려한
마법의 옷을 입고 피키 피키 피키! SiCaf 코스프레 대회 현장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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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영화를 멀뚱히 보기만 하신다구요?
사실, 영화는 배워서 남 주기 아깝기 그지 없는 보물들이 가득한 곳이라구욧!
영화 속에서 배워보는 다양한 지식과 상식, 그리고 어김없는 재미!
영화로 학습하는 무비 지식 발전소, [배워서 남주나]!
이번 강의는 [한국영화, 이런 장면 꼭 있다]를 얘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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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워서 남주나] 한국영화, 이런 장면 꼭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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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알면 바꿀 수 있을까. 원하는 대로 미래를 바꾸면 큰 시야로 보는 인생이 더 나아질까. <넥스트>는 2분 정도 앞의 미래를 볼 수 있는 한 남자의 이야기다. 겨우 2분 미리 안다고 뭐가 달라질까 할 수도 있지만, 극중 크리스(니콜라스 케이지)는 도박에서 돈을 쉽게 따거나 경찰이 체포하러 올 것을 내다보고 미리 피하거나, 심지어 총알을 미리 피할 수도 있다. 게다가 사랑하는 여자와 관련돼 있으면 2분이 아니라 더 앞의 미래도 볼 수 있다. 크리스는 미리 ‘본’ 미래에 따라 현재를 바꾼다. 그래서 그는 행복해질까? <넥스트>를 보면, 미래를 볼 줄 아는 크리스라고 해서 더 나은 미래를 선택할 수 있으리라는 낙관을 할 수 없음을 알 수 있다. 사랑하는 여자와 만난다고 해서 영원히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2분 뒤에 올 정부기관 사람에게서 당장 도망친다 해서 더 나은 삶을 보장받을 수 있을까? 아무리 시뮬레이션을 해봐도 예측이 끝난 시점 이후의 미래를 정확히 알
[칼럼있수다] 미래를 안다 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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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21일 개봉하는 영화 <검은집> 앞에는 항상 ‘싸이코패스 공포스릴러’란 수식어가 붙는다. 어림짐작으로 사이코패스가 위험인물이란 건 알겠는데, 정확히 사이코패스는 어떤 존재일까? 이에 대한 가장 정확한 대답을 <검은집>의 메인카피가 들려준다. ‘표정이 없다. 동정심이 없다. 고통을 모른다.’ <검은집>에서 사이코패스는 보험사정인 전준오(황정민)가 보험 가입자의 집을 방문했다가 만난 남자 박충배(강신일)다. 전준오는 문제의 그 집에서 목매달아 죽은 7살짜리 남자아이를 발견하는데, 아이의 아버지 박충배는 전혀 동요하는 기색이 없다. 오히려 그는 전준오의 눈치를 살피며, 보험금을 지급받기 위해 자해하는 짓까지 서슴치 않는다. 한국 공포영화에서 사이코패스를 본격적으로 다룬 것은 <검은집>이 처음. 그러나 할리우드에서는 일찍이 <양들의 침묵>의 한니발 렉터 박사가 사이코패스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사이코패스(psychopath)는 ‘성격
[배워봅시다] 마음이 없는 존재, 사이코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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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 트러블>의 잭스
잭스는 다른 예쁜 친구의 코디에 따르는 촌스런 전학생이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 잭스는 영국 <보그>의 패션 에디터로 트렌드를 앞서가는 세련된 여성이다. 그야말로 아쉬운 것 없이 살아가는 여성인 게다. 12년 전 <클루리스>의 주인공 셰어가 성장한 모습이 이럴 수도 있지 않을까 싶은 모습. 하지만 잭스에게도 고민은 있다. 게이만 고용한다는 포토그래퍼의 어시스턴트에게 그만 반하고 만 것. 연애사 최대의 위기에 봉착한 잭스는 자신의 게이 룸메이트에게 파올로를 소개해주지만 계속 가슴은 두근거린다.
<클루리스>의 타이
지금으로부터 12년 전, 브리트니 머피는 촌티 줄줄 흐르는 오동통한 여고생이었다. <클루리스>의 브리트니 머피는 그야말로 몹시 촌스럽고 순박하게 생겨서, 지금처럼 주인공의 스포트라이트가 어울릴 것 같지 않았다는 말이다. 셰어와 다이온은 비벌리힐스 학교의 인기 톱. 어느 날 타이가
[VS] 브리트니 머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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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운 감독의 1998년작 <조용한 가족>에는 뜨기 전의 명배우들이 총출동한다. 최민식, 송강호, 정재영…. 지금으로선 이들을 한데 모아놓은 광경을 좀처럼 상상하기 힘들다. 왕가위의 <아비정전>은 더 어마어마하다. 장국영, 유덕화, 장만옥, 양조위, 장학우, 유가령…. 일일이 나열하기도 숨차다. 왕가위는 초기작부터 자신만의 배우 사단을 형성하더니, <2046>에 이르러서는 장쯔이, 왕징웬, 공리, 기무라 다쿠야 등을 추가하며 호화로운 캐스팅 멤버를 구축했다. 제아무리 개런티 2천만달러짜리 스타라 해도, 누가 메가폰을 잡느냐에 따라 배우들의 마음은 움직일 수 있다. 명감독 주변에는 명배우들이 알아서 모이는 법. 마실 나가는 기분으로 하나 둘씩 출연했다 해도, 모아놓고 보니 호화로운 캐스팅을 자랑하는 영화들이 의외로 많다. 그러니 눈을 호강하고 싶으신 분들, 잠시 주목하시라.
5위 <8명의 여인들> - 프랑스의 여신들 한자리에
반세기 프랑스
[Rank By Me] 눈을 호강하고 싶으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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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스필버그 제작, 마이클 베이 연출. 두 흥행사가 힙을 합해 인기 캐릭터였던 트랜스포머를 실사화했다. 트랜스포머는 1984년 TV만화를 시작으로 게임, 장난감 등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던 인기 캐릭터다. 1986년에는 재미교포 넬슨 신 감독이 연출을 맡은 극장판 애니메이션 <트랜스포머>가 제작되기도 했다. <트랜스포머>의 실사화가 늦어진 것은 변신 로봇 소재에 필요한 CG와 전문 과학기술, 시각효과 기술이 완벽하게 뒷받침되어야 맛을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트랜스포머>는 하나의 기계가 눈앞에서 또 다른 형태로 변신하고 고층빌딩 속은 물론 사막, 빙하 등 다양한 장소에서 자유자재로 이동하며 액션을 보여준다. 연출을 맡은 마이클 베이는 <더 록> <아마겟돈> <진주만> <나쁜 녀석들> 1, 2편, <아일랜드> 등 블록버스터 액션영화의 장인이다. CF와 뮤직비디오 감독으로 활약하며 세계 주요
<트랜스포머> 기계 생명체의 아찔한 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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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은 ‘100%의 연애영화’였다. 그 영화를 ‘발견’한 4만5천여명의 팬들에게는 그랬다. 입소문을 타고 조용히 관객을 끌어모으던 영화는 결국 재개봉되었고, <금발의 초원> 같은 이누도 잇신의 초기작들까지 한국에 개봉되는 일종의 사건으로 이어졌다. <황색눈물>의 개봉을 앞두고 짚어보는 이누도 잇신 월드. 어떤 영화들이, 어떤 요소가 한국 팬들을 사로잡은 것일까.
ㄱ. <금발의 초원>
18살의 나리스(이케와키 치즈루)는 치매 노인의 수발을 드는 가사 도우미. 그녀의 고객은 노인 아유무(이세야 유스케)다. 아유무는 나리스를 환상으로만 가능했던 여인, 자신의 이상형 여인이라고 여긴다. 그는 자신의 마돈나가 밥을 차려주고 빨래를 해주는 데 감격하는데 정작 나리스는 피가 섞이지 않은 의붓동생 마루오(마쓰오 마사토시)에 대한 사랑으로 상심에 젖는다. 사랑을 감추기만 하던 나리스는 자신에게 끊임없이 구애하는 아유무를 보면
[이누도 잇신] 순정, 소녀만화 그리고 소년들 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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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 만하면 소설이나 드라마, 영화의 주인공으로 새롭게 등장하는 인물, 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새 이야기가 나오면 다시 궁금해지는 인물, 작가라면 한번 재창조해보고 싶고 여배우라면 한번쯤 연기해보고 싶은 인물 중에 황진이는 단연 앞자리에 놓일 만한 인물이다. 지난해 TV드라마 <황진이>가 안방의 주인 행세를 한지 불과 1년도 안 돼 영화로 만들어진 <황진이>가 세간의 주목을 한몸에 받는 이유다. 장윤현 감독의 <황진이>(6월6일 개봉)는 여기에 홍석중의 원작 소설 <황진이>가 부여한 이야기의 힘과 디자이너 정구호가 시도한 스타일의 파격을 양 날개 삼아 황진이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놓는다. 다섯 개의 열쇠말을 징검다리 삼아 그 길을 밟아본다.
(*주의! 스토리가 낱낱이 공개됩니다. 온전한 영화 감상을 원하시면 관람 뒤 읽어주세요.)
의상 & 메이크업, 블랙과 H라인 실루엣의 모던한 신여성
절제되고 세련된 H라인의 검은색 치마,
16세기와 싸운 21세기 여인, <황진이> 미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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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렉> 패러디 열전 | 꼭꼭 숨은 장난들을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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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렉> 패러디 열전 | 오스카 주연상을 슈렉과 피오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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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새로운 것이 가장 훌륭한 것은 아니다. <슈렉>이 3편까지 달려올 수 있었던 저력은, 가장 구태의연한 것에서 가장 신선한 재미를 뽑아낸 상상력 덕분이다. 1편에서부터 <슈렉>은 마법이 피오나(카메론 디아즈)를 아름다운 공주로 변신시켜줄 거란 기대를 무참히 깨뜨렸다. 그런가 하면 2편은 가장 화려하고 정신없는 패러디로 촘촘히 박아놓더니, 3편에선 시리즈 사상 가장 많은 동화 캐릭터를 동원하고 나섰다.
3편의 모험담은 크게 두 줄기로 나뉜다. 미래의 아더왕(저스틴 팀버레이크)을 찾아 먼 길을 떠난 슈렉(마이크 마이어스) 일행과 공주들과 합세해 쿠데타를 막으려는 피오나의 활약. 그 과정에서 아더왕뿐 아니라 란슬롯과 기네비어 등이 깜짝 등장하며 ‘원탁의 전설’을 살짝 맛보게 해준다. 궁 안에서는 조신한 줄로만 알았던 공주들의 정체가 드러난다. 알고 보니 잠자는 숲속의 공주는 기면증 환자에 불과했고, 백설공주와 라푼젤은 남자관계 복잡하고 성질 더러운 여자이며,
<슈렉> 패러디 열전 | 슈렉 동산의 귀여운 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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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 살벌한 연인>이 영화로는 첫 작업이었다. 그래서 실리콘으로 만든 잘린 손을 보고서 놀랐던 것도 최강희씨보다 내가 먼저였다. 너무 똑같아서 신기한 듯 특수소품을 만져보고 있는데, 무술감독님과 리허설 중이던 강희씨가 어느새 곁에 와서는 뺏어가더라. 그리고는 요리조리 둘러보고 뜯어보고. 작은 것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연기를 할 수 있는 게 아닐까 싶다. 물론 과도한 호기심 때문에 체력이 빨리 소진되는지도 모르겠다. 칼을 들긴 들었는데 어째 자세가 좀 이상하지 않나(아래 사진). 강희씨는 자정만 되면 몸이 퍼진다. 매니저도 인정하는 사실이다. 이 날도 리허설 때문에 촬영이 길어지자 여지없이 몸이 허물어지더라. 본인은 늘어지지 않으려고 알루미늄 칼을 들고서 ‘누군가를 죽여야 하는데, 죽여야 하는데…’ 주문을 걸었고.”
[숨은 스틸 찾기] <달콤, 살벌한 연인> 잘린 손에 대한 다각적 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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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공드리의 영화가 복잡하고 어수선해 보였던 건 필립 카우프만의 정신없는 각본 탓이라고 생각했다. 한데 <이터널 선샤인> DVD의 음성해설에서 카우프만이 도리어 공드리에게 그 이유를 묻자, 공드리는 “볼 때마다 이전에 못 본 장면을 발견할 수 있는 영화, 사람들이 다시 보고 싶은 영화를 만들려고 했다”고 답할 따름이다. 마침내 공드리 혼자 각본을 쓴, 그래서 그의 내면이 온전히 반영된 <수면의 과학>은 이전 작품보다 더 뒤죽박죽이다. 오죽했으면 제작자가 메이킹 필름에 나와 “영화 속 공드리의 모습만 있다면 그의 영화를 제작하지 않았을 거다”라고 말할 정도일까. 주인공 스테판이 ‘꿈 수프’에 넣기 위해 들춰내는 ‘잡다한 생각, 그날 보고 들었던 것, 온갖 감정, 과거의 추억과 뒤얽힌 오늘의 추억’을, 공드리는 따로 뒤섞어 영화라는 이름으로 내놓는다. 당연히 <수면의 과학>을 보다 궁금한 게 무지 많았을 당신에게 DVD의 부록 사이로 여행하기를 권한다.
미셸 공드리의 농담에서 진심 찾기, <수면의 과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