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 이 영화 세다. 폭력에 폭력이 이어지고 욕설이 욕설을 덮는다. 상영횟수는 무려 8723번. 100~200회 사이를 맴도는 상상마당 온라인 상영관의 대다수 작품 중에서 <정서적 싸움>은 독보적인 인기작이다. 덧글로 달린 감상평도 유난히 많다. 학교를 배경으로 왕따를 당하는 병민과 이들을 괴롭히는 학교의 일진 관명, 덕균, 홍래, 구영의 관계가 주된 스토리지만, 대사의 90%는 욕, 장면의 절반은 폭력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치열한 싸움터에 나와 있는 느낌이 들 정도다. 하지만 어딘가 심상치 않은 건 카메라의 앵글. 뻗은 주먹과 주먹에 맞아 흔들리는 주둥이의 움직임이 둔중하지만 섬세하게 떨린다. 핸드헬드와는 다른 느낌이다. <정서적 싸움>은 연출을 맡은 신재영 감독이 직접 조립한 카메라로 찍었다. 배우의 인중, 주먹의 끝에 CCD 카메라를 달고 액션의 합을 맞췄다. “<달콤한 인생>에서 이병헌이 어깨에 카메라를 걸고 촬영한 장면이 있잖아요. 그것처럼
[이달의 단편 20] 신재영 감독의 <정서적 싸움>
-
요시모토 바나나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아르헨티나 할머니>는 ‘미친 여인’으로 베일에 가려진 채 살아가는 아르헨티나 할머니와 그녀를 통해 상실의 아픔을 극복해가는 한 가족의 이야기다. 요시모토 바나나 소설 중 <키친> <티티새>에 이어 세 번째로 영화화되었지만, 한국에서는 최초로 개봉하는 요시모토 바나나 원작의 작품이기도 하다. 소설로 한발 앞서 한국을 찾은 <아르헨티나 할머니>의 기묘하고도 아름다운 세계를 더욱 즐겁게 여행하기 위해 알아두면 좋을 몇 가지 것들.
1. 요시모토 바나나
본명은 요시모토 마호코. “열대지방에 피는 붉은 바나나 꽃이 좋아서”, “성별 불명, 국적 불명이라서” 등의 이유로 줄곧 바나나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1964년생으로 대학 졸업반 시절 골프클럽 레스토랑 웨이트리스로 일하며 완성한 소설 <키친>으로 1988년 가이엔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소설을 통해 한편의 영화를 보거나 좋
[알고 봅시다] 당신의 마음을 치유하는 괴상한 할머니
-
12월13일 개봉하는 <나는 전설이다>는 세계 핵 전쟁이 야기한 변종바이러스로 전 인구가 흡혈귀가 된 세상에 오직 한 남자만 살아남았다는 상상에서 시작한다. 1954년 발표된 로버트 매드슨(Richard Matheson)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비슷한 시기에 활동한 SF작가 레이 브래드버리가 “20세기 가장 중요한 작가 중 한명”으로 언급했고 <X파일>의 시리즈 창작자 겸 제작자인 크리스 카터가 자신의 드라마에 ‘로버트 매드슨 의원’이라는 이름을 넣어 오마주를 바친 작가, 로버트 매드슨과 원작 소설 그리고 영화화 에피소드에 대해 알아보자.
원작자 리처드 매드슨은 누구?
1926년 미국 뉴저지주에서 태어났다. 고교 졸업 뒤 2차대전에 참전한 그는 돌아와서 언론학을 공부하고 1950년 첫 단편소설을 썼다. <남자와 여자의 탄생>이란 제목 아래 다락방에 갇혀 부모에게 육체적 학대를 받고 사는 소년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풀어낸 이 단편은 미국의 판타지
[알고 봅시다] 블록버스터로 되살아난 SF호러 소설
-
어렵게 얻어냈다. <색, 계> 홍보차 양조위와 서면 인터뷰가 가능하다는 말에 질문지를 작성해 보냈는데 거의 3주 만에 답신이 왔고, 질문들의 절반은 공란으로 돌아왔다. 그는 오우삼 감독, 금성무, 장첸 등과 함께 <적벽>을 촬영 중이라 몹시 바쁘다고 했다. 답변을 받지 못한 질문들은 대부분 영화 속의 강렬한 섹스신 또는 힘겹고 섬세한 감정신들에 관한 것이었다. “캐릭터로부터 벗어나는 게 오랫동안 힘들었다”는 <색, 계>를 떠나 대형 사극을 열심히 촬영 중인 그에게 근 1년이 지난 영화의 묵직한 기억을 되짚도록 하는 게 까다로운 일이었는지도 모르겠다. 2차대전 시기 중국 상하이를 배경으로 한 이 영화에서 친일파 중국 고위관료로 매 순간을 위태롭게 살아가는 ‘이’. 40대 중반에 접어든 <색, 계>의 배우 양조위는, 지금보다 더 나이가 든다 해도, 여유와 관록이라는 경험의 군살 대신 더욱 바싹 마른 눈빛을 하고 새로운 벼랑 끝에 서 있을 예감을
[양조위] “성숙해질수록 전혀 다른 세상을 경험할 수 있다”
-
-
한국에서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 영화를 찍겠다고 밝힌 버티고엔터테인먼트의 로이 리와 이 영화에서 주연을 맡을 배우 채닝 테이텀의 소속사 매니지먼트 360의 윌리엄 최, 피터 키어넌이 11월30일 한국을 방문했다(관련기사 <씨네21> 628호). 서울영상위원회의 초청으로 한국을 찾은 이들은 12월3일까지 서울 곳곳을 둘러보며 촬영지를 물색했고, 한국쪽 제작 파트너를 찾기 위한 작업도 진행했다.
-한국 촬영을 준비 중인 프로젝트에 관해 설명해달라.
=로이 리: 우선 이 프로젝트는 아직 제목이 없는데,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인 이십세기 폭스의 자회사인 폭스 아토믹에서 준비 중이며, 한국 또는 서울에서 대부분의 장면을 촬영하는 것이 기본 구상이다. 내가 참여한 <그루지>는 도쿄에서 일본 감독이 촬영했는데 촬영비가 적게 들어 스튜디오에서 좋아했다. 폭스가 도쿄에서 촬영하는 영화를 1년에 1편 정도씩 만들기로 한 것도 그 때문이다. 폭스는 내게 일본에서 촬영하는 영
[스폿 인터뷰] “한국 감독과 함께, 한국어-영어 두 버전으로 만든다”
-
지난 11월 29일 개봉한 <어거스트 러쉬>가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특히 개봉 첫 주 전국 30만6000명을 동원했던 것에 이어 개봉 2주차에도 불구하고 더욱 높은 스코어를 기록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주 예매순위에서도 정상을 차지했던 <어거스트 러쉬>는 주말동안 전국 34만1000명을 동원하여 전국누적관객 90만4000명(배급사 집계)을 기록했다. 티켓파워가 높은 배우나 감독이 참여한 영화는 아니지만 폭넓은 관객층을 흡수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라는 평가다.
2위는 개봉 4주차를 맞이한 <세븐 데이즈>가 차지했다. 개봉 2주차에는 박스오피스 1위를 재탈환하기도 했던 <세븐데이즈>는 지난 주말 19만9507명을 불러모으며 총 누적관객 182만4901명(배급사 집계)을 동원, 200만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상위권 순위에 변동을 일으킨 영화는 <헤어스프레이>다. 12월 6일 개봉한 <헤어스프레이>는
<어거스트 러쉬>, 개봉 2주차에도 박스오피스 1위
-
<엽기적인 그녀>의 그녀 같기도, <색즉시공>의 은효 같기도 하다. <색즉시공 시즌2>의 경아는 귀여운 외모와 달리 지극히 엽기 발랄하고 자기중심적인 인물이다. 하지원에 이어 <색즉시공> 시리즈의 히로인으로 캐스팅된 송지효는 경아가 지금까지 연기한 캐릭터 중 자신과 가장 비슷하다고 말했다. “덜렁대잖아요. (웃음) 밝은 아이고. 경쾌하고 왈가닥이면서 보이시하고. 이성 부분을 빼면 저랑 굉장히 닮은 것 같아요.” 은효가 에어로빅부였다면 경아는 수영부 멤버이자 국가대표 상비군. “수영을 굉장히 잘해야” 했기 때문에 2개월 전부터 국가대표 상비군들과 하루에 3시간씩 수영 연습을 하기도 했다. “사실 어머니가 수영선수였어요. 따로 부탁드려서 2시간씩 더 훈련을 받았죠.” 고향이 포항인데다 어머니의 영향으로 물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다는 그녀지만 역시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었던 신”으로 꼽는 것은 10번 이상 찍었다는 수중신이었다. “은식이 헤어지자고
[송지효] 이제 겨우 세 번째 영화인걸요
-
<내 사랑>의 시작
정일우: <거침없이 하이킥> 중간에 우연히 시나리오를 보게 됐다. 시나리오도 너무 좋고 캐릭터도 너무 좋아서 사무실에 졸라서 감독님 미팅을 하게 됐다. 사실 좋다는 데 딱히 이유가 있겠나. (웃음) 지우는 <거침없이 하이킥>의 윤호랑은 상반된 캐릭터이기도 했고.
이연희: 나도 역할이 너무 좋아서 하고 싶었다. 그전까지 내가 맡았던 역할들이 너무 우울하고 약하고 마지막에 죽는 경우도 많았는데(웃음) 요번에는 밝은 역할을 해보고 싶었다. 로맨틱코미디, 조금 가벼운 역할을 찾던 중에 이 캐릭터가 딱 들어왔다. 로맨틱코미디를 좋아하지만 잘 안 들어오더라. (웃음)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도 좋았고. <러브 액츄얼리>도 재미있게 봤다.
정일우: 열광적으로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나도 좋아한다.
이연희: <내 사랑>은 옴니버스식인데 한 커플 이야기가 다 끝나고 나서 새로운 커플의 이야기가 시작
[정일우, 이연희] 예전과 다른 캐릭터라서 끌렸다
-
<내 사랑>의 시작
감우성: 혼자서 끌고가지 않는 작품을 한 게 나는 <내 사랑>이 처음이다. 부담감이 그만큼 적었고, 또 각 파트들의 이야기가 다 따뜻한 뭔가를 느끼게 해주더라고. 어떤 하나의 파트라도 허술했다면 아마 <내 사랑>을 안 했을 것 같다. 이야기들에 다 고르게 관심이 가는 걸 보니, 기획된 영화의 느낌이 안 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최강희: 보통 나는 매니저한테 대본을 전해 받을 때 어떤 캐릭터인지를 제일 먼저 물어본다. 근데 <내 사랑>은 매니저가 대본을 주면서 “이거 딱 누나야” 하더라. 그래서 호기심을 갖고 읽어보게 됐다. 읽으면서 이게 나는 아니라는 생각은 했지만, 캐릭터가 마음에 들었다. 요새 그런 특이한 캐릭터가 많긴 하지만, 내가 하면 다르게 나올 수 있다고 생각했으니까.
감우성: 시나리오 보고 나서 남는 게 없으면 할 이유를 못 찾는 거다. 내가 안 나와도 되는 부분들도 분명히 따뜻한, 정감어린
[감우성, 최강희] 고만고만한 멜로라면 안 했을 거다
-
하얀 눈, 크리스마스, 선물, 캐럴… 연말과 크리스마스 시즌을 장식하는 단어들의 연상법 꼭대기에 서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역시, 사랑이다. 올해 크리스마스에 극장가를 찾는 <내 사랑>은 그 이름 그대로, 처음부터 끝까지 사랑 하나만을 열렬히 노래하는 영화다. 지하철 기관사 세진(감우성)과 종잡을 수 없는 4차원 정신세계의 소녀 주원(최강희), 소주잔을 기울이며 슬그머니 애정을 싹틔우는 대학생 선후배 지우(정일우)와 소현(이연희), 까칠한 홀아비 카피라이터 진만(류승룡)과 해바라기처럼 그를 바라보는 수정(임정은), 그리고 헤어진 연인을 만나고자 한국 땅을 밟은 프리허그 운동가 진만(엄태웅)까지. 한줄 두줄 목도리를 떠내리듯, 4가지 색깔의 사랑 이야기가 교차되며 알록달록 모자이크를 완성하는 <내 사랑>의 두 커플, 감우성과 최강희, 정일우와 이연희를 송년 파티에 초대했다. 화려하고 떠들썩한 축제 대신 맥주병을 부딪치고 리모컨 쟁탈전을 펼치며 뒹굴대는 느슨하고 정겨운
[감우성, 최강희, 정일우, 이연희] 달콤, 사랑스런 연인들의 송년파티
-
크리스마스 준비가 한창인 햇빛 쨍쨍한 로스앤젤레스. 한물간 작곡가 데이브(제이슨 리)는 예상치 못한 특별한 손님들을 맞이하게 된다. 가지런하던 데이브의 집안을 한순간에 쑥대밭으로 만들어버리는 이 손님들은 바로 천방지축 다람쥐 형제 앨빈, 사이먼, 테오도르. 데이비는 이 귀여운 존재들이 부엌을 엉망으로 만드는 재주 외에도 말하고 노래하고 춤추는 재주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전망이라곤 없어 보이던 데이브의 음악은 다람쥐 형제를 통해 전세계적인 성공을 거두게 된다. 자신은 단지 ‘친구’일 뿐이라고 주장하는 데이브와 그의 ‘가족’이 되고 싶어하는 다람쥐 형제. <앨빈과 수퍼밴드>는 팝 스타로 우뚝 서게 된 장난꾸러기 다람쥐 형제와 작곡가 데이브가 가족의 의미를 깨달아가게 되는 크리스마스용 가족영화이다. 몇 십년 동안 이차원의 화면에 머물러 있던 이들 사고뭉치 다람쥐 형제는 <앨빈과 슈퍼밴드>에서는 보송보송한 털에 둘러싸인 삼차원 캐릭터로서 그 귀여움을 마음껏 발산하고
[현지보고] 다람쥐 밴드의 크리스마스 습격
-
김진아 감독의 <두번째 사랑>은 2007년의 가장 자극적인 작품 중 한편이다. 그 미학, 멜로드라마적 취향 그리고 관심사(이 작품은 임권택 감독의 <씨받이>를 뒤집어 반영한 작품인데)에 있어 전적으로 한국적인 작품인 <두번째 사랑>은 그러나 뉴욕에서 촬영되었다.
이 작품은 한국계 미국인과 결혼한 미국 여인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이 부부는 겉보기에는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지만 아이를 가질 수 없고, 그것이 그들의 관계를 서서히 메마르게 한다. 여주인공은 그래서 한국인 불법 체류자에게 관심을 갖게 되고, 돈의 대가로 그에게 아이를 갖게 해달라고 부탁한다. 그들의 만남이 잦아짐에 따라 그들의 포옹은 더욱 열정적이 된다.
가느다란 몸매의 감수성이 예민한 금발의 베라 파미가(여주인공)는 두 한국 남자 사이에서 방황한다. 데이비드 맥기니스는 이상적 사위이거나 완벽한 남자친구이며, 그의 육체는 앞발을 높이 들어올리며 달리는 말과 날개를 커다랗게 펴고 나는
[외신기자클럽] 동양 남자의 관능
-
지난 2006년에는 1886년 처음으로 이루어졌던 한·불수교 120년을 기념하기 위한 문화 행사들이 많이 개최됐다. 프랑스의 한국 영화학도들이 ‘1886협회’를 조직하고 두 나라간의 문화 교류에 한몫하고자 시작했던 제1회 한불영화제도 그 같은 문화 행사의 일환이었다. 물론 올해도 한불영화제는 계속된다. 1886 협회의 운영진들은 올해 역시 어김없이 두 번째 행사를 준비하면서 1회 때 내세웠던 ‘젊은 신예 감독의 발견’이라는 기치를 그대로 지키면서도 또 다른 테마를 준비 중이다. 이름하여 ‘Entre-deux’. 이 프랑스 단어는 ‘두 가지 사이에서’라는 뜻이다. 한국인으로서 세계를 바라보는 시선과 세계 속에서 한국을 바라보는 시선, 이 두 가지 사이에서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고민하고 대안을 찾아보고자 하는 작품들이 다양하게 제2회 한불영화제를 채우고 있는 것이다.
특히 주목을 끄는 작품으로 한국과 프랑스 사이에서의 직접적인 정치·경제적 관계를 다룬 하준수 감독의 <CO
[파리] 두 나라, 두 문화, 두 인간 사이에서
-
<매드 디텍티브>, 홍콩서 놀라운 출발
12월의 문을 연 주말, 홍콩 박스오피스의 트로피는 두기봉과 위가휘 감독이 공동연출한 <매드 디텍티브>가 가져갔다. 30개 스크린에서 개봉한 <매드 디텍티브>의 개봉 성적은 49만달러로, 2주 전 1위로 개봉한 <베오울프>가 40개 스크린에서 개봉해 첫주 48만달러를 벌어들인 것과 비교하면 놀라운 성공이다. 신입형사가 고참형사와 짝패가 되어 연쇄살인범을 추적하는 내용으로 지난 9월 베니스와 토론토 두곳의 국제영화제서 선보인 바 있다.
로버트 해리스와 로만 폴란스키의 만남
로버트 해리스의 신간 <더 고스트>가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지휘 아래 영화화된다. 로케이션의 어려움과 작가조합 파업으로 제작이 연기되자 <폼페이> 프로젝트를 떠난 폴란스키와 다시 한번 뜻을 모은 것. 해리스는 <더 고스트>에 대해 “기원전으로 가야 하는 <폼페이>처럼 많은 자원이 필요하
[해외단신] <매드 디텍티브>, 홍콩서 놀라운 출발 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