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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 Fuckin' Runaway
모토하시 게이타/ 일본/ 2007년/ 100분/ 월드판타스틱 시네마
판타스틱영화제라고 해서 극단으로 밀어붙인 환각과 망상만이 전부는 아니다. 로드무비 <달려!>는 정신병원에서 탈출한 두 남녀가 환상과 불안에서 벗어나는 회복일지다. 분리불안을 앓는 하나는 같은 병원의 소심한 청년을 꼬드겨 탈주를 감행한다. 남자에게 제멋대로 ‘나고양’이라는 별명을 붙여준 하나는 그를 제 하수인처럼 부리고, 순종적인 나고양은 하나의 무리한 요구에 고분고분 따르며 그녀를 돌본다. 나고양의 중고차에 몸을 실은 두 사람은 목적지 없는 도망을 계속하지만, 문제는 정신병원에서 도망쳤어도 정신병에서는 도망칠 수 없다는 것. 하나는 부두교의 추장, 애꾸눈 마녀, 거대트럭 드라이버에게 쫓가는 환각에 몸부림치고, 겉으로 보기엔 멀쩡한 나고양은 어디에도 마음을 붙이지 못하는 마음의 병을 앓고 있다. 비정상이긴 마찬가지인 이 2인조는 함께 포도서리를 하고 별밤 아
규슈의 바람처럼 상쾌한 영화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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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가장 잘 알려진 작품은 <마징가Z>다. 원작을 보면 마징가는 신도 악마도 될 수 있는 존재다. 어떤 의도로 마징가를 탄생시켰는지.
=어린 시절 데쓰카 오사무의 <아톰>이나 <철인28호>를 보며 자랐기 때문에 만화가가 되면 꼭 로봇만화를 만들고 싶었다. 만화가가 되고 나서는 지금까지 즐겼던 것과는 다른 색다른 로봇을 탄생시키기로 마음먹었고, 인간이 내부에 탑승할 수 있는 로봇을 만든 것이다. 마징가는 뇌 부분에 인간이 들어가서 조종하는 것이므로 결국 인간이며, 인간이 거대한 힘을 가졌을 때 악마도 신으로도 화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보여주고 싶었다.
-<케타로보>에서는 주인공 한명이 학생운동권 출신이다. 당신 만화에는 그런 식으로 아웃사이더들이 탑승자가 되는 경우가 많으며, 백귀제국이라거나 아틀란티스 등등 선과 악을 한마디로 이야기할 수 없는 집단이 종종 등장한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만화에 사회비판적인 메시지들을 담은 이유는
기성의 세계를 부수고 아이들이 만들어갈 새로운 세계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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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식 흑마술> Gong Tau
허먼 여우/ 홍콩/ 2007년/ 97분/ 판타스틱 감독백서: 허먼 여우
<팔선반점의 인육만두>로 잘 알려진 홍콩 감독 허먼 여우의 따끈따끈한 신작. 정제를 알 수 없는 누군가가 부린 강두술(降頭術)에 의해 갓난아이를 잃은 형사는 자신의 아내 역시 술법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강두술사의 정체를 알아내지 못하면 아내의 목숨은 없다. 하지만 공포에 질린 아내는 아이의 죽음에 밤낮으로 울부짖으며 고통스러워하고, 강두술사의 끔찍한 술법은 두 사람의 삶을 공포로 몰아가기 시작한다. 그야말로 아시아 고어의 문을 열어젖혔던 <팔선반점의 인육만두>로 전설적인 컬트감독의 지위에 오른 허먼 여우는 대가 같은 솜씨로 홍콩 경찰 장르와 오컬트 장르를 버무린 뒤 양념처럼 고어장면들을 끼얹어낸다. 기가 막힌 중국식 덮밥 요리술이라고나 할까. 관객이 낄낄거릴 만큼 키치적인 장면이 등장하기도 하지만 클라이맥스에서는 고어영화의 마니아마저 눈을
아시아 고어의 끈적끈적한 향연 <중국식 흑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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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이 고를 빼고는 일본 만화를 말할 수 없다. 누구나 인정하는 일본 만화의 선구자로는 물론 데즈카 오사무, 이시노모리 쇼타로, 요코야마 미쓰테루 등을 들 수 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나가이 고의 만화는 폭력, 반영웅, 섹스, 분노, 파괴 등 화사한 빛의 세계 반대편에 존재하는 어둠의 세계를 완벽하게 창조해냈다. 나가이 고는 이 세상에서 신성시하는 모든 것을 더럽히고 전복시킨 세계를 드라마틱하게 창조했다. 성인이 된 일본 만화는 안티 테제인 나가이 고의 존재로 인해 완벽한 조화가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다.
일단 나가이 고는 <마징가 Z> <그레이트 마징가> <그랜다이저> <게타 로보>의 작가로서, 로봇 만화의 혁신을 가져온 작가로 평가받는다. 독자적으로 움직이거나 조종기를 통해 움직이던 로봇은 <마징가 Z>에서 조종사가 직접 로봇에 탑승하여 움직이는 방식으로 바뀐다. 최초의 변신합체 로봇 만화인 <게타 로보&
사회의 위선을 폭파하는 일본 만화의 테러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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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러워져도 상관없는 옷을 입고 왔나요?” 7월16일 오전 11시, 부천 판타스틱 스튜디오. 제11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특별기획 프로그램인 <환상교실 : 아시아영화의 특수분장>의 마지막 강연을 맡은 니시무라 공작소의 니시무라 요시히로 감독의 첫 인사는 의미심장했다. 참가자들은 운동복과 반바지에 슬리퍼로 무장했고, 몇몇 참가자들은 아예 우비와 비닐로 온몸을 칭칭 싸매기도 했다. 분수처럼 솟구치는 피의 효과로 유명한 특수효과 그룹인 터라 참가자들 역시 온몸에 피를 뒤집어쓸 각오를 했을 듯. “강연 뒤에는 여러분도 직접 실습해볼 거예요. 사람의 몸이 갈라지면서 피가 분출하는 장면입니다. 비닐로 지나치게 싸매면 실습이 어려우니 적당히 하세요. (웃음)”
니시무라 공작소는 몸이 떨어지면서 솟구치는 피, 똑 떨어지는 눈알과 몸을 뚫고 나오는 기계 등 기괴한 이미지를 만들어낸 특수분장, 특수조형, 잔혹효과 전문 그룹이다. <노리코의 식탁> <자살클럽> &l
끈쩍한 피에 흠뻑, 특수분장의 세계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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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쿠시, SM 로프마스터>
히로키 류이치/ 일본/ 2007년/ 금지구역
<바쿠시>는 특히 여성에게 불쾌감을 안겨줄 수도 있는 다큐멘터리다. ‘바쿠시’를 한자로 풀면 ‘縛師’, 즉 묶는 사람이란 뜻이다. 성적인 흥분을 얻기 위해 결박을 하는 사람, 그중에서도 전문가를 일본에서는 바쿠시라고 부른다. <바쿠시>는 바쿠시들이 하는 ‘긴바쿠’(결박)란 무엇인지, 묶이는 여성은 누구이고 왜 하는 것인지 등을 물어보는 다큐멘터리다. 여성영화로 분류될 수 있는 <바이브레이터>를 만들었던 히로키 류이치가 왜 여성을 폭력적으로 대하는 ‘바쿠시’를 찍게 되었는지 궁금할 것이다. 그런데 바쿠시들은 하나같이 그 행위가 ‘커뮤니케이션’의 하나라고 말한다. 그리고 교감 없이는 불가능한 행위라고 말한다. 물론 그 말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 하지만 SM이 또 하나의 사랑의 형태일 수도 있다는 것 역시 부인할 수 없다. 히로키 류이치는 어떤 해석도 가하지 않고,
성적 흥분을 얻기 위한 결박 <바쿠시, SM 로프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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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 on Monday, PiFan was finally visited by plenty of rain. As in the wet stuff that falls from the sky, not the Korean singer (who is in Germany at the moment, working on the Warchowski brothers’ <Speed Racer>).
Actually, it was probably fortunate that we made it through the first four days of the festival with such great weather. Anything held in the middle of Korea’s rainy season (“jangmacheol”) is destined to get drizzle, if not downpours.
Some years, PiFan has received huge amounts
빗속에서 춤을 Dancing in the 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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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광이라면 반드시 ‘순례’해야 할 곳이 부천에 있다. ‘한국만화박물관’은 김성환의 <고바우영감>을 비롯해 작가 113인의 만화 원화 359점을 소장한 국내 최초, 최대 규모의 만화 전문 박물관이다. 이곳은 아무도 체계적으로 정리한 적이 없었던 한국만화를 1900년대 초기 작품부터 10년 단위로 나누어 전시하고 있다. 이진주의 <오추매의 빵점일기>, 신문수의 <로봇찌빠>, 윤승원의 <맹꽁이 서당>이 만화방에서, 또 신문에서 코 흘리며 보았던 지면의 모습 그대로 관객을 맞는다. 195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의 희귀 만화 1208점도 소장되어 있다. 조항리의 <혜성 같은 소년은 알고 있다>, 박광현의 <최후의 밀사>, 이화춘의 <양돈전> 등 색 바랜 작품들은 한국만화가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산증인이다. 해당 만화들을 들어본 적이 없는 신세대라도 한 번쯤 흥미롭게 구경할 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들이
추억의 만화 속으로 풍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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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만> Roman
안젤라 베티스/ 미국/ 2006년/ 92분/ 부천 초이스
안젤라 베티스를 아십니까. 그녀의 이름을 아는 사람이라면 열혈 호러영화팬이라고 자부해도 좋을 것이다. 안젤라 베티스는 러키 매키 감독의 <메이>와 <마스터즈 오브 호러> 시즌1의 <식걸>을 통해 호러 영화계의 새로운 뮤즈로 칭송받아온 여배우다. 그녀의 첫 연출작인 <로만>은 안젤라 베티스가 매키 감독과 작업하면서 그저 대본이나 열심히 암기한 건 아니라는 멋진 증거다. 러키 매키 감독이 직접 연기하는 주인공 용접공 로만은 이상한 남자다. 보통 사람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전혀 모르는 것처럼 보이는 그는 직장 사람들에게 왕따당하며, 오직 옆집 사는 귀여운 여인을 흠모하는 것에서 삶의 즐거움을 찾는 듯하다. 그의 배배 꼬인 흠모는 여인을 살해한 뒤 신체를 얼음에 재워놓고, 가끔 신체의 일부를 조각조각 잘라서 소풍에 데려가는 기행으로까지 이어진다. 시체애호증 환자
가장 아름다운 러브스토리 <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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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츠가네 난사사건> The Matsugane Postshot Affair
야마시타 노부히로/ 일본/ 2007년/ 112분/ 부천 초이스
<린다 린다 린다>를 연출한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의 신작. 사방에 놓인 순간들을 드문드문 엮어놓는 감성은 여전하지만 입 안이 찝찝할 만큼 기묘한 작품이다. 코타루와 히카루는 닮은 곳 하나없는 쌍둥이 형제다. 영화는 경찰인 코타루의 시선에서 겉보이게는 평온한 마을인 마츠가네의 이면을 바라본다. 코타루에게 마츠가네는 무력한 도시다. 사건은 없고 아버지는 집을 나가 이발소 주인과 살림을 차린 지 오래고, 닮은 곳 하나 없는 쌍둥이 형제 히카루는 동네의 구박덩이다. 그러던 어느 날 이 마을에 정체를 알 수 없는 두 남녀가 들어오면서, 마츠가네는 온갖 이상한 사건들에 휘말리기 시작한다.
매우 정적인 마을 소동극인 <마츠가네 난사사건>의 주된 정서는 ‘조짐’이다. 주인공 코타루의 말처럼 마츠가네는 “어쩌면 뭔가 일어날지
입 안이 찝찝할 만큼 기묘한 작품 <마츠가네 난사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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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 조직위, 경기영상위원회와 협약서 체결
경기영상위원회와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조직위원회가 ‘경기도 영상문화 발전 및 PiFan 성공 개최를 위한 협약서’를 체결하고 공동사업 내역을 발표했다. 양 기관은 부천영화제 기간에 워크숍 등의 사업을 공동으로 진행하며 이 밖에도 경기도민 대상 영화상영회와 경기도민을 대상으로 한 영상캠프 등 교육사업, 기타 쌍방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사업을 시행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경기영상위원회는 8월8일부터 11일까지 안성 너리굴문화마을에서 ‘제2회 영상캠프-영화가족놀이터’를 열 예정이다. 4~5인 가족(초등학교 4학년 이상 청소년)이 한팀으로 참가하며, 2~3인 가족은 두 가족이 한팀을 이뤄 신청할 수 있다. 경기영상위원회 홈페이지(www.ggfc.or.kr)를 통해 참가 접수를 받으며 7월22일까지 신청할 수 있다(문의: 032-623-8075).
자활의 습격, 놓치지 마세요
황당무계한 자활들의 극장 습격은 계속된다. 상영관 순회 이벤트인
[단신] 영화제 조직위, 경기영상위원회와 협약서 체결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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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년도 오스카 시상식에서 R2D2를 조종했다. 첫 직업은 <스타워즈> 사무실의 리셉셔니스트였고, 스티븐 킹의 원작들을 줄줄이 영화화하며 킹의 평생의 친구가 됐으며, 마이클 잭슨의 뮤직비디오 <스릴러>에서는 좀비로 분했다. 1970년대 말 영화계에 입문하기 전에는 록밴드로 활동하기도 했고, 한때는 저널리스트로 일한 적도 있다. 이 괴이하도록 다양한 경력의 소유자는 <마스터즈 오브 호러>의 제작자인 믹 개리스다. “정말 놀랍다. 사람들이 <마스터즈 오브 호러> 때문에 나를 다 알아본다는 거 말이다.” 하지만 진짜로 놀라운 것은 지난 30여년간 호러계에 몸담았던 개리스의 마당발이다. 당대의 호러영화 작가들을 모조리 불러들여 TV시리즈를 만든다는 계획을 그 아니면 누가 현실화할 수 있었으랴. “언제나 호러 앤솔러지를 만들고 싶었는데 감독 몇명과 저녁을 먹던 도중에 말이 튀어나왔다. 다들 하고 싶다기에 누군가는 꼭 조직을 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나에게 이 시리즈는 꿈의 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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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과 섹스와 실업에 대한 블랙코미디”, <검은양 대소동>은 베를린 시내를 하릴없이 누비는 한심한 청춘들의 소동극이다. 이 영화에서 ‘검은양’(왕따, 아웃사이더라는 뜻)이 지칭하는 것는 섹스 생각 밖엔 없는 터키 청소년, 게이, 사탄숭배자, 백수건달들이다. 베를린 사회의 아웃사이더들을 화장실 유머로 조롱하는 이 영화의 연출자는 취리히에서 나고 자란 올리버 라이스 감독이다. “베를린은 정말 멋진 곳이다. 하위문화의 라스베가스라고 할까.” 라이스 감독은 24시간 레이브 파티가 열리는 광란의 도시 베를린에 푹 빠져있다. “다양한 또라이들의 도시다. 온동 자본주의적 합리성에 지배당한 스위스에 비해면 천국같다.” 그에게 베를린은 활기차고 시적인, 불균질한 에너지가 역동하는 곳이다. “게다가 다른 대도시에 비하면 여전히 물가가 싸다. 젊은이들이 자신의 삶을 실험하는 장소로 딱이다.” 이곳을 사는 무일푼 청춘들의 대책없는 일상이 그의 창작 의욕을 자극했다. 주인공들이 사회적 약자지만
강박관념과 엄숙주의는 사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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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7월16일 오후 2시
장소: 신촌 메가박스
이 영화
꽃미남만 골라 테러한다?! 가람고등학교의 성민(이성민)이 얼굴에 똥을 뒤집어쓰는 테러를 당한다. 이어 거창고등학교의 한경(한경)과 나담고등학교의 예성(김종운)도 같은 수법으로 얼굴을 공격당한다. 미소 한방으로 소녀들을 기절시키는 성민, 뛰어난 농구실력으로 만만찮은 팬을 거느린 한경, 밴드 보컬로 활동하며 무대를 휘젓는 예성. 그들의 공통점은 각 고등학교를 대표하는 꽃미남이라는 것. 늘파란외국어고등학교의 기범(김기범)이 자신의 블로그에 네 번째 타겟은 늘파란외국어고등학교의 누군가가 될 것이라는 추리를 올리자, 반복되는 일상에 지친 학생들은 은근히 다음 사건을 기대한다. 늘파란외국어고등학교에서 가장 잘생겼다고 인정받는 세 남자, 학생회장 시원(최시원), 댄스그룹 울트라 주니어의 리더 희철(김희철), 유도부 주장 강인(김영운)이 다음 테러의 피해자로 지목된 가운데 이들 사이에 은근한 경쟁심이 떠오른다. 사건의 범인을 추척하
아이돌 영화의 진화, <꽃미남 연쇄 테러사건> 공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