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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공주>는 지난 1월 열린 2007년 선댄스영화제에서도 단연 주목받았던 애니메이션이다. 마치 인상주의 회화처럼, 경계가 모호한 갖가지 색채들이 엉키고 뭉개지며 아름다운 화면을 만든다. 데이비드 카플란 감독은 디지캠으로 촬영한 실사 화면에 디지털 페인팅을 입혀 <물고기공주>의 몽환적인 비주얼을 만들었다.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의 <웨이킹 라이프>도 비슷한 방식으로 만들어졌지만 <물고기공주>는 시지각에 대한 카플란 감독만의 고민의 산물이다. “대상이 사람의 눈에 어떻게 비치는지 고민했다. 그 결과 대상을 선으로 명확히 구분된 객체로 표현하지 않고 색채의 덩어리로 보이게 했다. 샤갈과 세잔이 대상을 재현하는 접근법을 많이 참고했다.”
<물고기공주>는 뉴욕 차이나타운의 불법안마소를 배경으로 한 한편의 신데렐라 동화다. 다만 왕자님이 없고, 요정 대모 대신 기괴한 점술가와 신비한 물고기가 등장한다는 게 다르다. 카플란 감독이 택한
동화와 민담에서 영감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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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별빛 속으로>는 쓰라린 꿈에서 깨어난 한 남자가 다시 꿈을 복기하는 이야기다. 영화는 등화관제와 국기하강식이 일상이었던 70년대를 배경으로 네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몽환적인 판타지로 그려낸다. 하지만 <꼴찌에서 일등까지 우리 반을 찾습니다> <철수 영희> 등을 연출한 황규덕 감독은 이 영화에서 유령영화와 미스터리, 반전을 한데 엮으며 녹록지만은 않은 러브스토리를 만들었다. 덕분에 사실 그 자신도 <별빛 속으로>의 장르를 확실히 규정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우리 세대만 해도 장르를 구분하던 사람들이 아니지 않나. 굳이 장르를 규정하자면 판타지 멜로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저 두 커플이 각자의 첫사랑을 이루는 이야기로 봤으면 좋겠다. (웃음)”
“한때는 리얼리즘만이 영원한 이데올로기”일 줄 알았던 황규덕 감독이 판타지를 받아들이게 된 건 프랑스에 체류할 때부터다. 박물관과 미술관을 돌며 “갈등과 기쁨, 슬픔을 모두 에워싸는” 예술의
갈등과 기쁨, 슬픔을 모두 에워싸는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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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주니어의 깜짝 방문!
슈퍼주니어(이하 슈주)가 부천에 온다. 아이돌 밴드 슈주의 멤버들이 깜짝 상영으로 선정된 <꽃미남 연쇄 테러사건>의 주연배우로 오는 7월20일 부천영화제를 찾는다. <꽃미남 연쇄 테러사건>은 당대 최고의 꽃미남들의 연쇄 테러사건을 다루는 미스터리 코미디. 영화는 20일 오전 11시 중동 프리머스 시네마에서 한차례 상영될 예정이며, 상영 직후에는 슈주 멤버들이 참여하는 관객과의 대화시간이 마련된다.
Meet Super Junior in PiFan
Idol singer group 'Super Junior' will come to Puchon on the coming 20th for the surprise showing of <Attack on the Pin-up Boys>, in which they perform as the lead actors. The movie is about a linked terror inciden
[단신 모음] 슈퍼주니어의 깜짝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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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키 매키는 아름다운 호러영화를 만드는 젊은 작가다. 약관의 나이에 만든 데뷔작 <메이>는 타인과의 소통에 애를 먹는 소녀의 고통을 무시무시한 고어장면과 기가 막히게 버무려낸 작품이었고, <마스터즈 오브 호러>의 <식걸>은 데이비드 크로넨버그의 영향을 받은 듯한 기묘한 사랑 이야기였다. 뭐랄까, 한마디로 ‘현대 호러 영화계의 가장 우울한 천재 로맨티스트’라고 표현하면 딱 좋지 않을까. 올해 러키 매키는 감독이 아닌 배우의 입장으로 부천을 찾았다. <메이>와 <식걸>의 주인공인 여배우 안젤라 베티스의 장편 데뷔작 <로만>에서 매키는 마음이 텅 빈 사이코패스가 점차 인간의 마음을 찾아나가는 과정을 간결하고도 애처로운 몸짓으로 창조해냈다. 겨우 3편의 영화로 자신만의 세계를 창조해낸 미래의 대가, 러키 매키를 만났다.
-안젤라 베티스는 왜 오지 못했나.
=결혼식 참여를 비롯한, 몇몇 빠질 수 없는 집안 대소사 때문이다.
연기 경험이 나를 충전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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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리장성, 피사의 사탑, 아틀란티스, 타임스퀘어를 한눈에 볼 수 있다면? 게다가 한국에서? 부천 원미구 상동 부천영상단지 내에 위치한 ‘아인스월드’에 가면 다양한 세계 유명 건축물을 접할 수 있다. 지난 2003년 개장한 아인스월드는 세계 25개국 109점의 유명 건축물들을 25분의 1로 축소 전시한 미니어처 테마파크다. 유니버설 스튜디오 테마파크, 디즈니랜드 테마파크를 만든 원더웍스사가 직접 제작을 맡았다. 유네스코가 지정한 10대 문화유산 9점을 비롯해 문화유산 34점, 현대 7대 불가사의 6점이 모두 ‘아인스월드’에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거북선이 대포를 발사하고, 킬리만자로의 화산이 폭발하며, 킹콩이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위에서 괴성을 지른다. 이 모든 것은 세계 최고 수준의 특수효과 덕분. 밤에는 국내 최초 테마형 조형 시스템인 4WAY 조명으로 아름다운 야경을 볼 수 있으며 내부, 외부, 경관, 외곽의 조명이 어우러져 낮과 다른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전시물에 대한
만리장성과 타임스퀘어가 한국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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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시티> <아이, 로봇>의 알렉스 프로야스 감독이 차기작으로 <드라큘라 이어 제로>를 선택했다. <버라이어티>의 보도에 따르면, 유니버설에서 제작하는 <드라큘라 이어 제로>는 흡혈귀 문학의 고전으로 꼽히는 브람 스토커의 1897년 소설 <드라큘라>에서 영감을 얻은 영화로, 프로야스 감독은 “잘 알려진 이야기에 대한 신선한 시각”이 마음에 들어 연출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프로야스의 <드라큘라 이어 제로>는 드라큘라 전설의 모델이 된 블러드 드라큘라, 혹은 블러드 더 임팰러라고 불리는 인물이 주인공으로, 흡혈귀로 되살아 난 블러드가 아닌 실제로 살아있을 때의 그에 대한 사실을 통해서 재구성할 예정이다. 프로야스는 괴물로 더 잘 알려진 루마니아 역사의 영웅이 왕국와 가족을 지키기 위해 악마에게 영혼을 팔고 흡혈귀로 변하는 이야기 속에서 사람들이 공포심과 연민을 느낄 수 있는 영화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알렉스 프로야스 감독 차기작 <드라큘라 이어 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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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에 만들어진 로버트 하몬 감독의 액션 스릴러 <힛쳐>의 리메이크 영화. 몇몇 사소한 변화를 제외하면 오리지널 영화의 충실한 재현이다. 낯선 자로부터의 위협에서 오는 공포가 매력이었던 오리지널에 비해, 리메이크 영화는 똑같은 상황과 사건을 반복하지만 긴장감과 공포가 낮아졌다. 특히 영화의 핵심 인물인 존 라이더 역을 맡은 숀빈은 오리지널의 룻거 하우어의 카리스마에 미치지 못한다. 독립적으로 보자면 킬링타임용이지만, 오리지널과 비교를 하면 뭔가 허전한 느낌이 든다.
김종철/ 익스트림무비(extmovie.com) 편집장
[전문가 100자평] <힛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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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어 데인즈가 일라이자 두리틀이 된다. <워싱톤포스트> <로이터> 등의 외신은 7월11일, 클레어 데인즈가 조지 버나드 쇼의 <피그마리온>으로 브로드웨이 데뷔한다고 보도했다. 뮤지컬 <마이 페어 레이디>의 원안이며 영화로도 만들어진 <피그마리온>은, 언어학자 히긴스 교수가 극장 앞의 꽃 파는 소녀 일라이자 두리틀을 숙녀로 만들 수 있을지를 내기하고 교수의 집으로 데려오며 시작하는 이야기다. <피그마리온>은 1914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됐고, 1956년 뮤지컬로 탄생했다. 1964년 조지 쿠커 감독이 연출하며 영화로도 만들어졌는데, 영화의 일라이자 두리틀은 오드리 헵번이 연기했다. 데인즈의 상대역 히긴스 교수로는 토니상 수상 배우 제퍼슨 메이스가 결정됐고, 10월18일에 막을 올려 2개월 동안 공연한다.
클레어 데인즈, 연극 무대 데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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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PiFan)에 온 것을 환영한다. 올해 Pifan 데일리에 글을 싣도록 허락해 주신 부천영화제의 관계자분들과 <씨네21>에 감사드린다. 나는 벌써 몇해째 여러 매체를 통해 한국 영화계와 연예계에 대해서 기고한 바 있다. 지난 2001년의 첫 방문을 계기로 부천영화제는 나에게 특별한 영화제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짧지 않은 기간을 통해 이곳에 정을 붙이게 된 셈이다.
부천영화제가 매년 선보이는 예술적인 영화들과 열광적인 ‘배드 테이스트’의 조화는 나의 괴팍한 취향에 잘 부합했다. 나는 추상적이고 실험적인 영화와 삶의 허무함에 대한 느리고 긴 고찰을 다룬 영화를 즐기며 살아간다. 하지만 당신 역시 좀비 양떼, 살인마 까마귀, 그리고 식인연쇄살인마(모두 이번 영화제에 상영될 영화들이다. <블랙 쉽> <새> <그림 러브 스토리>)를 흥겹게 즐길 필요가 있을 게다.
물론, 이런 극단적인 장르 외에도 Pifan은 다
Welcome to the 11th PiF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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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간의 영화축제, 항해를 시작하다
제11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12일(목) 오후 7시, 부천시민회관 대공연장서 열리는 개막식을 시작으로 열흘간의 일정에 들어간다. 영화배우 김태우와 추상미의 사회로 진행될 이날 개막식은 홍건표 조직위원장의 개막선언과 함께 한상준 집행위원장의 개막 인사 및 심사위원단 소개, 그리고 피판가이인 영화배우 이완, 송창의의 무대인사 순으로 이어진다. 또한 개막작인 <별빛 속으로> 소개와 황규덕 감독, 정경호, 김민선, 차수연의 무대인사, 그리고 퓨전국악그룹인 IS밴드의 개막축하공연이 있을 계획이다. 이날 행사에는 박양우 문화관광부차관과 김문수 경기도지사, 오명근 부천시의회 의장 및 원해영 전 부천시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며 개막식이 종료되는 오후 8시부터는 개막작 상영이 시작된다.
10 Days Festial Journey Commence
Starting with the opening ceremony in Bucheon Citizen's H
[단신 모음] 10일간의 영화축제, 항해를 시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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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을 하루 앞둔 7월11일. 보슬비가 그쳤다 내렸다를 반복한 이날, 촉촉하게 젖어가는 대지와 달리 권용민, 박진형 프로그래머의 속은 바짝바짝 타들어가고 있었다. 프랑스에서 어렵게 데려온 회고전 프린트는 온통 시뻘건 불량품이었고, 주말 일기예보도 두 사람을 불안하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간의 노고의 성과를 관객에게 선보일 생각을 하면 가슴이 두근거릴 뿐. 프로그래머도 몰랐던 감독들의 전작 정보를 챙겨주는 열성 고정 관객들이나 고생 끝에 완성한 근사한 몬테 헬만 회고전 라인업을 말할 때면 두 프로그래머의 눈빛이 흥분으로 번뜩였다. 영화제의 야전캠프 복사골문화센터에서 만난 권용민, 박진형 프로그래머가 그간의 준비과정을 정리하며 소회를 들려줬다.
권용민=나는 작년부터, 박진형 프로그래머는 올해부터 프로그래머로 참여했다. 우리 둘과 한상준 집행위원장님이 선정 작업을 했다. 올해의 주안점 중 하나는, 흔히 ‘부천판타스틱영화제’하면 생각하는 호러, 스릴러 등을 넘어서 넓은 의미의 장르
“부천은 지금 영화의 세계 지도를 완성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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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오면 영화만 본다? 천만의 말씀! 부천에는 영화만큼 판타스틱한 행사가 가득하다. 올해 부천 영화제는 예년보다 많은 수의 볼거리, 들을거리, 즐길거리를 준비했다. 먼저 영화와 콘서트의 환상적인 만남, ‘씨네락 나이트’가 부천 시민회관 대공연장에서 관객을 맞이한다. 7월 13일 오후 6시 가수 리쌍이 출연하는 싸이월드 디지털 뮤직어워즈를 시작으로 영화 <스톤드>가 끝나는 9시부터 문샤이너스, 갤럭시 익스프레스, 더 락타이거스의 흥겨운 락큰롤 리듬이 울려 퍼질 예정이다. 14일 밤엔 일본 영화 <나나 2>의 상영 직후 모던락 밴드 네스티 요나, 여성펑크 밴드 숄티캣, 디어클라우드의 무대가 이어진다.
더잼존 부천 앞 특설무대에서 ‘모여락(樂) 콘서트’를 구경하는 건 어떨까. 13일 밤부터 3일 간 펼쳐지는 이 행사는 부천시 여성회관 소속 연주 동아리 회원들과 블러디 쿠키, 어른아이, 프리마켓 등의 인디밴드들이 어우러진, 말 그대로 함께 즐기는
판타스틱한 축제 마당으로 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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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의 개막을 앞둔 11일, 홍보팀장과의 인터뷰는 만남이라기보다는 알현이었다. 다음 날 있는 개막행사의 최종점검에 게스트들의 스케줄을 정리하느라 바쁘게 뛰어다니는 이선화 홍보팀장의 모습은 ’개막을 맞은 홍보팀장의 불안’이라고 할만 했다. 하지만 개막식이 끝난 이후에도 이선화 팀장의 불안이 진정모드로 돌아설 일은 없을 듯싶다. “가장 듣기 힘든 말은 부천영화제는 지역행사에 불과하다는 편견이다. 그런 말을 듣지 않기 위해서라도 행사진행에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그래도 올해는 많은 언론과 지역주민들이 관심을 가져주기 때문에 그나마 일이 수월할 것 같다.”(웃음)
지금은 영화제에 참석한 감독들의 스케줄을 관리하고 있지만, 이선화 팀장도 한때는 영화감독을 꿈꾸던 학생이었다. 런던에서 연출을 공부하다가 잠시 한국에 들어왔던 그녀는 지난 2003년 우연한 기회로 영화수입업계에 발을 디뎠다. “베를린 영화제에서 황금곰상을 받은 <미치고 싶을 때>가 처음 구입한 영화였다.
지역행사라는 편견은 거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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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영화제는 관객이 무섭다!” 제 11회 부천영화제 자원활동팀장 함석의씨의 말이다. 마니아 성향의 고정 관객들이 많은 영화제다 보니 스탭들이나 알 법한 허점을 단박에 지적해내기 때문이다. “‘8회엔 이러이러했는데 왜 이번엔 그런 걸 못살렸냐’는 구체적인 비판을 비롯해 까다로운 컴플레인이 많다. 그만큼 더 긴장될 수 밖에.” 2년째 자원활동팀장을 맡고 있는 그의 본업은 일간스포츠 신문 기자다. 난데없이 영화제 활동이라니 좀 엉뚱하지만, 아무래도 대학시절 응원단을 하며 느꼈던 단체 활동의 뜨거움이 그리웠던 탓이지 싶단다.
부천영화제를 알게된 건 제10회 집행위원장이었던 이장호 감독과의 개인적인 인연 덕. 마침 휴직기간과 시기가 맞물렸던 부천영화제 스탭 공채에 망설임없이 지원했다. 올해는 1300여명의 지원자 중 선발된 260명이 그와 함께 땀흘리고 있다. “팀원의 반수 이상은 부천만의 특별한 프로그램 구성과 영화의 독특한 성격에 매료되서 참여한 친구들이다. 부천영화제에 대한 이해와
260명 팀원들의 뜨거운 열성을 모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