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첫 번째 축포를 쏘아올렸던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가 신임 운영위원장으로 배우 이덕화씨를 임명한 것과 관련해 영화계 안팎에서 여러 추측들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에서는 행사를 주최하는 서울특별시 중구청이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영화제를 개최하기 위해 김홍준 전 운영위원장을 교체했다는 설이 흘러나온다. 반면 이덕화 운영위원장으로의 교체는 영화제의 원활한 진행을 위한 새로운 인사 영입일 뿐이라며 민감하게 반응할 사안은 아니라는 견해 또한 있다. 9월3일부터 11일까지 9일 동안 개최될 제2회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는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이덕화씨가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 운영위원장이 된 건 지난 1월9일이다. 충무로영화제를 주관하는 서울특별시 중구청은 그로부터 약 1주일 뒤인 1월15일에 보도자료를 내 이 같은 사실을 알렸다. 중구청의 한 관계자는 17일 <씨네21>과의 전화통화에서 “김홍준 전 운영위원장의 개인적인 사정상 그렇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김 전 운
[쟁점] 부탁해요~! 저 이덕화, 믿어주세요
-
평양 영화스튜디오에서 제작되고 유럽에서는 이번에 처음으로 선보인 북한영화에 대해 프랑스 평론계가 입을 모아 부정적 평가를 내렸다. 지난해 12월 개봉한 북한영화 <한 여학생의 일기>의 흥행실패는 이미 예측했던 일이다. 장준학 감독이 만든 이 작품이 ‘좋은 영화’의 미학적 기준 어느 하나에도 부합되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 때문에 이 영화가 전혀 흥미롭지 않다고는 할 수 없다.
<한 여학생의 일기>는 제목 그대로 조그만 시골집에 가족과 함께 살며 새로 지은 대형아파트에 입주하기를 꿈꾸는 한 여고생의 생활을 그린다. 초반부 주인공은 늘 집을 비우고 일에만 몰두하는 아버지, 오로지 남편의 과학연구를 돕는 일에만 헌신하는 어머니에게 반항하지만, 가족의 이익보다는 나라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부모의 마음을 차츰 이해하게 된다.
프랑스 평론계는 이 작품의 밋밋한 시나리오, 선명하지 않은 색상, 깨끗하게 처리되지 못한 후시녹음(영화가 상영되는 동안 계속 이상
[외신기자클럽]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영화
-
이탈리아의 자국영화 흥행 열기는 올해에도 지속된다. 이런 예상을 가능케 하는 것은 1월 초 개봉한 크리스티나 코멘치니 감독의 <화이트 앤 블랙>(Bianco e Nero)과 <알레나토레 넬 팔로네2>(L’allenatore nel pallone2)가 흥행 순위 2위와 3위를 연이어 차지하며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치네파네토네(Cinepanettone: 이탈리아의 크리스마스 케이크 파네토네처럼 성탄절 시즌 할리우드영화를 제칠 정도로 비상한 흥행을 누리는 이탈리아 자국영화)들이 지난 12월 좋은 성적을 거둠과 동시에 연이은 1월의 흥행 열기는 이탈리아 영화계의 희망찬 새해를 예고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탈리아영화는 지난해 31%의 시장점유율을 보이며 멋진 한해를 보낸 바 있다.
올해 3월 초까지는 무려 20여편의 국산영화가 개봉할 예정이다. 2월 초에는 난니 모레티가 열연한 <카오스 칼모>(Caos Calmo)가 관객몰이를 톡톡히 해줄
[로마] 이탈리아, 희망찬 새해 열다
-
베를린 개막작, 마틴 스코시즈의 <샤인 어 라이트>
롤링스톤스의 콘서트 실황을 담은 마틴 스코시즈 감독의 <샤인 어 라이트>가 제58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됐다. 스코시즈는 이 베테랑 록밴드의 공연을 담기 위해 2006년 가을, 16대의 카메라를 가지고 뉴욕 비콘 시어터를 2번이나 찾았다고 한다. 2월7일 개막식에는 스코시즈 감독과 롤링스톤스 멤버들도 참석할 예정이다. 영화제 집행위원장 디이터 코슬릭은 “이 의미심장한 작품이 개막작인 동시에 월드 프리미어라는 사실이 기쁘다”고 말했다.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후보작 발표
제80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최종후보를 향한 외국어영화상 후보작이 발표됐다. 브라질 감독 카오 햄버거의 <부모님이 휴가를 떠난 해>를 비롯해 이스라엘, 호주, 이탈리아, 캐나다, 카자흐스탄, 폴란드, 러시아, 세르비아에서 출품한 9개 영화가 참가자 명단에 올랐으며, 이중 5편이 최종후보로 1월22일 발표되는 리스트에 오를
[해외단신] 베를린 개막작, 마틴 스코시즈의 <샤인 어 라이트> 外
-
-
쇼는 계속되어야 한다?! 골든글로브 시상식을 좌초시킨 미국작가조합(WGA) 파업이 2월24일로 예정된 제80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향방을 흔들고 있는 가운데, 미국영화예술아카데미(AMPAS)가 “오스카는 어떤 식으로든 거행될 것”임을 밝히고 나섰다. AMPAS는 또 시상식이 기존의 정상적인 방식과 파업에 대비한 대안적인 방식, 두 가지로 준비되고 있음을 암시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현지 언론들은 대체로 참석자들이 직접 대본을 작성할 가능성과 AMPAS가 WGA에 소속되지 않은 작가들을 특별 고용해서 대본을 쓰게 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하지만 시상식이 개최될 경우에도, 예전처럼 <ABC>를 통해 생중계가 이루어지게 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WGA에서 사실상 피켓 시위를 진행할 것을 인정한 상황에서, 배우들이 레드카펫을 밟을 가능성은 지극히 낮기 때문이다. 오스카 참석 여부를 놓고 배우조합(SAG)은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하지는 않았으나, 지난 1월10일
[What's Up] 안개 속의 오스카
-
홍상수와 해변의 여인이 뉴욕에 안착했다. 지난 1월9일 미국 뉴욕의 예술영화 극장 ‘필름포럼’에서 개봉한 <해변의 여인>이 평론가들로부터 호평을 얻고 있다. “번민과 유머, 변덕스러움과 고통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유쾌함과 불쾌함을 뒤섞을 줄 아는 재능을 가졌다”고 홍상수 감독을 상찬한 <뉴욕타임스>의 마놀라 디지스는 “실망스러웠던 <극장전> 이후 최상의 작품”이라는 말로 <해변의 여인>을 호평했다. “홍상수의 영화에서 언제나 그렇듯이, 모든 캐릭터들은 지나치게 많은 알코올을 섭취하고 욕설을 교환하고 고백을 한다. (중략) 그러나 이 작품에는 그의 초기작들에 담겨 있는 플래시백과 병렬적인 스토리라인의 사용이 없고, 내러티브의 생략과 퍼즐박스 같은 복잡함도 없다. <강원도의 힘> 같은 작품과 비교하더라도 매우 심플해 보이지만- 홍상수의 영화가 항상 그렇듯이- 여기에는 보이는 것 이상의 것이 존재한다.”
<빌리지 보이스>
뉴욕, 해변의 여인에 반하다
-
지난 1월 18일 서울극장에서 열린 영화<더 게임>의 기자 시사회 현장입니다.
이날 현장에서는 윤인호 감독, 배우 변희봉, 신하균, 이혜영, 손현주씨가 참석하여,
영화 <더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어마어마한 액수의 돈과 자신의 젊은 육체를 건 게임에 일순간 모든 것을 빼앗겨버린 젊은 늙은이역에 배우 변희봉, 조금의 속임수로 돈과 젊음을 동시에 얻은 교활한 승자 신하균의 닮은 듯 다른 서로의 연기를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또한 촬영 분에 비해 많은 부분이 편집당해 억울하다던 이혜영, 손현주의 재치있는 입담도 이 날 간담회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재미었다.
한 순간도 방심할 수 없는 영화 <더 게임>은 다가오는 1월 31일날 개봉할 예정이다.
배우들과 감독이 이야기하는 촬영뒷이야기와 그동안 들어보지 못했던
그들의 솔직한 인터뷰 영상을 보시려면 '동영상 보기'버튼을 클릭해주세요.
목숨을 건 내기 <더 게임> 기자시사회 현장
-
[헌즈다이어리] <스위니토드> 면도 한 번만 해주세요.
[헌즈다이어리] <스위니토드> 면도 한 번만 해주세요.
-
한국영상자료원의 "영화평론가 이동진과 함께하는 다시보기(Replay)" 현장입니다.
"<지구를 지켜라>" 현장에는 공식 패널로 장준환 감독, 배우 백윤식, 신하균, 딴지일보 김어준이 초청되었으며,
영화평론가 이동진의 사회로 진행되었습니다.
"다시보기(Replay)"는 한국영화 개봉작 중 배급 과정에서 관객들이 충분히 감상할 기회가 적었거나,
작품성을 인정받아 종영 후에도 재상영에 대한 수요가 높은 작품을 엄선하여 다시 상영하는 프로그램입니다.
한국영상자료원이 2월 22일(금)과 23일(토) 양일 간 상암동 시네마테크 KOFA에서
"영화평론가 이동진과 함께하는 다시보기(Replay)"프로그램의 다음 작품으로 <첫사랑>(이명세,1993)이 예정되어 있다.
2월23일(토)에는 <첫사랑>의 이명세 감독과,배우 김혜수와 함께하는 관객과의 대화도 있습니다.
cine club 은 씨네21이 만난 저명인사, 또는 영향력 있는 인물과의 만남
[cine club] <지구를 지켜라> 장준환 감독, 백윤식, 신하균과의 만남
-
배우 박용우와 이보영의 <씨네21> 표지촬영 현장과 영화<원스어폰어타임>에 관한 인터뷰 영상입니다.
영상 중간에 배우들이 직접 내는 돌발퀴즈가 있습니다.재미있는 퀴즈도 풀고 배우가 주는 선물도 받아가세요.
정답은 2008년 2월 4일까지 댓글로 달아주시면 됩니다.당첨자는 커뮤니티 '씨네21 소식'에서 확인해 주세요.
동영상을 보시려면<동영상 보기> 버튼을 눌러 주십시오.
[박용우, 이보영] 동방의 빛을 찾아나선 <원스 어폰 어 타임>
-
일시 1월8일 오후 2시
장소 서울 대한극장
말X3
“세월이 참 빠르네요. 1년이 금방 지났습니다. 이 영화에서 강노식을 맡았고, 욕심을 좀 냈습니다. 욕심을 한번 잘못 부리면 어떻게 되는지를 보여줍니다.” (강조식 역 변희봉)
“아직은 여러분의 사랑과 관심에 목마른 신인연기자 김혁입니다. 선배들과 함께 즐겁게 촬영할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안비서역 김혁)
이 영화
거리의 화가 민희도(신하균)는 금융계의 거물 강노식 회장(변희봉)에게 거짓말 같은 게임을 제안받는다. 이기면 30억원을 받을 수 있지만, 지게되면 육체를 넘겨야하는 한다는 것이 내기의 내용. 민희도는 여자친구(이은성)의 빚을 갚아주겠다는 순간적인 욕심 때문에 이를 받아들이고, 결국 후회할 지경에 처한다. 서로의 뇌를 바꿔 이식한 두 사람의 일상이 정상궤도에 무사히 들어설 리 없다. 민희도는 강회장의 전부인인 혜린(이혜영)과 도박빚에 허덕이는 삼촌(손현주), 강회장은 자신의 오른팔인 안비서(김혁)의 도움을 받
잘못된 그릇이 아쉬운 영화 <더 게임> 첫공개
-
판소리 <흥부가>에 보면 흥부가 박을 타는 장면이 나온다. 슬금슬금 톱질하면 박 속에서 온갖 보화가 쏟아진다는 것인데, 박 속에서 쏟아지는 내용물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인간들이 품고 있는 기본적인 욕망의 구조를 눈치챌 수 있어서 흥미롭다. 찢어지게 가난하게 살다가 우연히 제비가 물어다준 박씨로 횡재를 한 흥부에게 박에서 차례차례 나오는 재물들은 그에게 가장 절실한 문제들의 순위 매김이라 봐도 괜찮을 것이다.
그렇다면 피죽도 못 먹는 흥부에게 가장 절실한 욕망은 뭘까? 당연히 밥이라는 대답이 가장 많을 것이다. 그러나 희한하게도 <흥부가>에서는 죽는 사람 혼을 돌아오게 하는 환혼주, 소경이 먹으면 눈이 밝아지는 개안주, 벙어리가 먹으면 말 잘하는 개언초, 귀 막힌 이 먹으면 귀 열리는 개이용, 아니 죽는 불사약, 아니 늙는 불로초 등 약초가 먼저 나온다. 이어서 밥과 고기가 나오고 첫 번째 박은 끝난다. 그리고 두 번째 타는 박에서는 비단, 금패, 호박, 산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흥부의 박
-
내 친구는 언제부턴가 불치병을 앓고 있다. 생명이 위독한 병은 아니고, 이른바 난독증(難讀症)이다. 하지만 이역만리에서 박사 코스를 밟고 있는 그에게 난독증은 ‘종양’ 이상일 것이다. 생활고에, 병마와도 싸워야 하는 친구의 하소연은 지난해 말 블로그를 통해 알게 됐는데, 그 단계별 증상을 옮기면 다음과 같다. 초기에는 “책을 읽는 동안 시시때때로 남은 쪽수의 두께를 끊임없이 체크한다”. 좀더 병세가 진전되면 책의 무게를 달아보는 돌출 행동도 서슴없이 자행한다. 책의 사진, 도표, 행간의 간격을 꼼꼼이 살피는 것도 난독 세균이 꽤 침투했다는 증거다. “출판공들이 해야 할 작업을 독자가 대신하는” 이러한 행위들은 병이 상당히 진행됐음을 뜻한다. “기계적으로 손가락 끝에 침을 묻혀 종이를 넘겨대는” 작업을 반복적으로, 의심없이 수행하면 중기란다.
적절한 치료가 가해지지 않을 경우에 말기로 즉각 이행한다. 굳이 표현하자면 ‘매직아이 효과’인데, “글을 읽고 있는지 그림을 감상하고 있는지
[오픈칼럼] 후천성 난독증
-
니콜 크라우스의 소설 한 부분을 옮겨본다.
‘가슴으로’ 이 말은 내가 함부로 쓰는 표현이 아니다. (……) 매일의 작은 모욕감은 주로 간(肝)으로 받아들인다. (……) 췌장은 사라진 것에 대한 충격을 받아들이려고 남겨둔 부분이다. 다른 사람이 나에게 느끼는 실망은 왼쪽 신장이다. 개인적 실패는 창자의 몫이다. (……) 누가 내 옆에서 자고 있다고 믿는 실수를 저지르던 그 모든 시절, 그 모든 시간은 치핵이 맡는다. 외로움, 그것을 전부 받아들일 만한 내장은 없다.’
더 잦은 말줄임표를 쓰지 못한 건, 본문에 더 많은 기관들이 나열돼 있기 때문이다. 작가가 불필요할 정도로 많은 장기를 서술한 이유는 단순하다. 한 인간이 감당하며 살아가야 할 감정들이 좀더 숱하고 복잡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이성으로도, 의지로도 견뎌낼 수 있지만, 우선 그 많은 모욕과 충격, 실망과 실패를 받아들이는 일은 몸이 한다. 여러 개의 장기를 가진 육체가 한다. 그 몸은 먹고, 번식하고, 일하고, 늙는다. 화자
[냉정과 열정 사이] 웃고 흐느끼고 분노하는 그 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