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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체 비평가들로부터 ‘죽어가고 있다’는 말 따위나 듣고 있는 잡지지만, 인쇄매체로서 잡지는 신문이나 인터넷으로도 대체 불가능하다. 미시사나 신문화사적 관점에서 잡지는 더없이 훌륭한 문화적 자료이며 트렌드의 역사이자 관심사의 역사라고 볼 수 있다. 디자인 측면에서도 마찬가지다. 잡지의 독자층에 어울리는 세련되고 감각적인 표지와 레이아웃 등은 잡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생생한 그래픽디자인사다. 300여종 1500권의 잡지가 한데 모인다. 전시의 테마는 크게 두 가지. 먼저 잡지와 함께해온 세계 그래픽디자인의 역사를 재구성했다. 잡지디자인을 획기적으로 바꾸었던 <하퍼스 바자>의 그래픽디자이너 알렉세이 브로도비치의 1930년대 작업을 시작으로 <보그>의 알렉산더 리버먼, <에스콰이어>의 헨리 울프 등 현대 잡지디자인의 토대를 마련한 아트디렉터의 작업을 거쳐, 1980, 90년대의 혁신적인 디자이너들이 만든 잡지까지 전시한다. 또 다른 테마는 당시의 문화의
유혹적인 잡지 디자인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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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이 돌아왔다!(The Queen Is Back!) 이 당당한 선언은 도나 서머가 17년 만에 내놓은 정규앨범 ≪Crayons≫의 네 번째 트랙 제목이다. 디스코 시대의 송가 <Hot Stuff>과 <Bad Girls>의 영광에 만족하지 못하고 도나 서머가 귀환한 이유가 뭔지 궁금하다고? 이게 다 세상을 휩쓸고 있는 70/80 레트로 리바이벌(쉽게 말해 ‘복고 바람’) 덕분이다. 빅뱅 스타일의 알록달록한 80년대 패션이 돌아오더니 디스코를 재해석한 다프트 펑크가 또다시 플로어의 황제로 재림했다. 게다가 파리와 런던의 젊은이들은 그 두 가지를 버무린 테크토닉 댄스에 푹 빠져 있다. 음반회사들이 잊혀진 여왕을 불러올 만한 이유가 다 있는 거다. 게다가 ≪Crayons≫는 그저 복고 메들리에 머무르지 않고 주류 흑인음악의 기술과 디스코 시대의 감성을 극적으로 버무린 좋은 팝앨범이다. 80년대 디바들이 살아 돌아오는 감격 시대를 기념하며 인상적인 곡명을 이용해 시조
복고 바람 타고 여왕이 돌아오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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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겁게 내려앉은 안개. 현실인지 꿈인지 모를 그 몽환적인 공간에선 무엇이든 가능하다. 캐나다에 거점을 둔 서커스단 ‘서크 엘루아즈’의 신작 서커스 <네비아>는 아련한 옛 추억을 더듬으며 시작된다. 주인공 곤잘로는 짙은 안개 속에서 길을 잃고, 과거가 되어버린 유년 시절과 그 시간을 공유한 이들을 그리워한다. 관객은 대나무숲의 연인들, 첫사랑 루시아, 축제, 장대비가 내리는 날, 하늘을 나는 꿈 등 곤잘로가 되새기는, 무대 위에서 현실로 재탄생한 일곱 장면으로 구성된 기억을 함께 향수한다. 장면마다 서커스단의 단골 메뉴인 접시 돌리기, 차력쇼, 공중제비 등이 삽입되는데, 공연 분위기에 걸맞게 서커스 고유의 현란함보다는 예술적이고 환상적인 풍미가 강하게 느껴진다. 안개를 뜻하는 이탈리아어 ‘nebbia’를 제목으로 내세운 이 공연은 서크 엘루아즈와 한국의 공연기획사 크레디아가 공동제작했다. 지난해 한국에 상륙해 큰 반향을 일으킨 ‘태양의 서커스’의 <퀴담>을 연상하
안개 속에서 펼쳐지는 몽환적인 아트 서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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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가에 발돋움해 옆집 텔레비전을 보는 아이들, 미더덕을 만원 넘게 팔았다며 도둑질한 것처럼 가슴 떨려하는 어머니, 동생들의 끼니를 위해 수돗물로 배를 채우는 큰누나. 이 일화들을 읽고 있노라면 어느새 책 앞장으로 달려가 작가의 나이를 재차 확인하고 싶어진다. 1977년생의 만화가 최규석(<공룡 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 <습지생태보고서>)이 자신의 가족들을 인터뷰해 그린 자전적 이야기 <대한민국 원주민>은 1980~90년대의 풍경이라기보다는 “내가 어렸을 적엔…”이라며 운을 떼는 어르신들의 기억 속에나 존재할 법한 세계다. 하지만 그것은 역으로 우리의 시야가 얼마나 좁았는가를 방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작가가 말하는 ‘대한민국 원주민’이란 “갑자기, 그리고 너무 늦게 세상의 흐름에 휩쓸려 미처 제 삶의 방식을 손볼 겨를도 없이 허우적대야 했던 사람들”. 근대적인 시민교육을 제대로 받은 적도 없으며, 그렇다고 현대사의 페이지에 ‘민중’이라는 이름으로 기록
존재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았던 사람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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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도는 날지 못했다. 천적이 없으니 날 필요가 없었다. 날개는 그냥 폼이었다. 16세기 초 모리셔스섬에 당도한 포르투갈 선원들이 도도를 손쉬운 식량으로 여겼던 것도 당연한 일이다. 게다가 인간들은 개와 고양이 같은 악당들을 항상 데리고 다닌다(고양이가 얼마나 자연 생태계를 위협하는 악마들인지는 역사가 증명한다. 그들은 키위새도 아작낼 뻔했다!). 결국 도도는 멸종했다. 그러나 도도만이 유독 불행한 운명을 타고난 건 아니다. 날개 달린 새들마저 매년 멸종해간다. 현재 세계 조류의 1/5 이상이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한국의 새들도 마찬가지다. <문화일보> 사진부 부장이자 생태사진가인 김연수의 <사라져가는 한국의 새를 찾아서>는 사라져가는 한반도 조류들의 삶을 기록한 책이다. 논병아리, 수리부엉이, 박새, 도요새, 소쩍새, 쏙독새, 뱁새, 두루미 등 전래동화에 끊임없이 등장하나 어떻게 생겼는지 알 수 없는 새들의 삶이 담담하게 기록돼 있다. 저자가 전문적인 생태학
참을 수 없는 원죄의 무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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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노 히데유키는 일본의 인디아나 존스와도 같은 탐험가다. 뼛속까지 ‘어드벤처 마인드’로 무장한 그는 미확인 괴수의 실체를 찾기 위해 콩고와 아마존의 밀림을 누비기도 하고 마약왕 쿤사가 다스리는 미얀마의 오지에 머무르며 현지인들과 함께 아편 재배를 하기도 한 보기 드문 ‘꼴통’ 여행가다. 세계의 오지를 섭렵한 그에게 타이 정도의 나라는 책의 제목처럼 극락과도 같은 곳일 것이다. 그러나 그가 말하길 “타이에 비하면 콩고의 밀림은 오히려 요람”이었단다. 아니 왜? 남녀노소 불문하고 가장 선호하는 관광지가 타이 아니던가. 의문은 그가 20년 가까이 타이에서 체류하며 겪은 타이의 소시민들이 쏟아내는 엽기적이고도 유쾌한 인간 군상기를 읽다보면 자연스럽게 풀린다. 애국심은 제로요, 왕에 대한 충성심은 200%인 서민들, 돈을 벌어 가슴을 사고 싶은 게이들, 교통편이 없어 조직으로 돌아가지 못한 게릴라 반군의 장로, 진심을 담은 고마움을 매춘부와의 하룻밤 접대로 표현하는 친구들…. 그런 타이인들
극락에 사는 인간 군상에 대한 탐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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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 X의 헌신>으로 나오키상을 수상한 히가시노 게이고의 연작 단편집.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얻은 <용의자 X의 헌신>에서 미스터리를 해결했던 유가와 마나부가 처음 등장하는 책이기도 하다. 경시청 형사인 구사나기는 수사가 미궁에 빠질 때마다 대학동창에게 도움을 구한다. 탐정 갈릴레오로 통하는 유가와 마나부는 물리학과 교수답게 초자연 현상으로만 보이는 기이한 사건을 과학적인 추리를 통해 풀어낸다. 사람의 머리에 불이 붙는다거나 건강한 사람이 갑작스레 심장마비로 사망하는 등의 사건 뒤에 숨은 과학적 추론이 이어진다. 과학적으로 입증된 이론을 살인사건의 특정 순간에 대입한 사건들 자체가 약간 억지스럽긴 하지만 그게 <탐정 갈릴레오>의 매력이다. 오사카 부립대학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엔지니어로 근무했던 히가시노 게이고의 이력이 녹아 있는 캐릭터 설정과 이야기 전개가 흥미롭다. <탐정 갈릴레오>는 일본에서 지난해 가을, 후쿠야마 마사하루가 유가와
초자연적 사건에 대한 과학적 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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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외과의사가 급박한 상황에 환자의 동의없이 돼지의 간을 이식했다. 환자는 사람이 아닌, 돼지의 간을 이식했다는 것에 분개해 소송을 건다. 의사는 그때 사람의 간을 구할 수 없었고 돼지의 간을 이식하지 않았다면 그 환자는 죽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의사는 당시 정부보조금으로 돼지의 장기이식을 연구 중이었고 그해 안에 이식 실험을 해야 하는 압박을 받고 있었다. 이러한 정황 때문에 배심원은 의사가 자신의 연구 때문에 불필요하게 돼지의 간을 이식했다는 환자쪽 주장에 더 신뢰를 두었다. 불리한 상황에서 의사쪽 변호사가 최후 변론을 한다. “환자가 그렇게 혐오해 마지않는 그 돼지의 이름은 마이클이었습니다. 우리 한번 불러봅시다. 마이클. 우리 잠시 한 사람의 생명을 살리고 죽어간 마이클의 명복을 빕시다.” 결국 배심원들은 의사쪽 손을 들어준다.
미국 법정드라마 <엘리 맥빌>의 에피소드 중 하나다. 왜 배심원들은 마음을 돌렸을까? ‘돼지의 쇼’ 때문이다. 감성을 자극하
[CF 스토리] 이성 OFF, 감성 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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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에서 온 새터민의 오늘은 남한사회 어디쯤에 와 있을까. 영화 <크로싱>이 북한의 처절한 참상과 한 가족의 탈북 과정을 그렸다면 다큐멘터리 <탈북 1.5>는 그 과정을 지나 남한에 정착한 새터민들에 대한 이야기다. 특히 통일이 되면 남과 북을 하나로 묶는 데 큰 힘이 될 새터민 청소년들이 남한사회에서 어떻게 적응하고 살아가는지를 진중하게 보여준다. ‘1부-우리는 누구인가’ 편에서는 북한에서 온 청소년들의 사례를 다각도로 살피며 이들의 일상을 카메라에 담고, ‘2부-우리집에서 생긴 일’에서는 새터민 청소년들을 위한 시설 중 유일하게 가정의 형태로 운영되는 ‘우리집’을 소개한다. 대한민국 국적을 가졌으나 ‘하류국민’이라며 자조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새터민 청소년들의 모습은 우리 정부와 국민이 반성하고 고쳐야 할 점들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한다.
[이주의 추천프로] 남한 하늘 아래 새터민의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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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월화드라마 <식객>이 시청자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6월17일 2회 연속 방영한 <식객>은 1회 12.9%, 2회 17.2%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같은 날 방영한 에릭 주연의 KBS2 <최강칠우>를 가뿐히 눌렀다. 박빙의 승부가 점쳐졌던 <최강칠우>의 시청률은 1회 11.3%, 2회 11.1%(AGB닐슨 미디어리서치 집계)에 그쳤다.
100만부 이상 팔린 허영만 화백의 인기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 <식객>은 관객 300만명을 불러모으며 흥행에 성공한 영화 <식객>과 비교해도 완성도가 높다는 평가다. 총 24부작인 드라마는 한권짜리 만화나 2시간짜리 영화보다 판을 더 크게 벌인다. 만화가 성찬이 만나는 사람과 음식 이야기로 잔잔한 감동을 줬다면, 영화는 대령숙수 자리를 건 경합 과정에 초점을 맞췄다. 드라마는 성찬과 봉주의 대결구도를 이어가면서 음식과 여행을 화두로 삼는다. 성찬(김래원)과 진수(남상미),
[TV] 침이 고인다! 맛있는 요리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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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6월 24일 화요일 오후 2시
장소 용산CGV 5관
이 영화
핸콕(윌스미스)은 LA의 사나운 야생동물이다. 헐벗은 채 돌아다니다 사람들을 놀래키고, 날고 달리다 도로를 망가뜨리고, 건물을 부숴버린다. 그래서 시민들은 그를 ’꼴통’이라 부르고, 경찰들은 도시의 평화를 저해하는 주범이라 일컫는다. 가공할 능력으로 무법천지의 세상에 고통받는 사람들을 구하지만, 그는 슈퍼 히어로가 아니다. 슈퍼깡패? 혹은 슈퍼꼴통. 아니 사실 그냥 주정뱅이 부랑자. 그러던 어느 날, 핸콕의 도움으로 죽음의 위기를 모면한 PR전문가 레이(제이슨 베이트먼)가 핸콕의 이미지 개선을 위해 나선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슈퍼히어로 처럼 멋진 수트도 입고, 이 착륙을 할때나 사람들을 구할때나 매너를 갖추라는 것이다. 레이의 도움으로 핸콕은 경찰들에게 ’당신이 최고’라는 말까지 해줄 정도로 젠틀한 슈퍼히어로로 거듭난다. 하지만 핸콕은 레이의 아내인 메리사(샤를리즈 테론)와 있을 수록 야릇한 감정에 휩싸인다. 자
꼴통 히어로의 사회적응기, <핸콕> 첫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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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나는 장님인지도 모른다>
2002년 │ 5분 │ 베타 │ 컬러
날개 잃은 천사가 떨어진 곳은 죽음의 낯빛을 한 인간들의 도시. 거리를 서성이는 남자를 만나 천사는 축제가 벌어지는 곳으로 도피하지만, 잠시 뒤 떠나온 그곳 또한 디스토피아의 손바닥 안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자본주의의 첨탑이 끊임없이 건설되는 동안 인간들의 본성 또한 쉬지 않고 파괴된다는 줄거리를 생기 잃은 푸른빛의 화면에 담았다. 공급과 수요 그래프에 허덕이던 암울한 자신의 미래를 당시 즐겨 보던 <안개 속의 풍경> 등과 같은 유럽 예술영화의 어두운 분위기로 그려보고 싶었다고. 모든 걸 혼자 해결해야 했던 시절에 시작한 작품이라 짧은 단편이지만 완성하기까지는 무려 2년이 걸렸다.
<티타임>
2002년 │ 4분 │ 35mm │ 컬러
영화아카데미 재학 중 실습작품으로 만든 단편. 머리가 두 동강난 남자 곁에 스패너를 든 천사가 나타난다. 비를 피하기 위해 만난 천사와 남
편지 먹는 공룡부터 늑대 아빠까지, 발칙한 상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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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형윤
스무살 언저리까지 좋은 대학에 가서 좋은 직장에 취직해 부를 축적하는 삶을 꿈꿨다. 수능점수 가라사대 경영학과 대신 정치외교학과를 택한 뒤 6개월 만에 그의 바람은 휴짓조각이 됐다. 토익 공부를 하다 갑자기 구토 증세를 경험했고 반미 감정까지 솟았다. 초일류기업에서 부속품처럼 살아가기에는 부적절한 유전자를 갖고 태어났음을 뒤늦게 깨달았다. 사랑처럼 존재를 불태울 수 있는 작업이 뭘까 고민하다 자신이 좋아하는 그림과 글과 음악을 한데 버무릴 수 있는 애니메이션에 입문키로 마음먹는다. 그림 실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그는 ‘고수입 보장’ ‘미래유망직종’이라는 간판을 내건 노량진의 한 애니메이션 학원에 등록했으나 강사들이 입시를 코앞에 둔 고딩들에게만 관심을 쏟는 바람에 화실에서 나 홀로 벽돌만 그리다가 한달도 채우지 못하고 뛰쳐나왔다. 이 무렵 애니메이션 회사에 무작정 찾아가 결의를 밝히기도 했지만 캠퍼스에서 젖 더 먹고 오라는 핀잔만 들었다. 군에서 제대하고 1999년 ‘미
애니메이션 아니면 안 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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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오후 2시. 약속시간이 다 됐다. 장형윤 감독의 스튜디오 ‘지금이 아니면 안 돼’가 자리한 서울애니메이션센터 앞에서 전화를 걸었다. 그런데 장 감독은 아직 도착 전이란다. <무림일검의 사생활> 포스터가 붙어 있는 A동 203호에 먼저 들어섰더니 사무실 짬밥으론 막내인 홍덕표 프로듀서가 미안한지 연신 음료수를 내온다. 옥수수차와 오렌지주스만으로도 모자라 귀한 커피까지. 오랫동안 장형윤 감독과 일해온 박지연 작화감독(캐릭터에 움직임을 불어넣는 스탭. 장형윤 감독은 촬영감독에, 박지연 작화감독은 배우에 더 가깝다고 소개했다)도 객들이 무료할까봐 과거사를 꺼낸다. “첫날 저보고 오전 9시까지 오라고 해서 갔어요. 약속 시간에 맞춰서 나왔기에 ‘참 성실한 사람이구나’ 했죠. 말도 진중하게 하고. 그런데 그 다음날부터서는 오후가 돼야 겨우 나오는 거예요. 실상은 그랬던 거죠.”
장 감독은 채찍이 필요한 사람이라는 박지연 작화감독의 흉을 듣다가 피식 웃음이 나왔다. ‘No
애니메이션 감독 장형윤과 스튜디오 ‘지금이 아니면 안 돼’ 스탭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