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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속내, 사려 깊은 인디록
<숏버스> Shortbus | 와이드미디어| V.A.
알몸으로 뒤엉킨 세 남자가 항문(!)을 악기 삼아 미국 국가를 연주한다. 이미 이 한 장면만으로 <숏버스>는 논란의 장작더미 위에 올랐다. 비난과 선동의 소용돌이 속에서 부각된 것은 언제나 헐벗은 몸뚱리였지만, 정작 속내를 들여다보면 영화의 감성은 서로의 고독을 어루만지는 따뜻하고 소박한 포옹에 가깝다. <숏버스>의 O.S.T에서 혈관을 부풀게 할 신음 따위를 기대해선 안 되는 것도 마찬가지. 사려 깊고 따스하며 때로는 애잔한 느낌의 인디록이 앨범을 관통한다. 전체적인 감수성을 대표하는 것은 스콧 매튜라는 인디 뮤지션. 이름이 낯설다면 <공각기동대> <카우보이 비밥> 등을 떠올려보시길. 간노 요코가 작곡한 숱한 애니메이션 사운드트랙에 보컬로 참여했으니, 목소리만큼은 생경하지 않을 것이다. 스콧 매튜가 영화를 위해 선물한 5개의 곡이야말로 앨범
[2007-2008 추천 OST] <숏버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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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노가 사랑한, 바로 그 노래
<주노> Juno | 워너뮤직코리아 | V.A.
성공의 연쇄 효과란 이런 것일까. <주노>의 센세이셔널한 히트는 O.S.T를 빌보드 차트 꼭대기에 올려놓았고, 그 결과 대다수의 미국 사람들조차 알지 못했던 한 언더그라운드 여성 뮤지션이 엘렌 페이지에 이어 행운의 스타덤에 올랐다. 72년생으로 몰디 피치스, Antsy Pants 등의 그룹에서 활동했던 킴야 도슨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전까지 그 어떤 차트에도 이름을 올려본 적 없던 도슨의 곡들이 <주노>의 전체적인 톤을 좌우할 만큼 다수(19곡 중 무려 8곡) 사용된 까닭은 도슨의 열성팬인 엘렌 페이지 덕. “주노라면 아마 몰디 피치스의 팬이었을걸요”라고 감독에게 던진 한마디가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는 후문이다. <Sleep> <So Nice So Smart> <Tree Hug> <My Rollercoaster> 등 잔잔하고
[2007-2008 추천 OST] <주노> <어톤먼트>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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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으로 녹아드는 어쿠스틱 록
<인투 더 와일드> Into the Wild | 소니BMG | 에디 베더
물질문명이 선사한 모든 것은 허상이라고 여긴 청년이 있었다. 1968년생의 크리스토퍼 맥캔들리스. 풍족한 중산층의 삶을 누리면서도 잭 런던과 헨리 데이비드 소로에 심취해 있었던 그는 대학 졸업 뒤 자신의 통장에 저금돼 있던 2만4천달러를 자선단체에 기부하고 돌연 베낭을 메고 자연으로 떠난다. 푸른 하늘, 강, 나무. 그렇게 존재하는 자연에 묻혀 태어난 모습 그대로 숨쉬는 삶을 꿈꾸었던 그는 1992년 알래스카를 관통하는 네바다 강의 지류에서 아사한 채 발견됐다. 그는 그 강을 건너 알래스카로 닿으려 했다. 크리스 맥캔들리스의 히피적 삶이 사회에 알려진 뒤, 한동안 미국에서는 그처럼 사회를 벗어나 야생에서의 삶에 도전하려는 청년들이 줄을 잇기도 했다. 숀 펜의 영화 <인투 더 와일드>는 존 크라카우어가 쓴 책을 바탕으로 한다. 말을 아끼며, 아무 지표도 없는
[2007-2008 추천 OST] <인투 더 와일드> <말할 수 없는 비밀>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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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밥 딜런적이지만 신선하게!
<아임 낫 데어> I’m Not There | 소니BMG | V.A.
열말 제치고 우선 이름부터 나열해보자. 컨트리계의 전설 윌리 넬슨, 펄잼의 에디 베더 그리고 두말할 필요없는 소닉 유스, 윌코의 프론트맨 제프 트위디, 포스트펑크밴드 텔레비전의 보컬 톰 버레인, 페이브먼트의 보컬 스티븐 말크머스, 인디계의 매력적인 여신 캣 파워, 현재 인디신에서 제일 뜨거운 슈퍼스타 요 라 탱고, 천재 싱어송라이터 서프전 스티븐스, 예예예스의 보컬 카렌 오, <원스>의 글렌 한사드와 마르게타 이글로바 듀오, 잭 존슨 그리고 머큐리상 최우수 음반상에 빛나는 안토니 앤드 더 존슨스 등등. 인디·컨트리·블루스·얼터너티브·개러지계의 신·구스타들이 한데 모여 토드 헤인즈의 영화 <아임 낫 데어>의 사운드트랙을 작업했다. 과거에도 음악신 스타들의 밥 딜런 트리뷰트는 있었다. 위의 뮤지션들이 커버한 33곡의 ≪아임 낫 데어≫ 사운드
[2007-2008 추천 OST] <아임 낫 데어> <댄 인 러브>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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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스>의 O.S.T가 전세계적으로 대히트를 친 지난해, 무슨 일인지 유독 음악을 소재로 한 영화들도 많았고 그만큼 좋은 O.S.T도 많이 나왔다. 따뜻한 계절이 오고 마음은 괜히 울렁이는 요즘, 겨울 내내 MP3 플레이어에 담아두고 돌려 들었던 수록곡 리스트를 바꾸고 싶은 맘은 없는지. 최신 영화 사운드트랙 20장을 여기 추천한다. 2007년 F/W 시즌을 강타했고 2008년 S/S 시즌을 강타할 영화음악 명반들이다. 영화는 미개봉이라 할지라도 음반 자체가 의미있다면 소개하는 쪽을 택했다. 앨범들은 모두 국내 라이선스 발매 또는 수입돼 있으므로 음반 매장이나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얼마든지 구할 수 있다.
[2007-2008 추천 OST] 그 영화, 그 선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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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리쉬 페이션트> <리플리> <콜드 마운틴>의 감독 앤서니 밍겔라가 3월18일 54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밍겔라의 홍보담당이 밝힌 사인은 대량출혈로, 지난 주 편도선 종양 제거 수술을 받은 뒤 입원해 경과를 지켜보던 중 치명적인 출혈이 발생해 사망했다고 말했다. 현지시각으로 19일 새벽, 사망보도가 나간 뒤 현재까지 장례식 일정은 알려진 바 없다.
안소니 밍겔라는 1954년 1월6일 영국의 남동부에 위치한 작은 섬 아일 오브 와이트(Isle of Wight)에서 태어났다. 성공적인 아이스크림 사업을 운영하는 이탈리아 이민가정의 둘째로 태어난 그의 첫 직업은 대학 강사였으나, 연극무대의 작가로 활동하며 영국과 유럽 등에서 호평을 받았고, 영화계에 입문하기 전 라디오와 TV 극작가로도 활동했다. 1990년 직접 쓴 각본으로 <유령과의 사랑>을 연출하며 감독으로 데뷔했으며, 같은 해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BAFTA)에서 각본상을 수상했다.
영국감독 앤서니 밍겔라 54세로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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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브 스토리
후지TV,애니메이션 곤지 스튜디오,영화사 워너브라더스의
합작으로 제작한 애니메이션으로 자신의 운명을 자신 스스로 바꾸기 위해
한 소년의 어드벤처 모험이 시작된다.
내가 걷는 그 길이 바로 운명이 되는 순간들
애니메이션 영화 <브레이브 스토리>는 오는 3월 20일날 개봉할 예정이다.
[개봉작NEW] <브레이브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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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영화의 승리다. 3D 애니메이션 <호튼>(원제: <Horton Hears a Who!>)이 지난 주말 4510만달러를 벌어들여 2008년 최고 개봉기록을 세웠다. <호튼> 개봉 전까지 2008년 최고 개봉기록은 J. J. 에이브럼스의 <클로버필드>였다. <호튼>은 미국인이 사랑하는 닥터 수스의 원작을 영화화한 것 외에도 짐 캐리, 스티브 카렐 등 대표적인 코미디 배우가 목소리 출연한 것으로 제작 당시부터 화제를 모은 애니메이션. <아이스 에이지> 시리즈를 만든 블루스카이 스튜디오와 이십세기 폭스에서 제작한 <호튼>은 귀가 큰 인기 이야기꾼 코끼리 호튼(짐 캐리)가 먼지보다 더 작은 마을 후빌에 사는 보이지 않는 존재들이 요청하는 도움에 귀기울이며 시작되는 이야기다. <그린치> <더 캣>에 이어 할리우드에서 세번째로 영화화된 닥터 수스 원작 동화이며, 개봉성적은 5510만달러를 기록한
애니메이션 <호튼>, <클로버필드> 개봉 기록 누르고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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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의 주인공들은 깡패 세계라는 같은 출발점에서 시작했지만 각자의 목적지가 다른 존재들이다. 이들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방법 또한 다르기에 궁극에는 서로 맞부닥칠 수밖에 없다. 우민(송승헌)과 철중(권상우), 도완(김인권)은 보스인 강섭 아래서 함께 지내온 사이다. 이 어둠의 세계를 빠져나가고 싶어하는 우민의 새로운 삶을 위해 이들은 사설 카지노의 금고를 강탈하지만, 철중의 배신으로 또 다른 조직의 보스 두만에게 발각된다. 이 사건으로 우민은 감옥에 들어가고 도완은 마약에 찌든 생활을 하게 되며, 강섭은 숨겨둔 돈가방을 들고 어디론가 사라진다. <숙명>의 본격적인 이야기는 우민이 감옥에서 나오면서 시작된다. 우민은 암흑 속 삶을 정말로 끝내려 하지만 자신의 돈을 가진 강섭을 찾을 수 없는데다, 철중을 폐기처분하려는 두만의 호출을 받는다. 완전히 폐인이 돼버린 도완 곁을 떠난 우민은 두만의 계략을 역이용해 한때 사랑했던 여인 은영(박한별)과 멀리 떠나려 하고
서로의 등을 향하게 된 네 남자의 싸움 <숙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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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8세를 둘러싼 쉼없는 스캔들의 핵심은 앤 볼린이다. 첫 번째 부인과의 이혼을 종용하여 영국의 국교까지 바꿔버린 장본인이자, 왕의 짧은 애정이 끝난 뒤 버림받는 것으로도 모자라 참수형에 처해졌던 비운의 요부다. 우리로 친다면 장희빈쯤에 해당할 텐데, 연극과 소설, 영화, TV시리즈로 부활한 횟수 면에서는 섬나라는 물론 세계 최고의 칭호도 아깝지 않다. 필리파 그레고리의 가상 역사소설을 원작 삼는 <천일의 스캔들>의 원제는 ‘또 다른 볼린가(家) 여인’. 앤 볼린 이전에 헨리 8세의 관심을 끌었다고 전해지는 메리 볼린을 일컫는다. 메리는 탐욕에 눈이 멀어 일을 그르치는 자업자득형 팜므파탈인 앤과 대조되는 순수의 화신이다. ‘좋은 전쟁’이 없는 것과 같은 이치로 ‘진실된 스캔들’은 불가능하지만, 수컷의 집착과 암컷의 계산으로 가득한 추문의 진창에도 더럽혀지지 않은 ‘고귀한’ 인물은 있었다는 가정하에 빚어진 캐릭터다. 숱한 판본의 헨리 8세 이야기 속에서 <천일의 스캔
또 다른 볼린가(家) 여인 <천일의 스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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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심성있는 아이”로 자란 타마코(야마다 마이코)에겐 사방이 위험투성이다. 머리에 쓴 헬멧도 모자라 언제나 우산을 들고 주위를 살피며 걷는 그녀는 지금껏 500m 반경의 마을 밖을 나가본 적이 없다. 특별히 하는 일도, 할 줄 아는 일도 없고 표정도 거의 없는 그녀가 유일하게 웃는 순간은 동네 빵집에서 사온 꿀빵을 먹을 때다. 그렇게 별다른 분란없이 잘 살아온 그녀에게 어느 날 위기가 닥친다. 동네 빵집 할아버지가 앓아누워 꿀빵을 먹을 수 없게 됐고, 자신을 첫사랑이라며 쫓아다니던 소꿉친구는 어느 날 엄마와 눈이 맞아 나이를 넘어선 닭살행각을 일삼고, 아무런 꿈도 없을 것 같던 동생은 ‘버스가이드’란 직업을 찾아 나선다. 게다가 유일하게 타마코의 4차원적 정신세계를 이해해주던 아버지 헤이키치(다케나카 나오토)까지 새 인생을 찾아 뉴욕행을 결심한다. “아무것도 변하지 않기를” 바랐던 타마코는 난데없는 변화에 힘입어 태어나 처음으로 ‘결심’이란 걸 해본다. 내가 먹을 꿀빵은 내가 직접
그림으로만 채워진 건전동화 <달려라! 타마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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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은 정치 스캔들로 떠들썩한데, 맨해튼의 레스토랑에서 1시간째 여배우를 기다리는 정치부 기자가 있다. 피에르(스티브 부세미)가 편집장에게 이 상황을 불평하는 동안 섹스 파트너들로 더 유명한 카티야(시에나 밀러)가 도착한다. 미안한 기색도 없는 카티야와 인터뷰 준비도 하지 않은 피에르의 만남이 순탄할 리 없다. 자존심 상한 여배우는 테이블에서 일어나 파파라치가 기다리는 거리로 나서는데, 우연히 피에르를 태운 택시가 추돌사고를 일으키자 카티야는 피에르를 응급실 대신 집으로 데려간다.
영화는 2막으로 구성된다. 서로를 과소평가했던 전반전과 달리 후반전은 적수를 알아본 둘의 진실게임이다. 카티야는 따분한 질문에 “내가 정치 거물이라면 그런 질문을 했겠냐”고 받아칠 만큼 영리하고, 피에르는 여배우의 유혹을 조절하는 베테랑이다. 남녀 사이에 오가는 이상기류도 두뇌플레이의 일부. 알코올과 담배, 코카인에 버무려져도 신경전은 수그러들 줄 모른다. 영화는 다소 연극적이다. 말꼬리를 무는 대사
‘진실 혹은 대담’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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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소년에게 친구가 생겼다. 전장으로 떠난 아버지를 그리워하며 하루하루를 무료하게 사는 앵거스(알렉스 에텔)는 어느 날 동네 호숫가에서 못생긴 알 하나를 줍는다. 알에서는 새인지, 물고기인지 정체를 알 수 없는 생물이 깨어나고 앵거스는 그에게 크루소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둘은 비밀스러운 우정을 이어가지만, 이들의 단란한 시간을 어른들이 가만 놔둘 리 없다. 엄마는 언제나 엄격한 규율을 내세워 앵거스를 감시하고, 군사훈련이란 명분으로 집을 점거한 군인들은 안 그래도 좁은 크루소의 행동반경을 더욱 죄어온다. 게다가 더 큰 문제는 날이 갈수록 커지는 크루소의 덩치. 결국 앵거스는 크루소의 자유롭고 안전한 삶을 위해 그를 네스호로 이끈다.
아이들에게 동물은 영혼의 친구다, 라고 많은 영화들은 이야기했다. 동물뿐만 아니라 어른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모든 생명체들은 여러 영화에서 아이들의 보호본능과 눈물을 일깨웠다. “고아처럼 혼자 태어나 자라는” 신비의 동물과 외로운 소년은 더욱 좋
스코틀랜드에 불시착한 ET의 모험담 <워터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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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살 와타루는 아침이면 헐레벌떡 학교 뒷담을 넘고, 방과 뒤엔 게임기 앞에 달라붙는 평범한 소년이다. 동네에 유령이 나오는 폐건물이 있다는 괴담에 솔깃해 단짝 친구와 함께 탐험에 나선 와타루는 유령 대신 다른 차원의 세계로 통하는 듯한 기이한 입구를 발견한다. 다음날 상급생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전학생 미쓰루(웬쓰 에이지)를 구해준 와타루는 미쓰루로부터 문제의 입구가 환상의 세계로 통하며, 그곳으로 가면 운명을 바꿀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반신반의하던 와타루는 평소와 다름없이 집으로 돌아오지만, 아버지가 갑자기 다른 사람과 살게 됐다며 집을 나가버리자 충격을 받는다. 설상가상으로 황급히 이혼서류를 감추던 어머니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쓰러져 병원에 실려가자, 와타루는 곧장 미쓰루의 말을 떠올리고 환상의 세계로 뛰어든다.
<브레이브 스토리>는 미야베 미유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으로, <청의 6호> <최종병기 그녀> <풀 메
RPG 스타일의 이야기 <브레이브 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