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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 진보! 대화!’의 슬로건을 내건 인디다큐페스티발이 올해에는 장소를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로 옮겨 3월28일부터 4월3일까지 관객을 찾아간다. 국내 신작전 13편(단편 3편, 장편 10편)과 해외 신작전으로 꾸려진 올해의 초점 9편(단편 3편, 장편 6편)을 통해 이미 국내에서 화제가 된 다큐멘터리들과 국내외 프리미어 작품들뿐만 아니라 해외 다큐멘터리의 경향도 확인해볼 수 있다. 개막작으로는 대추리의 마지막 농민들을 찍은 김준호의 <길>(2008)이 프리미어로 상영되며 폐막작은 홍콩의 빈곤한 가정들의 새해맞이를 찍은 킹 와이 챙의 <모두들 안녕하십니까>(2007)가 상영될 예정이다. 여전히 전작이 무료상영으로 진행되고 지체장애인들을 위한 좌석과 몇편의 영화에 한해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화면해설, 청각장애인을 위한 자막상영이 제공된다. 자신의 터전을 빼앗기고, 일자리를 빼앗기고, 사람다운 권리를 빼앗긴 자들의 투쟁을 담은 작품부터 카메라와 피사체 사이의
용맹정진하라! 인디다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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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저마다 그릇을 하나씩 갖고 그 그릇의 내용물을 평생 퍼먹고 사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걸 빨리 퍼먹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직 퍼먹지 않은 사람도 있을 텐데, 주 대표는 후자다. 그러니 앞으로 얼마나 많이 퍼먹겠나.”(정승혜 영화사 아침 대표) 주필호 대표는 1994년 5월 영화홍보사 ‘미디어트랙’을 차리고 (“촌스럽다”며 정승혜 대표가 추천해준) ‘영화방’으로 회사명을 바꾼 뒤 17년간 그곳을 운영해왔다. 손예진, 김주혁 주연의 멜로물 <아내가 결혼했다>를 제작 중인 그의 꿈은 오래전부터 제작자였다. 지금의 주피터필름을 처음 회사에 등록한 시점도 무려 9년 전. 그간 수많은 프로젝트를 제작 시도하고 또 중도에 멈춰야 했던 그는, 비공식적으로 조용하게 치러진 <아내가 결혼했다>의 고사 날, 씨네2000 이춘연 대표에게 “이미 영화를 대여섯편은 만든 사람의 심정”이란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한다. “그 말을 듣고 이 사장님이 그러시더라. 그건 네가 지금까지
[주필호] “이제 수저를 뜨기 시작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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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버나드 쇼는 역사상 가장 유명한 세 사람으로 예수 그리스도, 셜록 홈스, 그리고 이 남자를 꼽았다. 바로 해리 후디니(1874~1926). 마술의 황금기였던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반, 전세계의 눈을 희롱했던 전설적인 탈출 마술사다. 생사의 경계를 넘나드는 과감한 마술과 심령술을 둘러싼 논란, 농담처럼 허무한 죽음까지 아슬아슬한 탈출만큼이나 드라마틱했던 후디니의 궤적을 따라가보자.
1. 허공의 왕자에서 탈출의 대가로
후디니의 본명은 에릭 와이즈. 헝가리 이민자의 아들로, 일찌감치 장난감 대신 카드와 자물쇠를 만지작대던 그는 10살 때부터 이미 서커스 공중곡예사로 활동했다. 본래 “허공의 왕자, 에릭”이라는 이름을 내세우던 그는 나이가 차면서 좀더 근사한 예명을 만들고자 결심했는데, 후디니라는 이름은 당대 최고의 프랑스 마술사였던 로버트 후딘의 이름을 딴 것이다. 공중곡예로 큰 호응을 얻지 못한 후디니는 이내 “카드의 왕”으로 종목을 바꿔치기했지만, 역시 결과는 신통치
[알고 봅시다] 불사신의 어이없는 최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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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의 신예감독 타이카 와이티티가 지난 3월9일 한국을 찾았다. 그는 연기, 미술, 사진, 문학 등 거의 모든 예술분야를 섭렵하고 있으며 영화감독으로서도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인물. 와이티티의 첫 단편영화 <두대의 자동차, 하룻밤>(2003)은 아카데미 단편영화상 후보(2005)에 올랐으며, 베를린영화제 파노라마 부문에서 최우수 단편영화상(2004)을 받기도 했다. 또한 그는 첫 장편영화 <독수리 대 상어>(2007)로 블라디보스토크영화제, 뉴포트비치영화제 등에서 여러 상을 수상했다. 14일까지 진행된 중앙대학교 영화학과의 워크숍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에 들른 그는 학생들에게 무언가를 주입하기보다는 그저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면서 자유로운 대화를 나눴다.
-인터넷에서 보니 당신의 이름이 두개더라. 하나는 타이카 와이키키이고 다른 하나는 타이카 코언인데, 진짜 이름은 뭔가.
=코언은 유대계인 어머니의 성이고, 와이티티는 뉴질랜드 원주민인 아버지의 성이다.
[타이카 와이티티] “코미디와 드라마를 혼합한 영화야말로 실제 삶과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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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작가 아서 C. 클라크가 3월19일 새벽 스리랑카의 수도 콜롬보의 자택에서 호흡곤란 증세를 일으켜 타계했다. 항년 90살. 그는 1956년 스리랑카로 이주했고 1979년부터 2002년까지 모라투와대학의 총장으로 재직했다. 그는 스리랑카에서 세금을 면제받는 최초의 외국인이기도 했다.
스리랑카를 제2의 조국으로 삼은 이유에 대해 그는 순전히 바다에 잠수하러 왔다고 말하곤 했다. 스리랑카의 바다는 그가 우주의 무중력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고, 어렸을 때 앓은 소아마비의 후유증으로 장애를 얻은 그가 몸을 온전히 가눌 수 있었던 유일한 공간이기도 했다. 바다는 <해저 목장>과 같은 그의 해양SF소설의 배경이며, 스리랑카는 그의 장편 <낙원의 샘>의 무대로 등장하기도 한다. 궤도 엘리베이터를 소재로 삼은 이 작품에서 스리랑카는 타프로바니로 국명을 바꾸고 적도쪽으로 조금 더 내려가야만 했지만.
SF 문학사의 거목
아서 C. 클라크는 죽기 직전까지 젠트리 리,
[아서 C. 클라크] 아, 나의 스페이스 오디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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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드 니로와 앤디 가르시아가 최민수와 함께 출연한다? 현진씨네마가 한국, 미국, 일본이 합작하는 <Street of Dreams>의 제작을 발표했다. 영화는 1960년대 뉴욕에서 활동했던 일본계 마피아 몬타나 조의 실화를 바탕으로 하는 작품. “역대 최초 한·미·일 합작”, “400억원의 글로벌 프로젝트”, “드림 캐스팅” 등 최근 미디어를 화려하게 장식했던 수식어의 거품을 잠시 걷어내고, 무엇이 실제로 진행되고 있는지 이순열 현진씨네마 대표에게 직접 들어보았다.
-3개국 합작이라는 것이 어떻게 추진되고 성사된 건가.
=사실 <Street of Dreams>는 6년 전에 시작된 프로젝트다. 본래 일본의 키네마라는 영화사에서 추진하다가 담당자가 와이즈 재팬으로 회사를 옮기면서 작품을 함께 가지고 나왔고, 거기에 <대부2> <지옥의 묵시록>의 프로듀서였던 프레드 루스의 FR 프로덕션이 참여하게 됐다. 원래 나는 몬타나 조의 한국 친
[스폿 인터뷰] “출연 약속이 서류상 완료된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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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찬~.” 검은 앞치마가 눈부실 만큼 해맑은 웃음을 던지던 그 남자, <커피프린스 1호점>의 하림으로 김동욱을 추억하는 이들에겐 낯설 것이다. <동거, 동락>의 병석은 별거 중인 부모에 대한 반발심으로 집을 뛰쳐나와 호스트로 생활비를 버는 구겨진 청춘이다. “방송이 대중적인 이미지로 어필한다면, 영화는 캐릭터 자체로 평가받을 수 있잖아요. 남들이 안 해본 걸 해보고 싶었어요.” 하긴 <커피프린스 1호점> 이전의 김동욱을 기억한다면, 놀랄 일도 아니다. <발레교습소>의 소년 가장, <아파트>의 틱장애자, <후회하지 않아>의 신참 호스트까지 그의 필모그래피는 사실 양지보다는 음지에 가까웠다. “하림이처럼 명랑하고 밝은 것도 재밌지만 저는 그 반대의 인물에 더 끌리는 것 같아요. 뭐랄까… 그늘이 있는?” 고3 때 <킬리만자로>를 보고 “배우가 너무 멋져 보여서” 가출을 무릅쓰고 택한 연기였지만, 한국예술종합학
[김동욱] 구겨진 청춘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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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한별의 출연작을 훑다가 눈을 의심했다. <숙명>이 두 번째 영화라니. <여고괴담 세번째 이야기: 여우계단>을 찍은 게 도대체 언제인데. 게으르고 무던한 관객이었다는 자책으로 그냥 넘길까 했는데, 옆의 누군가가 또 그런다. “정말 두 번째 영화 맞아. 다시 확인해봐”라고. 그러니 맨 먼저 물을 수밖에 없었다. “지금까지 영화 안 찍고 뭐하셨나요?”“ 드라마만 하겠다고 한 건 아닌데. 딱히 영화는 하지 말아야지 그랬던 것도 아니고. 영화든 드라마든 구별 안 했다고 봐야죠.” 그렇다면 <요조숙녀> <한강수타령> <환상의 커플> <푸른 물고기> 등 지금까지 출연한 드라마와 달리 <숙명>의 은영 또한 배우에게는 필모그래피의 똑같은 한 조각일 따름인데, 무슨 이유로 “후시녹음 때부터 미치도록 떨린다”고 하는 것일까. 역시나 영화 홍보성 멘트? 완력 빼고는 가진 것 없는 남정네들의 허기진 구토를 몸으로 받아내야 하는 은
[박한별] 성숙함이 애쓴다고 나오는 게 아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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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몽골피에 기구(氣球)를 만드는 발명가가 되고 싶었습니다.” 샹젤리제에 있는 한 호텔의 로비, 시간은 밤 9시. 미셸 공드리는 피곤해 보인다. 그래도 그는 쉬지 않고 말한다. 그러다 결국 얘기가 처음 시작됐던 지점, 그의 어린 시절로 되돌아오는데… 어찌보면 이는 지극히 논리적이다. 공드리 감독의 주인공들은 대부분 성장을 집요하게 거부하기 때문이다.
뉴욕에 자리잡은 프랑스인 감독 미셸 공드리는 현재 가장 독특한 감독 중 하나다. <휴먼 네이쳐> <이터널 선샤인> <수면의 과학> <비 카인드 리와인드>. 네 작품은 공드리의 환상과 유머와 노스탤지어를 한꺼번에 섞어 만든 그 특유의 칵테일이다. 공드리 감독의 영상 이미지에는 여러 개의 대형 나사못이 박힌 듯하다. 마치 정밀한 비밀시계와 수십여개의 톱니바퀴 장치, 기이한 도르래 장치 등에 연결된 듯이 장면장면이 연쇄적으로 이어진다. 그의 영화가 관객의 눈앞에서 조립식 장난감 레고마냥 하나
[외신기자클럽] 자신만의 시스템을 만들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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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트리올 거의 유일의 (프랑스어)예술영화 전용관인 시네마테크 퀘벡쿠아즈에서 독특한 회고전이 열리고 있다. 20세기 초, 1924년부터 1952년까지 만들어진 일본 애니메이션을 지난 2월부터 오는 4월 초까지 상영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회고전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포진해 있는 가운데 애니메이션이 가지는 여러 가지 속성들을 보여주게 되는데, 다들 알다시피 애니메이션이 언제나 아이들을 위한 엔터테인먼트였던 것만은 아니다. 1024년부터 52년까지, 일본에서 만들어진 많은 애니메이션은 교육용 혹은 선전용이었다. 물론 이번 회고전에서는 그저 보고 즐기고 웃는 만화의 순기능을 그대로 보여주는 애니메이션도 많이 상영되는 중이다.
3월 현재는 특히 전쟁 중 혹은 전후에 만들어진 일본 애니메이션을 주로 상영하고 있다. 가장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것은 그 유명한 <사쿠라>(Sakura, 1946)다. 마사오카 겐조가 전쟁 뒤에 만든 첫 번째 애니메이션 <사쿠라>는 벚꽃이
[몬트리올] 몬트리올에서 만나는 초기 일본 애니메이션 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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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온난화가 극장요금을 인상한다? <LA타임스>에 따르면, 3월13일 막을 내린 영화산업박람회 쇼웨스트에서는 아무런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 두 항목 사이의 함수관계에 관한 심각한 논의가 진행됐다. 그 관계란 다음과 같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대체연료인 에탄올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미국 농가들도 에탄올 원료인 종자용 옥수수나 콩으로 재배 작물을 바꾸고 있다. 이 결과,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팝콘용 옥수수의 재배 면적은 줄어들었다. 팝콘용 옥수수 값이 뛰어오른 것은 당연한 일이다. 팝콘 옥수수의 산지 가격은 2년 전 100파운드당 10달러 선이었지만, 올해 들어서는 20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가공과 유통과정을 거쳐 극장으로 납품되는 가격 또한 급등했다. 곤아그라 푸드의 마이크 도나휴는 “35파운드당 7.5달러였던 팝콘 옥수수 납품가는 이제 10.17달러에 이른다”며 우려했다. 결국 팝콘의 소비자 가격 인상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미국 극장업계에서는 일단 팝콘값이 15%
[What's Up] 지구 온난화와 팝콘, 극장요금의 함수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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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핀처, 옴니버스 애니메이션 제작
파라마운트와 데이비드 핀처가 1970년대 SF 판타지 매거진 <헤비 메탈>의 정신을 잇는 옴니버스 애니메이션을 제작한다. <헤비메탈>은 미국에서 1977년 발간된 잡지로, 에로틱하고 폭력적인 스토리와 이미지를 주로 다뤘고, 로버트 실버버그, 할란 엘리슨, H. R. 가이거 등의 작품을 소개한 잡지로 유명하다. 8~9편의 단편애니메이션으로 구성될 예정으로, 데이비드 핀처가 그중 1편을 만들며 <헤비메탈>의 현재 소유주이며 <닌자거북이 TMNT>를 제작한 케빈 이스트먼도 한편을 연출한다.
애니메이션 감독의 실사영화 나들이
<아이언 자이언트> <인크레더블> <라따뚜이> 등의 애니메이션으로 이름을 알린 브래드 버드 감독이 <1906>으로 실사영화에 출사표를 던졌다. 샌프란시스코의 한 대학생이 아버지의 죽음에 얽힌 비밀을 좇는 과정에서 1906년의 대지진과 관
[해외단신] 데이비드 핀처, 옴니버스 애니메이션 제작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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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위질, 또 가위질. 타이의 검열 당국이 아핏차퐁 위라세타쿤 감독의 <징후와 세기>에 대해 6개의 장면을 삭제할 것을 명령했다. 아핏차퐁 감독은 지난해 4개의 장면을 삭제하라는 당국의 방침에 수차례 항의하며 검열에 반대하는 시위를 주도해왔으나, 오히려 2번의 가위질을 더 당하는 결과를 맞이하게 됐다. 당초 “부적절한 이미지”로 지목됐던 것은 젊은 스님이 기타를 연주하는 장면과 의사가 병원에서 위스키를 마시는 장면, 두 의사가 키스하는 장면, 그리고 두명의 스님이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장면이었다. 이를 “불교와 의료계에 대한 폄하”로 해석한 검열 당국은 그에 더해, 송클라 왕자와 국왕 어머니의 동상이 등장하는 장면도 삭제할 것을 요구했다. 타이의 작은 시골 병원과 근미래의 초현대식 병원을 교차시키며 전개되는 <징후와 세기>는 아핏차퐁 감독이 의사였던 두 부모님과 자신의 유년 시절을 바탕으로 만든 작품으로, 2006년 베니스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됐으며 황금
표현의 자유와 검열, 어떤 게 진정 혐오스러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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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을 앞두고 진보신당을 지지하는 영화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임순례, 정윤철, 권칠인, 변영주, 김경형, 정재은, 장형윤, 신동일, 이무영 등 감독들과 오기민 아이필름 대표, 심재명 MK픽처스 대표, 김광수 청년필름 대표 등 제작자들 그리고 조영각 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 배우 김부선 등 영화계 주요 인사들이 속속 진보신당으로 입당하거나 지지하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다. 이중에서도 변영주 감독과 심재명 대표 등은 진보신당 창당 발기인 명단에도 이름을 올릴 만큼 적극적인 입장을 표하고 있고 김경형 감독은 진보신당의 홍보위원장직을 맡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진보신당을 지지하는 영화인들의 규모 및 구체적인 명단은 아직까지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4년 전 17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노동당을 공개 지지선언했던 226명과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
이번 진보신당을 지지하는 영화인들 중 상당수는 2004년 당시 국내 정치권의 유일한 진보정당이었던 민주노동당의 원내 진출을 위해 ‘민주노
[쟁점] 진보신당 깃발 아래 헤쳐모여